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호한 약국개설기준, 약사사회 갈등 불러"
- 강신국
- 2006-08-30 06:4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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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건소별 판단도 천차만별...명확한 기준제정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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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성남시약-박정일 변호사 갈등
'코에 걸면 코고리 귀에 걸면 귀고리' 식의 약국 개설기준이 결국 약사사회의 갈등을 부추겼다.
수원지방법원이 성남 중원구 A상가의 약국개설을 허가하면서 촉발될 성남시약사회와 박정일 변호사와의 갈등은 결국 박 변호사의 사퇴로 일단락됐다.
성남시약도 29일 오전 11시에 예정됐던 기자회견을 전격 취소하고 사태 마무리를 위한 수순 밟기에 들어갔다.
◆성남시약-박정일 변호사 갈등 왜 발생 했나 = 이번 사태의 근본원인은 통일적 잣대 없이 적용되는 약사법 상 약국개설기준의 모호함에 기인한다는 지적이다.
즉 약사회와 약사들의 시각에서는 당연히 담합으로 보이는 경우도 법원이 법리적인 해석을 가하면 담합이 아니라는 판결이 나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약계의 저명한 한 변호사는 "담합소지가 조금이라도 있으면 층약국을 개설해 주지 않는 보건소도 있지만 다른 지역 보건소는 담합소지가 크지 않다면 약국 개설을 허용하는 사례도 많다"고 귀띔했다.
◆성남시약 왜 반발 했나 = 보건복지부 훈령에 의해 폐쇄조치 된 자리가 약사출신 변호사에 의해 약국개설이 허용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사건의 발단이 된 중원구 A상가는 의약사간 담합의 전형적인 사례로 약국이 개설될 수 없는 ‘성역’과도 같은 곳이었다는 게 지역 약사들의 정서였다.
수원지방법원은 지난 8일 L약사가 성남시청을 상대로 제기한 약국개설등록신청거부취소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판결을 내렸다. 이후 23일경 판결문 사본이 원고, 피고측에 송달됐고 상황은 급박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성남시약사회는 24일 '대한약사회 법제위원인 박정일 변호사를 규탄한다'는 제목의 호소문을 대한약사회에 발송했고 법제위원 박탈 및 약사회 차원의 책임추궁을 요구했다. 이에 대한약사회는 법제위원회를 소집하는 등 사건 진화에 나섰고 박정일 변호사가 몸담고 있는 서울시약사회와 경기도약사회도 사태를 예의주시하기 시작했다. 결국 박정일 변호사는 28일 저녁 긴급 기자회견문을 발표하고 약사사회의 화합과 갈등 해결이란 명분을 내세우며 임원직 사퇴를 결정했다.
성남시약-박정일 변호사 사건 일지
시약사회 김순례 회장은 "담합약국 개설이 좌초된 채로 약사법의 취지가 잘 보전되던 곳에 약국개설은 있을 수 없는 것 아니냐"며 "약사 회무에 참여하는 약사출신 변호사가 소송에 참여했다는 사실에 어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성남시약은 이번 법원의 판결에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지난 2001년 복지부가 폐쇄조치를 내린 바 있고 2003년엔 약국개설 불가라는 법원 판례도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성남시약은 박정일 변호사가 모든 약사회 공직 사퇴를 전격 선언함에 따라 더 이상 문제제기를 하지 않겠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상황이다.
하지만 약사 정서를 등에 업고 소송에 나선 변호사를 너무 강하게 압박했다는 비판론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박정일 변호사 왜 사퇴 했나 = 박정일 변호사는 이번 소송과정에서 성남시약사회의 관심과 지역 약사들의 정서를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즉 소송과정에서 시약사회가 귀띔이라도 해줬어도 상당한 변화가 있었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번 사태는 박 변호사가 변호사라는 자격보다는 약사라는 자격을 우선에 놓고 결단을 내렸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즉 성남시약사회와 일선약사들의 정서를 무시할 수 없었던 것.
박 변호사는 "전국적으로 약국개설에 대한 통일적 기준이 정립되기 위해서는 다수의 판례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원고측 변론을 맡게 됐다"며 "약사회 임원직에서 사퇴하지만 약사 출신 변호사로서 약사에 대한 애정은 변함이 없다"는 말로 퇴임의 변을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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