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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잠실역 사태가 바꾼 지하철 약국…'법인 전대' 빗장 건다

  • 김지은 기자
  • 2026-09-02 12:07:08
  • 요약
  • 약사회 잇단 문제제기에 서울교통공사, 상가관리규정 개정안 사전예고
  • 전대차 사전동의 강화·전전대 금지…의원·약국 전대승인 대상서 제외
  • 약사회 "비자격자 임차신청·위탁운영까지 차단해야" 추가 의견 제출

[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잠실역 지하철 역사 내 병원·약국 입점을 둘러싸고 법인의 전대·전전대 구조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서울교통공사가 의원과 약국을 전대 승인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향으로의 상가관리규정 개정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잠실역 입찰을 계기로 송파구약사회는 물론이고 서울시약사회, 대한약사회가 서울교통공사의 역사 내 병원·약국 입점 구조에 잇따라 문제를 제기한 상황에서 나온 후속 조치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서울교통공사가 개정 사유로 의료법과 약사법의 취지를 직접 언급하며 의원·약국의 독립성 확보와 과도한 상업화 방지, 소비자 안전 강화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향후 지하철 역사 내 병원·약국 입찰과 운영 방식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데일리팜 취재 결과 서울교통공사는 지난달 20일부터 오는 8일까지 '상가관리규정 일부개정규정(안)'을 사전예고하고 개인과 기관·단체를 대상으로 의견을 받고 있다.

"의원·약국은 전대 대상서 제외"…잠실역 논란 구조 막는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상가관리규정 제9조다. 현행 규정은 임차인이 임차 목적물을 제3자에게 양도하거나 전대, 담보 제공 또는 타인에게 위임해 영업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제한하면서도 중대형상가·브랜드전문상가·복합상가·공익상가의 경우 임대인의 서면동의를 받아 위탁 운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전대승인상가 확인증이 필요한 업종은 임대인의 사전 서면동의를 거쳐 전대 승인을 받아 운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이번 개정안을 통해 이를 한 단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전대차 계약을 체결하기 전 임대인에게 계약 내용을 사전 검토받고 서면동의를 얻도록 절차를 명확히 하는 동시에 전전대는 금지한다는 원칙을 규정에 명시하기로 했다.

무엇보다 단서 조항에 "의원 및 약국은 전대 승인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내용을 새롭게 넣은 것으로 확인됐다. 일반 업종은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전대 승인을 받을 수 있지만 의료기관과 약국에 대해서는 이 같은 예외 자체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서울교통공사가 최근 예고한 상가관리규정 개정안. 최근 잠실역에서 의원, 약국 자리에 대한 전대차 계약이 약사사회를 중심으로 논란이 되면서 이 같은 내용의 개정안이 예고돼 주목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개정 이유에서도 의원·약국에 대한 별도 제한 필요성을 분명히 했다. 공사는 의료기관이나 약국처럼 개설자 자격이 법령상 제한된 업종의 경우 자격이 없는 제3자가 직접 임차해 개설자에게 다시 전대할 경우 개설과 운영의 독립성이 침해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또 의원·약국에 대한 전대뿐 아니라 경제적 이해관계를 가진 제3자가 운영에 영향력을 미치는 구조가 의료법과 약사법 취지에 맞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개정 배경으로 제시했다.

특히 지난 5월 공포된 개정 약사법은 약사 또는 한약사가 '어떠한 명목으로도 둘 이상의 약국을 개설하거나 운영할 수 없다'고 규정해 기존 1인 1약국 원칙을 실질적인 운영 단계까지 확장했다. 해당 개정은 지분 투자나 명의 분산 등을 통한 우회적 복수약국 운영을 차단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잠실역 입찰 논란 이후 약사회 문제제기…공사 결국 규정 개정 나서 

이번 규정 개정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최근 잠실역 역사 내 병원·약국 입점을 둘러싸고 제기됐던 논란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잠실역 사업에서는 의료기관이나 약국을 직접 개설할 수 없는 법인이 서울교통공사로부터 상업공간을 임차한 뒤 이를 의료인과 약사에게 다시 제공하는 형태의 사업구조가 논란이 됐다. 특히 이번 사업은 의원, 약국이 동시 입점되는 방식으로 알려져 논란이 더 컸다. 

약사사회는 단순히 지하철 역사 안에 약국이 들어오는 것 자체가 아니라 비약사 법인이 먼저 공간에 대한 임차권을 확보한 뒤 약사에게 공간을 넘기는 구조에서 약국 개설자와 실제 사업 주체의 독립성이 보장될 수 있는지를 문제 삼았다.

서울 송파구약사회 임원단과 잠실역 인근 약국 약사들은 지난 7월 서울교통공사를 상대로 특정 법인의 의원, 약국 전대차 임대계약을 제고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의 집회를 진행했다.  

이번 사안은 지역 분회가 관련 내용을 사전에 입수해 적극 대응에 나서면서 불거졌다. 송파구약사회는 해당 정보를 확인한 후 자체적으로 대응에 나서는 한편 서울시약사회와 대한약사회에 협조를 요청한 바 있다. 지난 7월에는 잠실역에서 서울교통공사에 시정을 요구하는 집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분회의 이 같은 요청에 대한약사회는 서울교통공사를 직접 방문해 관련 문제를 제기했고, 서울시약사회도 현행 상가관리규정과 운영구조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며 관계기관 등에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시약사회는 서울교통공사와 공정거래위원회, 국민신문고에 각각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같은 문제제기가 이어진 이후 서울교통공사가 실제 상가관리규정 개정에 나서면서 적어도 향후에는 잠실역에서 논란이 됐던 것과 같은 '법인 임차→의원·약국 전대' 구조를 규정상 차단하는 장치가 마련되는 셈이다.

약사사회 "전대 제외 적극 찬성"…“뿌리뽑자” 관련 사안 확장 움직임 

이런 상황에서 관련 문제를 제기해온 지역 약사회에서는 약국의 전대, 전전대 임대차 문제를 뿌리뽑을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송파구약사회는 최근 국민권익위원회에 관련 사업의 전전대 구조와 약사법 위반 가능성 등을 살펴봐 달라며 정식 조사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약사회도 서울교통공사의 이번 상가관리규정 제9조 개정안에 대해 '적극 찬성' 입장을 밝히며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시약사회는 의견서에서 약국이 국민의 생명·건강과 의약품 사용 안전에 직결되는 보건의료 관련 시설인 만큼 일반 상업시설보다 개설자와 실질 운영주체의 일치, 운영 독립성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제3자가 임차권을 확보한 뒤 약국개설자에게 공간을 전대할 경우 의약품 구매와 가격, 인력, 영업방식 등에 영향력을 행사해 독립적인 약국 운영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개정 약사법 취지를 고려할 때 전대나 위탁운영을 이용한 우회적·실질적 복수약국 운영 가능성 역시 예방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서울교통공사가 관리하는 역사와 상업공간은 다수 시민이 이용하는 공공성이 높은 시설인 만큼 상업적 효율성뿐 아니라 의약품 공급 안전성과 약국 운영의 책임성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에 의원과 약국을 일반적인 전대 승인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정상적인 약국 입점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제3자의 실질적인 운영 관여와 과도한 상업화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대한약사회는 여기서 한발 더 나간 의견을 제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약사회는 상가관리규정 제8조의 임대차 신청자격부터 손질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의료기관이나 약국처럼 법률에 따라 개설자격이 제한돼 있는 업종은 애초 자격을 갖추지 않은 사업자가 임대차 신청 자체를 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제9조에서도 의원·약국을 단순히 '전대 승인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위탁운영 동의' 대상에서도 명확하게 제외해야 한다는 의견을 추가할 예정이다.

이는 전대만 금지할 경우 다른 계약 형태나 위탁운영 방식을 통해 제3자가 병원이나 약국 운영에 사실상 관여할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교통공사는 오는 8일까지 의견을 받은 뒤 관계부서 의견조회와 부패영향평가, 사규심의 등의 절차를 거쳐 개정안을 확정·시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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