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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약가인하 환수법' 좋은 입법일까

[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이른바 '약가인하 환수·환급법'의 운명이 조만간 결정된다. 오리지널 의약품에 대한 약가 인하 처분을 집행정지 신청으로 수년 간 회피하는 '꼼수'를 제한할 수 있을지 이르면 이달 안에 결정될 전망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한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은 당초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제동이 걸리면서 무산될 가능성이 컸다. 그러나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야당을 중심으로 본회의에 직접 부의하기로 의결하면서 기사회생 했다.

이로써 이 개정안은 국회 본회의의 최종 결정만 기다리고 있다. 본회의는 이달 23일과 30일로 예정됐다.

그간 이 개정안을 둘러싸고 찬반의견이 팽팽하게 대립했다. 법안에 찬성하는 보건복지부와 야당 측에선 제약사들의 꼼수와 이로 인한 건보재정 누수를 명분으로 내세웠다. 반대하는 법조계와 법사위 측에선 헌법이 보장하는 정당한 권리 구제 수단인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는 논리로 맞섰다.

야당이 과반인 현 상황에서 개정안은 통과 쪽으로 무게 추가 기우는 모습이다. 본회의 의결을 위해선 재적 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 의원 과반수 찬성이 필요하다. 이래저래 다른 안건과 묶여 본회의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개정안이 끝내 통과되면 앞으로 제약사들은 본안 소송에서 패소할 경우 약가인하 집행정지 기간 동안 투입된 건강보험 재정을 토해내야 한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제약사들의 소송 청구를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물론 그간의 사법체계 악용은 사라지겠지만, 정말로 약가인하가 부당하다고 느꼈을 때 이를 정당하게 따질 기회마저 제한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사법체계적으로는 집행정지 제도의 본질마저 훼손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더 큰 문제는 그 다음이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그 이후로 재판청구권을 위축시키는 제2, 제3의 입법도 따를 가능성이 있다.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워 재판청구권을 제한하는 입법은 처음이 어려울 뿐, 두 번째 세 번째는 비교적 수월할 수밖에 없다.

개정안에 찬성하는 쪽 주장은 집행정지 제도의 악용을 뿌리 뽑기 위해서, 그리고 이를 통해 건강보험 재정 누수를 막기 위해서라면 제약사들의 소송 청구권이 조금 위축되는 것 정도는 문제되지 않는다고 재해석할 수 있다.

대를 위해 소는 어느 정도 희생할 수 있다는 주장은 전체주의 혹은 파시즘적인 성격이 짙다. 아무리 제약사가 괘씸하다고 해서 헌법상 기본 권리마저 침해할 수는 없지 않은가. 약가인하 환수법이 제약사의 꼼수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지 생각해볼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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