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크약 회수 폐기 명령은 위법"…4년만에 '대반전'
- 가인호
- 2013-03-27 06: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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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등법원 "위해성 근거없다"…제약사에 손해배상하라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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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면 탤크 위해성이 사회적 이슈가 되자 식약처는 '안전성 문제 가능성은 낮지만' 불량 탤크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대규모 회수 조치를 강행했다.
식약청의 회수폐기 명령이후 제약업계는 혹독한 후폭풍을 맞는다.
해당 의약품을 폐기하면서 수천억원대 피해를 입게된 제약사들은 급기야 정부 결정을 수용할 수 없다며 대규모 공동 행정소송을 준비했다.
그러나 제약사들은 돌연 소송을 중단한다.
해당 원료의약품 업체 대표에게 구속영장이 신청된 데다가, 식약청이 위해사범중앙수사단을 통해 제약공장을 돌아다니며 전방위 원료시험 실태조사에 착수하는 등 법적 대응을 포기할 수 밖는 분위기가 연출됐기 때문이다.
특히 제약사 오너와 대표들을 줄줄이 소환하는 등 강력한 압박이 이어지면서, 이를 견디지 못한 제약사들의 백기투항으로 사실상 탤크 파동은 식약처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나게 됐다.

서울고등법원은 지난 21일 중소제약사인 A사가 탤크약 회수 폐기 조치가 부당하다며 식약처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민사소송에서 제약사의 손을 들어줬다. 소송 제기 2년만에 얻은 결과다.
법원은 판결문을 통해 "피고(식약처)의 회수 폐기 처분은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해 재량권 남용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으므로 이로인해 원고(제약사)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법원 "탤크약 위해 근거 충분하지 않아"=고등법원은 석면이 직접 인체에 흡입될 수 있어 생명과 신체에 대한 위험성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전제했다.
그러나 탤크 사용 의약품 처럼 경구투여되는 경우에도 인체에 유해한 영향이 발생하는 지 여부는 명확한 근거가 존재하지 않았고, 해당 분야 전문가들의 조사결과도 동일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베이비파우더의 경우 탤크 함유량은 80~90%에 이르러 석면 잔존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지만 통상 의약품 제조과정에서 탤크에 포함된 석면은 1~5%에 불과하고 극소량만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법원의 판결 요지다.
◆식약처 졸속 행정 노출=법원은 이와함께 식약청의 졸속 행정도 지적했다.

또한 '위해가 발생한 경우' 뿐만 아니라 '위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라도 의약품 등에 대한 조치를 하는 과정에서 회수 폐기뿐만 아니라 '유통 및 판매중지’ 등의 방법도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사건 처분 대상이 1122품목, 해당 제약사들이 120곳에 이르는 등 회수 폐기 명령으로 인한 재산권 침해의 범위와 정도가 결코 가볍지 않은 점도 법원의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
법원은 제약업계의 피해가 현저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구제하는 절차를 마련하지 않은 점을 고려해 볼때, 재량권을 일탈한 위법한 처분으로써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했다고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번 소송을 변호한 박정일(로앤팜 법률사무소)변호사는 "식약처가 공공의 이익과 정치적인 이유 등으로 무리한 행정처분을 진행했다는 것을 법원으로부터 확인받은 의미있는 판결"이라며 "앞으로 정부가 일방적인 정책을 집행하기 보다 균형성과 적법한 절차가 필요하다는 점을 알려줬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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