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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멕, 편의성과 내성 다 잡았다"

  • 어윤호
  • 2015-09-08 06:14:52
  • 1일1회 복용 에이즈치료제 '트리멕'과 통합효소억제제

마크 넬슨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대학 인간 면역결핍 바이러스학 부주임 튜터

마크 넬슨 교수
'세상 좋아졌다'라는 말을 실감하기에, 의약품의 발전만한 사례도 없을 것이다. 속수무책으로 인류의 생명을 빼앗길 수밖에 없었던 수많은 질환이 이제 투약만으로 관리할 수 있어졌다.

에이즈(AIDS), 후천성면역결핍증증후군, 혹은 HIV 감염이라고 불리는 이 질환 역시 그렇다. '20세기 흑사병'이나 '타락한 인류를 향한 조물주의 저주'로 묘사됐던 에이즈는 이미 예전의 명성을 잃어버린 지 오래다.

치료제의 등장이 가능케 한 일이다. 초창기의 HIV 치료제는 결국 내성에 무너졌다. 이후 전환점은 많게는 4개 약제를 병용하는 고강도 항레트로바이러스요법(HAART)이 자리 잡으면서부터다.

HAART는 2가지 뉴클레오사이드역전사효소억제제(NRTI)를 기본으로 비뉴클레오사이드역전사효소억제제(NNRTI, 얀센 '에듀란트' 등), 단백분해효소억제제(PI, 애브비 '칼레트라' 등), 통합효소억제제(INSTI, MSD '이센트레스' 등)를 추가해 사용하는 방식을 말한다.

삶은 영위하게 됐지만 불편은 남았다. 내성 억제를 위해 다수 약제를 복용해야 하는 HAART는 환자들에게 복용 부담(Pill Burden)이 컸다. 때문에 HIV 치료제는 환자들이 더 편리하게 약을 먹을 수 있도록 복약 편의성 및 복약 순응도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왔다.

이같은 상황에서 1일1정 복용 용법의 치료제들이 개발돼 학계와 환자가 열광하고 있다.

길리어드의 '스트리빌드(테노포비르, 코비시스타트, 엠트리시타빈, 엘비테그라비르)'가 등장한데 이어 최근에는 GSK가 진일보한 치료제 '트리멕(아바카비르, 라미부딘, 돌루테그라비어)'의 국내 허가를 획득한 것이다. 참고로 두 약제는 모두 INSTI를 기반으로 한다.

데일리팜은 최근 내한한 세계적인 HIV 치료 권위자 마크 넬슨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의과대학 인간 면역결핍 바이러스학 부주임 튜터를 만나 HIV치료제의 최신 동향에 대해 들어 봤다. 그는 현재 국제에이즈치료의사협회(IAPAC) 부의장도 겸하고 있다.

-HAART요법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신약들을 보면 INSTI 기반의 복합제가 눈에 띈다. PI나 NNRTI 기반 약제 대비 장점이 있는 것인가?

인테그라제억제제(INSTI)는 일단 치료 성분에 대한 데이터들이 많이 나오고 있으며 독성이 적고 1일1정이라는 복합제의 장점을 이용해 순응도를 높임과 동시에 약물 상호작용까지 적다는 장점이 있다.

한가지 덧붙이자면 HIV치료제 선택시 제제가 가지고 있는 유효성, 독성, 약물 간 상호작용이나 내성의 발현, 복약 순응도 등 여러 요소를 살펴보게 되는데 그런 점에서 볼 때 인테그라제 억제제라는 동일한 치료제 계열 안에서도 개별 제제별로 차이가 있다. 개별 제제간의 차이 역시 이해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다는 얘기인가?

일단 INSTI 중 3개 제제인 랄테그라비르(이센트레스), 엘비테그라비르(스트리빌드의 기반 약제), 돌루테그라비르(트리멕의 기반 약제)를 비교해 보면 효능 측면에서 임상에서 동등한 결과가 나타난 것처럼 보인다.

그렇지만 특정 연구들을 살펴보면 통계 면에서 유의미한 것은 아니지만 돌루테그라비르가 랄테그라비르에 대해 비열등성을 보여준 연구 결과가 있는데, 상태가 심한 환자들, 즉 바이러스 수치가 높은 환자들을 보게 되면 랄테그라비르 대비 돌루테그라비르가 효능면에서 월등한 데이터를 보여주고 있다.

또 돌루테그라비르는 에파비렌즈나 다루나비르와 비교해봤을때도 우월한 효능 결과가 나왔던 임상이 있는 반면 구조가 같은 계열의 엘비테그라비르는 에파비렌즈와 비교 임상 연구에서는 효과 측면에서 비열등성을 입증했다.

-돌루테그라비르와 엘비테그라비르는 최근 1일1정 복합제인 트리멕과 스트리빌드의 주성분으로 주목받고 있다. 두 약제를 보면 부스터 성분의 유무도 차이가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렇다. 엘비테그라비르는 코비시스타트라는 부스터를 사용해야만 약물의 농도를 높게 유지할 수 있다. 그런데 이때 사용되는 부스터인 코비시스타트가 효소를 억제하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이것이 다른 제제들과 약물 상호작용을 나타낼 가능성이 있다.

-돌루테그라비르가 이렇게 좋은 특징을 갖고 있는 기전적 배경은 무엇인가?

기본적으로 INSTI의 작용기전은 인테그라제라는 효소에 결합을 해서 작용을 억제하는 것이다. 그 가운데서 제제간의 차이는 한 마디로 인테그라제에 결합돼 있는 결합 시간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결합 시간의 차이 때문에 INSTI의 작용을 억제하는 시간에 있어서도 차이가 발생하게 된다. 참고로 돌루테그라비르가 엘비테그라비르 대비 결합시간이 약 30배 정도 길다고 한다.

긴 결합시간 덕분에 바이러스 억제가 지속적으로 유지되며 내성 발현이 쉽게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제대로 복약지시를 따르지 못하는 환자들, 즉 약물 순응도가 떨어지는 환자에게도 장점으로 적용될 것이다.

-지금까지 얘기만 들으면 돌루테그라비르만이 최적의 옵션 같다.

그런 것은 아니다. 오히려 치료제에 대한 선택의 폭이 넓다는 것은 운이 좋은 것이라 말하고 싶다. 가장 적절한 약제를 가장 적절한 환자와 매칭시키는 것이기 중요하다. 하나의 제제로 모든 환자들을 치료하는 것보다 이렇게 선택의 폭이 넓은 것이 바르다고 본다.

-다른 얘기를 해보자. 항바이러스제제의 경우 기본적으로 신기능 저하에 대한 우려가 있다. 스트리빌드도 신기능 관련 이슈가 있고 트리멕도 임상을 보면 크레아티닌 수치가 좀 나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

돌루테그라비르의 경우 수송체를 차단하기 때문에 크레아티닌 수치가 변한 것이지 신장 기능 자체에 대해 부정적인 영향을 준 것은 아니다.

스트리빌드는 포함된 또 하나의 성분인 테노포비르가 원인인지, 코비시스타트 때문인지 명확하게 구분해내기 어렵다. 결론적으로 돌루테그라비르나 엘비테그라비르가 신기능 자체에 영향을 미친다기보다는 수송체 차단을 통해 그냥 크레아티닌 수치에서만 변화가 생기는 것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좋을 듯 하다.

-내성 문제는 어떠한가? 돌루테그라비르가 뛰어난 효소결합성 덕에 내성이 없다는 평가가 많은데, 실제 임상경험을 토대로 평가해 달라.

지금까지는 내성이 없었다. 돌루테그라비르 초치료 환자들에 대해서는 임상시험뿐만 아니라 실제 임상에서도 지금까지 내성 보고 건수가 하나도 없다.

다만 여기서 조금 구분해야 할 것은 기존에 인테그라제억제제 계열 약제에 내성이 있던 환자들에게는 돌루테그라비르로 처방 변환 시 추가적인 내성이 발현될 가능성은 있다. 때문에 내성이 완전히 발현되지 않는다고 말할 수는 없다.

-HAART 요법의 권고후 학계에서 논의되고 있는 문제가 HIV 감염 진단 후 초치료 약제 처방 시점이다. 여기서 CD4+T세포 수치와 상관 없이 약제를 쓰는 부분에 대한 전문의들 간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개인적으로 환자의 CD4+T세포 수치가 낮은 수준이라 하더라도 인테그라제 억제제를 사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반면 환자가 CD4+T세포 수치가 높아서 비교적 건강 상태가 양호한 경우, START 연구를 보더라도 초기부터 고강도 요법들을 많이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환자가 상태가 좋다고 하더라도 치료를 해야 될 때는 여전히 바이러스를 억제하면서 동시에 건강상태를 잘 유지해 주는 것을 목적으로 치료를 하게 되는데, 이 때 역시 INSTI가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INSTI의 우수성, 특히 초치료에서 갖는 다양한 장점들은 잘 알겠다. 그렇다면 끝으로 약제 전환과 다제내성 환자에 있어 INSTI에 대한 기대감은 어떠한가?

약을 바꾸는 데 있어서도 기존의 접근방법론을 바꿀 필요가 있다. 기존의 약제 전환은 상당히 후향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즉 독성이 너무 심해졌거나 바이러스가 억제가 안 되거나, 임신을 했거나 순응도가 좋지 않을 때, 그때서야 약제를 바꾸는 접근이었다.

이제는 현재 환자가 잘 따라오고 있다고 하더라도 혹시라도 더 나아질 측면이 없는지를 보면서 약제를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제 내성은 좀 더 어려운 부분이다. 사실 영국에서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런 건수가 없었다는 것이 아니라 해당 환자가 사망했거나 아니면 충분히 억제된 상태였기 때문이다.

다제 내성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는 환자가 있다면 전문가가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 왜 다제내성이 출현하게 됐는지 살펴보고 앞으로 이런 사태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예방이 필요하다.

첨부하자면, 돌루테그라비르의 경우 다제 내성 바이러스에 노출이 된다 하더라도 다른 제제와 병용해서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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