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수희 장관 내정자 비전문성 '독일까 약일까'
- 최은택
- 2010-08-09 06:4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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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약계 "합리적 인물" 환영…시민단체 "의료민영화 탄력"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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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진수희 새 보건복지부장관 내정자
그는 "서민들에게 희망과 꿈을 되찾아주고,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실현해 나갈 수 있도록 '겸애교리'(兼愛交利)의 마음가짐과 행동으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8일 내정 소감을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의 집권후반기 국정목표인 친서민과 소통·화합에 맞춰 장관직을 수행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내정자의 이력=연세대 사회학과를 나와 일리노이대에서 사회학 박사를 취득했다. 2004년 이회창씨의 권유로 17대 국회 비례대표 의원으로 정치권에 입문한 뒤, 18대에서는 서울 성동갑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1995년부터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 선임연구원으로 일했던 진 내정자는 이번 국회 들어서는 연구소장이라는 중책을 맡아왔고 지난 5일 유임됐다.
저출산 해소를 위한 보육·육아문제, 아동·여성대상 성범죄, 사회적 취약계층 지원 등 주로 복지분야에 관심을 가져왔다.
정치적으로는 대표적인 친이재오계 인사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진 내정자의 입각은 이재오 사단을 전면 배치해 이 대통령의 친정체계를 강화한 '불통인사'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국회 상임위는 교육위, 정무위, 운영위, 여성가족위에서 활동했으며, 현재는 기획재정위 소속으로 보건의료와는 거의 인연이 없었다.
진 내정자는 개각발표 직후 배포한 '장관 후보자 내정 일성'에서도 "보건복지부는 친서민 정책의 핵심부처로서 '능동적 복지국가'를 구현해 나가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지녔다"고 밝혔지만, 보건의료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이 없었다.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는 "서민층에게 기회와 희망을 주는 방향으로 정책 우선순위를 조정하고 저출산 고령화 문제와 관련된 육아 및 일자리, 사회보험 문제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따라서 진 내정자가 장관에 취임하면 보건복지부의 우선순위 정책은 복지분야로 '리셋팅' 될 것으로 전망된다.
◇보건의료 정책 기상도=그렇다면 보건의료정책들은 어떻게 될까.
잘 알려진대로 올해 하반기에는 영리병원, 원격진료 등 의료법 개정, 건강관리서비스 입법 등 의료민영화 논란, 전문자격사 선진화, 일반약 약국외 판매, 쌍벌제와 시장형실거래가제 시행 등 쟁점현안들이 산적하다.
하지만 비전문가로 평가되는 진 내정자의 보건의료에 대한 시각이 드러난 게 없어 현재로써는 향배를 가늠하기가 어렵다.
우려되는 점도 있다. 보건의료는 현 기조를 유지하고 복지분야에 힘을 쏟을 수도 있지만, 거꾸로 보건의료 시장화를 추동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진 내정자가 '친이'계 핵심 인사이면서 동시에 국회 재경위 소속이었다는 점에서 이런 우려는 더욱 증폭된다.
보건의료를 잘 모르는 것이 독이 될지 약이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의약계는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다.
경만호 의사협회장은 데일리팜과의 전화통화에서 "(진 내정자는) 합리적인 성품의 소유자로 알고 있다. 의료계와 공조가 잘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경 회장은 "그동안에는 편파적인 부분이 없지 않았다"며, 현 복지부 정책기조에 대한 불만을 간접 표출하기도 했다.
김영식 대한약사회 약국이사도 "합리적인 성격의 소유자다. 일견 카리스마도 있고 불의에 타협하지 않고 옳은 일에는 앞장서는 것으로 안다"면서 "무엇보다 약업계를 이해하는 부분이 빨라 약사정책의 갈증을 풀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약국이사는 성동구약사회장 재직시절 진 내정자를 수차례 접견한 바 있다.
정부 측은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전병율 복지부 대변인은 "재선의원인데다 여의도연구소장으로 일한만큼 주요 현안들은 충분히 알고 있을 것"이라면서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의정활동 과정에서 접했던 시각과 현 복지부 정책기조를 잘 조화시켜 의사결정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승현 진 내정자 보좌관은 "여의도연구소에는 사회정치 전반의 이슈들과 보고서들이 쏟아지는데 보건의료 분야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면서 "보건의료 주요이슈나 현안을 이미 상당부분 이해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 보좌관은 특히 "의료공공성 강화나 의료 소외계층 사각지대 해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았다"면서 "인사청문회 준비과정에서 보건의료에 대한 밑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반대하는 5가지 이유=시민단체는 언론에 노출된 진 내정자의 행적을 토대로 벌써부터 공세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번주 내내 각 단체별로 진 내정자에 반대하는 성명을 쏟아낼 것으로 보인다. 반대이유는 5가지로 압축된다.
먼저 진 내정자가 사회양극화와 의료민영화 문제 해결에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게 첫 번째다. 또한 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의료민영화 추진을 완수하기 위한 정치적 목적의 입각이 아니냐는 의혹도 한 몫하고 있다.
아울러 ▲부자감세를 옹해하는 '친기업, 반서민' 정치인이라는 점 ▲광우병 파동을 집단광기로 인식하는 등 국민건강권에 대한 시각에 문제가 있다는 점 ▲국민을 '친북좌파'로 모는 반사회통합적 인물이라는 점 등도 반대이유로 거론된다.
김창보 시민건강증진연구소 연구실장은 "국회 인사청문회에 앞서 시민사회진영에서도 나름대로 진 내정자에 대한 검증작업을 진행하게 될 것"이라면서 "일단은 전문성이 없는 인사가 배치됐다는 점에서 호의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국회 야당 측 한 보좌관은 "인사청문회 준비가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개인적인 비위사실이 없다면 무턱 되고 물어뜯는 것이 최선일 수 없다"면서 "충분히 검토해 봐야 하겠지만 청문과정에서 일단은 전문성 측면이 집중 공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취임까지는=이 대통령이 9일 개각명단을 발표했지만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정식 임명절차는 완료된다.
이 대통령은 이번주중 후보자들의 병역, 재산, 납세, 범죄경력 등의 서류가 첨부된 인사청문 요청안을 국회에 제출한다.
국회는 요청안이 접수되면 20일 이내에 청문절차를 마쳐야 하는데, 진 내정자의 경우 오는 23~27일 사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자질을 검증받을 전망이다.
진 내정자도 이에 맞춰 이번주부터 복지부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인사청문회 준비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 2008년 8월6일 취임한 전재희 복지부장관은 만2년 1개월여의 임기를 마치고 국회로 복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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