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678건
-
[노벨드럭] 제2형 황반부 모세혈관 확장증 치료제 '엔셀토'엔셀토(Encelto®, 성분명: 레바키나젠 타로레첼, revakinagene taroretcel-lwey, Neurotech Pharmaceuticals)는 2025년 3월 미국 FDA가 성인 특발성 황반 모세혈관확장증 2형(idiopathic Macular Telangiectasia Type 2, MacTel type 2)의 치료제로 최초 승인한 동종 캡슐화 세포 기반 유전자치료제이다. MacTel type 2는 주로 중년 이후 양쪽 눈의 황반에 발생하여 서서히 진행하는 신경퇴행성 망막질환이다. 초기에는 황반 주변의 모세혈관이 확장되고 혈관 투과성이 증가하는 변화가 나타난다. 질환이 진행되면서 망막을 지지하는 뮐러 세포(Müller cell)와 빛을 감지하는 광수용체 세포가 점차 손상된다. 광수용체 손상이 진행되면 빛간섭단층촬영(optical coherence tomography, OCT)에서 정상적으로 연속되어 보이는 타원체대(ellipsoid zone, EZ)가 끊어지거나 소실되며, 그 범위가 점차 확대된다. 이에 따라 해당 부위의 망막감도가 감소하고 시기능도 점진적으로 저하된다. 이러한 광수용체의 손상은 회복이 어려워 질환이 진행될수록 비가역적인 시기능 손상과 시력 저하를 초래한다. 이는 독서와 일상생활 수행 등 환자의 삶의 질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엔셀토는 200,000~440,000개의 유전적으로 조작된 동종 망막색소상피(retinal pigment epithelial, RPE) 세포를 반투과성 캡슐에 담은 캡슐화 세포 기반 유전자치료제이다. 캡슐은 외과적 시술을 통해 유리체강 내에 이식된다. 캡슐 내부의 유전적으로 조작된 RPE 세포는 재조합 인간 섬모신경영양인자(recombinant human ciliary neurotrophic factor, rhCNTF)를 지속적으로 발현하고 분비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분비된 rhCNTF는 망막의 광수용체 세포에 신경보호 효과를 나타내어 세포의 퇴행과 소실을 억제한다. 이를 통해 엔셀토는 MacTel type 2 환자에서 24개월 이상 광수용체 세포의 소실과 이에 따른 질환의 진행을 유의하게 늦추는 효과를 나타낸다. 엔셀토의 임상적 효능은 동일한 설계로 진행된 두 건의 다기관, 무작위 배정, 위약 대조 3상 임상시험인 NTMT-03-A와 NTMT-03-B에서 입증되었다. 두 임상시험은 각각 연구 A와 연구 B로 구분된다. 총 47개 기관에서 MacTel을 가진 228명의 참가자에게 엔셀토 유리체내 임플란트 또는 가짜수술군을 무작위로 배정했다. 연구 A에는 115명, 연구 B에는 113명이 참여했다. 1차 평가변수는 24개월 동안의 EZ 면적 감소율이었다. 엔셀토를 투여받은 참가자는 가짜수술군과 비교하여 24개월 동안 EZ 면적 감소율이 기준치 대비 연구 A에서 54.8%, 연구 B에서 30.6% 감소했다. 엔셀토는 이러한 임상시험에서 전반적으로 우수한 내약성을 나타냈다. 대부분의 안과 치료 관련 이상반응(treatment-emergent adverse event, TEAE)은 경증 또는 중등도였으며, 일시적이고 수술과 관련되어 있었다. 가장 흔한 이상반응인 발생률 2% 이상의 이상반응에는 결막출혈, 암순응 지연, 이물감, 안구통증, 봉합 관련 합병증, 동공축소, 결막충혈, 눈 가려움증, 안구 불편감, 유리체출혈, 시야 흐림, 두통, 안구건조증, 눈 자극, 백내장의 진행 또는 형성, 유리체 부유물, 심각한 시력 상실, 눈 분비물, 전방 세포 및 홍채모양체염이 포함되었다. 두 임상시험 모두에서 황반 신생혈관 형성률과 교정시력(best-corrected visual acuity, BCVA)이 15글자 이상 감소한 비율은 엔셀토 투여군과 위약군 사이에 차이가 없었다. 24개월 동안 엔셀토로 치료한 눈 6안(5.1%)과 위약군의 반대쪽 눈 1안(0.9%)에서 심각한 안구 이상반응이 발생했다. 엔셀토로 치료한 눈에서는 봉합 관련 합병증이 5건 발생했다. 여기에는 수술적 처치가 필요한 봉합사 또는 매듭의 노출과 기기 돌출 1건이 포함되었다. 대부분의 비안구 관련 이상반응은 경증 또는 중등도였다. 치료와 관련된 심각한 비안구 이상반응은 보고되지 않았으며, 두 임상시험 모두에서 조직 적출이 필요하지 않았다. 특발성 황반 모세혈관확장증 2형(Idiopathic Macular Telangiectasia Type 2, MacTel type 2)은 어떤 질환인가? MacTel type 2는 가장 흔한 형태의 황반모세혈관확장증으로, 주로 중년 이후의 성인에게 발생하며 양쪽 눈을 대칭적으로 침범하는 만성 진행성 신경퇴행성 망막질환이다. 남녀에서 대체로 비슷한 빈도로 발생하며, 당뇨병이나 고혈압과 같은 전신질환이 동반되는 경우가 비교적 흔하다. 그러나 이러한 전신질환이 MacTel type 2를 직접 유발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MacTel type 2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일부 환자에서 가족 내 발병 사례가 보고되어 유전적 소인이 관여할 가능성이 제기되어 왔으나, 단일 유전자에 의해 유전되는 전형적인 유전질환으로 보기는 어렵다. 현재는 여러 유전적 요인과 대사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관여하는 다인성 질환(multifactorial disease)으로 이해되고 있다. MacTel type 2는 과거에 황반의 작은 혈관이 확장되는 혈관질환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현재는 대사 이상과 Müller 세포 및 광수용체의 퇴행이 중심이 되고 이차적으로 혈관 이상이 동반되는 신경퇴행성 망막질환으로 보는 것이 더 적절하다. 질환은 대개 천천히 진행한다. 초기에는 황반 중심부의 시력이 비교적 잘 유지되므로 환자가 질환을 인지하지 못할 수 있다. 그러나 광수용체 손상이 진행되면서 독서 시 글자의 일부가 빠져 보이거나 물체가 일그러져 보이는 변형시, 중심 주변의 암점 및 대비감도 저하 등이 나타난다. 빛간섭단층촬영(optical coherence tomography, OCT)에서는 광수용체 손상을 반영하는 타원체대(ellipsoid zone, EZ)의 단절과 소실이 관찰되며, 질환이 진행할수록 EZ 소실 면적이 확대된다. 제1형 황반모세혈관확장증(MacTel type 1)은 MacTel type 2와 발생 기전 및 임상 양상이 다른 질환이다. 비교적 드물며, 일반적으로 젊거나 중년인 남성의 한쪽 눈에 발생한다. 망막 모세혈관의 선천적 또는 발달성 이상이 주된 원인으로 생각되며, 코츠병(Coats disease)과 유사한 질환 스펙트럼으로 설명되기도 한다. MacTel type 1에서는 황반 주변의 모세혈관이 확장되고 동맥류성 변화가 발생하면서 혈관에서 지질과 액체가 누출된다. 이에 따라 황반부종과 지질성 삼출물이 발생하여 시력이 저하되는 것이 중요한 특징이다. 이는 광수용체와 신경망막의 퇴행이 중심인 MacTel type 2와 큰 차이가 있다. 망막의 구조와 뮐러 세포(Müller cell) 및 광수용체의 기능은? 망막(Retina)은 빛 자극을 전기적 신호로 변환하고 이를 시신경을 통해 뇌로 전달하는 고도로 분화된 신경조직이다. 망막은 망막색소상피(retinal pigment epithelium, RPE), 광수용체(photoreceptor), 수평세포(horizontal cell), 양극세포(bipolar cell), 무축삭세포(amacrine cell), 신경절세포(ganglion cell) 및 뮐러 세포 등으로 구성된다. 망막의 가장 바깥쪽에는 Bruch막과 RPE가 위치하며, RPE의 안쪽에는 간상세포(rod)와 원추세포(cone)로 구성된 광수용체층이 존재한다. RPE는 광수용체 외절의 대사와 제거, 시각주기의 유지 및 영양물질의 이동을 조절함으로써 광수용체의 구조와 기능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Figure 1). 안구로 들어온 빛은 망막의 내측에서 외측 방향으로 진행하여 광수용체에 도달한다. 광수용체는 빛에너지를 전기적 신호로 변환하며, 생성된 신호는 광수용체에서 양극세포를 거쳐 신경절세포로 전달된다. 신경절세포의 축삭은 신경섬유층을 형성한 후 시신경을 통해 뇌로 신호를 전달한다. 수평세포와 무축삭세포는 이러한 신호 전달 과정에서 주변 신호를 통합하고 조절하여 명암, 대비 및 움직임과 같은 시각 정보를 정교하게 처리한다. 뮐러 세포는 망막의 거의 모든 층에 걸쳐 분포하는 주요 신경교세포로, 망막의 구조적·대사적 항상성을 유지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뮐러 세포는 광수용체를 포함한 망막 신경세포에 대사적 지원을 제공하며, 이온 및 수분 항상성 조절, 신경전달물질 대사 및 세포 외 환경 유지 등에 관여한다. 따라서 뮐러 세포의 기능 이상이나 소실은 주변 신경세포의 생존 환경을 변화시키고 광수용체의 기능 저하와 퇴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MacTel type 2에서는 뮐러 세포의 기능 이상 및 소실과 함께 광수용체의 점진적인 퇴행이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광수용체 손상이 진행되면 빛간섭단층촬영(optical coherence tomography, OCT)에서 광수용체 내절의 구조적 완전성을 반영하는 타원체대(ellipsoid zone, EZ)의 단절과 소실이 관찰된다. 질환이 진행함에 따라 EZ 소실 면적이 확대되고, 이에 상응하여 해당 부위의 망막감도가 감소하면서 시기능이 점진적으로 저하된다. 따라서 EZ 소실 면적은 MacTel type 2에서 광수용체의 구조적 손상과 질환의 진행을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중요한 영상학적 바이오마커로 활용된다. MacTel type 2의 병태생리는? MacTel type 2의 병태생리는 아직 완전히 규명되지 않았다. 과거에는 황반 모세혈관의 확장과 누출을 특징으로 하는 혈관질환으로 인식되었으나, 최근에는 대사 이상과 Müller 세포 및 광수용체의 손상이 중심이 되는 신경퇴행성 망막질환으로 이해되고 있다. 특히 serine 및 sphingolipid 대사의 이상이 질환의 발생과 진행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제시되고 있다. Serine이 감소하면 정상적인 sphingolipid 합성이 저해되고 신경독성을 갖는 deoxysphingolipid의 생성이 증가할 수 있다. 이러한 대사 이상은 망막 신경세포와 광수용체의 손상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MacTel type 2에서는 망막의 구조적·대사적 항상성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Müller 세포의 기능 이상과 소실이 관찰된다. 뮐러 세포는 광수용체를 비롯한 망막 신경세포의 영양과 대사를 지원하고 수분과 이온의 균형 및 혈액-망막 장벽의 유지에 관여한다. 따라서 뮐러 세포의 기능이 저하되면 광수용체에 대한 대사적·구조적 지원이 감소하여 광수용체의 점진적인 퇴행과 소실로 이어질 수 있다. 광수용체 손상이 진행되면 빛간섭단층촬영(OCT)에서 타원체대(EZ)의 단절과 소실이 나타나며, 질환이 진행할수록 EZ 소실 면적이 확대된다. 이러한 구조적 변화는 해당 망막 부위의 감도 감소와 밀접하게 관련되며, 궁극적으로 중심부 및 중심주변부의 시기능 저하를 초래한다. 따라서 EZ 소실 면적은 MacTel type 2에서 광수용체 퇴행의 정도와 질환의 진행을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중요한 구조적 바이오마커로 활용된다. 신경망막의 퇴행과 함께 황반부 모세혈관에서도 확장, 혈관 투과성 증가 및 누출 등의 변화가 나타난다. 이러한 혈관 이상은 주로 중심와 주변, 특히 측두측에서 시작하여 점차 확대된다. 그러나 혈관 누출이 관찰되더라도 다른 망막혈관질환과 달리 심한 황반부종이 반드시 동반되는 것은 아니다. 이는 MacTel type 2가 단순한 혈관 투과성 증가로 발생하는 질환이 아니라는 점을 뒷받침한다. 질환이 진행된 일부 환자에서는 망막하 신생혈관(subretinal neovascularization)이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 출혈과 삼출이 동반되어 비교적 급격한 시력 저하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비신생혈관성 MacTel type 2에서는 광수용체의 점진적이고 비가역적인 소실이 시기능 저하를 초래하는 핵심 병리 과정이다. 따라서 MacTel type 2는 유전적·대사적 소인을 배경으로 serine 및 sphingolipid 대사 이상, 뮐러 세포 기능 장애, 광수용체 퇴행 및 황반 모세혈관 이상이 복합적으로 관여하는 진행성 신경퇴행성 망막질환이다. 이러한 병태생리적 특성으로 인해 광수용체를 보호하고 그 소실 속도를 늦추는 것이 질환의 진행을 억제하기 위한 중요한 치료 전략으로 제시되고 있다. MacTel type 2의 기존 치료방법은? 지금까지 비신생혈관성(non-neovascular) MacTel type 2에서 광수용체의 퇴행 자체를 억제하는 확립된 치료법은 제한적이었다. 질환의 초기 및 비증식성 단계에서는 정기적인 안과 검사를 통해 질환의 진행을 관찰하고 시력과 망막 구조의 변화를 추적하는 것이 치료의 중심이었다. 특히 빛간섭단층촬영(OCT)을 이용하여 타원체대(EZ)의 소실과 광수용체 손상 정도를 평가하고, 필요한 경우 미세시야검사 등을 통해 망막 기능의 변화를 관찰했다. 과거에는 황반 모세혈관의 확장과 누출이 질환의 주요 특징으로 인식되면서 레이저광응고술, 광역학치료(photodynamic therapy), 유리체강 내 스테로이드 및 항혈관내피성장인자(anti-vascular endothelial growth factor, anti-VEGF) 치료 등이 시도되었다. 그러나 비신생혈관성 MacTel type 2에서 이러한 치료는 광수용체의 점진적인 퇴행을 의미 있게 억제하지 못하거나 임상적 이득이 제한적이어서 일반적인 치료로 확립되지 못했다. 특히 anti-VEGF 치료는 비신생혈관성 MacTel type 2에서 일상적으로 권고되는 치료가 아니다. 혈관 누출을 감소시킬 수는 있으나 질환의 근본적인 신경퇴행과 광수용체 소실을 억제하는 효과가 확립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면 질환이 진행하여 망막하 또는 황반하 신생혈관(subretinal/subfoveal neovascularization)이 발생한 신생혈관성 MacTel type 2에서는 anti-VEGF 치료가 출혈과 삼출을 감소시키고 시력을 안정시키기 위한 주요 치료 방법으로 사용된다. 따라서 기존의 MacTel type 2 치료는 비신생혈관성 단계에서 경과 관찰과 시기능 보조를 중심으로 하고, 신생혈관 합병증이 발생한 경우 anti-VEGF 치료를 시행하는 방식이었다. 이러한 치료는 합병증을 관리할 수는 있었지만, MacTel type 2의 핵심 병리인 광수용체의 진행성 소실 자체를 직접 억제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망막으로 약물 및 유전자치료제를 전달하는 방법은? 안과용 약물 및 유전자치료제를 망막에 전달하는 방법은 크게 유리체강 내 주사(intravitreal injection), 망막하 주사(subretinal injection) 및 캡슐화 세포 기반 전달(encapsulated technology)로 구분할 수 있다(Figure 2). 유리체강 내 주사는 주사침을 안구의 유리체강에 삽입하여 치료 물질을 직접 주입하는 방법이다. 주입된 약물이나 유전자치료용 벡터는 유리체를 통해 망막에 도달한다. 이 방법은 망막에 비교적 가까운 위치에서 치료 물질을 전달할 수 있어 다양한 망막질환의 치료에 사용된다. 그러나 주입된 치료 물질이 유리체강에서 망막을 통과하여 목표 세포까지 이동해야 하므로 RPE나 광수용체와 같은 특정 망막세포에 대한 전달 효율이 제한될 수 있다. 망막하 주사는 주사침을 망막 아래쪽의 망막하 공간에 위치시켜 치료 물질을 직접 전달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유전자치료용 바이러스 벡터나 유전적으로 조작된 세포 등을 목표 망막세포 주변에 직접 전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RPE나 광수용체와 같이 특정 망막세포를 직접 표적으로 하는 치료에서 중요한 전달 방법으로 이용된다. 그러나 망막하 주사는 외과적 시술이 필요하며, 치료 물질을 망막하 공간에 정확하게 위치시키는 기술이 요구된다. 캡슐화 기술을 이용한 세포 기반 전달은 반투과성 고분자막(semipermeable polymer membrane)으로 구성된 캡슐 내부에 유전적으로 조작된 세포(bioengineered cells)를 넣어 치료 물질을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방법이다. 캡슐 내부의 세포는 치료인자(therapeutic factor)를 지속적으로 생성하고 분비한다. 반투과성 막을 통해 영양분은 세포 내부로 이동하고, 세포가 생성한 치료인자는 주변 조직으로 방출될 수 있다. 이러한 캡슐화 세포 기반 전달 방식은 치료 단백질을 반복적으로 직접 주사하지 않고도 치료인자를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특히 유전적으로 조작된 세포를 이용하여 특정 치료인자를 지속적으로 생산하도록 함으로써 망막에 장기간 치료 효과를 제공하는 전략으로 활용될 수 있다. 캡슐화 임플란트는 안구 내에 이식되어 망막 주변에서 치료인자를 지속적으로 공급한다. 안구 후방의 해부학적 구조는 공막(sclera), 맥락막(choroid), 망막(retina) 및 망막색소상피(retinal pigment epithelium, RPE) 등으로 구성되며, 캡슐화 임플란트는 이러한 망막 구조와 인접한 위치에서 치료인자를 전달한다. 따라서 망막으로 치료 물질을 전달하는 방법은 단순히 약물을 주입하는 방식에서 특정 망막세포를 직접 표적으로 하는 유전자치료와 세포 기반 치료로 발전하고 있다. 특히 캡슐화 세포 기반 전달 방식은 치료 단백질을 생산하도록 유전적으로 조작된 세포를 안구 내에 이식하여 치료인자를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일회성 약물 주입과 차이가 있다. 엔셀토는 이러한 캡슐화 세포 기반 전달 방식을 이용하여 유전적으로 조작된 RPE 세포에서 재조합 인간 섬모신경영양인자(rhCNTF)가 지속적으로 생산·분비되도록 설계된 치료제이다. 캡슐화 세포 기반 CNTF 전달 시스템(Encapsulated Cell-Based CNTF Delivery System)은 무엇인가? 캡슐화 세포 기반 전달 시스템은 유전적으로 조작된 세포가 치료인자를 지속적으로 생산·분비하도록 하고, 이를 반투과성 막으로 둘러싸인 캡슐에 넣어 안구 내에 이식하는 방식이다. 캡슐 내부에는 유전적으로 조작된 세포와 세포의 생존과 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지지체(scaffold)가 포함되어 있으며, 외부는 반투과성 막(semipermeable membrane)으로 구성된다. 반투과성 막은 세포의 생존에 필요한 산소와 영양분이 캡슐 내부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하면서, 캡슐 내부의 세포가 생성한 치료인자가 주변 조직으로 방출될 수 있도록 한다. 반면 면역세포와 같은 비교적 큰 세포의 유입은 제한하여 이식된 세포가 면역반응에 의해 손상되는 것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캡슐 내부의 유전적으로 조작된 세포는 외부 환경과 필요한 물질을 교환하면서도 일정 부분 면역학적으로 보호될 수 있다. 캡슐 내부의 세포는 치료 목적에 따라 특정 단백질이나 성장인자를 지속적으로 생산하도록 유전적으로 조작할 수 있다. CNTF를 전달하는 경우 유전적으로 조작된 세포가 CNTF를 지속적으로 생산·분비하며, 분비된 CNTF는 반투과성 막을 통과하여 주변 망막 조직으로 전달된다. 이를 통해 치료 단백질을 반복적으로 주사하지 않고도 일정 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 이러한 캡슐화 세포 기반 전달체는 안구의 유리체강 내에 임플란트 형태로 이식할 수 있다. 유리체강 내에 위치한 캡슐은 주변의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받으면서 내부 세포의 생존을 유지하고, 세포에서 생성된 CNTF를 주변 망막 조직으로 지속적으로 전달한다. 이러한 전달 방식은 단백질 자체를 반복적으로 주입하는 방법과 달리 치료인자를 생산하는 세포를 치료 부위에 유지함으로써 지속적인 약물 공급이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또한 반투과성 막을 이용하여 면역세포의 접근을 제한함으로써 이식된 세포를 보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엔셀토는 이러한 캡슐화 세포 기반 전달 기술을 이용한다. 엔셀토의 캡슐에는 유전적으로 조작된 동종 RPE 세포가 포함되어 있으며, 이 세포가 재조합 인간 섬모신경영양인자(rhCNTF)를 지속적으로 생산·분비한다. 분비된 rhCNTF는 망막의 광수용체를 포함한 신경세포에 신경보호 효과를 제공하여 광수용체의 퇴행과 소실을 늦추는 것을 치료 목표로 한다(Figure 3). 엔셀토는 어떤 약제인가? 엔셀토(레바키나젠 타로레첼, revakinagene taroretcel-lwey)는 재조합 인간 섬모신경영양인자(recombinant human ciliary neurotrophic factor, rhCNTF)를 발현하는 동종 망막색소상피세포를 이용한 캡슐화 세포 기반 유전자치료제이다. 하나의 이식체(implant)에는 rhCNTF를 분비하도록 유전적으로 변형된 동종 망막색소상피세포 20만~44만 개가 포함되어 있다. 이식체는 폭 1.2±0.1 mm, 길이 6.1±0.4 mm, 내경 0.88±0.02 mm의 단일 용량 유리체강 내 삽입형 캡슐로 제공된다. 반투과성 캡슐 안의 살아있는 세포는 rhCNTF를 지속적으로 생성하여 유리체강으로 방출한다. 방출된 CNTF는 망막의 뮐러세포를 비롯한 신경교세포에 작용하여 광수용체 생존을 촉진하는 신호전달을 유도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다만 엔셀토의 정확한 작용기전은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엔셀토는 자격을 갖춘 안과의사가 무균 수술 환경에서 유리체강 내에 삽입하고 공막에 고정한다. 권장 용량은 질환이 있는 눈당 임플란트 1개이다. 감염성 안구내염이 발생하거나, 완전 가스충전 또는 실리콘오일 충전을 동반한 유리체절제술이 필요한 경우에는 임플란트를 제거해야 한다. 활동성 또는 의심되는 안구 및 안구 주변 감염이 있는 환자와 내피세포 무혈청 배지(Endo-SFM)에 과민증이 있는 환자에게는 엔셀토를 사용하지 않는다. 주요 경고 및 주의사항으로는 중증 시력저하, 감염성 안구내염, 망막열공 및 망막박리, 유리체출혈, 임플란트 돌출, 백내장 형성 또는 진행, 봉합사 관련 합병증 및 어두운 곳 적응 지연 등이 있다. 중증 시력저하는 ETDRS 시력표 기준 15글자 이상, 즉 3줄 이상의 시력 감소로 정의된다. 엔셀토는 미국 FDA에서 망막색소변성증에 대한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으며, 망막색소변성증과 건성 연령관련황반변성에 대해서는 신속심사 지정을 받았다. 엔셀토의 2상 임상시험(NTMT-02)은 황반모세혈관확장증 2형(MacTel) 환자에서 CNTF의 지속적 안구 내 전달이 망막 신경변성의 진행을 억제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기 위해 수행되었다. 이 연구는 다기관, 무작위배정, 단일눈가림, 가짜수술 대조 방식으로 설계되었으며, 총 67명의 환자와 99안이 치료군 또는 가짜수술군에 배정되었다. 치료군에는 CNTF를 분비하는 캡슐화 세포치료제 NT-501을 유리체강 내에 수술적으로 삽입하였다. 주요 평가변수는 스펙트럼영역 빛간섭단층촬영(SD-OCT)으로 측정한 타원체대(ellipsoid zone, EZ) 결손 면적의 변화였다. 타원체대 결손은 황반부 광수용체 소실을 반영하므로 MacTel의 구조적 진행을 평가하는 지표로 사용된다. 24개월 추적관찰 결과, NT-501 치료군은 가짜수술군보다 타원체대 결손 면적 증가가 유의하게 적었다. 광수용체 소실의 진행은 약 31% 감소하였고, 두 군 간 결손 면적 변화의 차이는 0.05±0.03 mm²였다(p=0.04). 기능적 평가에서도 치료 효과의 가능성이 관찰되었다. 읽기 속도는 치료군에서 비교적 유지된 반면, 가짜수술군에서는 분당 약 13.9단어 감소하여 유의한 군 간 차이를 보였다(p=0.02). 망막 미세시야검사에서 측정한 망막 감도 저하는 가짜수술군에서 치료군보다 약 45% 더 컸으나, 이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p=0.07). 최대교정시력은 24개월 동안 두 군 간 뚜렷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는 엔셀토가 이미 저하된 시력을 회복시키기보다는 MacTel의 진행성 광수용체 소실과 시기능 저하를 늦추는 신경보호 치료제임을 시사한다. 엔셀토의 3상 임상시험은 2상에서 확인된 구조적 신경보호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NTMT-03-A와 NTMT-03-B의 두 건의 다기관, 무작위배정, 가짜수술 대조 연구로 수행되었다. 두 연구는 동일한 설계를 적용했으며, 비증식성 MacTel 환자를 대상으로 엔셀토 유리체강 내 삽입술과 가짜수술을 비교하였다. NTMT-03-A에는 115명, NTMT-03-B에는 113명이 유효성 분석에 포함되었으며, 모든 대상자는 24개월간 추적관찰을 받았다. 두 연구의 일차 평가변수는 SD-OCT로 측정한 타원체대 결손 면적의 변화 속도였다. NTMT-03-A에서 24개월 동안 타원체대 결손 면적의 증가량은 엔셀토군에서 0.075 mm², 가짜수술군에서 0.166 mm²였다. 엔셀토는 가짜수술군과 비교하여 광수용체 소실 진행을 약 54.8% 감소시켰고, 그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p2026-10-02 06:00:40최병철 박사 -
항생제 불순물 기준 하향 조정…검토 지연에 회수 번복 혼선[데일리팜=이탁순 기자] 마크로라이드계 항생제 성분 의약품에서 검출되던 니트로사민류 불순물이 잇따라 '비변이원성'으로 분류되면서 제약업계가 한숨을 돌리게 됐다. 하지만 보건당국의 안전성 검토 결과가 시험자료 제출 기한을 넘겨 확정되면서, 제약사가 자율적으로 제품을 회수했다가 번복하는 행정적 혼선이 반복돼 관리 체계 보완이 요구된다. 현재 국내외 의약품 불순물 관리 체계는 지난 2018년 고혈압 치료제 ‘발사르탄’과 2019년 위장약 ‘라니티딘’에서 발암 추정 물질인 NDMA(N-니트로소디메틸아민) 등 니트로사민류 불순물이 검출된 사태를 계기로 대대적인 전환점을 맞았다. 과거와 같은 일괄 규제나 전면 판매 중단 방식에서 벗어나, 제약사가 자체적으로 위험성을 평가·시험하고 기준 초과 시 자율적으로 회수 여부를 결정하는 상시 관리 시스템이 글로벌 스탠다드로 안착했다. 이 같은 자율 관리 시스템 아래에서 최근 식약처는 록시트로마이신 내 불순물인 ‘N-nitroso-N-desmethyl roxithromycin’을 비변이원성 불순물로 최종 분류하며 해당 성분 제약사들이 한시름 놓게 됐다. 앞서 지난 7월 클래리트로마이신의 불순물 ‘N-nitroso-N-desmethyl clarithromycin’이 비변이원성으로 인정받은 데 이은 조치다. 유전자 변형 위험 없는 ‘비변이원성’… 일반 유기 불순물 수준으로 완화 ‘비변이원성(Non-mutagenic)’이란 해당 불순물이 인체 세포의 유전 물질(DNA)을 손상시키거나 돌연변이를 일으킬 위험이 없음을 의미한다. 현재의 글로벌 기준에 따르면, 발암 위험이 있는 ‘변이원성(유전독성)’ 불순물은 하루 수십 나노그램(ng) 수준의 극미량만 넘어서도 제약사가 선제적으로 자율 회수 등을 단행해야 한다. 반면, 추가적인 변이원성 시험 등을 통해 유전적 위험이 없다는 ‘비변이원성’이 입증되면 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ICH)의 일반 유기 불순물 관리 기준(ICH Q3A/B)을 적용받는다. 허용 기준치가 수백 배 이상 완화돼 사실상 품질 부적합이나 회수 위험에서 벗어나게 되는 셈이다. 마크로라이드계 항생제 전반에서도 안전성 입증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앞서 아지스로마이신의 ‘N-nitroso-N-desmethyl-azithromycin’과 ‘N-nitroso-azaerythromycin’이 비변이원성으로 인정받았으며, 클래리트로마이신과 록시트로마이신 불순물까지 차례로 유전독성 우려를 털어냈다. 문제는 제약사가 자체 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자율적으로 회수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 구조 속에서, 당국의 비변이원성 최종 검토 일정이 자료 제출 마감 기한을 넘기면서 발생하고 있다. 엄격한 기존 잠정 기준에 맞춰 선제적으로 자진 회수를 결정했던 제약사들이, 뒤늦게 불순물의 비변이원성이 확정되자 이를 다시 취소하는 상황이 이어지는 것이다. 실제로 클래리트로마이신 성분의 JW신약 ‘리스로마이신건조시럽125mg/5mL’은 당초 기존 기준 초과에 따라 자진 회수를 보고했다가, 비변이원성 인정 직후 회수를 전격 취소하고 정상 유통에 나섰다. 록시트로마이신 제제 역시 마찬가지다. 최근 삼아제약은 유통 중인 ‘삼아록시트로마이신정’ 일부 제조번호에 대해 자진 회수를 공표했으나, 해당 불순물이 비변이원성으로 확정됨에 따라 JW신약처럼 회수 철회 절차를 밟고 있다. “자율 관리 시스템 취지 살려야”… 행정적 유연성과 제도 보완 필요 업계에서는 제약사의 자율적 품질 점검과 선제 조치라는 시스템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검토 과정에서의 정책적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불순물 안전성 검토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섣부른 자진 회수가 이뤄질 경우, 회수 공표만으로도 제품 신뢰도가 하락하고 병·의원과 약국, 유통 도매상의 반품 및 재입고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발사르탄 사태 이후 제약사 스스로 위험을 관리하는 선진 시스템이 정착됐지만, 불순물의 변이원성 검증에 적지 않은 시일이 걸리는 것이 현실"이라며 "안전성 검토가 진행 중인 물질에 대해서는 최종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자료 제출이나 자율 조치 시점을 유예해 주는 등 행정적인 제도 보완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2026-10-01 06:00:59이탁순 기자 -
"당뇨 초기에 여러 원인 함께 잡아야"…조기 3제 병용 주목[데일리팜=김진구 기자] 당뇨병은 한 가지 이유로 생기지 않는다. 인슐린이 제대로 작용하지 않는 문제부터 췌장의 인슐린 분비 기능 저하, 신장의 과도한 포도당 재흡수까지 여러 원인이 함께 얽혀 있다. 김상용 조선대학교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이런 특성을 고려하면 혈당이 떨어지지 않을 때마다 약을 하나씩 추가하는 것보다, 초기부터 서로 다른 방식으로 작용하는 약제를 함께 사용하는 치료를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약 하나로 여러 원인 잡기 어려워…초기부터 함께 치료해야” 김 교수는 제2형 당뇨병이 하나의 원인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질환이라는 점에서 치료 방식도 그에 맞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뇨병에는 인슐린 저항성, 췌장 베타세포 기능 저하, 신장에서 포도당을 과도하게 재흡수하는 문제 등 여러 원인이 있다”며 “이런 문제를 약 하나로 모두 조절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고혈압도 한 가지 약을 최대 용량까지 올리는 것보다 저용량의 여러 약을 함께 사용하는 치료가 많이 쓰인다”며 “당뇨병 역시 한 가지 약을 쓰다가 안 되면 추가하는 방식보다 초기부터 여러 작용기전의 약물을 함께 사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치료전략을 뒷받침하는 대표적인 근거는 ‘EDICT’ 연구다. 이 연구는 새롭게 제2형 당뇨병을 진단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처음부터 메트포르민·피오글리타존·엑세나타이드 3제를 투여한 군과 메트포르민을 먼저 사용한 뒤 필요에 따라 글리피지드와 인슐린을 차례로 추가한 군을 비교했다. 3년 추적 결과 초기 3제 병용군의 평균 당화혈색소(HbA1c)는 6.4%로 순차치료군 6.9%보다 낮았다. HbA1c 6.5% 미만을 3년간 유지한 환자 비율도 각각 67%, 41%로 차이를 보였다. 초기 3제 병용군에서는 인슐린 감수성과 베타세포 기능 역시 더 크게 개선됐다. 김 교수는 초기의 빠른 혈당조절이 단순히 당화혈색소 수치를 떨어뜨리는 데 그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뇨병 초기는 아직 췌장 베타세포 기능이 어느 정도 남아 있는 시기”라며 “이때 혈당을 빨리 낮추고 췌장의 부담을 줄여주면 베타세포 기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장기적으로 혈당조절이 무너지는 것을 막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EDICT 연구에서도 초기 병용치료는 순차치료보다 치료 실패 비율을 낮추고 장기간 안정적인 혈당조절을 유지하는 데 유리한 결과를 보였다. “다파글리플로진-피오글리타존, 서로 다른 방식으로 작용…장점 높이고 단점 줄인다” 김 교수가 실제 진료에서 활용하는 조합 가운데 하나는 SGLT-2 억제제인 다파글리플로진과 TZD 계열 약물인 피오글리타존이다. 피오글리타존은 인슐린이 몸에서 더욱 잘 작용하도록 만들어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는 약물이다. 반면 다파글리플로진은 신장에서 포도당이 다시 몸 안으로 흡수되는 것을 막고 소변으로 배출시키는 방식으로 혈당을 낮춘다. 김 교수는 “두 약은 혈당을 떨어뜨리는 방식이 서로 겹치지 않아 같이 사용했을 때 효과적으로 혈당을 낮출 수 있다”며 “두 약 모두 자체적으로 저혈당 위험이 낮다는 점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각 약제의 단점을 서로 보완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았다. 피오글리타존은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는 효과가 강하지만 체중 증가와 부종이 처방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반면 다파글리플로진은 소변으로 포도당과 나트륨, 수분 배출을 늘려 체중과 부종을 줄이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김 교수는 “피오글리타존을 사용하면 체중이 늘거나 붓는 환자가 생길 수 있는데, 다파글리플로진을 같이 사용하면 이런 부분이 상당 부분 줄어든다”며 “그래서 두 약의 궁합이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심부전 위험 측면에서도 두 약의 특성이 서로 보완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피오글리타존의 가장 큰 단점 가운데 하나가 심부전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라며 “반대로 다파글리플로진은 심부전을 줄이고 예방하는 효과가 뛰어난 약물이어서 함께 사용하면 피오글리타존 사용으로 인한 심부전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당화혈색소 8.4% → 6.5%”…실제 환자서도 조기 병용 효과 확인 김 교수는 실제 진료현장에서 이같은 치료 효과를 확인한 사례를 소개했다. 메트포르민 단독치료를 받고 있던 48세 여성 환자는 당화혈색소가 8% 중반까지 상승했다. 체질량지수(BMI)는 약 22kg/㎡로 비만한 환자는 아니었지만, 기존 치료만으로는 목표 혈당 도달이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됐다. 김 교수는 이 환자에게 기존 메트포르민에 다파글리플로진·피오글리타존 복합제를 추가했다. 이후 당화혈색소 수치는 8.4%에서 6.5%까지 약 2%포인트 떨어졌다. 체중은 증가하지 않았고, 약 300mg/dL에 달했던 중성지방도 150mg/dL 미만까지 감소했다. 김 교수는 “약을 하나만 추가했을 때 통상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혈당 감소 폭을 감안하면 목표에 충분히 도달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조금 더 일찍 병용치료를 선택했고, 혈당뿐 아니라 중성지방까지 좋아졌으며 체중도 늘지 않았다”고 말했다.2026-10-01 06:00:38김진구 기자 -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씨엔알리서치, 11개사와 인니 임상협력[데일리팜=황병우 기자]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과 씨엔알리서치는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11개사와 함께 인도네시아 식품의약품감독청(BPOM)과 주요 임상시험수탁기관, 임상시험 실시기관을 방문해 공동 임상개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28일 밝혔다. 대표단은 이달 9일부터 나흘간 인도네시아 현지를 찾아 규제 환경과 임상시험 인프라, 환자 모집 여건 등을 확인했다. 이번 방문은 지난 3월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과 씨엔알리서치가 체결한 업무협약의 후속 조치로 진행됐다. 대표단에는 대웅제약과 대화제약, 펩트론 등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11개사가 참여했다. 양 기관은 인도네시아의 환자 기반과 임상 비용 등을 고려해 국내 기업의 글로벌 임상개발 협력 대상 국가로 활용 가능성을 점검했다. 첫 일정으로는 인도네시아 식품의약품감독청을 방문했다. 회의에는 타루나 이크라르 BPOM 청장과 부청장, 의약품등록국장 등 주요 관계자가 참석했다. 양측은 한국과 인도네시아 간 공동 임상과 다지역·다국가 임상시험 확대 방안을 중심으로 의견을 교환했다. 주요 논의 내용은 임상시험 심사 및 지원 효율화, MRCT 협력체계 구축, 현지 GCP 임상 데이터의 글로벌 허가자료 활용, 양국 허가 연계 가능성 등이다. 현지 임상 수행 역량도 확인했다. 대표단은 인도네시아 주요 CRO인 이퀄랩 인터내셔널을 찾아 당뇨와 고혈압 등 만성질환과 대사질환, 감염질환 임상 수행 경험을 살펴봤다. 대규모 3상과 항암 임상시험의 수행 가능성, 환자 모집 방안도 논의했다. 향후 국내 기업의 임상개발 단계와 질환별 특성에 맞춘 현지 협력 모델을 마련하는 데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마야파다 병원그룹에서는 임상시험 실시기관의 인프라와 연구진 구성, 환자 접근성 등을 점검했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과 현지 의료기관을 연계한 임상시험 수행 가능성도 논의했다. 인도네시아는 약 2억8000만명의 인구와 다양한 환자군을 보유하고 있어 환자 모집 측면에서 활용 가능성이 높은 시장으로 평가된다.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과 씨엔알리서치는 현지 임상 인프라와 비용 구조를 함께 검토해 국내 기업의 글로벌 개발 기간과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한다는 구상이다. 씨엔알리서치 관계자는 "서류상 정보에 그치지 않고 현지의 실제 규제 절차와 인프라를 직접 확인한 기회였다"며 "국내 기업의 글로벌 신약개발 전주기를 지원할 수 있는 맞춤형 한·인니 임상 솔루션을 구체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2026-09-28 10:04:32황병우 기자 -
"아모잘탄 성분 병용군, 12만8천명 분석 통풍 위험 감소"[데일리팜=이석준 기자] 한미약품의 고혈압 치료제 ‘아모잘탄’에 쓰이는 로사르탄·암로디핀 병용요법이 신규 통풍 발생 위험 감소와 연관됐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심혈관질환 병력이 없는 고혈압 환자 약 12만8000명의 건강보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한미약품은 유럽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ESC Congress 2026)에서 이 같은 전국 단위 코호트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고 22일 밝혔다. 연구진은 새로 고혈압을 진단받은 환자 가운데 암로디핀과 로사르탄·발사르탄·텔미사르탄·올메사르탄 중 한 성분을 6개월 이상 함께 복용한 환자를 분석했다. 각 병용요법군의 신규 통풍 발생과 주요 심혈관 사건 위험을 복용 중단군과 비교했다. 주요 심혈관 사건에는 심혈관 사망, 심근경색, 뇌졸중을 포함했다. 분석 결과 로사르탄·암로디핀 병용군의 신규 통풍 발생 위험은 복용 중단군보다 낮았다(HR 0.904, 95% 신뢰구간 0.877~0.932). 비교한 네 가지 ARB 성분 가운데 통계적으로 유의한 위험 감소가 관찰된 것은 로사르탄 병용군뿐이었다. 발사르탄 병용군에서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고, 텔미사르탄과 올메사르탄 병용군에서는 위험 증가가 관찰됐다. 주요 심혈관 사건 위험은 네 가지 ARB·암로디핀 병용군 모두 복용 중단군보다 낮았다. 병용군 사이의 차이는 크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건강보험 자료를 분석한 관찰 연구다. 로사르탄·암로디핀 병용과 통풍 위험 감소의 연관성을 보여주지만, 해당 요법이 통풍을 예방한다는 인과관계까지 입증한 것은 아니다. 연구 책임자인 배성아 연세대학교 용인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고혈압 치료 과정에서 요산 수치를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이번 연구에서 로사르탄·암로디핀 병용요법은 주요 심혈관 사건 위험 감소와 함께 신규 통풍 위험 감소와 연관된 결과를 보였다”고 말했다. 김나영 한미약품 부사장은 “아모잘탄의 임상적 가치를 뒷받침할 근거를 지속해서 축적하겠다”고 밝혔다.2026-09-22 16:09:49이석준 기자 -
경동제약 4대 키워드 1년…영업익 3배·700억 공장 속도[데일리팜=이석준 기자] 경동제약이 ‘PACE 2028’을 발표한 지 1년 만에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을 전년 동기의 3배로 늘렸다. 고혈압 복합제 허가와 월 1회 비만치료제 임상 신청에 이어 약 700억원 규모 신공장 건립도 추진하고 있다. 경동제약은 지난해 9월 성과·가속·도전·효율성을 ‘PACE 2028’의 4대 키워드로 내걸었다. 기존 사업의 이익을 늘리고 연구개발과 생산시설에 투자하겠다는 구상이다. 첫 1년의 성과는 실적에서 먼저 확인된다. 신제품 개발과 공장 증설은 각각 허가·임상 신청, 투자 계획 단계까지 진행됐다. 연결 기준 영업손익은 2023년 250억원 손실에서 2024년 26억원 이익으로 돌아섰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77억원으로 늘었다. 올해 상반기에는 6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204.5% 증가한 수치다. 매출도 늘었다. 2023년 1627억원에서 2024년 1939억원, 지난해 1963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100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1% 많았다. 반기 매출이 1000억원을 넘은 것은 처음이다. 다만 올해 상반기 매출 증가율은 영업이익 증가율보다 낮았다. 이익 개선을 매출 성장으로 얼마나 넓힐지가 다음 과제다. 제품 개발에서는 고혈압 복합제가 먼저 허가를 받았다. 경동제약은 지난해 11월 발사르탄·암로디핀·클로르탈리돈을 한 알에 담은 3제 복합제 ‘발디핀플러스정’의 품목허가를 받았다. 비만치료제는 임상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경동제약은 이달 아울바이오와 공동 개발 중인 ‘AUL009’의 임상 1상 시험계획을 신청했다. 주 1회 투여하는 세마글루타이드의 투여 간격을 월 1회로 늘리는 것이 목표다. 양사가 앞서 공개한 탐색적 인체시험에서는 한 번 투여한 뒤 30일 이상 약물 노출이 관찰됐다. 정식 임상에서 안전성과 약물 지속 시간을 확인해야 한다. 바이오시밀러 개발은 초기 단계다. 경동제약은 지난해 9월 프로티움사이언스와 위탁개발 협력 계약을 맺고, 12월 듀피젠트 바이오시밀러 개발 계획을 밝혔다. 올해 반기보고서에 기재된 관련 과제는 초기 탐색 단계다. 생산시설 투자도 계획을 세웠다. 경동제약은 지난해 12월 경기 화성시 기존 공장 부지에 약 700억원을 투입하는 신공장 계획을 발표했다. 완공 후 생산능력을 현재의 3배 이상으로 키우고 2030년 가동한다는 목표다. 같은 달 설계와 초기 공사비에 쓸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100억원 규모 교환사채 발행도 결정했다. 주주가치 제고 방안으로는 올해 하반기 직접 보유한 자사주 146만8766주를 전량 소각할 예정이다. 발행주식 총수의 4.77%에 해당한다. PACE 2028 발표 후 첫 1년 동안 이익 개선은 숫자로 확인됐다. 제품 개발과 공장 투자는 아직 결과를 기다리는 단계다. 경동제약이 제시한 2030년 매출 목표는 5000억원이다. 지난해 매출 1963억원의 약 2.5배다. 새 제품의 출시와 신공장 가동이 실제 매출로 이어져야 목표에 가까워질 수 있다.2026-09-22 06:00:50이석준 기자 -
상담팁부터 노인 불면, AI까지…강동구약 하반기 연수교육[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약국에서의 상담 팁부터 노인 불면증, AI 활용 등 강동구약사회(회장 신민경)가 다채로운 주제로 하반기 연수교육을 개최했다. 구약사회는 19일 강동경희대병원 별관 4층 차후영홀에서 회원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하반기 연수교육을 진행했다. 신민경 회장은 비대면 진료와 약 배송, 안전상비약 확대 등 급변하는 보건의료 환경을 언급하며 "이럴 때일수록 약사의 전문성을 높이고 우리의 전문성과 책임이 왜 국민들에게 필요한지를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위학 서울시약사회장이 30분간 '약사 정책 현안과 우리의 과제'를 주제로 특별 브리핑을 진행, 국민의 안전한 의약품 사용과 건강을 지키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첫 강의는 이혜정 약사가 '처방전으로 시작되는 약사상담'을 주제로 약물 부작용, 약물로 인한 영양소 결핍을 살피고 환자 상담으로 연결하는 출발점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고혈압·고지혈증, 당뇨, 통증·위장·변비, 여드름 등 약국에서 자주 접하는 사례를 중심으로 구체적인 상담 포인트를 제시했다. 두번째 강의는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신경과 교수이자 대한수면연구학회 회장인 신원철 교수가 '나이 들면 왜 못자는가?: 노인 불면증의 관리와 치료'를 주제로 노화에 따른 수면 변화와 불면증 원인부터 수면습관 개선, 인지행동치료, 수면제의 종류와 올바른 사용법까지 소개했다. 마지막으로는 제4회 데일리팜 전국 약사 우수 콘텐츠 공모전 대상 수상자인 송은주 약사가 '약국에서의 AI활용'을 주제로 의약품 정보·논문 검색, 상담자료 및 POP 제작, 제품 비교 등 활용 사례를 설명했다. 또 AI 정보에 대한 출처 확인과 약사의 전문적인 검토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약사회는 "회원들로부터 실용적인 정보를 폭넓게 제공, 알찬 교육이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며 "앞으로도 변화하는 보건의료 환경에 대응하고 회원들의 전문성과 실무 역량을 높일 수 있는 현장 중심 교육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2026-09-21 13:18:40강혜경 기자 -
GLP-1 시력손상 논란 재점화…엇갈린 근거에도 소송 확산[데일리팜=손형민 기자] GLP-1 제제를 둘러싼 시신경병증 논란이 미국에서 다시 불거지고 있다. '위고비(세마글루티드)'와 동일 성분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 등 GLP-1 계열 치료제를 사용한 뒤 비동맥염성 전방허혈성 신경병증(NAION)이 발생했다는 환자들의 소송이 이어지면서다. 다만 세마글루티드 성분과 NAION 간 연관성을 둘러싼 연구 결과는 여전히 엇갈린다. 유럽의약품청(EMA)은 지난해 NAION을 세마글루티드 성분의 '매우 드문 부작용'으로 판단했지만, 120만명이 넘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후향적 코호트에서는 위험 증가가 확인되지 않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현재 잠재적 연관성을 살펴보고 있어 GLP-1 제제의 시신경 안전성을 둘러싼 논의가 다시 이어질 전망이다. GLP-1 투여 후 시력손상 주장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에서 GLP-1 계열 치료제를 사용한 환자들이 NAION 발생과 시력 손상을 주장하며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 NAION은 시신경으로 공급되는 혈류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눈에 손상을 주는 질환이다. 갑작스러운 시야 장애나 시력 저하가 발생할 수 있으며 손상된 시력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FDA도 GLP-1 계열 치료제와 NAION 사이의 잠재적인 연관성을 조사하고 있다. 현재 규제기관이 NAION을 부작용으로 공식 판단한 대상은 세마글루티드다. 위고비와 오젬픽은 세마글루티드 성분인 반면 젭바운드는 터제파타이드 성분으로 기전에도 차이가 있다. 노보노디스크와 릴리는 자사 치료제와 NAION 사이의 인과관계가 확립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연구마다 대상 환자와 비교군, 추적 방법 등이 달라 결과 해석에도 차이가 있다는 설명이다. EMA는 부작용 인정…국내서도 검토 세마글루티드와 NAION의 연관성이 본격적인 안전성 이슈로 부상한 것은 2024년 이후다. 일부 관찰연구에서 세마글루티드 사용자에서 NAION 발생 위험이 높게 나타나면서 규제기관도 관련 자료 검토에 들어갔다. EMA 산하 약물감시위험평가위원회(PRAC)는 지난해 6월 비임상과 임상, 시판 후 안전성 자료, 역학연구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세마글루티드와 NAION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만한 근거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위고비와 오젬픽, 리벨서스 등 세마글루티드 제제의 제품정보에 NAION을 이상반응으로 추가하도록 권고했다. 발생 빈도는 최대 1만명당 1명 수준으로 분류됐다. EMA가 검토한 일부 대규모 역학연구에서는 2형 당뇨병 성인에서 세마글루티드 노출 시 NAION 위험이 비사용자 대비 약 2배 높게 나타났다. 절대위험으로 환산하면 세마글루티드를 1년간 사용하는 환자 1만명당 NAION 약 1건이 추가로 발생하는 수준이다. 임상에서도 위약 대비 발생 위험이 소폭 증가하는 양상이 관찰됐다. EMA는 세마글루티드 치료 중 갑작스러운 시력 상실이나 급격한 시력 저하가 나타날 경우 의료진에게 즉시 알리고, NAION으로 확인되면 세마글루티드 투여를 중단하도록 권고했다. 국내에서도 관련 안전성 조치가 검토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내외 이상사례를 모니터링하면서 세마글루티드 제제 허가사항에 NAION 관련 내용을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지난달 밝혔다. 121만명 분석에선 위험 증가 없어…연구 결과 엇갈려 다만 세마글루티드와 NAION의 연관성을 지지하지 않는 대규모 연구도 존재한다. 지난해 국제학술지 ‘Military Medicine’에 게재된 후향적 코호트에서는 세마글루티드 사용에 따른 NAION 위험 증가가 확인되지 않았다. 해당 연구는 2017년 12월부터 2023년 9월까지 미국 군 의료시스템에서 치료받은 성인 121만2775명을 분석했다. 연구 대상은 2형 당뇨병 환자 약 97만명과 과체중·비만 환자 약 24만명으로 구성됐으며 전체에서 2447건의 NAION 사례가 확인됐다 동반질환을 보정한 분석에서 세마글루티드를 처방받은 2형 당뇨병 환자는 비 GLP-1 계열 약물을 사용한 환자보다 NAION 발생 위험이 오히려 64% 낮았다. 과체중·비만 환자에서도 세마글루티드 사용과 NAION 사이의 통계적으로 유의한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를 근거로 NAION에 대한 우려만으로 세마글루티드 사용을 배제할 근거는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이는 위험 증가를 보고한 앞선 관찰연구와 상반된 결과다. NAION 자체가 당뇨병과 비만, 고혈압, 수면무호흡증 등 세마글루티드 주요 사용 환자군에서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는 질환이라는 점도 인과관계 판단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따라서 관찰연구에서는 세마글루티드 투여 자체의 영향을 환자의 기저 위험요인과 얼마나 분리할 수 있는지가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규제 판단과 임상 근거 간 간극…FDA 조사 결과 주목 현재까지 확보된 근거를 종합하면 세마글루티드와 NAION 사이에 안전성 신호가 존재한다는 점은 규제기관에서도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위험도를 둘러싼 연구 결과에는 차이가 있다. EMA는 여러 자료를 종합해 NAION을 세마글루티드의 부작용으로 공식 분류했다. 반면 120만명 이상을 분석한 연구를 포함해 위험 증가를 확인하지 못한 데이터도 축적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규제 판단이 아직 진행형이다. FDA는 세마글루티드를 비롯한 GLP-1 치료제와 NAION 사이의 잠재적 연관성을 검토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유럽과 같은 수준의 별도 NAION 경고를 의무화하지 않았다. 최근 미국에서 관련 소송까지 이어지면서 향후 FDA의 안전성 평가와 제품정보 변경 여부에도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NAION의 절대적인 발생 빈도 자체가 낮고 연구별 결과가 일치하지 않는 만큼, 현재 근거만으로 GLP-1 계열 전체의 시신경병증 위험을 동일하게 해석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NAION은 발생 빈도가 매우 낮은 질환인 만큼 특정 연구 결과만으로 세마글루티드의 안전성을 단정하거나 반대로 치료 중단을 일괄 권고하기는 어렵다. 현재까지의 데이터는 연구마다 결과가 엇갈리고 있어 당뇨병과 고혈압, 수면무호흡증 등 환자별 위험요인을 종합해 처방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2026-09-21 11:59:42손형민 기자 -
"위고비, 근손실 과도한 우려…건강상 이점 함께 봐야"[데일리팜=손형민 기자] 비만치료제 '위고비'를 둘러싼 근손실 우려를 과도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는 전문가 견해가 나왔다. 윌리엄 티모시 가비(William Timothy Garvey) 미국 앨라배마대학교 버밍엄캠퍼스(UAB) 영양과학과 교수는 최근 데일리팜과 만나 "GLP-1 제제의 근손실에 대해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며 "체중 감량으로 얻는 건강상의 이점이 훨씬 클 수 있고, 단백질 섭취와 근력운동, 생활습관 개선을 병행한다면 보다 건강한 체중 감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가비 교수는 체중감량 과정에서 나타나는 제지방 감소를 실제 근육 손실과 동일하게 해석하기 어렵다고 봤다. 체성분 변화뿐 아니라 심혈관·대사질환 개선 등 치료를 통해 얻는 혜택까지 함께 평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근 대한비만학회 국제학술대회(ICOMES 2026) 참석차 한국을 찾은 가비 교수는 비만과 인슐린 저항성, 심대사질환 분야를 오랫동안 연구해온 전문가다. 가비 교수는 위고비(세마글루티드)의 주요 임상 연구에도 직접 참여했다. 집중적인 생활습관 교정 프로그램과 위고비 병용 효과를 평가한 STEP 3에서는 최종저자를 맡았고, 2년간 장기적인 위고비의 체중 감소 효과를 살핀 STEP 5에서는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최근 발표된 고용량 연구 STEP UP에도 최종저자로 참가했다. 이들 연구에서 가비 교수가 주목한 지점은 단순히 체중이 얼마나 줄었느냐에 있지 않다. 감량 과정에서 어떤 조직이 감소했는지, 신체 기능은 유지되는지, 혈당과 혈압, 지질 등 심대사 위험인자와 비만 관련 합병증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는 시각이다. 기존 근손실 관련 데이터 상당수가 제지방과 실제 근육을 명확하게 구분하기 어려운 측정 방식에 기반한다는 점도 짚었다. 최근 MRI 기반 분석에서는 실제 근육 감소 폭이 기존 추정치보다 작게 나타났고, STEP UP에서도 감량분의 약 84%가 지방조직에서 비롯된 것으로 관찰됐다. 위고비의 역할을 체중 감량에만 한정해서도 안 된다는 게 가비 교수의 판단이다. 체중 감소와 함께 심혈관·대사 위험인자 개선 근거가 축적되고 있으며, 비만 역시 당뇨병이나 고혈압처럼 장기간 치료와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제지방 감소와 실제 근손실은 달라…MRI서 확인된 지방 중심 감량 가비 교수는 GLP-1 계열 비만치료제의 근손실 논란을 해석할 때 체성분 측정 방식부터 살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금까지 관련 연구에서는 골밀도 검사(DXA)가 주로 활용됐다. 이 방식은 골량과 지방량 측정에는 정확도가 높지만 제지방량을 측정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제지방량에는 근육뿐 아니라 체액과 뼈, 장기 조직 등이 함께 포함된다. 가비 교수는 "DXA로 측정한 제지방량 중 실제 근육이 차지하는 비중은 최대 50%에 불과할 수 있다"며 "체중 감량분의 3분의 1이 제지방이라는 결과가 있다고 해서 그 전체를 근육 손실로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MRI를 활용해 실제 근육과 주변 조직 변화를 보다 세밀하게 평가하는 연구가 늘고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체중 감량 과정에서 실제 근육 감소 비중이 기존에 거론됐던 30%대가 아닌 10%대 수준으로 나타났다는 게 가비 교수의 설명이다. 나머지 상당 부분은 근육 내 글리코겐이나 근육 주변 지방조직 감소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됐다. 가비 교수는 "이는 DXA 기반 추정치만큼 실제 근손실이 크지 않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결과"라며 "정확한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추가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위고비 고용량(7.2mg) 효과를 평가한 STEP UP에서도 MRI를 이용한 체성분 하위분석이 진행됐다. 분석 결과, 위고비 투여 후 감소한 체중의 약 84%가 지방조직에서 비롯됐다. 지방조직과 복부 내장지방은 30% 이상 줄었고 제지방은 약 10% 감소했다. 체성분 변화에도 근기능 저하는 나타나지 않았다. 30초 앉았다 일어서기 검사에서는 위고비 투여군의 근기능이 유지되거나 소폭 개선됐으며, 위약군과 비교해서도 유의한 악화는 관찰되지 않았다. 가비 교수는 "어떤 방식으로 체중을 감량하더라도 일반적으로 지방이 먼저, 더 많이 줄고 일부 근육량 감소도 나타날 수 있다"며 "중요한 것은 감소한 근육량이 환자에게 실질적인 해를 끼치는 수준인지 여부"라고 짚었다. 이어 "한국을 방문하면서 많은 환자와 미디어에서 근손실에 대한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느꼈다"며 "치료를 시작하기 전 기대되는 이점과 잠재적인 부작용을 함께 고려하는 것은 건전하고 비판적인 태도"라고 전했다. 그는 "근손실을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며 "체중 감량으로 얻는 건강상의 이점이 훨씬 클 수 있고, 줄어든 식사량을 단백질 위주로 보완하면서 근력운동과 생활습관 개선을 병행한다면 보다 건강한 체중 감량이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다만 가비 교수는 고령자와 폐경 후 여성에서는 보다 세심한 관리가 요구된다고 분석했다. 가비 교수는 "폐경 후 여성은 이미 체지방 증가와 제지방 감소 등 체성분 변화를 겪고 있다"며 "용량을 천천히 높이고 단백질과 철분, 칼슘 섭취를 충분히 유지하면서 근력운동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체중감량 넘어 심대사 위험 관리…합병증 중심 치료로 가비 교수는 위고비를 포함한 2세대 비만치료제의 의미를 단순한 체중 감소폭에서만 찾아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2014년 이전 사용되던 비만치료제의 평균 체중 감소 효과가 대체로 10% 미만이었다면 위고비 등 2세대 치료제는 평균 15% 안팎의 체중 감소를 보이며 보다 많은 환자가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감량 목표에 도달할 수 있게 됐다. 이 같은 변화는 생활습관 교정을 병행한 연구에서도 드러났다. STEP 3에서는 집중적인 식이·운동·행동 상담에 위고비 2.4mg을 추가한 결과 68주 평균 체중 감소율이 16.0%로 나타났다. 위약군은 5.7%였으며, 위고비군에서는 약 3분의 1이 20% 이상 체중을 감량했다. 가비 교수는 이 결과를 생활습관 교정과 약물치료를 병행했을 때 추가적인 체중 감소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근거로 제시했다. 더 큰 변화로는 비만 관련 합병증 개선을 꼽았다. 가비 교수는 "위고비를 2세대 치료제로 분류하는 이유는 평균 15% 수준의 체중 감소 때문만은 아니다"며 "비만과 관련된 다양한 합병증 위험을 낮추고 대사 건강을 개선하는 건강상 이득을 함께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STEP 임상 연구에서는 체중 감소와 함께 공복혈당과 공복 인슐린, 인슐린 민감도, 중성지방, 혈압, 염증 지표인 CRP 등의 개선이 확인됐다. 위고비의 심혈관 혜택을 평가한 SELECT 연구에서는 약 4년간 심혈관질환 병력이 있는 비당뇨 과체중·비만 환자 약 1만7600명을 추적했다. 그 결과 주요 심혈관계 사건 위험은 위약군 대비 약 20% 낮았다. 가비 교수는 이를 비만치료의 평가 기준이 체중 감소에서 합병증 관리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근거로 해석했다. 그는 "비만치료의 목적은 관련 합병증을 예방하고 개선해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고 사망률과 입원율을 낮추는 데 있다"며 "최근에는 임상시험도 단순히 체중이 얼마나 줄었는지를 넘어 합병증 개선을 주요 평가변수로 설정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위고비 성분 세마글루티드는 비만과 심혈관질환 외에도 대사이상관련지방간염(MASH), 당뇨병성 신장질환 등 심대사 영역에서 임상근거를 축적하고 있다. 가비 교수는 "비만과 인슐린 저항성이 지속되면 당뇨병 전단계나 대사증후군,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지방간 등을 거쳐 심혈관질환과 당뇨병, 만성신장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세마글루티드는 여러 심대사 위험인자를 하나의 치료 전략 안에서 관리할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요요현상, 의지 문제 아냐"…비만, 장기관리 필요 위고비 치료에서도 단기간 체중 감소보다 효과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가 중요하다는 게 가비 교수의 견해다. 체중이 줄면 인체는 이전 체중으로 돌아가려는 생리적 반응을 보인다. 포만감과 관련된 신호는 약해지고 식욕을 자극하는 신호가 강해지면서 치료를 중단할 경우 체중이 다시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체중 재증가를 환자의 의지 부족으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가비 교수는 "체중이 다시 증가하는 것은 환자의 잘못이 아니라 비만이라는 질환의 병태생리와 관련된 현상"이라며 "당뇨병이나 고혈압 치료제를 상태가 좋아졌다고 임의로 중단하지 않는 것처럼 비만 역시 지속적인 치료와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관점은 위고비의 장기 추적 연구에서도 뒷받침됐다. STEP 5에서는 위고비 치료를 104주간 이어간 결과 평균 약 15.2%의 체중 감소가 유지됐다. 5% 이상 체중 감소를 달성한 비율은 위고비군 77.1%, 위약군 34.4%로 집계됐다. 치료를 지속할지, 용량을 조절할지, 중단을 고려할지는 체중 변화 하나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된 설명이다. 혈당과 혈압, 지질 등 대사 지표와 동반질환, 환자의 치료 목표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다. 가비 교수는 향후 비만치료제 개발에서도 치료 지속성을 높이는 방향이 중요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GLP-1뿐 아니라 아밀린, 글루카곤, GIP, PYY 등 여러 기전을 결합한 치료제와 경구제, 투여 간격을 늘린 장기지속형 제형 개발이 이어지고 있다. 가비 교수는 "비만치료에서 가장 큰 난제 중 하나는 환자가 치료를 중도에 중단하는 것"이라며 "투여 간격을 늘리거나 경구제 선택지를 확대하는 기술 발전은 치료 지속률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고용량·다양한 제형 등장…환자별 치료도 세분화 비만치료제 선택지가 늘면서 향후 치료 전략은 환자의 감량 목표와 동반질환에 따라 한층 세분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가비 교수는 같은 위고비 치료에서도 환자별 반응과 필요한 감량 수준에 따라 용량 선택이 달라질 수 있다고 봤다. 기존 2.4mg으로 충분한 효과를 얻지 못하거나 추가적인 체중 감소가 필요한 환자에게는 고용량 치료가 또 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가능성을 살핀 연구가 STEP UP이다. 기존 위고비 2.4mg과 7.2mg 주 1회 고용량을 비교해 추가적인 체중 감소 효과를 살폈다. 연구에서 위고비 7.2mg 투여군의 평균 체중 감소는 치료를 지속한다고 가정한 분석 기준 약 21%로 집계됐다. 2.4mg군은 17.5%, 위약군은 2.4%였다. 체중을 25% 이상 감량한 비율도 7.2mg군 33.2%, 2.4mg군 16.7%, 위약군 0%로 차이를 보였다. 가비 교수는 "환자마다 약물에 대한 반응에 개인차가 있는 만큼 더 높은 용량이 필요한 환자에게 새로운 선택지가 생겼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진단했다. 약제 선택에서도 단순히 가장 큰 체중 감소 효과를 보인 치료제를 일률적으로 적용하기보다 환자별 특성에 따른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BMI가 높고 거동에 어려움이 있어 큰 폭의 감량이 필요한 환자와 심혈관질환이나 당뇨병 등 특정 동반질환을 가진 환자는 필요한 치료 전략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가비 교수는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등 심혈관질환 병력이 있거나 당뇨병을 동반한 환자라면 관련 임상에서 유효성을 입증한 세마글루티드와 같은 약제를 고려할 근거가 충분하다"며 "여러 치료 옵션 가운데 환자의 상태와 치료 목표에 맞는 치료법을 선택하는 개인 맞춤형 접근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2026-09-21 06:00:48손형민 기자 -
푸드닥터교육원, 경도인지장애·식생활 교육 약국으로 확대[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치매예방 상담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환자를 상담하는 약사부터 자신의 식생활과 수면, 운동 등 건강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한국푸드닥터교육원(원장 한형선)은 21일 치매극복의 날을 맞아 경도인지장애(MCI)를 중심으로 한 치매예방 교육과 약국 기반 인지건강 상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교육원은 그간 ‘치매예방의 골든타임, 경도인지장애’를 주제로 원데이클래스와 관련 교육을 진행해왔다. 최근에는 약사를 대상으로 ‘치매예방상담약국 특별공개강좌’를 마련하는 등 교육 범위를 약국 현장으로 확대하고 있다. 특히 교육원은 치매예방상담약국의 출발점으로 약사 자신의 건강관리를 꼽았다. 환자의 건강을 돌보는 약사 역시 장시간 근무와 불규칙한 식사, 수면·운동 부족, 스트레스 등으로 자신의 건강관리를 뒤로 미루기 쉽다는 이유에서다. 교육원은 약사가 먼저 자신의 식생활과 생활습관을 점검하고 이를 직접 개선해 본 경험이 있어야 환자에게도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상담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원이 치매예방 교육에서 주목하는 시점은 경도인지장애 단계다. 경도인지장애는 기억력이나 인지기능이 저하됐지만 일상생활은 비교적 유지되는 상태다. 정상적인 노화와 치매의 중간 단계로, 인지기능과 생활습관을 적극적으로 살피고 관리할 필요가 있는 시기로 꼽힌다. 교육원은 경도인지장애를 단순한 치매 전 단계가 아니라 자신의 인지기능 변화를 살피고 생활습관 관리에 나설 수 있는 ‘치매예방의 골든타임’으로 보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원데이클래스에서는 정상 노화와 경도인지장애, 치매의 차이를 비롯해 기억력 저하 등 인지기능 변화를 살피는 방법과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생활관리 방안을 다뤄왔다. 한형선 원장은 “치매를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되는 질환으로만 볼 수는 없다”며 “기억력이 예전과 다르다고 느끼기 시작하는 시점부터 자신의 몸과 생활습관을 돌아보고, 필요하다면 검사와 전문적인 진료로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교육원은 약사 대상 치매예방 교육에서 ‘약사 자신의 뇌 건강’을 주요 주제로 다루고 있다. 약사는 환자의 약물과 건강 상태를 가까이에서 살피는 전문가지만 업무에 쫓겨 식사를 급하게 해결하거나 끼니를 거르고, 충분한 수면과 운동을 챙기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중년 이후에는 피로와 스트레스가 누적되고 대사건강이나 수면의 질이 저하될 수 있어 약사 역시 자신의 인지건강을 미리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교육원이 제시하는 치매예방상담약국도 단순히 환자에게 치매예방 정보를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약사가 자신의 식사와 수면, 운동 등 생활습관을 먼저 점검하고 실천한 경험을 토대로 환자에게 구체적인 관리 방법을 안내하는 약국 모델이다. 한 원장은 “환자에게 건강한 생활습관을 이야기하면서 정작 약사 자신의 생활이 무너져 있다면 상담도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며 “약사의 자기 건강관리가 상담 전문성의 시작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음식과 식생활 실천을 치매예방 교육에 접목한 점도 특징이다. 교육원은 인지건강을 특정 식품이나 건강기능식품 하나의 문제로 접근하기보다 매일 반복되는 식사와 운동, 수면, 스트레스 관리 등 생활환경 전반의 관점에서 살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기존 음식치유·식단교육 경험을 뇌 건강 분야와 연계해 이론 강의뿐 아니라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음식 조리법과 실천 방안도 함께 제시하고 있다. 원데이클래스에서는 ‘ABC-T 뇌 건강 수프’와 ‘청뉴런 생청국장 쌈장’ 등 뇌 건강을 주제로 한 음식도 소개했다. 무엇을 먹어야 하는지 알려주는 데 그치지 않고 교육 참가자가 직접 음식을 만들어 일상 식탁에 적용할 수 있도록 돕는 방식이다. 교육원은 약사도 환자에게 식생활 개선을 권고하기에 앞서 자신의 식사 습관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식재료 선택과 조리, 일상 적용 과정을 직접 경험하면 환자 상담에서도 보다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교육원은 관련 교육을 토대로 치매예방상담약국이 지역사회 인지건강 관리의 접점이 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치매예방상담약국은 약사가 치매를 직접 진단하거나 치료하는 형태가 아니다. 지역 주민의 복약 상태와 만성질환뿐 아니라 기억력 변화와 식생활, 운동, 수면 등 인지건강 관련 생활요인을 살피고, 필요한 경우 의료기관이나 전문기관의 평가로 연결하는 역할에 가깝다. 약국에는 고혈압과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등 만성질환으로 장기간 약물을 복용하는 중·노년층이 반복적으로 방문한다. 이 과정에서 약사가 인지건강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고 생활습관을 점검하도록 도울 수 있다는 것이 교육원의 설명이다. 교육원은 약사를 대상으로 마련한 치매예방상담약국 특별공개강좌에서 치매와 경도인지장애, 약물, 만성질환, 음식과 생활습관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는 상담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약국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인지건강 관련 제품과 상담 적용 방안도 함께 소개한다. 한 원장은 “약국은 국민이 가장 자주 찾는 건강상담 공간 중 하나이며 약사는 지역사회 건강관리의 중요한 전문가”라며 “약사가 자신의 건강과 식생활을 먼저 관리하고 이를 토대로 약물과 생활습관, 음식까지 폭넓게 상담한다면 약국의 전문성도 더욱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치매예방상담약국이 약사의 전문성을 살리는 동시에 약국 경영에도 도움이 되는 지속 가능한 모델로 자리 잡는 것이 중요하다”며 “상담 역량을 높일 수 있는 교육과 함께 약국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교육원은 앞으로 경도인지장애와 치매예방을 주요 교육 분야로 정하고 일반인 대상 교육과 약사 전문교육을 확대할 계획이다. 경도인지장애 조기 인식과 음식·생활습관 실천 교육을 통해 치매예방상담약국 모델을 체계적으로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교육과 관련한 더 자세한 내용은 한국푸드닥터교육원 권세나 부원장(010-3376-4152)으로 하면 된다.2026-09-21 06:00:36김지은 기자 -
노연홍 "개량신약은 신약 징검다리...발전 전략 핵심과제"[데일리팜=정흥준 기자]국내 제약산업의 신약개발 역량을 높이는 과정에서 개량신약이 징검다리 역할을 해왔으며, 산업 발전뿐만 아니라 국민 건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다. 또 글로벌 시장 진출이 확대되는 만큼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CMC와 제조 경쟁력을 확보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제형 설계 등 차세대 제제기술 개발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는 제언이다.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은 18일 열린 2026 한국약제학회 제제기술워크숍에서 제제기술과 복합 개량신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노 회장은 “의약품은 안정적으로 적용하고 양산할 수 있는 제제기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실제 산업의 성과로 이어지기 어렵다”며 “CMC 제조 혁신 기반 미래 제제기술과 복합 개량신약 개발 전략은 제조 경쟁력 강화와 환자 접근성 확대라는 우리 산업의 핵심 과제를 다루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국내 제약기업의 글로벌 진출이 늘어나면서 CMC와 제조 역량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노 회장은 “국내 기준뿐 아니라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CMC 표준을 갖추는 일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노 회장은 과거 청와대 보건복지비서관으로 근무할 당시 개량신약 제도 마련에 참여했던 경험도 소개했다. 노 회장은 “당시 우리 제약사들이 곧바로 신약 개발에 도전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며 “개량신약이 그 사이를 잇는 징검다리 역할을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제도화를 이끌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 개량신약이 오늘날 복합제네릭이라는 한층 발전된 형태로 논의되는 모습을 보니 남다른 감회가 든다”고 덧붙였다. 노 회장은 최근 국제 의학 학술지 란셋에 발표된 국내 고혈압 관리 성과를 언급하면서, 우수한 보건정책과 함께 복합제를 중심으로 한 개량신약의 발전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끝으로 노 회장은 “AI는 신약 탐색 단계를 넘어 제형 설계와 개발 과정을 혁신하는 도구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면서 “협회도 센터(연구원)를 설립해 변화에 발맞춰가고 있다. 제제 개발에서 실질적 산업 경쟁력으로 이어지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국약제학회도 신약 후보물질 발굴 못지않게 제조·품질과 제형 설계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정원 한국약제학회장은 “혁신적인 후보물질만으로는 좋은 의약품이 완성될 수 없다”며 “환자에게 안전하고 효과적인 의약품으로 전달되기 위해서는 제조와 품질, 제형 설계와 규제과학이 함께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 아이디어를 좋은 의약품으로 완성하는 과정에서 약제학과 제제기술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워크숍에서는 원료의약품과 바이오·나노의약품의 CMC 개발 전략을 비롯해 AI 기반 제제 개발, RNA-LNP 플랫폼, 장기지속형 제제 등 차세대 약물전달시스템 기술이 논의된다. 복합제 의약품의 동등성시험 설계와 규제 전략도 다뤄 연구개발부터 허가까지 전주기 개발 전략을 공유한다. 조 회장은 “약제학은 단순한 제형을 개발하는 학문을 넘어 환자에게 더 빠르고 안전하며 가치 있는 치료를 전달하는 학문으로 발전해야 한다”며 “기술은 결국 환자를 향해야 하고 연구가 산업과 직결돼 국민 건강으로 이어질 때 가치를 완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워크숍 프로그램은 총 3개 세션, 10개 강연으로 진행된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차세대 의약품 제조와 CMC 개발 전략을 주제로 펩타이드 의약품의 CMC 전략, 스케일업, 제조공정 및 품질관리 과정에서 요구되는 핵심 과제와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차세대 DDS 제형설계를 다룬다. AI 기반 신약개발과 제형설계, mRNA·RNA 치료제 전달체 및 제형기술, 장기지속형 주사제(LAI) 개발 전략 등 혁신 치료제의 제형화 방향과 최신 기술 동향을 공유한다. 세 번째 세션은 복합제네릭 의약품의 동등성시험 전략에 초점을 맞춘다. 약학적·생물학적 동등성을 비롯해 개발과 평가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실무적·규제적 사항을 살펴볼 예정이다. 학회 측에 따르면, 이날 워크숍에는 사전 등록과 현장 등록 합산 약 500명이 참여했다.2026-09-18 11:16:57정흥준 기자 -
듀카브 등 80품목 사용량 늘어 약가인하…339억 절감[데일리팜=정흥준 기자]올해 사용량 약가 연동 ‘유형 다’에 속한 약제 80개 품목이 평균 4.6% 약가 인하율되면서 339억의 건보 재정이 절감됐다. 18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강청희)에 따르면 2026년 사용량-약가 연동 ‘유형 다’ 협상대상 약제 81개 품목에 대해 제약사와 협상을 완료했다. PVA는 급여 약제의 사용량이 전년대비 일정 수준 증가해 재정에 부담을 주는 경우 제약사와 협상을 통해 약가를 조정하며, 유형은 가‧나‧다로 구분한다. 유형다는 1년에 한 차례 진행된다. 청구액이 60% 증가했거나, 10% 이상 늘고 50억 이상이 증가한 약제가 대상이 된다. 올해는 유형다에 속한 80개 품목이 이달 1일부터 약가 인하됐으며, 1개 품목은 약가 조정 없이 증가한 재정에 대해 일회성 환급 계약을 체결했다. 평균 약가 인하율은 4.6%, 재정절감액은 339억원이다. 협상 약제 품목 수는 전년도 117개 대비 36개 감소했으나, 약가 인하로 인한 재정절감액은 전년도 337억원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또 품목 당 평균 재정 절감액은 4.2억 원으로 전년 2.8억 원 대비 50% 상승했다. 인구고령화 및 만성질환자 증가로 약가 인하가 된 약제는 고혈압‧고지혈증 치료제가 상당부분(43.2%) 차지하고 있었다. 장기간 약을 복용해야하는 만성질환자들의 약값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건보공단은 제약협회와 매 분기별 간담회를 개최해 약가협상 및 사후관리제도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정부의 약가제도 개선안에 따른 제도 개선 사항을 지속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김남훈 급여상임이사는 “앞으로도 사용량-약가 연동 협상을 통해 보험재정 영향이 큰 약제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고 국민의 약제비 부담 경감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협상 약제품목 중 1건은 정부의 저출산극복 지원정책 확대로 인해 사용량이 증가한 난임치료제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복지부와 제약협회의 논의를 거쳐 올해 6월에 개정된 지침에 따라 약가 조정 없이 일회성환급 계약을 체결했다.2026-09-18 10:36:56정흥준 기자 -
스카이랩스 "영국서 반지형 혈압계 데이터 공개…현지 시장 공략"[데일리팜=차지현 기자] 스카이랩스가 영국에서 반지형 혈압계 'CART 혈압계'의 임상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회사는 내년 상반기 영국 병·의원과 약국 시장 진출을 추진할 계획이다. 스카이랩스는 지난 14~15일 영국 리버풀 더 스파인(The Spine)에서 열린 제45회 영국·아일랜드 고혈압학회 연례학술대회(BIHS 2026)에서 CART 혈압계의 임상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영국·아일랜드 고혈압학회 연례학술대회는 영국과 아일랜드 지역 고혈압·심혈관질환 분야 연구진과 의료진이 최신 임상 연구와 진료 지침 등을 공유하는 학술대회다. 이번 학회에서는 이기홍 전남대학교병원 순환기내과 교수가 광혈류측정(PPG) 센서 기반 CART 혈압계의 유효성 검증 데이터를 발표했다. 이 교수는 맥박이 불규칙해 혈압 측정이 어려운 맥박수 조절 심방세동(rate-controlled AF)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24시간 혈압 모니터링 연구 결과도 소개했다. 반지형 혈압계를 이용한 24시간 모니터링의 임상 적용 가능성과 시간대별 혈압 특성 등이 주요 내용이다. CART 혈압계는 손가락에 착용하는 반지형 혈압 측정기기로, 일상생활 중 혈압 변화를 지속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수면 중 야간 혈압을 비롯해 단회 측정만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일중 혈압 변화를 파악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는 게 스카이랩스 측 설명이다. 스카이랩스는 이번 학회 참가를 계기로 영국 시장 진출 준비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회사는 최근 유럽 의료기기 기업 IEM과 유통 계약을 체결하고 유럽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영국심장재단(BHF)에 따르면 영국의 고혈압 성인 인구는 약 1600만명으로 추산된다. 영국은 병·의원뿐 아니라 약국에서도 24시간 활동혈압검사(ABPM)를 시행하고 있다. 스카이랩스에 따르면 영국의 병·의원 24시간 활동혈압검사 수가는 약 21만8000원이다. 약국에서는 건당 50.85파운드(약 9만원)의 검사 수가가 적용된다. 국내 병·의원의 24시간 활동혈압검사 수가는 약 1만8000원이다. 회사는 국내에서 CART 혈압계의 임상 활용과 급여 적용 경험을 확보한 만큼 이를 바탕으로 영국 병·의원과 약국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이병환 스카이랩스 대표는 "국내에서 확보한 임상 데이터와 사업 성과를 바탕으로 영국 의사와 약사 모두에게 신뢰받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며 "병·의원과 약국을 대상으로 수가 환경이 갖춰진 영국을 시작으로 유럽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겠다"고 말했다.2026-09-18 09:12:31차지현 기자 -
‘제2적응증’ 검토 충분했나…카나브 약가소송 2심 쟁점으로[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카나브 약가는 왜 내려갔고, 그 과정에서 제2적응증인 ‘단백뇨 감소’는 얼마나 제대로 검토됐을까. 카나브(피마사르탄) 약가인하 취소소송 2심 재판부가 보건당국의 판단 과정을 다시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핵심은 약제급여평가위원회가 제네릭 등재 사실만을 근거로 정해진 인하율을 단순 적용한 것인지, 아니면 카나브에만 있는 제2적응증의 임상적 가치와 실제 경쟁 관계까지 따져본 뒤 인하가 타당하다고 판단한 것인지다. 약평위서 실제 검토한 내용은 무엇일까…심의 과정 쟁점 서울고등법원 제7행정부는 지난 17일 카나브 패밀리 약제 급여 상한금액 인하처분 취소소송 항소심 변론을 진행했다. 이날 변론에선 카나브 약가 조정 당시 제2적응증이 실제로 얼마나 심도 있게 검토됐는지를 두고 공방이 이어졌다. 카나브는 본태성 고혈압(제1적응증) 외에 ‘고혈압을 동반한 제2형 당뇨병성 만성 신장질환 환자의 단백뇨 감소’ 효능·효과를 갖고 있다. 반면 제네릭은 본태성 고혈압 적응증만 보유하고 있다. 보령 측은 카나브가 제네릭에는 없는 별도의 효능·효과를 갖고 있어 두 약을 동일한 경쟁제품으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이 때문에 약평위가 약가 인하에 앞서 이 차이가 실제 처방과 시장 경쟁에 미치는 영향을 충분히 검토했어야 한다는 논리다. 특히 제2적응증이 있는 카나브와 제1적응증만 있는 제네릭이 실제로 어느 정도 대체 가능한지, 이런 차이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인하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타당한지를 구체적으로 판단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검토 없이 동일 성분·제형이라는 이유만으로 정해진 기준을 적용했다면 약가 인하는 부당하다는 보고 있다. 재판부도 이날 복지부 측에 추가 효능·효과를 고려해 인하 여부와 인하율을 정했는지, 약평위에서 관련 논의를 거쳤는지,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증거가 있는지를 물었다. 복지부 측은 보령이 재평가 과정에서 추가 효능·효과를 근거로 의견을 냈고, 약평위가 이를 포함해 종합적으로 심의한 뒤 재산정 신청을 기각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약평위는 2025년 6월 열린 것으로 알려졌다. 보령 측은 ‘검토했다’는 설명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맞섰다. 실제 심의 과정에서 어떤 자료를 바탕으로 어떤 판단을 내렸는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다. 이를 입증할 수 있는 심의자료 등 증거 제출도 요구했다. 제2적응증 실제 처방서 얼마나 중요한가…의사 증인 채택 또 다른 쟁점은 카나브의 제2적응증이 실제 진료현장에서 어느 정도 의미를 갖느냐다. 보령은 카나브와 제네릭이 허가사항뿐 아니라 실제 처방에서도 다르게 쓰인다면, 두 약의 경쟁·대체 관계를 동일하게 보기 어렵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재판부는 이날 카나브를 실제 처방하는 현직 의사를 보령 측 요청에 따라 증인으로 채택했다. 어떤 환자에서 카나브와 제네릭을 구분해 처방하는지, 제2적응증이 처방 선택에 실제로 영향을 미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보령 측은 이를 통해 제2적응증이 단순한 허가사항의 차이가 아니라 실제 처방과 시장 경쟁에 영향을 주는 요소라는 점을 입증한다는 방침이다. 증인 신문 결과는 카나브와 제네릭이 실질적으로 어느 정도 대체 가능한지를 판단하는 근거가 될 전망이다. 1심선 복지부 승 …“별도 적응증 있지만 실질적 경쟁관계” 이번 소송은 지난해 카나브 제네릭 등재를 계기로 복지부가 카나브 패밀리의 상한금액을 낮추면서 시작됐다. 현행 약가 기준은 투여경로·성분·제형이 같은 후발제품이 등재되면 최초등재제품의 상한금액을 조정한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카나브와 듀카브, 카나브플러스 등의 약가 인하를 결정했다. 보령은 후발약이 카나브의 제2적응증까지 확보하지 못한 만큼, 두 약을 동일한 경쟁제품으로 보고 약가를 인하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다. 그러나 1심은 보령의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효능·효과 차이가 있더라도 공통 적응증에서 실질적인 경쟁이 발생한다면 약가를 조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1심 재판부도 효능·효과 차이 자체를 무의미하다고 본 것은 아니다. 두 제품의 효능·효과가 크게 달라 실제 경쟁이 성립하지 않는다면 약가 조정 필요성도 달라질 수 있다고 봤다. 결국 카나브의 경우 공통 적응증에서 제네릭과의 경쟁이 성립한다고 본 것이 패소 판단의 핵심이었다. 2심에서는 이 지점을 더 구체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카나브의 추가 효능·효과가 실제 경쟁 관계를 달리할 만큼 중요한지, 그리고 복지부가 그 차이를 약가 인하 과정에서 충분히 검토했는지가 판단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재판부는 오는 11월 26일 다음 변론을 열고 증인신문을 진행할 예정이다.2026-09-18 06:00:56김진구 기자 -
후발약 위협 받는 '카나브 패밀리'…3제도 경쟁 대열에[데일리팜=이탁순 기자] 국산 고혈압 신약 카나브를 필두로 연간 2000억원에 육박하는 처방 실적을 올리는 보령의 핵심 캐시카우 '카나브 패밀리'가 후발의약품(제네릭 및 개량신약)의 전방위적 공세에 직면했다. 이미 50개가 넘는 단일제·복합제 후발약이 급여 목록에 포진한 가운데, 3제 복합제 영역까지 경쟁 약물이 품목허가를 획득하며 처방권 침투를 본격화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6일 동구바이오제약의 고혈압·고지혈증 3제 복합제 '피마트리정'을 국내 품목허가했다. 동구바이오제약이 카나브 패밀리의 대표 3제 복합제인 보령 '듀카로(피마사르탄·암로디핀·로수바스타틴)' 시장을 겨냥해 자체 개발한 국내 첫 후발의약품이다. 피마트리정은 피마사르탄칼륨수화물에 에스암로디핀과 로수바스타틴을 결합한 개량 복합제다. 동구바이오제약은 기존에 허가받아 판매 중인 2제 복합제 '에스카브정(피마사르탄·에스암로디핀)'에 이어 두 번째 피마사르탄 기반 라인업을 확보하며 보령의 복합제 시장 잠식에 시동을 걸었다. 2010년 카나브서 7번째 복합제 카나브젯까지…'2000억 블록버스터' 신화 보령의 '카나브 패밀리'는 국산 제1호 고혈압 신약 '카나브'의 우수한 임상적 유효성을 토대로 꾸준히 영토를 넓혀온 대표적인 국산 블록버스터 제품군이다. 2010년 9월 카나브 단일제 허가를 시작으로 2013년 1월 이뇨제(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를 결합한 2제 고혈압 복합제 '카나브플러스', 2016년 5월 CCB 계열 암로디핀베실산염을 결합한 2제 복합제 '듀카브'를 연이어 선보였다. 이어 2016년 8월 고지혈증 치료 성분인 로수바스타틴칼슘을 더한 고혈압·고지혈증 2제 복합제 '투베로', 2019년 11월 3제 복합제 '듀카로', 2020년 4월 아토르바스타틴 결합 복합제 '아카브', 2022년 3월 고혈압 3제 복합제 '듀카브플러스'까지 촘촘한 라인업을 구축했다. 최근에는 고강도 지질 관리를 위한 일곱 번째 복합제 '카나브젯'까지 가세하며 단일제와 복합제를 아우르는 견고한 진용을 완성했다. 이같은 라인업 확장에 힘입어 카나브 패밀리는 연간 2000억원 가까운 처방 실적을 올리는 거대 품목군으로 자리 잡았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UBIST)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카나브 패밀리의 연간 원외처방액은 1837억원에 달했다. 작년에는 카나브 단일제가 693억원, 듀카브가 688억원을 기록하며 쌍두마차 역할을 했고, 이번에 첫 후발약이 등장한 듀카로 역시 149억원의 처방액으로 블록버스터 지위를 확고히 하고 있다. 단일·2제 복합제 52개 품목 등재…3제 복합제까지 처방권 쟁탈전 격화 그러나 특허 만료와 염·성분 변경을 앞세운 경쟁사들의 추격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건강보험 급여 목록에 따르면, 현재 등재된 피마사르탄 기반 후발의약품은 단일제 10개 품목(30mg 5개, 60mg 5개)과 에스암로디핀을 결합한 2제 복합제 42개 품목(30/2.5mg 17개, 60/2.5mg 14개, 60/5mg 11개) 등 총 52개 품목에 달한다. 2023년 듀카브 후발약을 시작으로 지난해 카나브 단일제 제네릭까지 대거 가세하며 동국제약, 대웅바이오, 삼진제약, 환인제약, 하나제약 등 다수 제약사가 급여 등재를 마치고 영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현재까지는 카나브와 듀카브 모두 50개가 넘는 후발약의 공세 속에서도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하며 오리지널의 방어전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후발약들의 처방 실적 역시 아직 오리지널의 아성을 흔들기에는 미미한 수준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장기적으로 후발약의 점유율이 증가할 거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국내 원외처방 시장 특성상 강력한 영업력을 앞세운 제네릭 군단이 병·의원 클리닉 시장을 중심으로 처방 점유율을 끌어올릴 경우 중장기적으로 오리지널을 턱밑까지 쫓아간 전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2제를 넘어 3제 복합제 영역까지 후발의약품의 타깃이 확대되면서 카나브 패밀리의 수성 전략과 후발 제약사 간의 시장 쟁탈전은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2026-09-17 06:00:58이탁순 기자 -
"렉라자 병용, 1차 치료 강력한 선택지…급여 적용 필요"[데일리팜=차지현 기자] 폐암을 만성질환처럼 관리하는 시대가 온다면. 국산 폐암신약 '렉라자'가 폐암 치료의 다음 장을 열고 있다. 이중항체 치료제 병용요법으로 장기 생존 가능성을 높인 데 이어 피하주사(SC) 전환으로 치료 부담까지 낮추면서다. 특히 이번 세계폐암학회(WCLC 2026)에서는 렉라자 기반 병용요법의 후속 연구가 잇따라 공개되면서 장기 치료를 뒷받침할 투여·관리 전략이 주목을 받았다. 데일리팜은 학회 현장에서 임선민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를 만나 최신 연구 결과의 임상적 의미와 향후 치료 방향을 들어봤다. SC 바꿔도 높은 효과 지속…"5년 이상 장기 생존 기대" 지난 12~15일 서울에서 열린 WCLC 2026에서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표적항암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와 이중항체 치료제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의 새로운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2상 'PALOMA-2'로 렉라자·리브리반트SC 제형 병용요법을 1차 치료로 평가한 연구다. SC 병용요법에 부작용 예방 전략을 더한 2b상 'COPERNICUS'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 국산 31호 신약 렉라자는 EGFR 변이를 표적으로 하는 3세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다. 유한양행이 2015년 오스코텍 자회사 제노스코로부터 후보물질을 도입해 개발한 뒤 2018년 존슨앤드존슨(J&J) 계열사 얀센바이오텍에 글로벌 개발·상업화 권리를 기술수출했다. 이후 얀센은 자사 리브리반트와 병용요법으로 글로벌 개발을 확대했고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은 2024년 8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허가를 획득했다. 이번에 장기 추적 결과를 공개한 PALOMA-2는 리브리반트 SC 제형에서도 장기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렉라자·리브리반트 SC제형 병용요법은 추적관찰 중앙값 33.1개월 시점에서 객관적반응률(ORR)은 90%를 기록했고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은 26.1개월에 달했다. 3년 무진행생존율(PFS)은 37%, 3년 전체생존율(OS)은 70%로 나타났다. 전체생존기간 중앙값(mOS)은 아직 도달하지 않았다. 기존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은 글로벌 3상 'MARIPOSA'에서 기존 표준치료제인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 대비 사망 위험을 25% 낮추며 생존 이점을 입증했다. 다만 리브리반트는 IV 제형으로 투여돼 주입 관련 반응(IRR)과 장시간 투여 등이 치료 부담으로 꼽혔다. 이번 PALOMA-2는 리브리반트를 SC 제형으로 바꾼 뒤에도 높은 반응률과 생존 지표가 이어지는 모습을 확인하면서 치료 효과에서 투여 편의성과 지속성으로 병용요법의 경쟁력을 넓혔다는 평가다. 임 교수는 "mOS가 아직 도달하지 않았다는 것은 그만큼 환자들의 생존이 길게 이어지고 있다는 뜻"이라면서 "향후 60개월(5년) 이상 장기 생존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연구자들이 궁금해한 것은 SC로 바꾸면서 부작용이 얼마나 줄어드느냐는 부분이었다"며 "주입 관련 반응뿐 아니라 피부 발진 등 여러 부작용이 기존 MARIPOSA 연구와 비교해 수치적으로 줄어드는 모습을 보인 만큼 1차 치료에서 적극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병용요법"이라고 덧붙였다. 선제 부작용 관리, 치료 지속성 확보…"급여 확대로 환자 문턱 낮춰야" 이번에 함께 발표한 COPERNICUS는 SC 전환에 선제적인 부작용 관리 전략을 더해 치료 지속성을 높이는 접근이다. 치료 경험이 없는 EGFR 변이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214명을 대상으로 SC 리브리반트·렉라자 병용요법과 함께 예방적 항응고제와 피부 이상반응 예방 전략 등을 적용했다. 추적관찰 8.3개월 시점에서 피부 발진은 25%, 정맥혈전색전증(VTE)과 투여 관련 반응(IRR)은 각각 3%로 나타났다. 이상반응으로 치료를 중단한 환자는 8%였으며 IRR로 치료를 중단한 환자는 없었다. COPERNICUS가 눈길을 끄는 이유는 단순히 부작용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SC 전환과 예방적 관리 전략을 결합해 장기 치료의 부담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임 교수는 "IV 제형에서는 주입 관련 반응이나 피부 이상반응 등을 줄이기 위해 여러 예방요법을 추가해야 하지만 SC 제형은 투여 방식 자체를 바꿔 이러한 부담을 낮출 수 있다"면서 "예방약을 계속 추가하는 것보다 처음부터 SC로 치료하는 것이 환자와 의료진 모두의 부담을 줄이는 데 더 효과적인 접근"이라고 강조했다. SC 전환은 투여 편의성 측면에서도 이점이 크다. 리브리반트를 SC로 전환하면 기존 IV 제형처럼 장시간 병원에 머물 필요 없이 약 5분 안팎으로 투여할 수 있다. 투여 시간이 짧아지는 만큼 환자의 병원 체류시간뿐 아니라 의료진의 주사 준비와 투여 부담도 줄일 수 있다. 앞으로는 EGFR 변이 폐암 치료에서는 효과뿐 아니라 환자가 얼마나 편하게 치료를 이어갈 수 있느냐가 경쟁력을 가를 것이라는 게 임 교수의 시각이다. 임 교수는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을 현존하는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 전략 가운데 가장 강력한 치료법으로 꼽았다. 그는 "순수하게 치료 효과만을 고려한다면 병용요법을 1차 치료로 우선 선택할 것"이라며 "치료 초기에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이상반응 관리가 이뤄진다면 환자들이 안정적으로 장기간 치료를 이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에서는 접근성이 과제로 남아 있다. 국내에서 렉라자는 1차 치료제로 급여 적용을 받고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받고 있지만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에는 아직 급여가 적용되지 않는다. 병용요법을 선택할 경우 환자가 리브리반트 치료비를 전액 부담해야 한다는 얘기다. 임 교수는 "최근 리브리반트가 EGFR 엑손20 삽입 변이 치료제로 급여 적용을 앞두고 있고 급여 협상 과정에서 약가도 조정됐다"며 "조정된 약가가 1차 병용요법에도 적용된다면 환자의 비용 부담을 낮추고 치료 접근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효과가 명확하고 생존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 치료제에는 급여를 적용해 환자가 효과적인 치료를 장기간 이어갈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임 교수는 장기적으로 EGFR 변이 폐암도 한 번의 치료 성적을 넘어 효과적인 치료를 오래 이어가며 관리하는 질환으로 변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치료 성적이 계속 개선되면서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도 고혈압이나 당뇨처럼 장기간 관리하며 암과 함께 살아가는 만성질환에 가까워질 수 있다"면서 "앞으로는 얼마나 효과적인 치료를 오래 지속할 수 있느냐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2026-09-17 06:00:52차지현 기자 -
'이보네시맙', 키트루다 넘어 OS 개선…폐암 1차 승부서 우위[데일리팜=손형민 기자] 이중특이항체 '이보네시맙'이 PD-L1 양성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에서 '키트루다' 대비 전체생존기간을 유의하게 개선했다. 15일 세계폐암학회 연례학술대회(WCLC 2026)에서는 PD-L1 양성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이보네시맙과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를 직접 비교한 임상3상 HARMONi-2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이보네시맙은 중국 아케소(Akeso)가 개발한 PD-1·VEGF 이중특이항체로, 현재 중국에서는 아케소가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중국 외 주요 지역에서는 미국 서밋 테라퓨틱스(Summit Therapeutics)가 개발·상업화 권리를 확보해 글로벌 임상을 진행 중이다. HARMONi-2는 중국에서 진행된 무작위 이중맹검 3상 연구다. 이전 전신치료 경험이 없고 PD-L1 종양비례점수(TPS)가 1% 이상인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398명이 참여했다. 환자들은 이보네시맙 20mg/kg 또는 키트루다 200mg을 3주 간격으로 투여받았다. EGFR 변이나 ALK 변이가 있는 환자는 제외됐다. 1차 평가변수는 독립영상검토위원회가 평가한 무진행생존기간(PFS)이었고, 전체생존기간(OS)은 주요 2차 평가변수로 설정됐다. OS 중앙값 30.8월…3년 생존율도 격차 36개월 중앙 추적 결과 이보네시맙은 키트루다 대비 OS를 유의하게 개선했다. OS 중앙값은 이보네시맙군 30.8개월, 키트루다군 22.6개월이었다. 이보네시맙은 키트루다 대비 사망 위험을 27% 낮췄다. 시간이 지나면서 생존율 차이도 이어졌다. 2년 OS는 이보네시맙군 57.9%, 키트루다군 48.0%였고, 3년 OS는 각각 45.0%와 33.1%로 나타났다. 이번 분석 시점에서 발생한 사망은 이보네시맙군 104건, 키트루다군 130건이었다. 앞서 발표된 PFS 분석에서도 이보네시맙은 키트루다를 앞섰다. PFS 중앙값은 각각 11.1개월과 5.8개월로,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49% 낮췄다. 객관적반응률(ORR)도 이보네시맙군 50.0%, 키트루다군 38.5%로 이보네시맙군에서 높았다. PD-L1 50% 이상서 OS 차이 두드러져 PD-L1 발현 수준에 따른 하위군 분석에서는 고발현 환자에서 이보네시맙의 생존 연장 혜택이 두드러졌다. PD-L1 TPS 50% 이상 환자에서 이보네시맙군은 분석 시점까지 OS 중앙값에 도달하지 않았고, 키트루다군은 23.2개월이었다. 사망 위험은 이보네시맙군에서 42% 낮았다. 이 환자군의 2년 OS는 이보네시맙군 63.2%, 키트루다군 49.7%였으며, 3년에는 각각 53.4%와 31.3%였다. 반면 PD-L1 TPS 1~49% 환자에서는 OS 중앙값이 각각 28.5개월과 22.1개월이었다. 연구진은 PD-L1 발현 수준뿐 아니라 조직형과 연령 등 사전에 설정된 다수 하위군에서도 전반적으로 이보네시맙에 유리한 경향이 관찰됐다고 설명했다. 편평 비소세포폐암에서는 OS 중앙값이 이보네시맙군 30.5개월, 키트루다군 19.3개월이었고 HR은 0.65였다. 비편평 조직형에서는 각각 33.6개월과 25.6개월, HR 0.79로 나타났다. 다만 이들 하위군 분석은 기술적 분석으로 설계됐으며 통계적 검정력을 확보하도록 설계된 분석은 아니다. 질병 진행 이후 후속 항암치료를 받은 비율은 키트루다군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화학요법을 받은 환자는 이보네시맙군 36.4%, 키트루다군 46.0%였고, 후속 면역항암치료는 각각 27.8%와 38.0%였다. 표적치료는 19.2%와 27.5%로 집계됐다. ADC 치료를 받은 환자는 이보네시맙군 15.7%, 키트루다군 17.5%였다. 키트루다군에서 전반적으로 후속 전신치료 비율이 더 높았음에도 이보네시맙군에서 OS 우위가 확인됐다는 점도 이번 분석에서 제시됐다. VEGF 관련 단백뇨·고혈압 증가…새 안전성 신호 없어 안전성 측면에서는 이보네시맙의 VEGF 억제 기전과 관련된 이상반응이 상대적으로 많이 나타났다. 전체 등급 치료 관련 이상반응(TRAE)은 이보네시맙군 93.4%, 키트루다군 84.9%였다. 3등급 이상 TRAE는 각각 41.6%와 21.6%였다. 중대한 TRAE는 이보네시맙군 29.9%, 키트루다군 21.6%였고, 이상반응으로 인한 치료 중단은 각각 4.1%와 5.0%였다. 치료 관련 사망은 각각 0.5%와 1.5%였다. 이보네시맙군에서 단백뇨는 48.2%, 고혈압은 20.3%로 나타나 키트루다군의 13.1%, 3.0%보다 높았다. 3등급 이상 단백뇨와 고혈압은 각각 8.1%, 7.1%였다. 연구진은 장기 추적에서도 새로운 안전성 신호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출혈 위험의 뚜렷한 증가도 관찰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발표를 맡은 차이춘 저우(Caicun Zhou) 중국 상하이폐과병원 교수는 "이보네시맙이 PD-L1 양성 진행성 비소세포폐암에서 OS와 PFS, 반응률을 모두 개선했다"고 평가했다. 저우 교수는 "장기 추적에서도 관리 가능한 안전성 프로파일이 유지됐으며 이번 결과가 중국에서 PD-L1 양성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의 표준치료 옵션으로 이보네시맙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HARMONi-2는 중국 환자만을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다. 현재 PD-L1 고발현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이보네시맙과 키트루다를 직접 비교하는 글로벌 3상 HARMONi-7이 진행 중이다. HARMONi-2에서 나타난 생존 이득이 글로벌 환자군에서도 재현될지가 향후 이보네시맙의 치료 영역을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2026-09-16 06:00:52손형민 기자 -
푸미타미그+엘페-D 병용요법, 폐암 치료 새 지평[데일리팜=손형민 기자] 이중특이항체 '푸미타미그'와 항체약물접합체(ADC) '엘페타바트 드로준테칸' 병용요법이 소세포폐암에서 초기 항종양 활성을 보였다. 15일 세계폐암학회 연례학술대회(WCLC 2026)에서는 진행성·전이성 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푸미타미그(pumitamig)와 엘페타바트 드로준테칸(elfetabart drozuntecan, 엘페-D) 병용요법을 평가한 글로벌 임상1b/2상 BNT324-01 연구의 초기 결과가 공개됐다. 발표는 A.J. 쇤펠드(A.J. Schoenfeld) 미국 메모리얼 슬로언 케터링 암센터 교수가 맡았다. PD-L1·VEGF-A 이중항체에 B7-H3 ADC 결합 푸미타미그는 종양과 종양미세환경에서 PD-L1과 VEGF-A를 동시에 겨냥하도록 설계된 이중특이항체다. 면역관문인 PD-L1을 억제하는 동시에 VEGF-A 신호를 차단해 종양 주변 면역환경을 조절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이 치료제는 BMS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 중이다. 로슈가 개발 중인 엘페-D는 B7-H3를 표적으로 하는 ADC다. B7-H3를 발현하는 암세포에 결합한 뒤 세포 안으로 유입돼 토포이소머레이스 I 억제제 기반 페이로드를 전달한다. 전임상에서는 두 약제를 병용했을 때 각각을 단독으로 사용한 경우보다 지속적인 종양성장 억제가 관찰됐다. 연구진은 두 치료제가 서로 다른 기전을 이용하는 만큼 항종양 효과를 높이는 동시에 중복 독성을 제한할 가능성에 주목했다. BNT324-01은 소세포폐암과 비소세포폐암을 포함한 절제불가능 진행성·전이성 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글로벌 임상1b/2상 연구다. 측정 가능한 병변과 ECOG 수행능력 0~1인 환자를 대상으로 하며 PD-L1 발현 여부와 관계없이 등록할 수 있다. 다만 이전 B7-H3 표적 치료 경험이 있는 환자는 제외됐다. 용량증량 단계에서는 엘페-D 4.5mg/kg 또는 6mg/kg과 푸미타미그 20mg/kg 또는 30mg/kg을 3주 간격으로 병용했다. 현재는 용량 최적화와 각 폐암 세부 환자군에서 치료 신호를 탐색하는 파트2가 진행 중이다. 이번 분석에는 총 279명이 포함됐다. 비소세포폐암 환자가 201명, 소세포폐암 환자가 78명이었다. 이번 발표에서는 소세포폐암의 유효성 결과가 우선 공개됐으며 비소세포폐암 효능 데이터는 추후 별도로 발표될 예정이다. 소세포폐암 ORR 70.4%…DCR 93% 소세포폐암 환자 가운데 기저 이후 영상평가가 이뤄졌거나 조기에 치료를 중단해 효능평가가 가능한 환자는 71명이었다. 전체 환자의 ORR은 70.4%였다. 그중 완전반응(CR)은 1명, 부분반응(PR)은 49명에서 확인됐다. 안정병변(SD)은 16명으로 나타났으며 질병조절률(DCR)은 93.0%에 달했다. 다만 이번 ORR은 아직 확증되지 않은 반응(unconfirmed ORR)을 포함한 초기 결과다. 흡연력에 따른 반응도 살펴봤다. 현재 또는 과거 흡연자 56명의 ORR은 73.2%였고, 비흡연자 15명에서는 60.0%로 나타났다. 뇌전이 여부에 따른 차이는 크지 않았다. 뇌전이가 있는 환자 31명의 ORR은 71.0%, 뇌전이가 없는 환자 40명은 70.0%였다. 소세포폐암 환자의 중앙 추적기간은 3.2개월로 아직 짧다. 중앙 무진행생존기간(PFS) 역시 분석 시점까지 도달하지 않았다. 치료 라인별로는 1차 치료에서 가장 높은 반응률이 나타났다. 1차 치료에서 ORR은 92.3%로 가장 높았고, 2차에서도 76.2%를 기록했다. 3차 이상 환자에서도 절반 이상이 반응을 보였다. 치료라인이 뒤로 갈수록 반응률은 낮아졌지만 후기 치료에서도 절반 이상의 환자에서 종양반응이 확인된 셈이다. A.J. 쇤펠드 미국 메모리얼 슬로언 케터링 암센터 교수는 "푸미타미그와 엘페-D 병용에서 나타난 치료 관련 이상반응이 주로 1~2등급의 위장관계 및 혈액학적 이상반응이었다"며 "전반적으로 관리 가능한 안전성 프로파일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소세포폐암에서 치료라인과 기존 치료 경험에 걸쳐 고무적인 초기 항종양 활성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3등급 이상 치료관련 이상반응 26.5% 안전성은 소세포폐암과 비소세포폐암을 포함한 전체 환자 279명을 대상으로 평가됐다. 전체 이상반응(TEAE)은 89.2%에서 발생했고 3등급 이상 이상반응은 32.3%였다. 치료 관련 이상반응(TRAE)은 82.4%에서 발생했다. 3등급 이상 TRAE는 26.5%였다. 치료 관련 이상반응으로 두 약제를 모두 중단한 환자는 3.9%였다. 엘페-D 중단은 4.7%, 푸미타미그 중단은 6.1%에서 발생했다. 엘페-D 용량감량은 8.6%였다. 가장 흔한 TRAE는 오심으로 40.9%에서 나타났다. 이어 식욕감소 22.9%, 빈혈 21.5%, 피로 19.4%, 백혈구 감소 18.6%, 호중구 감소 17.9%, 구토 17.6% 순이었다. 고혈압은 10.0%에서 나타났으며 이 가운데 3등급 이상은 3.2%였다. 용량증량 단계에서는 용량제한독성(DLT)이 발생하지 않았다. 간질성폐질환(ILD)/폐장염은 연구자 평가 기준 전체 환자 가운데 8명(2.9%)에서 보고됐다. 이 가운데 5명은 치료 관련 사례로 판정됐고 일부 사례는 추가 심사가 진행 중이다. 연구자 판단상 치료와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는 사망은 2명(0.7%)에서 보고됐다. 각각 심부전과 폐출혈 사례였다. 발표자료에 따르면 스폰서는 종합적인 검토 후 두 사례 모두 치료 관련 사망으로 판단하지 않았다. 쇤펠드 교수는 "다만 이번 결과는 추적기간이 짧은 초기 1b/2상 데이터다. 반응 지속기간과 PFS, 전체생존기간(OS) 등 장기 지표와 적정 용량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추가 추적이 필요하다"라고 부연했다.2026-09-16 06:00:40손형민 기자 -
[특별기고] 약국에서 던지는 질문 하나가 뇌를 지킨다약국 카운터 너머로 낯익은 얼굴이 보였다. 매달 혈압약을 타러 오시던 어르신이었는데, 이번엔 딸의 손을 잡고 들어오셨다. 처방전을 건네받으며 인사를 드리자, 어르신은 웃으며 대답하셨다. 그런데 그 대답이 조금 전에 이미 하셨던 말이었다. 딸이 조용히 다가와 말했다. “약사님, 요즘 엄마가 자꾸 같은 말을 반복하세요. 방금 드신 밥도 안 드셨다고 하시고… 이게 그냥 나이 드셔서 그런 걸까요, 아니면 병원에 가야 하는 걸까요?” 나는 그 순간 무슨 대답을 해야 할지 몰라 잠시 말을 골랐다. 약사에게는 익숙한 질문이지만, 딸에게는 인생에서 가장 두려운 질문 중 하나였을 것이다. 어머니의 이름을, 얼굴을, 함께 보낸 시간을 언젠가 그녀 자신조차 알아보지 못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그것은 약 하나로 해결되지 않는, 삶 전체를 흔드는 질문이었다. 지난 회에서 나는 오늘날의 삶을 ‘생노병사’가 아니라 ‘생노병돌봄사’라 불러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돌봄의 시간 한가운데, 가장 조용히 그러나 가장 무겁게 자리 잡은 질환이 있다. 바로 인지기능의 저하, 그리고 그 끝에서 만나게 되는 치매다. 몸이 늙기 전에 기억이 먼저 늙는다 노화는 순서를 지키지 않는다. 어떤 사람은 무릎이 먼저 아프고, 어떤 사람은 혈관이 먼저 좁아지고, 또 어떤 사람은 기억이 먼저 흐려진다. 그런데 유독 기억의 노화 앞에서 사람들은 더 크게 흔들린다. 관절이 아프면 걷는 것이 힘들어지지만, 기억이 사라지면 ‘나’라는 존재의 연속성이 흔들리기 때문이다. 오늘 아침에 먹은 밥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과, 자녀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무게로 다가온다. 전자는 불편이지만 후자는 상실이다. 경도인지장애(Mild Cognitive Impairment, MCI)는 바로 그 상실이 시작되기 전, 마지막으로 문을 두드릴 수 있는 시간이다. 일상생활은 대체로 유지되지만 기억력이나 판단력이 또래에 비해 뚜렷하게 떨어진 상태를 말한다. 많은 사람이 “나이 들면 다 그렇지”라며 넘기지만, 경도인지장애는 결코 가볍게 지나칠 단계가 아니다. 해외 연구에 따르면 경도인지장애를 가진 사람은 매년 5~10% 정도씩 치매로 진행하는 것으로 보고되며, 60대 초반에는 유병률이 한 자릿수에 머물다가 80대에 접어들면 네 명 중 한 명꼴로 크게 늘어난다. 그러나 동시에, 경도인지장애는 되돌릴 수 있는 마지막 관문이기도 하다. 이 시기에 생활습관과 식사, 대사질환 관리가 적절히 이루어지면 정상 인지기능으로 돌아오는 경우도 적지 않다. 문제는 이 골든타임이 병원의 진료실보다 훨씬 더 자주, 훨씬 더 가까이에서 지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한 달에 한 번, 십여 분 남짓의 진료 시간 안에서 의료진이 환자의 어제 저녁 식사와 어젯밤 수면의 질까지 물어보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반면 약사는 다르다. 매달, 때로는 매주 같은 얼굴을 마주하며 “요즘 입맛이 어떠세요”, “밤에 잘 주무세요”라는 한마디를 건넬 수 있는 자리에 있다. 그 짧은 질문 하나가, 어쩌면 어떤 진단 검사보다 먼저 위험 신호를 감지하는 첫 번째 청진기가 될 수 있다. 식탁이 뇌혈관과 만나는 지점 뇌는 몸무게의 2% 남짓에 불과하지만, 우리가 섭취하는 에너지의 약 20%를 소비하는 대사적으로 가장 탐욕스러운 장기다. 그만큼 뇌는 혈류와 산소, 영양 공급의 미세한 변화에도 예민하게 반응한다. 그리고 뇌로 가는 혈관은 결국 심장에서, 심장으로 가는 혈액은 결국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에서 시작된다. 그래서 뇌질환을 이야기할 때 심혈관질환을 함께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대표적인 식사법이 ‘마인드(MIND) 식단’이다. 미국 러시대학교의 영양역학자 마사 클레어 모리스 교수 연구팀은 지중해식 식단과 고혈압 예방을 위한 대시(DASH) 식단의 장점을 결합해, 뇌 건강에 특히 유익한 것으로 알려진 식품군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식사 패턴을 설계했다. 2015년 국제학술지 《Alzheimer’s & Dementia》에 발표된 이 연구에서, 마인드 식단을 철저히 실천한 참여자 그룹은 알츠하이머병 발생 위험이 뚜렷하게 낮아졌고, 흥미롭게도 식단을 완벽하게 지키지 못하고 중간 정도만 실천한 사람들에게서도 위험도가 상당히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후속 연구들에서도 마인드 식단을 잘 지킨 고령자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인지기능 저하 속도가 훨씬 완만했으며, 그 차이는 실제 나이로 환산했을 때 몇 년치의 노화 속도 차이에 해당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핀란드에서 진행된 핑거(FINGER) 연구 역시 우리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준다. 이 연구는 식이조절, 운동, 인지훈련, 심혈관 위험인자 관리를 동시에 진행하는 다영역 생활습관 중재가 인지기능 저하 위험군 고령자의 뇌 기능을 실제로 지켜낼 수 있음을 보여준 세계 최초의 대규모 무작위 대조 연구로 평가받는다. 이 연구가 특별한 이유는, 어느 한 가지 특효 식품이나 단일 성분이 아니라 ‘식사와 운동과 관계와 관리가 함께 갈 때’ 뇌가 지켜진다는 사실을 실증했다는 데 있다. 이 접근은 이후 여러 나라로 확장되어 지금도 전 세계에서 유사한 형태의 검증이 이어지고 있다. WHO 역시 치매 위험을 줄이는 방법으로 균형 잡힌 식사와 신체활동, 적정 체중 유지, 혈압·콜레스테롤·혈당 관리, 금연과 절주, 사회적·인지적 활동 등을 함께 제시한다. 여기에 더해 최근 학계가 주목하는 또 하나의 길목이 있다. 바로 장(腸)이다. 장내미생물이 만들어내는 짧은사슬지방산 등의 대사산물은 전신의 염증 반응과 면역 조절에 관여하며, 이 염증신호가 혈액뇌장벽을 넘나들며 신경염증과 인지기능 저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가 최근 여러 국제학술지에서 활발히 발표되고 있다. 장내 미생물 균형이 무너진 상태, 이른바 장내세균 불균형이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서 공통적으로 관찰된다는 보고도 이어지고 있다. 결국 우리가 매 끼니 삼키는 음식은 위장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장을 거쳐 혈관을 타고 뇌까지 이어지는 하나의 긴 여정을 시작하는 셈이다. 근육이 빠지면 기억도 빠진다 임상 현장에서 약사가 놓치기 쉬운 또 하나의 신호가 있다. 바로 근감소증이다. 흔히 근육은 힘과 이동능력의 문제로만 여겨지지만, 최근 연구들은 근육량 감소와 인지기능 저하가 서로 얽혀 있는 하나의 노쇠 과정임을 보여준다. 근육은 단순한 운동기관이 아니라 마이오카인이라는 신호물질을 분비해 뇌와 대사 전반에 영향을 주는 내분비기관이기도 하다. 걷는 속도가 느려지고, 의자에서 일어나기 힘들어지고, 악력이 약해지는 변화는 단지 다리의 문제가 아니라 뇌가 함께 늙어가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그래서 나는 강의 때마다 이렇게 말한다. “치매를 예방하고 싶다면, 머리를 위해서만이 아니라 허벅지를 위해서도 단백질을 챙기셔야 합니다.” 씹는 힘이 약해진 고령자, 소화력이 떨어져 식사량이 줄어든 환자, 여러 만성질환약을 복용하며 식욕이 떨어진 환자일수록 단백질과 필수지방산, 비타민B군과 항산화 영양소가 함께 부족해지기 쉽고, 이 결핍이 다시 근감소와 인지저하를 함께 앞당기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약국에서 던지는 질문 하나가 뇌를 지킨다 이론은 논문 안에 머물지만, 삶은 약국 카운터 앞에서 벌어진다. 나는 치매와 경도인지장애를 관리하는 데 있어 약사가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개입은 값비싼 건강기능식품을 권하는 일이 아니라, 정확한 질문을 던지는 일이라고 믿는다. “요즘 예전에 좋아하시던 음식에 흥미가 없어지지는 않으셨나요?” “식사량이 최근 눈에 띄게 줄지는 않으셨나요?” “밤잠을 설치거나 낮에 꾸벅꾸벅 조는 일이 잦아지지 않으셨나요?” “최근 들어 물건을 어디 두었는지 자주 잊고, 같은 질문을 반복하지는 않으셨나요?” 이 네 가지 질문은 단순한 안부가 아니다. 식욕과 미각 저하는 영양결핍과 아연·비타민B12 부족의 신호일 수 있고, 수면의 질 저하는 뇌 속 노폐물 배출이 지연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으며, 반복되는 건망증은 경도인지장애의 초기 단서일 수 있다. 약사가 이 질문들을 습관처럼 건넨다면, 그 약국은 처방전을 조제하는 곳을 넘어 지역사회의 가장 가까운 인지기능 선별창구가 될 수 있다. 물론 여기서 반드시 강조해야 할 원칙이 있다. 푸드닥터로서의 음식 상담은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는 것이 아니다. 인지저하가 의심되는 신호가 확인되면, 지체 없이 신경과나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로 연결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음식과 영양 관리가 담당하는 역할은 약물치료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진단 이전의 위험 신호를 가장 먼저 알아채고, 진단 이후에는 약물치료의 효과가 환자의 일상에서 온전히 발휘되도록 뒷받침하는 것이다. 항응고제나 인지기능 개선제를 복용하는 환자가 특정 건강기능식품을 무분별하게 병용해 상호작용 위험에 노출되는 일을 막는 것 역시, 오직 약사만이 정확히 해낼 수 있는 임상적 역할이다. 그녀는 오늘도 딸의 이름을 부른다. 그날 약국을 찾았던 어르신은 몇 주 뒤 신경과 진료를 거쳐 경도인지장애 진단을 받았다. 다행히 아주 이른 단계였다. 나는 그 어르신과 딸에게 거창한 처방 대신 아주 작은 것들을 권했다. 매일 저녁 식사에 등푸른생선이나 견과류, 청국장 등을 조금씩 더할 것, 흰쌀밥의 절반을 잡곡으로 바꿀 것, 오후에 십 분이라도 햇볕을 쬐며 걸을 것, 그리고 무엇보다 하루 한 번은 딸과 함께 그날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며 식사를 할 것. 몇 달 뒤 딸이 다시 약국을 찾아와 웃으며 말했다. “요즘 엄마가 저랑 반찬 투정을 하세요. 예전엔 그것도 다 잊으셨었는데.” 반찬 투정을 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은 아직 어머니의 삶에 감정이, 취향이, 관계가 살아있다는 뜻이었다. 나는 그 말이 어떤 임상 지표보다 반가웠다. 치매는 여전히 완치가 없는 질환이다. 그러나 그 진행을 늦추고, 그 시간 속에서도 존엄과 관계를 지켜내는 일은 우리의 몫으로 남아 있다. 그리고 그 싸움의 최전선은 신경과 진료실만이 아니라, 매일 세 번 차려지는 식탁과, 그 식탁 앞에 앉기 전 약봉투를 받아드는 약국의 카운터이기도 하다. 다음 회에서는 경도인지장애와 치매를 관리하는 과정에서 약사가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영양 상담의 구체적인 원칙과, 다약제를 복용하는 고령 환자에게서 특히 주의해야 할 약물-영양 상호작용에 대해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려 한다. 기억을 잃어가는 것은 두려운 일이다. 그러나 그 기억이 완전히 사라지기 전, 우리가 함께 나눌 수 있는 식사와 대화와 관심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사실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작은 위안이 되어야 한다. 치매가 온 뒤 우리는 환자에게 수많은 것을 해주려고 한다. 그러나 더 중요한 질문은 어쩌면 이것일지 모른다. 우리는 그 사람이 아직 스스로 살아갈 수 있을 때 무엇을 해주었는가? 의학 3.0 시대의 약사는 질병이 완성된 뒤에만 만나는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그 위안을 가장 먼저, 가장 가까이에서 건넬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약사다. *참고문헌* *Morris MC, Tangney CC, Wang Y, Sacks FM, Bennett DA, Aggarwal NT. MIND diet associated with reduced incidence of Alzheimer's disease. Alzheimers Dement. 2015;11:1007-1014.* *Morris MC, Tangney CC, Wang Y, Sacks FM, Barnes LL, Bennett DA, Aggarwal NT. MIND diet slows cognitive decline with aging. Alzheimers Dement. 2015;11:1015-1022.* *Ngandu T, et al. A 2-year multidomain intervention of diet, exercise, cognitive training, and vascular risk monitoring versus control to prevent cognitive decline in at-risk elderly people (FINGER): a randomised controlled trial. Lancet. 2015.* *Gut microbiome, immune modulation, and cognitive decline: insights on the gut-brain axis. Front Immunol. 2025.* ◆ 필자 소개 한형선 박사는 오랜 기간 음식과 건강의 관계를 연구해 온 음식치유 전문가로, 현재 한국푸드닥터교육원 원장을 맡고 있다. 음식이 단순한 영양 공급을 넘어 인체의 회복력과 건강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관점에서 음식치유와 식생활 교육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경도인지장애와 치매 예방, 뇌 건강을 위한 식생활 관리에 관심을 두고 연구와 강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약사 및 음식치유 전문가 양성을 위한 교육에도 힘쓰고 있다. 저서로 『한형선의 푸드닥터』가 있다.2026-09-14 12:01:43데일리팜 -
한미, 비만약 연내 출격…가격경쟁력·한국임상·영업력 승부수[데일리팜=김진구 기자] 한미약품이 연내 출시를 준비 중인 국산 비만치료제 '에페(에페글레나타이드)'의 공급가격이 10만원대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현재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을 양분하는 노보 노디스크 '위고비'와 일라이 릴리 '마운자로'보다 낮은 가격으로 시장에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 한미약품은 가격경쟁력뿐 아니라 한국인 대상 임상 데이터와 국내 영업력을 앞세워 후발주자의 한계를 극복한다는 전략이다. 국내 자체 생산에 따른 공급 안정성과 임상에서 확인된 낮은 이상반응, 과거 글로벌 개발 과정에서 확보한 심혈관·신장 관련 데이터도 차별화 요소로 꼽힌다. 10만원대 공급가 거론…위고비·마운자로 대비 가격경쟁력↑ 1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자체 개발한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에페의 연내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에페의 비만치료제 품목허가를 신청했으며, 식약처 글로벌 혁신제품 신속심사(GIFT) 대상으로 지정됐다. 관심을 모으는 건 에페의 가격이다. 한미약품 내외부에서는 에페의 4주분 공급가격이 10만원대가 될 것이란 얘기가 구체적으로 나오고 있다. 영업 현장에서도 출시를 앞두고 10만원대 공급가격이 유력한 것으로 공유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아직 최종 가격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위고비와 마운자로보다는 낮은 가격으로 시장에 진입하는 방안에 무게가 실린다. 비만치료제는 비급여로 환자가 약값을 전액 부담하는 데다 장기간 투여하는 경우가 많다. 가격이 실제 제품 선택과 투약 지속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후발주자인 에페로서는 가격이 초기 시장 침투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기존 위고비와 마운자로도 공급가격 경쟁을 벌이고 있다. 위고비는 2024년 국내 출시 당시 모든 용량의 4주분 공급가격을 37만2000원으로 동일하게 책정했다. 지난해 마운자로가 국내에 출시된 이후로는 용량별 차등가격제를 도입하고 저용량 제품의 공급가격을 낮췄다. 현재 초기용량인 0.25mg 공급가격은 20만원대 초반 수준으로, 용량이 높아질수록 가격이 올라간다. 마운자로는 처음부터 용량별로 가격을 달리했다. 4주분 공급가격은 2.5mg 27만8066원, 5mg 36만9307원이다. 7.5mg과 10mg은 52만1377원으로 책정됐다. 이에 따라 치료 시작 단계와 고용량 유지 단계의 비용 차이가 상당하다. 에페가 업계 예상대로 10만원대에 공급될 경우 위고비·마운자로보다 낮은 가격으로 시장에 진입하게 된다. 다만 내부적으로 구체적인 가격 정책은 아직 최종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약품은 출시 직전까지 가격을 두고 고민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후발주자인 만큼 기존 제품보다 가격을 낮춰 시장에 빠르게 침투할 필요가 있는 반면, 생산원가와 수익성도 고려해야 한다. 한국인 448명 임상 데이터 확보…심혈관 근거·국내 생산도 차별점 또 다른 경쟁력으로 한국인을 대상으로 확보한 임상 데이터가 꼽힌다. 한미약품은 당뇨병을 동반하지 않은 국내 성인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에페 3상을 진행했다. 분석 대상은 448명으로 회사는 단일 GLP-1 비만치료제 임상 가운데 최대 규모의 한국인 데이터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40주 투여 결과 에페 투여군의 평균 체중 감소율은 9.75%로 위약군의 0.95%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에페 투여군에서 체중이 5% 이상 감소한 환자는 79.42%, 10% 이상은 49.46%, 15% 이상은 19.86%였다. BMI 30kg/㎡ 미만 여성에서는 평균 체중 감소율이 12.20%로, 분석 대상 소그룹 가운데 가장 높았다. 체중 감량 효과만 놓고 보면 기존 제품과 차이가 있다. 직접 비교 임상은 아니지만, 위고비는 주요 글로벌 3상에서 약 15%, 마운자로는 용량에 따라 최대 20% 이상의 평균 체중 감소 효과가 나타났다. 위장관 이상반응 발생률 데이터도 눈에 띈다. 국내 3상에서 에페 투여군의 오심 발생률은 16.72%, 설사 17.73%, 구토 11.71%였다. 기존 위고비·마운자로의 주요 임상에서 보고된 수치보다 낮다. 다만 임상시험 환자 구성과 투여기간, 시험설계 등이 다르기 때문에 에페의 부작용이 경쟁제품보다 적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과거 글로벌 개발 과정에선 심혈관·신장 관련 데이터를 확보한 바 있다. 제2형 당뇨병과 심혈관‧신장 질환 위험이 있는 환자 4076명을 대상으로 한 'AMPLITUDE-O' 연구에서 에페 투여군의 주요 심혈관계 사건(MACE) 발생률은 7.0%로, 위약군 9.2%보다 낮았다. 위험비(HR)는 0.73이었다. 신장 복합사건 역시 에페군 13.0%, 위약군 18.4%로 나타났다. 해당 연구는 비만 환자가 아닌 심혈관·신장 위험이 높은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로, 비만 환자에서 심혈관질환 예방효과로 확대 해석하긴 어렵다. 다만 당뇨병 환자에서 심혈관·신장 관련 효과가 확인된 만큼, 향후 비만 환자에서도 유사한 효과를 확인할 수 있을지는 주목할 부분이다. 공급 측면에서는 국내 생산이라는 차이가 있다. 에페는 한미약품 평택 바이오플랜트에서 생산된다. 위고비와 마운자로가 해외 생산제품인 것과 달리 에페는 국내에서 생산·공급되는 구조다. 국내 수요 변화에 더욱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한미 영업력으로 시장 침투…차세대 삼중작용제까지 점유율 유지 목표 여기에 한미약품의 국내 영업력을 더해 후발주자로서 시장 침투 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한미약품은 고혈압·이상지질혈증·당뇨병 등 만성 대사질환 분야에서 다수의 블록버스터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기존 제품을 통해 구축한 병·의원 영업망을 에페에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회사도 에페 출시를 앞두고 전사적인 상용화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지난 4월엔 'EFPE-PROJECT-敍事(서사)'를 출범하고 개발·임상·마케팅·생산·유통·커뮤니케이션 전략을 통합 논의하고 있다. 영업 현장에서도 연내 출시를 염두에 두고 사전 준비에 한창인 것으로 전해진다. 에페의 시장 안착은 한미약품이 개발 중인 후속 비만치료제와도 연결된다. 한미약품은 GLP-1·GIP·글루카곤 수용체에 동시에 작용하는 삼중작용제 'HM15275'의 미국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2027년 상반기 2상 종료가 예상된다. 회사가 제시한 상용화 목표 시점은 2030년이다. 에페는 한미약품이 비만치료제 시장에 처음 내놓는 자체 개발 제품이다. 에페를 통해 일정 수준의 시장 점유율과 의료진 접점을 확보할 경우 향후 차세대 비만치료제 출시 때도 기존 영업·마케팅 기반을 활용할 수 있다. 후속제품 출시까지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어느 정도의 입지를 확보하느냐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에페의 가격정책은 당장의 판매실적뿐 아니라 한미약품의 중장기 비만치료제 전략과도 맞물린다는 분석이다. 가격을 낮추면 초기 시장 진입에는 유리하지만, 에페의 수익성과 향후 후속제품의 가격 전략에도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2026-09-14 06:00:58김진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