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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자본 개입 창고형약국 규제, 신중한 복지부…"취지엔 공감"

  • 이정환 기자
  • 2026-09-10 11:59:14
  • 요약
  • "자료 미제출 개설 불허 규정, 지자체 재량권 남용 우려"
복지부

[데일리팜=이정환 기자]일부 창고형 약국 등 대규모 외부 자본이 개입한 약국의 개설 규제 강화를 위해 지자체에 한층 강화된 사전 심사 권한을 부여하는 약사법 개정안에 보건복지부가 면밀한 법 조문 설계·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규모 특성상 대규모 자본 투입·소요가 필수적인 최근 창고형 약국의 면허대여 등 불법 개설·운영 문제를 사전 차단하기 위해 지자체 약국 개설 심사를 강화할 필요성에 공감하지만, 개설 권한을 보유한 지자체의 안정적 사무에 필요한 법률상 명확성을 입법 단계에서 확보해야 한다는 취지다.

다만 복지부는 약국 개설에 필요한 자료를 미제출했을 때 개설을 제한하는 조항에 대해서는 지자체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개설등록을 받지 않는 강행규정이 입법 목적 대비 과도한 규제이자 재량권 남용 우려가 있어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10일 복지부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제출한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 약사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의견을 살핀 결과다.

복지부는 법안의 필요성에는 찬성표를 던지면서도 '약국 개설등록 제한'이란 강력한 행정 효과를 법률로 규정하려면 세부 조항의 규제 수위와 명확성을 갖춰야 한다는 표정을 내비쳤다.

전진숙 의원안은 시장·군수·구청장이 약국 개설등록 전에 비약사의 약국 개설, 면허대여, 1인 1약국 원칙 위반 등 개설등록 거부사유 해당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자료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하고, 약국 시설의 임대인이나 개설·운영자금 제공자 등 경제적 이해관계자와 약국 경영에 개입하거나 이를 제한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개설등록을 받지 않도록 규정했다.

현행법은 약사·한약사가 아니면 약국을 개설할 수 없고, 약사면허 대여·차용·알선 등을 금지하고 있으며, 한 명의 약사가 둘 이상의 약국을 개설하거나 운영할 수 없도록 하고 있는데 이 취지를 한층 강화하는 게 입법 목표다.

특히 대법원 판례는 약국 명의가 약사로 되어 있고 실제 조제도 약사가 했더라도, 비약사가 비용을 대고 인력·시설·수익 등을 실질적으로 지배해 주도적으로 운영한 경우에는 약사법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복지부는 약국개설 때 사전 심사 자료를 확보할 필요성은 인정했다.

현행 약국 개설 심사는 개설자의 면허 보유, 의료기관 담합 우려 장소 여부, 조제실 구비 등 형식적 요건만 7일 이내에 확인하도록 돼 있어 자금이나 실질적 운영 관계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지적에 복지부도 공감한 셈이다.

이에 복지부는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는 창고형 약국의 불법 개설을 사전에 걸러내기 위해 지자체의 자료 요구권 신설 자체는 타당하다고 봤다.

그러면서도 복지부는 지자체가 요구하는 약국 개설 자료를 미제출했을 때 등록을 거부하는 규제 조항에 대해서는 신중검토 입장이다.

보건복지부령에 따른 자료 요청에 불응할 경우 지자체가 개설등록을 반드시 거부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자료를 내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개설을 원천 차단하는 것은 입법 목적에 비해 과도한 기본권 침해이며, 지자체의 재량권 남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약국 시설 임대인이나 자금 제공자 등 경제적 이해관계자가 인력 충원, 시설 관리, 수익 배분 등 경영에 개입하는 계약을 맺은 경우 등록을 거부하는 조항에 대해서도 복지부는 "개입이 명백한 계약은 제한해야 하지만, 일선 지자체의 안정적인 행정 처리를 위해서는 조문의 명확성이 먼저 담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석전문위원실 역시 복지부의 문제의식과 궤를 같이했다. 통상적인 상가 임대차 계약이나 대출 계약에도 시설 용도 및 채권 보전에 관한 제한 조항이 들어가는데, 개정안은 ‘개입·제한의 정도’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아 지자체별로 자의적 해석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실질적 지배·관리’나 ‘독립적 업무의 중대한 제한’ 등으로 법률상 거부 요건을 엄격히 좁히고, 구체적 계약 유형은 시행령 등 하위법령에 위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대한약사회는 적극 찬성한 대비 대한의사협회는 신중검토 의견이다.

약사회는 "약국은 국민 건강 보호, 증진을 위해 전문성과 독립성이 보장돼야 한다"며 "외부의 경제적 이해관계에 의해 약국 운영이 영향을 받거나 좌우되면 약국 공공성과 약사의 독립적인 업무수행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약국 개설 단계에서 실질적인 운영관계와 개설자금 조달 계획을 확인하고 경제적 이해관계자 운영 개입을 제한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 마련이 필요하다"며 "외부 자본의 우회적 경영 개입을 막아 약국의 전문성과 독립성, 공공성을 확보하는 필수적 조치"라며 적극 찬성했다.

의협은 "약국 개설자의 정당한 개설과 운영 자유가 과도하게 제한되지 않도록 신고 요건과 심사 기준은 최소한 범위에서 합리적으로 마련돼야 한다"며 "약국 개설은 신고 성격의 등록제인 만큼, 정상적인 임대차나 적법한 경제 거래까지 제한 사유로 확대 해석되지 않도록 자료 요구 범위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신중한 접근을 요구했다.

지자체인 경기도 하남시는 "약국 개설, 운영 개입 여부에 대한 지자체별 판단 기준이 다를 수 있어 실무현장에서 세부기준과 실질적 약국 경영 개입 판단을 위한 명확한 기준 제시가 필요하다"며 "매출 연동형 임대료 등 통상적 임대차 조건과 불법 경영 개입을 구분할 표준 서식과 세부 판단 기준이 법령에 명확히 제시되지 않으면 현장 민원이 빗발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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