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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제약, 약가인하 충격 상쇄…라인업 확장 돌파구 모색

  • 최다은 기자
  • 2026-03-06 06:00:46
  • 카나브 특허 만료 직격탄…복합제·항암제로 승부수
  • 소송 패소 여파에 실적 급랭…포트폴리오 재편 가속
  • 약가 인하 현실화…카나브 의존도 낮추기 과제

[데일리팜=최다은 기자] 보령이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 약가 인하 처분 취소소송에서 패소하면서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됐다. 핵심 품목의 약가 인하와 제네릭 경쟁 심화로 매출 감소가 불가피해진 가운데, 보령은 제품군 다변화와 라인업 확대를 통해 수익 구조를 재편하겠다는 전략이다.

법원 패소…약가 인하 현실화

서울행정법원은 최근 보령이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제기한 ‘약제급여 상한금액 인하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보령은 카나브 약가 인하 고시를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보건복지부는 2023년 2월 카나브 물질특허 만료에 따라 지난해 7월부터 ▲카나브 ▲카나브플러스 ▲듀카브 등 카나브 제품군의 약가를 최대 48% 인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제네릭(복제약) 건강보험 등재에 따라 오리지널 의약품 약가를 조정하는 절차에 따른 조치다.

지난해 6월 고시된 인하안에 따르면 카나브 30㎎는 439원에서 307원으로 약 30% 인하되며, 60㎎는 642원에서 450원, 120㎎는 758원에서 531원으로 조정된다.

카나브는 보령이 자체 개발해 2010년 허가받은 15호 국산 신약으로, 지난 15년간 전체 매출의 15~20%를 차지해온 핵심 품목이다. 지난해 11월 기준 피마사르탄(카나브 성분명) 시장에서 카나브 패밀리 점유율은 99.7%에 달했다.

실적에도 영향…8년 연속 성장 ‘제동’

약가 인하 소송 패소에 따른 영향을 선제 반영하면서 지난해 4분기 실적도 대폭 수정됐다. 보령은 4분기 잠정 매출을 2640억원에서 2453억원으로 정정했으며, 기존 198억원으로 발표했던 영업이익은 6억원 영업손실로 변경됐다.

이에 따라 연간 잠정 매출은 1조360억원에서 1조171억원으로, 영업이익은 855억원에서 651억원으로 각각 조정됐다. 매출은 전년 대비 0.03% 증가하는 데 그쳤고, 영업이익은 7.7% 감소했다. 8년 연속 매출·영업이익 동반 성장 기록에도 제동이 걸린 셈이다.

보령은 항소와 함께 약가 인하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할 방침이다. 법원이 이를 인용할 경우 대법원 확정 판결까지 수년간 인하 적용을 늦출 수 있어, 그 사이 대응 전략을 가다듬을 수 있다.

복합제 중심 라인업 확대…수익 방어 총력

보령은 카나브 패밀리의 라인업 확장을 통해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고 인하 충격을 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단일제에서 복합제 중심으로 무게중심을 옮겨 처방 확대를 유도하고, 전체 매출 규모를 키워 수익을 방어하겠다는 구상이다.

카나브는 2013년 이뇨제를 결합한 ‘카나브플러스’를 시작으로 복합제 확장이 본격화됐다. 2016년에는 칼슘채널차단제(CCB) 암로디핀을 결합한 ‘듀카브’,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로수바스타틴을 더한 ‘투베로’를 출시했다. 이후 ‘듀카로’, ‘아카브’, ‘듀카브플러스’ 등을 추가하며 제품군을 지속 확대해왔다.

지난달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카나브젯’ 4개 품목을 허가받았다. 카나브젯은 피마사르탄에 아토르바스타틴과 에제티미브를 결합한 3제 복합제로,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을 동시에 관리할 수 있는 제품이다.

항암 포트폴리오 강화…신규 매출원 확보

카나브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전략은 항암제 영역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보령은 혈액암 치료제 ‘엑스포비오(성분명 셀리넥서)’의 국내 판권과 독점적 권리를 확보하며 항암 포트폴리오를 확대했다. 이번 도입으로 회사는 총 8종의 혈액암 치료제 라인업을 구축하게 됐다.

엑스포비오는 재발·불응성 다발골수종과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치료제로, 201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2021년 유럽의약품청(EMA)에서 각각 허가를 받았다. 국내에서는 2021년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그동안 엑스포비오는 ‘5차 이상 치료에서 덱사메타손 병용요법’에 한해 급여가 적용됐으나, 이달 1일부터는 ‘2차 이상 치료에서 보르테조밉 및 덱사메타손 병용요법’으로 급여 범위가 확대됐다. 재발 초기 단계 환자까지 적용 대상이 넓어지면서 처방 확대가 기대된다.

보령 관계자는 "복합제 개발을 이어감으로써 카나브 패밀리 제품군을 확대하고 관련 매출을 제고해 손실을 최소화해나갈 계획"이라며 "관련 법적 절차에 적극적으로 임해 정당한 지식재산권을 지켜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보령이 소송을 통해 시간을 확보하는 동시에 복합제 확장과 항암제 포트폴리오 강화로 매출원을 다각화해 약가 인하 충격을 흡수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카나브 약가 인하가 단기적으로는 실적 변동성을 키우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보령의 체질 개선을 가늠할 시험대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카나브 의존도가 높았던 만큼 초기 충격은 불가피하겠지만, 복합제 중심의 라인업 확장과 항암제 포트폴리오 강화가 계획대로 안착한다면 매출 구조 다변화의 계기가 될 수 있다”며 “결국 관건은 신제품의 시장 안착 속도와 수익성 개선 여부”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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