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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잔즈 급여확대 임박…곧 '2차요법' 승격 기대

  • 안경진
  • 2016-12-20 06:14:54
  • 연내 EULAR 개정판 발표되면 국내도 시간문제

세상에 없던 계열 최초의 약물. 신약개발에 매진하는 모든 제약사들이 '퍼스트인클래스(First-in-class)'를 표방하지만 그 행보는 결코 쉽지 않다.

등장 당시 업계의 이목을 끄는 것은 한 순간일 뿐, 까다로운 임상연구를 토대로 허가된 뒤 시장을 개척하는 일은 온전히 혼자만의 몫이다. 오랜기간 굳어진 처방패턴을 바꾸고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기 위해선 충분한 처방경험이 쌓일 때까지 '기다림의 미학'도 필요하다.

화이자가 개발한 경구용 #류마티스관절염 표적치료제 #젤잔즈(토파시티닙) 역시 마찬가지였다.

생물학적 주사제 시대가 도래한지 10여 년 만에 등장한 젤잔즈는 세포 내에서 JAK 경로를 억제해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증가를 차단한다는 새로운 기전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급여확대에는 난항을 겪었다. 안전성 검증이 필요하단 이유였다. 때문에 허가된지 3년이 다 되도록 TNF 억제제 이후 3차치료제에 머물고 있는 형편이다. 그러나 미국에서 출시된지 4년차를 맞이한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지난달 미국류마티스학회(ACR 2016)를 통해 실제 처방환경에서 3년이 넘는 기간 동안 생물학적 제제나 합성 항류마티스제제(DMARDs)와 유사한 이상반응 발생률을 보고한 데다, 단독요법에 대한 근거도 쌓여가는 중이다.

젤잔즈에 2차치료제 지위를 얹어줄 유럽류마티스학회(EULAR) 가이드라인 개정판도 조만간 발표를 앞두고 있어, 2차치료제 승격이 기정 사실화 되고 있다.

◆리얼월드 데이터로 3년 안전성 확보= ACR 발표 내용이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미리 짜여진 임상 결과가 아니라, 실제 처방 데이터를 통해 젤잔즈와 생물학적 제제의 동등성을 확인했다는 점이다.

미국에서 수집되고 있는 류마티스관절염 레지스트리에서 젤잔즈의 FDA 허가 이후 3년 3개월간(2012년 11월-2016년 2월) 확보된 자료를 중간 분석한 결과에 해당한다.

▲젤잔즈 투여군 ▲생물학적 제제 투여군 ▲합성 항류마티스제제 투여군의 세 그룹으로 구분한 뒤 분기별 이상반응을 확인했을 때, 표준화된 이상반응 발생률은 각각 연간 환자 100명당 777.31건과 4395.55건, 1059.19건으로 측정됐다.

ACR에서 발표된 젤잔즈의 안전성 데이터
유병기간이나 과거 투여했던 생물학적 제제 개수 등에 일부 차이가 있었음에도 이들 세 그룹은 전반적으로 비슷한 수준의 중증 감염, 심혈관질환 및 악성종양 발생률을 나타냈다. ◆단독요법으로도 강력한 효능 인정= 더욱 고무적인 점은 젤잔즈 단독요법에 대한 가능성이다.

먹는 약의 장점을 제대로 살리려면 메토트렉세이트(methotrexate) 주사제 없이 젤잔즈 복용만으로 충분한 효능을 나타내야 한다. 그런데 최근 나온 연구결과들을 보면 결코 무리한 기대가 아닌 듯 하다.

6월 유럽류마티스학회(#EULAR 2016)에서 발표됐던 미국 청구 데이터에서도 젤잔즈의 효능이 생물학적 제제와 유사함은 물론, 단독요법 비율이 가장 높았다. 트루벤마켓(Truven MarketScan)과 메디케어(Medicare) 보강 청구 데이터베이스에서 젤잔즈 또는 생물학적 제제 처방건수가 1건 이상 집계되는 류마티스관절염 성인 환자를 추적한 결과, 아달리무맙이나 에타너셉트, 아바타셉트 같은 생물학적 제제들보다 젤잔즈로 치료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

치료를 지속하는 환자 비율은 아바타셉트(44%), 젤잔즈(43%), 에타너셉트(42%), 아달리무맙(38%) 순으로 유사했고, 류마티스관절염과 관련된 총 조정비용은 젤잔즈 투여 환자에서 낮은 경향을 보였다.

특히 단독요법을 처방 받은 환자 비율은 젤잔즈 투여군(53%)이 아달리무맙(48%)이나 에타너셉트(48%), 아바타셉트 투여군(41%)보다 높았다고 보고된다.

젤잔즈는 이미 미국류마티스학회(ACR)로부터 2015년에 합성 항류마티스제제 실패 후 단독 또는 병용옵션으로 인정된 상황.

유럽류마티스학회(EULAR)도 구두로는 6월에 개최됐된 연례학술대회 현장에서 DMARDs 이후 2차요법제로서 JAK 억제제 등 표적합성 항류마티스제제(targeted synthetic DMARDs)의 조기사용을 권고했다. 정확한 일자는 알 수 없으나 연내 출간 예정인 것으로 알려진 만큼 최종본 공표는 시간 문제인 셈이다.

EULAR 2016 대회 당시 공개된 가이드라인 draft의 일부
생물학적 제제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에게 젤잔즈 처방이 가능하기는 일본 역시 동일하다.

◆국내 급여기준 개정도 시간문제= 이처럼 차근차근 쌓여온 해외 근거로 인해 우리나라의 급여기준도 완화될 조짐이 역력해졌다.

임상연구 이후 5년 여에 이르는 시판후조사가 완료된 데다, 먹는 약이라는 강점까지 갖췄으니 "쓰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

심사평가원은 2차치료제 도전에 실패한 이후 1년여 만에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 재상정된 젤잔즈의 급여확대 건을 놓고 지난 8월경 학계에 의견조회를 요청했다. 관련 학회에서도 긍정적인 의견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된다.

대한류마티스학회 기획이사를 맡고 있는 이상헌 교수(건국대병원 류마티스내과)는 "2~3년 전까지만 해도 데이터가 더 쌓여야 한다는 조심스러운 의견이 있었지만, 미국에서 허가된지 5년이 넘었고 일본에서도 1000례 이상 처방경험이 확보되어 안전성에 대한 우려는 해소됐다고 봐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한국, 일본에서 대상포진 발생률이 높다는 보고는 있지만 충분히 조절할 수 있고, 백신접종을 통해 사전예방도 가능하기에 문제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먹는 약만으로 효과가 충분하니 환자들의 만족도가 좋은 것은 물론이다.

이 교수는 "미국에서 충분한 근거가 확보됐고 일본에서도 생물학적 제제와 동등한 수준으로 사용되고 있어 정부 입장에서도 급여확대를 거부할 만한 명분이 없어졌다"며, "지난 회의 때 유럽 가이드라인이 발표된 이후 재논의하기로 결정된 것으로 안다. EULAR 가이드라인 개정판이 나오면 2차치료제로 승인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내다봤다.

큰 이변이 없다면 내년 상반기 중으로 급여확대 시기를 점쳐볼 만하다는 얘기다.

이미 릴리가 두 번째 JAK 억제제 '바리시티닙'의 허가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젤잔즈가 얼마나 빨리 2차치료제 진입에 성공할 지 더욱 흥미진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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