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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러지는 피하는 게 상책이지만…"낫터와렌의 CEO인 닥터 타이스는 자사 제품 알러골을 홍보하기 위해 4박5일 일정으로 내한했다.한때는 같은 분단 국가로 독일은 우리나라와 비슷한 점이 많은 국가로 꼽힌다.하지만 인종은 확실히 다른 것 같다. 크고 건장한 생김새나 따라하기 힘든 언어, 음식 취향 등 한국인과 닮은 구석이 전혀 없다.1986년 이후 2년마다 꾸준히 한국을 방문한다는 닥터 타이스(Dr. theiss·68)도 기자 눈에는 아직 낯선 독일인이었다.비록 한국음식을 시키긴 했으나 홀로 맥주 두병을 연달아 마시는 거나 특유의 여유로운 태도, 자신감은 일반적인 한국인과 달라 보였다.그래도 독일인이나 한국인이나 걸리는 질병은 비슷한가보다. 그는 이번에 많은 한국인들이 고생하는 알레르기 비염 질환 치료제 '#알러골'을 홍보하러 왔다.국내에는 2011년 #한화제약을 통해 소개된 바 있는 이 제품은 최근 알러지 질환이 증가함에 따라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 12일 일산킨텍스에서 열린 경기약사학술제에서도 동이 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독일 등 유럽지역과 일본에서는 400억원이 넘게 판매할 정도로 자리를 잡은 제품이다."한국도 매년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가 늘고 있다고 들었다. 이 제품은 항원 물질을 원천 차단하는 제품이어서 한국인들의 건강한 헬스라이프를 보장해 줄 것이라 확신한다."기존 약물들이 증상 발생 후 염증을 조절하는데 반해 알러골은 콧 속에 발라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항원의 방어막을 형성해 알레르기 비염을 예방하는데 중점을 뒀다.크림 타입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의료기기로 허가받았다. 임상 연구 결과, 개털이나 꽃가루 등 알러지 유발물질의 호흡기내 유입을 약 75% 가량 차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닥터 타이스는 내추럴 제품으로 유명한 낫터와렌(Naturwaren)의 CEO이자 연구개발 책임자이다. 알러골은 연매출 2억7000만 유로, 전세계 2000여명의 직원이 있는 회사의 주력 제품이다. 책임자인 닥터 타이스도 당연히 연구개발에 관여했다."7개 대형병원에서 임상시험을 한 결과, 알러지 비염에는 확실한 효과를 낸 반면 사용환자에서 부작용이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특히 천연물의 가까운 성질을 최대한 반영했기 때문에 재구매율도 높다."그는 이 제품이 알러지 비염으로 처방전을 들고 온 환자를 위해 약사들이 추천할 만한 제품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알레르기 비염 회피요법으로 쓰이는 닥터 타이스는 "독일에서는 인삼을 유효로 한 천연물 의약품이 나올 정도로 천연물제제가 오래전부터 각광을 받고 있다"며 "알러골도 유럽과 일본에서 효능이 입증된 만큼 한국 환자들에게도 꼭 필요한 제품"이라고 소개했다.한국인들처럼 근면한 덕에 성공할 수 있었다는 타이스 씨는 명확한 효능이 증명되고, 소비자가 원하고, 좋은 퀄리티의 원료를 사용한 제품이라면 국내 제약사들도 해외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앞으로 그는 파트너사인 한화제약과 함께 알러골을 알리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계획 중이라며 한국 약국의 문호를 넓히는 데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좀처럼 공통점이 없어 보였던 그였지만, 인터뷰 말미 독일 프로축구 분데리스가에서 활약하고 있는 손흥민을 엄지손가락으로 치켜 세우자 곧바로 친숙함이 밀려왔다.2013-05-14 06:34:49이탁순 -
"국내 시장을 영업과 마케팅 관점서 조명""잠깐만요, 선생님. 도매도 이제 약을 개발해야 한다고요?"'이게 무슨 말이지? 약물 개발과 생산은 제약사, 유통은 도매가 하는거 아닌가? 도매도 약을 개발해야 한다니', 아무리 생각해도 의구심이 가시질 않았다.하지만 그는 약업계 45년 경력에 이 바닥 산증인이나 다름없다. #류충열(70). 잠자코 그의 얘길 들었다."제약처럼 약물을 개발하자는게 아니라, 어떤 제품을 취급할까를 개발해야 한다는 이야기에요. 취급제품의 차별화를 통해 품질 경쟁을 하자는 얘깁니다."도매업체의 제품개발은 그가 주장하는 '비가격 경쟁'의 핵심요소이다.류충열 한국의약품도매협회 비상임 정책고문은 국내 의약품 시장을 영업과 마케팅 관점으로 폭넓게 풀어낸 전문서 '의약품 영업과 마케팅 관리'를 출판했다.제약회사 영업사원(MR)과 도매유통회사 영업사원(MS), 그리고 관리자의 목표 실현을 염두에 두고 쓰여진 이 책은 국내 시장에 기반한 최초의 전문서다.류 고문은 국내 의약품 유통산업이 사면초가에 놓여 있다며 구태를 벗지 않고 새로운 경쟁에 나서지 않으면 도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도매유통산업 '사면초가'…구태 영업활동, 마약처럼 끊어야6일 방배동 데일리팜 사옥에서 만난 그는 주장을 뒷받침할 논리로 무장이 돼 있었다.인터뷰 전 그는 글씨가 빼곡히 적힌 메모지 20여장을 책상에 올려 놓으며 답변의 논리를 구상중이었다."밤새 준비하신 거에요?". 그는 가벼운 웃음으로 대답을 대신했지만, 혹여 억지주장으로 들릴까 메모지에 쓰고 쓴 티가 역력했다.그가 말한 도매유통산업의 사면초가는 도매업체끼리의 출혈 경쟁, 외국 자본 도매와 경쟁, 전자상거래에 진출하는 제약업체와 경쟁, 도매허가를 가진 물류회사 간 경쟁, CSO(영업대행업체)와 경쟁, 프랜차이즈 약국과 경쟁, 약사신협과 경쟁 등 전통적 도매를 위협하는 외부환경을 두고 말한 것이다.위협요인이 너무 많아 사면초가가 아니라 '칠면, 팔면초가'라고 농을 던졌다."그동안 도매영업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가격경쟁을 수단으로 하는 영업활동이라고 할 수 있어요. 리베이트나 할인을 통해서 더 싼 가격을 부르는 도매가 이기는 거죠. 하지만 이제는 그런 영업으로는 살아남기 힘듭니다. 아까 말씀드린 외부와의 경쟁과 정부의 규제 등 영업환경이 예전과는 판이하게 달라졌어요."그래서 이제는 비가격 경쟁을 통해 다원화된 경쟁환경을 극복해야 한다는 게 그의 논리다. 도매업체의 제품개발은 여기서 출발했다.취급제품의 차별화와 영업사원의 교육, 무엇보다 경영자의 마인드 전환이 비가격 경쟁의 필수라고 류 고문은 말한다."도매들은 지금까지 방법에 중독이 된 것처럼 보여요. 그것을 바꿔주지 않으면 다원화된 경쟁환경에서는 이겨 나갈 수가 없습니다. 변화하겠다는 절대적 의지가 필요해요. 담배끊고 술끊고 마약끊는 것처럼…."그는 신약개발에 대해서는 안팎의 관심을 쏟으면서, 마케팅과 영업, 유통에는 '나몰라라'하는 정부를 보면서 이같은 구상을 했다고 한다.오로지 보험재정 절감 차원에서 마케팅적 측면에서는 억제정책만 썼지, 발전책이 없다는 데 답답함을 느꼈다고 한다.업계 역시 고착화된 영업방식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마케팅 개발을 게을리하고 있다고 그는 지적한다.45년 경력과 교수활동 이론 책으로 정리...마케팅 빈틈 채웠으면"1969년 서울약품에 입사했으니까, 약업계 경력이 약 45년은 됐네요. 그동안 약업계에서 밥 벌어먹고 살았으니까, 약업계를 위해서 뭔가 남길 일이 없나 생각하다가 개인적으로 경험과 학문을 접목해 책으로 정리해보고 싶었어요. 작년부터는 시간도 많이 남았고요"그는 작년부터 20년 동안 활동해온 한국의약품도매협회 상근이사 자리에서 내려와 비상근 고문으로 일하고 있다. 협회 활동시절에는 초당대, 을지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했다.이번에 쓴 책 '의약품 영업과 마케팅 관리'는 그간 스스로 터득한 경험에 대학의 논리가 덧붙어져 완성됐다. 그는 논리가 없으면 독자가 이해하기 어렵다며 책이 주장하고 있는 마케팅에 학문을 결합했다고 설명했다."이전까지 의약품 영업·마케팅과 관련된 책들은 경험 위주의 주장들이 많았어요. 그러다보니 왜 그렇게 해야 되지, 읽는 입장에서 이해가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최대한 논리로 설득하려고 노력했습니다."사실 그가 쓴 메모지에는 훨씬 많은 이야기가 들어있었다. 도매뿐만 아니라 제약사 마케팅의 방향도 소개됐다. 하지만 많은 이야기를 쉽게 풀어 놓을만큼 류 고문같은 논리가 부족한 기자다.칠순의 나이에도 녹차 한모금의 휴식만 갖고 오랜 시간 동안 기자를 압도한 그는 본인 주장이 최근 영업·마케팅 빈자리의 일부만이라도 메웠으면 좋겠다며 인터뷰를 끝냈다.2013-05-13 06:34:52이탁순 -
"야구 좋아하는 약사님들 함께하시죠"3개팀. 전국에 딱 3개팀만 활동 중이다. 참여인원과 장소에 제약이 많고 기후 영향도 많이 받는다. 바로 야구다.일요일에만 쉴 수 있는 약사들에게 야구는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다.이런 이유로 순수 약사들만의 야구팀을 만드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전국 3개의 약사야구팀이 활동 중이다.이들이 한 자리에 모여 전국약사야구대회를 개최한다.대구경북 팜비야구단 감독이자 약사야구대회 실무를 맡고 있는 권혁만 약사(42·구미 국제약국)를 만나 첫 전국약사야구대회 이야기를 들어봤다.전국약사야구대회는 오는 19일 대구시 두류야구장에서 열린다. 3개팀만 참가하는 미니대회다.약사야구단부터 알아보자. 대구경북약사야구단 팜비(PharmB)가 있다. 2012년 8월 창단했고 회원수는 19명이다. 순수 약사 야구단이다.서울경기를 대표하는 베이스클론은 회원수 25명의 순수 약사 야구단으로 창단 3년째다.창원지역약사야구단인 매직팜스도 있다. 회원수는 32명이지만 약사 14명과 비약사 18명으로 운영 중이다.세 팀 모두 정식 사회인리그에 소속돼 있다. 이들이 한 자리에 모여 경북약사회 주최 전국약사야구대회를 개최한다."전국에 야구를 좋아하고 야구를 즐기는 약사님들이 많을 거에요. 하지만 약사야구단이 없어서 야구를 즐기지 못하는 분들도 있지요. 전국약사야구대회의 의미는 더 많은 약사들이 이 대회를 계기로 야구를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때문이지요."대구경북 팜비야구단권 약사는 동호회 발전은 결국 약사들의 삶의 질을 높여준다며 약사사회의 소통을 원활히 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이번 대회에서는 다른 동호회 행사와 달리 대회 참가회원을 대상으로 기부금을 모아 지역사회에 도움을 주는 행사도 마련된다.기부대상은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의 작은 도서관(마을공동체 좋은 이웃 햇빛따라 도서관)으로 정해졌다."기부라는 것이 혼자서는 힘들지만 여러 사람이 모이면 작은 정성으로도 큰 도움을 줄 수 있기에 야구를 매개로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즐기는 자리가 기부활동을 하기에는 가장 좋은 기회가 될 거라 생각합니다."권 약사는 대회 개최를 흔쾌히 받아준 한형국 경북약사회장과 전국약사야구단연합회 이재익 회장(구미 옥계21세기약국)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했다.2013-05-13 06:30:03강신국 -
"남자간호사회를 아시나요?"7일 오전 8시 50분. 예정된 오전 9시 인터뷰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수술복을 단정히 입은 김장언(54) 서울대 소아아동병원 수술실 수간호사가 수술실 밖으로 기자를 마중 나왔다."요즘 정신없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는 김 씨는 지난달 20일 창립한 대한남자간호사회 첫 회장이다.2013년 현재 대한민국 남자간호사 6202명.남자간호사 배출 반세기 만에 남자 국가고시 합격자가 사상 처음으로 한 해 1000명을 넘은 상황에서 남자간호사회가 창립된 만큼 의미가 깊다.남자간호사로서 살아온 지 올해로 딱 30년을 맞은 김 회장의 앞으로 30년 목표는 남자 간호사 후배들이 앞으로 나아갈 길을 닦아주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진로 문제로 고민을 겪고 있을 후배들과 병역 복무로 전공 공부의 연장선이 끊어지는 남자 간호사들의 고민을 풀어주겠다는 큰 계획을 그리고 있는 김 회장을 만났다.-남자간호사회 창립, 반세기만에 이뤄졌네요"너무 늦었죠. 축하인사 만큼 왜 이제서야 창립을 했느냐는 말도 많았었죠. 후배들에게 (제가) 선배로서 해준게 없었던 것 같아요. 후배들은 30년동안 제가 임상에서 굳건히 활동하는 것을 보고 버틸 수 있었다고 하는데, 그동안 방향을 제시해주는 역할을 하지 못해 항상 미안했었죠.지금 전국 간호대에 재학중인 남자간호사가 8500명을 넘어섰어요. 이제부터 매년 2000여명의 남자간호사가 배출된다는 이야긴데. 그들이 활동할 때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도록 남자간호사회를 이끌어 가려고요"-그래서 남자간호사 병역 대체를 추진하고 있는건가요"간호협회장 출신 신경림 의원이 지난해 남자간호사도 공중보건업무로 병역을 대체할 수 있는 '병역법 일부개정법률안'과 '농어촌 등 보건의료를 위한 특별조치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어요. 큰 골자는 나왔지만 세부적인 내용을 담을 수 있도록 남자간호사회가 역할을 할 참이에요.최근 진주의료원 폐업 사태로 사회가 시끄러웠죠. 남자간호사 병역대체 제도가 있었다면 공공의료기관의 역할이 무너지는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고 완충 역할을 할 수 있었을 거예요. 연 2000여명의 남자간호사가 공중보건의료인으로 병역의무를 맡게 된다는 이야긴데, 당연히 지방 공공의료기관의 간호서비스 향상에 도움이 되겠죠"-병역대체는 간호사 뿐 아니라 약사들도 원하고 있어요. 공중보건약사를 추진하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으니깐요. 그런데 타 직역단체의 반대가 만만치 않아요. 남자간호사 병역대체도 반대목소리가 나올 것 같은데"왜 보건의료인만 논란이 되는지 모르겠어요. 공대나 자연계열 학생들이 병역산업특례로 산업체에서 3~4년 대체근무를 하잖아요. 특기를 살릴 수 있도록 하자는 거죠. 간호사들도 마찬가지예요. 남자간호사 병역대체제도가 현실화 되면 의료서비스가 열악한 농어촌 지역 주민이 혜택을 받는거죠. 의료기관 차원에서도 좋아요. 서울대병원만 해도 신입간호사는 6개월 트레이닝을 받아야 환자와 대면할 수 있도록 하고 있죠. 교육비도 상당해요. 하지만 남자간호사 병역대체제도가 현실화 되면 이 모든것도 해결될 수 있죠"-병역문제를 비롯해 남자간호사들의 고충이 알려진게 얼마되지 않았어요. 아마도 배출되는 남자간호사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이슈화됐다고 보는데요. 2008년부터 최근 5년사이 면허를 취득한 남자간호사가 3504명이에요. 절반이 넘는 인원이죠. 급격히 배출된 이유가 있을까요"사회적 인식의 변화가 가장 큰 원인이겠지만 저는 2008년 리먼브라더스 파산으로 인한 경제변화도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봐요. 경제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100% 취업이 보장된 전문직을 찾게 된거죠. 그 중 하나가 남자간호사였고요. 남자간호사들이 대학에 입학한 연령만 봐도 알 수 있었요.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간호대학을 진학하는 남자들도 있지만 일부는 다른 전공을 공부했거나, 중도에 포기하고 간호대를 선택하는 경우가 있죠. 올해 저희 소아중환자실에 배정된 남자간호사 3명도 30세를 전후하거든요. 남자간호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도 시작됐지만 아직까지 완전히 받아들여지지 않은 만큼 경제 요인도 작용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요즘은 사회적 인식이 바뀌었다고 쳐도, 회장님이 대학 진학했을 당시 분위기는 전혀 상반됐을 것 같아요"중도포기하는 남자간호사가 많았죠. 저랑 같이 공부한 동기 남자들이 5명이었는데 2명밖에 졸업하지 못했어요. 호기심에 지원했다가 바라보는 시선 때문에 갈등하다가 떠나가기도 하고"-간호대를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인문계열 공부를 하고 싶었어요. 78년 서울대 진학에 실패하고 79년 재수공부를 하던 찰나 고민에 빠졌죠. 세상이 재미가 없더라고요. 앞이 보이는 일을 하면 아쉬운 삶을 살 것 같다는 그런 생각이 들기도 했고요. 인생의 반항기라고 표현할 수도 있지만,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일을 해보자라는 생각을 했고. 간호대를 선택했죠"-서울대병원 1호 남자간호사라는 이야기가 있어요"84년에 입사했는데, 첫 남자간호사였어요. 본원 수술실로 배치받아서 레지던트들과 탈의실을 같이 썼죠. 수술 집도의들이 깜짝깜짝 놀라기도 했어요. 여자간호사들이 섬세하게 수술 서브를 해주다가, 큼직한 남자간호사가 떡 하니 서있으니, 묵직했던거죠.남자간호사 입사 소식은 화제를 몰고 오기도 했어요. 여기저기서 인터뷰, TV방송 출연 요청이 쇄도했죠. 사회적 편견과 시선 때문에 맨날 도망 다녔던 생각이 나네요. 이제서야 말이지만, 그때부터 남자간호사들을 위한 활동을 했다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남자간호사회 창립을 준비하면서 회장을 맡아달라고 했을 때 미안하다는 생각부터 들었으니까요"-줄 곧 수술실 간호사 역할만 했나요"84년에 입사해서 본원 수술실에 배정 받았죠. 어린이병원 소아수술실 세팅에도 참여했고요. 몇 년전 간호업무가 아닌 기획조정실에서 일한 적도 있어요. 병원 100년사를 편찬하면서 시계탑 건물에서 생활하다가 보험심사팀으로 이동해 1년 반 정도 근무했었고요. 입사 10년만인 94년도에 수간호사 시험을 합격해서 본원 수술실로 다시 돌아왔어요. 이후 보라매병원 수술실도 거쳤다가 2005년부터 어린이병원으로 돌아와 소아수술실 수간호사로 근무중이죠"-서울대병원 1호 남자간호사, 수간호사 20년 생활 등 축적된 간호사 경력을 갖고, 이제는 남자간호사회 회장으로서 2년간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됐네요. 남자간호사로서 힘차게 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후배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일이 아무리 어려워도 그것을 다루는 우리 마음 가짐에 따라 상이한 결과를 가져옵니다. 우리의 짧고 소중한 인생에서 슬픔과 짜증과 분노로 시간을 허비한다면 정말 억울하죠. 행복은 멀리 있지도, 또 높은 곳에 있지도 않습니다. 바로 이 순간에 있습니다. 남자간호사 여러분 모두 힘을 내세요"2013-05-09 06:30:03이혜경 -
"우리 50명의 얘기들, 한번 들어보실래요?"'이건 뭐지?'어느 날 심사평가원 사내 게시판에 공지가 떴다.'전사적 자발적 학습조직을 만들려고 하니, 원하는 직원들은 신청하라'는 내용이었다. 실무 스터디 그룹이야 흔하지만, 심평원 전체가 움직이는 전사적인 모임은 처음이다.새 정부 들어 보건의료정책이 발 빠르게 변하고, 그 수행을 심평원이 맡아 한다는데, 도대체 어떤 업무를 어느 부서에서 한다는 지, 내 업무 외에는 감이 잘 오질 않았던 터에 '잘됐다' 싶었다.이렇게 모인 사람이 100여명. 심사평가원 최초의 전사적 정책실무 학습조직 '모둠'의 시작은 생각보다 단순한 '지적 호기심'에서 비롯됐다.제3모둠 (왼쪽부터) 하미애 대리, 조민지 대리, 정해성 과장, 공진선 부장, 제현창 과장.'공부 좀 해보자'고 여기저기 많은 실부서에서 모여, 결국 추리고 추려서 인원은 50명이 됐고, 그 안에서 8개 그룹의 모둠이 만들어졌다. 벌써 3개월 전의 일이다.심사4부 하미애 대리(42)도 그 마음 그대로 신청 버튼을 눌렀다.같은 시각 의약품정보운영부 사무실에 있던 문희경 차장(51)이 그랬고, 상대가치개발부 공진선 부장(48), 미래전략부 제현창 과장(38), 약제등재부 정해성 과장(33), 위원회운영부 조민지 대리(28)도 그랬다. 이들이 '제3모둠'이다.하 대리는 심사부 특성상 타 실무부서로 이동이 적은 탓에 아직도 들뜬 마음이다. '생소하지만 익숙한' 느낌이라고 하면 적당할까."우리 모두 사실상 초면이었어요. 심평원에서 수년을 일했는데도, 전문 분야라 타 실부서로 이동이 적어서 이번 기회에 알게 됐죠." 심사직 외의 다른 부서의 일들이 생소했던 터라, 문 차장의 의약품관리종합정보센터의 업무라든지, 정부 정책과 맞닿아 있는 생생한 얘기들을 접했으니 흥미로울 수 밖에 없다.모임 분위기는 매우 자유로웠다. 자발적인 모임이어서 표정들이 유쾌하다. 커피숍에서 담소를 나누는 분위기이지만 그들의 대화는 사뭇 진지하다.'3모둠'의 '큰 언니'격인 문 차장은 격주로 진행되는 외부 특강 시간이 즐겁다. 대학교수와 정부 관료 등 오피니언 리더들의 현안 소개와 풍부한 식견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앎의 즐거움'을 깨닫는다고.조 대리는 그야말로 '학구파'다. 심사평가 업무 중에 작은 톱니바퀴 역할을 한다고 믿었는데, 위를 쳐다보니 큰 톱니바퀴들이 여러 개가 맞물려 있었다."심평원 안팎의 보건의료계 현안을 스터디 소재로 두루 다르고 있어요. 그동안 업무 외의 것을 조금 더 자세히 공부하고 싶었는데, 뉴스를 통해서만 접하다보니 뭔가 답답했거든요."각자 현업에서 정책과 실무를 바라보는 시각이 제각각이라 토론은 필수다. 그러다보니 업무와 연관된 것은 일종의 '브레인 스토밍'으로 발전하기도 한다니 '도랑 친 김에 가재도 잡는' 모양이다.공 부장은 "각 부서 입장에서 토론을 하면서 시각을 정리하다보니 내부 업무 아이디어도 나오더라"고 말한다.요즘 화두는 단연 새 정부 핵심 수행과제인 4대 중증질환과 관련된 보장성 문제와 심평원의 규제기관 이미지 탈피다.제 과장은 '모둠' 운영을 총괄하는 대표부서인 미래전략부 소속이다. 그래서 모둠 멤버들과 토론하면서 실제 개선 여지가 있는 관련 제안들을 추려 적용안을 올릴 계획도 갖고 있다."다음 회엔 다른 모둠과 합동 토론을 하면서 브레인 스토밍도 할 계획이에요. 작게는 내부 개선사항부터 크게는 정책 실무까지 범위를 두지 않고 토론하다보면 더 많이 성장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합니다."2013-05-06 06:30:02김정주 -
"동물약 외면은 약사 직무유기"경북 김천 건강한마을약국 임진형 약사. 약국을 찾은 한 고객이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에게 먹이겠다며 구충약을 집었다.거스름돈을 건네며 약사는 얼굴이 화끈거렸다. 사람의 구충약 반알을 쪼개 강아지에게 먹일 것이라고 말하는 고객에게 약사는 어떤 복약지도도 해줄 수 없었기 때문이다.2년 전 약국을 찾은 한 고객과의 만남을 계기로 약사는 동물의약품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고 젊은 약사의 호기심으로 출발한 관심은 전문서적 출간으로까지 이어졌다.경북 김천에서 건강한마을약국을 운영 중인 임진형 약사(35)는 약의 전문가인 약사가 동물의약품을 외면하는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라고 단언한다.“동물의약품은 사람이 복용하는 약과는 달리 몸무게에 맞춰 투약해야 해요. 때문에 정교한 복약설명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동물은 평생 약물 오남용에 시달려야 하고요. 약의 전문가인 약사가 이런 부분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 직무유기라고 생각했죠.”그때의 일을 계기로 2011년 임 약사는 동물의약품에 대한 본격적인 공부를 시작하고 약국 한켠에 동물약국을 개설했다.동물약은 주사약에서부터 백신, 항생제, 영양수액제 등 약국에서 금기시 되고 있는 의약품조제가 가능한 만큼 동물약국 개설 이후 약국의 업무범위와 더불어 매출도 확대됐다.약국에서 주사약 조제가 가능한 만큼 백신접종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반려동물의 백신 스케쥴링을 할 수도 있고 동물의약품 구입을 위해 약국을 찾은 환자가 본인이 복용할 약을 함께 구입해 가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것이 임 약사의 설명이다.임 약사가 운영 중인 아포동물약국 모습. 또 약사가 다양한 복약설명과 더불어 주사제나 수액제 등도 취급하다 보니 약국을 찾은 환자가 약사를 바라보는 시선도 한층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동물약 항생제 남용에 제동을 거는 데 약국은 1차 관문이 될 수 있어요. 항생제 남용을 막겠다는 약국의 사회참여로 약사 이미지 상승과 더불어 동물약이라는 추가 매출도 약국에는 매력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생각해요.”최근 동물의약품 의약분업으로 일부 약사들이 동물의약품에 관심을 보이는게 마냥 반갑다는 임 약사."지난 10년간 약사는 인체약 의약분업의 안정적 정착에 가장 큰 역할을 해 왔다고 생각해요. 의약분업으로 우리가 먹는 약에대한 정보가 개방되고 항생제 사용률이 정확하게 집계되는 단계에 이르렀듯이 동물약 의약분업 역시 경험있는 약사가 중심이 될 수 있을 꺼에요."임 약사가 펴낸 '약국 동물용 의약품 가이드'.임 약사는 이 같은 분위기 속 더 많은 약사들이 정확한 정보와 지식으로 무장, 동물의약품의 전문가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서적 출간도 결심했다.약의 전문가인 약사가 동물약 분야에서는 배제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웠기 때문이다.그런 의미에서 이번 책에는 약사들이 그동안 알지 못했던 동물약국 개럿에 대한 정보와 법령, 다빈도 질환과 의약품에 대한 약물정보 등에 대해 폭넓게 다뤘다.이번 서적 출간을 계기로 앞으로 동물 약물에 대한 내용을 더 보강하고 임상논문을 추가해 전문서적을 출간하겠다는 것이 임 약사의 계획이자 목표이다."지난 5년간 약사는 박카스가 나가고 편의점 의약품이 생기는 등 정말 많이 힘들었잖아요. 동물약국이야말로 약사의 사회적 역할과 자존감을 높일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볼 수 있어요. 많은 약사님들의 동참을 희망합니다."2013-05-02 06:30:50김지은 -
"기술력 높은 한국 제약사에 관심있다"광용 부회장글로벌 제약시장에서 중국이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구매력을 넘어 이제는 의약품 시장에서도 '세계의 공장'으로 거듭날 태세다.2000년 80억달러로 세계 10위에 머물던 시장 규모는 2011년에는 680억달러로 확대돼 이미 세계 4위 시장으로 급부상했다.이 기세를 몰아 2016년에는 1400억달러 규모로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 제약시장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특히 글로벌 원료의약품 시장에서 20% 가량을 차지해 제약산업에서 중국의 행보는 초미의 관심사다.이런 가운데 지난 24~27일 중국 무한에서 API(active pharmaceutical ingredient) CHINA 행사가 열렸다. 데일리팜은 행사에 초청받아 박람회를 둘러보았다.이 행사는 중국에서 활동하는 제약기업의 3분의 2정도가 참여하는 대규모 행사로 연 2회 개최된다.원료업체가 주류지만 완제약, 포장설비와 재료 업체 등도 참여하는 대표적인 중국 의약품 박람회 중 하나다.올해로 70회째인데 국내 원료업체들도 이 행사에 참여해 각 회사가 필요로 하는 제품을 구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데일리팜은 행사 도중 API CHINA를 주최한 광용 부회장을 만나 행사 의의와 중국의 원료약 시장 현황을 들어봤다.-API CHINA에 대해 소개해 달라.=전시회에는 중국의약산업계 2800여개가 참여하고 있다. 중국에 제약업체가 4300여개 인 것을 감안하면 3분의 2이상 가량이 참여하는 것이다. 이 행사에는 원료의약품 업체의 참여가 가장 많지만, 완제약, 포장업체 등이 모두 참여한다. 전시회를 통해 중국 내 업체끼리 거래는 물론 해외 바이어들의 참여도 많다.-연 2회 개최되는데 성격이 다른가=상반기 전시회에는 새로운 원료나 제품을 찾아내는 것이 주 목적이다. 첫 행사에서 완제약 회사가 원료약 회사의 제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아 완제약, 원료약 업체가 모두 참여한다. 하반기에는 원료약, 완제약 회사가 따로 행사를 개최한다.-참석업체 수는 늘고 있나=중국 의약품 제도가 바뀌면서 품질을 높이려는 노력을 많이한다. 이로 인해 단가가 전보다 많이 높아졌다. 영세업체가 살아남기 힘들게 되면서 M&A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해마다 참여업체 수는 소폭 줄어드는 편이지만, 행사 규모는 매년 커지는 추세다. 참가 연인원도 연간 10% 늘고 있다.API CHINA가 24일부터 3일간 중국 무한에서 개최됐다.-M&A는 대형 회사사이에도 이뤄지는가=큰 회사 간 합병 움직임도 있고, 중국 내 회사 뿐 아니라 외국회사 간 합병 움직임도 있다. 원료약 업체가 아직까지 중국 내수 시장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향후 해외 진출에 집중할 경우 대형업체 간 합병은 더 활발해 질 것이다.-전시회에 해외 업체의 참여는 어떤가=원료약 시장 2위인 인도와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다. 이 외에 브라질, 러시아와 거래량이 많다. 이 나라들과 교류할 수 있는 환경이 지속해서 만들어지고 있다. 기술력이 좋은 한국에 대한 관심도 많아 중국업체들이 거래를 원하기도 한다.-한국과 교류는 어떤 편인가=중국 정부는 최근 들어 품질이나 기술에 신경을 많이 쓴다. 기업들 역시 이 점을 점점 중요시하고 있다. 한국의 제약기술과 품질이 좋은만큼 거래가 늘어날 수록 중국 기술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한국 시장에 대한 관심이 많다.-덧붙이고 싶은 말은=API CHINA는 제약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원료나 원료기계 등 모든 것을 총망라한 전시회다. 의약품과 관련한 주요 업체가 모두 참여하는 만큼 중국 제약산업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중국 뿐 아니라 해외업체에도 문은 열려있으니 앞으로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2013-04-29 06:34:52최봉영 -
"마르쿠제의 눈으로 약과 의료를 보라"유명인들의 자살, 그리고 잇따른 모방자살. 전문가들은 이런 세태를 '베르테르 효과'로 설명한다.자살의 배후로는 우울증이 지목된다. 답은 간단 명료해진다. 이 놈을 제거(치료)하면 된다. 독버섯을 없앴으니 '글로벌 1위' 자살율도 떨어질 것이다.'자살공화국'의 오명을 쓰고 있는 한국의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31.5명꼴이다. OECD 평균 11.3명보다 대략 3배나 더 높다. 가장 자살률이 적다는 그리스와는 거의 10배의 격차가 난다.자살의 배후가 우울증과 같은 정신질환이라면, 한국사람들은 잘 사는 나라 사람들보다 3배 정도 이 질환을 더 많이 앓고 있다는 의미로 귀결된다.과연 그럴까?보건사회학 박사인 신광식(57·서울약대) 약사는 도리질 친다. '조성민, 베르테르, 우울증 그리고 마르쿠제'라는 제목의 칼럼(데일리팜 기고)을 쓰게 된 이유다.그는 내친 김에 같은 주제로 4편의 칼럼을 연재했다. '의료와 조작사회', '약과 조작사회' 쯤으로 명명할 만한 책의 뼈대를 만든 것인데, 그가 소환한 이데올로그는 독일 프랑크푸르트학파의 거두 중 한 사람인 헤르베르트 마르쿠제다."마르쿠제는 1970년대 학생운동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꽤 인기를 끌었던 학자였죠. 사회구성체 논란의 소용돌이에서 순식간에 퇴장해버리기는 했지만 지금 다시 봐도 우리 사회를 설명하는 데 이 만큼 적합한 이론도 없다고 봅니다. 약과 의료의 영역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마르쿠제의 이론은 약과 의료에서 '조작주의'를 비판하는 도구로 활용된다.신 약사는 '의료와 약의 조작주의'의 특징을 이렇게 정리했다.먼저 질병의 특징과 관련된 수 개의 측정 가능한 지표를 강조해 해당 질병을 대표하게 만든다. 그리고 가급적 해당 질병명으로 통용되도록 한다.약의 기능은 관찰이나 측량이 가능한 수치로 비교되도록 하고 비교대상인 비처지군이나 대조군에 대비한 차이를 그 약의 '수월성'의 의미로 활용한다.연구를 위해 불가피하게 채택된 대표지표는 점차 편의주의 양상으로 흐른다. 특히 인간을 대상으로 한 약물시험은 조작이 가능한 부분으로 한정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기간이 짧고 결과가 명백해야 한다.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지표들이 당 대사와 관련한 질환의 혈당수치, 관절염의 브래디키닌, 프로스타글란딘의 염증물질 분비, 위장관질환의 위산분비량, 간기능검사, 소변검사 등이다.조작주의로 만들어진 이런 대표지표는 질병을 대변하게 된다. 또 치료수단을 왜곡시킨다. 우울증이 자살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치료수단으로 우울증약을 매칭시키는 방식이다."조작에 활용된 지표가 치료방법과 그것을 제어하는 물질을 확정하고, 약과 의료를 재편해 버리죠. 본말이 전도되는 것입니다."신 약사의 문제제기는 더 이어진다."가령 의료현장에서 '암은 성공적으로 치료했는데 환자는 죽었다'는 말을 듣곤합니다. 사람을 살리는 게 치료의 목적이 돼야 하는데 암을 대변하는 지표, 바로 종양을 제거하는 게 목표가 돼 버려 결과와 목표가 다르게 나타나는 것이죠."마르쿠제의 말을 빌려, '실재'와 '본질'을 동일시한 오류라고 신 약사는 설명한다. 여기서 '본질'은 사람을 살리는 것, '실재'는 지표화 된 암을 치료하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다."조작주의에 의해 강요된 이런 예는 무궁무진하죠. 오히려 아닌 것을 찾기가 더 어렵습니다."그는 이런 성찰을 개인의 자산으로만 묶어두지 않을 생각이다. 대학이나 대학원에 출강할 때마다 마르쿠제 전도사가 돼 학생들에게 의제로 던지는 이유다.데일리팜에 기고한 4편의 연재 칼럼과 강의는 집필계획 중인 책의 방향성에 대한 공개적인 의견수렴 과정이기도 했다."약국을 운영한 지 벌써 30년입니다. 박사 학위도 취득했고, 정부 위원회 등에도 참여하면서 보건의료 관련 정책에도 적지 않게 개입했습니다. 이런 경험들을 정리해서 다른 사람들과 공유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체계적인 논리의 '틀거리'로 마르쿠제 시각을 빌리기로 한 거죠."신 약사는 내년 중 약국을 후배에게 물려주고 은퇴할 계획을 갖고 있다. 지인들과 작은 농원을 만들어 나무를 심기로 했는데, 새 삶터에서 그동안의 경험과 철학을 정리하는 집필에도 시간을 할애할 예정이다."전문주의 관점에서 약과 의료를 진단한 접근은 많았지만 사회경제적 측면에서 풀어낸 예는 거의 찾아 볼 수 없습니다. 동의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문제를 떠나, 약과 의료 영역에서 마르쿠제는 충분히 참고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사회적 콘센서스가 형성됐으면 하는 게 제 작은 바람입니다."(*신 약사의 마르쿠제 이론을 통해 본 약과 의료 주제 4편의 연재 글은 데일리팜 칼럼란에서 볼 수 있습니다.)2013-04-25 06:30:02최은택 -
"KRPIA, '외자'만의 협회 아니다"김진호 KRPIA 회장제약업계는 지금 패러다임의 전환기를 맞고 있다. 내수·해외시장, 국내·외 제약사 가릴것 없이 그렇다.안으로는 일괄 약가인하 시행으로 오리지널과 제네릭의 약가 격차가 사라지고 정부는 대대적인 불법 리베이트 척결에 나섰으며 밖으로는 세계적인 신약기근 현상으로 인해 글로벌 빅파마들이 인력 감축에 나서고 있다.이같은 상황에서 국내에 진출한 33개 다국적제약사가 모인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KRPIA)의 수장이 지난 1월 교체됐다.주인공은 #김진호(63) 한국GSK 사장으로 업계는 그의 KRPIA 회장 선임이 국내사와 다국적사간 화합을 이끌어내고 상생의 교두보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김 회장이 양쪽 모두에 깊은 상관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영진약품 창업주인 고(故) 김생기 회장의 차남인 그는 1985년부터 약 6년간 회사의 대표직을 맡았으며 1997년부터 근 20년 동안 GSK의 한국지사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이는 다국적사 한국법인 CEO의 최고 재임 기록이며 앞으로도 깨지기 어려운 경력이다.뿐만 아니라 그는 최근 그룹내 수석부사장으로 승진, 북아시아지역 총괄책임자도 맡고 있으며 한국제약협회에서도 이사직을 수행하고 있다. 데일리팜이 김 회장을 만나 KRPIA의 향후 행보에 대해 들어 보았다.-오래전부터 KRPIA 회장직 제의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 특별히 이번엔 수락한 계기가 있나?회장직을 수행할 마음이 전혀 없었던 건 아니다. 다른 다국적사 CEO들 보다 상대적으로 오랫동안 회사를 이끌어 오면서 언젠가 내가 가진 경험과 노하우를 토대로 전체 업계의 발전을 위해 일하고 싶었다.그동안 타이밍이 잘 맞지 않았는데, 이제는 더 미루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회장직을 수락하게 됐다. -임기 동안 KRPIA에 어떤 변화를 주고 싶은가?우선 KRPIA가 다국적사만의 협회라는 이미지가 나는 싫다. KRPIA는 R&D를 기반으로 하는 제약사들의 모임이 되는 것이 맞다. 국내사, 외자사 나눌것 없이 같은 산업군에 있는 기업들은 충분히 협조하고 같은 목표를 가져야 한다.국내사들도 현재 신약개발을 위해 R&D에 몰두하고 있다. 서로 도움을 줄 요소가 많을 것이다. KRPIA 회원으로 국내사가 가입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다만 국내사는 인프라 구축이 아직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다국적사들은 수십 년에 걸쳐 인프라를 구축해왔다. 이 시스템을 통해 투자한 금액을 빨리 회수하는 것도 중요하다. 신약이 나오는 것뿐만 아니라 나와서 빠른 시간 내에 투자해서 그 다음 단계로 또 들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지원할 예정이다.-그러나 KRPIA는 '다국적의약산업협회'가 한글 명칭이다. R&D기반 제약사들의 협회로 만드려면 이름을 변경하는 것이 맞지 않겠나?그렇다. 그래서 협회 명칭을 바꿀 의사가 있다.바꿔서 우리의 목적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본다. 실제 좋은 협회 명칭을 찾기 위해 고민하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영어로는 좋은 표현이 많은데 우리말로는 참 어렵다. 공모라도 해야 할 것 같다. 좋은 이름이 있으면 추천좀 해달라(웃음).-업계는 지금 리베이트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쌍벌제, 그리고 최근 의사협회의 영업사원 출입금지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쌍벌제는 KRPIA의 회장으로서, 또 한사람의 국민으로서 적극 지지한다. 의약품시장은 환자들이 중심이 돼야 한다. 절대 중간에서 그것이 왜곡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리베이트 문제는 지난 몇 년 사이에 과거에 비해 많이 개선됐다고 보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도 빠르게 개선될 것이다.영업사원 출입금지는 제약사 본연의 역할을 막는 일이라고 본다. 약에 대한 과학적인 정보를 의사들에게 실시간으로 전달하는 것은 제약사의 사명이다.의협도 충분히 이부분을 알고 있기 때문에 출입금지령은 일시적인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아니면 디테일의 방법론이 달라져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영업사원을 통한 정보전달이 안 된다면 인터넷 등 다른 부분을 허용해서라도 이뤄져야 환자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다.-규약심의위원회에 대한 업계의 불만이 존재한다. 특히 캠페인이나 책자발간 등 공익사업의 승인이 단순히 비용의 규모만으로 허가가 결정된다는 부분인데, 최근 공정위가 심의위원들과 아예 비용의 상한선을 정하는 내용을 담은 가이드라인 제정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환자수 등 요인에 따라 비용은 정해지는 것인데, 금액을 아예 못밖는 것은 더 형평성에 어긋나지 않나?규약심의위원회도 그 부분은 상당히 우려를 하고 있다.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찾고 있다.그 부분이 공정위와 대화를 통해 풀 수 있는 문제이고 아니면 규약심의위원회와 회동을 할 수 있는 문제이기도 하고 여러 가지 방안이 있을것 같다.기본적으로 현재 공정경쟁규약이 제약사가 의사와 약사에게 가서 판촉하는 모든 행위로 간주하는 뉘앙스를 갖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예를 들어 자기 자품에 대해 설명하는 것도 부당고객유인행위로 비칠 수도 있다. 이런 부분에 대한 정의가 새롭게 되야 한다.-공정위가 발표한 모범계약서(표준계약서)에 대해 KRPIA는 반대 입장을 표명한바 있다. 만약 정식 권고가 되면 보이코트할 생각인가?만약에 개인이 하는 장사라면 모범계약이 필요한가? 그렇지는 않을 것 같다.서로 상대성이고 환경이 다르고 내용이 다르기 때문에 이를 하나의 모범계약 형태로 가두는 것은 갑과 을 모두 피해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WTO협정에 위반되는 사항이기도 하다.현재 협회는 공정위와 계속 대화를 하고 있다. 공정위도 의견을 듣고 수위를 조금 낮췄다. 처음에는 표준계약서라고 했다가 이를 모두 따라야 하는 것이 아니고 회사의 선택에 맡기돼 참고하라는 뜻이라는 의미로 모범계약서로 이름을 바꾼 것이다.이외 계약서 적용시 법적인 구속력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논의를 진행중이다. 이 부분은 공정위와 계속 대화하면서 해결방안을 찾을 계획이다. 그동안은 각 회원사의 판단에 맡길 수밖에 없다.-현재 표시가격제 등 리스크쉐어링 도입에 대한 논의가 진전되고 있다. 조만간 적용 고려대상 첫 품목이 협상에 돌입하는데 이에 대한 협회의 입장이 있나?리스크쉐어링은 개별적 회사의 결정이지, 협회가 공식 입장을 표할 사안은 아닌듯 하다.근본적으로는 혁신에 대한 가치가 충분히 성립된 하에 도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모든 의약품에 적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투명성이 지나치게 결여된다.우리나라의 약가가 OECD 평균의 43% 수준이라는 점은 약가제도 자체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리스크쉐어링 도입에 앞서 우선적으로 전반적인 약가 시스템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많은 다국적사들은 현재 신약 고갈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앞으로 시장의 패러다임이 어떻게 바뀔 것으로 보는가?결론부터 말하자면 앞으로는 계열간 퍼스트(First-In-Class)보다 계열간 우월(Better-In-Class) 의약품에 대한 집중도가 높아질 것이다.화이자, MSD, 사노피 등 빅파마들도 마찬가지다. 1년 이내 Better-In-Class 품목이 많이 나올 것이라고 본다. 또 앞으로는 굳이 유럽이나 미국 시장을 겨냥기 보다 전세계가 아시아에 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그 니즈에 맞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끝으로 회장으로서 포부는?정부는 오는 2020년 세계 7위권 제약강국 도약을 목표로 'Pharma Korea 2020' 기획단을 출범시켰다.KRPIA는 기본적으로 Pharma Korea 2020에 뜻을 같이하고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갈 계획이다. 다국적사들이 단순 코프로모션 등 판매계약을 넘어 국내사와 다양한 파트너십을 맺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특별히 임팩트있는 사업 계획은 아니지만 업계가 서로 Win-Win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찾는 협회를 만들 것이다.2013-04-22 06:34:52어윤호 -
"부작용 보고해달라고 1년간 뛰어다녔다"정부·국민, 부작용 관리 인식부족...적은 예산 '한계' 안전관리약사 교육미비...해외 시판후자료도 내게끔 IT한국, 훌륭한 관리체계 만들수 있는데...법이 발목#박병주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장은 출범 1주년의 성과를 홍보하기보다는 앞으로 넘어야 할 과제들에 더 많은 얘기들을 쏟아냈다.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KIDS;키즈)이 출범한지 1년이 되기 하루 전인 9일 종로 보령제약빌딩 4층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KIDS) 직무실에서 만난 그는 비효율적 행정과 법규에 피로가 누적된 것처럼 보였다.그동안 해외발 약물 부작용 시스템에 의존했던 터라 키즈는 FDA같은 선진기관을 꿈꾸는 식약처는 물론이고 국내 학계에서도 많은 기대를 모았었다.PPA제제 퇴출의 근거가 된 조사를 진행하기도 했던 박 원장도 키즈를 꿈꿨다. 서울대 예방의학과 교수로 오랫동안 약물 유해반응에 대해 연구했지만, 방대한 부작용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하려면 보다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인력과 조직이 필요했다.그래서 키즈 설립이 확정됐을 때 가장 좋아했던 사람도 그였고, 초대 원장으로 임명됐을 때도 숙명이라 여기고 받아들였다.무엇보다 국민을 위한 일이었기에 초대 원장으로서의 부담도 짊어질 수 있었다.하지만 기대와는 너무 달랐다. 빠듯한 예산과 정부의 인식부족으로 새 일을 도모하기 어려웠고, 무엇보다 제대로 일을 할 수 있는 법 토대도 마련돼 있지 않았다.그는 지금 5000만원의 1년 홍보예산으로 어떻게 국민들에게 약물 부작용에 대해 알릴까 걱정 중이다. 키즈에서 박 원장이 보낸 지난 1년을 그의 입을 통해 직접 들어봤다.- 처음 방문했는데, 그래도 꽤 인원이 많아 보인다.이 인원을 모으기까지도 거의 1년이 걸렸다. 처음 기획재정부에서 35명으로 인가했는데 금년 3월 18일이 돼서야 35명을 다 채울 수 있었다. 제대로 트레이닝 받은 사람이 없어 직원을 구하는데 힘들었다.- 적은 시간이었지만 많은 성과를 남겼다. 그동안 해온 주요 활동사항을 설명해달라.먼저 지난해 10월 우리 홈페이지를 통해 부작용을 신고할 수 있도록 유해사례 보고 시스템을 만들었다. 그해 11월에는 안전상비약 편의점 판매가 개시되면서 '의약품부작용신고센터'도 오픈했다.또 그동안 부작용 보고의 메카였던 지역약물감시센터를 지역의약품안전센터로 개명하고 22개 의료기관까지 확대했다. 국립중앙의료원 산하조직과 대한약사회를 통해서도 부작용 신고가 활성화 되도록 협조했다.DUR(처방조제금기약물) 정보를 업데이트하는 작업도 우리가 했다. 쓸데없는 건 지워버려 처방현장의 어려움을 덜었고 앞으로도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에서 레벨업시킬 계획이다. 특히 금기, 주의 1, 2단계로 나눠 2단계에서는 처방위험성은 주지시키지만, 필요한 경우 처방이 가능토록 할 생각이다.- 그동안 지역약물감시센터(현 지역의약품안전센터)에 부작용 보고 건수가 집중됐는데, 약국이나 일반 소비자들의 부작용 신고도 늘었나?지금 역시 지역의약품안전센터가 90% 이상의 부작용 보고를 하고 있다. 전에 말한대로 각 기관에 발로 뛰어다니며 부작용 신고를 요청하는데도 실제 들어오는 건수는 거의 없었다. 일반인들의 인식도 부족도 여전했다. 20년전 자발적 부작용 신고에 관한 인식도가 11% 정도였는데, 최근에도 별도 늘어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약물 부작용 예방 차원에서 그만큼 신고가 들어와야 할텐데, 인식 부족이 큰 걱정이겠다. 인식전환을 위한 홍보활동이 궁금하다.우리 홍보예산이 5000만원인데, TV나 라디오에 광고하려면 거의 억대 금액이 든다. 국회에 예산증액을 위한 설명은 꾸준히 했지만, 필요없다는 식의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그만큼 인식들이 부족하다.- 생산주체인 제약사의 인식은 어떤가?2008년 약사법 개정해서 안전관리책임자 고용이 의무화됐지만 대부분 제약사들이 관련 업무 조차 잘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전문교육을 받은 안전관리책임자가 필요한데, 그동안 몇명이 있는지조차 몰랐다. 작년 우리가 390군데 안전관리책임자가 있다는 걸 조사했고, 올해는 약물위해관리학회와 공동으로 연수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교육을 받은 인원에게는 수료증도 주고 해서 어떻게든 관련 업무를 공부하도록 할 생각이다.- 제약사들은 주로 부작용 자료를 내는게 업무일텐데, 지금보다 더 정확한 자료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우리나라 약들이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데, 현지 수입국가 등의 시판후 부작용 자료에 대한 제출 의무가 없다. 일본은 2004년부터 해외자료를 관리하기 시작했는데, 데이터가 3배 이상 뛰었다. 약물 수입전 부작용을 선제적으로 파악하려면 현지 국가의 부작용 자료가 필수다. 해외 자료를 낼 수 있도록 법 규정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처음엔 제약사들이 엄두가 안 날 것이다. 지난번 10개 회사 관계자들을 초청해 이야길 들었는데, 이 부분에 대해 많이 걱정하더라.- 그동안 약물 부작용 관리가 해외 선진국 기관에 의존해왔다고 비판을 받아왔다. 국내에서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약물 효능과 유해사례를 알 수 있는 방법은 임상시험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임상시험은 한정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드는 돈에 비해 효율이 좋지 않다.그런데 우리는 저비용의 고효율 체계를 갖고 있다. IT강국이 낳은 전산체제가 그것이다. 심평원의 환자 진료내역과 통계청의 사망통계가 연계되면 어떤 약이 사망률을 낮추고, 한국인에게 맞는지 먼저 파악할 수 있다. 이렇게만 된다면 오바마가 꿈에 그리던 의료환경이 우리나라에 먼저 도입될 것이다.문제는 좋은 환경이 갖춰져 있음에도 쓰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개인정보보호법이 강화돼 본인동의없이는 정보를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 많은 환자 정보를 언제 동의받겠냐? 미국에서도 개인정보보호법이 있는데, 공익적 활용가치가 있으면 법에 저촉이 되지 않는다. 국내는 이 법 때문에 유해사례 연구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렇게 되면 동물실험을 통해 부작용을 파악하라는건데, 사람이 아니고서는 한계가 있다. 이 부분은 고치지 않으면 결과적으로 국민들이 피해볼 수 있다.- 그래도 작년 일을 시작하고 많은 양의 데이터를 분석해 허가변경된 약들도 나왔다. 적지 않은 성과다.작년 12월말로 30만건의 부작용 신고를 데이터마이닝해 통계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작년 식약청에 10건의 의약품 허가사항 변경을 요청했고, 금년에는 벌써 13건을 요청했다. 인구 100만명당 부작용 보고건수도 전세계 4, 5위에 해당될만큼 양적으로는 많이 발전했다. 문제는 국민들이 피부로 와닿는 질적인 부분의 개선이다.- 마지막으로 의약품 부작용 관리가 왜 중요한지 국민들에게 다시한번 설명해달라.미국에서 진행한 한 논문에서 약물 부작용으로 사망하는 사례가 약 200만명으로, 전체 5위에 해당된다는 조사가 나와 미국이 발칵 뒤집어진 적이 있다. 약물 부작용 때문에 나가는 돈이 당뇨병이나 심장병 치료보다 더 나가고 있다. 식품안전은 예측가능하고, 예방 가능한 분야다. 하지만 의약품은 다르다. 아무리 좋은 생산시설이 있고, 충분한 시험을 거쳤다고 해도 예기치 못한 부작용은 튀어나올 수 있다. 정부와 국민 모두 관심을 더 가져야 한다.- 앞으로 각오를 말해달라.나로서는 아직 해야될 일이, 의미있는 일들이 많기 때문에 국민들한테 봉사하는 마음으로 제대로 할 것이다. 무엇보다 개인정보보호법, 약사법 등 개정을 통해 저비용 고효율로 의약품 안전시스템을 구축해 나가는데 일할 생각이다.2013-04-18 06:47:47이탁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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