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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약사회·보건소, 담합 제보 '나 몰라라'

  • 홍대업
  • 2008-01-23 12:20:39
  • 요약
  • 보건소, 제보약사에 민원취하 요구…병원은 살해위협

[현장취재]전남 광주시 북구약국가 담합현장

전남 광주시 H약국이 지난해 7월 촬영한 E병원측 관계자와 B약국간 담합행위 현장. 푸른색 옷을 입은 사내(병원 관계자)와 주황색 옷을 입은 여성(병원내 매점주인)이 처방전을 B약국으로 유도하거나 배달했다고 H약국은 전했다.
전남 광주시 북구약국가의 병원·약국 담합의혹과 관련 이를 제보한 약사에게 관할보건소는 민원취하를 요구했고, 지역약사회에서는 이를 해결할 능력을 발휘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담합의혹을 제기하면서 이에 대한 시정을 요구한 약사에게 해당병원측 관계자는 살해위협도 서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E병원 관계자, 처방목록 요청하는 약사에 살해위협

문제의 병원과 약국은 데일리팜에서 22일자 기사로 이미 보도했던 광주 북구 두암동에 소재한 E병원과 B약국.

데일리팜이 지역약국가를 탐문취재한 결과와 담합 및 면대의혹을 제기한 E병원 옆 H약국(2007년 6월 개설) J약사에 따르면 B약국이 개설된 것은 2007년 1월경.

그때부터 E병원과 담합이 본격화되기 시작했고, 2007년 6월24일 H약국 J약사는 이에 대한 시정을 요구하는 문서를 배달증명으로 E원장에게 발송했다.

H약국측에서 E병원 원장에게 보낸 담합행위 시정을 요구하는 문서.
이 문서와 J약사의 증언에 따르면, B약국의 실소유자로 추정되는 E병원 행정원장(J모씨)을 자처하는 사람으로부터 같은달 23일 오전 11시경 ‘칼로 배를 찔러 버리겠다’, ‘밤길 조심해라’ 등의 위협과 함께 J약사의 목을 가격하는 등 폭행까지 있었다는 것.

이같은 사실을 문서로 E원장에게 알리고 시정을 요구했지만, 전혀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는 것이 J약사의 주장이다.

H약국 보건소 민원제기…보건소 직원 "민원 철회하라" 요구

J약사는 약국 개설과정에서 E병원의 처방약을 파악하기 위해 협조를 요구했지만, E병원 관계자(‘계장’)로부터 ‘E병원 근처의 B약국과 하기 때문에 처방약 목록을 제공할 수 없다’는 말을 들었고, E병원과 거래하는 S약품도 H약국과는 거래할 수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J약사는 H약국 개설 이후 B약국 K약사는 물론 매점 여주인, 주차관리요원까지 나서 처방약을 배달하거나 처방전을 B약국으로 노골적으로 유도하는 행태를 견디다 못해 10월22일 북구보건소장 앞으로 담합 및 면대의혹에 대한 민원을 제기했다.

그러나, 일주일 후인 10월29일 북구보건소 약무담당 직원 J모씨 등 2명이 H약국을 방문해 “E병원이 나쁜 짓을 하는 것은 알지만, J약사가 제기한 민원내용만으로는 조치가 불가하다”면서 “민원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는 것.

이에 대해 J약사가 민원을 철회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 조치가 불가능하다는 내용을 문서로 답변해달라고 요구하자 보건소 직원들은 오히려 화를 내면서 나갔다고 했다.

E병원·B약국, 보건소 감시 이후에도 버젓이 '담합'

이틀 후 J씨 등 보건소 직원 3명이 다시 H약국을 방문해 “E병원과 B약국을 감시했지만 담합현장은 목격하지 못했다”며 담합행위를 목격한 환자명단 제출을 요구해, J약사는 약국 방문자 5명의 처방전 및 연락처를 제공했다.

그러자, 11월2일 보건소측은 현지출장 점검 결과 일부 위반사항이 확인돼 조사 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는 민원처리 결과를 인편으로 H약국에 전달했다.

한달 남짓 지나도 E병원과 B약국의 행태가 계속되자, H약국이 보건소 약무담당자 J씨에 재차 문의한 결과 “식약청 조사건과 관련 북부경찰서에 넘겼으며, 확실한 증거를 가지고 민원을 제기하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J약사는 설명했다.

이같은 상황이 전개되는 과정에서 J약사는 지난해 9월 대한약사회 차원에서 진행됐던 면대약국 접수와 관련 북구약사회에 광주시약사회로 접수시켜 달라고 요구했지만,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E병원과 B약국의 불법행위 의혹에 대해서는 이미 시약사회에서도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북구약사회와 마찬가지로 역시 적극 대응하지 않았던 것으로 판단된다.

면대약국 시약사회에 보고도 안해…시약 "기사화하지 말라"

지난해 집행부가 바뀌기 전까지 북구약사회에서 임원을 맡았던 현 광주시약사회 임원은 지난 21일 오후 현장취재를 하고 있던 데일리팜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와 “문제의 병원과 약국의 담합이나 면대 등에 대한 내용이 시약사회에는 접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H약국측이 지난해 7월 촬영한 동영상. 푸른 색 티셔츠를 입은 병원측 관계자가 환자의 처방전을 약국에 갖다주고 조제약을 받아들고 병원으로 다시 들어서는 장면.
이와 관련 북구약사회는 지난해 11월 면대문제와 관련 B약국 개설약사인 K약사를 대상으로 청문을 실시했으며, 2개월의 정리시간을 주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즉, 담합행위는 물론 면대의혹도 약사회에서는 이미 인지하고 있었지만, 이 문제를 제기하는 J약사의 주장을 보건소의 행태와 마찬가지로 오히려 무마시키는데 초점을 맞추려 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E병원 인근의 다른 약국들도 보건소 직원의 민원철회 요구와 지역약사회의 미온적인 태도에 대해 파악하고 있었다.

지역약국가 "보건소서 사건 무마하려 했다" 불신 팽배

북구의 한 약국은 “너무 노골적으로 담합을 하고 있고 면대까지 하고 있다는 것은 시내에서도 다 아는 사실”이라며 “그런데도 보건소에서는 민원을 취하하라는 둥 사건을 무마시키려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데일리팜 기자의 취재가 진행되는 동안 또 다른 약국의 약사는 “보건소 직원은 가급적 기사에 언급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시약사회 관계자는 “기사화하지 말아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같은 전후 사정을 살펴보면, E병원 및 B약국과 보건소 직원들, 지역약사회 관계자가 어느 정도 교감이 있지 않았겠느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한편 H약국 J약사는 지난해 7월경 E병원측 관계자가 B약국에 환자의 처방전을 직접 들고가 약을 조제해 다시 병원으로 들어서는 장면을 동영상으로 촬영한 것이 있으며, 이들 병원과 약국의 행태가 개선되지 않을 경우 최종 복지부에 민원을 제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반론보도문]광주시 E병원 관련 알립니다

데일리팜은 지난 1월22일과 23일 전남 광주시 북구에 소재한 E병원과 B약국간 담합의혹이 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E병원측은 E원장 명의로 E병원과 B약국간 담합한 사실이 없다며 이의를 제기해 왔습니다.

E병원측은 우선 '담합을 한 적이 없는데도 담합이 있었다'는 식으로 기사를 작성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시했습니다.

또, 인근 H약국에서 E원장에게 보낸 담합행위 시정을 요구하는 문서에 대해서도 ‘일방적으로 보내온 문서’, ‘마치 E병원과 B약국간 담합을 했고, 그 행위를 방치한 것처럼 독자가 생각할 수 있도록 하는 문서’라며 이를 기사에 게재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H약사가 E원장에게 보낸 문서에서 언급된 ‘살해위협’과 관련 '살해위협을 했다는 병원관계자는 없다'며 이 또한 사실이 아니라고 밝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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