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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클래스

"무리한 포지티브리스트 시행 제동 걸렸다"

  • 가인호
  • 2007-06-15 12:40:39
  • 미생산ㆍ미청구 삭제 품목 줄소송 예고...업계 자신감

[뉴스분석]급여삭제 집행정지 수용 의미와 전망

서울행정법원이 14일 2년간 미생산·미청구 품목에 대한 복지부의 급여삭제 조치가 부당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번 판결은 복지부가 약제비 적정화 방안의 일환으로 강행했던 포지티브 리스트(선별등재목록)시스템 도입에 첫 제동이 걸렸다는 점에서 커다란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행정법원의 판결로 정부의 포지티브리스트 시행은 차질을 빚게됐으며, 제약업소의 잇따른 소송제기로 상당한 후폭풍이 예고되고 있다.

무리한 포지티브시스템 강행

복지부는 지난해 5.3약제비 절감대책을 발표하면서 현 약사법상 의약품 품목허가 후 허가 유효기간의 부재로 생산실적이 없는 품목이 다수 발생한다는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미생산 품목을 등재목록에서 제외한다는 방침을 확정한 바 있다.

이후 정부는 지난해 7월25일 ‘신의료기술 등의 결정 및 조정기준 중 개정안 입안예고’를 통해 ‘최근 3년간 보험급여 청구실적이 없는 약제’를 급여대상 삭제 품목으로 결정했다.

그러나 갑자기 지난해 12월 29일 요양급여 규칙을 공포하면서 산정기간을 2년으로 줄여 확정 시행했다.

이처럼 조정기준 입안예고에서는 최근 3년간 보험급여 청구실적이 없는 의약품을 삭제대상으로 명시했음에도 불구하고, 복지부는 지난해 12월 29일 개정 요양급여 규칙을 공포 시행하면서 아무런 사전예고도 없이 보험급여 청구실적의 산정기간을 3년에서 2년으로 단축시켰다는 것이 제약업계의 주장이다.

복지부 법률 적용도 문제

특히 6개사 8개 품목의 경우 지난해 12월 29일 이전에는 보험급여 청구실적이 없었으나 생산을 했고, 향후에도 계속 생산ㆍ판매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

또한 지난해 12월 29일 이후에도 요양기관에서 해당 의약품에 대해 보험급여를 청구했다는 것이 해당 제약사의 주장이다.

따라서 소송제기 제약사들은 자진삭제하는 품목과는 달리 보험급여 대상 삭제예정 공고가 이뤄진 후 복지부에 이의신청을 했으나 복지부는 이런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해당 의약품에 대해 보험급여 삭제 처분을 내리면서 결국 제약업계는 소송이라는 강수를 선택하게 된것이다.

특히 복지부의 법적용도 상당한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 법률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즉, 요양급여 규칙 13조 4항 6호서 규정하고 있는 ‘최근 2년간’의 의미는 포지티브 시행일인 2006년 12월 29일 이후부터 삭제한다는 것으로, 시행일 이전부터 삭제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결국 과거 완성된 사실에 대해 급여삭제 조치를 단행 한 것은 헌법 13조 2항에 의해 명시하고 있는 ‘소급위법’ 원칙에 위배된다는 것이 법률전문가의 지적이다.

결국 정부의 사전예고 없는 급여 청구 산정기간 및 제약사의 상황 및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포지티브시스템 강행으로 제약업계의 피해만 커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일방적 급여삭제 조치 안돼

결국 이런 이유로 동국제약 등 6개 사의 ‘급여삭제 행정처분 집행정지 신청’소송은 복지부의 일방적인 급여삭제 조치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제약업계의 강력한 의지로 해석된다.

집행정지 신청이 수용된 품목은 ▲구주제약 ‘유니나핀정’ ▲동구제약 ‘보아스겔’, ‘포나제정’ ▲동국제약 ‘타이콘주사’ ▲삼천당제약 ‘엘카라틴정’ ▲한국유나이티드 ‘유로틴주’, ‘젬타빈주’ ▲휴온스 ‘디카보정’ 등 6개사 8개 품목이다.

이들 제약사는 정당하게 식약청장으로부터 제조허가를 받았고, 등재가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생산이나 보험청구 실적이 없다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급여목록에서 삭제한것은 업계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들 제약사의 소송 제기 품목은 미생산·미청구 4,160품목 중 급여목록 삭제가 부당하다며 이의를 신청했던 329품목중 일부 품목이었다.

휴온스의 ‘디카보정’이나 삼천당제약의 ‘엘카라틴정’ 등의 품목은 수탁제조사의 공장이전 등으로 제품 생산에 상당한 기간이 소요됐으며, 구주제약의 ‘유니나핀정’은 수탁제조사와 갈등으로 인한 수탁제조사의 변경 등이 지연 사유였다.

동구제약의 ‘보아스겔’ 등은 의약품의 결함을 극복하기 위한 제제연구나 안정화 시험에 상당한 기간이 소요됐으며, 동구제약의 ‘포나제정’은 의약품 원료가 독점적으로 공급되고 원료 공급처와 계약 성립이 되지 않거나 지연된 경우라는 설명이다.

동국제약의 ‘타이콘주사’는 해외에서 원료를 구입하지 않고 국내사가 자체로 원료물질을 생산하는 방법 연구 등의 사유로 제품 생산에 상당한 기간이 소요됐다.

329품목 추가소송 이어질 듯

이번 판결로 인해 이의신청을 제기했던 329품목에 대한 추가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제약업소에서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큰 부담으로 작용해 서로 눈치만 살피며 소송을 피했으나, 이번 법원의 결정으로 상당한 자신감을 얻을 것이 확실시되기 때문.

특히 보편적으로 집행정지 결정의 경우 본안소송 승소라는 방정식이 마련된다는 점에서 제약사의 소송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복지부가 추진했던 미생산ㆍ미청구 품목 급여삭제 조치에 대한 후폭풍이 약계를 뜨겁게 달굴것으로 전망되며서 향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와함께 복지부가 이번 판결과 관련해 어떤 대응 방안을 마련할지도 관심을 모으는 대목. 이번 집행정지의 경우 329개의 이의신청 품목 중 극히 일부분이었기 때문에 앞으로 소송이 계속될 경우 정부의 포지티브리스트 제도 자체가 명분을 잃을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따라서 앞만보고 달려왔던 복지부의 포지티브리스트시스템 제도는 이번 법원 판결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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