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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조제약 택배와 안전 불감증

  • 강혜경
  • 2021-06-22 17:55:32

[데일리팜=강혜경 기자] '누적 이용자 30만명, 누적 진료수 10만건, 의료사고 0건'

최근 지하철 광고를 통해 '진료부터 약 배달까지 30분 만에 가능하다'는 업체의 올해 4월까지의 누적 이용 데이터다. 30만명이나 이용하고, 10만건의 원격처방·조제 내지는 픽업서비스가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의료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업체가 주창하는 목표는 '가장 쉽고 편리한 의료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언제 어디서나 정확한 진료를 받을 수 있고 30분 이내에 집으로 약이 도착, 배달이 안 되면 택배로라도 약을 배송해 주겠다는 것이다.

해당 업체에 대한 만족도는 별 5개 만점에 4.5개다. 어플에는 343개의 리뷰가 달려 있는데, '약국에 가기 힘들어 택배로 받기로 했는데 약국에서 친절히 복용하는 방법도 알려줬다. 정말 좋은 어플이다', '집 주변 약국에서 모르고 계셔서 아무 문제가 없다고 설명해 드리니 이런 제도가 널리 퍼졌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고요'라는 글들이 달려있다.

업체가 강조하는 '편리한 일상 생활로 한 발자국 나아갈 수 있는 단초'인 셈이다. 하지만 편리함과 그동안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음이 안전을 담보할 수는 없다.

비대면 진료 허용과 의약품 조제·교부의 취지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감염 방지를 위해 부득이한 경우 제한적으로 허용된 것이지, 이익추구가 목적인 플랫폼 업체들의 돈벌이를 위한 수단은 아니다.

코로나 확진자와의 접촉을 통한 n차 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한시적 장치였을 뿐 '내 남편 비아그라', 식욕억제제, 사후피임약을 배송료 없이 배달하라는 차원과는 거리가 멀다.

현재 해당 업체는 의료법과 약사법 등 위반 혐의로 약사회로부터 고발 당한 상황이다. 환자의 의료선택권 제한, 담합소지, 정부의 한시적 허용조치 제한범위 초과 및 이용자 민감정보 유출 가능성, 마약류 및 오남용우려의약품 오남용 발생, 대리·허위 진료에 따른 범죄이용 우려, 의약품 배송에 따른 변질·변패, 오배송, 지연배송, 책임소재 불분명 등이 모두 고발 사유에 포함된다.

그러면서 약사회는 문자메시지를 통해 회원 약국이 의약품 배달에 참여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최근 지역약사회 초도이사회 등을 통해서도 이같은 문제가 거론되고 있다. 약사회는 취지와 다른 문제점들이 나타나고 있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한시적 비대면 진료 허용과 의약품 조제·투약'을 조속한 시일 내에 중단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조속한 시일 내에 중단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규제챌린지 등으로 인해 약사사회 이슈가 되고 있는 의약품 원격 조제·배송에 약국이 참여하지 않겠다는 자발적인 의지를 갖는 것이다.

사고는 언제든 일어날 수 있고, 한 번 일어난 사고는 되돌릴 수 없다. 의약품의 '대면 복약'은 사고를 예방하는 귀찮지만 당연한 안전장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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