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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소비자 OTC 의약품 지식수준 높아"

  • 데일리팜
  • 2011-07-04 09:46:40
  • [25] 대부분 고혈압 환자, 종합감기약 상호작용 인식

OTC의약품 및 처방약에 대한 소비자 지식수준은 한국보다 미국이 월등히 높은 것 같다. 소위 잘 나가는 블록버스터 처방약은 텔레비전이나 잡지에 광고가 운영되고 의약품 소비자 광고시에는 발생가능한 모든 부작용을 경고하도록 규제해서 그런지, 유사시 소송을 제기하려고 그러는지, 미국 사람들은 의학용어에 대한 기본기가 있다. 이런 기본기 덕에 만성질환이 있는 환자들은 OTC의약품을 구입할 때 현재 복용하는 처방약과 같이 복용해도 되는지 본인의 프로파일을 관리하는 약국의 약사에게 확인하길 원한다. 특히 학력수준이 높을수록 작용기전이라든지 약물상호작용에 대한 심도있는 질문을 한다.

미국에서 일반적으로 소비자에게 널리 알려진 상식은 OTC 종합감기약이 혈압을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이다. 고혈압 처방약을 받아가는 환자는 OTC 감기약을 구입하기에 앞서 약사의 의견을 듣기를 원한다. 종합감기약을 들고 약국 컨설테이션 윈도우에 와서 모든 처방약을 이 약국에서 받아가고 있으니 이 약을 사용해도 되는지 알려달라는 질문은 독감철 약사가 받는 가장 흔한 질문 중 하나이기도 하다.

OTC 종합감기약 성분 중 혈압상승을 일으킬 수 있는 성분은 수도에페드린(pseudoephedrine)과 페닐에프린 (phenylephrine)이다. 수도에페드린을 함유한 OTC감기약은 약국 카운터 뒤에 비치되는 반면 페닐에프린을 함유한 OTC 감기약은 약국 카운터 밖에 비치된다. 주로 앨러지나 감기로 인한 코막힘에 사용되는 수도에페드린과 페닐에프린, 특히 수도에페드린은 고혈압 환자가 복용하면 혈압을 상승시킬 가능성이 높아 고혈압 환자에게 추천되지 않는다. 수도에페드린은 고혈압약으로 혈압이 이상적으로 조절되는 환자에서 코막힘이 심한 경우 혈압이 모니터하면서 제한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인턴시절 고혈압 환자가 코막힘, 코막힘으로 인한 두통에 사용할 수 있는 OTC약이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수도에페드린이나 페닐에프린 등 비충혈억제제는 사용하면 안된다는 사실만 알았지 대체할 수 있는 약물을 미처 생각해내지 못해 난감했던 기억이 있다. 비충혈억제제를 사용할 수 없는 고혈압 환자에게 권고되는 OTC약은 식염수 성분의 비내 스프레이 (nasal spray)와 부비동 클렌저 (sinus wash)이 다. 그래도 야간에 코막힘이 심하다면 가습기를 틀어놓는 수 밖에 없다. 영유아에게 권고되는 코막힘 치료법과 동일한 셈이다. 미국에서 내가 고혈압 환자에게 추천하는 OTC 코막힘 치료제는 '네티팟(NetiPot)'이다. 네티팟은 식염수 성분의 일종의 부비동 클렌저로 미국에서는 대개 'sinus wash'라고 불린다. 네티팟은 작은 플라스틱 주전자와 일종의 식염수를 만들 수 있는 1회용 분말이 개별포장되어 있는데 1회용 분말을 플라스틱 주전자에 넣고 체온과 비슷한 온도의 물을 부어 용해시킨 후 고개를 왼쪽 또는 오른쪽 어깨방향으로 꺾은 상태에서 플라스틱 주전자 주둥이(spout)를 통해 한쪽 콧구멍으로 용액을 부으면 다른 쪽 콧구멍으로 부비동 내에 고여있던 배출물이 나오기 때문에 코막힘을 상당히 경감시킬 수 있다.

처음에 약국에서 일할 때 네티팟에 대한 문의를 상당히 받았는데 사실 제품겉면 포장에 쓰인대로 사용법을 읽어주었을 뿐 어떻게 사용하는지 정확한 감이 없었다. 나중에 네티팟 사용법을 구글로 검색했더니 몇몇 네티즌이 유튜브에 네티팟 사용법을 비디오로 올려놓아 그 비디오를 본 후 보다 자세히 설명해 줄 수 있게 되었다. 네티팟은 부비동이 부은 상태에서 배출물이 고여있다가 목구멍으로 떨어지는 경우 (영어로 post nasal drip)에도 효과적이다. 환자가 고혈압이 없는 상태에서 포스트 네이잘 드립을 호소할 때는 구아이페네신(guaifenesin)과 수도에페드린을 함유한 'Mucinex-D'를 추천한다.

미국에서 '고혈압환자를 위한 감기약'이라는 개념으로 판매되는 OTC 감기약 브랜드가 있다. 'Coricidin HBP*'라는 브랜드로 판매되는 이 OTC 감기약은 간단히 말하면 혈압을 상승시킬 수 있는 수도에페드린이나 페닐에프린을 제외한 나머지 성분을 두세가지를 혼합한 제품이다. 일반 소비자들은 Coricidin이 고혈압 환자를 위한 특별한 성분의 감기약으로 인식하고 있으나 예를 들어 Coricidin HBP Chest Congestion & Cough의 경우 구아이페네신과 덱스트로메토판으로 미국에서 잘 알려진 기침감기약인 Robitussin DM의 성분과 동일하다.

미국 소비자는 한국 소비자와는 달리 마시는 약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유일하게 기침감기약은 액제(소위 cough syrup)를 선호되는 것 같다. 시럽 제형은 활성성분의 쓴 맛을 감소시키기 위해 당이 들어가기 마련이다. 미국에서 당뇨환자들은 기침감기약 액제에 당이 들어가 있으며 이로 인해 혈당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대개 알고 있다. 물론 당뇨병 환자를 위한 특별 시럽제형이 있다. 당뇨환자를 위한 기침 감기약인 sugar-free Robitussin DM (Diabetussin)이다. OTC 기침약의 성분인 덱스트로메토판의 경우 항우울제나 MAO 억제제를 사용하는 환자에서 세로토닌 신드롬을 일으킬 수 있다. 실제 환자 프로파일을 리뷰할 때 가장 많이 걸리는 DUR로는 진통제인 트라마돌과 항우울제 (주로 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ibitor) 의 병용으로 인한 세로토닌 신드롬이다. 시스템에서 DUR로 인식하기는 하지만 실제 발생률은 낮기 때문에 환자에게 일단 가능성을 알려주는 것으로 DUR을 마무리하는 수가 많은데 정신과에서 여러 종류의 항우울제를 장기간 복용하는 환자의 경우 일시적 덱스트로메토판 사용으로 인해 세로토닌 신드롬 발생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한다.

* HBP는 High Blood Pressure를 의미한다. Hypertension이라는 용어는 전문의학용어로 미국에서 대화체에서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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