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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암질심 통과 바벤시오 8개월째 급여확대 무소식...왜?

  • 4월 암질심서 방광암 급여기준 설정…약평위 상정 8개월째 미뤄져
  • 급여등재 약제·2차 면역항암제에 우선순위 밀리며 논의 답보
  • 의료진 "1차 유지요법으로 면역항암제 급여 옵션 필요"

[데일리팜=정새임 기자] 머크·화이자 면역항암제 '바벤시오(성분명 아벨루맙)'의 급여 확대가 난항을 겪고 있다. 암질환심의위원회(암질심) 문턱을 넘었지만 후속 절차가 지지부진해 8개월째 아무 진전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암질심을 통과해 급여기준이 설정된 바벤시오의 후속 절차가 감감무소식이다. 약제급여평가위원회(약평위) 안건에 상정되지 않아 답보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중증(암)질환심의위원회(암질심)는 지난 4월 바벤시오의 방광암 급여기준을 설정했다.(자료: 심평원)
암질심은 지난 4월 제4차 회의에서 머크가 신청한 바벤시오 방광암(요로상피세포암) 급여 확대 신청 건을 통과시켰다. 이때 바벤시오의 백금기반 화학요법치료에 질병이 진행되지 않은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세포암 성인 환자에서 1차 단독 유지요법에 대한 급여기준이 설정됐다.

하지만 여전히 바벤시오의 방광암 급여는 요원하다. 8개월째 약평위에서 바벤시오 급여 확대 건이 상정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상정될 시기도 예측하기 힘들다. 암질심 통과 후 진척이 지지부진한 약제는 바벤시오 뿐이 아니다. 오노약품공업의 '비라토비'는 지난 1월 암질심을 통과해 대장암 급여기준이 설정됐지만, 1년 가까이 약평위에 상정되지 못했다. 지난 4월 BRCA 변이 전립선암 급여기준이 설정된 아스트라제네카의 '린파자'도 같은 처지다.

항암제는 급여 등재·확대 시 암질심을 통과한 후 약평위 급여적정성 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약가협상, 보건복지부의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절차를 거친 뒤 최종적으로 결정된다. 통상 심평원의 암질심 및 약평위가 진행하는 약제 급여 평가는 법정 처리기간을 120일(위험분담약제 150일)로 두고 있다. 하지만 보완 등을 이유로 검토기한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특히 급여 확대는 검토기한 규정이 불분명하고 급여 등재 약제보다 우선순위가 떨어져 상정 시점을 예측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최근 코로나19 팬데믹과 고가 신약 등장으로 건보재정 건전성이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면서 기존 약제의 급여 확대 건들이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바벤시오가 급여 확대를 신청한 방광암 유지요법은 1차 표준화학요법치료를 받고 질병이 진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쓰이는 1.5차 개념이다. 바벤시오 3상 임상 JAVELIN Bladder 100 연구에 따르면 바벤시오군은 대조군으로 삼은 '최적의 지지요법'군보다 전체생존기간(OS) 중앙값을 7개월 이상 연장함으로써 사망 위험을 31% 감소했다. 1년 전체 생존율도 바베시오군 71.4%로 대조군 58.4%보다 높았다.

바벤시오 유지요법이 약평위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배경엔 다른 면역항암제의 존재도 있다. 현재 키트루다, 티쎈트릭, 옵디보 등 다른 면역항암제들 역시 방광암 적응증을 갖고 있다. 면역항암제마다 구체적인 적응증에는 조금씩 차이를 보인다.

키트루다와 티쎈트릭은 1차 치료제로 쓰인다. 단 PD-L1 발현 양성이면서 시스플라틴 기반 항암화학요법이 불가능한 경우에만 사용할 수 있다. 옵디보는 항암화학요법 후 질병이 진행됐을 때 2차 치료제로 사용된다. 키트루다와 티쎈트릭도 2차에서 쓰일 수 있다.

바벤시오 제품 사진
일부 면역항암제는 급여 적용도 받고 있다. 단 2차로 썼을 때만 급여를 받을 수 있다. 당초 유일하게 2차 급여를 받았던 티쎈트릭은 식품의약품안전처 조건부허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지난 9월 급여 목록에서 사라졌다. 대신 키트루다가 새롭게 급여 약제로 등장했다. 티쎈트릭은 3상에서 효과 입증 실패로 미국에서 모든 방광암 적응증을 철회했다. 국내 적응증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결국 방광암 면역항암제 급여는 키트루다를 2차 치료제로 썼을 때만 적용된다.

업계에서는 2차이지만 급여가 가능한 키트루다라는 선택지가 있고, 바벤시오를 먼저 유지요법으로 쓸 경우 2차 치료에 가능한 옵션이 없다는 점이 바벤시오 급여 확대를 가로막는 장벽이라 보고 있다. 앞선 치료에서 면역항암제를 쓰다 실패한 경우 후속 치료로 면역항암제를 쓸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환자들이 2차에서 면역항암제를 쓰려면 질병이 진행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 질병이 진행돼도 모두가 면역항암제를 쓸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이 때문에 보다 빨리 면역항암제를 쓰도록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대두된다.

박세훈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방광암 2차 치료는 그 동안 치료법이 없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제한적이었기 때문에 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바벤시오에 대한 급여 적정성 평가가 조속히 진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환자들에게 기존 치료 대비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효과와 안전성을 제공할 수 있다면 그것이 신약이든 기존에 다른 암종에서 사용되던 치료제이든 동일한 기준으로 급여 적정성 평가가 진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백진영 신장암환우회 대표는 "환우회 방광암 환자들이 바벤시오 급여 문의를 많이 한다. 1차 치료인 항암화학요법 이후 이렇다 할 효과적인 옵션이 없어 매우 절망적이었기 때문"이라며 "바벤시오는 해외 표준치료 가이드라인에서도 권장되고 있고 여러 의미 있는 데이터 발표가 이뤄졌는데 경제적인 이유로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 하루빨리 바벤시오의 급여 논의가 진척을 보이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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