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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적 판촉활동 규제하는 나라 한국밖에 없다""해외 규정을 보더라도 공정경쟁규약이 학술 정보 전달까지 막는 사례는 거의 없다. 한국 규약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다고 생각된다." "규약이 불공정한 마케팅을 막기 위한 것보다 제약사 마케팅을 위축시키기 위한 수단이 되고 있다." 세 차례 개정 끝에 완성된 공정경쟁규약이 불법적 마케팅을 막기보다 제약사의 정상적인 판촉 활동까지 규제하고 있다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국내 공정경쟁규약이 불법 마케팅을 막는 것을 넘어 학술 정보 전달까지 막고 있기 때문이다. 규약 내용 중 의사들에게 경제적 이익과 관련된 행위는 견본품 제공, 학술대회 지원, 임상시험 지원, 제품설명회, 시판후 조사 등이다. 한국 공정경쟁규약, 학술 정보 전달 무시 국내 규약에서 학술대회 지원은 '학술대회 주최자로부터 지원 받는 국내외 학술대회의 발표자, 좌장, 토론자의 교통비, 식비, 숙박비, 등록비' 지원이 가능하도록 명시돼 있다. 제품 설명회는 '10만원 이하 식음료, 5만원 이하 기념품, 실비 교통비 및 숙박', '요양 시설 직접 방문시 1일 10만원 이하 식음료(월 4회) 및 1만원 이하 판촉물 지원이 가능하다. 의료법, 약사법, 의료기기법 개정안에 포함됐던 경조사비, 명절 선물, 강연료, 자문료 등 5개 허용 가능 항목은 국내 규약에서 삭제된 상태다. 이 같은 국내 공정경쟁규약에 따라 제약사들은 학술대회에서 음료까지 줄 수 없는 상황이 됐으며, 정상적인 판촉 활동까지 위축되는 상황이 됐다. 세계제약협회연맹 등 학술 마케팅에는 관대 한국에서 영업하는 제약사들이 불만을 토로하는 이유는 한국만 유독 공정경쟁규약에 제한되는 부분이 많다는 것이다. 미국 등 불법 판촉 행위에 대해 천문학적인 과징금을 부과하는 나라에서조차 학술 마케팅에서는 관대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공정경쟁규약의 학술대회 지원 규정은 '참여하는 발표자 좌장, 토론자에게 경비, 숙박비, 그 밖에 개인적 지출을 제공해 줄 수 있으며, 제약사는 참석자 전원에게 적절한 식사 제공이 가능하다'고 명시돼 있다. 또 EU제약협회와 세계제약협회연맹에서도 '학술대회, 심포지엄, 학술대회에 참여하는 보건의료 전문가에게 출장, 식사, 숙박, 순수 등록비를 제공할 수 있다'고 허용하고 있다. 제품 설명회 역시 대부분 나라에서 한국보다 관대한 기준에서 제약사 지원을 허용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 스페인, 캐나다 등은 행사에 부수되는 식사를 제공할 수 있으며, 국내와는 달리 금액에 대한 상한선을 두지 않고 있다. 또 국내에서 제한하고 있는 해외 제품 설명회 역시 EU제약협회와 세계제약협회연맹은 이를 허용하고 있다. 제약사 관계자는 "학술행사는 궁극적으로 환자 치료 개선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제약사들이 학술대회를 지원을 허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자문·강연료 제한, 세계에서 한국이 유일 특히, 자문·강의료를 제한하는 나라는 거의 한국이 유일한 상황이다. 시행규칙 개정안에서 삭제되기 전까지 자문료는 1일 100만원, 1시간까지 50만원 지급이 가능했으며, 자문료는 연간 300만원, 1회 50만원 이하의 지급이 허용됐으나, 이제는 규정이 애매모호해 제약사들이 자체적으로 지급을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캐나다 등 모든 나라에서 자문·강의료 지급에 대해서는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 한국을 제외한 모든 나라의 공정경쟁규약에 따르면, 나라마다 일부 항목은 다르지만 '의약품 정보 전달을 위해 제약사와 보건의료 전문가가 연사 계약을 맺고 합리적인 보상을 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또 지급 규정에 따르면 횟수나 금액에는 특별 제한 규정이 없다. 이에 따라 쌍벌제 시행 이후 개별 의사 디테일보다 학술 마케팅을 강화하려는 제약사들이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영업 사원들의 의사 디테일을 매 건마다 보고를 하게 돼 있는 등 한국보다 철저한 관리가 이뤄진다"고 밝혔다. 이는 제약산업의 투명한 마케팅으로 불법적인 요소를 막기 위함이지, 마케팅 자체를 위축시키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한국은 쌍벌제 시행 이후 제약사 개별 마케팅에 손발을 묶어 놓은 상태에서 학술 마케팅까지 막고 있다"며 "의약 정보를 제공하거나 제공받을 때에는 제한을 둬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2011-07-21 06:50:00최봉영 -
상식 벗어난 과도한 제한…정상 마케팅도 '얼음땡'“영업사원의 디테일 활동을 너무 촘촘하게 제한하니 어쩔수 없이 마케팅은 위축될 수 밖에 없다. 처방댓가를 목적으로 금품이 오가는 것은 명확하게 처벌해야겠지만 식사접대나 판촉물 제한을 규정하고 있는 것은 가혹한 면이 있다.” “학회 행사장에서 커피 한잔이나 음료수를 주는것이 불법이라고 판단 하는 것 자체가 황당하다. 이런 규정들이 자꾸 생겨나니까 제약사들의 판촉활동 자체가 위축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공정경쟁규약에서 정하고 있는 마케팅 활동과 관련한 규정이 엄격해 제약사 마케팅 활동이 제한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영업사원들이 병의원을 방문해 진행하는 디테일이나, 학회 행사장에서의 식음료 제공, 경조사비나 명절선물 제공에 대한 명확하지 못한 규정 등이 업계를 어럽게 만들고 있다. 제약업계는 이렇다보니 판촉을 위한 '영업-마케팅 활동 자체'를 부담스러워 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업계는 시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마케팅 규정이 마련돼야 편법 양산을 막을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영업사원 디테일 활동 규제로 마케팅 위축 업계는 영업사원들의 디테일 활동이 규제되고 있어 어려움이 있다고 호소한다. 병원에 방문해 의사를 대상으로 제품 설명을 할 때마다 위축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규약에서는 영업사원 등의 디테일 활동과 관련, 제약사가 의료기관을 방문해 의사 등에게 의약품 정보를 알리는 경우 1일 10만원 이하, 월 4회 이내의 식음료 제공을 금지하고 있다. 이와함께 제약사의 회사명, 제품명이 기입된 1만원 이하의 판촉물만 지원이 가능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의사 등과 식사를 하고 싶어도 한달에 4번 이상은 불법행위로 간주하고 있는 것이다. 만원이 넘는 판촉물도 당연히 안된다. 이와관련 제약업계 관계자는 “식사 비용을 문제삼는 것이 아니라 한달에 4번까지만 제한하고 있는 것이나 판촉물도 1만원 이내로 정하고 있는 규정 등으로 인해 전체적인 디테일 활동이 위축되고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판촉물을 제공할 때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기준에 따라 하고 있다“며 ”정부가 융통성 없이 디테일과 관련해 제한 규정을 두고 있다는 사실이 영업활동을 궁극적으로 위축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학회에서 식음료도 못주면 어떻게 하라고 학회 개최 시 부스를 운영하는 제약사가 일체의 식음료도 제공하지 못하도록 명문화한 것도 문제가 많다는 설명이다. 최근 규약 심의위원회는 규약 세부운용기준을 의결, 학회 행사 시 부스를 운영하는 제약사에서 일체의 식음료를 제공하지 못하도록 규정한 바 있다. 이에대해 제약업계는 학회 행사장에서 커피 등 음료 제공까지 불법 행위로 간주하는 것은 사회적 통념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단순히 부스에서 음료수를 제공하는 것만을 문제삼는 것이 아니라 상식을 벗어난 규정이 많기 때문에 제약사들의 불만이 나오는 것”이라며 “규제를 위한 규제가 되고 있는 것은 분명히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비 현실적인 규정이 마많아 제약사들이 정상적인 판촉활동을 하는데 상당한 제약이 따른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사회적 의례행위 등도 ‘이현령 비현령’ 고민 제약사들은 이처럼 식사 한끼하는데도 눈치를 보고, 명절 선물이나 경조사 비용등을 놓고 고민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입을 모은다. 상식이 통하는 규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적의례행위나, 강연료, 자문료, 소액물풍 제공 등 5개 항목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도 명확한 규정이 없어 업계는 갈팡질팡 하고 있다. 지난 설 명절때는 모호한 규정 탓에 제약사 대부분이 선물을 하지 않았다. 제약사 관계자는 “명절선물이나 경조사 비용을 어떻게 해야할지 아직까지 고심해야 한다면 분명히 문제가 있는 것"며 "사회적 정서를 이해하지 못한 탁상행정은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상적인 의약품 판촉활동을 위한 강연료 및 자문료 등도 마찬가지다. 자칫 제약사 마케팅 및 의약인들의 의약품 정보습득 기회조차 보장하지 못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업계는 이와관련 경조사비와 명절선물은 판매촉진 목적이기보다는 오랜 전통과 통상적 범위에서 이뤄지고 있어 법위반 행위라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강연 자문료의 경우도 강연 대가가 판매촉진을 목적으로 수수되지 않는 경우라면 허용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대한 규정을 명확하게 만들어 줘서 제약사들의 마케팅 활동을 보장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제약업계는 비현실적인 규약안이 결국 일부 제약사들의 편법을 조장할수 있다며, 시장의 목소리를 충분히 듣고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는 규정이 절실하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2011-07-20 06:50:10가인호 -
"신약개발 하는 제약사, 뜯어 말리고 싶은 심정""정부 정책이 산업 발전을 고려하지 않은 채 약가 인하에만 맞춰져 있다면 제약업을 일찍 포기하는 것이 똑똑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신약을 개발해도 내수 시장에서 약가를 제대로 못 받아 투자 비용도 회수 못하는 지경입니다. 신약 개발을 하는 제약사를 뜯어 말리고 싶은 심정입니다." 정부의 기등재약 목록정비, 사용량 약가연동제 등 다양한 기전의 약가 인하 정책으로 제약업계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국내 개발 신약에 프리미엄을…R&D 투자 활성화 정부는 국내 제약사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신약개발에 대한 R&D 투자를 장려하고 있지만, 정작 R&D 투자 제약사에 대한 혜택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많은 돈을 들여 신약을 만들어낸다고 해도 약가를 제대로 받지 못해 R&D 투자 욕구를 저해하고 있는 상황이다. 신약에 대한 약가 산정이 제네릭 가격을 기준으로 삼는데다 과거 약가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신약에 대한 보상이 제대로 이뤄질 수 없는 구조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신약 R&D는 장기적인 시간이 걸리고, 어마어마한 돈이 들어가는 분야"라며 "개발 예측조차 불가능한 상황에서 약가까지 형편없이 받는다면 신약 R&D에 투자할만한 제약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개량신약이나 원료합성 의약품 등 제품 개발에 국내사의 기술력이 투자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약가 프리미엄을 줘야 한다는 것이 공통된 주장이다. 국내 제약사의 경우 신약 개발에 대한 기술력이 글로벌 제약사에 월등히 낮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R&D 투자 제약사에 대한 맞춤형 지원을 하자는 얘기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약가 협상을 할 때 향후 투자 금액에 대한 것은 반영하지 않으면서 약가 인하를 할 때는 향후 이익까지 생각하고 있다"며 "약가 협상을 할 때 향후 투자분도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내에서 개발된 신약을 수출할 때 개발 국가의 약가를 기준으로 삼는 곳이 대부분"이라며 "국내에서 신약 가격이 보장이 안된다면 수출 길이 막힐 수 있다"고 토로했다. ◆약가인하 견딜 수 있는 유예기간 달라 제약업계는 정부의 약가 인하 정책이 파급력을 파악하기도 전에 너무 빠르게 도입된다는 점을 들어 유예 기간을 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일례로 특허 만료의약품 약가를 인하하고 제네릭 역시 동일가를 주는 정책은 사실상 제약업계가 인내할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것이 업계의 판단이다. 이미 시행되고 있는 약가인하로 제약산업 순이익률은 2008년 7.31%에서 지난해 5.56%로 떨어졌고, 원료 및 물가 상승으로 인해 매출원가 비율은 2008년 51.59%에서 지난해 54.12%로 증가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약가 인하는 12조원대 보험의약품 시장을 20% 이상 축소시키는 결과로 나타나 제약사는 마진없는 장사를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업계는 약가인하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추가 약가인하 정책은 기등재목록정비사업이 종료되는 2014년 이후에 검토해 줄 것을 정부에 호소하고 있다. ◆약제비 비중 축소는 건강보험 재정 확대가 선행 정부의 현재 시행하고 있는 모든 약가 인하의 정책 목표는 약품비 비중 축소에 있다. 건강보험 재정이 적자를 보고 있는 상황에서 재정 건전성을 위해 약제비 비중을 선진국 수준인 24% 수준으로 맞추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정책은 국내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다고 지적이다. 의료보험 재정 규모가 선진국에 크게 못 미치는 상황에서 약제비 비중만을 줄이려는 것은 제약사만 죽이는 되는 상황으로 귀결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제약업계는 건강보험 재정 자체를 우선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약물 시장이 13조 가량이지만, 한국의 전체 산업으로 봤을 때 큰 규모는 아니다"며 "13조원을 아껴서 건강보험 재정 건정성을 확보한다는 것은 정부의 유치한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 보험 재정이 매년 1조씩 적자가 난다면 국민 복지를 위해 다른 분야에서 재원을 전용할 필요가 있다"며 "마른 수건을 쥐어짜겠다는 정부의 판단은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산업 규모가 큰 건설 분야의 세금 20%만 복지에 투자가 된다면 전국민 무상 의료 시행도 가능하다는 것이 이들의 판단이다. ◆체질개선 시급…제약사 내부 자성 촉구 제약업계가 정부의 정책 시행에 유예나 수정을 요구하고 있는 동시에 자성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과거 정부 약가 정책이 시행될 때마다 유예 기간을 얻었지만 제약업계 내부에서도 그 기간동안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 정책에 살아남기 위해 제약사들도 체질 개선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제약사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서 이익을 창출한다는 것은 한계 상황이기 때문에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한다"며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소품종 대량 생산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신약을 만들기 위해서는 개발부터 해외 파트너와 공동 임상을 진행해야 한다"며 "해외에서 약가를 먼저 받아 한국으로 들어올 경우 가격 혜택까지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정부의 강한 약가 인하 정책은 제네릭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제약사의 품목 수를 확실히 줄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제네릭이 아닌 전문 기술을 보유한 제약사로 변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2011-07-14 06:50:00최봉영 -
"불발됐던 20% 일괄인하, 5년만에 50%로 부활?"전문가들조차 냉소적인 '백화점식' 약제비 정책 정부는 2006년 약제비 적정화 방안 시행직전 제약업계와 중요한 거래를 시도했다. 보험의약품 가격을 20% 일괄 인하하자는 내용이었다. 거래가 성사될리 만무했다. 정부는 다른 길을 택했다. 기등재약 목록정비 사업이 그것. 그리고 약제비 적정화 방안 발표 5년이 지난 2011년 7월, 복지부는 더 강력한 50% 인하 카드를 꺼내들었다. 5.3 약제비 적정화 방안의 정책목표였던 약품비 비중 24% 축소에 실패한데다가, 건강보험 재정파탄 우려가 현실화되면서 특단의 약제비 통제정책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참조가격제와 목표약품비환수제까지 도입된다면 전문가들조차 냉소적으로 평가하는 '백화점식' 약제비 관리제도가 사실상 완결된다. 예측가능한 정부 추계로도 약가인하 1조1천억원 ◆보험약 중복인하 장치들=약제비 적정화 방안 시행과 함께 기등재약 목록정비 사업(신속정비 사업), 사용량 약가인하 연동제, 특허의약품 약가인하 등이 새로 도입됐다. 이어 2009년에는 리베이트 약가인하 연동제, 2010년에는 시장형실거래제도가 추가 됐다. 이런 약가통제 장치는 그동안 어떤 위력을 행사해 왔을까? 특허만료의약품 약가인하 2387억원, 사용량 약가 연동제 13억원, 기등재약 목록정비 474억원 등 2007년 이후부터 지난해까지 정부가 추계한 4년동안의 약가인하 효과만 봐도 연간 2874억원 규모에 달한다. 2014년 기등재약 목록정비(9104억원)가 완료되면 가격인하 효과는 1조1504억원으로 확대된다. 리베이트 약가인하-시장형실거래가 효과 예측불허 다음달 중 첫 사례가 발표될 리베이트 약가인하 연동제는 현행 제도 중 제약업계가 우려하는 최대 복병이다. 인하폭은 최대 20%, 재적발시 52%로 파괴력이 상상을 초월한다. 실제 첫 인하대상에 국내 상위제약사의 수백억대 블록버스터 약물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내년 7월 약가인하가 처음 적용될 시장형실거래가제의 영향력 또한 예측불허다. 기계적인 셈법이지만 이 같은 사후관리 장치에 의한 기대수익 축소규모는 연간 2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게 제약업계의 관측이다. 지난해 건강보험 약품비가 13조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제약산업 평균 이익률을 상회하는 15%의 수익이 사라지는 셈이다. 정부의 약품비 통제정책은 외래처방 인센티브, 약제급여 적정성 평가, 급여기준 일반원칙 제정 등 처방관리 장치에다가, 중복투약을 사전점검하는 DUR(처방조제지원시스템) 확대시행으로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제약업계 입장에서는 이런 제도들의 효과만으로도 수년 후의 미래를 장담하기 어렵다. "특허만료약 기대수익 1조원 이상 더 사라진다" ◆약가제도 개선안에 대한 우려=이런 가운데 복지부가 이달 중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논의할 새 약가산정 기준 개선방안은 제약사들을 '코마' 상태로 내몰았다. 약가인하는 '노이로제'가 된 지 오래지만 앞으로는 생존자체를 위협받게 됐다고 아우성이다. 실제 제약업계는 특허만료신약의 가격을 추가 인하하는 것만으로도 연간 약 1조1천억원의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이런 기대매출 손실은 R&D 위축으로 나타날 수 있는데, 통상 연구개발비 투자비율이 매출액의 6~17% 수준인 점을 감안할 때 추가 약가인하만으로 연간 약 1500억원의 투자감소가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이는 국내 제약산업의 연평균 R&D 투자액의 60%와 맞먹는 액수다. 제약계 한 전문가는 "5.3조치 이후 도입된 제도들이 건강보험과 제약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 지 정책효과조차 평가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가격인하 정책에 더 드라이브를 거는 것은 제약산업의 기반을 뿌리채 흔들겠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약제비 정책효과 평가는 커녕 부작용도 방치" 정책효과는 커녕 부작용조차 방치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제약업계가 한목소리로 폐지를 요구하고 있는 시장형실거래가제를 겨냥한 비판이다. 이 제도는 초기 5개월치 청구데이터를 통해 인센티브 지급액의 95% 이상이 대형병원에 집중되는 데다가, 요양기관 전체의 저가구매를 유인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일부 주사제의 경우 의료기관의 저가 공급요구에 매출이 반토막나면서 이익률 감소는 물론이고 생산포기까지 고민해야 할 처지에 놓여졌다. 더욱이 이런 피해가 R&D 투자에 관심이 많은 상위 제약사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에서 연구개발을 위한 '종자돈'까지 훼손되고 있다고 제약계 한 관계자는 주장했다. 환자 입장에서는 신약의 접근성 하락 또한 심각하게 제기되는 우려 중 하나다. 신약 등재가 추가 인하, 의약품 접근성 하락 우려 제약업계 자체분석 결과를 보면, 2007년 이후 심평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를 통과한 98개 신규성분 의약품 10개 중 8개 이상이 대체가능약제의 가중평균가로 건강보험공단과의 약가협상에 넘겨졌다. 후향적으로 분석하면 약가협상 타결약제의 가격은 가중평균가보다도 평균 20% 가량 더 떨어진다. 따라서 기등재의약품의 가격을 추가 인하할 경우 대체가능약제의 가중평균가는 더 낮아질 게 뻔하고, 약가협상 과정에서 현재의 인하폭이 유지된다면 신약 등재는 요원해질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제약계 한 약가담당 전문가는 “복지부가 신약에 대해서는 별도 고려하겠다고 말은 하고 있지만 진정성이 의심된다. 신약 가격이 결정되는 패러다임이 바뀌지 않으면 신약이 들어오는 길이 막힐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책효과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도, 부작용에 대한 검토도 없이 앞으로만 내달리는 약가인하 '폭주기관차'에 제약산업과 의약품 접근권의 미래가 풍전등화로 내몰리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2011-07-13 06:50:00최은택 -
"어찌 버텨는 봐야겠지만 우린 말라죽을 것"정부의 약가규제 칼날이 제약산업을 파괴할 지경에 이르렀다는 주장이다. 이제는 제약 오너와 최고경영자들이 제약업을 계속해야 하는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하고 있다. 건보재정 안정화 명분으로 지난 2006년부터 쏟아진 약가인하 정책은 특허만료약과 제네릭 일괄약가인하 도입 검토로 다시 한번 제약업계를 옥죄고 있다. 더 큰 시각으로 보면 정치권의 논리에 휘말려 약제비를 절감하려는 정부의 기조에 더 이상 동의할 수도, 동의해서도 안된다는 여론이다. 어떻게든 버텨는 보겠지만 이런식의 규제라면 '말라죽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제약업계의 솔직한 심정이다. 제약업계는 이런 상태로 가다간 십수년 이내에 제약산업이 모두 붕괴될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정부가 검토하고 있는 약가일괄인하 정책을 2014년 이후에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제약사 CEO들의 서명운동은 '쇼'가 아니라 '현실'이라는 것이다. ◆기준과 근거 없는 약가일괄인하 정책 제약업계는 이번 정부의 일괄인하 정책은 기준과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고 강조한다. 건강보험 재정이 악화돼 있고, 그 원인이 약제비 비중이 30%에 육박하고 있기 때문에 약가를 큰폭으로 내려야 한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건강 보험 재정을 담당하는 주체간에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배분이 이뤄지고 있지 않다"며 "정부가 왜 약가인하 폭을 이렇게 결정했는지, 왜 인하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책을 결정 할 때 타당성을 인정받아야 하고, 과거 정책에 대한 평가도 반드시 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제약산업이 흡수할 수 있을 만큼의 약가인하 정책인지 고민하지 않았다"며 "약가일괄인하 이후 제약사들이 R&D 투자를 축소할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될 것인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복지부 국장과 과장이 바뀌면 정책도 바뀌지 않느냐"며 "정부의 약가 규제정책은 한마디로 누더기 정책"이라고 비난했다. ◆제약산업이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충격 특히 제약업계는 이번 약가일괄인하 정책은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파괴력을 가지고 있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제약업계가 어느정도는 흡수 할 수 있을 만한 임팩트여야 하는데 이번 정책은 그렇지 않다"며 "제약산업 수익률이 14~15%정도 되는데 가격을 절반으로 내리면 수익성 악화로 인해 제약업을 지속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연구개발 투자 위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R&D에 투자하려는 제약사가 과연 몇 곳이나 되겠냐"며 "R&D 재원을 만들어가야 하는데 씨앗 자체를 없애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관계자는 "연구개발은 장기적인 시간이 걸리고, 성공여부에 대한 예측이 불가능하다"며 R&D가 위축되면 제약산업 기반은 사라진다"고 말했다. 여기에 원료합성 의약품 등 국내 제약사들의 경쟁력으로 인식돼 왔던 제네릭 개발 조차 인정하지 않는 것은 정부가 심각한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치권 포퓰리즘과 맥을 같이하는 약가정책 업계는 정부의 약가인하 정책이 어떠한 정치적인 배경으로 진행되는 지도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약가규제정책이 통상 말하는 정치권의 포퓰리즘과 맥을 같이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 무상 의료를 주장하고 있고, 그렇게 하기 위해 약가를 인하하는 방법밖에 없다는 것이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무상 복지의 가장 큰 피해자는 제약사"라며 "정부에서 괜한 병원과 제약사만 잡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가진자나 못 가진자를 똑같이 생각하고 그것에 대해 불평등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 전국민 커버리지를 하려한다"며 "그래서 약가인하가 무차별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약산업 성장해야 일자리 창출 기여 제약업계는 따라서 재정 안정화와 제약산업 육성에 대한 균형있는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일방통행은 절대로 안된다는 것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약가일괄인하 정책은 제약산업을 성장동력 산업으로 키울 수 없다"며 ”이 정책으로 국내 제조시설은 붕괴되고 현재 7만여명이 종사하고 있는 제약업계 일자리가 없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는 ‘고용 없는 성장’이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자리를 많이 만들 수 있는 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해야 한다“며 ”제약산업은 고용창출 효과가 높으면서 고용의 질도 우수하기 때문에 차세대 성장동력 산업으로 적극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제약협회 관계자는 "제약산업은 앞으로 고령화 등으로 인해 의약품 수요가 늘어나 고부가치의 산업인 동시에 국내의 미래성장동력산업이 될것"이라며 "지속적으로 국민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 정부가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2011-07-12 06:50:00가인호 -
환자부담 가중 논란 재연될듯…생동불신도 걸림돌환자단체는 의약품 선택권 확대차원 '환영' 건강보험공단이 지난해 구성했던 건강보험선진화위원회는 미래전략보고서를 통해 약제비 지출관리 중장기 과제 중 하나로 참조가격제 도입을 주문했다. 이른바 '그룹별 상환약가제'를 도입해 환자의 선택권을 보장하면서 동시에 비용의식을 고취시킬 필요가 있다는 제안이었다. 숙명약대 이의경 교수와 의약품정책연구소 한오석 소장은 참조가격제 단계적 도입방안을 제안했다. 우선 성분별로 제도를 도입한 연후에 동일약효군 등으로 적용대상을 확대해 나가자는 주장이다. 일종의 시범사업 성격인 성분별 접근방식은 비교적 재정절감 효과가 크지 않은 전략이다. 하지만 약효군내 의약품(참조가격군)간 상호 대체가능성 논란을 피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형 참조가격제' 도입논의를 시작하는 순조로운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02년 도입논의가 좌초된 이후 9년만에 다시 부상한 '한국형 참조가격제'. 당시 저항의 중심축이었던 의료계와 제약, 시민사회단체, 환자단체는 2011년 재정위기 속에서 약제비 관리대책의 중장기 과제로 제안된 참조가격제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제도도입 논의에 앞서 불신받고 있는 제네릭 품질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환자단체연 "처방조제 단계서 정보접근 가능해야" 우선 9만여 명의 회원을 보유한 중증질환단체 연합체인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환자의 의약품 선택권이 확보될 수 있다는 점에서 원칙적으로 찬성한다고 밝혔다. 안기종 상임대표는 "한국은 의료소비자인 환자의 선택권 보장에 인색하다. 의약품의 경우 비교적 손쉽게 선택영역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참조가격제 도입은 의미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그러나 "환자들이 믿고 선택이 가능하도록 저가 제네릭의 품질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 또 대체 가능한 저가약 리스트를 처방과 조제단계에서 손쉽게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환자단체와는 달리 시민사회단체와 의료계, 제약계의 불신은 여전하다. 가입자단체를 대표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참석하는 김경자(민주노총) 위원은 "참조가격제에 대해 최근 논의를 진행한 적은 없었다"고 전제한 뒤, "원칙적으로 반대한다"고 말했다. 의사들이 권하는 처방약을 환자들이 선택할 수 밖에 없는 현 의료시스템상 환자들의 본인부담만 늘어나는 결과로 이어질 게 뻔하다는 취지에서다. 의료계·민주노총 "환자부담만 증가" 원칙적 반대 경실련 김태현 국장 또한 "경증질환 외래 약제비 차등화 방안에서 봤듯이 환자부담만 증가하는 방식으로 왜곡될 수 있다"며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냈다. 의료계의 시선도 곱지 않다. 의사협회 경만호 회장은 오늘(6일) 열리는 보건의료미래위원회에서 반대입장을 피력할 예정이다. 이혁 보험이사는 "참조가격제가 아니어도 약품비를 절감할 수 있는 장치들은 얼마든지 있다"면서 "의사 처방권을 침해하고 환자들이 최선의 진료를 받을 기회를 박탈하는 제도는 용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예컨대 의사가 성분내 평균가격보다 싼 약을 처방한 경우 차액을 인센티브로 보상해 비용의식을 제고시키면, 환자부담도 늘리지 않고 약가도 인하해 결과적으로 약품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제약업계도 마찬가지 입장이지만 일부 이견도 표출됐다. 다국적의약산업협회 관계자는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어서 명확히 입장을 밝힐 단계는 아니다"면서도 "2002년과 상황은 달라진 게 없다. 원칙적으로 반대한다"고 말했다. 제약업계 "약가인하 하중만 늘리는 옥죄기 정책" 국내 제약업계의 한 관계자는 또한 "제약산업 전체를 하향 평준화하는 제도로 시기상조"라고 일축했다. 그는 특히 "온갖 약가인하 장치들이 다 동원된 현 상황에서 참조가격제는 약가인하 압박에 하중만 더 늘리는 정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국내 제약사 한 관계자는 "환자의 선택권보장 차원에서 일면 도입 논의를 시작할 시점이 됐다"면서도 "다만 환자의 선택권 확대가 R&D나 산업활성화를 유인하는 쪽으로 나아갈 수 있는 보완장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다국적 제약사 한 관계자는 또한 "신약 보험등재가를 적정수준에서 보상하고 특허약에 대한 특례 등이 고려된다면 다른 각도에서 접근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2002년 당시 조건부 찬성론을 폈던 약사회는 성분명 처방과 대체조제 활성화를 전제로 제도 도입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하지만 약국 재고약 부담이 가중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민초약사들의 정서는 호의적이지 않다. 차기정부 기조유지시 2013년 사회적 이슈로 부상할듯 한편 복지부는 보건의료미래위원회 논의를 시작으로 참조가격제 도입 논의에 본격 착수한다. 우선 참조가격제 도입의 타당성을 검토할 연구용역이 곧 발주될 예정이다. 이 보고서를 토대로 2013년경부터 도입방안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다음 정권에서 정책기조를 이어받는다면, 참조가격제 도입논란은 이 때부터 사회적 이슈로 확산될 전망이다. 복지부 한 관계자는 "소비자에 대한 정보제공, 대체약제 확보와 대체조제 활성화 등 제반 인프라를 구축하면서 제도 도입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면서 "기반이 마련되면 여론의 추이도 달라질 수 있다"고 기대했다.2011-07-06 06:50:00최은택 -
환자들 비싼약 선택시 약값 더낼 준비돼 있나요?독일식 참조가격제를 한국에 적용한다면 예상 가능한 약품비 절감액은 얼마나 될까? 건강보험공단 김성옥 박사와 김영숙 박사는 지난해 내부 연구보고서인 '보험약가제도 합리화 방안'에서 국내 생동시험을 거친 의약품을 대상으로 2007년 기준 최고가와 최저가 차이의 1/3에 해당하는 가격을 참조가격으로 적용해 절감액을 산출, 제시했다. 독일 참조가격 결정방식을 가장 단순하게 대입한 결과라고 두 연구자는 설명했는데, 절감액은 3506억1500만원으로 추산됐다. 이들은 "이 금액은 2007년 연간 총 약품비 9조970억원의 3.9%에 해당한다"면서 "치료학적 대체가능성을 적용한다면 더 큰 절감액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생동성 시험을 거친 의약품 지출액 1조3369억4400만원과 비교하면 무려 26.2%에 달하는 수치다. 국내 의료환경이 독일과 달라서 같은 '룰'을 적용하더라도 결과값에 차이가 발생할 수 밖에 없지만 산술적으로만 보면 독일식 참조가격제의 위력은 막강해 보인다. 그렇다면 전문가들은 국내 의료환경에서 참조가격제 도입 필요성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데일리팜은 최근 대학과 정부 산하기관, 약사출신으로 약가제도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제약 종사자 등 전문가 약 30여명에게 참조가격제 도입 필요성에 대해 물었다. 이중 18명이 설문에 응답해왔는데, 도입 시기에 대해서는 이견이 엇갈렸지만 대부분 제도도입 필요성에는 공감을 표했다. 설문결과를 보면, 참조가격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은 50%(9명), '시기상조'는 44.4%(8명), '필요없다'는 5.5%(1명)로 분포했다. 이 결과는 데일리팜이 지난해 6월, 창간기획특집으로 진행했던 전문가와 정부, 의약단체 관계자 대상 설문과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당시 설문에서는 참조가격제 도입에 대해 응답자 58.8%가 '찬성', 29.4%가 유보(시기상조), 11.7%가 '반대' 의견을 냈었다. '필요하다' 또는 '찬성' 입장이 소폭 감소한 셈이다. 또 최근 데일리팜이 일주일간 홈페이지를 통해 독자들을 상대로 찬반을 물은 설문에서는 259명이 참여해 '찬성' 46%, '반대' 54%로 반대의견이 더 많았다. 이번 설문은 명확히 찬반을 가르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결과 자체에 의미를 두는 데 한계가 있다. 실제 '찬성'과 '시기상조'로 각각 답한 전문가들 중 상당수는 제도 도입에 앞서 사회적 여건이나 보조장치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 이런 조건이 마련된다면 참조가격제는 도입할만한 제도라고 입을 모았다. 우선 찬성론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국내 보건경제학을 대표하는 서울대 양봉민 교수는 "환자부담이 단기적으로 늘어날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동일품질에 일정 가격 이하의 약을 처방받고 소비한다는 관점에서 환자 부담이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만약 싼 약이 저품질이라면 이는 식약청이 해결해야 할 본연의 업무"라면서 "이런 비난을 이유로 필요한 약제비 정책이 도입되지 않는 사례가 선진국 위상을 갖는 우리에게 더 이상 존재하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연세대 정형선 교수는 "가격결정에서 시장 기능을 활용하면서도 가격의 불필요한 상승과 보험재정의 낭비를 막을 수 있는 대안", 건국대 김원식 교수는 "시장가격 형성 가능, 시장경쟁 가능, 지출감소" 측면에서 제도도입 찬성 의견을 제시했다. 2001년 당시 한국형 참조가격제 도입방안을 기안했던 의약품정책연구소 한오석 소장은 "의약품 품질관리가 확보된 현 시점에서 참조가격제는 재정절감에 합리적 수단으로 작동할 수 있다. 최근 화두인 소비자 주권을 강조할 수 있는 제도"라며 찬성 입장을 밝혔다. 고려대 변진옥 교수는 "제도 필요성에 대해서는 동의하지만 우리 상황에서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사전 작업이 필요하다"고 전제했다. 성분명처방과 제네릭의 품질확보, 제네릭 가격거품 제거 등이 그것이다. 변 교수의 제안은 유보적인(시기상조) 입장을 표명한 다른 전문가들의 논리와도 상통한다. 숙명약대 이의경 교수는 "내년부터 '당장 시행하자는 식'은 아니라고 본다. 제도 도입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해 가면서 중장기 계획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려대 최상은 교수는 성분명 처방과 저가 대체조제 활성화를, 심평원 심사평가정책연구소 최병호 소장는 생동성 신뢰확보를 전제조건으로 제안했다. 유일하게 서울대 김진현 교수만이 명시적으로 참조가격제 도입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재정을 절감하는 정책이 아니라 보험급여를 단순히 소비자 부담으로 전가해 마치 재정을 절감하는 것처럼 보이게 할 뿐"이라고 반대 이유를 표명했다. 그는 대안으로는 "제약사와 의료계가 가장 극렬히 반대했던 기등재약 목록정비와 특허만료약 단일가 인하방식(오스트리아 방식)만 제대로 집행하면 나머지 정책은 다 포기해도 그 효과를 능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기상조' 입장에서도 다른 부가 의견을 제시한 교수들이 있었다. 서울시립대 허순임 교수는 "참조가격제는 재정절감에 기여할 수 있는 제도라고 생각하지만 환자본인부담 정책 성격을 가지므로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면서 "백화점식 정책도입보다는 약제비 관리 정책방향을 어떻게 잡을 지 정하는 것이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상지대 배은영 교수는 "정책 우선 순위에서 볼 때 참조가격제는 후순위 사안이다. 개인적으로 소비자 부담을 늘리는 방식보다는 공급자 대상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제약계에 몸담고 있는 한 전문가는 "건강보험 재정관리와 신약개발 육성에 미치는 영향을 균형있게 봐야 한다. 단순히 약제비 절감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의 의견이 이처럼 분분한 것처럼 보이지만 종합적으로 보면 중장기적으로 필요한 제도적 기반을 만들어가면서 제도 도입방안을 모색하자는 복지부의 방향과 크게 어긋나 보이지는 않는다. 한오석 소장은 "오리지널과 제네릭 가격 격차가 크지 않는 등 여전히 한계가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정부가 정책의지만 있다면 지금도 충분히 시행 가능하다"고 주장했다.2011-07-05 06:50:00최은택·김정주 -
건강보험 구조요청…"똑똑한 환자가 개입해 달라"정부 또는 보험자(기준가격결정위원회)가 정한 급여기준선까지만 약값을 보상하고 초과분은 환자가 본인부담하는 ‘적정기준가격제’가 다시 유영을 준비 중이다. 2001~2002년 논란 끝에 서랍장으로 들어간 지 9년만이다. ‘적정기준가격제’는 당시 정부가 명명한 ‘참조가격제’의 다른 이름. 복지부 자문기구인 보건의료미래위원회는 오는 6일 4차 전체회의에 ‘참조가격제’ 도입 필요성 등을 포함한 건강보험 지출효율화 방안을 중장기 제도개선 과제로 논의한다. 처방권 제한을 우려하는 의료계와 제약계 위원들의 반발이 거셀 게 뻔해 공이 어디로 튈지 예단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차원에서 ‘참조가격제’를 ‘당장시행’이 아닌 ‘중장기’ 과제로 설정 사전준비 방안을 모색하자는 정부의 명분은 정당해 보인다. 참조가격제는 왜 다시 화두로 부상했을까? 한국의 건강보험 약제비는 정부의 지속적인 억제정책에도 불구하고 전체 급여비의 29%를 상회하고 있다. 최고가 의약품의 사용은 더욱 증가추세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한나라당 윤석용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최고가약과 최고가약을 제외한 상대적 저가약 사용량 점유율은 2006년 53.4% 대 46.6%에서 2010년에는 59.2% 대 40.8%로 격차가 더 커졌다. 약제비 증가율이 지난해에는 10% 이하로 일시 하락하는 등 일부 효과가 나타나기는 했지만, 약제비 적정화 방안으로 도입된 현행 제도들만으로는 급증하는 약제비를 통제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기등재약 목록정비 사업을 사실상 포기한 정부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지적한다. 저가구매 인센티브나 외래처방인센티브 등 지난해 새로 도입된 새 제도들은 한시적 대책에 불과하다는 점도 이들이 우려하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대안론은 뭘까. 참조가격제 전도사를 자임하는 숙명약대 이의경 교수의 말을 들어보자. 이 교수는 “공급자 중심적 약제비 관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전환이 모색돼야 할 시점”이라고 제안했다. 공급자 중심적인 방법으로는 약제비 관리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소비자의 동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근 국제적으로 건강보장의 ‘거버넌스’(거시적 관리 및 운영방식)가 시장, 시민사회, 소비자 중심으로 위치 이동하면서 소비자의 선택권이 중요하게 부상하고 있다는 점도 이 교수가 ‘참조가격제’에 주목하는 이유다. 그는 한국에 맞는 참조가격제 운영 ‘툴’을 고안해 ‘그룹별상환약가제’로 부르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다른 전문가들 또한 참조가격제가 대세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전문가들의 연구보고서를 보면, 참조가격제는 1989년 독일을 시작으로 네덜란드(1991년), 덴마크(1993년), 스웨덴(1993년), 이탈리아(1995년), 캐나다 브리티쉬 콜롬비아(1995년), 호주(1998년), 스페인(2000년), 프랑스(2003년) 등 주로 유럽지역 국가들에서 도입됐다. 기준가격 설정방법과 본인부담차등제, 대체조제 의무화 등 각기 나라마다 다른 적용 ‘툴’을 갖고 있다. 일본의 경우 1997년 여당이 약가차익 해소를 위해 ‘일본형 참조가격제’ 도입을 추진했지만 일본의사회의 강력한 저항으로 찬반논란 끝에 백지화됐다. 노르웨이는 추가적인 행정비용 증가로 제도의 효과가 의문시돼 폐기했는데, 특허만료약에 대해서는 참조가격제와 유사한 ‘단계적 가격모델’을 운영하고 있다고 서울대 권순만 교수는 ‘국내외 제네릭 약가 비교연구’에서 소개했다. 한국정부 또한 2001년 5월31일 ‘재정건전화종합대책’를 통해 참조가격제 도입을 추진했다가 2002년 결국 백기를 들었다. 반발은 의료계는 물론이고, 제약, 시민사회단체 등 사회전반에 걸쳐 나타났다. 특히 다국적 제약사들의 조직적인 저항은 국회 진상조사 파문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미국정부가 참조가격제 폐지 압력을 직접 가했고, 이태복 전 복지부장관의 경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이 제기됐던 것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돼 있던 한나라당 김홍신 의원의 폭로는 파문을 불러왔다. 미국정부와 다국적 제약사들이 한국정부를 상대로 2001~2002년 1년에 걸쳐 26차례나 참조가격제 철회를 포함해 보험약가 정책에 대해 압력을 행사했다는 주장이었다. 당시 압력을 받았다던 정부 측 인사들은 김원길.이태복 전 장관과 현 제약협회장인 이경호 전 차관, 현 WHO 서태평양 사무처장인 신영수 전 심평원장, 제약협회 부회장을 지낸 문경태 전 연금보험국장 등이다. 복지부 입장에서는 오는 6일 보건의료미래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료계와 제약계 등을 설득하는 데 이런 경험들이 중요한 밑거름(학습효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측 관계자는 "참조가격제는 건강보험 분야 소위원회에서 충분한 토론을 거쳐 지출효율화 중장기 과제로 채택됐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이날 회의에는 참조가격제 도입 필요성과 기대효과, 쟁점, 해외 사례 등이 제시될 것이다. 시행방안이나 타임스케쥴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귀띔했다. 보건의료미래위원회가 중장기 제도개선 과제를 논의하는 만큼 이른바 ‘한국형 참조가격제’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검토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그는 “2002년 당시에는 사회적 수용성과 제반 인프라에 대한 고려보다는 건강보험 재정파탄이라는 큰 불을 끄는데 급급해 무리하게 제도를 추진했던 게 사실”이라면서 “제도도입을 위해 전제돼야 할 기반들을 하나하나 만들어 가면서 중장기적으로 제도를 설계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실제 참조가격제는 처방권 침해, 본인부담금 증가에 따른 보장성 축소우려, R&D 투자의욕 저해, 의약품 정보의 비대칭성 등을 이유로 제도도입에 반대하는 ‘당사자들’을 설득하는 문제 뿐 아니라 참조가격군과 적정기준가격 설정 등 과학적이고 기술적인 측면에서의 인프라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 또한 제네릭에 대한 불신해소와 더불어 급여의약품의 28%에 불과한 생동시험약 확대도 우선 고려돼야 할 과제다. 이에 대해 복지부 한 관계자는 사견을 전제로 “약제비 지출효율화를 위해 참조가격제는 반드시 필요하다. 제도 시행을 위한 기반도 어느 정도 마련됐다. 의약품 선택에 있어서 비용의식을 갖고 있는 똑똑한 환자들을 개입시키는 일을 더 이상 늦춰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2011-07-04 06:50:00최은택 -
통합 공보험 쌍생아, 갈등과 경쟁 속 '성장가도'7월 1일로 통합 건강보험출범 11주년, 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분리 11주년을 맞는다. 우리나라 공보험은 1977년 11월 전국의료보험이 처음 도입된 이후 크고 작은 변화를 거쳐 단일보험체제로 확립됐다. '더 내는' 직장조합과 '덜 내는' 지역조합 간 치열한 논쟁 속 통합 공보험의 탄생은 '능력에 따른 부담, 필요에 따른 이용'을 기치로 우리나라 건강보험 역사의 한 획을 긋는 일대 사건이었다. 2000년 7월 정부는 진료와 조제 직능을 분리하는 의약분업 제도 시행과 동시에 단일 보험자의 심사·평가 기능도 나눴다. 통합 공보험 출범과 심사·평가의 분리 징수·지급기능을 핵심으로 하는 건강보험공단과 심사·평가 전담 기관인 심사평가원의 분리 출범은 보험자에서 심사·평가 기능을 떼어내 공정성과 형평성을 갖춰야 한다는 판단에서 출발한다. 공단은 당시 139개로 산재해 있던 보험(조합)들의 완전 통합 시점인 2000년 탄생했다. 그러나 실질적 통합은 직장조합과 지역조합의 재정이 통합된 2003년 7월이라는 것이 공단 측 설명이다. 단일 보험자인 공단은 약가협상과 상대가치점수에 따른 요양기관 수가협상을 비롯해 급여비 지급, 부당청구에 따른 환수 등이 업무의 핵심이다. 약제비 증가와 함께 재정건전화 문제가 대두되면서 지불자로서의 공단의 역할은 지속적으로 부각되고 있다. 2006년 약제비적정화방안의 일환으로 시작된 약가협상제도와 2008년도분부터 적용되고 있는 요양기관 유형별 수가협상제도는 지불자로서 공단의 역할이 더 증대되고 있음을 방증한다. 보험자인 공단으로부터 요양기관과 약제 급여청구 심사·평가 기능이 분리, 독자 기관으로 출범한 심평원은 심사물량 폭증과 전자급여청구의 발달 등으로 전산기반의 성장을 거듭해 왔다. 심평원은 전체 요양기관 99.9%의 전산청구를 바탕으로 현재 50%에 달하는 전산심사로 인력을 대체하고 있으며 약제와 치료재료를 포함한 다양한 재원의 급여를 심사·평가하고 있다. 최근 몇 년 새 시장형실거래가제도 시행과 기등재약목록정비사업, 요양기관 DUR 사업 등 정부정책을 핵심적으로 수행하면서 업무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심사-환수 사이, 업무 중복 논란 비화되기도 양 기관의 이 같은 독자적 발전에도 불구하고 '한 몸'에서 비롯된 특성으로 기관별 기능에 대한 갈등은 여전히 잔존한다. 특히 최근까지도 기관 간 해석의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부문은 심사와 사후관리를 둘러싼 재정절감 실적이다. 지난해 공단은 요양기관 부정·허위 청구 자동적발 장치인 '건강보험 급여관리 시스템( NHI-BMS, 구 FDS)'을 개발하면서 심사부문 업무 중복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심평원 심사와 NHI는 각각 사전-사후관리 기전으로 그 형식은 다르지만, 부당·부정 청구 적발이라는 공통분모는 이중심사라는 요양기관의 비판과 업무중복이라는 국회의 뭇매를 피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이에 공단은 부정·부당 적발을 강화시키는 것이 보험자로서의 당면 과제라고 강조한다. 의료소비 패턴 변화와 늘어나는 약품비, 급여비를 통제하고 재정절감 효과를 거두기 위한 방책이라는 것이다. 연 13억 건의 요양기관 청구 중 심평원에 제기되고 있는 이의신청이 연 11만건 수준에 삭감실적(적발)도 저조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해석이다. 반면 심평원은 지난 11년 간 사후심사 위주에서 적정급여 자율개선제 등 사전관리 정책으로 지향, 예방실적만 자체추산 4215억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간극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공단-협상·지불, 심평원-심사·평가…업무 정교화 주목 끊임없는 업무 중복 논란에도 양 기관의 독자적 성장은 주목할만 하다. 공단은 지불자의 입장에서 재정악화를 이슈화시키면서 요양기관 수가협상과 약가협상, 더 나아가 지불체계 개편을 주도하고 있다. 약가협상의 경우 짧은 역사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다양한 협상 기전을 연구하고 적용방안을 모색하는 등 정책 전반에서 두드러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의 경우 2005년 시범사업을 거쳐 2008년 독자적으로 실시, 올해로 3년째 접어들고 있다. 인력문제와 근무환경, 부당청구 및 기관관리 등 당면해야 할 난제는 산적해 있지만 유럽 선진국형 사회복지 지향에 발을 뗀 것에는 의미가 있다. 심평원 역시 기등재약 목록정비와 시장형실거래가, DUR, 가감지급사업 등 보건당국의 핵심 정책을 주도적으로 실행하고 의약품 유통의 과학적 관리를 통해 업무 스팩트럼을 다양화시키고 있다. 특히 지난 1~2년새 연이어 도입된 기등재약 목록정비와 시장형실거래가, 가감지급은 심평원의 핵심 사업들로 급여 의약품의 수와 사용량, 비용을 선제적으로 통제한다는 의미에서 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최근에는 전산심사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동차보험 등 민간보험 영역의 심사도 위탁받을 예정이다. 출범 11년을 맞은 현재 공단과 심평원은 지불 및 심사·평가 기관으로서 각각의 독자 업무를 점차 정교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경향은 약품비 통제 등 재정절감과 의료의 질 향상 등 보건의료 선진국들의 정책 흐름과 맥을 같이 하면서 보건의료와 제약 전반의 통제기전이 고도화될 것을 예고하는 대목이다.2011-06-30 06:49:55김정주 -
제네릭 신뢰 형성, 시판 후 품질 관리에 달렸다생동조작 사건 이후 2007년부터 유지한 생동성시험 전(全)품목 실태조사가 올해부터 선별 품목 실태조사로 전환됐다. 이에 따라 이전 실태조사에서 적합 판정을 받은 생동성시험 기관은 실태조사가 면제된다. 그간 식약청은 15명 안팎 인력으로 신규 승인된 생동성시험의 실태조사를 모두 진행해 왔다. 생동성인정품목은 2007년 716개, 2008년 650개, 2009년 420개, 2010년 435개로, 약 2200개의 품목을 고작 15명이 실태조사를 진행해 온 것이다. 여기다 생동재평가로 들어오는 생동성시험 검토업무까지 감안하면 ‘어떻게 일을 했을까’ 정도로 업무량이 많았다. 사실 전품목실태조사는 생동조작 사건으로 땅바닥에 떨어진 신뢰를 회복하고자 식약청이 던진 승부수였다. 어느 나라도 '무식하게' 전품목에 대해 현장 조사를 실시하지는 않는다. 심지어 미국은 기초자료 조차도 전체의 20%(한국 100%)밖에 검토하지 않는다. 시판약 못미덥다…식약청 더 엄격해야 이제 식약청은 잘 못하는 기관만 골라 실태조사를 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올해 ‘생동성시험 기관 지정제’가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앞으로는 보다 합리적인 관리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이렇듯 생동조작 후폭풍에 의한 비상시기는 끝이 나고 이제는 안정화로 접어드는 모양새다. 지난 초인적인 생동성시험 관리가 드디어 빛을 보고 있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생동성시험 신뢰회복이 금세 제네릭 신뢰 회복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생동시험약과 시판약이 똑같냐”는 의심이 자리 잡고 있다. 지난달 17일 진행된 식약청-대한의사협회 생동성시험기관 공동실사에 참여한 의사들도 시판 의약품 품질에 의구심을 드러냈다. 당시 이재호 의협 의무이사는 “일부 우려스러운 건 시간이 지난 의약품도 품질이 유지되고 있는지 여부”라며 “이러한 의약품을 분석할 수 있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판약에 대한 품질평가 방법으로 의료계는 최근 무작위 추출 재검사를 요구하고 있다. 시판하는 의약품 몇몇을 골라 생동성시험을 통해 동등성 여부를 따져보자는 것이다. 이는 시판약이 허가 당시 품질과 다르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의료계는 국내 제약사의 생산능력을 의심하고 있다. 이 같은 주장에 식약청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의료계의 불신이 예상보다 더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식약청 관계자는 “전 세계 어느 나라도 시판약을 생동성시험을 통해 점검하는 곳은 없다”며 “의료계의 주장을 이해할 수 없다”고 서운함을 드러냈다. 시판약은 현재 GMP(우수제조·품질관리기준)제도로 충분히 커버할 수 있다는 게 식약청 입장이다. 특히 제네릭 허가심사가 생동성시험을 통해 철저하게 이뤄지는 것처럼 허가 이후 시판약도 선진 GMP 제도를 통해 관리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를 테면 시험약과 동일한 제조방법과 공정에서 시판약이 만들어지고 있고, 제조환경에 변화가 생기면 생동성시험을 재실시하는 방법으로 품질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즉, 이미 검증된 시판약까지 생동성시험으로 품질을 검증할 필요는 없다는 이야기다. 이에 반해 전문가 그룹에서는 제네릭 품질의 의심을 가진 세력이 많은만큼 제약사와 식약청 스스로 신뢰 확보 차원의 '행동'도 보여줄 ?요가 있다고 말한다. 변진옥 박사(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는 "제네릭의 질을 담보해내지 못하면 어떤 정책을 써도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정부나 제약사 모두 사후관리 강화나 실증연구 등을 통해 이런 불신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서울대 김진현 교수도 "사후관리를 통해 부적합 품목을 과감히 퇴출시키는 조치를 보여야 한다"며 식약청의 미온적인 품질관리 정책을 비판했다. 사후관리 강화 필요성 '인정'…홍보가 최우선 사후관리 강화를 통해 제네릭 품질의 신뢰성을 높일 필요성이 있다는 데는 식약청도 동의하고 있다. 하지만 그 방법론에서 외부 목소리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최근 심포지엄에서 식약청 정수연 약효동등성과장도 “허가받을 때와 똑같은 상태로 품질을 유지하는 게 식약청의 향후 가장 큰 숙제”라며 사후관리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에 일환으로 지난 5월에는 생동인정품목에 대한 기획점검을 처음으로 실시하기도 했다. 선진GMP 도입 이후 지난 4년간 지도·교육에 매진했다면 연착륙을 이룬 지금부터는 엄격한 잣대로 단속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제 걸음마 단계지만 해외 제조소에 대한 사후 방문도 작년부터 시작됐다. 작년 2곳에 이어 올해 미국, 인도 등 해외 소재의 제약공장 3곳을 방문해 품질을 점검할 예정이다. 식약청은 그러나 행동도 중요하지만 신뢰 회복의 열쇠는 '홍보'에 있다고 보고 있다. 현 제도의 이해부족이 불신을 더욱 부채칠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조윤미 녹색소비자연대 본부장도 지난 3월 열린 생동성시험 간담회에서 "잘 모르는 사람이 문제를 제기한다"며 "모르는 사람의 의견을 가르치고 설명하고 참여하고 이해시키는 것이 제네릭 신뢰 회복의 가장 중요한 잣대"라고 설명했다. 식약청은 이에 향후 방안으로 의·약사 등 전문가 대상 집중 홍보 및 일반 소비자 대상 홍보를 강화할 예정이다. 최근엔 일반인 대상으로 생동성시험 홍보 리플릿도 마련했다. 또한 오는 12월에는 지난 5월에 이어 또한번 의료계 관계자를 대상으로 생동성시험 기관 탐방도 가질 계획이다. 식약청 관계자는 “생동시험약과 시판약이 다를 것이라는 오해를 바로 잡아줄 필요가 있다”며 “앞으로는 생동성시험 운영 및 GMP 등 사후관리 제도에 대해 적극적으로 홍보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2011-06-29 06:50:00이탁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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