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광, 싱가포르 신약 합작사 56억 손상처리…"자산 재평가"
- 차지현 기자
- 2026-04-04 06: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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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D 활동 종료에 무형자산·투자 지분·대여금 일괄 손실 처리
- 매출 0원·완전자본잠식…기술수출·매각 통한 가치 회수 추진

[데일리팜=차지현 기자] 부광약품이 싱가포르 합작법인 투자 자산에 대해 대규모 손상처리를 단행했다. 이번 조치는 법인 청산이 아닌 자산 가치 재평가라는 게 회사 측 입장이다. 향후 기술수출이나 매각 등 자산 유동화를 염두에 둔 선제적 재무 구조 정비 작업으로 풀이된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부광약품은 지난 4분기 중 재규어 테라퓨틱스와 관련된 자산 전반에 대해 대대적인 회계적 재평가를 실시했다.
먼저 부광약품은 재규어 무형자산에 대한 손상검사를 진행하고 영업권 4억1800만원과 기타 무형자산 25억2400만원을 전액 손상 처리했다. 이를 합산하면 총 29억4200만원 규모다. 회사는 R&D 활동 종료에 따라 관련 자산의 장부가액이 회수 가능액을 초과한다고 판단, 전액 손상 인식을 반영했다.
부광약품은 재규어에 대한 종속기업 투자주식 평가에서도 장부금액 14억2800만원 전액을 손상차손으로 인식했다. 이에 따라 기말 기준 재규어 관련 투자주식 장부금액은 0원으로 조정됐다. 종속기업으로 편입해 유지해온 투자 지분의 회수 가능성을 사실상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부광약품은 기존 금융자산에서 전환한 재규어 관련 장기대여금 12억2400만원에 대해서도 전액 대손 처리를 진행했다. 부광약품은 재규어와 체결한 조건부지분인수계약에 따라 전기 말 기준 11억3500만원의 당기손익-공정가치 금융자산을 계상하고 있었다. 이는 미래에 재규어로부터 주식 또는 현금을 받을 권리에 대한 평가액이었다. 그러나 지난 분기 중 해당 계약에 포함된 전환권이 소멸하면서 이 자산은 장기대여금으로 계정 대체됐다. 이후 회사는 추가 인식액 8900만원을 포함한 해당 자산 전액에 대해 회수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해 대손을 설정했다
이로써 지난 분기 부광약품이 재규어와 관련해 반영한 손상과 대손 규모는 총 55억9400만원에 달한다.
재규어는 지난 2019년 부광약품이 면역항암제 시장 진출을 위해 싱가포르 바이오제약사 아슬란파마슈티컬스와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부광약품은 당시 재규어 설립에 250만달러를 우선 출자했고 신약 후보물질 확정 시 추가로 250만달러를 투자하는 조건에 따라 총 500만달러를 투입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작년 말 기준 부광약품이 보유한 재규어 지분율은 75.0%다.
재규어는 아릴탄화수소수용체(AhR) 길항제 기술 기반 경구용 면역항암제를 개발해 왔다. AhR은 종양 미세환경에서 면역 반응을 억제하는 주요 조절 인자로 꼽히는데 이를 차단해 항암 면역 반응을 활성화하는 치료 전략이다. 부광약품은 당시 이 파이프라인이 췌장암, 대장암 등 다양한 고형암을 겨냥할 수 있는 경구용 저분자 면역항암제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설립 이후 9개월 안에 후보물질을 도출하고 이후 추가 개발을 거쳐 임상에 진입한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재규어 사업 성과는 부진했다. 지난해 재규어는 매출이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 영업손실은 2억1500만원, 순손실은 3억800만원을 기록했다. 순손실이 이어지면서 결손금 규모도 불어났고 결손금이 자본을 갉아먹으면서 재무구조도 빠르게 악화했다. 작년 말 기준 재규어 자산은 8600만원에 그친 반면 부채는 14억4200만원에 달해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13억5500만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이에 부광약품은 재규어를 추가 육성하기보다 정리 대상으로 두고 관련 전략을 재검토해왔다. 앞서 부광약품은 2025년 IR에서 콘테라파마를 제외한 해외 신약개발 자회사인 재규어와 프로텍트 테라퓨틱스에 대해 이른 시일 내 효율화 계획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추가 연구 성과 가능성을 지켜본 뒤 확장을 이어갈지, 조정을 택할지 결정하겠다는 의미다. 이번 회계상 손상 인식 역시 자회사 효율화 정리 전략의 일환이라는 해석이다.
회사 측은 이번 손상 인식과 관련해 재규어를 청산하는 것이 아니라 자산 가치에 대한 재무적 재평가라는 입장이다. 재규어 법인은 유지한 채 추가 투자 없이 현재 개발 단계의 파이프라인을 기반으로 기술수출이나 매각 등 방식으로 가치 회수를 추진하겠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부광약품은 최근 실적 반등과 체질 개선을 동시에 달성하며 '선택과 집중'을 통한 신성장 동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작년 하반기 부광약품 자회사 콘테라파마는 글로벌 제약사 룬드벡과 RNA 치료제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콘테라파마는 덴마크 코펜하겐에 본사를 둔 바이오텍이다. 부광약품은 지난 2014년 콘테라파마를 34억원에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했다. 양사는 이번 협약을 통해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기반 신경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발굴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이어 작년 말 부광약품은 300억원을 투입해 회생절차 중인 한국유니온제약 인수를 추진, 항생제·주사제 중심 생산 역량을 확보하고 전체 생산능력을 약 30% 확대하는 전략을 제시했다. 기존 내용고형제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생산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안정적인 공급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실적 개선 흐름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부광약품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2007억원, 영업이익 141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후 처음으로 매출 2000억원을 돌파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25.4%, 영업이익은 775.2% 증가하며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특히 덱시드·치옥타시드 등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와 항정신병 신약 라투다를 중심으로 한 중추신경계(CNS) 사업이 전년 대비 약 90% 성장하며 실적 반등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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