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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유통일원화…도매, 3년 유예 목마르다일명 유통일원화는 의약품을 100병상 이상 종합병원에 공급할 때 반드시 도매업체를 경유하도록 강제하는 제도다. 이 법은 지난 1994년 7월 의약품 유통투명화와 물류비용 절감 등 정책목표로 제정됐는데 유통일원화를 법률로 정하고 있는 나라는 전세계에서 한국이 유일하다. 법 제정 당시 국내 의약품 유통 시장은 도매를 통한 유통이 20%대에 불과할 정도로 제약사 직거래가 성행했었다. 파생되는 문제도 많았다. 음성적 리베이트 남발 등 비정상적 가격 시장이 형성되면서 의약품 납품 부조리가 심화됐던 것이다. 이에 정부는 도매 비중을 선진국 수준으로 높이는 한편, 제약업계는 연구·개발과 생산만 전담하고, 유통은 도매가 책임지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유통일원화를 도입하기에 이른다. 유통선진화 목표 달성 미미…유통일원화 고난의 시대 맞아 하지만 제도 도입 이후에도 제약사와 도매의 기능 분업은 미흡했고, 오히려 유통 시장은 비효율적·불건전한 유통환경이 조성되는 등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 실제 국내 유통구조를 보면, 수많은 영세 도매업체가 난립해 있다. 난립한 영세 업체들은 생존을 위해 과도한 경쟁이 펼쳤고, 결국 제약사 보다 더한 뒷거래와 이면거래, 덤핑에 나서는 도매업체가 등장했다. 더불어 입찰 시장에서도 '초저가 낙찰'이라는 비정상적 거래 구조가 만연하고 있다. 이는 꾸준히 유통일원화 폐지를 주장해왔던 병원협회와 제약협회에 도매업계 역할 부재론 빌미를 제공하게 됐고, 유통일원화는 정권이 바뀔 때면 규제개혁 대상에 이름이 오르 내리는 고난을 겪게 된다. 결국 2008년 1월 15일 종합병원 유통일원화 제도가 규제라는 이유로 3년간의 유예기간을 둔다는 내용으로 약사법시행규칙이 개정됐다. 그리고 제도 도입 17년째를 맞이한 지금, 유통일원화는 올해를 마지막으로 규제 일몰에 따라 폐지 위기에 놓이게 됐다. "도매, 대형화 등 유통선진화 시동" 물론 유통일원화 이후 도매업계는 대형화 등 유통선진화 단계에 들어서는 등 국내 제약산업 발전에 기여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때문에 도매협회 이한우 회장은 "도매업계는 발전 단계에 있기 때문에 유통일원화를 법으로 3년 더 보호해 준다면 선진국 수준의 물류 선진화를 이룰 수 있다"면서 "도매 난립 문제는 구조조정을 통해 해결될 것이고, 이는 다시 도매 기능의 고도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호소했다. 또 국내에 유통일원화 제도를 도입한 당사자인 지오영 이희구 회장도 "유통일원화 도입 이후 도매업계는 대형화의 움직임 등 많은 변화가 있었다"며 "정부에서 3년 정도만 더 제도를 유예해 준다면, 국내 도매는 더욱 대형화 및 선진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도매, 시장점유율 50% 육박= 실제 도매업계는 유통일원화 이후 시장 점유율 확대와 함께 대형화 단계에 들어서는 등 변화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 3월 발표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의약품 도매 유통산업의 선진화 방안 연구' 결과에 따르면, 1994년 7월 제도가 시행된 이후 도매를 통한 의약품 유통 비중은 2001년 45.1%, 2007년 51.7%, 2009년(상반기) 53.5%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유통일원화가 시행되기 직전해인 1993년에는 25% 수준에 머물렀었다. 높아진 도매 경유 비중은 자연스럽게 도매 대형화로 연결됐다. 1994년 이전까지만 해도 전무했던 매출 1000억원 이상 대형업체가 2001년 6개, 2005년 17개, 2008년 29개로 급격히 증가한 것. 이에 따라 1000억원 이상 대형도매들의 매출 점유율도 2008년 기준, 46.1%까지 확대됐다. 여기에 매출 500억원 이상 중형도매 점유율까지 더하면, 중대형도매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은 67.3%. ◆ 전국 팜 네트워크 지향 등 M&A 활성화 대형도매를 중심으로 M&A가 활성화가 되고 있다는 점도 국내 도매업계의 큰 변화 중 하나다. 최근 전국 팜 네트워크를 지향하고 있는 지오영은 최근 지역 유망업체인 대동약품 인수 절차를 마무리하고 전국단위 그룹으로 급부상했다. 또 충주소재 경동약품은 대전지역 진출을 위해 부도 처리된 신일약품에 대한 인수절차에 한창이다. 여기에 병원주력 업체와 약국주력 업체가 인수·합병, 업계 관계자들의 관심을 집중 시키기고 있다. 서울소재 병원주력 도매업체 데아체파르마가 약국주력 업체 호림약품을 인수·합병한 것.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새로운 방식의 M&A 형태를 보여준 특별한 사례"라며 "그동안 대형 업체들이 지역 거점 확보를 위해 추진해왔던 지역 업체 인수와 함께 도매업계 M&A를 이끌 신개념 형태"라고 높은 평가를 내렸다. ◆도매 대형화, 물류 선진화로 이어져= 대형 도매 업체들이 등장하면서 물류시설도 노동집약적인 수작업 시설에서 자본집약적인 자동화 시설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최근 지오영은 80억원을 투자, 인천 물류센터를 증축했다. 이로써 지오영은 이번 증축으로 6000plt의 의약품 유통이 가능해져 3자 물류 능력이 강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오영 외에도 현재 유니온팜, 복산약품 등 대형도매들이 물류센터를 운영하면서 3자물류가 안착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밖에 백제약품은 통합물류센터 구축을 위해 경기도 평택시에 9000여평 매입계약을 체결, 현재 시설 설비 설계 과정 중에 있다. 모 도매업체 관계자는 "제약은 연구개발을 통한 신약 개발과 생산을 맡고 도매는 모든 의약품에 대한 유통을 책임지는 형태로 가는 것은 시대적 흐름이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물류 선진화 및 대형화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양상은 선진국 수준의 의약품 유통 체계를 구축하고 있는 과정으로 평가받고 있고, 도협의 유통일원화 3년 유예 정책에도 힘을 실어주고 있다.2010-07-19 06:50:27이상훈 -
진료량 급증 재정압박…총액계약제 대안 급부상통제 안되는 진료량, 수가인상률 훨씬 웃돈다 건강보험공단의 ‘곳간’은 한정됐음에도 보장성 강화에 대한 요구와 의료비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건보재정을 어렵게 만드는 이유에 대해서는 노인인구 증가와 예방적 치료·투약량·의료비 증가, 고가 의료장비·치료재료 등이 꼽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이들을 통제할 절대적 기전이 부족하다는 것이 학자들의 주된 견해다. 이평수 한의사협회 고문은 “의료 서비스를 이용하는 국민이나 이를 공급하는 의료인 및 의료기관 모두에 대한 통제기전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스스로의 조절능력이 사실상 없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정형선 연세대 교수가 분석한 급여비 증가에 대한 기여도를 살펴보면 2003년부터 2008년까지 건강보험 급여비는 6.8%에서 최고 16.4%까지 증가해왔다. 급여비 증가는 수급권자 수 변화와 수가인상, 1인 진료량(내원일수+진료강도) 등에 영향을 받는다. 최근 경향에서 진료량, 특히 진료강도의 증가가 급여비 지출에 미치는 영향은 수가 인상률을 압도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진료강도와 수가인상률 기여도 간 격차는 2004년 4.2 대 2.7에서 2005년 5.1 대 3, 2006년 7.7 대 3.5, 2007년 8.5 대 2.3까지 벌여졌으며, 2008년에 들어서는 2.9 대 1.9로 간극이 컸다. "급여비 지출통제 없인 재정건정성 담보못해" 정 교수는 재정에 대해 보험료 수준과 급여 수준의 관계적 문제로 규정하고 “보장성 강화를 위해 전체 의료비 증가를 적정 수준에 그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수가 수준과 지불방식 개편의 고민이 따라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진현 서울대 교수도 “급여비 지출을 적절히 통제할 수 있는 안전장치가 수반되지 않고서는 재정 건전성을 담보할 수 없다”며 “총액계약제 등 지불제도 개편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보장성을 높이기 위한 재정투입과 이에 따른 지불제도는 종이의 앞·뒷면처럼 붙어있다. 때문에 보장성과 보험료, 지불체계는 별도 논의될 경우 지속가능한 건강보험 유지가 불가하다는 것이 학계의 주된 견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고위관계자는 “지금의 딜레마는 이 삼자가 따로 결정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라고 분석하고 “수가와 보장성 결정 시 재정발생의 예측이 가능해야 균형을 얻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즉 수가는 공간과 공급자 간 계약을 우선하며 계약 실패 시 건정심으로 넘어가게 되고, 건정심에서 보장성을 결정함에 따라 급여비 발생에 대한 예측이 불가하다는 것이다. 김진현 교수도 “보장성 확대와 보험료 인상, 지불제도의 동시개혁은 사회적 합의가 가능한 부분”이라며 동시추진을 지지했다. 지불제도 개편의 당위성이 절대적으로 부상하게 되면서 특히 총액계약제는 급증하는 급여비에 따른 재정악화를 막는 합리적 기전으로 올해 더욱 적극적으로 논의, 공론화되고 있다. 송상호 사회보험노조 정책위원은 “지금과 같은 행위별수가제는 아무리 많은 보험재정을 쏟아부어도 비급여 항목 증가와 진료량 늘이기 등의 행태로 분모를 키우면 보장성이 높아질 수 없는 구조”라고 진단하고 “총액계약제 등 지불제도 개편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보장성 확대로 이어져 보험료 인상에 대한 국민의 동의를 이끌어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결과적으로 재정 건전화 확립에 부메랑효과를 얻게된다는 것이다. 특히 장기요양 등 정형화 된 서비스에는 더욱 이 제도가 절실하다. 공급자들 "보험료 인상-국고보조 확충 먼저" 정 교수도 “총액계약제 방식은 시기적 완급을 차치하더라도 건보제도가 취해야 할 방향임에 틀림없다”고 역설했다. 최병호 박사는 “총액을 산정하는 부분에서, 즉 안전·효과·환자만족 등을 반영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공급자단체들의 반론도 만만찮다. 이혁 대한의사협회 보험이사는 “총액계약이라는 제도를 개편해 재정악화를 개선하려는 것 외에 별 다른 효과가 없다”고 지적하고 “가장 큰 문제는 의료 서비스와 질 담보 부재, 신의료기술 발전 제약과 환자들의 주말 접근성 제약”이라고 강조했다. 계약과정과 의료비 인상률에도 문제를 지적했다. 이 이사는 “대표적 총액계약제 국가인 대만조차 의사단체에서 총액을 계획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해마다 인상 및 삭감을 계약하는 방식이지만 우리나라 계약구조는 그렇지 못하다”고 밝혔다. 장기적으로 총액계약제 등 지불제도 개편보다는 주요인인 노인·만성질환자나 합병증 등에 대한 각 공급자와 공단의 관리 협의, 생동성을 통한 제네릭 안전성 확보를 통한 약제비 관리 등 다각적 방편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한약사회 측 의견도 크게 다르지 않다. 박인춘 약사회 부회장은 최근 한 세미나에서 “건보재정 확충 해결방안에 있어 우선시 돼야 할 것은 보험료 인상과 국고보조 확충, 의료전달체계 확립 등”이라고 강조했다. 선진국들, 총액계약제-DRG로 관리철저 진료비지불에 총액의 개념을 덧붙여 보험자가 의료비·약제비 등에 소요되는 재정을 관리, 운영하는 것은 세계적 흐름이다. 독일의 경우 실질적으로 총액계약제 틀에서 포괄수가제(DRG)를 운영, 정교한 재정관리를 하고 있다. 송상호 사회보험노조 정책위원에 따르면 독일은 당초 병원규모별 전년도 진료실적 기준으로 총액계약을 체결했지만 병원마다 차이가 드러남에 따라 2005년 포괄수가제를 총액 하에서 전체 관리하기 시작했다. 아시아에서 대표적인 총액계약제 시행 국가인 대만은 보험자-공급자 간 총액계약을 통해 재정을 강력하게 통제하고 있다. 대만은 각 공급자단체들의 반발로 치과외래 1998년, 한방 2000년, 의과외래 2001년, 병원 2002년 등 제도 개편을 순차적으로 진행해 성공을 자평하고 있다. 프랑스는 변형된 방식인 선불상환방식에 의한 행위별수가제를 채택, 총액을 규제하고 있다. 의사조합과의 전국협약을 통해 총액 범위 내 외래진료비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강제지정제 폐지 도움될까, 전문가들도 이견 지속가능한 재정건전화를 위해 지불제도개편 외에도 요양기관과 스스로 이를 통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 모색과 강제지정제 폐지 등도 설득력 있게 제기되고 있다. 특히 강제지정제는 대형병원들의 경쟁적 병상 수 증축 경향 등을 통제할 수 있는 기전으로서 학계에서 유력하게 논의되고 있는 ‘단골메뉴’ 중 하나다. 이평수 고문은 “대형병원들의 무리한 병상 증축을 제어할 수 있는 방법”이라며 “독일의 지역당 의료기관 할당제를 참고하는 것도 좋다”고 밝혔다. 또한 이 고문은 “독일의 항암제 관리의 경우 총액을 별도로 마련해 관리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정해진 약 이외의 사용에 대해 정부와 협상을 할 수 있도록 자가통제 가이드라인이 마련돼 있다”고 덧붙였다. 심평원 고위관계자 또한 “전국민 의무가입 제도 하에서 강제지정 할 이유는 궁색하다”며 “이 제도로 인해 오히려 퇴출 대상 의료기관이 보호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제지정제 폐지로 양산될 비급여 의료시설은 중국처럼 고소득 환자들이 주로 이용하게 되고 서민·중산층의 의료접근성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예측도 폐지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다만 공급자가 균등하게 인정되는 강제지정제 형태에 무게를 두는 신중론도 있다. 정형선 교수는 “현행 제도 자체에 큰 문제가 있다고 보진 않는다”면서 “오히려 공급자들을 구별치 않고 인정해주는 형태가 되고 있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강제지정제 폐지를 추진한다면 계약방식은 단체가 아닌 개별공급자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정 교수의 주장이다. 공단, 보험자 역할 재정립-책임 부여해야 다양한 논의들고 함께 공단의 지불자로서의 역할 강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는 실질적 보험자인 정부가 건보재정의 최종 책임을 맡고 있는 상황에서 보험자 명분을 갖고 있는 공단은 단순 위탁 관리자의 역할을 부여받은 것에 지나지 않아 통제기전 발휘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에서 비롯된다. 송상호 정책위원은 “공단은 보험자로서 재정관리 기전 등 본연의 기능과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공단에게 재정통제권을 부여해 징수·환수에 치중된 업무를 재정관리로 선진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공단의 재정통제기전을 고려하기 전, 심평원의 고유업무와 상충될 것에 대비한 조정도 연구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형선 교수는 “심평원이 공단-공급자 간 완충역할을 한다면 공단은 복지부-공급자 간에서 이 역할을 하고 있는데 약가결정의 경우 이들 모두 관계하고 있다”며 “업무상 불필요한 중복이 일어나지 않도록 전문성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조정이 연구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2010-07-14 06:50:31김정주 -
보장성 항목간 제로섬 게임…재정 건전성 빨간불본인부담상한제, 본격적인 보장성 시대 막 열어 전국민 의료형평성 확보라는 대명제를 갖고 출발한 건강보험 통합체제는 복지 선진화라는 시대적 흐름에 따라 보장성 확대의 과제를 안게 됐다. 건강보험 통합과 동시에 보장성은 산전진찰 급여개시를 시작으로 눈에 띄게 확대됐다. 출산장려 정책의 일환으로 무통분만과 정·난관 복원술이 급여권으로 진입했으며 분만수가의 대폭 인상 등이 순차적으로 뒤를 이었다. 2004년에 들어서는 본인부담 상한제가 실시됐으며 2005년부터 MRI 급여적용과 암 환자 등 고액 중증환자들의 본인부담이 경감됐다. 2006년 PET 및 내시경수술치료재료 급여화가 이뤄졌다. 아동치료도 6세 미만은 2006년 입원 본인부담이 면제된 데 이어 이듬해 외래본인부담은 성인의 70% 선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했다. 한정된 보험재정, 보장성 항목간 제로섬 게임 양상 보장성 확대의 목소리는 높아지고 있는 반면 건보재정 상황은 녹록찮다. 실제로 2001년 한 해만 적자액이 2조원을 상회했으며 이후 담배부담금을 제외하면 재정적자 누적액은 5조1243억원에 달했다. 담배부담금이 신설된 2002년 이후 재정 사정은 그나마 개선됐지만 규모가 커지는 상황을 감안할 때 여전히 바닥이 보이는 실정이다. 이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보장성 확대에 대한 시민사회적 요구는 결국 자발적 보험료 인상운동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시민단체들이 1만1000원으로 보장성 90%까지 확대할 수 있다는 주장을 내세워 ‘모든 병원비를 국민건강보험 하나로’ 운동을 전개하는 등 보장성에 대한 요구를 구체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상황은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한정된 보험료 수입과 국고지원, 담배부담금으로 구성된 취약한 보험재원 구조는 급격한 의료환경 변화 상황에서 강력한 제도 기전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부재는 준조세 형태인 건보재정의 악화를 가속화시켜 보장성 확대를 지연시키고 있다는 비판을 불러 일으켰다. 통합 10년을 맞은 우리나라 건강보험이 안고 있는 양대 축인 보장성과 재정의 문제는 어느 한 가지도 양보할 수 없는 ‘양날의 칼’이자 대명제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한정된 재정으로 보장 항목별 ‘제로섬’ 양상이 불거지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라 볼 수 있다. 입원환자 진료비 부담 중 12.2%를 차지했던 식대는 보장성이 필요하다는 시민사회단체들의 요구로 2006년 6월 급여로 전환됐지만 “의료 외적 분야의 우선적용으로 시급한 부분에 급여가 지연돼 결과적으로 보장성이 일시 후퇴했다”는 주장과 대립해야 했던 대표적 사례다. 비급여 식대 급여 전환, 보장성 우선순위 논란 파열구 식대급여는 2006년 급여전환 당시 일반약 복합제 비급여 전환 문제와 맞부딪히면서 보장성 항목 간 ‘제로섬’ 대립을 극명하게 드러냈다. 정기택 경희대 교수는 최근 한 심포지엄을 통해 “정부가 입원비 비중이 높은 식대 등을 보장하는 착오를 범해 재정 악화가 가중된 것”이라며 “정작 국민은 고액 의료비 위험에 그대로 노출됐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보장성 강화제도의 취지를 살려 진료상 필요한 의료적 측면의 중증, 고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향으로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보장성과 재정 사이의 딜레마에서 보장성에 대한 절대적 과제에 대한 비판도 없지 않다. 정기택 교수는 “정부는 OECD 평균 보장성인 70%라는 수치적 목표에 집착하는 오류를 범했다”며 우리나라가 목표로 삼고 있는 보장성지표 기준을 비판했다. 그러나 정형선 연세대 교수는 “보장성 수준을 높이는 저부담-저급여로 출발했던 우리의 건보체계가 당분간 취해야 하는 당위론적 전략일 수밖에 없다”고 해석했다. 학자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험재정 악화가 통합의 문제와는 별개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조합운영 당시보다 관리운영의 효율성이 증대됐지만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늘어나는 의료 인력과 고가의 치료재료, 약제비증가 등을 준비치 못한 부분에 그 탓을 두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조합운영 당시 농어촌 지역조합의 경우 관리운영비가 재정의 30%에 육박하고 만성적 재정불안으로 존립이 위태로웠던 경험적 사례가 이를 반증한다. "재정위기, 지출관리 효율화로 극복" 대두 김진현 서울대 교수는 “현재 재정의 문제는 급여비 지출 증가로 인한 것이지 통합의 문제라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며 “의약분업을 전후로 의료수가·약국조제료의 과도한 인상이 재정적자의 주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재정문제가 시기적으로 겹쳐 통합의 영향인양 오해되는 것임을 견지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평수 한의사협회 고문은 제도의 효율적 운용 미숙을 주원인으로 꼽으며 “김영삼 정권 당시 규제완화정책으로 종합병원 허가권을 각 시도로 부여하고 의과대학만 9곳을 증원해 결과적으로 의료비 상승을 부추긴 것도 문제적 배경”이라고 언급했다. 건보재정 안정화는 곧 재원조달에 대한 다각적 모색으로 이어지고 있다. 신영전 한양대 교수는 최근 한 심포지엄에서 “본인부담금을 최대 100만원으로 제한시키는 보장성 강화를 위해 조세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심평원 고위관계자는 “재원부담의 형평성 개선과 기업의 보험료 부담이 줄어 경쟁력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특히 지역보험료 부과체계의 불안한 지속가능성 문제도 해소될 것”이라고 장점을 언급했다. 다만 “그럼에도 현실적으로는 재정당국과 의료계의 반대에 부딪힐 것”이라며 “국가예산으로 통제되는 건보재정을 의료계가 반길 리 없다”고 실행의 난제를 짚었다. 정형선 교수도 “100% 조세전환은 현실성이 결여된 공론”이라며 “소비세 등에 의한 추가적 재원조달에 반대할 이유는 없지만 현재 방식에 대체·전환이 아닌 추가되는 보완적 방식이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즉 지금의 건강보험료도 학문적으로 보면 이미 용도가 분명한(ear-marked) 목적세에 가까운 임금세(payroll tax)에 해당하는 조세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이 정부의 재정지원에는 한계가 지적됨에 따라 재원조달 다원화의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김진현 교수는 “담배부담금 인상, 건강위해요인에 대한 부담금 신설, 종합소득에 대한 보험료 부과 등을 고려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정부와 학계 및 관련 단체들은 필요충분조건을 이루고 있는 보장성 확대와 재정안정화 간 딜레마 속에서 반드시 수반돼야 할 부분은 재정지출 개선을 꼽고 있다. 지출구조의 개선 없이는 유의미한 재정을 투입한다 하더라도 정부가 지향하는 보장성 확대와 유지는 반드시 한계에 봉착할 것이기 때문이다. 공단은 올해 1조8000억원의 적자를 예상하는 등 바닥난 재정에 수혈을 요구하고 있다. 실제로 상반기 5개월 간 재정수지 3981억원의 흑자를 기록했지만 1~4월 978억원 적자에서 5월 4959억원의 흑자발생에 따른 영향일 뿐, 실질적으로는 4156억원 적자를 낸 것이다. 여기에 4.9%의 보험료율 인상과 징수율 개선 노력, 직장정산금 및 국고지원금 60% 선수납 사유까지 감안하면 지난해 동기대비 1205억원이 감소한 실정이다. 재정은 바닥을 드러냈고 지출의 상당 부분이 수가와 의료행위량에 기인함에 따라 문제로 지적되는 의료기관의 행위개선을 유도하고 재정을 건전화시키기 위해 현재 지불제도 개편이 유력한 대책으로 부상하고 있다.2010-07-13 06:50:34김정주 -
"보장성 70% 수치에 매몰"…제역할 못찾는 보험자'능력에 따른 부담, 필요에 따른 이용'…새 시대 개막 1977년 시작된 우리나라 의료보험은 1989년 전국민 확대를 거쳐 양적 팽창을 이뤄냈지만 보장성 측면에서 팽배해 있던 사회적 난제를 극복할 수 없었다. 지역·소득별 격차는 도시·농촌 간 산재돼 있던 조합단위의 의료보험을 통합하자는 주장에 당위성을 부여했다. 사회보장으로서의 건강보험의 의의는 ‘능력에 따른 부담, 필요에 따른 이용’이듯 형평성과 보장성이 핵심근간을 이룬다. 따라서 경쟁을 근간으로 출발했던 당시 의료보험 제도에 있어서 통합은 큰 변화와 개혁이었고 당시 조합주의자들과 논리적 대립이 팽팽히 맞설 수밖에 없었던 이유이기도 했다. 이를 두고 학자들은 “형평의 당위성과 효율의 명분이 대립해 이뤄낸 세계적 사건”이라고 회고한다. 김진현 서울대 교수(경실련 보건의료정책위원)는 “당시 핵심 쟁점은 위험분산 및 소득재분배 효과, 조직운영과 재정안정, 지역조합의 적정규모 등이었다”며 “객관적 근거에 의한 주장보다는 이념과 명분에 입각한 주장이 많아 검증가능 했던 자료조차도 외면당한 경우가 적지 않았을 정도”라며 대립 상황을 설명했다. "건강보험 보장률 64%대로 확대…효율성도 개선" 형평과 효율의 명분에 있어서도 당시 양 측의 해석과 주장은 엇갈렸다. 통합주의의 주장 근거가 보험료 부담과 접근성의 형평, 통합으로 인한 관리체계(인력)의 효율성이었다면 조합주의는 소득노출 편차에 따른 징수 형평, 경쟁을 통한 관리운영비 효율이 그것이었다. 건강보험 통합 10년이 지난 현재 학자들은 사회보험 측면에서 시대적 흐름과 의료복지 형평성 유지 및 확대에 있어 긍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다. 실제로 건강보험 보장률은 측정을 시작한 2004년 이후 해마다 증가하고 있으며 2007년 보장률은 64.6%로 2004년과 비교해 3.3% 증가했다. 입원부분에서 3년만에 10% 이상 향상됐으며 효율성의 문제도 통합에 와서 조합 당시보다 개선됐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다만 이명박 정부에 들어서는 기존 64%대로 끌어올렸던 보장률이 62%대로 후퇴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정형선 연세대 교수는 “건강보험 대상인구 확대기였던 1977년부터 1989년 사이에 조합주의 방식이 현실적 대안이었다면 전국민 보험이 실현되고 IT 등이 발전한 1990년대 이후에는 통합이 효율적이고 일관성 있는 관리에 더 유리하게 됐다”고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김진현 교수도 “조합 10년과 통합 10년을 돌이켜 볼 때 조합주의가 당시 제시했던 조합의 예상효과는 경험적으로 나타나지 않았다”며 “오히려 그 반대의 증거가 반복적으로 관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 조합주의가 우려했던 것과 달리 위험분산효과뿐만 아니라 소득재분배효과도 지역·계측 간 긍정적 효과로 드러나고 있으며 진료권 제한 폐지는 국민들의 의료이용 접근성을 용이하게 했다는 것이다. 김 교수에 따르면 관리운영비 면에서 통합 이전 재정의 8% 수준에서 통합 이후 3% 수준으로 대폭 감소했으며 조합직원 수도 통합 이전 1만6000명 수준에서 현재 1만1000명대로 30% 가량 줄었다. 소규모 지역조합의 재정불안 해소 또한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반면 수치상이 아닌 역할 상에 있어서 통합을 통한 실질적 변화는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최병호 박사는 “조합이 지사로 전환됐고 정부가 여전히 실질적 관리책임과 보험자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는 조합방식 하에서도 다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복수 보험자 논란, 통합-조합주의 갈등 재현 정부의 실질 개입이 통합 10년이 지난 현재에도 여전함에 따라 공단의 역할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과거 통합주의와 조합주의 간 쟁점이 현재에 이르러서는 단일보험자체제와 다보험자체제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신영전 한양대 교수(건강연대 정책위원장)는 최근 한 심포지엄에서 “2000년을 전후로 이뤄진 통합의 이중 관리 및 재정체계의 통합만을 이뤄냈을 뿐”이라며 '미완의 통합'을 강조한 것은 이를 부연하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최병호 박사는 크게 통합의 목적을 형평과 효율, 보험재정 건전화로 나누고 ▲소득단일기준 부과체계 개발 미흡 ▲접근성 형평 해결 미흡 ▲관리책임 분산으로 야기된 도덕적 해이 ▲체납자 관리 부실 ▲구매 독점자로서의 협상력 발휘를 위한 제도적 장치 결여를 과제로 꼽았다. 김진현 교수는 “아직까지도 단일 보험자로서의 장점을 충분히 활용치 못하고 있다”면서 “보험자로서의 재정 및 급여관리권이 독립되지 않은 것이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송상호 사회보험노조 정책위원 또한 “하드웨어를 채울만한 소프트웨어의 미흡이 부족하다”면서 “징수는 급여를 위한 수단임에도 불구하고 수단과 목적이 전도돼 공단의 역할이 상당히 왜곡된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 같이 단일보험자인 공단의 역할 정립과 강화 주장과 대치되는 다보험체제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보장·효율성과 관련해 경쟁을 근간으로 하는 시장원리를 사회보험제도에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장성 70% 수치에만 매몰"…민간보험 활용론 부상 정기택 경희대 교수는 최근 한 심포지엄을 통해 “보장성지표를 OECD 평균 보장성인 70%라는 수치적 목표에 집착하는 오류를 범했다”고 평가하고 “이를 시정해 민영보험을 활용하는 등 다양한 재원을 확보해 경쟁을 통한 효율화 모색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창규 명지대 교수 또한 “하나의 조직(공단)은 성과가 드러나지 않으므로 효율성이 떨어지기 마련이기 때문에 다보험으로 경쟁체제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더 나아가 민간보험사들과도 경쟁구도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소위 ‘제2공단’이라고 일컫는 다보험자 체제를 언급한 대목이다. 이에 대해 이평수 한의사협회 고문은 “민간보험의 생보사와 같은 경쟁체제는 보장성의 편차로 형평성에 위배돼 사회보험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면서 “뿐만 아니라 서비스 경쟁체제는 결과적으로 요양기관의 압박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밝혔다. 보험자 복수체제인 네덜란드의 경우 정부가 위탁한 복수 민간보험들 중 택일해 국민이 강제가입 해야 하는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이때 국민은 가능한 저렴하고 보장성이 큰 보험사를 선택하게 되는데, 국내 상황에서 이에 따른 부작용 등 파장을 막을 수 없다는 우려가 지배적이다. 이 고문은 “보험사가 기본 수익을 남기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결국 요양기관 압박”이라며 “이명박 정부가 인수위 시절 네덜란드 실사를 통해 검토한 바 있지만 현실성이 떨어져 결국 무산시킨 제도”라고 말했다. 이 같은 현실은 급격히 증가하는 노인인구와 이에 비례하는 의료비 지출 증가, 의료전달체계 관리 부실, 고가 장비 및 신의료기술 등 현재 직면한 보건의료 상황과 맞물려 보장성 확대와 재정건전화의 압박을 심화시키고 있다.2010-07-12 06:50:02김정주 -
쌍벌제-규약 정리 주도권 공방…업계 역할 '무게'쌍벌제 하위법령과 공정경쟁규약의 이중잣대 논란이 리베이트 규제의 법적 안정성을 위협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지는 강경해 보인다. "필요하다면 공정위, 국세청, 수사기관 등 공권력을 동원해서라도 리베이트를 뿌리 뽑겠다"는 전재희 장관의 공식 발언이 시사하듯, 규제의 불완전성에 기대 패러다임 전환을 유보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규제범위에 대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제약, 의료현장이 자율감독 시스템을 환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146개 회원학회가 소속된 대한의학회 김성덕 회장은 "학회 운영은 개별 학회의 자율성에 맡기고 있지만 학술활동 평가시스템을 엄격하게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의학계, 학술활동 질 평가…공정·투명성 계도 움직임 자율성을 기반으로 하는 의학회의 구조조정을 강제할 수 없지만, 학술활동의 질 평가를 통해 수준을 향상시키려는 노력이 원론적인 해법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김 회장은 "학회들은 내부 평가를 통해 질 관리를 엄격하게 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며 "정부가 이 점을 믿고 (규제수위를 정하는 데)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부재정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았던 일부 의학회들의 패러다임 전환도 요구된다. 이윤성 대한의학회 부회장은 "일부 학회의 예산 방만운용을 전체 의학계의 문제로 일반화할 수 없다"면서도 "사회 전반의 분위기가 의약계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요구하는 흐름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단적으로 "방만을 허용하는 시대는 갔다"며 "학회들이 자발적으로 내부 예산상태를 모니터링하고 남용 소지를 차단하도록 하는 계도 활동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 일환으로 대한의학회는 조만간 평가위원회르 소집해 쌍벌제, 공정경쟁규약 등과 관련된 저간의 사정을 알리고 학회 운영의 투명성 제고를 위한 자율정화 활동을 준비할 예정이다. 제약사들 또한 자율감독 시스템을 고민하고 있다. 제약, "리베이트 사각지대 자구노력 의지 꺾는다" 제약사 관계자는 "품질과 제품력이 공정경쟁의 무기가 돼야 한다는 원론에 이견이 없다"며 "제약사들도 이를 위한 내부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리베이트 등 공정거래 이슈에서 외부 요인의 영향을 크게 받는 제약사의 입지를 감안하면 내실있는 자율정화 활동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른 제약사 관계자는 "제품력과 품질로 승부하는 것이 정도경영을 가능케 하려면 규제와 다른 차원에서 시장원리에 부합한 경쟁도구도 따라와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일률적인 예산삭감이나 횟수제한을 의미하는 제재만 있다면 실질적인 자구노력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제약사는 리베이트 등 공정거래 이슈에서 외부요인에 크게 좌우되는데, 자율정화 의지를 꺾는 요소들이 아직도 산재해 있다"며 "단 한 곳도 (리베이트를)안 주는 근간이 조성된다면 다른 방법으로 체질개선을 시도할 수 있지만, 아직도 감시망을 피한 리베이트가 이뤄지고 있다는 게 단적인 예"라고 지적했다. 또 "리베이트를 주던 돈을 연구개발 등 생산적인 활동으로 선순환시키라는 정부의 메시지를 파악했지만, 정도경쟁의 댓가로 한 쪽에서 계속 시장을 빼앗긴다면 결단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뜻"이라며 "부절적한 마케팅 수단 통제와 함께 적법한 시장창출 수단도 제시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권력을 동원한 전방위 조사 방침으로도 '미꾸라지'를 전면 척결하지 못하는 원인을 보건당국의 실적주의에서 찾는 시각도 있다. 외국계 제약사 관계자는 "사회적 파장과 실적을 중시하는 조사당국의 특성상 대형업체, 대형병원 위주로 감시감독 활동을 벌여온 게 사실"이라며 "해당 업체의 도산, 즉 작은 기업들의 도산을 의미할 정도의 명분이 없는 한 중소회사는 관심 밖이기 때문에 유통정화의 사각지대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 관계자는 같은 맥락에서 "정부가 (리베이트에)칼을 빼든 것도 '제약사들이 너무 많아 음성경쟁이 판을 치니 망할 회사는 문을 닫아야 한다'는 데서 출발한 게 아니었냐"며 "제약산업을 BT성장동력으로 지목하면서도 실질적인 성장동력화를 꾀하지 못하는 단순 논리가 아쉽다"고 토로했다. 의약품 시장에서 경쟁력이 떨어진 소규모 회사들을 무조건 정리의 대상으로 보지 말고, 생산설비 등 이미 갖춰진 자원을 재활용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새로운 제약산업 환경에서 도태되는 회사들 중 GMP설비 등을 이용해 건강기능식품 또는 화장품 업체 등으로 업종 전환해 회생을 모색할 수 있는 기업들이 있을 것"이라며 "발상전환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업계의 자구노력을 지원하는 하드웨어적 측면에서는 리베이트 규제의 법적 안정성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꼽는다. "쌍벌제 처벌 발효 땐 법적 안정성 취약…경과기간 요구도 예를 들어 쌍벌제가 의료인과 제약사를 처벌 당사자로 적시한 반면 의학회나 단체를 제외한 점은 제약사에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의료법의 사정권 밖에 있는 의학회는 법 또는 규약을 초과한 지원을 요구하더라도 실질적 제재를 받지 않지만, 그에 상응하는 지원을 제공한 제약사는 처벌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상위법인 쌍벌제가 포괄하는 마케팅 수단이 공정경쟁규약보다 협소하다는 점도 쟁점이 된 부분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판촉 허용범위 논란이 계속되는 상황에서는 행정당국도 처분을 발효하기가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단일화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런 점에서 쌍벌제 하위법령 논의 중 가시화된 규약 개정 움직임을 현장은 긍정적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정부와 의약계, 제약협회, 다국적의약산업협회가 정당한 학술활동을 인정하는 쪽으로 개선을 검토한다는 대전제에 합의한 만큼, 시행 100일간 불거진 현장의 혼란을 교통정리할 일종의 유예기간을 기대하는 것이다. 표준지침을 재확립 과정에서 이해주체들의 주도권 다툼이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가 교통정리 역할을 상당부분 제약업계에 이양한 점은 주목할 지점이다. 규약과 쌍벌제의 교통정리와 관련, 정부의 명확한 '시그널'을 기대하는 현장의 요구와 달리 공정경쟁규약의 당사자인 업계 스스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는 메시지다. 쌍벌제-규약 교통정리 주도권 공방 가열 공정위 정진욱 제조업감시과장은 "애초 공정경쟁규약 개정은 기존 규약으로 자율제재의 한계를 인식한 제약업계의 요청으로 이뤄진 것"이라며 "상위법령과의 관계를 조율하는 것도 제약협회의 소관"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공정위는 정당한 학술활동을 인정한다는 전제 하에 부당한 리베이트는 척결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문제사안을 조사할 뿐"이라며 "리베이트 관련 정책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여타 혼선은 복지부가 방향성을 갖고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복지부 김충환 의약품정책과장도 "복지부는 하위법령에 쌍벌제의 입법 취지를 충실히 반영하는 데 관심이 있다"며 "규약상의 혼란은 규약을 승인한 공정위가 해석할 것이며, 나아가 상위법과 규약의 충돌을 방지하는 것은 자율규약을 만드는 제약협회의 몫"이라고 말했다. 리베이트 사슬에서 제도권을 쥔 정부와 처방권을 쥔 의료계에 좌우되면서도 단일 가이드라인 조율에 힘을 실어야 할 제약협회의 역할에 관심이 쏠린 가운데, 댓가성에 대한 이견조율이 최대 난제로 대두됐다. 홍진표 규약심의원장은 "제약업계는 기부금 신고금액이 원안 통과되기를 원하지만 기부행위의 댓가성을 어떻게 배제할 지가 가장 고민되는 부분"이라며 "해외학회 지원도 댓가성 기부로 봐야 한다는 시각이 아직도 우세하다"고 그간의 심의 경과를 설명했다. 또 "국내 유치 국제학회가 논란이 되고 있는데, 국가발전에 도움이 될만한 것도 있지만 성격이 애매한 학회도 상당수로 판단돼 옥석을 가릴 필요가 있다"며 "구체적인 방안을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특히 행사비용 자체부담률 30~50% 범위내에서 직접 조달하도록 하자는 일부 위원의 의견은 전체 행사 비용 중 상당부분을 지원받는 당사자가 도의적으로 본인부담해야 한다는 심의위의 기본 입장을 어느정도 시사한다. 홍 위원장은 "초기 단계에서 심의위원회의 입장이 시장에 잘 전달되지 않고 있는데, 일정 경과기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제약사나 학회 측의 마케팅적 학술적 요구를 어느정도 이해하고 있지만 당분간 현장에 불편과 혼란이 따르더라도 국민의 시각에서 조율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제약협회 관계자는 "세부적인 이견에도 불구하고 제약산업의 공정거래관행 확립이라는 방향성 측면에서 잡음을 기술적으로 풀어가는 데 조력할 것"이라며 "현재 여건에서 현장의 돌출사안 또는 애로사항을 충분히 수렴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약 및 의료계에 직접적인 처분을 행사할 쌍벌제가 규약과의 조율 과정에서 안정성을 확보하기까지 일정한 유예기간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왔다. 법조계 관계자는 "쌍벌제 하위법령과 공정규약의 교집합 부분은 문제가 없으나, 규약에서 허용하면서 쌍벌제는 불법으로 추정하는 영역에서 다툼이 생길 수 있다"며 "행위 자체의 불법적 의도나 댓가성을 따져 무리한 처벌의 가능성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10월부터 쌍벌제가 발표되지만, 시행 경과를 면밀히 관찰하고 경고 메시지를 주면서 실질적 처분을 유예하는 경과조치도 고려할만하다"고 제언했다.2010-07-09 06:50:00허현아 -
"공정규약 회피수단 나온다"…편법영업 우려감희귀난치성 질환 환자들을 지원하는 A단체는 하반기 아태 지역 학회 유치에 비상이 걸렸다. 희귀질환 환자들이 대부분인 소속학회 인력만으로는 국제 규모 행사를 치를 수 없는데다, 제약사들의 기부행위를 까다롭게 제한한 공정경쟁규약 여파로 현실적 재원조달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B제약사는 국내 유치 국제학회 지원을 고민하고 있다. 국내 유치 학회라 하더라도 통상 본사 재정지원에 크게 의존해 왔지만, 해외 본사 또한 경제적 동일체로 간주돼 본사 지원을 끌어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C제약사는 규약 범위 내에서 자사제품 설명회를 시도하려 했지만, 의료인들을 접촉하기가 어려워졌다. 제품 설명회 사전신고가 의무화되면서 실명 노출 등을 꺼려한 의료인들이 설명회 자체를 회피한 것이다. 새 공정경쟁규약 적용 과정에서 실질적 반향을 묘사한 사례들이다. 이들 사전신고 대상 항목은 현실적 준비기간을 감안해 6월까지 적용이 유예됐었지만, 7월부터는 예외없이 사전신고를 거치도록 해 후속 논란을 예고했다. 업체 관계자들은 이와관련 "규약이 포괄하지 못하는 현장의 돌출과제는 협회의 유권해석에 의존하고 있지만 한계가 많다"며 "규제가 현실과 동떨어질 때 법적 자율적 제재를 회피할 다른 수단들이 출현할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비현실적 규제로 꼼수 등장"…기부행위 등 '뜨거운 감자' ◆자사제품설명회=제약계 내부에서도 이해관계가 확연히 엇갈려 표준 규약 승인 과정에서 잡음이 많았다. 제품설명회를 가장 합법적 리베이트 수단으로 차별화시키려는 제약사들은 "비현실적 1회 제한 규정은 규약 회피용 부작용을 양산시킬 것"이라며 현실적 개선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오리지널 제품을 중심으로 병원급 이상 요양기관을 공략했던 다국적제약사들의 반응은 더욱 민감해 표준규약 승인을 철회하는 결정적 계기로 작용했다. 다국적제약사 관계자는 "리베이트 개연성에 치중한 나머지 가장 상식적인 마케팅 수단을 제약사는 것은 정당한 의약품 정보전달을 저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빠져나갈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며 "품목군이 많은 회사가 사실상 디테일 수요가 떨어지는 비주력 품목까지 사전신고를 내놓고 실제로는 주력 품목 설명회를 진행한다면 일일이 확인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또 다른 다국적사 관계자는 "R&D에서 과학적 근거(Clinical Trial)를 가장 주요한 가치로 고려하는 의약품의 특성상 과학적 정보전달을 방해하는 규제는 불필요하다"며 ""전국 단위 개별 요양기관의 의사들이 방대한 R&D 결과물을 단 한 번에 이해하도록 강요하는 논리적 맹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쏟아지는 반대 의견들이 규약 정비에 영향을 미친다 하더라도, 제품설명회가 리베이트와 결부된 부정적 이미지를 탈피하는 쉽지 않아 보인다. 실제로 다수 업체들은 자사제품설명회 예산을 병원 회식비로 전용하거나 각종 영업자금 유통 경로로 눈가림한 사실이 공정위에 적발돼 '제품설명회=리베이트 수단'이라는 부정적 낙인에 한 몫을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2007년 조사 당시)제품설명회가 리베이트 수단으로 악용되고 시판후 조사 등도 연구목적보다 영업 마케팅 수단으로 악용되는 사례가 많았다"며 횟수제한 필요성을 내비쳤다. ◆국내·외 학회 지원=리베이트 수수자와 공여자를 모두 처벌하는 쌍벌제 입법 당시 '기부'라는 말 자체의 부정적 이미지 때문에 다소 즉흥적으로 처벌 예외범위에서 삭제됐다. 이같은 입법 배경은 처방댓가성이 아닌 학술·연구 지원 목적의 기부행위를 허용해야 한다는 업계의 시각과 판이하게 다른 시각을 반영한다. 복지부 김충환 의약품정책과장은 "(쌍벌제)법에서 허용하지 않은 것을 하위법령에서 허용하는 것은 법 제정 취지에 맞지 않는 것"이라며 세부 규정 의사가 없음을 시사했다. 이와관련 "기업들이 임상활동이나 학술활동을 지원하는 자체를 기부행위로 본 것"이라며 "상위법보다 포괄적인 시행규칙으로 입법취지를 훼손해선 안 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반면 의학회나 제약사측은 "처방댓가성 경제적 이득을 원칙적으로 금지한 법 취지에 따르면 정당한 학술 목적 기부행위는 인정되어야 한다"며 "정당한 학술활동을 보장하는 선에서 규제 수위를 개선하겠다는 대원칙을 상기해야 한다"고 반박한다. 고가 장비 등 설비 차원의 기부뿐 아니라 의학회와 연관된 기부 제한은 그야말로 뜨거운 감자다. 최근에는 국내에 유치한 국제학회가 기부 논란의 핵으로 등장했다. 규약심의위원회는 대외적으로 하반기 국내에서 약 20개 학회가 열릴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행사 추진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일례로 희귀질환연합회 산하 뮤코다당증학회는 10월 경 아태지역 뮤코다당증 심포지엄 유치를 추진하다가 부스단가, 광고 면당 총액 제한규정 때문에 재원 문제에 봉착했다. 신현민 한국희귀질환연합회장은 "의료인과 제약사 사이의 부당거래 소지를 없애려는 공정경쟁규약을 비영리 성격의 환자단체에도 일괄 적용해 학회 유치가 어려워졌다"며 "기부문화 등을 통해 환자의 알 권리를 충족시킬 수 밖에 없는 환자단체의 현실과 의약품 수익환원의 정당성을 외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해외학회 등록비 등을 포함한 지원 범위도 이견을 보이는 대목이다. 의학회와 제약사들은 국제학회의 경우 등록비를 포함한 소요비용을 지원해 의학발전을 위한 학술활동을 보장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규제당국은 자부담 노력이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의학회 관계자는 "공정경쟁규약과 쌍벌제 하위법령을 확립하는 과정에서 정당한 학술활동에 지장을 주는 부당한 제약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제약사 관계자도 "해외학회 참석하는 데 1인당 통상 700만원 가량이 소요된다. 등록비만 80~100만원이 들어 의료인 개인이 자부담하기 어렵다"며 "개별 의료인이 전액 부담하기 어려운 해외학회 비용 ??문에 우수한 국내 의료인들의 해외 활동 기회를 박탈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사회적 의례행위=물리적 공방보다는 정서적 측면의 반발을 야기했다. 의약사에게 명절선물을 주는 것도 리베이트로 간주하겠다는 행정당국의 방침을 놓고 처음에는 현실적 논의 과정에서 개선되리라는 기대감이 높았으나 그렇지 못했다. 제약사 관계자는 "명절 선물까지 리베이트로 보는 것은 한국적 정서를 무시한 발상"이라면서 "사회 통념상 무리없는 선에서 예의를 표해왔던 일상적 관행까지 규제의 영역으로 끌어들인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거래처에 제공하는 명절선물은 통상 식품류나 음료 등 관례적으로 10만원을 넘지 않는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이 때문에 항목별 규제 금액 설정의 형평성과 논리에 대한 문제제기도 나온다. 다른 제약사 관계자는 "금액 제한이 현실에 맞지 않을 경우 다른 신고항목에서 남는 예산 중 일부를 명절 선물 등으로 전용할 수도 있지 않겠냐"며 "비논리적 규제로 변칙을 조장하기 보다는 규제 취지를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명절선물 상한액을 두는 방식이 차리리 합리적일 것"이라고 제언했다. "쌍벌제·규약 교집합 벗어날 땐 법적 분쟁 소지 다분" 규약 미비에 따른 현실적 혼란이 약가인하, 과징금, 형사처벌 등 실질적 불이익으로 돌아올 경우 만만치 않은 분쟁을 예상하는 시각도 있다. 본래 자율 감독 성격을 띠고 있던 공정경쟁규약은 리베이트 형사처벌을 위한 쌍벌제 하위법령과, 규약과 비슷한 성격의 자율협약은 리베이트 약가연동제와 연결돼 복합적인 이해상충을 부를 수 있다는 것. 제약업계 관계자는 "시장원리와 일반적 상식을 벗어난 제재방침이 탁상에서 세부적으로 진화할수록 제약업계 이해주체간 사회적 갈등을 조장할 것"이라며 "규제수단의 충돌이 기업에 과도한 경제적 불이익을 야기할 경우 소송을 고려할 수 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법률 전문가 또한 "쌍벌제 하위법령에서 허용범위를 세부 규정할 때 규약의 한계를 함께 고려해야 할 것"이라며 "현재 상태에서는 상위법령이 규약을 포괄하지 못하기 때문에 법이 허용하지 않는 마케팅 영역에서 처분이 발생할 경우 처방댓가성을 둘러싼 분쟁소지는 다분하다"고 분석했다.2010-07-08 06:50:05허현아 -
영업사원-병의원 유대 '흔들'…리베이트 숨고르기"현금 거래는 일단 안 하고 있다." 공정경쟁규약이 리베이트 처벌과 결부되면서 제약사들이 영업정책 전면수정에 돌입했다. 공정경쟁규약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식사접대 등 일부 경비는 지원되고 있지만, 영업사원과 거래처의 끈끈한 유대고리는 와해될 위기에 처했다. 깍듯한 정장 차림으로 고객에 예의를 표했던 일부 영업사원들 캐주얼한 사복차림으로 현장에 나선다. 영업자금을 직원 급여로 돌리거나 영업사원 고용형태 변화를 검토하는 회사도 있지만, 급속한 환경변화를 따르기 버거워 자포자기 심정으로 바닥에 엎드렸다. 선언적인 의미가 강하지만 의사단체의 영업사원 출입금지와 신고포상금제가 적지 않게 작용했다. 제약사 관계자는 "의심받을만한 일은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며 "표면적으로는 음성자금이 전면 중단된 것"이라고 말했다. 극도로 경색된 영업 현장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주요 제약사들의 순이익이 증가한 현황은 실무자들의 증언을 뒷받침하고 있다. 리베이트를 약가 직권인하와 연계시킨 지난해 8월 전후 실적 비교를 위해 1년치 1분기 자료를 비교한 결과 매출 상위 10개 제약사들의 순이익은 평균 54.3% 증가했다. 리베이트 약가 연동제로부터 쌍벌제 도입 여론에 편승해 영업현장의 심리적 위축은 가속화됐지만, 강경한 정부 기조가 제약사들의 영업 정책에 영향을 미쳐 음성자금 집행이 줄어든 결과로 풀이된다. 제약계 관계자는 실제로 "제약산업을 범죄시하리만치 악화된 국민여론과 강력한 정부 규제 방침으로 제약사마다 리베이트로 나가던 현금을 묶어두고 있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매출 악영향이 우려되지만 단기 수익성은 오히려 증가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물-선지원 등 랜딩댓가 지원 차단…새 패러다임 '골몰' 먼저 신규랜딩과 처방댓가로 의료인에게 제공했던 현금이나 상품권이 우선 경계 대상으로 지목됐다. 자사제품 설명회를 명목으로 병원 회식비를 지원하거나 영엽예산의 일정 비율을 병원 의국비로 지원하던 통상적 관례는 전방위 조사망에 이미 노출된 제약사들에게는 가장 위험천만한 수단이 됐다. 회계상 자금경로를 감추기 위해 대행사를 이용했던 여행 등 각종 경비지원과 수천억에서 수억대에 이르던 장비 지원도 엄두를 내지 못한다. 전직 영업 담당 직원은 "거래처 실적에 따라 품목당 적게는 처방액의 10%, 많게는 50%까지 (리베이트)를 제공했었다"며 "병원 의국비의 10% 정도는 통상 예산지원했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지금 시점에서 규약을 벗어나는 것은 제 무덤을 파는 것 아니겠냐"며 "차후는 알 수 없지만 지금은 최대한 조심해야 할 때니, 현장에서 부딪히는 돌출 사안은 일일이 협회의 유권해석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업체에는 규약에 따른 행정부담이 가장 큰 변화로 다가왔다. ◆제약사=새 규약에서 제약사와 요양기관, 학회 등이 자의적으로 맺었던 거래관계를 사전심의 대상으로 바꾸면서 신고서식 작성, 증빙서류 제출, 법률자문 등 별도 행정업무가 새로운 부담요인으로 등장한 것이다. 사전신고 전담직원 채용…영업사원 개인사업자 전환 검토 이 때문에 국내, 외자 할 것 없이 전담직원을 배치하거나 신규채용을 준비하고 있다. 중견제약사 관계자는 "기부행위, 자사제품설명회 등 기본적 마케팅 수단에 사전신고가 의무화된 데 따른 행정부담이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라며 "수백명의 영업사원들이 일일이 돌출사안을 질의할 수 없는 형편을 감안해 전담직원을 배치했다"고 말했다. 외자제약사 관계자도 "규약과 쌍벌제 하위법령이 정비중이기 때문에 자의적인 판단이 소송 등 또 다른 리스크를 야기할 수 있다"며 "규약 관련 대관 업무를 담당할 직원을 새로 채용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제약업계는 사전신고 유예기간이 종료된 이달부터 이같은 경향이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제약사 관계자는 "6월까지 유예됐던 사전신고 대상이 7월부터 원칙적으로 의무화된다"면서 "초기 도입 땐 그나마 괜찮지만 시간이 경과해 케이스가 쌓이면 규약의 위반 모니터링이 대량 업무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관계자는 예를 들어 "제품당 1회, 동일의료인당 1회로 제한된 자사제품설명회의 경우 의사들의 중복참석 등 규약 위반 여부를 모니터링하는 데만 상당한 절차가 예상된다"며 "소송 등 분쟁을 대비한 자문 업무도 한 몫을 차지한다"고 덧붙였다. 영업자금 운용방식을 개인예산제로 바꾼 데 이어 영업사원들의 개인사업자 전환을 내부 검토한 제약사들도 있다. 이렇게 되면 리베이트 적발시 회사의 전적인 책임부담이 영업사원 개인에게 상당부분 넘어가게 될 것으로 업계는 판단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신고포상금제와 더불어 직원과 회사의 관계가 일촉즉발의 악화 위기에 놓인 상황에서 내부단속 부담을 짊어진 회사들이 영업사원 관리 정책을 변경하는 데는 적지 않은 부담도 따른다. 회사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모든 영업활동이 규약 범위내에서 이뤄진다지만, 방문영업 등이 위축된 상황에서 영업사원들이 거래처와 관계악화를 막기 위한 노하우를 활용할 것"이라며 "직원들의 내부고발을 의식하는 회사로서도 터치할 수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또 "보험사 직원처럼 처방 유치실적에 따른 커미션을 제공하는 개인사업자 형태로 전환하는 것까지 검토하는 회사들이 있었으나 결정은 쉽지 않다"며 "여기까지 가면 회사와 직원의 마지막 신뢰관계까지 무너지는 것 아니겠나"고 씁쓸해 했다. "자사제품설명회·1/3 급감"…기부 유인 감소 '한 목소리' 마케팅 측면에서는 가장 주요한 도구였던 자사제품설명회와 기부행위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관측된다. 통계적으로 보고되지 않았지만 일선 제약사들은 자사제품 설명회가 개정규약 시행 전보다 절반 이상 줄었다고 전하고 있다. 외자제약사 관계자는 "업체 뿐만 아니라 의사들도 사전신고에 부담을 느껴 제품설명회가 1/3 가량 감소한 것으로 추정한다"며 "품목 구성이나 연구활동 여부에 따라 1회 제한의 한계를 일정부분 극복할 수 있다 해도 실효성을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정기탁에서 비지정기탁으로 바뀐 기부행위도 직격탄을 맞았다. 예전에는 제약사가 목표의식을 갖고 관련 의료학회 등을 지목해 기부할 수 있었지만, 비지정기탁만 할 수 있어 기부 유인은 크게 감소했다. 외자사 관계자는 "기부처 배정이 업체가 아닌 협회의 몫으로 돌아가면서 기부 유인이 줄었다"며 "기부행위의 부정적 이미지만 부각된 것도 문제지만 만만치 않은 예산이 소요되는 기부에 마케팅적 요소를 전면 차단하는 것도 너무 경직된 발상"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의료계=현실적 제약에도 불구하고 의료계의 규약 관심도가 높아지는 경향은 고무적인 대목이다. 의학회, 행사 재정 조달처 분산 검토…규약 관심도 증가 개정 규약 시행 전 이뤄진 춘계학회 시즌에는 "추후 고민할 일"이라며 발을 뺐던 의학회들이 추계학회의 실질적인 여파를 우려해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제약협회 관계자는 "의학회들의 규약 관련 문의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면서 "일선 제약사들 뿐만 아니라 의학회들의 궁금증을 상담하는 데 상당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학회 관계자도 "일부 학회가 예산을 방만하게 운영한 것이 전체 의료계의 문제로 확대된 측면은 아쉽지만, 내부적인 개선점이 있었던 점은 부인할 수 없다"면서 "방만을 허용하는 시대는 이제 갔다는 관점에서 학회들도 자정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반응은 춘계학회 당시 "추후 고민할 일"이라며 규약의 실질적 파장을 외면했던 대형학회들의 반응에서 상당히 진전된 모습이다. 제약사 관계자도 "규약 범위내에서 추계학회를 진행하는 데 학회와 이견은 없는 편"이라며 "규약의 규제범위가 포괄적이라는 점에서 불안요소는 남아있지만 어쨌든 규약대로 하자는 게 대세"라고 전했다. 때문에 많게는 최대 90% 이상 제약사에 의존했던 학회의 재원 조달처는 다양화되는 추세다. 최근 행사를 준비하는 의학회들은 규약의 범위 내에서 제약사가 지원하는 부스 및 광고 비용 외에 조명업체나 골프 등 스포츠 업체, 기기업체 등 다양한 출처를 통해 재원을 충당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막장 리베이트 살포 위험"…규약 정립 미비 땐 부작용 우려 ◆사각지대=괄목할만한 제약, 의료현장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사각지대는 남아있다. 표면적으로 "리베이트를 중단했다"는 제약사들의 반응은 불완전한 공정경쟁규약이 야기할 부작용을 직간접적으로 시사하는 징후다. 불법 경계가 불분명한 현재 상태에서 극도로 몸을 사리고 있지만, 향후 상위 법령과 공정규약의 관계 정립에 따라 법망을 회피한 변종 리베이트가 등장할 수 있다는 말이다. 특히 공정위나 복지부의 관심 밖에 있는 소규모 회사들의 위험천만한 리베이트 살포는 그야말로 '시한폭탄'이다. 제약사 관계자는 "영업마케팅의 패러다임이 바뀐 것은 분명하지만 사각지대의 대담한 리베이트는 계속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대행사를 통한 눈가림용 자금운용이나 대담한 현금 직거래가 아직 사라지지 않은 현상은 '리베이트'로 망하더라도 '리베이트' 밖에는 대안이 없는 중하위권 제약사들의 숙명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복지부는 리베이트 약가 연동제 당시에도 선지원 제약사 처벌을 시사했듯 이번에도 리베이트 선지원금 살포설을 의식하고 있지만 실효적인 대책을 마련할 지는 의문이다. 제약사 관계자는 "리베이트 이외 대안이 없는 제약사들은 리베이트 줘서 망하나, 걸려서 망하나 똑같다는 심정으로 올인할 수 밖에 없다"며 "공정위, 국세청, 검경 등 가능한 공조체계를 동원해 부당거래를 발본색원하겠다는 복지부의 사정 칼날이 대형 실적 위주의 조사를 떠나 막장으로 치닫고 있는 사각지대를 향할 지 두고 볼 일"이라고 언급했다.2010-07-07 06:59:28허현아 -
1차의료 중심진료 한목소리…약국 제역할 찾아야지난달 30일 복지부 한 회의실. ‘1차의료활성화 의정 협의회’ 첫 회의에는 1차 의료활성화를 위해 의료계가 제안한 의제들이 토의안건에 올랐다. 올해들어 의사협회의 움직임은 어느때보다 부산하다. 의약분업 10년의 역사는 개원의들에게 ‘잃어버린 10년’으로 각인됐다. 1차의료활성화 전도사를 자임하며 의사협회가 분골쇄신하는 이유다. 건강보험 재정 안정화와 의료제도 발전을 위해 1차의료를 강화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는 의료계의 이런 노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하지만 각론을 들여다보면 아직 풀어야 할 쟁점들이 산적하다. ◇의료계의 대정부 요구=의사협회는 분업이후 의원급 의료기관의 도산율이 증가하는 등 의료체계 붕괴현상이 초래됐다면서 건강보험에 기반해 1차의료 활성화를 위한 인센티브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이는 2005년부터 시작된 중증질환자 위주의 보장성 강화 정책과 의료전달체계 왜곡현상 등에 따라 상급종합병원에 환자 및 급여비 쏠림현상이 발생한 때문이라고 의사협회는 강조했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심사자료에 따르면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의 요양급여비 점유율은 2001년 32.8%에서 2009년에는 42.4%로 증가한 반면, 의원은 같은 기간 32.8%에서 22.8%로 줄었다. 의사협회는 지난 5월 ‘한국의료살리기 전국 의사 대표자 회의’를 열고 이를 근거로 정부에 15개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이 요구에는 의약분업 재평가를 통한 강제분업 철폐와 제반 제도개선 과제들이 담겼는데 특히 의원급 의료기관에 대한 수익확대 방안이 주류를 이뤘다. 세부내용을 보면 먼저 기초상담료, 생활관리(지도)료, 1차진료지원료, 의약품선택지도료 등 만성질환관리료(1580원) 수준의 수가항목을 신설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의원 1만2280원, 병원 1만3430원, 종합병원 1만4940원으로 차등화돼 있는 기본진료료 종별차별을 폐지하고, 의원의 종별가산율을 현행 15%에서 20%로 상향 조정하자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밖에 차등수가제 완전폐지, 의사인력 적정수급 대책 등이 담겨졌다. 이 같은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방편 중 하나로 복제약과 특허만료된 의약품에 대한 대폭적인 가격인하를 추진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시켰다. 경만호 회장은 지난달에는 전재희 복지부장관과 의정간담회를 갖고 오는 9월까지 1차의료살리기 방안을 마련키로 합의했다. 의사협회장과 복지부장관의 공식 회동은 의약분업 이후 처음있는 일이었다. 송우철 의사협회 총무이사는 “제도가 잘못돼 있다면 당연히 개선돼야 하고, 정부가 의지가 있느냐가 중요하다”면서 “복지부는 충분히 개선(수용) 의지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자신했다. 실제 정부는 1차의료활성화 의정 협의회 첫 회의 자료에 기초상담료 등 4개 수가항목 신설내용을 협의사항에 포함시켰다. 이 의제는 가입자단체의 반발로 재정리키로 했지만 정부의 공감대를 상당부분 얻어낸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이 같은 제안에 재정추계가 전혀 포함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의사협회는 건강보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1차의료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주창하고 있지만 의원에 대한 수가인상 이외에 다른 재정대책을 내놓지는 않았다. 송우철 이사는 이에 대해 “최근 발표된 상급종합병원 환자 외래 본인부담금 상향조정 등이 의료전달체계를 바로 잡을 신호탄이 될 것”이라면서 “1차의료 활성화 방안은 단순한 의원수익보전 대책이 아니라 자원과 수익을 재배분하는 방식으로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가신설 등으로 일부 불가피하게 재정이 추가소요되는 영역이 발생할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 재정부담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정부와 협의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1차의료 활성화 공감대=전문가들은 의료전달체계 확립이라는 측면에서 1차의료활성화가 우선돼야 한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었다. 신언항 전 심평원장은 “의료자원과 의료이용이 대형의료기관에 지나치게 집중돼 건보재정에 압박이 강화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시급히 개선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권경희 동국대교수도 “의약분업 이후 가속화된 3차 의료기관과 문전약국 중심의 의료전달체계 개선에 주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1차의료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구체적 전략에 대해서는 이견이 존재했다. 김경자 민주노총 건정심 위원은 “왜곡된 의료체계를 바로 잡기 위해 1차의료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대명제에는 동의한다”면서도 “수가를 인상해 재정이 추가소요 되는 방식으로 이뤄지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조경애 건강연대 집행위원장은 “한국은 구조상 의료제도와 건강보험을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 의료계가 사회적 책임을 갖고 정부와 머리를 맞대야 한다”면서 “주치의제를 중심으로 1차의료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면서 동시에 지불제도 등 지출관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조재국 보사연 박사 또한 “3차 의료기관에 치중된 의료이용 행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주치의제와 단골약국이 제도화 돼야 한다”고 말했다. ◇소비자·환자 중심의 의료= 홍춘택 보건의료단체연합 의약분업 평가위원은 “의약분업과 건강보험통합 이후 건강보험 정책이 일부 변화되고 있지만 공공의료강화, 주치의제, 의료전달체계 확립, 건강보험 지출구조 개혁 등 개선해야 할 과제들이 (여전히) 산적하다”고 지적했다. 홍 평가위원은 특히 “환자와 국민의 사회적 권리가 더 보장되는 방향으로, 그리고 보건의료의 각 전문 직종들이 상업적 이익추구에서 벗어나 직원윤리에 충실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제도를 바꿔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권용진 서울대교수도 “단순히 의약사 직능간의 역할을 어떻게 설정할 것이냐가 문제가 아니다”면서 “앞으로 보완해야 할 과제는 의료시스템 안에서 소비자와 환자의 역할을 어떻게 위치지울 것이냐가 중심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권 교수의 주장은 그동안 의료시스템 논의의 장에서 보험자와 공급자 또는 정부와 의료계만이 당사자가 돼 논의를 이끌어오면서 환자들을 배제시켰다는 반성에 기반한다. 그는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확립된다면 대체조제, 성분명 운운하며 의약사들이 바보같은 논쟁을 할 이유가 없다”면서 “소비자의 알 권리와 함께 선택권이 보장되는 시스템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약국역할 재정립=약사사회 또한 반성과 혁신이 필요하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김영식 약사회 약국이사는 “향후 DUR이 전국에 확대 시행되겠지만 약사가 기본적으로 약력관리를 해줘야하고 질병예방을 위한 건강관리 파트너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이사는 “공부 안하는 약사는 퇴출시켜야 한다는 각오가 있어야 제역할을 할 수 있다”며 “이를 위한 제도적 장치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조재국 박사 또한 “기관분업이 타당한 이유는 환자의 약력관리가 중요하기 때문”이라면서 “단골약국을 활성화시킬 제도적 기반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부 산하기관의 한 연구자는 “모든 정책은 어떻게 도입됐고 운영됐던 결국 정부가 책임지고 뒷수습을 해야 한다”면서 “시장의 왜곡된 부분을 개선하고 의약분업이 당초 지향했던 효과를 낼 수 있는 전반적인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사회 리더그룹인 의약직능단체들도 국민건강 향상과 적절한 국민부담 측면에서 정부, 가입자와 파트너십을 형성해 좋은 제도를 발전시키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공동취재=최은택·김정주·이탁순]2010-07-06 06:50:54의약행정팀 -
의약분업 재평가 논란속 쌍벌제·저가구매제 실험“노인이나 영유아 환자의 보호자가 의료기관에서 처방전을 받아서 약국까지 왜 힘들게 가야하는 지 이유를 모르겠다.” 권용진 서울대교수는 의약분업의 성과를 논하려 해도 평가할 기준이 불명확한 상황에서 국민들만 여전히 불편을 겪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의약분업에 대한 의료계의 부정적인 시각은 제도시행 이전부터 지금까지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불편 여전-사회적 비용 폭증…강제분업 폐지해야" ◇강제분업 '철폐'=의료계는 주저없이 의약분업은 실패한 정책이라고 평가한다. 국민들의 불편과 사회.경제적 비용부담은 늘었지만 정책목표는 어느 하나도 제대로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연착륙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인식은 쌍벌제 입법이 촉발한 의사들의 최근 집단반발 과정에서도 그대로 표출됐다. 전국의사대표자들은 지난 5월 의사협회에서 열린 결의대회에서 “강제분업을 완전 철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특히 “저가조제인센티브, 성분명처방시범사업 등으로 정부가 먼저 의약정 합의를 파기했다. 더 이상 강제분업에 협조할 이유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료계는 그동안 의약분업 대신 환자가 병의원 또는 약국 중 어디에서 조제를 받을 지를 선택하는 이른바 ‘ 선택분업’으로 대체해야 한다고 줄기차게 주창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호의적이지 않다. 데일리팜은 이번 기획을 위해 정부, 정부 산하기관, 의약계, 제약계, 학계, 시민단체 등 전문가 23명을 접촉했다. 이중 의료계와 친의료계 성향 인사 4명을 제외하고는 19명이 ‘선택분업’에 부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선택분업에 대한 부정적 시각=신언항 전 심평원장과 정부 측 관계자는 “선택분업은 사실상 분업이 아니다. 기본틀을 바꾸는 것은 불필요한 혼란만 야기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형로펌의 한 전문가는 “소아과에서 수면제를 처방하고 부신피질호르몬제가 피부과의 특효약으로 행사했던 시절”이라며 “분업으로 덮여진 부도덕한 과거를 다시 들춰내자는 주장에 다름 아니다”고 지적했다. "분업으로 덮여진 부도덕한 과거 들춰내자구?" 권경희 교수는 “의약품 적정사용을 위해서는 불편함도 감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건사회연구원이 수행한 가장 최근의 종합적인 평가연구에서는 “선택분업은 담합, 약사의 임의조제, 불법대체조제 등의 문제를 감소시키고 환자들의 기회비용을 줄이는 장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원외처방 발행률이 매우 낮아질 것으로 전망돼 직역간 분업이라는 기본틀과 환자의 알 권리 보장기능이 후퇴할 가능성이 높으며, 의약사간 처방점검 효과도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제도상의 차이가 있지만 일본의 임의분업 실태는 국내 선택분업 도입논란에 시사점을 제공한다. 보건사회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50년이 넘는 일본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분업률은 2006년 기준 55.8%에 그치고 있다. 이 조차도 1992년부터 국공립병원과 공공병원에 원외처방전 발행 강제화를 실시하면서 늘게 됐다. 이 같은 사실은 선택분업이 의약담합 등 의약분업 위반행위를 근절하고 일부 기회비용을 줄이는 데는 유의미할 수 있지만, 처방.조제 분리라는 기관분업의 틀을 근본적으로 뒤흔들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방증한다. ◇의약분업 미이행 과제=전문가들은 선택분업보다는 의약정이 합의했지만 아직 실현되지 못한 과제들을 시급히 시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담합근절, 성분명처방, 지역별 협력위원회 구성, 처방전 2매 발행 등이 대표적이다. 정부 관계자는 “대체조제 활성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의사들의 처방을 존중하지만 유연성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홍춘택 보건의료단체연합 의약분업 평가위원은 “처방전 2매 발행을 못하겠다면 해당 수가를 없애고 환자 알권리 보장을 위한 다른 수단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의약담합-임의조제 등 적극적인 단속·처벌 필요" 조재국 보사연 박사는 "임의조제와 담합, 처방전 임의변경.수정조제 등 분업위반 행위는 제도에 대한 불신을 키울 수 있다"면서 "정부의 적극적인 단속과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성분명처방에 대해서는 이견도 존재했다. 홍춘택 평가위원은 “성분명처방은 환자 조제편의 제고와 의약품 비용감소, 악성 재고 해소 등 제반장점이 있는 만큼 합리적인 도입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지만, 조경애 건강연대 집행위원장은 “생동시험 등 제도적 보완책이 더 필요하다”며 고 지적했다. ◇정부의 정책방향=10년을 기다렸던 걸까? 정부는 의약분업 10년을 맞은 올해 공교롭게도 많은 개혁과제를 시행시키기 위해 강공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의약분업을 뒷받침했거나 포괄적인 정책목표로 삼았던 과제에 대한 후속조치로 시장형실거래가제, 리베이트 쌍벌제, 처방조제 지원시스템( DUR)과 의원 외래처방 인센티브 전국 확대시행 등이 그것들이다. 시장형실거래가제와 쌍벌제는 의약분업 도입과정에서 약값 거품을 없애고 유통투명화를 이뤄 결과적으로 제약산업의 경쟁력을 키운다는 분업의 당초 정책목표를 보완하기 위한 정부의 특단의 대책이다. DUR은 처방전 이중점검을 실현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로, 기관분업이라는 토대가 이뤄졌기 때문에 가능해진 의약분업의 발전적 형태다. 또 의원 외래처방 인센티브제는 2006년 약제비 적정화 방안의 일환으로 약제비 절감을 위해서는 의사들의 처방행태가 변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정부 "의약분업 원론적 평가 안해"…원칙 재확인 이와 관련 방혜자 복지부 의약품정책과 사무관은 메디게이트뉴스 좌담회에서 “의약분업에 대한 원론에 대한 평가를 진행할 계획은 없다. 기본틀을 유지하되 문제점을 보완하는 방안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 말했다. 의약분업 평가와 제도개선 논의에 대한 정부의 기본 시각이 읽히는 대목이다. 대형로펌에 근무하는 한 전문가도 “분업은 아직 완성을 논할 단계가 아니다. 토대를 만들고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면서 “DUR도 분업 없이는 꺼내지도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후속조치들의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도 없지는 않다. 조경애 건강연대 집행위원장은 “정부가 세웠던 정책들이 흔들리는 경우가 많다. 일관된 정책의지가 중요하다”면서 “다른 요소들이 개입돼 흠집을 내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미옥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회장은 “리베이트 쌍벌죄와 저가구매 인센티브제를 시행하기로 했지만 실질적인 조사수단이 없는 상황에서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10년전 합의문이 아니라 현재 상황이 더 중요" ◇의약분업 어디로=의료계 또한 의약분업을 되돌리는 것이 불가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송우철 의사협회 총무이사는 “객관적 평가없이 원점으로 돌리자는 주장은 적절치 않다. 대신 제대로된 평가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의 강제분업 철폐요구는의약분업을 되돌려야 한다는 선언적인 의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얘기다. 실제 의사대표자 결의대회에서 채택한 대정부 요구사항에서는 강제분업 폐지보다는 의료기관의 수가를 현실화하기 위한 제반 제도개선 과제들이 주류를 이뤘다. 분업폐지나 선택분업 주장은 쌍벌제 도입에 따른 울분과 함께 이런 요구들을 관철시킬 수 있도록 의사협회 집행부에 협상력을 키워주기 위한 배수진이었던 셈이다. 따라서 정부와 의료공급자간의 의약분업 개선논란은 ‘과거회귀’보다는 현행 틀을 기본으로 한 자원과 이익(수가)의 재분배 문제로 귀결될 가능성이 커보인다. 권용진 서울대교수는 “(선택분업보다는) 정부의 의료선진화 정책기조, 건강보험 재정 지속가능성의 문제 등 한국 의료가 현재 처해져 있는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논의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춘택 보건의료단체연합 의약분업 평가위원도 “의약분업의 남겨진 과제를 실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10년 전 합의문이 아니라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보건의료의 조건속에서 재구성돼야 한다”고 동의했다. [공동취재=최은택·김정주·이탁순]2010-07-05 06:52:10의약행정팀 -
처방일·고가약 증가 재정 악영향…비용예측 오판정부 "보험재정 추가부담 크지 않을 것" 공언 의약분업이 약제비(의료비) 폭등을 부추겼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일단 이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하지만 직간접적인 영향권 내에서 의약분업 또한 자유롭지 못하다는 평가다. 우선 환기해야 할 것은 의약분업은 애초 약제비를 절감하기 위한 제도가 아니었다는 점이다. 1차적으로 항생제나 주사제같은 오남용 우려 약물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데 목표가 있었다. 물론 처방전이 환자들에 공개되고 오남용과 중복처방을 이중 필터링하면 약제의 적정사용을 기대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 약제비 절감에 도움은 될 수 있었을 것이다. ◇잘못된 비용추계=정부는 당시 처방료와 조제료가 인상되지만 의약분업에 따른 보험재정 추가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2000년 한해동안만 수가 5차례 연거푸 인상 의약품소비 감소 2000억원, 약국의료보험 폐지 2800억원, 의료전달체계 시행 2000억~3000억원 등 6800억~7800억원의 재정절감이 가능하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하지만 실제 의약분업과 건강보험 통합을 추진하는 동안 요양급여비는 2000년 8조9569억원에서 2001년 12조9548억원으로 3조9979억원이 급증했다. 송우철 의사협회 총무이사는 “매년 급여비가 1조원 가량 증가 추세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급격히 늘어난 3조원은 의약분업에 따른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물론 늘어난 급여비는 고스란히 의약사의 호주머니로 들어갔다. 1999년 11월부터 2001년 1월까지 수가는 무려 다섯차례나 인상됐다. 5년치에 해당하는 수가인상이 한해 동안 일어난 셈이다. ◇약제비 폭증=그러나 정작 분업이후 약제비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은 제도 자체보다는 주로 처방일수와 고가약 처방이 증가한 때문이라고 홍춘택 보건의료단체연합 의약분업 평가위원은 설명했다. 여기다 1999년 7월 수입 의약품 보험급여 적용('A7약가제')과 2000년 7월 급여일수 제한폐지가 약제비의 급격한 증가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홍 평가위원은 추정했다. 주목되는 점은 약제비 증가요인을 바라보는 시각이 현격히 엇갈린다는 점이다. 송우철 이사는 “2000년 3896억원에 불과하던 조제료는 2001년 1조4349억원으로 268% 증가했다. 2009년까지 약품비를 제외한 약사 조제료만 18조4324억원을 보험재정에서 부담했기 때문에 재정위기를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10년간 약사 조제료 18조 부담 재정위기 초래" 조제료 등 다섯 가지 항목으로 약국에 기술료를 주는 나라는 의료보험을 실시하는 나라 가운데 한국이 유일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결국 의약품과 약국 행위료로 구성된 약제비의 급증은 의약분업 이후 약국에 대한 과다.중복 보상에서 기인했다고 송 이사는 주장했다. 반면 이평수 한의사협회 고문은 “약제비 증가의 요인은 약 사용량의 증가와 약가수준의 증가 때문”이라면서 “약품 사용량이 늘었거나 상대적으로 고가약 처방이 증가했다면 이에 대한 원인 제공자는 의사다. 약제비 증가에 기여한 요인과 당사자에 대한 규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사용량-고가약 처방 증가 원인 제공자는 의사" 권용진 서울대 교수도 이 점에 대해서는 동의했다. 권 교수는 “실제로 의료계가 오리지널 처방을 늘린 게 사실이다. (분업에 반발한) 감정적인 문제였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새로 출시된 신약이 워낙 많았고 대학병원은 구조적으로 비싼 약을 쓰게 돼 있다. 이런 현상은 누구의 책임도 아니다”면서 “급여기준이나 참조가격제 등 제도적으로 풀어야지 의사나 다른 누군가의 책임으로 돌릴 게재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조남현 의료정책연구소 연구실장은 “분업은 성패를 떠나서 애당초 비용이 많이 들게 돼 있는 제도”라고 말했다. 분업이후 의사들은 의약품 거래 당사자에서 배제됐고 저가약을 처방할 인센티브가 사라졌기 때문에 오리지널을 처방한다고 해서 손해보거나 이득 볼 게 하나도 없었다는 것이다. 조 연구실장은 “이런 치명적인 결함이 분업의 본질”이라면서 “사실 득보다 실이 훨씬 큰 제도”라고 지적했다. "분업 주창자들도 고비용 예상하지 못했을 것" 심평원 고위 관계자도 “의약분업으로 건보재정이나 국민의료비가 급증하는 큰 비용을 치렀다. 아마 제도도입을 강력히 추진한 쪽에서도 이 정도 비용이 발생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권경희 교수 등 대다수 전문가들은 약제비 증가는 고령화와 약가상승이 주원인으로 의약분업과 직접적으로 연계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평가했다. ◇재정부담에 대한 다른 해석=의약분업 이후 비용이 증가한 것은 과오나 부작용이 아니라 자연스런 현상이자 결과라는 의견들도 제시됐다. 정부 관계자는 “중요한 것은 국민건강 수준이 이전보다 나아졌느냐에 있다. 과거에는 의원이나 약국 한 곳만 선택하면 됐지만 분업이후에는 두 곳을 방문한다. 서비스 증가에 따라 비용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분업 이후 나타난 비용증가는 자연스런 결과" 신언항 전 심평원장은 “의약분업은 국민들의 건강을 위해 거쳐야 할 수순이었다”면서 “이에 따른 대가로 지불한 것을 진료비가 늘었으니 잘못됐다는 식으로 폄훼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 대형 로펌 관계자도 “분업을 통해 새롭게 급여권으로 흡수된 영역이 많다. 보험의 커버리지가 넓어진 것을 비용상승이라고 몰아붙이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약제비 증가를 순기능으로 치부할 일은 아니다. 증가속도를 억제할 제도적 개입이 필수적이다. ◇약제비 절감 방안=조경애 건강연대 집행위원장은 “약제비 절감을 위해서는 일단 대체조제가 활성화돼야 한다. 지역처방목록제 등 미이행된 의약정합의를 실행시켜내는 것도 중요하다”면서 “2006년 도입된 약제비 절감방안을 원칙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제안했다. 의약사-정부, 보험재정 절감에 지혜 모아야 이평수 고문은 “조제와 투약에 따른 약사에 대한 수가보상이 적정한지 지속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일반약 중 안전성이 확보된 약물은 슈퍼판매도 점검해야 할 사항이며, 건보재정을 염두한 약제비 관리방안도 체계적으로 마련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고문은 또 “약제비총액 등 처방권자의 자율통제 장치도 고려해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 측 다른 관계자는 "사실 의약분업 이후 의약사들은 수가 챙기기에만 골몰했을 뿐 재정안정을 위한 약제비 절감정책에 동조하지 않았다"면서 "앞으로는 의약사와 정부가 협력적으로 이 부분을 해결하는 데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동취재=최은택·김정주·이탁순]2010-07-02 06:50:48의약행정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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