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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근당 '프리그렐', 개량신약 자존심 지켰다"

  • 박동준
  • 2007-07-23 06:45:15
  • 시행 8개월만에 첫 대상...공단 "협상 순조롭게 진행될 것"

'프리그렐' 3개월만에 급여화

지난 5월 종근당은 '플라빅스'의 염기를 레지네이트로 변경한 개량신약 프리그렐에 대한 경제성 평가를 신청했지만 비용효과성에 발목이 잡히면서 비급여 결정을 받았다.

이미 '플라비톨정' 등 10품목이 넘는 제네릭이 출시된 상황에서 약효가 비슷한 개량신약을 제네릭보다 월등히 높은 가격으로 책정할 이유가 없다는 점이 비급여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

특히 프리그렐을 퍼스트 제네릭 수준까지 인정한다고 해도 오리지널의 68%를 넘을 수 없는 상황에서 종근당이 이보다 15%가 넘는 희망 약가를 제시했다는 점도 급여결정에 악영향을 미쳤다.

당시 심평원 관계자는 "종근당이 제시한 가격을 토대로 비용효과 분석을 실시한 결과 경제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판단돼 비급여 결정했다"며 약제급여평가위원회(이하 위원회)의 결정요인을 설명한 바 있다.

"개량신약 개발의욕 꺾었다" 비판 쏟아져

하지만 약제급여평가위원회 결정 직후 제약계는 프리그렐의 비급여화가 향후 국내 개량신약 개발의욕을 저하시키는 부정적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우려를 쏟아냈다.

특히 개량신약 개발을 한미 FTA 등 변화된 제약환경의 탈출구로 여겨온 국내 제약계로서는 개량신약의 투자개발비 및 가치를 인정하지 않은 위원회의에 비판의 화살을 집중했다.

아울러 프리그렐의 비급여 결정이 비용효과성에 집중됐다는 점에서 급여·비급여 여부를 결정하는 위원회가 공단의 약가협상 기능까지 잠식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는 위원회 내에서도 논란이 있었던 사안으로 위원으로 참석하고 있는 서울대 김진현 교수 역시 "급여 여부 결정에 경제성이 지나치게 강조되면서 급여평가위원회에서 가격을 결정하는 것과 같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종근당, 희망약가 80%로 인하로 급여화 성공

종근당은 6월 재평가가 무산된 이후 급여결정을 이끌어 내기 위해 이번 위원회에 희망약가를 기존 오리지널 대비 84% 이상에서 80%로 낮춰 다시 제시했다.

이는 당초 비급여 결정을 내린 위원회가 프리그렐의 비용효과성을 강하게 고려했다는 점을 인식한 것으로 급여 결정에 대한 종근당의 절박한 심정을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종근당은 6월 위원회에서 재평가를 성사시키기 위해 약가를 오리지널 대비 74%까지 인하하는 자료를 제출하려고 했지만 이미 출시된 제네릭보다 낮은 약가를 받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내외부의 지적에 따라 제출을 최종 보류했다.

종근당의 약가인하와 함께 위원회 내에서도 개량신약에 제네릭과 동일한 비용효과성을 적용시하는 것은 무리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입장이 제기되면서 개량신약 개발을 위한 노력을 인정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특히 이번 위원회에서 국내 제약계의 현실을 감안해 임상적 효용성 뿐만 아니라 복용의 편의성, 안정성 등에 대한 개선효과 등을 인정하는 등 '개량'의 개념을 폭넓게 적용하는 방안이 논의됐다는 점도 급여 결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그렐, 개량신약 자존심은 지켰다

희망약가 80% 제시를 통해 급여결정을 이끌어 낸 프리그렐은 현 약가제도에서 개량신약이 가질 수 있는 최소한의 자존심은 지켰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건강보험공단과의 약가협상이 남아있는 상황이지만 희망약가 80%는 퍼스트 제네릭 인정수준인 오리지널 대비 68%를 크게 상회하는 것임과 동시에 지난해 플라빅스 약가의 80%를 인정받은 제네릭과 동일한 수준이기 때문.

이는 현 약가제도 하에서 제네릭이 출시된 개량신약이 받을 수 있는 마지노선에서 급여 결정이 이뤄진 것으로 종근당이 당초 고려했던 74%를 제출하지 않은 역시 이를 염두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제네릭이 출시됐음에도 불구하고 오리지널 대비 80%에서 가격을 인정받았다는 점은 프리그렐의 약효 개선여부가 위원회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는 향후 위원회의 개량신약 평가에서 제네릭 출시여부와 약효개선 등을 집중 검토, 제네릭이 출시됐음에도 약효 개선이 미미한 경우 퍼스트 제네릭 수준에서 적정 가격을 인정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기 때문이다.

8월말, 첫 번째 약가협상 본격화 예상

프리그렐에 대한 급여 결정이 이뤄짐에 따라 심평원이 복지부에 위원회 결정을 보고, 복지부가 협상대상을 공단에 통보 할 경우 본격적인 약가협상은 내달 말경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공단은 첫 약가협상이 결정됐다는 점에서 8개월 동안 가져온 준비과정을 재검토하고 프리그렐의 급여결정 및 경제성평가 자료 등에 대한 본격적인 분석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아울러 약가협상 지침에 따라 대체가능성 및 대체가능약제의 총투약비용, 관련 질환군의 규모, 환자 수, 보험재정에 미치는 영향, 국내외 가격·사용량·급여범위, 특허현황, 의약품 공급 능력, 국내 연구·개발 투자비용 등에 대한 분석도 시작한다.

이미 공단은 약가협상 대상이 결정되기 이전부터 협상력 강화를 위한 자체 아이디어 회의 등을 거치며 약가협상 과정을 준비해 왔다.

공단 약가협상팀 관계자는 "원론적인 적용이 되겠지만 개량신약이 가치가 있다면 그 가치는 약가협상 과정에서 당연히 인정받을 것"이라며 "본격적인 협상을 위한 준비는 상당부분 마무리 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약가협상 순조로울 것' 예상 지배적

프리그렐이 약가협상의 첫 번째 대상이 되고 있지만 실제 약가협상 과정이 난항을 겪을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공단은 내다보고 있다.

이미 심평원 위원회에서 비용효과성에 대한 논란을 통해 가격 부분이 일정하게 정리가 됐을 뿐만 아니라 제약사도 협상지침에 따른 자료 분석을 통해 적정 가격선을 알고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

특히 공단 약가협상팀이 심평원 위원회에 배석해 급여결정 배경 및 과정을 숙지하고 있다는 점도 약가협상이 순조롭게 흘러 갈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에 힘을 더 하고 있다.

공단 약가협상팀 관계자는 "급여결정 과정을 공단도 충분히 숙지하고 있는 상황이고 제약사도 적정 가격선을 알고 있을 것"이라며 "첫 번째 협상이긴 하지만 순조롭게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협상 시일은 60일 이내이지만 이보다는 빠르게 가격 결정이 이뤄질 수도 있을 것"이라며 "복지부로부터 협상 대상을 통보받은 이후 협상전략 등에 대한 내부 회의를 거쳐 본격적인 협상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약가협상이 내달 말부터 시행될 경우 협상 시일 60일, 복지부 고시 30일 정도 등을 감안하면 종근당 프리그렐은 늦어도 12월에는 시장에 출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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