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압박에 약가정책 좌초…약제비 10년간 세배 껑충"
- 의약행정팀
- 2010-06-02 06:5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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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업에서 5.3조치까지…복지부장관 경질사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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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시장형실거래가제를 들고 나온 이유는 의약품 유통투명화와 함께 급증하는 약제비를 제어하겠다는 목표가 근저에 깔려있다.
그만큼 약제비 문제는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을 모색해야 하는 현 시점에서 중요한 정책이슈다.
실제 건강보험 약제비는 지난 10년간 약 3배 가량 폭증했고, 이는 #의약분업 실패 논리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그러나 "의약분업은 약값절감이 목적이 아니었던 만큼 약제비 문제와 연동시키는 것은 맞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이 관계자의 주장처럼 분업을 약제비와 연계시키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 사실 정부의 영향 분석에서도 노인인구 증가와 의약품의 사용량 증가 등이 가장 큰 영향요인으로 지목됐다.
하지만 분업초기 재정파탄 여파로 정부가 약값(약제비)을 낮추기 위한 정책대안을 내놨던 정황을 보면 연계성이 매우 근거리에 있음을 보여준다.
변재환 박사는 "건강보험 약가제도는 의약품의 가격(과 사용량)을 통제하는 제도"라고 정의했다.
실거래가상환제 도입 이후 모색된 이런 약제비 관리정책의 획기적인 변화는 세 번에 걸쳐 이뤄졌다.
'재정파탄' 시기와 약가결정 시스템의 패러다임을 바꾼 2006년 '5.3 약제비 적정화 방안', 올해 2.16 '의약품 거래 및 약가제도 투명화 방안'이 그 것이다.

KDI는 당시 '의료보험재정 위기, 원인과 대책' 보고서를 통해 분업과정에서 나타난 제도적 오류와 왜곡이 급속한 재정악화를 야기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전년대비 72%p 폭증할 것으로 예측된 외래진료비가 가장 큰 문제였다. KDI는 "의약계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총 의료수가 누적기준을 49%인상하고 원외처방료, 조제료 등 일부항목이 과잉진료를 유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 급격한 재정악화를 가져왔다"고 진단했다.
또한 "진료비 억제정책의 핵심인 지불보상체계의 개혁을 포기한 것도 결정적인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KDI는 ▲중단기 대책으로 간이포괄수가제, 수가 재조정, 권장약품목록제 도입, 소액질환 본인부담강화, 공공의료 확충 ▲장기대책으로는 총액예산제, 공보험과 사보험의 균형적 이원화 체계 구축, 소액경질환에 대한 의료저축 구좌방식 도입 등을 개성방안으로 내놨다.
한편으로는 의약계 등을 중심으로 약값 거품을 제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받았다. 분업직전 약값을 30% 이상 일괄 인하했던 제약계 입장에서는 황당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런 여론과 정책진단에 힘입어 새 약가제도 도입 방안이 제안됐다. #참조가격제, #최저가실거래가상환제, #저가구매인센티브는 이런 배경에서 처음 이슈로 급부상했다.

참조가격제의 경우 다국적 제약사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의 반발이 특히 거셌다. 김홍신 신한국당의원은 같은 해 7월 대정부질의에서 참조가격제를 저지시키기 위해 미국 무역대표부와 다국적제약협회 등이 1년 동안 26차례나 압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기도 했다.
이 주장은 당시 복지부장관이었던 이태복 전 장관이 후일 언론을 통해 관련 사실을 인정하면서 다시 한 번 세간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저가구매에 따른 인센티브를 50% 제공키로 했던 저가구매인센티브제 또한 참조가격제 논의에 휩쓸려 사라졌다.
또 이태복 전 장관이 가장 힘을 쏟았던 최저가실거래가제는 2002~2003년 1년 동안 시범사업을 마지막으로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제약업계의 반발도 컸지만 규제개혁위원회에서도 지나친 규제라고 개선을 촉구했다.
결국 재정파탄 3대 약가제도 도입논의는 이렇게 실패했다. 대신 다른 나라에 보험등재된 의약품 가격과 국내 가격을 비교해 가격을 인하하는 약가재평가제도가 같은 해 말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이평수 한의사협회 고문(전 건강보험공단 상임이사)은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되는 제도가 'A7 참조가격'이라고 지적했다.
A7약가제도는 의약분업과 함께 구성된 약제전문위원회에서 신약의 가격결정 근거로 공식화됐는데, 이 제도 때문에 신약은 물론이고 제네릭 가격거품이 마련됐다고 이 고문은 주장했다.
실제 이 제도는 미국 등의 압력으로 1990년대 중반 비공식적으로 도입됐으며, 5.3 약제비 적정화 방안으로 무력화될 때까지 10년 이상 한국의 등재가격을 높이는 데 일익을 담당했다는 거다.

실제 정부발표 자료에 따르면 약품비는 전체 건강보험 재정의 30%에 육발할 정도로 성장했고, 증가율 또한 연평균 18%를 상회했다.
유시민 전 복지부장관은 약제비 관리시스템에 대한 손질을 더 이상 미뤄서는 안된다고 판단해 대대적인 개혁조치를 내놨는데 일명 '5.3 약제비 적정화 방안'이 그것이다.
이를 통해 약가등재 방식이 네거티브에서 포지티브시스템으로 전환됐고, 비용효과 분석 등을 근간으로 한 경제성 개념을 등재 및 가격결정에 본격 개입시켰다. 또 가격협상 제도를 도입해 가격과 사용량을 동시에 통제하는 장치도 새로 마련했다.
이는 고가약 사용량 증가가 약제비 상승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었다. 또 저가구매인센티브, 처방총액인센티브 등 정부가 현재 새로 도입을 예비한 제도들도 이 때 대안으로 제시했다.
정부 측 한 관계자는 "이전에는 약가정책에 대한 종합판이 나온 적이 없었다"며 "아이템별로 현상을 분석하다가 종합적 대책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전환이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제약업계의 반응은 달랐다. 제약계 한 관계자는 "제도 도입을 위한 인프라도 충분치 않았고 정확한 데이터도 공개되지 않았다. 사회적 합의는 더더욱 없었다"면서 "곡학아세가 따로 없었다"고 비난했다.
흥미로운 점은 2006~2007년 사이에 진행된 한미FTA 협상에서도 10조원밖에 되지 않는 손바닥만한 국내 제약산업, 그중에서도 약제비 적정화 방안이 핵심 의제 중 하나로 부상했다는 사실이다.

문제는 지금까지 실적만 보면 이 획기적인 조치가 별다른 성과지표를 내놓지 못했다는 데 있다. 정부는 약품비 비중을 2005년 기준 29.2%에서 2010년 24% 인하로 감소시켜 건강보험 재정 안정화에 기여토록 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하지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지난 4월 발표한 자료를 보면 약품비 비율은 2006년 29.4%, 2007년 29.5%로 계속 증가했고 이른 추세는 2009년에도 29.6%로 멈추지 않았다.
정부는 이런 데이터를 시장형실거래가제 도입을 위한 포석으로 활용했다. 물론 3년이 지난 5.3조치에 대한 섯부른 재단은 하지 않고 있다.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5.3조치는 그 자체만으로 유의미한 정책이었지만 기등재약 목록정비 사업 등 핵심과제들이 지지부진하면서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면서 "시장형실거래가제로 또 다른 변명거리를 찾을 게 아니라 원칙대로 적정화 방안을 시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실비아 보사연 박사는 "선별목록제, 약가협상제 등 새로 도입된 제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면서 "향후에는 의약품 사용 적정화에 대한 정책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권순만 교수는 "현재 상황에서 5.3조치의 정책영향을 평가하기는 아직 이르다"면서 "5.3조치 이전에 등재된 의약품들, 특히 저가 의약품의 사용을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취재=최은택·김정주·이탁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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