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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가취소 7년·소송 54건…끝 안보이는 인보사 악재 터널

  • 김진구 기자
  • 2026-07-24 06:00:56
  • 요약
  • 코오롱티슈진·코오롱생과 상대 1천억 규모 인보사 민사소송 55건 진행 중
  • 인보사 허가취소 행정소송 대법원 계류 중…임원진 형사 재판은 무죄 확정

[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코오롱티슈진과 코오롱생명과학이 인보사 주성분 세포주 변경과 관련해 7년 넘게 50건 이상의 소송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소송가액은 1000억원 이상으로, 두 회사에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코오롱티슈진‧생명과학 진행 중 손해배상청구 소송만 53건‧소가 1041억원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코오롱생명과학과 코오롱티슈진이 진행 중인 인보사 관련 손해배상청구 소송은 53건이다. 코오롱생명과학 31건‧코오롱티슈진 22건으로, 총 소송가액은 1041억원 규모다. 

소송을 제기한 이들은 지난 2019년 인보사의 주성분 세포주 변경 사실로 신체적‧재산상의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다. 

인보사는 2017년 7월 세계 최초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으며 주목받았다. TG-C는 미국 개발명이다. 

2019년 3월 미국 임상3상 과정에서 주성분 중 하나인 연골유래세포가 종양 유발 가능성이 있는 신장유래세포로 변경됐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논란을 빚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9년 4월 인보사의 품목허가를 취소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임상 중지를 통보했다. 다만 FDA는 이듬해 4월 임상 재개를 허용했다.

코오롱티슈진의 경우 주주들이 투자손실을 이유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 16건이 진행 중이다. 소송에 참여 중인 주주는 2048명, 전체 소송가액은 555억원에 달한다. 인보사를 투여받은 환자 931명도 코오롱티슈진을 상대로 총 122억원 규모의 손배소 6건을 제기했다. 

이마저도 소송이 장기화하는 동안 소송을 취하한 일부 사례를 제외한 경우에 해당한다. 지난 2023년까지 주주들의 소송가액은 888억원, 환자들의 소송가액은 122억원 등 1033억원에 달했다.

코오롱생명과학도 주주‧환자들과 대규모 소송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3월 기준 코오롱생명과학 주주들이 청구한 손배소는 21건(소가 241억원)이다. 환자 941명이 제기한 손배소는 10건(소가 124억원)이다. 

마찬가지로 일부 주주가 소송에서 이탈하고 코오롱생명과학에 구상권을 청구한 보험사들이 소송을 취하면서 소송가액이 줄었다. 2023년의 경우 주주들의 소송가액은 670억원에 달했다. KB손해보험 등 보험사들은 4건의 소송으로 총 53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바 있다. 

7년째 대부분 사건 1심 계류 중…환자 소송서는 코오롱 1심 패소

대규모 소송이 제기된 지 7년여가 흘렀지만, 대다수 사건은 아직 1심 판결조차 나오지 않았다.

다만 최근 인보사 투여 환자들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첫 1심 판결이 나왔다. 이달 9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제29민사부는 환자 139명이 코오롱티슈진과 코오롱생명과학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원고 전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인보사 주성분이 허가 당시 표시된 연골유래세포가 아니라 신장유래세포로 제조된 점을 ‘제조상 결함’으로 인정했다. 이를 연골유래세포로 표시해 제조·판매한 행위 역시 약사법과 표시·광고법 위반으로 해석했다. 이에 따라 환자들에 대한 재산상 손해와 정신적 손해(위자료)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제조 당시의 과학기술 수준으로는 결함을 알 수 없었다는 코오롱 측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에서 승소했지만 환자들이 실제 피해보상을 받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코오롱 측이 1심 판결에 불복, 서울고등법원에 항소했기 때문이다. 또한 코오롱 측은 강제집행정지 신청을 총해 환자들의 채권압류 추심 등 강제집행도 차단한 상태다.

주주들이 제기한 소송도 대부분 1심 단계에 머물러 있다. 다만 코오롱티슈진 상대 소송 3건의 경우 고소인의 소 취하나 법원의 화해권고 결정으로 종결됐다. 일부 사건에선 1심 판결이 내려지기도 했다. 코오롱티슈진의 경우 주주소송 16건 중 4건에서 원고(주주) 1심 패소 판결이 나왔다. 이들은 1심 판결에 항소해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반면 일본 미쓰비시다나베와의 기술수출 계약금 반환‧손해배상 분쟁은 일찌감치 마무리됐다. 코오롱생명과학은 2016년 미쓰비시다나베와 총액 500억엔 규모의 인보사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고, 25억엔을 계약금으로 수령했다. 그러나 미쓰비시는 2017년 12월 계약 취소를 통보한 뒤, 이듬해 4월 국제상업회의소(ICC)에 중재를 신청했다. 2019년 5월 세포주 변경 사실이 새로운 취소 사유로 추가됐고, 결국 코오롱 측은 2021년 4월 계약금 25억엔과 손해배상금 1억3400만엔 등을 반환했다.

‘인보사 허가 취소’ 식약처 상대 행정소송, 대법원 판결 기다리는 중

코오롱생명과학은 민사소송 외에 행정소송도 1건 진행 중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은 2019년 식약처가 인보사의 품목허가 취소 처분을 내리자,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2021년 2월 서울행정법원(1심)과 2024년 2월 서울고등법원(2심)은 모두 식약처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품목허가 신청서에 기재된 성분과 다른 성분이 검출됐다는 사실은 중요한 하자가 있다고 판단하며 코오롱 측의 주장을 기각했다. 코오롱 측은 이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다. 대법원 판결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코오롱생명과학은 품목허가 취소 소송 외에도 ▲식약처장 상대 ‘임상시험계획 승인취소 처분 취소’ ▲대전식약청장 상대 ‘의약품 회수‧폐기 명령 무효 확인’ ▲보건복지부장관‧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상대 ‘연구비 환수 등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이 중 임상시험계획 승인취소 처분 관련 소송과 의약품 회수‧폐기 명령 무효 소송은 코오롱생명과학의 자진 취하로 마무리됐다. 연구비 환수 처분 취소소송은 대법원까지 가는 다툼 끝에 코오롱생명과학이 최종 승소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 개발 과정에서 정부로부터 12억5000만원의 지원금을 수령한 바 있다.

이웅열 회장‧이우석 전 대표 등 경영진 형사 재판은 ‘무죄’ 확정

이웅열 명예회장과 이우석 전 대표, 코오롱생명과학 임원진이 기소된 사건은 무죄로 마무리됐다.

이웅열 회장과 이우석 전 대표는 자본시장법과 약사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들이 미국 FDA 임상 중단 명령을 은폐한 뒤 상장‧투자를 유치하고, 주가 부양과 허위 공시 등 자본시장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1‧2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1심 재판부는 제출된 증거만으론 세포성분 사실을 알고도 의도적으로 은폐하거나 허위공시해 투자를 유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올해 2월엔 2심 판결도 내려졌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는 세포 기원 착오를 인지한 시점은 제조‧판매 이후로 보는 것이 타당하며, 고의적 은폐가 아닌 ‘개발 과정상의 착오’로 인정했다. 검찰이 대법원 상고를 포기하면서 이웅열 회장과 이우석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코오롱생명과학의 전 바이오신약연구소장과 의학팀장도 대법원에서 무죄를 받았다. 이들은 위계공무집행방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식약처 허가 과정에서 심사 업무를 방해했다거나 정부 평가기관을 속여 연구개발비(보조금)를 부정 수령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단, 전 의학팀장이 식약처 공무원에 대한 향응을 제공한 혐의는 유죄로 인정돼 1000만원의 벌금형을 내렸다. 항소심에서도 허위자료 제출의 고의성과 보조금 편취 혐의가 인정되지 않았다. 대법원 역시 검찰의 상고를 기각하며 무죄 취지의 원심을 확정했다. 다만 뇌물공여 혐의는 최종 유죄로 인정돼 벌금형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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