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진료축 이동" vs 약국 "일반약 활성"
- 홍대업·류장훈
- 2007-07-30 06:4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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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률제 시행 희비교차...정부 정책홍보 부족시 '대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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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정액제는 진료비 1만5,000원 이하인 경우 무조건 3,000원만 부담하고, 그 이상인 경우 진료비 총액의 30%를 환자가 부담했었다. 그러나, 8월1일부터는 정액기준이 사라져 무조건 진료비의 30%를 부담하게 된다.
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초진시 의원의 본인부담금은 3,000원에서 3,400원으로 늘어나 환자에게 다소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재진시에는 2,400원으로 오히려 환자부담이 줄어들게 된다.
또, 6세 미만 아동의 경우 성인 기준 진료비에 30%가 할인되는 만큼 총 진료비의 21%만 부담하면 된다. 따라서 의원급 진료과목 가운데 소아과가 가장 큰 혜택을 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재 적용되는 진료비를 살펴보면, 초진의 경우 소아 가산율 차등적용에 따라 1세 이하는 1만3,060원, 1∼3세 1만2,500원, 3∼6세 1만1,940원, 6세 이상(성인 포함) 1만1,380원이다. 또한 재진은 1세 이하 9,340원, 1∼3세 8,940원, 3∼6세 8,540원, 6세 이상 8,140원이다.
즉, 별도의 검사나 처치 없이 진료만 받을 경우 재진시에는 환자가 부담하는 비용이 줄어든다는 계산이다.
뿐만 아니라 개원가에서 일반적인 검사인 X-ray나 심전도 검사의 경우 각각 5,110원, 4,730원으로 수가가 책정돼 있어 초진시에는 진료비가 1만5,000원을 넘게 돼 정률제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서초구의 K내과 전문의는 "사실 재진비는 1만원이 안돼 기존 정액제보다 본인부담금은 오히려 줄어든다"며 "진료비만을 놓고 보면 정률제가 환자들에게도 나빠지는 것만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인천의 C소아과 전문의도 "세계적으로 낮은 출산율 때문에 환자가 없는 것은 지금도 마찬가지"라며 "진료비가 낮아진다고 환자가 늘어나지는 않을테지만 정률제와 6세 이하 본인부담금 경감으로 소아환자의 본인부담은 여러모로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정률제 시행에 대해 의료계가 우려하는 것은 약제비 증가다. 진료비의 경우 본인부담이 최대 1,500원 증가하는 데다 약제비도 현재 1,500원에서 최대 3,000원으로 늘어나 의원 이용시 소요비용은 현행 4,500원에서 7,000원으로 급상승하는 것.
따라서 개원가에서는 정률제 시행시 의원과 병원간 진료비 차이가 줄어들어 환자의 의료기관 이용이 대형병원으로 쏠리는 데 대한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정률제가 진료비에만 적용될 경우 크게 문제되지 않지만, 약제비 역시 동반 증가해 환자의 의료기관 이용 자체에 대한 부담이 커진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의료기관 이용의 감소가 일반약 소비로 이어지거나 환자의 저가약 처방에 대한 주문이 늘어날 것이라는 데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강남구의 K 개원의는 "환자가 약제비 증가에 따른 부담으로 진료시 의사에게 컴플레인을 제기해 싼 약을 요구할 수도 있다"이라며 "이럴 경우 의사들은 압박을 받을 수 밖에 없고, 이러한 요구를 받아들여야 할지 난처한 상황이 연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진구의 C 개원의는 "정률제 시행의 문제는 환자의 감소도 있지만 진료의 축이 의원에서 약국으로 옮겨가는 것"이라며 "환자들이 일반약 소비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약에 대한 오남용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약국가, 일반약 매출 증대 기대...대체조제 활성화는 미지수
의원가의 언급처럼 약국가에서는 정률제 전환으로 인해 가벼운 경질환의 경우 환자들이 의원 방문을 자제하고 오히려 약국을 찾게 될 것이란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
진료비와 약값이 기존 4,500원에서 7,000원 정도 수준으로 상승한다면, 환자의 체감지수는 훨씬 높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같은 기대감을 나타내듯, 부천시약사회는 최근 ‘이젠 처방조제 하는 것보다 가벼운 질환은 단골약사와 상의해보세요’라는 정률제 대책문건을 지역 약사들에게 배포하기도 했다.
부천시약사회측은 “일반약 판매가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약사로서의 직능과 복약지도 강화를 위해 이같은 문건을 배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서울 관악구 소재 한 약국도 “약 6개월 정도는 의원으로 향하는 발길이 줄어들고 약국을 찾는 환자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체조제가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란 일부의 예상은 그대로 적용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처방권을 가진 의사와의 관계, 대체조제 사후통보 등 제도상의 번거로움 등을 이유로 굳이 대체조제를 하려는 분위기는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
경기도 시흥시약사회 조양연 회장은 “약국가에서는 대체조제보다는 오히려 약값 인상에 대해 환자에게 설명하는 등 제도에 순응하려는 자세를 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약값 일일이 계산 ‘골치’...바코드 표준화 절실
정률제 전환이 일반약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과 함께 약값을 일일이 계산해야 하는 불편함도 약국에서는 감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는 나홀로약국의 경우 바쁜 시간에는 처방내역 입력을 뒤로 미루고 우선 조제한 후 정액(1,500원)만을 받는 방식을 취해온 것이 사실. 그러나, 앞으로는 처방전마다 환자의 약값이 달라지는 만큼 이에 대한 각각의 계산과 설명이 뒤따라야 한다.

이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복지부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는 것이 바코드 표준화(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이지만, 이것도 정률제가 시행된 이후인 9월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약국가에서는 바코드 처방전을 자동으로 인식하는 리더기 구입하면 훨씬 수월하지만, 이에 대해 바코드 업체와 복지부, 의약계간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문제점이 있다.
서울 금천구의 한 약사는 “의원급의 바코드 표준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리더기를 구입할 수 없다”면서 “더구나 바코드 표준화가 강제조항이 아니라 의무조항이라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일부 약국가와 바코드 업체에서는 내년 3월에나 바코드 표준화 시스템이 구현될 가능성이 있고, 이에 따른 각 업체의 독점체제가 무너지면서 대폭적인 가격인하가 예견돼 바코드 리더기 구입을 유보하는 약국들도 있다.
약국, 환자와의 마찰 “걱정”...적극적인 정책홍보 촉구
앞서 언급했듯이 처방내역에 따라 약값이 달라지는 만큼 약국에선 환자들에게 일일이 기존과 약값이 차이가 나는 점을 설명해야 한다.
조제 대기시간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약값까지 올라가는 것에 대해 환자의 불평·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 속출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탓에 각 지역약사회에서는 약사회와 복지부가 공동으로 제작한 포스터를 각 회원들에게 배포하거나 정률제 전환으로 발생할 수 있는 환자불만에 대한 모범답안을 공문으로 내려보내는 사례도 있다.
따라서 지역약사회는 물론 환자를 직접 접해야 하는 일선 약국에서는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정책홍보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개정안이 지난 25일에서야 공포된 것도 불만이지만, 지금이라도 방송이나 라디오 등을 통한 홍보작업이 병행되지 않으면 약국가에 일대 혼란을 가져올 것이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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