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자닌 콜옵션 넘기고 이익 공유...차바이오-메리츠 공생 전략
- 차지현 기자
- 2026-02-20 06: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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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자닌 748억 발행분 행사자 메리츠 지정…19일 종가 기준 평가차익 58억 추산
- 오버행 관리·선투자 없이 차익 공유…최석윤 대표 취임 후 메리츠 파트너십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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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차지현 기자] 차바이오텍이 과거 발행한 메자닌 증권 콜옵션을 직접 행사하지 않고 대리 행사자를 지정했다. 특히 행사자로 선정한 금융기관과 실현이익의 절반 이상을 공유하기로 하면서 사실상 현금 투입 없이 대규모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차바이오텍은 최근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상환전환우선주(RCPS) 등 총 3종의 메자닌 증권에 설정된 콜옵션 행사자로 메리츠증권을 지정했다. 콜옵션은 발행사가 일정 기간 내에 해당 증권을 사전에 정한 가격으로 되사올 수 있는 권리로 통상 대주주나 발행회사가 지배력을 확보하거나 조기에 채무를 상환해 재무 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된다.
앞서 차바이오텍은 지난 2024년 5월 제8회차 CB 103억원, 제9회차 BW 200억원 그리고 RCPS 445억원 등 총 748억원 규모 메자닌 증권을 발행한 바 있다. 당시 발행 조건은 표면이자율 0.0%에 만기이자율 1.5% 수준이었으나 이후 정정을 통해 만기이자율이 3.5%로 상향 조정됐다. 현재 기준 전환가액은 CB·BW는 주당 1만2247원, RCPS 주당 1만2152원이다. 해당 사채들의 만기일은 2029년 5월 16일이다.
차바이오텍이 2024년 발행한 748억원 규모 메자닌 증권 중 현재 전환가액 기준 잠재 발행 주식은 613만5997주다. 이번에 메리츠증권이 콜옵션을 통해 확보하게 되는 물량은 70만6683주로 전체 잠재 전환 물량 대비 11.5%에 해당한다. 세부적으로 CB를 통해 10만1657주, BW를 통해 23만8834주, RCPS를 통해 36만6192주가 각각 보통주로 전환될 수 있다. 이는 전체 발행주식총수의 0.8% 수준으로 시장에 미치는 지분 희석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눈에 띄는 점은 콜옵션 지정대가 산정 방식이다. 메리츠증권은 콜옵션을 행사해 주식으로 전환한 뒤 발생하는 실현이익에서 각종 비용을 차감한 금액의 60%를 차바이오텍에 지급하기로 했다. 발행사가 직접 자금을 투입해 옵션을 행사하고 주식을 보유하는 부담을 지는 대신 전문 금융기관이 물량을 소화하고 그 차익의 상당 부분을 회사가 공유하는 구조다.
2월 19일 종가 2만1150원를 기준으로 메리츠증권이 콜옵션을 행사해 수익을 실현한다고 가정하면 세 건 합산 평가차익은 약 57억8000만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RCPS 30억1000만원, CB 8억3000만원, BW 19억4000만원 규모다.
이는 메리츠증권이 콜옵션을 행사하기 위해 투입하는 취득원가와 주식 전환 후 얻게 되는 시장가치의 차액을 산출한 결과다. 먼저 콜옵션 대상인 각 메자닌 증권의 원금 발행 당시 약정된 연 복리 3.5% 이율을 반영해 취득원가를 계산했다. 지급기일 기준 행사금액 비율 106.3%를 적용하면 RCPS 매입 비용은 47억3000만원, CB 13억2300만원, BW는 31억900만원 수준이다.
여기에 현재 주가를 곱해 전환 후 확보 가능한 보통주의 시장가치를 산출하면 RCPS의 경우 전환비율에 따라 확보되는 36만6192주의 가치가 77억4000만원으로 추산된다. CB(10만1657주)와 BW(23만8834주)는 각각 21억5000만원과 50억5000만원 수준으로 계산된다. 시장가치에서 각 콜옵션 행사금액을 차감한 금액이 앞서 제시한 평가차익이다.

이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차바이오텍은 계약에 따라 전체 이익의 60%인 34억7000만원을 내년 3월 현금으로 돌려받게 된다. 나머지 23억원은 메리츠증권 몫이다. 다만 이는 전환 후 동일 가격에 전량 매도된다고 가정한 이론적 수치로 실제 실현이익은 매도 시점과 주가 변동, 제세공과금과 거래비용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업계에서는 차바이오텍이 이번 구조를 통해 잠재적 매도 물량(오버행) 부담을 관리하는 동시에 별도 자금 투입 없이 현금 유입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버행 관리 측면에서 차바이오텍은 잠재 전환 물량을 단일 금융기관으로 집중시켰다. 메자닌 물량이 시장에 일시에 쏟아질 경우 주가에 하방 압력을 가하는 오버행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는데 행사 권리를 단일 기관에 부여함으로써 수급 변동성을 일정 부분 관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차바이오텍 입장에서는 추가 자금 투입 없이 향후 주가 상승에 따른 이익의 상당 부분을 현금으로 거둬들일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됐다. 일반적으로 발행사가 직접 콜옵션을 행사하려면 수십억 원에서 수백억 원에 달하는 원금과 이자를 현금으로 지급하고 해당 채권이나 주식을 직접 매입해야 하지만 이번에는 제3자인 메리츠증권이 매입 자금을 부담한다. 이후 전환·매도를 통해 발생한 실현이익의 60%를 회사가 환수하는 조건을 두면서 차바이오텍은 선투자 없이도 차익 일부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차바이오텍과 메리츠증권의 파트너십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차바이오텍은 지난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메리츠증권 고문 출신인 최석윤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최 대표는 JP모건을 시작으로 골드만삭스 한국 공동대표 등을 거친 투자은행(IB) 출신이다. 이번 콜옵션 행사자 지정에서 메리츠증권이 단독으로 이름을 올리면서 일각에서는 최 대표의 금융권 경력과 네트워크가 이번 구조 설계와 행사자 선정 과정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시각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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