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자사, 내건 말과 액션 차이나 이질감 불러에이즈환자인 A씨는 먹먹했다. 외국계 제약사 외국인 한국지사장은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했다. 언어가 달라서가 아니다. 통역을 맡은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도 얼굴을 찌뿌렸다. 그는 한국의 보험약가가 너무 낮아 에이즈치료제를 공급할 수 없다고 했다. 이 약이 시급하게 필요한 환자는 한 손에 꼽을 정도지만 단 한 바이알도 내놓을 수 없단다. A씨는 다른 에이즈치료제로는 더이상 반응하지 않아 반드시 이 약이 필요했다. 한쪽 눈은 이미 시력을 거의 잃은 상태다. 이러다간 생명도 잃을 수 있다. 한국지사장에게는 약값이 더 중요했다. 본사가 정한 국제가격기준보다 낮게는 국내에 공급할 수 없다고 했다. A씨 뿐 아니라 의약품 공급이 중단되거나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중증질환자들이 피킷을 들고 거리로 나선다. 외자계 제약사들은 제값을 쳐주지 않는다고 불만이다. 건강보험공단은 독점권을 이용해 제약사들이 지나치게 높은 가격을 요구한다고 볼멘소리다. 그 사이에서 환자들의 건강권은 돈 보다 가치가 없다. 외자계 제약사들은 본사가 정한 가격을 지키기 위해 전방위로 압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이태복 전 복지부장관은 외자계 제약사 로비와 압력으로 경질됐다고 주장해 파문을 불러일으켰다. 의약분업 초기 건강보험 재정파탄 해소방안 중 하나로 참조가격제와 최저가실거래가제를 도입하려고 했더니 무섭게 몰아치더라는 것이다. 이 전 장관의 주장이 맞다면, 그들에겐 장관 하나 쯤은 날려버릴 수 있는 힘이 있었다. 시민사회단체 한 관계자는 "외자계 제약사는 질병치료와 인류의 건강증진을 최우선의 가치에 두고 있는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속내는 초과 이윤에만 관심이 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불신의 골은 높기만 하다. 혁신과 투명성, 윤리를 외치지만 이면엔 이윤논리만을 추구하는 자본의 속성만 도사리고 있다는 것이다. 본사가 설정한 국제 약가기준이 무너지면 과연 외자계 제약사는 손해를 보는 걸까? 전자공시시스템에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주요 외자계 제약사 11곳이 2009년과 2010년 각각 이익금을 본사에 배당(송금)한 금액은 600억원을 조금 넘는다. 송금액만 놓고보면 본사의 이익률은 매우 제한적이다. 하지만 외자계 제약사 본사는 한국법인에 제품을 팔면서 이미 적지 않은 이익을 챙기고 있다. 외자계 제약사 출신인 한 전직 CEO는 "약가만 글로벌 프라이스 정책이 있는 것이 아니라 공급가격도 그렇다"면서 "한국에 들여오는 공급가는 여타 선진국과 동일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본사가 수입원가 자체를 높여 충분히 이익을 구가한다는 것이다. 외자계 제약사 한 관계자는 "공장이 있는 국가에서 바로 한국에 제품을 공급하지 않고 제3국을 경유하는 방식으로 원가를 부풀리는 경우도 있다"고 귀띔했다. 한국법인이 가맹점이나 대리점처럼 본사로부터 횡포를 당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미국계 한 제약사는 본사가 의약품 대금결제 화폐를 결정한다. 매년 애널리스트 분석을 통해 달러와 유로화 가치를 비교해 더 이익이 큰 화폐로 결제를 요구한다는 것이다. '밀어넣기' 사례도 있다. 가령 신약인 A제품의 수입원가를 한국법인은 800원이 적정하다고 제시했는데 본사는 1100원으로 더 높게 요구했다. 협의를 거쳐 950원으로 조정됐는데, 수입량을 5배 이상 늘리면 공급단가를 850원으로 낮출 수 있다고 한국법인에 제안하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한 외자사 국내법인은 한국 지사장의 출세욕에 희생당하기도 했다. 본사 배당금을 높이기 위해 한국법인 명의로 수년에 걸쳐 400억원 가량을 대출을 받았다는 것이다. 다른 한편 국내 제약계 관계자들은 공장이나 R&D센터도 없이 사실상 수입도매상 역할을 하는 외자계 한국법인들이 혁신 제약사 흉내를 내고 있다고 볼멘소리다. 국내 한 제약사 관계자는 "입만 열면 혁신 윤리 투명성을 이야기하는 데 국내에서 하는 일은 대부분 완제수입 의약품을 판매하는 일이다. 임상도 제품판매와 직결된 후기임상 위주로 진행하면서 마치 R&D에 막대한 돈을 쓰는 것처럼 포장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이유에서 국내 제약사도, 시민사회단체도 다국적 제약사의 긍정적인 역할은 외면하며 '외자(外資) 제약'이라고 부른다. 이들의 관념 안에서 다국적 제약사는 '우리'안에 없는 것이다.2013-06-05 06:34:58최은택·어윤호 -
세계 7대 임상강국 도약…'외자' 없인 불가능했다한국은 세계적인 임상시험의 허브로 부상했다. 다국적제약사 없이는 불가능했던 일이다. 2000년 의약분업 당시 5건에 불과했던 국내 다국가 임상은 지난해 303건에 이르렀다. 국내 제약사 임상을 합하면 한해 승인된 임상건수가 600건을 넘어선다. 글로벌 랭킹 7위의 위상이다. 특히 서울은 독일 베를린, 미국 휴스턴과 뉴욕에 이어 세계 4위의 임상시험 허브도시가 됐다. 한해 서울소재 대형병원 등지에서 진행되는 임상건수만 500건에 육박한다. 식민지 개척이 한창이었던 시절, 상인과 군대보다는 선교사가 미지의 땅에 먼저 첫 발을 디뎠다. 그리스도를 전파한다는 명목이었지만 그 지역의 계급과 사상체계를 뒤흔드는 역할을 했다. 에드워드 사이드는 아시아, 즉 '오리엔트'를 자신들의 선진문명과 문화를 전파해야 할 서양(옥시던트)의 타자개념으로 취급했다고 지적했다. 일본은 한국을 식민지화하면서 철도를 놓고 길을 냈다. '신작로'는 그 때 탄생한 용어다. 토지에 대한 근대적 측량도 실시됐고, 농지는 반듯하게 경지 정리됐다. 모두 효율적인 착취를 위해서였다. 친일성향의 사학자들은 일본 식민지 시절 한국이 비로소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을 도입하게 됐다며, 이 부분에서는 고마워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국적 제약사들의 기여도 또한 이런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결론은 이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열심히' 일했고, 그 과정에서 국내 제약산업 발전에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보는 게 합리적일 것이다. 가령 국내 다국가 임상이 활성화되기 전만해도 국내 유명대학 교수들도 임상의 개념과 가치를 이해하지 못했다. 지금은 임상시험센터로 첫 손에 꼽히는 한 대학병원의 교수는 다국적 제약사 다국가 임상시험에 참여하면서도 임상관련 기록을 해당 업체에 내놓으려 하지 않았다. 그 교수는 "내가 불러주는 것이나 받아 쓰면 되지 감히 차트를 보겠다니…"라고 발끈했다는 것이다. 다국적 제약사 한 관계자는 "먼 옛날의 얘기가 아니다. 한국의 임상은 짧은 기간안에 비약적으로 성장했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김동욱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교수는 "다국가 임상의 장점은 단순히 임상 인프라가 축적된다는 수준을 넘는다"면서"의사들이 임상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어떤 데이터를 구축해야 하는지 알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백혈병 치료분야 세계적 권위자로 손 꼽힌다. 그의 경험도 다국가임상의 힘이 컸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국내에 물질특허가 도입된 1980년대 후반에는 이런 일도 있었다. 당시 정부는 신약개발 필요성을 절감했지만 국내 제약산업은 인프라와 인적자원이 턱없이 부족했다. 다국적 제약사에 도움을 요청할 수 밖에 없었다. 다국적 제약사 선진 연구소에 국내 인력이 공부할 수 있도록 연수프로그램을 지원해 달라는 것이었는데 미국과 영국계 제약사들은 모두 손사래쳤다. 구원투수는 오츠카제약이 맡았다. 이 회사는 수년에 걸쳐 국내 연구자 30명 가량을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까지 본사 연구소에서 일할 수 있는 연수프로그램을 제공했다. 이 연수프로그램은 국내 연구소 싱크탱크의 산실이 됐는데, 1호 연수생이 현 동아소시오홀딩스 김원배 부회장, 동아제약 김순회 연구소장 등이다. 국내 의약품 생산시설과 공정이 선진화되기 이전에는 다국적사 합자법인의 역할이 컸다. 소분제조 공정이 주류를 이뤘지만 80년대까지 국내 제조인력은 합자공장에서 노하우를 쌓았다. 화이자 공장에서 근무했던 한 근로자는 "옛날에는 외자사에서 근무하고 국내사 공장에 스카웃되는 사례가 허다했다"며 "소분제조였지만 국내 업체는 그만큼의 관리 능력도 절실했다"고 말했다. 다국적 제약사는 국내 영업을 활성화하면서 고용 창출에도 일조했다. 최근 들어 인력이 줄어가고 있는 추세지만 지난해 기준 다국적의약산업협회(KRPIA) 회원사 33곳이 고용한 인력만 6700명에 달한다. 한 곳당 평균 200명 꼴이다. 규제당국이 선진화된 것도 다국적 제약사의 완제의약품이 밀려들어오면서 빠르게 이뤄졌다. 2000년 이전만해도 국내 의약품당국은 ICH-CTD(국제공통기술문서) 개념조차 낯설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허가 의약품을 해외에 내놓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현재도 FDA나 EMA에 의존하는 측면이 없지는 않지만 처로 승격한 식약처의 위상은 10년전과 확연이 달라졌다. 경제성평가를 기반으로 한 정교한 약가제도가 수립돼 가는 과정도 다국적 제약사의 저항을 기반으로 한 '변증법적' 성장과정을 밟고 있다. 시판후 의약품에 대한 'Safety 가이드라인' 등 다국적 제약사의 내부 관리 프로세스 또한 국내 제약사에 빠르게 이식되고 있다. 다국적사 본사, 해외법인 등에서 근무하면서 R&D나 관리 능력을 갖추는 인적 자원도 늘고 있는 추세다. 한 다국적사 임원은 "앞으로 더 많은 다국적사 직원들의 글로벌 진출이 이뤄질 것"이라면서 "해외에서 쌓은 경험은 국내 제약산업이 도약하는 데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2013-06-04 06:35:00최은택·어윤호 -
이윤찾아 나선 십자군 전장…시장 60% 손아귀에서유럽의 군사들은 가슴에 십자가를 새기고 팔레스타인과 예루살렘을 탈환하기 위해 8차례나 대원정을 감행했다. '십자군전쟁'이었다. 이 전쟁의 근저에는 새로운 지배영토를 획책하려는 봉건영주와 하급기사,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는 상인들의 욕망이 뒤엉켜있었다. 자본주의가 융성한 뒤부터 초대형기업들이 나서 또다른 십자군 원정을 감행하고 있다. 이 원정엔 국경도 국가도 따로 없다. 이윤 만이 '절대선'이다. 국내 제약시장은 이들 십자군의 각축장이 된 지 오래다. 이들은 스스로를 '다국적 제약사'라 부른다. 자국을 넘어 적어도 2개 국가 이상에서 의약품을 판매한다는 의미다. 의약분업과 급격히 고령사회로 진입하는 한국의 인구구조 변화는 이들에게 '페로몬'으로 작용했다. 다국적사들이 한국 대문을 두드리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국내에 진출한 다국적사들은 화이자(중앙제약), 사노피(태광사노피), 노바티스(한스제약) 등 이른바 글로벌 빅파마들이었다. 이들은 합자기업 형태로 터를 닦았다가 규제가 사라지면서 100% 외자기업으로 탈바꿈했다. 다국적사들은 의약분업을 전후해 물밀듯이 밀고 들어왔고, 이런 행렬은 현재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올해 5월 현재 이들 십자군은 50개가 넘는다. 미국(16곳), 유럽(23곳), 일본(11곳) 계가 3대 계파를 형성하고 있는 데, 글로벌 20대 기업 중에서는 암젠을 빼고는 모두 한국 땅에 깃발을 꽂았다. 비교적 최근 입성한 십자군들은 이름이 낯설지만 출신지역 내에서는 내로라하는 '선수들'이다. 올해 인비다코리아를 인수하면서 상륙한 메나리니는 126년 전통의 이탈리나 1위 업체다. 230년의 역사를 가진 일본 '넘버원' 제약 다케다도 지난해 뒤늦게 국내에 들어왔다. 특화 기업들의 등장도 눈에 띈다. 피부과, 성형외과를 중심으로 국내 미용시장 규모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최근 7~8년 사이 갈더마, 멀츠, 레오파마 등이 잇따라 상륙했다. CNS계열 의약품의 강자인 룬드벡도 이미 자리를 잡았다. 항바이러스 약물 전문 제약사인 길리어드는 지난해 한국법인을 설립해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GSK가 판매했던 B형간염치료제 '제픽스'와 '헵세라'의 원개발사다. 청구액 1300억원으로 처방약 시장 1위 자리를 굳힌 '바라크루드'에 도전할 신약 '비리어드'를 들고 직접 한국 원정길에 오른 것이다. 신약 개발사 뿐 아니라 제네릭사들의 등장도 흥미롭다. 국내 진출 여부를 놓고 소문이 무성했던 이스라엘 제네릭사 테바는 한독약품과 합작사 한독테바를 설립했다. 스페인계 신파, 화이자의 제네릭사업부 바이탈스도 지난해 잇따라 한국땅에 상륙했다. 그렇다면 다국적제약사들은 왜 한국시장의 문을 두드렸을까? 또 지배력이 두드러질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 시작은 바로 의약분업이다. 2000년 7월 의약분업이 실시되자 이전에는 약국을 찾던 환자들이 병·의원으로 이동하면서 의사들은 오리지널 제품 위주로 처방 트렌드를 바꿨다. 제약산업의 경쟁 구도가 가격 경쟁에서 의약분업 이후 제품력에 근거한 브랜드 경쟁으로 변화하게 된 것이다. 이같은 경향은 다국적사들의 시장 점유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당시 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의약분업 전인 1999년 하반기와 2001년 하반기의 매출을 비교했을때 국내 상장제약사들은 32.5%, 비상장 중소제약기업들은 4.5% 증가한 반면, 다국적사들은 무려 72.8%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노바스크, 리피토, 플라빅스에 이어 바라크루드, 글리벡 등은 단일품목으로 처방액 1000억원을 넘어서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국내 제약사 한 관계자는 "다국적 제약사 품목들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60% 내외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국내 제약시장의 절반 이상을 외자계 제약기업이 장악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실제 다국적 제약사 품목으로 추정 가능한 단독등재성분(22.4%)과 복수등재성분 중 최고가(39.1%) 제품의 청구액 점유율은 2011년 기준 61.5%였다. 청구량은 이보다 조금 낮은 59%이다. 다국적 제약사 한 관계자는 "약가제도가 장벽이 되기는 하지만 신약은 일단 보험등재되면 탄탄대로가 열린다. 세계 제약시장에서 점유율이나 앞으로 성장가능성을 보면 한국은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이라면서 "이익이 있는 데 한국에 진출하지 않는다는 게 오히려 이상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2013-06-03 06:35:00최은택·어윤호 -
"약력관리에 금연상담까지"…진화하는 약사니즈는 충분하다. 우리나라도 이제 건강증진서비스는 꼭 필요한 공적서비스 중 하나가 됐다. 앞으로 개인 건강증진과 관련된 다양한 콘텐츠가 주목 받을 것이다. 이미 일반인들 사이에서 '건강서비스는 병원에서 의사가 제공하는 것'이라는 전통적인 인식이 허물어지고 있다. 소비자들은 집, 직장, 헬스센터, 약국 등 다양한 환경에서 일상적으로 건강관련 서비스를 이용한다. 여기에 발맞춰 지방정부를 중심으로 지역민을 대상으로 한 건강증진서비스가 속속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걸음마 단계인 우리나라의 현 건강증진사업에서 약국은 적잖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보건소와 지역민을 연결하는 중간자 역할에 약사들이 적국 나서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가 추진 중인 ' 세이프약국'은 지자체가 추진하는 지역 약국 주도 건강증진서비스의 대표 사례중 하나다. 지난달 시작된 세이프약국은 6개월 간 시범사업을 거쳐 본사업으로 전환될 예정이다. 참여 약국은 현재 약력관리와 자살예방 게이트키퍼, 금연 프로그램 연계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구체적으로 약사들은 약력관리와 더불어 생활습관과 간단한 영양요법, 운동요법 등 건강과 관련한 제반 정보를 제공한다. 이용자에게는 1명당 총 5번의 서비스가 이뤄진다. 구 단위의 건강증진서비스도 활성화되고 있다. 서울 중구, 광진구 등은 '대사증후군 관리서비스' 일환으로 협력약국을 지정해 고혈압, 고지혈, 비만, 당뇨병 등을 관리한다. 자발적으로 협력약국을 모집하고 자체 교육을 진행해 '약국-보건소' 연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약국은 내원객의 약력, 나이, 성별 등의 정보를 활용해 서비스 적합 대상을 찾고, 보건소에 연계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협력약국은 현재 중구는 50곳, 광진구는 20곳 가량 운영되고 있다. 서비스 이용자에게는 각 보건소내에 설치된 통합건강관리센터를 통해 추적관리, 방문자관리, 건강SMS제공, 건강과 영양, 운동에 대한 상담서비스 등을 지속적으로 제공한다. 또 무선 혈당측정기, 혈압측정기, 전화기형 게이트웨이 등 데이터 전송기기와 측정기기도 지급한다. 물론 자살예방 게이트키퍼와 금연 프로그램 등의 경우 약국의 역할은 단순 연계자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자살증후군 환자를 지역 건강정신센터에 연계해 치료를 돕는 사례가 속속 보고된다. 서울시 강서구의 한 약사는 "약국은 문턱이 낮고 사적인 이야기까지 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인식이 있다"며 "건강증진서비스 파트너로 약국이 좋은 역할을 할 수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약사가 서비스 이용자의 약력을 체크하고 복약 안내서 등을 미리 준비하기 때문에 중복 투약 관리도 이뤄진다. 서울시 도봉·강북구의 한 약사는 "만성질환의 경우 여전히 중복처방 사례가 발견되고 유통기한이 지난 약을 복용하는 이도 적지 않았다"며 "특히 고령 환자는 환자별 맞춤 관리를 진행하고 복용약 전반을 점검하면서 문제점들을 확인하고 정정할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 지자체들 역시 우리나라 약국들이 건강증진서비스에 있어 적합한 조력자라고 입을 모은다. 중구의 경우 처음 1년이 넘는 기간동안 '의원-약국' 연계 건강관리 사업을 추진했지만 참여율이 낮아 방향을 선회했다. 의원의 접근성이 문제가 됐다. 중구 보건소 관계자는 "건강증진서비스는 질환 '예방'이 주 목적이기 때문에 참여율을 가장 크게 고려할 수 밖에 없다"면서 "약국은 병의원처럼 '아파야 가는 곳'이라는 이미지 보다 '조금 이상하면 가는 곳'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기획취재팀=최은택·어윤호·김지은2013-05-30 06:34:58기획취재팀 -
건강증진도 산업화?…단추 잘못 끼운 정부 헛발질"국민행복의 가장 필수적인 요소는 건강입니다. 만성질환의 예방과 관리, 보편적 의료보장 등의 주제는 건강을 통해 인류의 행복을 달성하기 위한 핵심적인 각론입니다." 진영 복지부장관은 지난 2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66차 세계보건총회 기조연설에서 이 같이 말했다. 건강과 관련한 정책은 전통적인 방식보다 더 포괄적이어야 하고 다분야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새 정부의 보건복지 대외협력 키워드로 '웰빙외교'를 천명하면서 나온 이야기들이다. 진 장관의 기조연설과 무관하게 이번 총회에서 2020년까지 만성질환 예방과 관리를 위한 전 세계적 모니터링 체계와 실행계획 등이 현안의제로 다뤄졌다는 점에서 만성질환 예방관리에 대한 국제사회의 경각심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국내 상황은 어떨까? 일단 지난 정부에서 야심차게 추진했던 건강관리서비스제도 도입이 사실상 좌초돼 방향을 찾지 못하고 있다. 민간기관에게 길을 열어주려다가 의료산업화라는 '표식'이 붙었고, 이제는 말을 꺼내기도 힘든 실정이다. 더구나 새 정부는 4대 중증질환과 3대 비급여 '프레임'에 갇혀 당분간 다른 보건의료와 건강정책분야 이슈들은 뒷전으로 밀어놓은 분위기다. 한 보건행정학자는 "대통령 공약이행에 매몰돼 본말이 전도된 정책에 올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건강정책은 30년 전인 70~80년대 만해도 '무의촌' 해소에 집중돼 있었다. 이후 민간공급체계가 급성장하고 전국민건강보험제도가 도입되면서 치료와 지역건강서비스가 이원화됐고, 2000년대 이후부터는 본격적인 건강정책이 수립됐다. 무엇보다 국민건강증진법의 제정과 국민건강증진기금 설치, '헬쓰플랜'(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 등으로 한국 건강정책은 도약의 기반을 마련했다. 주요정책 모형은 만성질환을 타깃으로 개발됐다. 의원급 만성질환관리제, 고혈압·당뇨 등록관리 시범사업, 건강관리서비스 시범사업, 유-헬쓰 시범사업, 지역별 건강사업 등이 그것이다. 복지부 측은 그러나 "이런 정책들은 불충분한 상담 등 서비스 질 미흡과 수요자적 관점이 부족하고, 지역사회 협조체계가 마련돼 있지 않아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웠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비만이거나 혈압, 당뇨 수치가 정상보다 높은 경우 등 건강위험요인을 가진 사람이 만성질환에 걸리지 않도록 사전예방적 건강관리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법적 기반을 마련하려는 움직임도 있었다. 건강관리서비스 제도화가 그것이다. 이 제도는 일정기준의 인력과 시설만 갖추면 서비스 제공기관을 만들 수 있도록 허용하는 데, 질환군, 건강주의군, 건강군으로 분류해 대상자별로 건강생활서비스를 제공하고 치료가 필요한 사람들은 병의원과 연계시킨다. 지역사회 자원을 활용하지 않고 민간기관을 새로 끼워넣어 풀어가는 방식이다. 한 예방의학 전문가는 건강상태 점검이나 생활습관 개선 등을 위한 상담, 교육 등 유의미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민간보험사 등과의 연계 가능성 등이 설계단계에서 충분히 논의되지 못한 한계를 갖고 있었다고 평가했다. 18대 국회에서 의원입법으로 이재선 의원에 이어 손숙미 의원이 수정입법까지 제출했어도 야당을 설득하지 못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복지부는 서비스인력으로 의사, 한의사, 간호사, 영양사 등을 포함한 국가 공인인력을 포함시키기로 했지만, 선진국에서 건강증진 상담사로 역할이 커지고 있는 약사는 배제시켰다. 정부 측 관계자는 "야당과 시민사회의 반발이 너무 크다. 여당도 야당이 반대하는 정책에 대해 시큰둥한 분위기"라면서 "현재는 정부 정책과제에도 빠져 있는 상태"라고 귀띔했다. 이와 관련 고대의대 윤석준 교수는 "건강관리서비스를 제공할 주체가 다양해질 가능성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원칙적으로 필요한 제도"라고 말했다. 윤 교수는 그러나 "일본의 사례처럼 보험자가 돈을 지불하는 방식으로 설계하고 지역사회와 민간자원 등과의 연계를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면 논란이나 오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서비스 제공은 민간이 맡아 운영하더라도 재정과 관리는 공적영역에서 수행하는 쪽으로 손질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시민사회단체 한 관계자도 "만성질환 예방 등 건강정책의 중요성에 대해 전 사회적으로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대의에 공감한다"면서도 "건강영역을 일자리창출을 앞세워 영리추구의 장으로 내몰려고 하는 산업화주의자들을 경계할 뿐'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건강증진이라는 기본원칙보다는 '젯밥'에 치중해 엉뚱한 방향으로 제도를 설계했고, 결과적으로 논란과 갈등을 부추기는 자충수를 뒀다는 주장이다. *기획취재팀=최은택·어윤호·김지은2013-05-29 06:35:00기획취재팀 -
만성질환 관리시기 놓치면 돈 더 쓰고도 고통 받아70대인 A씨는 일상생활에 큰 불편없이 살아간다. 산책 삼아 매일 아침 운동을 나가고 식사도 잘 하는 편이다. 그렇다고 건강하다고 말 할 형편은 못된다. 약물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A씨는 적어도 3~4곳 이상의 병의원을 정기적으로 이용한다. 매일 복용하는 약의 종류도 10가지가 넘는다. 그는 젊을 적 소문난 '주당'이었다. 담배도 많이 피웠다. 다 힘든 직장일을 달래기 위한 유흥이자 기호였다. 그러나 A씨의 몸은 대가를 치르고 있었다. 60세가 넘으면서 전립선암, 뇌경색 등이 차례로 찾아왔다. 만성질환은 세계경제의 '블랙스완'으로 지목되고 있다. 2030년까지 5대 만성질환의 경제적 비용이 47조 달러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전세계 GDP의 4%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세계경제포럼도 세계경제를 위협하는 19개 요인 중 중대하고 가능성이 높은 위협요인으로 만성질환을 꼽았다. 한국사회도 다르지 않다. 2000년 이미 고령화사회에 진입했다.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전체인구 중 7%를 넘어섰다는 이야기다. 문제는 속도다. 2017년 고령사회(14%), 2026년 인구 5명 중 1명이 노인인 초고령사회 진입, 2050년 노인인구비율이 38.2%인 세계최고 수준의 초고령사회. 불과 50년만에 인구구조의 판이 바뀐다는 전망이다. 국내 노인실태조사 연구에서는 노인의 88.5%가 만성질환을 보유하고 있고, 2개 이상도 68.3%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다른 보고서는 2020년 이후 치매환자 100만명, 만성질환자 2000만명 시대가 도래한다고 예견하고 있다. 서른 살이 넘은 인구 중 절반이 만성질환에 노출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사회적 비용을 보자. 복지부가 만성질환자인 P씨의 사례를 토대로 의료비를 추계한 결과, 심부전으로 사망할 때까지 장기요양을 포함해 1억4000만원을 썼다. 부대비용을 뺀 액수다. 반면 P씨가 40대부터 적절히 치료를 받았다면 68세까지 1500만원을 의료비로 지출했을 것으로 분석됐다. 만성질환 관리를 제때 시작하지 않아 의료비를 10배 이상 쓰고도 질병에 고통받고 살았던 셈이다. P씨 사례는 아프기 전이나 위험군에 들었을 때 초기 예방관리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의약품정책연구소 박혜경 실장은 "선진국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만성질환 관리에 초점을 둔 정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면서 "'아픈 20'이 아닌 '건강한 80'이 건강정책의 키워드"라고 말했다. 실제 미국은 '헬쓰 피이플', 영국은 '아우어 헬씨어 네이션', 호주는 '베터 헬쓰 커미션', 일본은 '건강일본 21' 등을 국가 건강증진사업으로 채택하고 있다. 국가 건강증진 목표를 설정하고 범국민적 건강생활실천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눈에 띠는 것은 약국의 역할이다. 의약품정책연구소의 '건강관리약국 도입을 위한 기초연구'에 따르면 영국은 약국에서 건강증진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보편화돼 있다. 연간 약 90% 이상의 국민들이 약국에서 서비스를 받는다. 약국은 의약품 관련 상담 외에도 금연, 만성질환 등의 예방/위험인자 모니터링, 생활습관 정보제공과 상담, 응급호르몬피임법, 성적건강 상담, 체중감소프로그램, 자가치료 보좌, 자살 등에 대한 정보제공과 상담, 알콜 상담 및 조정 등을 제공하면서 지역사회 전문상담역으로 진화했다. 미국 또한 약사에 의한 건강증진이나 질병관리 영역에서 각 단체나 기타 연구진에 의해 개발된 다양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금연, 예방접종관리, 천식, 당뇨, 심혈관질환 관리 등이 꼽힌다. 노르웨이, 덴마크, 벨기에 등 유럽의 많은 국가들에서도 약국은 지역사회 건강증진 기관으로서 금연, 비만, 만성질환 관리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정부 산하기관 한 연구자는 "선진국에서는 지역사회의 예방관리 서비스 수행기관으로서 접근성이 높은 약국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면서 "국내에서도 충분히 구현 가능한 모델"이라고 말했다. *기획취재팀=최은택·어윤호·김지은2013-05-28 06:35:00기획취재팀 -
"수가 협상, 다른 정책 연계 땐 왜곡 심화"수가협상이 정책과 연계된 것은 2007년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단일계약은 유형별로 요양급여비를 지급받는 규모의 편차가 극심한 상황과 간극이 심해, 협상이 만료되면 타결여부와 무관하게 큰 잡음이 뒤따를 수 밖에 없었다. 이에 건강보험공단과 공급자 단체들은 2008년도 협상부터 유형별로 구분해 개별 협상으로 진행하는 내용을 부대조건으로 합의했고, 현재의 협상 모습을 갖추게 된다. 수용여부와 관계없이 협상 부대조건이 정책과 연계시킬 최적의 매개체로 활용돼 온 것에 대해 보험자-공급자 간 이견은 없는 것이다. 양 측은 재정영향 예측을 통해 전체 규모를 정해 합의하는 것을 수가협상의 기본 틀로 잡고 있다. 비급여 문제뿐만 아니라 인구변화, 만성질환자 증가 등 행위 외적 요소가 상존하는 상황에서 원가를 기반으로 수가를 산출하는 것에 양 측 모두 사실상 백기를 든 셈이다. 이 과정에서 건보공단은 유형별로 부대합의 조건을 내걸어 협조 여부에 따라 가점을 부여하는 방식을 채택, 정책 추진에 징검다리로 활용해 왔다. 유형별 수가협상 합의와 약품비 절감 부대조건의 실효성을 경험한 재정운영위원회와 가입자단체들은 정책과 연계된 강력하고 정교한 부대조건을 내걸지 못하는 보험자 측에 강하게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가입자 단체의 한 관계자는 "6년 간 정책과 연계된 부대조건으로 제시된 여러 안 중에서 제대로 구현된 것은 유형별 수가협상과 약품비 절감이 고작"이라며 "그나마 정교하게 짜여진 약품비 절감 조건은 건정심에서 합의된 것었다"고 지적했다. 수가가 건강보험 재정의 핵심이기 때문에 부대조건을 활용해 정책과 맞물려 협상하는 방향은 옳지만, 보험자 협상이 미진해 실효적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연세대 정형선 교수도 "환산지수 인상과 실제 수가 인상의 경험을 살려, 계약을 해야 하기 때문에 정책과 맞물려 가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그동안 이를 제대로 반영해 실질적인 인상-인하율을 결정지은 사례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때문에 가입자 단체들은 부대조건을 더욱 정교하게 설계하고, 달성 시키기 위해 패널티와 연계해야 한다고 꾸준히 주장한다. 부대조건을 단서로 인상치에 '+α'를 더한 만큼 미이행에 따른 대가도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건보공단은 올해 수가협상만큼은 핵심 기전으로 활용해 왔던 부대조건을 '수동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선의 합의를 위해 그간 열을 올렸던 부대합의 추진에 일정 부분 거리를 두겠다는 것이 이유다. 문제는 협상기간 동안 부대조건 없이 정책과 얽히게 되면 자칫 모든 협상이 정치적 협상으로 귀결돼 본질이 흐려질 수 있다는 것이다. 결렬이 될 경우도 마찬가지다. 복지부 주관의 건정심에서 수가가 결정되면 시기적으로 협상 왜곡이 더욱 심화될 것은 충분히 예측가능하다는 우려다. 재정운영위의 한 관계자는 "정책과 협상, 부대조건이 어떻게 결합될 지 우려되는 부분이 많다"며 "부대조건 없이 정치적으로만 타결되거나, 결렬건에 대해 결국 정부가 부대조건까지 직접 조정하면서 본질이 흐려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기에 시행되는 일정으로 인한 자료부족, 수동적인 부대조건으로 수많은 정책이 정치적으로 변질될 우려가 있는 협상 난제에 해법은 과연 없는 걸까. 이에 대해 연세대 정형선 교수는 연 1회로 규정된 협상을 2년 1회로 개정해 호흡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료 확보에 여유를 두고 당면한 재정 건전화 문제와 수가를 실질적으로 연동할 수 있는 데다가, 소모성 논쟁이 줄어 그만큼 협상 변질이나 왜곡을 막을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부대조건이 정교화될 수 없다면 물가 등 객관적인 거시경제지표를 자동 연동시키는 방안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서울대 김진현 교수는 "계약대로 이행되지 못하고 선언에 불과했던 수가협상에 패널티가 추가되지 않는 한 '퍼주기 수단'이라는 가입자 비판만 계속될 것"이라며 "차라리 부대조건 없는 순수 계약이 더 낫다"고 밝혔다. 부대조건 없는 협상이 자칫 정치적 왜곡으로 엇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객관적으로 거시적 경제지표에 따른 협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국민은 부담능력을, 공급자는 경영수지를, 공단은 적정성을 고려해 가장 객관적인 협상을 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2013-05-09 06:34:58김정주 -
"불확실성 많은 협상"…의약, 토요가산은 복병올해 벌어질 수가협상은 시기적 문제뿐만 아니라 그 어느 때보다 정부의 보건의료정책 중장기 로드맵과 직간접적으로 연계될 개연성이 커 불확실 요소가 두드러진다. 먼저 협상 근거자료로 사용될 청구·지급분 기초 자료가 부족해 환산지수 책정 기준이 더욱 모호해졌다. 종전 10월 17일을 만료로 협상을 진행할 때는 최소한 상반기 실적 정도는 도출이 가능해 기초 자료 비교분석이 어느정도 가능했다. 그러나 현재는 1분기 도출만 겨우 가능한 데다 이 조차도 특이 동향을 반영하는 데는 제약이 더 커졌다. 이에 따라 복지부와 건보공단, 공급자는 3년치 누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올해 가격과 행위 증가율 등을 추산하는 방안부터 올해 1분기 데이터만 활용하는 방안까지 여러 경우의 수를 놓고 최적의 방법론을 찾는 중이다. 특히 정부의 보건의료정책 로드맵은 시기적으로 수가협상과 유의미하게 맞닿아 있다. 가장 민감하게 연동될 정책 사안은 단연 토요일 수가가산제(토요가산제) 확대다. 이 사안은 1차의료 활성화 핵심 논의대상으로 지난 3월 말 건강정책심의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6월 결정으로 넘겨진 탓에 연관된 의원, 병원, 약국은 각각 해당 유형 적용여부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의료기관의 경우 여기에 더해 취약지와 필수의료 분야 지원책도 준비돼 있다. 복지부는 지난 3월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초빙료 180% 인상 결정에 이어, 오는 11월 '수가조정위원회'를 구성해 수가 가산체계를 개편할 계획이다. 또 6월 의료체계와 정책 추진 계획안이 구체적으로 발표되면 하반기엔 만성질환관리제 강화 등 1차의료 활성화 사업도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를 위한 관련 약제와 검사비용 급여범위 확대와 3대 비급여 개선 정책은 병원계 수익에 파급이 미칠 전망이어서 간접적인 협상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의료계 사이에서도 협상 전망은 벌써부터 갈리고 있다. 의원급 협상 대표인 의사협회는 새 정부 정책에 1차의료 활성화와 공급체계 개편이 협상과 함께 진행된다면 논의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는 기대를 안고 있다. 국고지원과 재정이 6월에 논의되는 만큼 예상 수익과 실제 수익 간 격차를 좁힐 수 있어서 충분히 협상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논리다. 의협 관계자는 "(우리에게) 불리하지만은 않다. 보험료율을 크게 올리지 않으면서 보장성확대 정책과 수가협상을 연계시킨다면, 결국은 국고지원 확대를 명확히 논의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해볼만 하다"고 내다봤다. 반면 병원협회는 신중한 입장이다. 전체 요양급여비용의 절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병원의 수가가 정책과 맞물리면 병원은 이로울 게 없다는 전망에서다. 병협 관계자는 "보장성 강화와 선택진료비, 간병비가 협상 테이블에서 논의되면 결국 고통분담 얘기로 이어진다"며 "파이는 한정돼 있는데, 배분 논의를 이런 방식으로 하면 매우 불리하다"고 우려했다. 약사회는 이 같은 불안정한 상황이 약국 수가결정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히든 카드'를 준비해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약국은 처방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수익구조이고, 조기협상으로 지난해 부대조건 이행을 논하기도 어려워, 협상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정책 방향성에 한 발 더 빠르게 접근해 역할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보험자가 꾸준히 제안해 온 총액계약제도 논의 대상으로 염두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공단과 협상결렬을 선언하고 건정심행을 택한 치과는 부대조건 없는 수가계약을 기대하고 있다. 자칫 정책과 맞물릴 경우 타 유형 정책이 치과 수가에 곧바로 파급을 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이를 경계하고 있는 것. 그러나 계속사업 중의 하나인 노인틀니 급여화와 추후 확대될 새 정부 추진 정책인 임플란트 보장이 직간접적으로 협상에 드러나는 것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방의 경우 첩약과 천연물신약 등 정책이 한의계 전반의 문제로 요동치고 있는 상황이어서 제도 수용여부와 수가가 밀접하게 연관될 공산이 크다. 첩약 문제는 한약조제약사도 급여화에 포함돼 약국과도 연계된 사안이다. 의약단체들의 집행부 또는 협상단 임원 교체가 치협을 제외하고 전반적으로 개편된 상황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변수다. 추진해야 할 수많은 정책에 쓰일 재원을 마련하려면 또 다른 제도 개편이 필요한 실정이고, 이것이 연계되면 결국 협상력과 정치력, 정보력 등이 총체적으로 활용돼야 하기 때문이다. 그간 '제로섬 게임'을 반복적으로 거치면서 협상력을 키워온 건보공단에 맞서는 노하우도 협상의 중요한 요소인 것이다. 복지부도 이 같은 산적한 현안을 의식한 탓에 진영 장관 취임일성부터 의약계 협의에 공을 들이고 있는 모양새다. 진 장관은 취임 일주일만에 의약단체들을 한꺼번에 불러내 정책 협조를 당부했고, 의약계발전협의체를 장관이 직업 참여하는 조직으로 '리메이킹' 했다. 정책 협조를 장관이 직접 구해 난제를 헤쳐갈 모양새인데, 수가협상과 시기적인 연관성을 미뤄, 정책 협조에 활용돼 왔던 부대조건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2013-05-07 06:35:00김정주 -
5월 첫 협상 "4대 중증질환 공약과 연계 불가피"내년도 보험 수가협상이 앞당겨졌다.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정책과 시기적으로 맞물리면서 예년과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분위기가 역력하다. 올해 협상의 큰 특징은 5월 말을 시한으로 한 첫 조기협상과 새 정부 보건의료 정책공약 이행계획 수립이 시기적으로 맞물려 간다는 점이다. 조기협상 요구는 매년 수가협상 종료시점에 공급자 단체들에 의해 제기돼왔다. 정부 예상안 편성 논의는 6월 중 진행되는 데 수가협상과 보험료율 등은 10월 이후에 결정돼 건강보험 재정 예상수입을 전제로 한 국고지원액이 매년 법정기준에 미달됐기 때문이다. 조기협상은 지난해 이맘 때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복지부 제안에 의해 본격적으로 논의됐다. 그간의 불만이 쌓였던 공급자 측은 마다할 이유가 없었는데, 다만 건강보험법 개정 이후 시행하자는 일부 반대 의견도 있어서 일괄 적용을 위해 올해로 시점을 연기했다. 이 안은 지난달 국회 전체회의를 거쳐 현재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는데, 보험자-공급자-가입자 모두 동의한 사항인 만큼 당사자들은 대략 5월31일을 협상만료일로 기정사실화 하고 협상을 준비하고 있다. 조기협상과 맞물려 정부의 보건의료 핵심 정책 추진 과제인 4대 중증질환 단계적 전액 국가지원 사업이 함께 추진된다. 지난해 대통령선거에서 가장 파장이 컸던 보건의료분야 정책공약은 단연 4대 중증질환 전액 국가지원 문제였다. 박근혜 정부는 3대 비급여를 포함한 100% 국가 보장 공약을 당선 직후 3대 비급여 제외로 발표하면서 '거짓공약'으로 받아들이는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복지부는 서둘러 4대 중증질환 단계적 보장성 강화와 3대 비급여 문제 해결을 '투트랙'으로 연동하되, 의료전달체계 개편과 공급 불균형 등 그간 지적돼 온 의료보장체계를 총체적으로 개편할 전략을 구상 중이다. 세부안 발표는 이제 불과 한 달 남짓 남았으니, 건강보험 재정의 중요한 지출 사안인 수가협상과 시기적으로 얽혀있는 것이다. 문제는 정책에 소요될 재원 마련이 그리 녹록치 않다는 점이다. 보건사회연구원 최병호 원장은 대선 직후인 1월에 열렸던 '신정부 복지정책 추진방향 정책토론회'에서 4대 중증질환 등 보장성 공약에 소요될 4년 간 추가재원을 약 105조5000억원으로 추산한 바 있다. 이에 복지부는 '필요적 비급여'만 포함한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에는 4~5조원 수준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소요비용 추계 논란을 차치하고서라도, 4대 중증질환 공약은 수가협상에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적게는 수조원대가 추가재원으로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에도 불구하고 보험료율 인상 가능성은 적을 것이란 점도 공급자 입장에선 악재다. 게다가 인구고령화로 인한 노인인구 진료비 증가와 만성질환자 증가 현상은 보건의료체계 개편을 압박하고 있다. 일단 정부의 고민은 건강보험 지출 효율화를 높이는 방향으로 밑그림이 그려졌다. 들어올 돈이 적으니, 나갈 돈이라도 꼼꼼히 관리해 재원 마련에 도움을 받겠다는 취지다. 재정 지출의 큰 축이 보험수가와 약값이고, 지난해 약가 일괄인하 파고가 몰아쳤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수가협상이 이와 공식· 비공식적으로 연계될 개연성은 충분한 셈이다.2013-05-06 06:35:00김정주 -
직원은 돈 계산, 약사는 복약지도에만 전념했더니서울 잠실 A약국은 매출 변화를 위해 인테리어 변경, 제품 전진배치 등 다양한 시도를 했다. A약국이 지금까지 하드웨어를 변경했다면 이제부터 소프트웨어 개선 작업에 착수했다. A약국은 직원 관리와 수입-지출관리 세분화에 주력했다. 업무 효율화와 수입과 지출관리를 통한 매출 증대를 꾀한 것이다. 먼저 A약국에는 약국장, 근무약사 1인, 직원 2인이 근무하고 있다. B직원은 처방전 접수와 고객응대를 담당하고 있고, C직원 조제실 관리와 약품 재고관리를 수행하고 있다. 복약지도는 근무약사와 약국장이 번갈아가며 수행하고 있었다. 그러나 수납 업무를 약사들이 직접 수행하는 점이 발견됐다. 약사가 직접 수납하는 경우 복약지도 중에 가격에 대한 문의가 이뤄지거나 잔돈을 거스르는 동안 고객들이 대기하는 문제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결국 B직원에게 수납 업무를 전담하도록 변경했다. B직원은 접수된 처방전을 조제실로 전달한 후에 투약이 이뤄지기 직전 고객에게 사전 수납의사를 물어보게 된다. 환자가 사전수납에 동의할 경우 수납작업을 먼저 수행하도록 지침을 정했다. 만약 고객이 다른 의약품이나 제품을 구매하기 원하면 약사 상담 이후 제품결정을 한후 합산결제를 하는 것으로 했다. 고객이 사전수납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약사가 복약지도를 마치고, B직원에게 수납을 부탁하는 방식도 도입됐다. 약국장과 근무약사 업무방식을 보니 고객과의 상담 및 복약지도 업무는 잘 이뤄지고 있는 반면 상담 내역이 제대로 기록되지 않는 문제점이 노출됐다. 약국에 이미 도입이 되어 있는 Uni-TAS 시스템의 메모기능을 재교육을 통해 메모하는 습관을 갖도록 했다. 고객과 주고받았던 대부분의 내용을 컴퓨터 시스템에 메모를 함으로써, 2차 방문시 과거의 상담내역을 근무자가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해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여보자는 취지. A약국의 업무 대부분은 처방조제에 할애하고 있었다. 이에 김현익 약사는 컨설팅을 통해 OTC와 건기식에 대한 약사의 관심이 필요하다며 데일리팜 팜아카데미의 '이재관의 과학적 약국상담'을 수강하게 해 약국 업무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고객들은 약사의 적극적인 노력 없이는 약국에서 단순히 처방전을 제시하고 조제된 약을 투약 받고 해당 약품에 대한 간단한 설명만 듣는 입장이 된다. 하지만 약사가 적극적인 관심과 관여를 해준다면 고객들은 자신의 건강 상황을 약사에게 보다 자세하게 알려줘 적절한 대처를 같이 찾아갈 수 있도록 해준다. 김현익 약사는 "통상 약사들이 강의를 수강하게 되면 초기에는 열띤 의지를 갖고 현실에서 반영해보지만 3개월 정도 지나면 또 다시 매너리즘에 빠지는 경향이 있다"며 "이런 부분을 잘 극복하는 것이 지속적인 자기 계발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김 약사는 "가능한 혼자 공부하려는 것보다 스터디그룹을 꾸리거나 같은 뜻을 가진 약사들끼리 지속적인 정보교환이 좋은 방안"이라고 추천했다. 지출 부분 개선작업도 알아보자. 약국장은 약국의 기존 지출내역을 정리해봤다. 약국장이 정리한 내용을 보면 ▲세무사 기장료 ▲임대료 ▲전기 ▲전화-인터넷 ▲보안 ▲스캐너 ▲전자처방전 ▲식대 ▲회식비 ▲소모품(약봉투, 약포지, 투약병) ▲카드수수료(2.7%) ▲잡비(문구류, 쓰레기봉투) ▲인건비 ▲4대보험 ▲퇴직금 ▲종합소득세 ▲부가세 ▲세무사조정료 ▲근무약사 소득세 추정 등이었다. 이에 누락된 부분을 챙겨보기 위해 정은약국 최정림 약사의 도움을 받아 정은약국에서 사용하는 지출내역을 추가해 정리했다. 기존 내용에 추가된 부분을 보면 ▲티슈-화장지 ▲포장롤지 ▲스틱포지 ▲연고곽 ▲신상신고비 ▲부가세 ▲면허세 ▲택배비용 ▲떡값 ▲투약병 비용 등이 추가됐다. 약국장이 생각하는 것보다 상당히 많은 지출항목이 있으며 이 부분을 간과한다면 가랑비에 옷 젖듯 지출 조절이 안 될 가능성이 있다. 김현익 약사는 "약국에서 지출되는 비용 항목을 발생할 때마다 정리하는 습관을 들인다면 한두 달 지나보면 약국의 정확한 지출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약사는 "부가세, 소득세 같은 부분을 단순히 세무사에게 전적으로 의지하기보다 약국장들이 조금만 더 신경을 쓴다면, 약국의 경제 상황을 자세히 파악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2013-05-02 12:25:00강신국
오늘의 TOP 10
- 1네트워크약국 직격탄…1약사 복수약국 운영 차단
- 213년 운영한 마트약국, 100평 초대형약국 입점에 '눈물'
- 3정제·캡슐 '식품' 사라진다…바뀌는 식품관리계획 핵심은?
- 4'기술료 3500억' 렉라자, 독일 출사표…유럽 공략 가속
- 5안국약품, FDA 승인 고혈압 1차 3제 ‘위다플릭’ 도입
- 6유통업계, 대웅에 거점도매 대화 제안…"불발 시 단체행동"
- 74가 뇌수막염백신 '멘쿼드피', 종합병원 처방권 진입
- 8'맛있는 철분제' 아이언포르테 스프링클 출시
- 9경기도약, 민주당 경기도당에 6대 현안 정책 제안
- 10일동그룹, '바이오파마 서밋' 참가...글로벌 파트너십 모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