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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세포에 국가운명 걸어라

  • 데일리팜
  • 2009-04-20 06:45:28

국회의원 24명이 '#국회생명과학연구포럼'을 결성하고 창립토론회를 열어 대내외에 포럼의 확실한 존재의미를 선포한 것은 획기적인 사건이라고 할 만하다. 포럼의 방향성이자 창립모토가 '#줄기세포'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창립토론회 부제가 '줄기세포 연구 활성화 방안 모색'이다.

국회의원들이 정부가 미적거리는 줄기세포에 공격적인 참여자로 나선 것이 대단히 흥미롭고 설레게 한다. 참여 국회의원을 봐도 한나라당, 민주당, 친박연대, 자유선진당, 창조한국당 등 여야를 아우른다. 보건복지가족위원회 소속 위원들이 적극 참여하는 것이 역시 주목된다.

생명과학의 총아(寵兒)라고 할 줄기세포 연구 활성화에 국회의원들이 나선 것은 기대되는 행보임이 분명하다. 황우석 사태 이후 우리나라 줄기세포 연구는 정부가 대단히 소극적으로 머뭇거리는 사이에 주요 선진국에게 그 원천기술을 양보해줄 상황에까지 이르게 되어 뒷전으로 한참 밀려났다.

줄기세포는 희귀병·난치병을 근본적으로 치유해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데서 나아서 생명연장을 가능하게 하는 최첨단 바이오 연구 분야다. 산업적으로 보면 '의료산업의 금광'으로 비유될 정도로 그 폭발력이 상상을 초월한다.

나아가 정치적으로는 주도권을 잡느냐 아니면 변방에 머무느냐에 따라 국가의 운명이 뒤바뀔 상황까지 갈 가까운 미래의 메가톤급 의제다. 국가와 외교적 헤게모니로 보면 핵폭탄급 이상의 '선제파워'를 갖는 일이라는 말이 쉽게 나올 정도이니 줄기세포 연구의 중요성은 새삼 거론할 일도 못된다.

'체세포 복제배아연구'는 줄기세포 연구의 핵심에 자리한다. 생명윤리 문제로 보수적인 미국조차 입장을 완전히 바꿔 배아연구를 허용하는데서 나아가 주정부의 지원책을 늘리고 있는 것은 결코 간과할 일이 아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의 대대적인 예산 지원 허용은 세계가 주목한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다. 지원금 수백억 달러중 상당액이 미 국립보건원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 17일에는 드디어 미 국립보건원이 인간배아 줄기세포에 대한 막대한 연방자금 지원과 관련해 구체적인 지침을 만들어 발표하기에 이르렀는데, 이 조치로 지원대상 줄기세포주(株)가 부시 행정부 시절 60여개에서 700개로 늘어나게 됐다. 체세포핵이식에 의해 복제되거나 처녀생식으로 만들어진 배아줄기세포는 연구에서 제외된다고 해도 가히 획기적 조치다.

영국과 호주 등도 복제배아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 예의 심상치 않다. 런던대와 뉴캐슬대의 연구는 괄목할만한 성공을 거두면서 줄기세포 성공 문턱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진다. 아시아에서는 일본, 중국, 싱가포르 등이 벌써 박차고 나섰다. 중국은 최근 아시아 최대 규모의 줄기세포 연구·개발 센터 기공식을 가져 놀랍게 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정부가 여전히 보수적이고, 민간에서는 연구가 미흡하다. 정책적인 면을 보면 대통령 직속기구인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가 온통 그 키를 쥐고 있기 때문에 정부는 그저 눈치만 보면서 뒤따라 갈 뿐이다. 오죽하면 여야 국회의원들이 먼저 나섰을까를 생각하면 한심스럽다는 생각에까지 미친다.

체세포 복제배아연구는 생명윤리법상 연구목적과 방법이 극히 제한적으로 허용돼 사실상 황우석 파동 이후 금지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무부처인 복지부의 사전 승인이 없으면 연구가 불가능하다. 미국도 입장을 바꾼 마당에 우리는 '바이오 쇄국정책'으로 연구를 스스로 차단하고 있는 점을 거듭 곱씹어 봐야 한다. 그 중심에 생명윤리위가 과도하게 진을 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3년전 7~8위권의 줄기세포 경쟁력이 현재는 12~14위권으로 두배나 뒤쳐졌다. 결국 주도권 경쟁에서 선점을 빼앗겼다. 고작 350억원인 현 정부의 연구비 수준으로는 주도권은 커녕 시늉만 내다 마는 꼴이 될 것이 뻔하다.

정부는 복제배아 연구에 대해 과감한 잣대를 새로 설정해 허용 폭을 크게 넓혀야 할 뿐만 아니라 이미 상용화가 되고 있는 '성체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정부지원을 획기적으로 늘리면서 동시에 민·관 합동연구를 강화해야 한다.

특히 생명윤리에 제한받지 않는 성체줄기세포는 당장 정부가 주도적으로 키워 가야할 분야다. 아울러 새로운 분야로 떠오르고 있는 '역분화(iPS) 줄기세포' 또한 다 자란 세포를 배아줄기세포처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가 반드시 전략적 타깃으로 노려야 한다. 역분화 줄기세포는 일본이 먼저 시작했지만 우리나라 민간업계에서 그 보다 앞선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민간에서의 줄기세포 연구는 활발하기는 하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보면 산발적이고 미흡하다. 몇몇 업체만이 주목할 정도다. 알앤엘바이오, 세월셀론텍, 차바이오&디오스텍 등이 그 대표적 업체들이다. 차바이오&디오스텍의 주식가치는 무려 1조원에 이른다.

또 알앤앨바이오 최대주주의 지분가치는 최악의 경기침체 기간 동안인 작년 10월부터 최근까지 무려 13배 이상이나 올라 그 가치 총액이 국내 1등 제약사 오너그룹 전체를 합쳐도 많아지자 제약회사 부럽지 않다는 보도가 화제가 됐다.

생명윤리위가 신중을 기하고 있지만 조만간 결정할 차바이오&디오스텍의 체세포 복제배아 연구 신청 건은 그래서 업계 초미의 관심사다. 아니 줄기세포 업계뿐만 아니라 국가적 방향성을 결정하는 중차대한 분수령이 될 결정이다. 차바이오&디오스텍은 식약청 전 고위직 공무원이 대표이사로 있다는 점에서 각별히 더 관심이 간다. 이외에도 줄기세포 연구개발 업체들은 많지만 영세한 경우가 많고 일사분란하지 않아 혼란스럽게 진행된다.

그럼에도 더 안타까운 것이 있다. 정작 관심을 가져야 할 제약회사들은 거의 무관심한 것이다. 극히 일부 업체만이 투자 내지 공동연구 등에 참여하고 있을 뿐 제약사들은 줄기세포에 관한한 거의 딴 세상이다.

분명히 주식가치를 보면 제약사들은 관심을 가져볼만한데도 그렇다. 거침없이 치솟는 주식가치에 대해 '확실한 비전이냐' 아니면 '뜬구름 같은 거품이냐'를 놓고 논란이 있지만 특정업체의 실패와 성공을 떠나 언젠가 어떤 업체는 반드시 줄기세포에서 성공하고 시장 헤게모니를 쥘 것이라는 변함없는 사실을 중시해야 한다. 정부로 보면 줄기세포는 어떤 업체든 반드시 결실을 거둘 비전이기에 미적거리거나 머뭇거릴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줄기세포 관련시장은 오는 2012년 43조원(324억달러) 가량에 이를 전망이다. 이중 성체줄기세포가 약 24조원(180억달러)을, 배아줄기세포가 6조6천천억원(50억달러)을 각각 형성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그러나 이 예측은 기하급수적 계산으로 1단계에 불과하다.

줄기세포 시장은 앞으로 성장볼륨이 기하급수로 늘면서 그 성장기간은 역기하급수로 짧아지는 이른바 '빅뱅' 현상으로 폭발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10~20년 내 벌어질 치료의약품과 치료기술의 대혁명이다. 2030년경이면 영원한 생명까지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올 정도면 줄기세포는 앞으로 모든 의약품과 치료기술을 대신할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생명윤리의 문제가 어떻게 접근될지가 관건이지만 줄기세포는 그래도 패권싸움이라는 보이지 않는 경쟁 때문에 진행될 수밖에 없다. 상황이 이런데도 주력이 돼야 할 제약회사들은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할 것인가. 제약사들이 먼저 사생결단 나서야 한다. 정부는 국운을 걸고 임해야 한다. 이번 '국회의원 포럼' 결성이 우리의 줄기세포 경쟁력을 끌어올리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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