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병원약사 57% "급여 때문에 사직"…인력난 악순환 지속
- 김지은 기자
- 2026-09-08 06: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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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원약사회지 특집 ' 병원약사 이직 요인·인재유지 방안' 분석
- "급여 현실화·직급 세분화·임상약료 중심 직무 다변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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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김지은 기자] 병원약사의 높은 이직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급여 수준을 현실화하고 경력에 따른 직급과 성장 경로를 마련하는 등 인사체계 전반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발간된 병원약사회지 43권 3호에는 남준성·한재은·아영미·유윤미 연구진의 '국내 병원약사의 이직 요인 및 인재유지 방안'이 특집으로 실렸다. 이번 연구는 한국병원약사회의 2024년 '병원약사 이직감소 및 인재유지 정책 연구' 결과를 토대로 병원약사의 이직 원인을 분석하고 인재 유지 방안을 제시했다.
연구진이 병원약사 이직 문제에 주목한 것은 국내 병원약사의 높은 이직률 때문이다. 2023년 전문약사제도가 국가공인 자격시험으로 편입된 이후 전문성을 갖춘 병원약사가 지속적으로 배출되고 있지만, 국내 병원약사의 이직률은 2022년 기준 18.0%로 파악됐다.
연구진은 높은 이직률이 약제업무 공백뿐 아니라 재직약사의 업무량과 직무 스트레스, 투약오류 위험을 높이고 결과적으로 약료서비스의 질과 환자안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의 기초가 되는 온라인 설문은 2024년 7월부터 8월까지 한국병원약사회와 대한약사회 회원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전체 응답자는 906명이며 재직 약사의 이직의도 점수를 기준으로 이직저위험군 420명, 이직고위험군 280명으로 나누고 퇴직경력 약사 206명은 이직군으로 분류했다.
분석 결과 이직 저위험군에서는 상대적으로 연령이 높고 근무경력이 긴 약사 비중이 높았던 반면, 이직 고위험군과 실제 이직군에서는 젊은 연령층과 저연차, 일반조제 담당 약사의 비중이 높았다.

실제 이직군 가운데 병원약사 총경력 1년 이상에서 3년 미만은 47.1%, 3년 이상에서 5년 미만은 21.4%였다. 이직군의 68.5%가 경력 1~5년 구간에 집중된 셈이다.
이직에 영향을 미치는 직무스트레스 요인도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이직 의도를 높이는 요인 가운데 '보상부적절'이 3.86으로 가장 높았고, 조직체계는 2.24, 직무요구 1.92, 직무자율성 결여는 1.55 순이었다. 특히 직무자율성 결여는 실제 이직 위험도 3.04배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문화 역시 실제 이직 위험을 1.87배 높이는 요인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직무자율성 결여가 이직을 고민하는 단계부터 실제 사직에 이르기까지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반대로 조직과 직무가 개인의 가치관·경력 목표와 잘 맞는 '조직적합성'이 높거나 조직을 떠날 때 포기해야 할 보상·성장기회 등 조직 관련 손해가 클수록 이직 의도와 실제 이직 위험은 유의하게 낮았다.
5년 미만 상급종합병원 약사 95% 이상 "연봉 불만"
병원약사들의 이직을 자극하는 가장 현실적인 문제로는 급여가 꼽혔다. 의료기관 외 지역 약국이나 제약회사 등과 비교한 연봉 만족도를 분석한 결과 모든 구간에서 70%가 넘는 약사가 연봉에 불만을 나타냈다. 특히 근무경력 5년 미만 상급종합병원 약사의 연봉 불만족 비율은 95% 이상이었다.
연구진은 병원약사의 경력 유지와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해 타 기관의 보상 수준을 고려한 경쟁력 있는 급여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급여만의 문제도 아니었다. 응답자의 53.9%는 현재 시간외근무 수준에 만족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특히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대부분의 근무연수 구간에서 시간외근무 불만족 비율이 65%를 넘었다. 구체적으로 3년 이상~5년 미만 약사는 71.9%, 1~3년 미만은 65.9%, 5~10년 미만은 65.8%였다.
경력에 맞는 직급체계가 필요하다는 요구도 높았다. 전체 응답자의 74.1%가 경력에 따른 직급 세분화가 필요하다고 답했으며, 10년 이상~20년 미만 중견 약사층에서는 의료기관 종별과 관계없이 80% 이상이 직급체계 개선을 요구했다.
연구진은 “현재 병원약사의 직급체계가 경력 발전과 전문성 축적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중간관리자 역할 세분화와 전문성·역량 향상에 따른 공식적인 직급 상승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급여만 올려선 부족…전문약사 성장경로 만들어야"
실제 병원을 떠난 약사들의 답변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확인됐다. 퇴직경력 약사가 꼽은 주요 이직 사유는 급여가 56.8%로 가장 많았고, 인력충원 미해결 43.2%, 업무부담 41.7%, 시간외근무 31.1% 순이었다.
이는 현재 병원에서 근무하는 약사들이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목한 분야와도 대체로 일치했다.
연구진은 특히 인력 미충원이 업무부담과 시간외근무, 휴가 사용 제한으로 이어지는 출발점인 동시에 이직으로 인한 결과이기도 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업무 자체를 조정할 경우 이직 의사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응답도 절반을 넘었다. 재직 약사 700명 가운데 391명(55.9%)이 약제부서 내 업무 조정에 따라 이직 의사가 달라질 수 있다고 답했다.
연구진은 “장기적인 인재 유지와 경력 개발을 위해 전통적인 조제업무를 넘어 다양한 업무 기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면서 “다만 저연차 약사에 조제 외 업무가 오히려 새로운 스트레스가 될 가능성도 있는 만큼 경력과 개인 역량을 고려한 업무 배치와 단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병원약사 인재 유지를 위한 해법으로 크게 보상·인사체계 개선, 직무 다변화와 업무순환, 적정인력 확보와 근무환경 개선을 제시했다. 우선 타 기관과의 임금 격차를 고려한 경쟁력 있는 급여체계를 단계적으로 마련하고 한국병원약사회 차원의 급여·업무 표준 가이드라인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이다.
경력에 따른 직급을 세분화하고 국가공인 전문약사 자격을 승진제도와 연계하는 역량평가 체계를 도입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전문성을 쌓더라도 조직 내 보상이나 직급 상승으로 연결되지 않는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취지다.
직무 측면에서는 기존 조제 중심 구조에서 임상약료서비스 중심으로 업무 영역을 다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항생제 적정사용 관리와 다제약물관리 등 임상 관련 사업의 정식 수가화를 추진하고 이를 의료기관 인증과 병원 내부 정책에도 반영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다.
아울러 야간·주말 전담약사 등 채용구조를 다변화하고 조제뿐 아니라 확대되는 병원약사의 업무를 반영해 적정인력 기준을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연구진은 "급여 현실화와 근무환경 개선으로 이탈 위험요인을 완화하고 업무 다변화로 인재 유지 요인을 강화"해야 한다며 병원약사가 현장에 안정적으로 정착해 고도화된 약료서비스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정책·수가 지원과 조직 차원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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