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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포장 생산 '몰아치기'…적정 배분 문제점 노출제조(수입)량의 10%를 일괄적으로 생산하는 ‘소포장 쿼터’가 공급체계 왜곡에 근본 원인이라는 지적도 있다. 제약사는 10%만 채우면 된다는 인식에 일단 적당량을 생산한 이후 수급이 어떻게 되든 뒷짐만 진다는 것이다. 특히 소포장 생산분을 빨리 소진시키려고 일정한 시기 특정도매를 통해 한꺼번에 물량을 처리한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 경우는 일반적인 예는 아니지만, 시장에서는 의구심을 쉽사리 거두지 않고 있다. ◇생산 의무비율 10%의 함정=1분기 소포장 생산실적 보고 품목 가운데는 재고가 없지만 생산도 안 된 제품이 수두룩하다. 이런 품목 중에는 할당량을 맞추기 위해 생산계획을 1분기 이후로 미룬 제품도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영등포 지역의 한 도매상 관계자는 “종종 도매가 소포장 공급불통의 원인으로 지목되는데, 억울한 부분이 많다”며 “도매는 약국이 원하는 대로 제품을 수급할 뿐이지, 만약 제품이 없다면 제약사가 공급하지 않은 탓”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품목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어떤 제품은 특정시기 소포장 물량을 대량으로 출하해 골치를 썩거나 잦은 품절로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제품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제약사의 이야기는 달랐다. 최근 몇몇 소포장 제품이 품절된 D제약사 관계자는 “공장 이전으로 인해 일부 품목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부분은 있지만 일부러 소포장 공급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상위제약사 한 관계자도 “재고량을 감안해 생산시기를 정하고 있다”며 “소포장 재고가 넘치는 상황에서 할당량만 채우기 위해 생산계획을 잡는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필요한 동네 약국에는 소포장 공급이 안 되는 반면 문전약국에는 소포장이 넘치는 상황을 볼 때 제약사가 재고 털기를 위해 밀어넣기를 하고 있지 않겠느냐는 의혹은 떨쳐지지 않고 있다. 이에 현재 운영되고 있는 연간 10%의 할당량을 분기별 기준으로 개선하던지, 비율을 더 높일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약국가에서 나오고 있다. 이와는 반대로 제약사들은 실제 실수요가 없기 때문에 생긴 문제라며 의무비율을 삭제해달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중소제약사 한 관계자는 “재고문제가 발생할까 거래도매에 덕용포장보다는 소포장 공급을 유도하지만 나중에 보면 소포장은 다시 반품돼서 돌아온다”며 “재고 문제를 덜기 위해서라도 현재 10% 의무화 규정을 삭제하고 제약사 자율에 맡길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소포장 요청 하루평균 고작 6건=지난 7월부터 정식 운영되고 있는 ‘SOS드럭’의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먼저 낮은 참여비율을 문제 삼고 있다. SOS드럭에는 지난 7월 29일 기준으로 180건의 공급요청이 들어왔다. 이는 하루 평균 6.2건으로 시범운영 결과 때보다 훨씬 저조한 실적이다. 시범운영 기간 때는 일일 평균 42건의 공급 요청이 있었다. 서울시 분회 한 약사회장도 “시범운영 때는 본보기로 접속해 요청한 적이 있다”며 “그 후 정식 운영되고 부터는 해당 홈페이지에 들어간 적이 없다”고 말했다. 요청지역을 봐도 대부분 지역 약국들이 많고 서울이나 수도권에 위치한 약국들은 드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중소제약사 한 관계자는 “약국들이 정말 소포장을 원하는 게 맞냐”며 “약사들의 일방적인 의견을 식약청이 그대로 따라주고 있는 거 같다”고 하소연했다. 이 관계자는 또 “공급 시스템을 통해 실수요가 나올 것으로 예측된다”며 “10% 의무생산 대상 중 많은 품목들이 차등 적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대한약사회 김영식 약국이사는 “소포장 공급 불균형 해소 측면에서 SOS드럭이 키를 쥐고 있다”며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PM2000과 연동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이사는 “PM2000과 연동해 차후에는 포장별 실수요를 파악하면 공급과 수요간의 불균형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SOS드럭의 서비스 만족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크다. 용인의 한 개설약사는 “어떤 제약사는 아예 감감 무소식”이라며 “연락이 닿아도 실제 소포장 품목이 오기까지 일주일 이상 걸릴 때도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서울 양천구의 개설약사도 “제약사들이 보고 있는 거 맞느냐”며 “요청한 지 일주일 됐지만 접수조차 되지 않고 있다”고 혀를 찼다. 생산 자료가 빨리 업데이트되지 않아 정작 소포장이 있어도 발길을 돌리는 경우도 있었다. 중소제약사 한 관계자는 “1분기 보고자료 상에는 없지만 현재는 소포장 제품이 생산되고 있다”며 “수정된 사항을 홈페이지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오락가락 식약청=식약청의 일관성 없는 관리기준도 문제로 지목되고 있다. 2006년 10월 소포장 의무규정이 도입된 이후 여태껏 두번의 규정개정이 있었다. 이는 매년 한 번씩 기준이 바뀌었다는 이야기다. 2008년에는 저가의약품과 퇴장방지의약품을 의무대상에 제외하고, 10% 의무 생산량에 전년도 재고량을 연계하는 방안을 도입했다. 지난해에는 품목별로 유통실태조사를 통해 공급 기준을 차등 적용하는 방안이 새롭게 도입됐고, 그 후속조치 올 상반기 차등적용 대상 175품목이 확정됐다. 규정 개정이 이뤄질 때마다 처벌 기준도 바뀌었다. 2008년 저가의약품과 퇴장방지의약품이 소포장 의무대상에 빠지면서 2007년도 위반품목 중 저가약과 퇴장방지약은 소급적용해 처분대상에서 빠졌다. 또 올해는 차등적용 품목 대상이 확정되자 처분등급을 낮춰 2008년 위반 품목의 행정처분이 ‘경고’로 하향 조정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식약청이 확실한 기준 없이 이해단체 주장에만 끌려 다닌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이쪽 봐주다가 다른 쪽이 성내면 다른 쪽을 달래주려다 이쪽이 서운해 하는 형국이라는 것이다. 업계는 균형 있는 기준을 제시하려면 보다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중소제약사 한 관계자는 “상대방이 믿지도 않는 공급 조사는 그만두고 실제 회전율을 알아보려면 ‘약국 수요’를 면밀히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한다. 다른 상위제약사 관계자도 “여태껏 조사한 내용을 보면 확실한 해결책은 나와 있지 않다”며 “실수요를 파악해야 원인을 알 수 있을 텐데 그런 부분에 대한 조사는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정책의 일관성 문제는 식약청 담당자의 잦은 변경도 한몫하고 있다. 최근까지 소포장 제도 개선을 맡았던 담당 사무관은 다른 부서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 소포장 제도가 궁금해 이전 사무관에게 물어봤더니 “현재 담당자한테 물어보라”는 답만 돌아왔다. 하지만 현재 담당자는 “업무를 파악 중”이라며 답변을 나중으로 미뤘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바뀐 제도가 적용된 지 얼마 안 된 시점에서 담당자 교체는 제도 연착륙을 우려스럽게 하는 요소”라며 보다 확실한 업무처리를 아쉬워했다. 이처럼 소포장 정책이 자주 바뀌다보니 또 다른 대안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주장을 하는 수요자와 공급자 모두 ‘재고처리’ 문제를 핵심으로 보고 있다.2010-08-17 06:50:36이탁순 -
30T 소포장 품절사태 속출…"100T 중간포장 절실"◇30T를 확보하라=군산에서 약국을 경영하는 김모 약사는 가끔씩 나오는 처방약의 30T짜리 소포장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보다 어렵다고 토로한다. 거래하는 도매상 2곳에 소포장을 주문해도 돌아오는 답은 “품절됐다”는 이야기가 전부. 울며 겨자 먹기로 300T 이상 덕용포장을 주문하려고 해도 동네의원에서 아주 가끔씩 나오는 처방약인 관계로 남는 재고가 걱정이다. 김 약사는 “덕용포장 제품은 몇 개 쓰지도 못하고 남는데다 거래 도매상들은 낱알반품에 부정적이라 동네약국같은 경우 소포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최근 김 약사는 소포장을 구했다. 지난 7월 1일부터 문을 연 ‘온라인 소포장 공급 시스템’(일명 : SOS드럭, http://www.sosdrug.com)을 통해서다. 공급요청을 하고 이틀 뒤 해당 제약사는 거래 도매상에 소포장 제품을 주겠노라고 약속했다. 며칠 뒤 30T짜리 소포장 제품 4개가 품절됐다던 거래 도매상을 통해 도착했다. 김 약사는 “막상 SOS드럭을 통해 소포장을 구하니 거래하던 도매상이 싫어하는 눈치"라며 "아무래도 좁은 공간에 소포장 놓고 판매하는게 부담스러워 하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동네약국, 특히 지방 군소약국에서는 소포장 공급이 원활치 않아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많다. 처방이 빈번한 약들은 그럭저럭 들어오지만, 어쩌다 나오는 처방약은 소포장 구하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거래 도매상에서는 ‘품절’을 이유로 공급에 나서지 않는다. 이런 경우는 실제 제약사가 제품을 내놓지 않던지 아니면 도매상이 유통을 꺼리기 때문이다. 경남 창원의 한 개국 약사는 “도매상들이 실적을 이유로 덕용포장을 판매하려고 하지, 소포장 제품은 잘 안 팔려고 한다”며 “주문해도 없다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답답해했다. 전주의 이모 약사가 거래하는 A도매상은 지방에서는 제법 규모가 큰 편에 속하지만 작은 제약사의 소포장까지 취급하지는 않는다. A도매상 관계자는 “약 300~400군데 제약사와 거래해 1만3000여가지의 전문의약품을 취급하고 있지만 모든 제약사의 제품을 100% 커버할 수는 없다”며 “여기에 거래품목의 잦은 품절도 소포장 공급을 어렵게 하는 요소”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약국에서 요청하는 소포장 품목은 직접 제약사를 통하거나 도도매를 통해 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약사는 “거래도매를 통하는 것보다 SOS드럭을 이용하는 방법이 더 확실하다”고 귀띔했다. ◇500T가 없다= 도매상에 소포장이 없는 경우는 2가지다. 해당 제약사와 거래하지 않거나, 소포장 공급이 중단된 사유다. 보통 제약사는 소포장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특정시기에 소포장 의약품을 생산한다. 이는 비용절감과 공정 효율을 위해서다. 매 배치마다 일정량의 소포장을 생산하는 것보다 특정시기에 소포장을 대량으로 생산해 놓는 게 공정상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일부 제약사는 재고 부담을 느껴 이렇게 특정시기에 만들어진 소포장을 한번에 소진시키는 걸 원한다. 상위제약사 한 관계자는 “잘 안 나가는 소포장 품목은 재고 부담이 커 도매에 거래를 유도하기도 한다”고 고백했다. 때문에 덕용 포장 제품이 떨어지고 소포장만 유통되는 시기도 생기게 된다. 이때가 되면 소포장보다는 300T, 500T하는 덕용 포장 구하기가 더 힘들다. 이를 두고 도매업소에서는 제약사가 소포장 제품을 소진시키려고 멀쩡히 있는 덕용 포장 제품을 일부러 품절 처리한다고 의심한다. 서울 강서지역에 있는 한 문전약국은 최근 B제약사의 제산제 덕용포장 제품을 구하지 못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보통 문전약국에서는 3개월 이상 장기 처방들이 많기 때문에 약을 조제하려면 일일이 뜯어야하는 소포장보다는 덕용 포장 제품이 다루기 편리하다. 하지만 500T 짜리 덕용포장 제품을 구하려 해도 거래 도매상에서는 소포장밖에 없다는 답만 돌아왔다. 해당 도매상 관계자는 “제약사에서 덕용 포장 제품이 품절이라고 해 소포장만 대량으로 입고된 상태”라며 “문전 약국가에서는 항의하는 목소리가 크지만 현재로선 소포장밖에 공급할 수 없는 처지”라고 말했다. 실제 도매 거래장부를 들여다보니 500T짜리 하나면 될 것을 30T짜리 소포장 십여개를 주문한 사례가 많았다. 심지어 100개를 한 번에 주문한 경우도 있었다. 어쩔 수 없이 덕용포장 대신 소포장을 택한 것이다. 고위적인 덕용포장 품절처리가 의심됐지만 해당 제약사는 절대 아니라고 손사래친다. 이 제약사 관계자는 “지역적으로 일시적인 품절이지, 덕용포장 생산이 중단됐거나 소포장 소진을 위한 것은 절대 아니다”고 항변했다. ◇100T가 필요하다=작년 개업한 대학병원 문전약국에서 근무하고 있는 심모 약사는 최근 종적을 감춰버린 중간 단계인 100T짜리 포장 제품이 더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 약국은 하루 평균 100건 정도 처방이 나오지만, 제네릭 처방이 많아 약품 수가 많은 편이다. 낱알 반품은 대부분 불가하기 때문에 소포장 제품을 더 원한다는 심 약사는 개업 초기 소포장 제품을 못 구해 발을 동동 구른 에피소드도 소개했다. 심 약사는 “도매에 아무리 연락 해봐도 소포장은 구할 수 없었다”며 “당시엔 울며 겨자 먹기로 덕용포장을 썼는데, 올 들어서는 그나마 소포장 공급이 잘 되는 편”이라고 말했다. 심 약사는 그러면서 “소포장 제품은 양이 적고, 500T짜리 덕용포장은 너무 많은 편이라 일반 약국에서 사용하기에는 100T 제품이 적당하다”며 “하지만 소포장 생산이 의무화되면서 중간 100T 제품들이 많이 사라진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100T 제품이 줄어든 데는 30T 규격의 소포장 생산이 의무화된 영향이 크다. 제약사들이 생산비 절감 이유로 중간 100T는 빼고 소포장과 덕용포장 위주로 생산계획을 잡기 때문이다. 중소제약사 한 관계자는 “우리는 덕용포장 아니면 소포장만 생산하고 있다”며 “소포장 생산분의 절반이 재고 처리되는 현실에서 중간 포장을 생산할 여력조차 없다”고 하소연했다. 일선 약사들이 100T를 선호하는 배경에는 상대적으로 재고부담이 적다는 이유에서다. 의약품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100T 정도면 남기지 않고 소진할 수 있다는 것. 서울 지역을 중심으로 100T 포장 생산 활성화가 소포장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취재 결과 약국 특성에 따라 선호하는 포장 규격은 따로 있었다. 병의원과 멀리 떨어진 동네약국은 소포장, 서울지역의 약국들은 100T 포장, 문전약국은 대개 덕용포장을 원하는 약사들이 많았다. 하지만 이 역시 의약품별로 나눠진다. 처방이 많은 품목은 덕용포장, 그렇지 않은 품목은 소포장. 소포장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배경에는 이러한 이해관계를 공급채널이 못 따라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부 사례일 수 있지만, 재고 처리를 위한 제약사의 일방적 공급, 도매상의 소포장 취급 기피 문제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러한 공급 난맥상 해결 중심에는 최근 마련된 ‘SOS드럭’이 있다. 하지만 새로운 제도가 정착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2010-08-16 06:55:34이탁순 -
"이제는 유통관리 사활 걸때"…약가인하 태풍 피해야약가인하 중복장치 난무…상대가격 비교 위력약화 약제비 적정화 방안은 예나 지금이나 제약업계에 눈엣가시다. 급여목록 진입장벽을 대폭 높여놓는데서 그치지 않고 가격을 인하할 사후장치까지 촘촘하다. 실제 현행 규정상 직권조정이 가능한 약가인하 장치는 어림잡아도 6~7가지에 달한다. 약가재평가, 실거래가 사후관리, 사용량약가연동, 리베이트 약가인하, 기등재 의약품 목록정비, 제네릭 등재 최초 등재의약품 약가조정 등이 그것들이다. 정부와 제약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중 가장 강력한 장치인 기등재약 목록정비는 최근 건정심에서 ‘일괄인하’ 방안이 통과되면서 2014년까지 마무리된다. 인하폭이 최고 20%까지 되기 때문에 향후 수년간 약가인하 장치 중 제약사들의 매출에 미칠 영향이 지대할 것으로 관측된다. 물론 개별 업체에 따라 체감도는 다르다. 목록정비 만큼이나 과거에는 낙폭이 컸던 약가재평가는 3주기에 들어선 데다 새 제도 시행이후 등재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아지면서 사실상 위력이 다했다. 사용량약가연동제와 제네릭 등재 최초 등재의약품 약가조정제는 주로 오리지널을 보유한 제약사들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전방위적이지는 않다. 약가재평가 위력 소진…시장형실거래가제 급부상 따라서 앞으로 약가인하 패러다임은 해외 등재가격이나 급여목록내 상대적 가격, 사용량이 아닌 의약품 거래를 기반으로 한 장치위주로 개편될 전망이다. 잠재적 시한폭탄인 리베이트 약가인하 연동제와 10월 시행예정인 시장형실거래가제가 키워드다. 복지부 관계자는 “시장형실거래가제가 시행되면 요양기관이 분기별로 구매해 신고한 가중평균가를 근거로 1년간의 구입가격을 산출해 매년 가격을 조정한다”고 말했다. 해당 약제의 상한금액을 분모로 하고 가중평균가를 분자로 삼아 산출된 비율을 약가인하에 적용하는 방식이다. 그동안 상하반기 두 차례 실시돼 온 실거래가 사후관리도 유지하면서 가중평가 산정 때 반영한다. 다른 게 있다면 기존에는 상하반기 각 80~100개 요양기관을 지표조사해 가격을 조정했던 근거기준이 요양기관 전체의 구입가 신고내역으로 변경되고, 실거래가 조사결과는 보정치로 활용한다는 점이다. 현재처럼 상하반기로 정례화 할 지 비정기 실사에 나설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복지부 관계자는 전했다. 실거래가 조사 계속 시행…매년 약가인하율에 보정 약가인하를 매년 정례화한다는 점에서 시장형실거래가제는 실효성 여부를 별개로 하더라도 2012년 이후 약가 사후관리제의 골간이 될 전망이다. 시장형실거래가제가 정기적 가격조정 장치라면 리베이트 약가인하 연동제는 비정기적이고 수시적인 장치다. 더욱이 최대 20%로 낙폭도 크다. 주목할 대목은 앞으로 복지부, 검경, 공정위, 식약청, 국세청 어느 한 곳에서라 리베이트 거래행위가 드러날 경우 약가인하가 반드시 수반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 때문에 국내 제약사 한 관계자는 “의약품 유통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제약사들은 살아 남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제는 유통관리를 주축으로 하는 이 두 제도가 약가인하를 견인할 양날의 칼이면서 동시에 상호 경쟁적 관계에 놓여있다는 데 있다. 제약업계 한 전문가는 “시장형실거래가제는 신종리베이트 등 새로운 탈·불법 거래를 조장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여전히 의구심이 크다”면서도 “의약품 공급자는 의료기관과 야합하지 않으면 실거래가가 대폭 낮아지고 뒷돈을 주면 리베이트 약가인하 연동제의 철퇴를 맞는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리베이트 약가인하-시장형실거래가 경쟁관계 형성 쌍벌제 등의 여파로 리베이트가 없어지면 요양기관의 저가구매 동기를 극대화해 공급가격이 턱없이 낮아질 게 뻔하고, 뒷돈을 주면 사정당국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압박감과 함께 요양기관의 리스크 비용까지 웃돈을 얹어줘야 할 처지라는 것이다. 복지부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정부의 강력한 리베이트 척결의지는 의약품 유통질서를 바로잡아 약가거품을 제거하면서 동시에 제약사들이 뒷돈을 연구개발에 써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발전할 수 있는 경쟁력을 키우라는 취지”라고 응수했다. 그는 이어 “시장형실거래가제와 쌍벌제, 리베이트 약가인하 연동제는 제약산업의 구조를 바꿀 중요한 제도적 기반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제약계 한 전문가도 "정부 정책방향이 어찌됐던 제약사들에게 보험의약품 유통관리와 가격정책은 사활적인 문제가 됐다"고 토로했다.2010-08-11 06:55:45최은택 -
"시범케이스에 걸리면 끝장"…클린카드로 일비 통제리베이트 규제 여파로 피로감이 극에 달한 제약사들은 안팎으로 자구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가맹점과 지출 한도를 제한한 일명 '클린카드'로 영업예산을 통제하면서 '캐시카우'(Cash Cow)를 복원할 만한 틈새 제품 발굴에 열을 올린다. 특히 공정위, 국세청 등 공권력의 전방위 조사 압력을 체험한 회사들의 민감도가 뚜렷한 가운데, 벼랑 끝에 몰린 중소제약사들의 전략 모색이 치열한 상황이다. 제약사 관계자는 "작년 8월 리베이트 약가 연동제를 신호탄으로 동시다발적인 규제정책이 출현해 회사 전반의 전략적 변화가 가속화됐다"면서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제품력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위기의식 속에 재활용 또는 창출 가능한 자산이 있는지 바닥부터 훑고 있다"고 말했다. 판관비 지출 투명화 '한계'…도미노 조사 부메랑 '바늘방석' 그도 그럴 것이 최근 1년간 리베이트 약가 연동제, 공정경쟁규약, 쌍벌제, 시장형 실거래가제 등 대형 유탄이 제약업계를 강타했다. 이같은 정책들은 영업관행의 일대 변화를 야기하는 최대 변수이자, 예측불가능한 부메랑으로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일부 업체들은 백화점 등 고가 선물을 연상케 하는 거래처나 판매점 결제를 막고 일당 지출비용 한도를 묶은 일명 '클린카드'로 예산 사용 투명화를 모색했으나, 전면적인 체질 개선에 한계가 뒤따랐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리베이트 공여자와 수수자의 개인 신용 또는 금융거래로 자금 경로를 바꿔 음성화를 꾀하는 역효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바닥경쟁이 심한 클리닉보다 한 번 진입하면 안정적 수익실현이 가능한 종합병원 영업망을 보강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또 다른 제약사 관계자는 "현재 15%~20% 선으로 추정하고 있는 판매관리비 비중을 10% 이내로 끌어내릴 경우 어느 정도 자구 노력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리베이트 감시 공조체계가 도입되면서 한 번 적발된 업체는 후속조사 블랙리스트에 오를 것을 우려한 반작용으로 풀이된다. 그런 점에서 아직 처분 사례가 나오지 않은 리베이트 약가 연동제는 제약업계에 조마조마한 '매설지뢰'다. 시범케이스 공포증 '정점'…리베이트 적발 약가인하 '매설지뢰' 전방위적 리베이트 규제가 가동된 마당에 약가인하만이 문제가 아니지만, '시범케이스 공포증'이 극에 달한 업계 형편에서 첫 사례 낙인만은 막아야 한다는 부담감에 시달리는 것이다. 국내 중견제약 관계자는 "그간의 리베이트 조사 선례가 보여주듯 한 번 조사망에 거론되면 리베이트 뿐 아니라 세무조사 등 각종 뭇매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며 "국민적 사회적 비난과 이미지 실추에 따른 충격파도 더 크다"고 우려했다. 그는 특히 "오너 경영 체제가 주류를 이루는 국내 제약 환경에서 불명예스러운 영업관행으로 물의를 빚은 업체는 자긍심 박탈에 따른 심리적 상실감을 크게 의식한다"면서 "오너들이 시범케이스를 극도로 꺼리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리베이트 연동제를 시발점으로 연일 이어지는 규제수단은 경영전략 수정의 강력한 동기로도 작용했다. 첨예한 이해갈등에도 불구하고 규제 일변도로 향하는 정부 정책은 출혈경쟁이 불가피한 '제네릭'으로 더 이상 생존할 수 없다는 명확한 사인을 보여줬다는 설명이다. 때문에 제약사들은 어느 정도 독점성이 확보되면서 수익실현 시기를 최대한 당길 수 있는 틈새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국내 중견 제약사 한 임원은 "솔직히 현재 여건에서 신물질 신약개발에 나설 수 있는 국내 제약사가 많지 않다"면서 "개발기간과 투자자금 면에서 장기간 인내를 요하는 신물질 신약 대신 틈새품목을 우선 발굴하면서 장기 비전 재정립을 도모하는 쪽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베이트를 수반할 수 밖에 없는 최악의 경쟁조건을 피해 개량신약, 복합제 등 상대적 약가우위를 확보할만한 품목으로 단기수익을 메꿔가면서 위탁 또는 공동판촉 등으로 시장 확대를 강구한다는 것이다. "제네릭 전성기 갔다"…상대적 약가우위-틈새품목 선호 최근 들어 외국시장 동향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진 경향은 틈새제품 발굴을 위한 미래 시장 분석의 일환으로 관측된다. 국내제약사 임원은 "주요국의 질환 및 의약품 사용 패턴을 들여다보면 주치료제 이외에 단기 수익성에 효자 노릇을 할 기대주를 찾는 수도 있다"며 "중국, 인도 등을 비롯해 유럽 사례 연구도 활발하다"고 귀띔했다. 수익 악화의 전적인 원인을 리베이트 규제 여파로 단정할 수 없지만, 활용 가능한 모든 전략과 자산을 망라해 자생 여력을 찾아내야 한다는 절박감이 읽히는 대목이다. 하지만 당분간 혹독한 침체기를 견뎌야 한다는 점에서 업체들의 불안감은 높은 상황이다. 국내 제약사 관계자는 "제조원가가 사장가보다 높아 더 이상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없는 일부 업체에서 이미 업종 전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의약품 생산설비를 화장품이나 건강기능식품 등으로 전용할 수 있지만, 최악의 상황을 막고자 용단을 내리더라도 개별 업체 여력으로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국내 상위제약사 경영진은 같은 맥락에서 "해외 수출 등 다른 수익 활로를 실현할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만만치 않은 정책 규제 여건을 방어하면서 인적, 조직적 구성을 최적화해야 할 숙제가 남아있다"고 토로했다. 따라서 "무조건 채찍을 가하기보다 미래 성장동력을 육성하는 실질적 마인드를 정부와 제약업계가 공유해야 한다"며 "재정적 지원도 한 축이겠지만 제약산업이 의도한 부가가치를 실현할 수 있도록 가이드하는 정부 역할이 정말 필요하다"고 강조했다.2010-08-10 06:59:05허현아 -
리베이트 전방위 단속에 덜미…제약, 줄줄이 약가인하대전·포천지역 리베이트 사건연루 제약 '살얼음판' 국내 9개 제약사는 현재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의료기관과 의사들에게 리베이트를 제공하다가 덜미가 잡혀 약가인하 처분 도마에 오른 업체들이다. 복지부는 의약품 거래과정에서 만연한 리베이트를 엄단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으로 이른바 ‘리베이트 약가인하 연동제’를 지난해 8월 도입했다. 이 제도 시행이후 리베이트 행위와 연계된 보험약은 최대 20%, 1년이내에 같은 행위로 다시 적발된 경우에는 50%를 가중해 44%까지 약값이 인하된다. 보험약가 인하는 해당 제약사의 기대매출 손실에 직결된다는 점에서 제약사들의 공포와 위기감은 극에 달했었다. 당시 제약사들이 약국과 중소병원 직거래를 철수하고 지방영업소와 거래 도매업체들을 상대로 전국 순회교육에 나서는 등 새 제도의 사정거리를 피하기 위한 대책마련에 부심했던 이유다. 무엇보다 ‘시범 케이스’만은 피하고 보자는 게 제약업계의 속내였다. 리베이트 약가인하 전무…'요란한 수레' 속단은 금물 하지만 새 제도의 실적은 초라했다. 지난 1년간 리베이트 제공혐의로 약가가 인하된 제품은 단 한품목도 없었다. 그렇다고 ‘요란한 수레’라는 속단은 금물. 복지부 관계자는 최근 데일리팜 기자와 만나 “경찰로부터 리베이트 조사결과를 건네받아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리베이트 수수혐의로 전현직 공보의 등 의사 7명과 제약사 영업사원 12명이 적발된 철원지역 조사결과와 같은 혐의로 제약사 영업사원 21명과 제약사 1곳이 덜미를 잡힌 대전경찰서의 수사자료다. 이 관계자는 “두 지역의 리베이트 조사내용에 지난해 8월 이후 리베이트 수수내역이 포함돼 있다”면서 “첫번째 약가인하 사건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제약사 리베이트 조사는 두 지역 외에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최근까지 광주지검과 공정위 조사, 부산북부경찰서, 국세청 등을 포함해 십수건에 달한다. 이미 조사를 받았거나 처벌을 받은 제약사 품목들이 약가인하 선상에 속속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복지부 담당 사무관도 이 때문에 “(리베이트 약가인하 연동제 적용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리베이트 약가인하 태풍은 올해 하반기부터 제약사들을 강타할 것으로 관측된다. '투아웃제' 등 리베이트 약가인하 업그레이드 한창 다른 한편으로 유통질서 문란약제에 대한 급여조정은 제도시행 1년만에 한단계 더 업그레이드 될 준비를 하고 있다. 복지부는 최근 리베이트로 상한금액을 조정한 날로부터 2년 이내에 다시 적발된 품목을 급여목록에서 삭제하는 방안을 오는 10월 시행목표로 법령개정 중이다. 해당 품목은 삭제일로부터 1년 이내에 재등재도 할 수 없게 이중차단막이 쳐진다. 복지부는 새 업그레이드 버전과 관련 “사업자단체들이 공정경쟁규약을 운영하고 투명사회협약까지 체결하면서 자율시정을 시도했지만 잘 지켜지지 않았다”면서 “정부개입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강화된 리베이트 규제장치는 제약사들이 스스로 자초했다는 것이다. 또한 “오는 11월 시행되는 쌍벌제와 보험약가 인하 및 급여삭제를 병행함으로써 리베이트 근절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표명할 필요가 있었다”고 언급했다. 결국 강력한 처벌을 앞세워 제약사들의 변화를 유인하겠다는 예방적 목적이 저변에 깔려있는 셈. 같은 맥락에서 복지부는 최근 검경, 공정위, 국세청 등 사정당국과 조사결과를 연계해 리베이트를 일벌백계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표명한 바 있다. 쌍벌제 시행이후 '자율협약', 관련 고시로 흡수폐지 유통질서문란 약제 급여조정 기준은 또다른 변신도 예고한다. 현재는 의약품 채택이나 처방유도 등 판매촉진을 목적으로 요양기관이나 의약사에게 금전, 물품, 향응 등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는 행위와 연계된 약제를 조정대상으로 삼으면서 일부 예외범위를 두고 있다. 제약협회와 KRPIA가 합의한 ‘자율협약’에서 허용한 행위는 조정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내용이다. 이 ‘자율협약’은 지난달 5일에는 명절선물을 허용범위에서 제외하는 등 대폭적인 손질이 이뤄지기도 했다. 하지만 쌍벌제 하위법령 시행에 맞춰 ‘자율협약’은 폐지되고 리베이트 허용범위를 구체적으로 명시한 고시로 흡수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복지부 관계자는 “쌍벌제 시행규칙이 어떻게 결정되느냐에 따라 아직은 유동적”이라고 말했지만, 사실상 흡수폐지에 무게가 실린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쌍벌제 시행이후 약가인하 대상 약제 기준은 형사처벌을 받은 제약사 제품이 될 공산이 커졌다. 유통질서 문란 약제 급여조정 제도는 이렇게 단 한번도 위력을 발휘하지 않은 상태에서 '버전업' 중이다.2010-08-09 06:50:18최은택 -
"의원 살면 약국도 산다"…처방분산 효과 기대감"의원은 외래환자, 병원은 입원환자" 누구나 알고 있는 단순한 명제에 의료전달체계의 해법이 있다. 하지만 정부의 정책부재, 대형병원의 외래환자 유치전, 환자들의 대형병원 선호 등이 맞물리면서 의료전달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 분업 이후 바늘과 실의 관계가 돼 버린 병의원과 약국에도 의료전달체계 개선은 엄청난 영향을 줄 전망이다. 즉 약국의 입장에서 의료전달체계 개선은 처방 분산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의료전달체계 개선, 동네의원·약국 살리는 키워드 먼저 문전약국으로 몰리던 외래 처방이 동네약국이나 로컬 주변 약국으로 퍼져 나간다는 예측이 가능하다. 동네의원이 살면 동네약국도 덩달아 생존의 해법을 모색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우리나라의 총 의료기관은 2009년 기준으로 2만8602곳이다. 이중 0.15%에 불과한 44곳의 상급종합병원 외래진료비 비중은 무려 17.2%나 된다. 2004년에서 2009년 상급종합병원의 연 평균 외래진료비 증가율은 16.7%나 됐다. 반면 의원급 외래진료비 증가율은 7.5% 수준이다. 2009년 청구액 기준 상위 20위 약국 모두 대형병원 문전약국이 독식했다. 이들 약국 모두 월평균 청구액이 10억을 넘는 기업형약국이다. 이에 일선 약사들은 분업 이후 가장 확실한 약국경영 전략은 병의원과 가장 가깝게 약국을 개업하는 것 아니냐며 층약국, 문전약국이 득세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 강남의 K약사는 "대형병원이 잘되는 이유는 지명도, 의료서비스 등에서 월등하기 때문이지만 문전약국이 잘 되는 이유는 입지가 가장 큰 요인 아니냐"며 "의료전달체계 개선이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지는 모르나 강력한 대책이 나온다면 경증질환에 대한 처방 분산 효과는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종별에 따른 약제비 차등화 가장 큰 변수 하지만 문전약국 약사들은 의료전달체계가 개선되면 경영악화 등의 타격이 예상되지만 정부안이 명확하게 도출되기 전에는 실익 분석이 힘들다고 입을 모았다. 세브란스병원의 문전약국 약사는 "경증질환 본인부담 인상이나 의원 진료의뢰서에 대한 개선이 이뤄지지 않겠냐"며 "그러나 인위적으로 환자들의 대형병원 진료를 막는 정책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대 병원의 문전약국 약사는 "일단 경증질환의 개념 정리가 필요하다. 경증질환에 대한 명확한 기준 없이 경영 전망을 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그러나 문전약국 약사들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은 종별에 따른 약제비 차등화다. 이미 의료계나 공단에서 종별 처방전에 따른 약제비 차등화를 주장한 바 있다. 현행 제도에서는 대형병원이나 의원이나 모든 외래처방에 대한 약제비 본인부담률은 30%다. 하지만 대형병원 외래처방전에 대한 약제비 본인부담률을 대형병원 외래 진료비 수준인 60%까지 올리면 문전약국 절반 이상은 경영난에 봉착한다는 것이다. 아주대병원의 문전약국 약사는 "약제비 본인부담률까지 인상되면 상당한 타격을 주지 않겠냐"며 "보통 30~60일치 처방이 기본인데 본인부담률을 올리면 환자 저항도 상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약사회, 의료전달체계 개선 예의주시 한편 대한약사회도 정부의 의료전달체계 개선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의료전달체계 개선으로 처방분산이 이뤄지면 손 안대고 코푸는 식으로 약국 양극화가 해소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약사회 관계자는 "분업 초기, 약사회원들은 처방분산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지금은 현저히 낮아 졌다"며 "정책적인 대안으로는 처방분산이 어렵다는 점을 인지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가 대형병원 외래환자 유입에 진입장벽을 친다면 자연스럽게 처방 분산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2010-07-28 06:50:16강신국 -
의원-수가 보전 급선무…병원-본인부담 인상해야1989년 의료전달체계가 도입됐으나 의원, 병원, 종합병원 간 역할 중복으로 대형병원 환자 쏠림현상이 지속되자 의료전달체계 재정립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의료전달체계 붕괴의 심각성은 이미 범의료계 뿐 아니라 정부, 시민단체까지 모두 공감하고 있는 사안으로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다각도로 논의중이다. 하지만 1, 2, 3차 의료기관 간 이해 대립이 발생하고 있는 부분에 대한 합의점 도출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복지부는 지난달 30일부터 의·정협의체를 구성,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 보험급여과가 참석한 가운데 대한의사협회, 대한개원내과의사회,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산업진흥원, 민주노총, 바른시사회시민회의 등과 함께 2차 회의까지 진행했다. 의정협의체는 지난달 9일 경만호 의협회장과 전재희 복지부 장관은 의정간담회를 통해 논의됐던 1차 의료살리기 방안을 오는 9월까지 제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앞서 의협은 지난해 12월부터 의료전달체계확립 TF를 운영하고 있으며, 병협 또한 지난 7월 의료전달체계 재정립 TF를 구성, 운영하고 있다. ◆개원가, '1차 의료 살리기 목표' 의협은 지난 5월 전국의사대표자대회를 통해 총 15개 대정부 요구사항을 발표한바 있다. 이에 개원가는 1차적으로 오는 9월까지 정부가 현실적인 1차 의료 살리기 방안을 제출하지 않을 시 의권쟁취투쟁위원회 부활을 선언하겠다고 공언한 상태이다. 이미 전국 16개 시도의사회는 자체적으로 의쟁투 결성을 진행하고 있으며, 부산은 의쟁투위원장을 선발, 정부의 결과물을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의·정협의체 개원의 대표로 참석하고 있는 이원표(대한개원내과의사회) 회장은 최근 데일리팜과 만난 자리에서 종합병원에 대한 환자 접근성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했다. 이 회장은 "종합병원내 가정의학과에서 진료의뢰서를 발급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며 "가정의학과는 예외적인 상황에서 의뢰서를 발급하는 것이 원칙이었지만 원칙조차 지켜지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한 의원에서 발급되는 진료의뢰서의 경우 환자의 요구에 의해서가 아니라 의사의 전문적인 판단에 의해 발급될 수 있도록 규제해야 하며, 진료의뢰서에 대한 수가 책정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진료의뢰서가 무료 발급이다 보니 환자들은 동네의원의 진단과 처방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할 뿐더러 의뢰서를 발급받아 놓고 병원을 가지 않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진료회송시스템 도입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 기준에 관한 규칙 제6조에 의하면 요양급여를 의뢰받은 요양기관에서는 환자의 상태가 호전됐을 경우 진료기록의 사본 등 요양급여에 관한 자료와 함께 당초 의뢰했던 의료기관으로 환자를 회송하도록 규정했다. 하지만 강제적 규정이 아니기 때문에 환자 회송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원장은 "제도적인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며 "강제규정으로 뒷받침 되지 않으면 진료의뢰서나 회송체계 등 의료전달체계를 바로잡을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한의사협회 또한 1차 의료 활성화를 위해 의정협의체에서 ▲기초상담료 ▲생활관리지도료 ▲1차 진료 지원료 ▲의약품선택지도료 등 수가항목 신설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개원의사들은 회송체계시스템 완비, 수가항목 보다 국민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종합병원의 외래 진료를 금지해야 한다는데 목소리를 싣고 있다. A가정의학과 김 모 원장은 "진료의뢰서가 없는 환자의 경우 예약 자체를 받을 수 없도록 해야 한다"며 "단순 질환자가 종합병원에 가는 경우 환자, 병원 모두 손해를 보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경증 환자가 종합병원 외래진료를 볼 경우 전액 본인부담 등 강압적인 정책을 통해 의료전달체계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만호 의협회장 또한 올해 초 진행된 각 시도의사회 및 서울시구의사회 정기총회에 참석해 "3차 의료기관이 외래 진료를 보지 못하도록 정부와 논의 중"이라며 "올해 내 좋은 결실이 나올 전망"이라고 언급한바 있어 의료계는 의정협의체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병협, 종별 의료기관 선택은 국민의 선택권 하지만 대한병원협회는 1차 의료기관이 주장하는 외래환자 본인부담률 인상안을 강력하게 반대하는 입장이다. 지난 1일 복지부가 종합병원 외래환자 본인부담율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병협이 강력히 반발했다. 의료전달체계의 재확립의 시급성에는 공감하나 환자들의 선택권을 강압적으로 침해해서는 안된다는 주장. 한원곤(강북삼성병원) 병협 의료재정립 TFT 위원장은 "현재 의원급 의료기관이 경영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초진료가 터무니 없이 낮다는 것은 병원급에서도 인지하고 있다"며 "의협이 주장하는 상담료 신설 부분은 공감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병원급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환자들의 선택권을 침해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한 원장은 "단순 질환자가 3차 병원을 방문하는것데 대한 규제는 동의하나, 모든 환자가 진료의뢰서가 있어야만 3차 병원을 방문할 수 있도록 하는 부분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조기 암환자의 경우 다양한 검사를 통해 재빨리 암을 발견, 치료하는 것이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1차 의료기관 치료만 받다가 암을 더 늦게 발견할 수 있는 위험이 따를 수 있다는 것. 따라서 경증환자 때문에 장벽을 마련하고 중증환자의 조기 발견을 미루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한 원장은 "의료전달체계를 확립하기 위해 정부가 각종 규제 정책을 펼치게 될 경우 이미 혜택을 누리고 있는 국민들의 반발도 있을 것"이라며 "공급자가 아닌 수요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해 의료전달체계를 확립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의료전달체계 재정립 합리적 방향 보건복지부 또한 보건의료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국민의 건강을 증진할 수 있는 의료전달체계를 확립하기 위해 의료기관들의 기능을 재정립할 필요성이 있다는데 공감하고 있다. 따라서 의정협의체를 통해 1, 2, 3차 개념 정립 이후 질환의 중증도, 진료의 난이도 등에 따른 진료의 목적과 특성을 기준으로 기능 재정립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홍인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장은 의료정책연구포럼 8월호를 통해 1,2 차 의료 강화를 위한 정책안을 제시했다. 일단 정부는 개인 또는 가족이 동네의원을 주치의로 정해 등록하는 주치의제도(단골의사제도)를 도입해 1차 의료기관이 게이트키퍼의 역할로 의료쇼핑 등 부작용을 막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주치의제도 도입은 의료계 내에서도 이견이 대립하고 있기 때문에 합의점을 모색할 필요성이 있다. 특히 의협의 경우 그동안 꾸준히 제기해온 진료의뢰서·회송시스템 강화 등이 선행되지 않은 채 주치의제도가 도입될 경우 의료전달체계 확립이 이뤄질 수 없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가정의학회, 시민단체 등은 의료전달체계 확립 중장기정책 방안으로 주치의제도를 주장하고 있어 각 단체간 의견 조율에서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또한 정부는 수도권 대형병원 집중현상을 개선하기 위해 광역진료권, 병상총량제 등을 검토하고 있으며, 진료의뢰와 회송제도 실효성 확보를 위한 대책 마련에도 집중하고 있다. 결국 공급자, 수용자 사이에서도 공감하고 있는 의료전달체계는 1, 2, 3차 의료기관과 환자 모두 피해가 아닌 이득을 얻을 수 있는 정책으로 나아가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그동안 범 의료계 및 정부, 시민단체 간 논의를 통해 어느정도 틀이 잡힌 '의원급 의료기관은 외래, 병원급 의료기관은 입원환자 중심'과 함께 주치의제도, 수가제도 개선 등은 오는 9월까지 구체적인 방안이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2010-07-27 06:50:34이혜경 -
대형병원, 환자 싹쓸이…중소병원·의원, 경영난사례1=환자 황모(36.남)씨는 20일 오후 노원구 L내과 의원을 찾았다. 이미 근처 L대학병원을 예약한 황씨는 L원장에게 진료의뢰서를 요청했다. 시시때때로 겪는 위장장애로 인해 대학병원에서 진료를 받아야겠다며 진료의뢰서를 요구하는 황씨에게 L원장은 진료의뢰서를 작성해줘야만 했다. 사례2=환자 김모(55.여)씨는 19일 오후 H대학병원을 방문했다. 점심 식사 이후 메스껍고 더부룩한 속 때문에 근처 대학병원을 자연스레 방문하게 됐다고. 1, 2차 병원을 거치지 않아 진료의뢰서가 없는 그지만, 아무런 제약 없이 대학병원 가정의학과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다짜고짜 진료의뢰서 발급해달라? "뻔뻔하기 짝이 없어요. 진료를 받지 않고 무작정 진료의뢰서를 요구하면서 근처 대학병원 모 교수 선택진료를 예약했는데 괜찮느냐고 묻질않나…." L내과의원 이 모 원장에 따르면 환자 10명 가운데 1명은 진료 보다 진료의뢰서를 발급받기 위해 L의원을 방문한다. 이 가운데 대부분은 이미 3차 의료기관을 먼저 들러 진료 예약을 마친 상태다. 결국 1차 의료기관을 찾는 이유는 건강보험혜택을 받기 위해 필요한 진료의뢰서를 발급받기 위함이다. 개원가에 따르면 1989년 전국민의료보험제도 시행과 함께 의료공급체계 효율화를 위해 의료전달체계가 도입됐지만, 이미 의료전달체계는 무너진지 오래다. 1차 의료기관 초진 환자가 진료는 거절한 채 무작정 "몇 일전부터 속이 좋지 않다"며 진료의뢰서만을 요구해도 개원의사들은 쉽사리 거절할 수 없다. 이 모 원장은 "대형병원 갈 필요 없다고 설득도 해봤지만 결국은 입씨름 밖에 안된다"며 "되레 환자가 이 병원에서 진료의뢰서를 발급해주지 않으면 다른 병원가서 받으면 된다고 큰 소리 친다"고 토로했다. 또한 진료의뢰서는 1차 의료기관 뿐 아니라 3차 의료기관 내 가정의학과를 통해 발급받을 수 있기 때문에 아예 1차 의료기관을 찾지 않는 환자까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근처 P가정의학과 의원 또한 상황은 마찬가지. 이 병원 장 모 원장은 "인심 사나워질까봐 진료의뢰서를 발급해준다"고 귀띔했다. 장 원장에 따르면 진료의뢰서를 요구하는 환자들의 대부분은 동네의원을 '의뢰서 발급 창구'로 생각하고 있다. 병원급 외래환자 지속 증가, 의원은 감소 지난해 1월 30일 일부개정된 의료법 제3조(의료기관)에 따르면 의원급 의료기관은 주로 외래환자를 대상으로 의료행위를 병원급 의료기관은 주로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의료행위를 해야한다. 하지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상급종합병원(대학병원)의 2009년도 외래급여비는 2조 3,067억원으로서 전년도 대비 23.3% 증가했으며, 건강보험 총외래급여비의 14.1%를 점유하고 있다. 종합병원은 2조913억원으로 점유율 12.8% (2008년 대비 10.2%증가), 병원은 1조1,973억원으로 점유율 7.3%(증가율 20.6%)이다. 반면 외래환자를 진료하는 의원급은 2008년 대비 9.2% 증가에 그쳤으며, 건강보험 총외래급여비 중 47.9%로 2006년의 51.8%에 비해 3.8%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가 의협 등록회원 중 개원의를 대상으로 통계적인 추출과정을 거쳐 1,0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의원 경영실태 조사분석(2010년 3월 발간)'에 따르면 전체의원 하루 평균 외래환자 수는 71명이다. 설문 응답자의 43%가 일 평균 50명 이하의 외래환자를 진료한다고 응답했으며, 25명 이하의 외래환자를 진료한다고 응답한 의원도 13.6%에 달한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동네의원 대부분은 1차 의료기관에만 적용되는 차등수가제(일 평균 75명 기준)조차 필요 없을 정도다. 반면 전국360개 종합병원 가운데 소위 '빅5'라 불리는 1,000병상 이상인 서울아산병원(2,708병상), 세브란스병원(2,060병상), 삼성서울병원(1,951병상), 서울대병원(1,700병상), 서울성모병원(1,200병상)은 일일 외래환자가 최소 6천명에서 최대 1만명에 이른다. 2007년 기준으로 빅5 병원 외래진료 실적에 따르며 서울아산병원이 1,248,130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이 뒤를 이었다. 건보 총진료비, 10년새 의원 점유율 감소 건강보험공단이 최근 '10년간 건강보험 환자의 의료이용 변화'를 통계 분석한 결과, 의원급 의료기관 점유율이 눈에 띄게 감소한 것을 알 수 있다. 2001년부터 2009년까지 진료비 점유율을 살펴보면, 상급종합병원이 13.1%에서 15.9%로 병종합병원이 12.6%에서 14.3%로 병원이 7.6%에서 12.2%로 증가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의원급 의료기관은 35.5%에서 22.8%로 오히려 감소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의약분업에 따른 의료계 손실 보전 차원에서 일부 인상시켰던 원외처방료를 1년도 채 되지 않아 처방료를 인하해 진찰료와 통합하면서 10년동안 의료계가 희생을 강요받아 왔다. 이에 의협은 복지부 및 14개 단체가 참여하는 의정협의체 1차 회의를 통해 "2005년부터 시작된 중증환자 위주의 보장성 강화 정책과 의료전달체계 왜곡현상에 따라 상급종합병원으로의 환자, 급여비용 쏠림현상이 발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의원급 의료기관 도산율 증가 등 의료체계붕괴현상을 막기 위해 1차 의료활성화를 위한 인센티브 방안을 제시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2010-07-26 06:50:08이혜경 -
"유통일원화 3년 유예, 물류 패러다임 바꾸자"의약품 유통 선진화와 투명화라는 목표를 갖고 시작된 유통일원화 정책은 여전히 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 최근 정부가 리베이트 쌍벌제와 시장형 실거래가제 등과 같은 새로운 제도를 도입, 의약품 유통 선진화 및 투명화를 재차 강조하고 있어 그 어느때보다 유통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즉 유통일원화 필요성 논란도 관련 유관단체들의 이해관계를 떠나 이 같은 맥락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제약, 유통일원화 일장일단…"입장 밝히기 어렵다" 하지만 병원계와 도매업계 눈치를 봐야하는 제약사 입장에서는 복잡한 셈법을 내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도매 거래와 제약사 직거래 사이에서 자유로울 수 있기 때문에 유예 반대입장이 명확한 병원계와 업계 존폐가 달린 문제인 만큼, 유예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도매업체 입장과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때문에 복수의 제약사 관계자들은 유통 문제도 자유시장경제원리에 맡겨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유통일원화 유예 여부를 놓고는 명확한 답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A 상위 제약사 관계자는 "직거래와 도매 거래 사이에서 철저하게 이해득실을 따져봐야 할 것"이라면서 "종병거래가 많은 제약사, 그렇지 않은 제약사, 그리고 제약사 규모별로 의견이 분분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 관계자는 도매 거래에 있어 마진에 대한 부분은 핵심이라며 합리적 조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도매협회는 도매 마진이 턱 없이 낮다고 주장하지만, 제약사 입장은 지금과 같은 마진 구조라면, 직거래가 훨씬 이득이라는 주장이다. B 중소 제약사 관계자는 "제약사 입장에서 유통일원화 폐지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면서 "직거래 리스크가 낮다면, 당연히 직거래를 선택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직거래 활성화 시 인거비 상승 등으로 판매관리비가 증가할 것"이라며 "이는 리베이트 의혹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에 부담스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모두가 어려운 상황에서 상징성이 강한 제도 존폐를 놓고, 소모적인 논쟁을 펼치는 것보다 상호 발전을 모색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양자 모두 생존을 위한 경쟁력 강화가 우선이라는 것. "선진국 의약품 유통 체계에서 배워라" 이 같은 맥락에서 제약-도매 관계자 모두 유통이 선진화된 국가일수록 도매 거래 체제가 잘 구축, 투명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고 강조한다. 영세한 도매업체가 난립한 문제를 해결하고 선진 물류 시스템 구축을 통한 유통 효율화 및 신속화, 그리고 그 기본 조건으로 도매 대형화를 이뤄내야 한다는 것이다. LG경제연구원 고은지 연구원은 "의약품 유통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서는 도매 업체의 대형화 및 기능 고도화가 필요하다"면서 "과거 직거래가 성행했던 것은 국내 도매 업계의 기반이 취약했기 때문이다. 도매업계 변화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 미국·일본, 도매 역할 '절대적'= 미국과 일본의 의약품 유통 시장을 보면, 제약사와 도매의 기능 분업이 철저하게 준수되고 있었다. 다양한 유통 주체가 활동하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대형도매 업체들의 영향력이 절대적이고, 강력한 협상력을 앞세워 할인된 가격으로 의약품을 공급하고 있는 것. 특히 일본 도매업체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 업체 간 시장 경쟁 과열을 막았고, 그 결과 불법 리베이트 제공 행위도 근절되는 효과를 거뒀다는 점은 영세 업체가 난립한 국내 도매에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모 다국적제약사 관계자는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들의 유통 상황을 보면, 상대적으로 단순한 구조다. 도매를 경우한 경우가 90%에 육박한다"며 "그 이유는 대형 도매업체가 강력한 협상력과 전역에 걸쳐 구축되어 있는 물류센터를 통해 전국적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도매 비중 65%시 연간 1조여원 절감 선진국 사례와 함께 유통일원화를 3년 연장해 2013년까지 유지해야 한다는 진흥원의 연구용역 결과도 유통일원화 유예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진흥원은 유통일원화 3년 연장을 통해 2013년에 선진국과 같이 관습화된 일원화를 완성함으로써 제약업계의 선진화를 유도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진흥원이 제시하고 있는 유통 선진호 방안은 ▲1단계(2011년까지) 구조조정을 통한 전문화 및 선진 인프라 구축 ▲2단계(2013년까지) 유통투명화 확립 ▲3단계(2014년까지) 관습화된 일원화 거래관행 확립 등이다. 진흥원은 이를 통해 연간 3000억원의 물류비 절감, 연간 4000억원의 보험약가 보상제도 개선 효과, 연간 4000억원의 음성적 거래 차단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진흥원은 도매거래비중을 2014년까지 65% 수준으로 높이면, 제약기업의 판관비율은 30.1% 수준으로 개선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진흥원에 따르면, 2007년 120개 제약사의 판관비율은 39.1%(4조1739억원)에 달했다. 브레이크 없는 페달 '쥴릭' 이밖에 국내 진출 10년 만에 거대 공룡으로 거듭나고 있는 쥴릭 사례도 눈에 띤다. 다국적사 관계자들은 쥴릭의 국내 시장 안착 성공요인으로 "협력사의 핵심 영역을 제외한 모든 업무를 대행하는 통합적 서비스 제공"이라며 "쥴릭은 국내 도매업계들의 최대 단점인 판촉 한계, 특히 신제품이나 지명도가 낮은 제품이 고전한다는 난제를 해결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일본 도매 지주회사들이 MR(Medical Representative), MS(Marketing Specialist) 사원을 양성, 이들을 통해 제품 영업까지 담당하게 함으로써 제약회사가 도매업체들을 거치지 않으면 유통이 용이하지 않도록 토대를 닦은 사례와 유사하다. 유통일원화를 위한 국내 도매 업계 과제 선진국 사례에서도 나타났듯 국내 도매업계의 현주소를 들여다보면, 여전히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국내 의약품 유통 구조의 선진화를 가로막고 있는 가장 큰 원인으로 도매 업체의 영세성을 꼽고 있다. 도매업계가 스스로 유통일원화 필요성 강조와 함께 내부 현실에 대한 고찰이 필요한 이유다. ◆'신속성·접근성' 비해 '판촉' 능력 부족= 이 가운데 업계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은 도매를 통한 의약품 거래의 장점으로 배송의 신속성과 효율성, 그리고 전국적 접근성을 꼽은 반면, 신약 런칭 능력 부족 등 마케팅 취약, 불편한 리콜 등 서비스는 단점으로 지적했다. 유통일원화 이후 지오영, 백제약품, 동원약품 등 국내 빅3 도매를 중심으로 전국적 유통망이 형성, 물류의 효율화 및 신속성이 높아진 반면, 품목도매와 같은 영세 도매업체가 난립, 과다경쟁에 따른 리베이트성 판촉 활동 기승은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것. 영세 도매업체의 난립은 유통구조를 복잡하게 만드는 한편, 도매업체가 갖춰야 할 전문적 역량 확보에도 걸림돌로 작용하기 때문에 시급히 해결돼야 할 문제라는게 공통된 시각이다. 이에 관계자들은 소품목 소량체제의 영세업체들이 다품목 소량체제로 뭉치는 등 업계 전체적으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한 도매업체 사장은 "품목도매의 경우 마음 맞는 업체끼리 뭉칠(M&A 혹은 제휴) 필요가 있다"면서 "한 두 품목 팔기 위해 수십%에 달하는 리베이트성 판촉비를 흘리는 것 보다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통해 얻는 마진이 더욱 효과적 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쌍벌제가 시행되면 품목도매와 같은 영세 도매들이 설 땅은 없다"며 "이제는 품목도매들이 다품목 소량체제로 뭉쳐서 전문적으로 마케팅을 하는 회사로 발돋움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대형 도매업체를 중심으로 지역 허물기(전국 유통망 형성)가 진행되고 있지만, 여전히 지역 특색에 따라 미진한 경우가 있다며, 더욱 활발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2010-07-21 06:50:03이상훈 -
"제약-병원단체 지원 없는 유통일원화 생존 없다"의약품 유통일원화 제도가 규제 일몰의 위기에 놓이자 도매협회는 유관단체인 병원협회와 제약협회에 규제 일몰 유예 연장 동의를 구하고 나섰다. 복지부가 유관단체인 병원협회와 제약협회의 동의서를 받아오면 3년 유예를 고려해 보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복지부 김충환 의약품정책과장은 "도매협회가 유통일원화 3년 유예 연장을 요청해 병원협회와 제약협회 동의서를 받아오라고 답변했다"며 "이는 관련 유관단체들의 의견을 듣기 위한 형식적인 과정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이어 "때문에 유관단체 동의서는 절대적 사안은 아니다"면서 "유통일원화가 유예되기 위해서는 관련 시행규칙이 개정돼야 한다. 현재까지는 구체적인 방침을 정해 놓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도매협회가 병협과 제약협회의 동의서를 받아오더라도 법적 효력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유통일원화 유예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하지만 도매협회가 유통일원화 유예를 위한 한가닥 희망인 유관단체 동의를 받는 것 마저도 어려워 보인다. 병협은 극심한 반대 입장을 견지하고 있고, 제약협회 또한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병원계, 유통일원화 폐지 '한목소리' 무엇보다 병협을 필두로 병원계 반대 목소리는 높은 상황이다. 병원계는 유통일원화 법제화에 대한 부당성을 꾸준히 제기해 왔었다. 유통일원화는 내용상 약사법과 상충되며, 더불어 헌법상 평등원칙과 사적 거래자치의 원칙에도 위배된다는 논리를 펴고 있는 것이다. 특히 병협은 종합병원이 제약사로부터 직접 의약품을 살 수 없도록 유통 단계를 추가함으로써 불필요한 비용이 수반됐고, 이는 결국 국민 의료비 증가를 초래했다는 입장이다. 병협은 그 대표적 사례로 품목 도매업체의 도도매 거래가 약가 거품 발생의 주요인 이라고 꼬집었다. 때문에 병협은 제약사로부터 직접 구매하든, 도매상을 경유하든, 종합병원 선택에 맡겨야 한다며 도매업계에 직격탄을 날렸다. 병원 현장에서도 유통일원화 규제 일몰은 "기정사실 아니냐"고 입을 모은다. 모 병원 약제관리팀 관계자는 "유통일원화 폐지는 병원계 숙원이었다. 하지만 막상 폐지가 된다해도 6개월 뒤의 일"이라며 "병원, 도매 모두 변수가 많을 것이라는 추측만 할 뿐 섣부른 전망은 어렵다"고 말했다. 또 연간 소요약을 입찰에 붙이고 있는 모 병원 관계자는 "유통일원화 법제화는 상징성이 강했다"며 "그동안 법으로 지켜줬으면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다만 유통일원화가 폐지된다고 해서 곧바로 직거래가 성행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병원 입장에서는 직거래가 아니더라도 품목별로 제약사간 경쟁을 붙이면 얼마든지 약가가 다운되는데 굳이 (이면계약)의혹을 받으면서까지 특정 제약사와 직거래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지금까지는 도매끼리 경쟁하는 제한경쟁체제였는데, 유통일원화가 폐지되면, 제약-도매간 경쟁도 가능, 병원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넓혀지는 유통일원화 폐지를 환영 할 수밖에 없다는 것. 이해득실 따지는 '제약협회'…10대 상위 CEO에 위임 제약협회도 병협과 도매협회 사이에서 유보적 입장을 취하는 등 도매협회 요청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나마 최근 열린 이사회를 통해 유통일원화 유예를 수용하는 방향으로 잠정 결정했지만 여전히 동의서에 최종 도장을 찍지는 않았다. 제약협회가 유통일원화 유예 문제를 10대 상위 제약사 CEO모임에 최종 결정을 위임하는 등 교통정리를 끝내지 못하고 있는 것. 이 같은 제약협회의 미온적 태도는 다양한 회원사간 복잡하게 얽혀있는 이해관계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체적으로 유통일원화가 폐지되면, 상위제약사와 중·하위제약사의 입장이 상충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상위제약사는 유통일원화가 페지되더라도 직거래 가능성이 낮은 반면, 중·하위제약사는 직거래 선회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실제 모 상위제약사 관계자는 "제품력이 떨어지는 중하위 제약사 입장에서는 직접 배송을 하면서 직거래를 하고 싶은 생각이 강할 것"이라며 "쌍벌제가 걸림돌이기는 하지만, 도매에게 주는 마진을 공격적 영업마케팅을 위한 비용으로 쓰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직거래에 긍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는 중소제약사 관계자는 "종합병원 의약품 유통도 자유시장경제 원리에 맡겨야 한다"며 "도매업계는 유통일원화가 폐지되면, 의약품 물류 대란이 일 것으로 보고 있지만, 도매에 주는 마진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창고 이용부터 배송까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회사차원에는 창구 관리 인력 정도만 보강하면 되는 전자상거래도 고려하고 있다"고 귀뜸했다. 이한우 회장 "유통일원화 위해 모든 수단 동원 할 것" 이 가운데 도매협회는 폐문투쟁과 같은 강력한 수단을 동원, 유통일원화 유예를 관철 시키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논란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한우 회장은 "유통일원화는 병원과 제약, 그리고 도매 모두가 이익을 공유하는 제도"라면서 "직거래가 활성화 된다는 것은 다시 과거의 악습을 답습하는 것이다. 사회 이슈화를 시켜서라도 반드시 유통일원화 유예를 관철 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이 회장은 "만약 유통일원화 관철에 실패 한다면, 제약계는 근본적인 토대를 잃게되는 불상사가 생길 것"이라고 재차 경고했다. 이 회장의 이 같은 입장은 단순한 협박성 엄포로 끝날 가능성은 낮다. 3년전에도 병원계와 제약계가 유통일원화 폐지를 정부에 요청하고 나서자 도협은 회장 단식과 임원진 시위로 3년 유예를 얻어낸 바 있어 이번에도 일말의 기대를 갖고 최후의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유통일원화 폐지에 따른 도매업계 피해도 폐문투쟁과 같은 최악의 상황 도래를 전망케 한다. 도매업계는 유통일원화가 폐지되면 종합병원 시장의 60~70% 정도를 잃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집계한 지난 2008년 종합병원 시장규모는 2조 7871억원에 이르는데 이중 1조 8000억원 규모가 사라질 수 있다는 것. 이같은 수치는 도매 전체 매출 약 11조원의 19%에 해당하는 수치로 업계는 유통일원화 유예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이한우 회장은 "도매업계 입장에서가 아니라 전체 제약업계 발전을 위해 유통일원화 3년 연장을 주장하는 것"이라며 유관 단체에 동의를 호소했다.2010-07-20 06:50:07이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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