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찍고 재구성하고 판독문까지…KCR 영상AI 각축전

  • 황병우 기자
  • 2026-09-10 06:00:42
  • 요약
  • AI 기반 재구성·자동 측정·판독 지원 확산…속도·일관성 경쟁
  • 글로벌 장비사·국내 AI 기업, 임상 워크플로우 중심 기술 제시
  • 학회 "불필요한 재촬영 선별"…AI 급여 별도 재원 필요성 제기

[데일리팜=황병우 기자]영상진단 인공지능(AI)의 경쟁 무대가 병변을 찾아내는 판독 보조를 넘어 검사 전 과정으로 넓어지고 있다.

영상 획득과 재구성, 자동 측정, 판독문 작성까지 AI가 개입하면서 기업들의 기술 경쟁도 단순한 진단 정확도보다 검사 속도와 결과의 일관성, 의료진의 업무 부담을 함께 개선하는 방향으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9일부터 12일까지 고양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열리는 대한영상의학회 학술대회(KCR 2026)에서도 이 같은 변화가 전면에 등장했다.

대한영상의학회 학술대회(KCR 2026)는 9일부터 12일까지 개최된다.

장비 안으로 파고든 AI…검사 전 과정 자동화

올해 학술대회 주제는 'Humanity Through Imaging'이다. 참가 기업들은 기술 자체의 성능보다 의료진과 환자가 실제 검사 과정에서 얻을 수 있는 임상 가치를 강조했다.

지난해 KCR에서 고성능 AI를 구현할 하드웨어 사양과 기존 장비의 업그레이드 가능성이 화두였다면 올해는 AI를 검사 흐름 안에 어떻게 배치할 것인지가 새로운 경쟁축으로 부상했다.

글로벌 영상진단 기업들의 경쟁은 더 선명한 영상을 얻는 데서 촬영과 재구성, 측정에 걸리는 시간을 함께 줄이는 방향으로 이동했다. AI도 별도의 판독 소프트웨어를 넘어 CT와 MR, 초음파 장비 안으로 들어갔다.

CT·MR 분야에서는 하드웨어와 AI 재구성 기술의 결합이 두드러졌다. 지멘스 헬시니어스는 광자계수 CT 네오톰 알파에 고화질 영상 재구성 기술 QIR을 적용했으며, 필립스는 일반 CT 영상과 스펙트럴 데이터를 한 번에 확보하는 스펙트럴 CT 7500 2세대와 국내 미허가 3.0T MR 블루실 호라이즌을 선보였다.

GE헬스케어의 경우 MR 영상 획득을 가속하는 소닉 DL과 노이즈를 줄이는 에어 리콘 DL을 내놨다.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지멘스, 캐논, GE헬스케어, 필립스 부스

검사자의 손에 의존하는 비중이 큰 초음파에서는 자동 인식과 측정 기술이 공통적으로 등장했다. 

필립스 에픽 엘리트 VM14는 신장과 비장을 자동으로 측정하고 최적의 영상 프레임을 골라내는 기술을 어필 했으며, GE헬스케어의 로직 시리즈도 AI가 총담관과 신장, 복부 대동맥 등을 찾아 측정하면서 의료진이 반복해야 하는 검사 단계를 줄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삼성메디슨은 프리미엄 초음파 R20을 중심으로 지방간과 간 섬유화, 간 조직의 점성 관련 특성을 함께 평가하는 Liver Total Solution을 제시했다. 간 탄성도 측정 기술 EzSWI는 AI가 관심영역을 자동으로 지정한다. 서울대병원 이정민 교수 연구팀 연구에서는 기존 방식과 진단 정확도에는 유의한 차이가 없으면서 검사 시간을 약 55% 단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장비 경쟁의 기준은 얼마나 선명한 영상을 구현하느냐를 넘어 같은 품질의 영상을 얼마나 빠르고 일관되게 확보하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조영범 삼성메디슨 국내영업 팀장은 "영상 기술의 발전은 더 많은 기능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의료진이 보다 신뢰도 높은 판단을 내리고 환자가 보다 효율적으로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출 이후로 넓어진 의료AI…추적·판독까지 지원

국내 의료AI 기업들은 영상 획득 이후의 업무에 무게를 뒀다. 병변을 표시하는 진단 보조를 넘어 이전 검사 비교와 추적 관리, 판독 결과 확인, 판독문 작성까지 적용 범위를 넓혔다.

루닛은 브로셔와 제품 소개에 집중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방문객이 AI 판독 과정을 직접 경험하는 체험형 부스를 구성했다.

방문객은 루닛 인사이트 챌린지에서 흉부 엑스레이와 유방촬영 영상을 직접 판독한 뒤 AI 결과와 비교할 수 있다. 제품 데모 공간에서는 루닛 인사이트 CXR4와 루닛 인사이트 MMG, 3D 유방촬영 AI 판독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DBT의 판독 과정을 시연했다.

백성호 루닛 매니저는 "AI 솔루션은 설명을 듣는 것보다 한 번 직접 체험해보는 것이 훨씬 직관적이고 빠르게 이해된다"며 "방문객이 영상을 직접 판독해보고 AI 결과와 비교하면서 실제 판독 환경에서 AI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체감할 수 있도록 부스를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삼성메디슨, 루닛, 딥노이드, 코어라인 부스

코어라인소프트는 AI in Radiology: Beyond Detection을 주제로 흉부 CT 기반 의료영상 AI 솔루션과 임상·검진 적용 사례를 소개했다.

폐암검진 솔루션 AVIEW LCS Plus는 폐결절 검출과 정량 분석에 더해 이전 영상과의 비교와 추적 관찰을 지원한다. 반복 검사에서 결절의 크기와 변화를 일관된 기준으로 살펴보고 후속 검사와 진료로 연결하는 구조다.

딥노이드는 판독 과정에 생성형 AI를 결합했다. KCR 2026에서 발표하는 흉부와 뇌 영상 분야 연구 초록 8편은 AI가 의료진의 판독 업무에 들어갔을 때 정확도와 효율성, 결과의 일관성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평가했다.

흉부 영역에서는 의사의 1차 판독 이후 AI가 누락 가능성이 있는 사례를 골라 재검토를 제안하는 이중 판독 방식과 생성형 AI가 흉부 엑스레이 판독문 초안을 작성하는 방안을 다뤘다.

코어라인소프트가 검진 이후 추적 관리로, 루닛이 의료진과 AI의 판독 결과를 직접 비교하는 방식으로 임상 접점을 넓혔다면 딥노이드는 재검토 대상 선별과 판독문 생성으로 영역을 확장한 셈이다.

불필요한 재촬영만 줄다 줄인다…11월 실시간 관리

한편 대한영상의학회는 CT·MRI 촬영 이력 관리 강화에 동의하면서도 모든 재촬영을 불필요한 중복검사로 봐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내놨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오는 11월부터 CT·MRI 촬영 이력을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요양급여내역 확인시스템을 시범 운영한다. 제도 시행 이후 의료기관은 촬영 전 환자의 최근 1년간 검사 이력을 확인하고, 촬영 직후 관련 정보를 심평원에 제출해야 한다.

학회는 환자 상태의 변화나 치료 결과를 확인하는 추적검사, 기존 영상의 화질이나 촬영 부위가 충분하지 않아 시행하는 추가검사는 필요한 재촬영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기존 영상을 활용할 수 있는데도 의학적 근거 없이 검사를 반복하는 행위는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준일 대한영상의학회 정책연구소장(서울성모병원 영상의학과 교수)은 "모든 CT·MRI 재촬영을 불필요한 중복검사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며 "정책의 초점은 맹목적으로 재검사 횟수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당위성이 없는 불필요한 재촬영을 정확히 선별해 줄이는 데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영상의학회는 간담회를 통해 맹목적인 재검사 횟수 감소가 아닌 정확한 선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학회는 재촬영 사유 코드 입력과 의료기관 간 영상 정보 교류, 객관적인 영상 품질 평가, 외부 영상을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PACS)에 저장하는 행위에 대한 수가 신설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의료AI 급여화와 관련해서는 건강보험 재정만으로 산업계가 기대하는 수준의 보상을 제공하기 어렵다는 현실론을 내놨다.

국내 의료수가가 낮아 AI 도입에 따른 생산성 향상을 의료기관의 수익으로 연결하기 어려운 데다 정부가 영상 검사 수가 인하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AI 사용료까지 건강보험에서 추가로 보상하기는 쉽지 않다는 판단이다.

최 소장은 "의료AI 비용을 왜 건강보험에서 부담해야 하는지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다"며 산업 육성과 수출 지원의 성격이 크다면 산업·과학기술 분야의 별도 재원을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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