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이트 옹호하는 개원의사들 "살림살이 팍팍해"
- 최은택·어윤호
- 2013-04-09 06: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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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화가 더딘 문제 인식…수가만 올리면 해결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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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는 단연 '좋은 직업'이다. 부모들은 아이가 공부를 잘하면 높은 확률로 의대 진학을 권유하고, 지금도 의대에는 수재들이 몰려든다.
하지만 '돈'과 '명예' 두가지 가치 모두에서 의사의 직업적 만족도는 하락하고 있다. 경쟁은 심화됐고 저수가로 인해 진료소득은 물가 상승률을 쫓아가지 못한다. 개원의들은 너도나도 비급여 진료에 목을 매고 있는 실정이다.
명예 역시 바닥으로 떨어졌다. 서울 마포구의 한 내과 개원의는 "인터넷의 발달로 국민들의 의식 수준이 높아지고 의료에 대한 구매성향도 고급화됐다. 다른 한편 #쌍벌제 시행후 대대적인 #리베이트 조사가 진행됐고 언론들은 뒷돈 챙기는 의사들을 지탄한다. 국민들은 더이상 의사를 존경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리베이트는 의료계 내부의 또다른 시장경쟁과 비급여를 양산할 수 밖에 없는 수가구조 속에서 수많은 의사들이 선택한 잘못된 해결책이다.
의협은 '단절선언' 했지만 개원가는 미동도 안해
하지만 상당수 #개원의들은 리베이트가 당연한 소득이라 생각한다. 데일리팜은 전문의 간판을 내건 개원의들이 리베이트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 지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들은 '험란한' 수련과정을 거친 의사들이다.
리베이트 쌍벌제 시행이후에도 이들의 의식은 좀처럼 변하지 않고 있다. 대한의사협회가 자정선언을 하고 '불법 리베이트와 단절'을 천명해도 태반은 관심조차 없다. 오히려 리베이트를 옹호하는 게 역설적인 현실이다.
개원의들의 주장을 정리하면 이렇다. 먼저 리베이트를 받는 것은 당연한 시장 이치다. 마트에서 1+1 행사를 통해 물건을 덤으로 주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서울 강남구 한 이비인후과 원장은 "상품을 1개 더 제공하는 것을 빌미로 고객을 유인하고 그 비용까지 상품 가격에 반영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약도 마찬가지다. 약의 소비자로서 '덤'이 있으면 챙기는 건인데, 왜 잘못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같은 지역의 한 가정의학과 원장도 "김밥집 주인은 김밥을 본인이 직접 먹지 않지만 단무지, 햄 등의 재료 등을 싸게 구입함으로써 이윤을 남길수 있다. 리베이트도 같은 논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사는 약의 소비자가 아니다. 약값을 내는 쪽은 의사가 아닌 환자인데, 다만 적정한 치료를 위해 환자에게 필요한 의약품을 선택하는 역할이 의사에게 주어진다. 하지만 개원의들은 대리구매에 따른 '마진'논리까지 펴면서 리베이트를 스스로 정당화하고 있는 셈이다.
리베이트가 국내 제약사들의 보호장치라는 주장도
리베이트가 국내 제약사를 외국 자본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장치라는 '궤변'을 늘어 놓기도 한다.
서울 서초구 한 내과 개원의는 "많은 국내 제약사들이 리베이트를 무기로 영업을 전개한 것은 엄연한 사실"이라며 "만약 리베이트가 없었다면 이렇게까지 생존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약개발에 투자해 자생력을 키우지 못하고 리베이트 영업에 의존해온 것은 국내제약사들의 원죄다. 하지만 리베이트 거래를 통해 의사들이 국내 제약사를 살리는 데 일조했다고 생각한다면, 이는 국내 제약산업을 보호한 것이 아니라 '뒷거래의 전장'을 방조한 것에 불과하다.
다수 의사들이 얘기하는 또 하나의 리베이트 정당화 명분은 저수가다. 진료행위에 적절한 보상이 뒤따르지 않아 경영난을 겪고 있는 의료기관이 많고, 불가피하게 리베이트로 수익을 보전해 왔다는 게 핵심논리다. 정부도 이런 상황을 잘 알기 때문에 그동안 눈감아왔다는 게 이들 의사들의 주장이다.

특히 의원급 의료기관(처방중심 진료과) 중 하루 20~30명을 진료하는 곳은 리베이트 없이는 도산할 정도로 취약한 경영구조를 갖고 있다는 게 개원의들의 주장이다.
물론 잘 버는 의사들은 고소득을 올린다. 다만 의사들 사이에서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저수가 문제 해결하면 리베이트는 상당수 사라질 것"
그러나 저수가 문제는 많은 논란을 함축한다. 과연 어느 수준이 돼야 적정한 보상수준인 지 판단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다. 무엇보다 저수가 문제가 리베이트를 받아도 된다는 식의 명분으로 용인될 수는 없을 것이다. 게다가 현실을 보면 생계 유지마저 어려운 의사는 리베이트도 받을 수 없다. 처방량이 없기 때문이다.
서울 용산구의 한 소아청소년과 개원의는 "진료수입이 기본은 되는 의사들이 대부분이라고 생각하지만 진료 소득만으로는 의원을 유지하기 어려운 곳이 적지 않다"며 "리베이트가 그릇된 선택이라면 정부가 옳은 해결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장 수가 개선이 어렵다면 개원의들에게 임대료 등이라도 보전해주는 지원책이 필요하다"며 "적정한 수익 보장만 이뤄져도 리베이트는 상당수 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3년 4월, 전문의 출신 개원의들의 리베이트에 대한 인식은 이처럼 아직도 쌍벌제 이전 단계서 서성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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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4-08 06: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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