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터키에서 온 미생 "청국장 좋아해요""저도 미생봤어요." 지난 13일 서울 동대문구 용신동 동아ST 본사에서 만난 페리반 나지페(29) 씨는 터키에서 온 미생(未生)이라고 자기를 소개했다. 2010년 정부 지원 장학생 프로그램으로 한국에 들어온 그녀는 작년 8월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을 졸업했다. 졸업을 1년 미룰 정도로 한국생활이 좋았던 나지페 씨는 지금 동아ST 해외영업 1팀에서 일하고 있다. 그녀는 미생의 장그래와 닮은 점이 많다. 미생이란 드라마가 케이블채널 tvn에서 방영된 10월부터 그녀도 동아ST 직원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장그래처럼 인터십을 통과해 비로소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이다. 동아ST는 작년 8월 처음으로 국내에 유학온 외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인터십을 실시했다. 당시 36명이 지원해 12명이 8주 동안 인턴십 프로그램을 수행했다. 이 가운데 2명만이 동아ST 근무 기회를 얻었다. 나지페 씨는 그 중 한명이다. 장그래와 다른 점이라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화려한 학벌이다. 그녀는 터키에서 제일 유명한 METU(중동공과대학)를 졸업했다. 터키의 서울대라 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서울대 국제대학원을 다녔다. 검정고시를 통해 고졸문턱을 넘은 장그래에 비하면 소위 '가방끈'이 길었다. "미생을 보면서 장그래가 저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처음 입사해 허둥지둥하는 모습이 다르지 않았어요. 물론 드라마처럼 혹독한 생활은 아니었지만 말이에요." 입국 이후 1년동안 한국어 공부에 매진해 한국 사람과 임의롭게 읽고 쓰고 말하는 수준까지 올라왔다. 이날 인터뷰도 외국어 한마디 못하는 기자의 걱정을 날릴 정도로 한국말 소통이 완벽했다. 그러나 장그래가 외국인들과 전화통화에 어려움을 겪은 것처럼 그녀 역시 한국인들과 전화통화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난해한 회사용어는 그녀에게도 고역이었다. "한국에서 1년동안 영어나 터키어는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한국어만 쓰려고 노력했어요. 같은 학교에서 만난 한국 언니의 도움도 컸어요. 그래도 아직 전화받을 때는 힘든 점이 많아요. 혹시 내가 실수할까봐 걱정도 되고요." 출퇴근때 이용하는 지하철 2호선의 고통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터키에서는 차안에서 이렇게 시간을 소비한적이 없단다. 서울대 근처에 거처를 마련한 그녀는 조만간 동아ST 주변으로 이사를 할 계획이다. 형제의 나라 터키 출신인 그녀도 한국에 오기 전까지 한국을 많이 알지 못했다고 한다. 그저 전공 교수가 한국인이라는 점과 졸업 당시 한국 대학원 장학생 프로그램을 접하면서 인연을 맺게 됐다. 그러나 대학원 졸업을 앞두고 터키에 돌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는 한국에 더 남고 싶다는 생각이 강렬해졌다. 그래서 졸업도 1년 미뤘다. 마침 한국에 남을 기회도 찾아왔다. 동아ST에서 펼친 첫 글로벌 인터십이 그 무대였다. "한국에 있으면서 동아리 활동후에 하는 뒷풀이나 청국장, 된장찌개, 떡볶이 등 이런 게 너무 좋았어요. 물론 한국사람들도 너무 좋았고요. 그렇게 한국에 더 있고 싶을때 쯤 동아ST에서 그 기회를 줬습니다." 동아ST 입장에서도 나지페 씨는 소중한 인재다. 해외진출을 목표로 삼고 있는 회사에서 터키어, 영어, 한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경영학 전공자는 흔치않다. 나지페 씨는 지금 터키시장을 조사하면서 유럽 내 경쟁품목을 분석하고 동아의 제품진출을 위한 사업개발 업무를 맡고 있다. "현재 천연물신약 모티리톤 터키 진출을 위한 사업개발을 진행 중이에요. 향후에는 박카스도 현지 시장에 소개하고 싶어요." 동아ST에 들어와 좋은 선배들과 상사를 만나 즐겁다는 그녀는 장그래처럼 현 직장인 동아에서 오랫동안 일하는게 꿈이라고 말했다. 관악산 등산이 취미일정도로 한국인보다 더 한국인같은 나지페 씨의 꿈은 드라마처럼 해피엔딩을 향하고 있다.2015-01-15 06:14:59이탁순 -
발톱으로 OTC 블록버스터 만든 이남자이 남자, 알고 있었다. 샤워를 마친 남자들이 거실 TV 앞에 쪼그려 앉아 수건으로 자신의 발을 닦는 그 모습과 왜 그럴 수 밖에 없는지 말이다. '지저분하게 뭐하는 짓이야'라는 아내의 퉁명스런 말까지 듣고 나면 더 얌전해질 수 밖에 없는 남자의 씁쓸한 심경도 안다. 여자의 마음과 치장을 꿰뚫어 볼 줄도 알았다. 모두 그런 건 아니지만 바캉스철 샌들 앞으로 튀어 나온 엄지 발가락에 왜 짙은 페디큐어가 칠해졌는지 말이다. 그 페디큐어 안에 어떤 진실이 감춰져 있는지 안다. 외피 그 넘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아내는 엑스레이처럼. 페디큐어 이면의 진실을 관통한 한국메나리니 김용근 이사(40세·컨슈머헬스케어 부문장)는 바르는 무좀약 '풀케어'로 성공 신화를 썼다. 블록버스터는 마케터에겐 자다가도 벌떡일어나 다시 쓰다듬어 보고 싶은 '훈장'이나 다름없다. 획을 긋는 커리어다. 2013년 10월부터 2014년 9월까지 풀케어 1년 매출은 250억원에 이르렀다. 발매 1년 9개월 만에 IMS OTC 부문 톱 5 품목에 등극했다. 전문의약품도 결코 이루기 쉽지 않은 이 매출, 어떻게 가능했을까. 풀케어의 성공 스토리가 주목 받을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또 있다. 처방의약품과 일반의약품을 모두 합친 손발톱 무좀 시장 규모가 80억원이었는데 어떻게 이 보다 3배나 큰 매출을 단일품목으로 일궈낼 수 있었을까. 작년 12월19일, 그를 만났다. 접견실에 나타난 그는 오른손에 다소 커 보이는 시계를 차고 있었다. 낯선이의 방문을 그는 소녀처럼 수줍어했지만, 신념은 확고해 보였다. 화색 좋은 미소년의 얼굴이었지만, 돌다리를 수차례 두드려보고서야 한걸음 나가는 치밀함이 엿보였다. '매일 시장의 크고 작은 움직임에 대해 보고를 받고 그 의미를 따져본다'는 그는 삼사일언, 세번 생각하고 한번 말했다. 촉은 한껏 세웠지만 쉽사리 말하지 않았다. "첫 직장 임원회의에서 말의 중요성을 알았다"고 하는데 그 보다 예단을 꺼리는 듯했다. ▶ 발매 1년9개월 밖에 되지 않은 일반의약품이 매출 250억원에 도달한 건 매우 드문일입니다. 처방의약품을 포함해도 마찬가지죠. 우문이지만 비결이 뭔가요. "손발톱 무좀 약은 경험해 보지 못한 영역이라 두려움도 컸고, 어려움도 적지 않았죠. 그럴수록 철저히 시장, 다시말해 소비자를 알려고 노력했어요. 유병률부터 미래 시장 가망성, 소비자 성향, 기존 제품 인지도 조사 등 꼼꼼하게 조사하고 분석했어요." ▶ 시장조사를 하던 2012년의 경우 손발톱 무좀시장이라 봐야 80억원대였는데, 가능성은 보셨나요? "물론입니다. 시장엔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이 있었지만 대부분 처방활동으로 움직였고 시장이 크지 않은 만큼 오히려 해볼만한 여지가 있었죠. 최종적으로 시장 잠재력이 크다고 판단했어요. 한마디로 저평가 시장이었던 겁니다." ▶ 환자들 분석해 보니 손발톱 무좀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고 있던가요. "손발톱 무좀을 질환으로 인식하지 않더라고요. 멀쩡하던 손발톱의 색깔이 변했는데도 고개만 갸웃거릴 뿐 그런가보다 방치했고, 치료제가 있는지도 잘 몰랐죠. 손발톱이나 일반 무좀의 유병률이 비슷할만큼 환자가 많은데도 말입니다. 그러니 일반무좀약을 손발톱에 발라보다 '안되는구나'하며 포기하는 거죠. 기존 손발톱 치료제를 사용하시던 분들은 처음엔 의욕적이었지만 얼마안가 약을 바르려고 사포로 가는 것을 귀찮게 생각했고, 보기 흉하니 손톱깎이로 짧게 자르다 통증 때문에 고통스러워 했어요. 여성환자가 55%로 남성보다 높은 편이었고, 미용적으로라도 치료에 더 관심이 많았죠." ▶ 풀케어를 론칭하려할 때 본사도 반신반의 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이미 형성돼 있는 시장 규모가 크지 않은 만큼 기대를 가질만한 시장이라고 보기 어려웠을 테니까요. 그런데 시장을 들여다보니 말씀드린대로 언멧니즈(unmet needs)가 충분했죠. 치료받고 싶은 환자는 충분했지만 웬만하면 참으려 하는 경향이 많았던 거잖아요. 마침 풀케어는 기존 의약품과 다르게 갈거나 닦아낼 필요없이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었죠. 때문에 잠자는 시장을 깨울 수 있다고 확신을 가졌습니다. 관심이 낮은 시장이었기 때문에 오히려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보았고, 과감하게 본사에 광고 진행 계획을 승인 받게 됐던 겁니다." ▶ 광고의 필요성, 왜였죠? "말씀드린대로 질환을 알려야 했거든요. 별거 아닌 것으로 여겼던 손발톱 이상 징후를 질환으로 인지하게 된 후에야 비로소 치료방법도 있다는 솔루션이 통할 수 있으니까요. 마지막 메시지는 손발톱 전용 치료제가 있다는 것이었죠. 그런데 이는 제품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안되는 일입니다. 재구매 안되면 끝이니까요." ▶ 그렇다면 풀케어만의 강점이 있다는 이야기네요. 시장의 언멧니즈, 풀케어의 강점으로 관통한 셈인데요, 어떤 특징이 있나요. "흡착력과 약물 침투력이 빠릅니다. 환자분들이 갈거나 닦아내는 번거로움 없이 하루 한번 잠자기전 얇게 발라주기만 하면 되니 사용이 아주 편리해진 겁니다." ▶ 시장 분석이 끝나면 실전인데요, 디테일과 물류를 도매업소에게 맡겼죠. 출시 당시 시장은 '저게 되겠어?'였습니다. "제약회사 대 제약회사의 얼라이언스와 같은 맥락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메나리니가 다국적사였지만 이 제품을 이끌고 나갈 인력이 저를 포함해 4명 뿐이었거든요. 그래서 권역별로 영업력이 우수한 도매업소를 선택하게 됐고, 이곳에 디테일과 프로모션을 맡기게 된 겁니다. 생각하기 나름인데 도매영업인력이 우리제품을 판매해주면, 우리 가족이잖아요. 그걸 믿었고, 믿음은 여전합니다." ▶ 2013년 히트를 치고, 이 기운이 2014년까지 이어지면서 일각에선 물량이 달리는 현상이 나타났죠. 이를 두고 메나리니가 수급을 조절해 나타나는 시장 왜곡 아니냐는 비판도 따랐습니다. 장안의 화제가 됐던 허니버터칩처럼 말이죠. "워낙 시장이 작았던데서 비롯된 오해라고 봅니다. 80억 시장서 일반의약품이 겨우 10억원 수준이었던터라 초기 물량 확보를 가늠하기 어려웠어요. 수요가 크게 늘며 80억원 넘는 물량을 부랴부랴 준비하느라 어려웠죠. 이렇게까지 예상 못했으니까요. 약국 등 유통가가 불편했던 건 맞고, 이런 요구를 반영해 2014년엔 200억원 규모를 준비했어요. 사실 시장 요구를 수용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이 물량을 결정하는 건 쉽지 않았습니다. 판매되면 좋지만 그 반대 경우도 있을 수 있는 거니까요. 올해는 더더욱 약국이 불편하지 않도록 노력할 겁니다." "첫해 성공한 후 2014년 재고 물량 결정하는데 고민 전년도 80억 매출 있었지만 200억원 결정은 쉽지 않았죠" ▶ 도매와 협력, 할만 한가요? 도매에 영업력이 있겠느냐는 의구심은 시장에서 다 풀리지 않았습니다. "제약회사 의지가 중요하다고 봐요. 도매 영업사원은 누구보다 약국과 관계가 끈끈합니다. 최고 강점이에요. 최근 경향은 도매가 제약회사 시스템을 긍정적으로 수용한다는 점이죠. 도매 네트워크 PNK가 근화알보젠과 협력하는 것도 이런 경향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도매가 취급하는 품목이 2만여 품목에 달하니 제약회사 입장에서 우리 품목을 디테일하도록 하려면 관심이 중요하겠죠. 우리는 매달 도매업소 세미나를 진행하고 성과는 공유합니다. 시장 상황이나, 정책을 설명합니다. 중요한 점은 협력사를 가족사로 마음깊이 받아들여야 한다는 겁니다." ▶ 풀케어에 이어 내놓은 의료기기 흉터치료제 더마틱스는 어떤가요. 시장엔 '풀케어는 운이 좋았어'라고 말하는 마케터들도 있거든요. "성공적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매출도 기대이상인데 경쟁이 꽤 있는 시장이라 수치를 밝히기는 좀 곤란합니다. 상처치료와 흉터치료는 다르다는 콘셉트로 접근해 세분화된 시장이 창출되고 있습니다." ▶ 일반약 250억 블록버스터라는 성공신화를 쓰기까지 개인적 이야기 좀 해 볼게요. 첫 직장, 첫 업무 뭔가요. "성공신화라니 쑥 스럽고요, 앞으로 2~3개 연속 히트를 쳐보고 싶은 건 사실입니다. 2001년 한미약품이 첫 직장이고 세미, 종합병원 등에서 MR을 했습니다. 그러다 일반의약품 마케팅을 하게됐습니다." ▶ 일반의약품 마케팅 경험이 있으시군요. "기억하시겠지만 의약분업 당시 바쁜 약국의 특성을 고려해 일반약 POP 매대를 내는데 관여했습니다. 팀원을 거쳐 팀장도 했어요. 그러다 와이어스에서 센트룸 담당 PM을 했고 메나리니로 옮기게 됐습니다." ▶ 잠깐 사잇길로 가보자면 이탈리아 다국적 기업이라 표방하는 메나리니 기업 문화는 어떤가요. "무차입, 가족경영을 하는 회사로 공격적 투자를 좋아합니다. 이탈리아 1위 기업인데, 사업 플랜을 세워 설득시키면 적극 투자하는 문화가 인상적입니다. 믿고 맡깁니다." ▶ 대학에서 마케팅 관련 전공을 했나요? 제약업계는 어떻게 오셨죠? "화공계열이고요, 원대한 꿈을 안고 온건 아닙니다. 지금까지 이력서 세번 썼는데 한미약품 화이자 메나리니 모두 합격했어요. 운이 좋다고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하하. 첫 직장에 원서는 친구가 쓰자해서 썼고, 대부분 유명연예인들 의 에피소드처럼 제가 붙고 친구는 떨어졌습니다. 물론 그 친구 나중에 외자제약회사에 취직했지만요." ▶ 마음을 흔드는 말, 뭔가요. "평범해 보이지만, 제 마음을 움직이는 3가지가 있습니다. 주어진 조건에서 최선을 다하자, 열심히 하면 바판은 받지만 비난을 받지 않는다(차마시며 선배에게 듣고 감동 받은 말인데, 정작 그 선배는 '내가 그런 말을 다했어'라고 한다는),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지말고 내가 듣고 싶은 말을 상대에게 하라 등 세가지에요. 마케터로서 중시하는 말은 세번째로 본질을 파악하는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OTC 이야기 좀 해보죠. 처방과 조제가 주류인 시장에서 매력의 구석이 있기는 한가요? 마케터로서 MR로서 말입니다. "매력적입니다. 소비자와 직간접 대화를 하는게 아주 흥미롭거든요. 제가 기획하고 만든 광고에 소비자가 열광하고 제가 만든 메시지에 약사님들이 긍정적 반응을 보이실 때 희열을 느낍니다. 생각을 공유하고 서로 이해하는 의미니까요. 정책적인 면에서도 저와 팀이 정한 행동과 결정이 시장의 변화를 이끄는 모습도 마찬가지 입니다. 약국 영업할 때 열심히 방문하고 솔직하게 말했을 때 삐걱대던 관계가 회복되고 새로운 관계로 정립될 때 뿌듯했거든요. 공대생이었는데 알고보니 천성적으로 영업과 마케팅이 적성에 맞는다는 사실, 새삼 깨닫고 있거든요. 마케터로 설득을 배웠다면, 영업은 사람 만나는 법을 가르쳐 줬다고나 할까요. 영업과 마케팅 결국 사람을 이해하는 과정이라 생각합니다."2015-01-14 06:14:59조광연 -
"사랑·힐링받고 싶다면 우리약국에…"[3] 서울 성북구 '사랑받는약국' 어두운 표정, 딱딱한 말투, 매캐한 소독약 냄새. 병원, 약국에 가면 없던 병도 생길 것 같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이 약국, 약만 주는 보통의 약국과 뭔가 다르다. 이름부터 남다른 서울 성북구 정릉동에 위치한 '사랑받는 약국' 말이다. 개국 6개월이 채 안됐지만 이 약국은 동네에서는 존재만으로 고마운, 한번 찾은 환자에게는 잊혀지지 않는 장소로 인식되고 있다. 안팎의 인테리어는 물론 약사의 말과 표정 하나하나에 사랑이 묻어나는 약국, 이 약국에서 약사로의 새 삶을 설계해 가고 있다는 유하진 약사가 궁금해졌다. ◆사랑·힐링받고 싶다면 이 약국으로 오래된 주택과 상점이 가득한 골목 한켠. 꽃화분이 놓여진 테라스와 유독 눈길을 끄는 간판까지 카페같은 약국 인테리어가 지나가는 행인들의 시선까지 사로잡는다. 인근에 이렇다할 병의원은 없지만 유하진 약사는 허름한 음식점이었던 지금의 약국 자리를 선택해 5000여만원이 넘는 인테리어 비용을 과감하게 투자했다. 평소 꿈꿔왔던 사랑, 힐링을 선사하는 약국을 어린 시절을 보낸 정릉동에서 실현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유 약사의 꿈은 약국 내부 인테리어 곳곳에 묻어나 있다. 주황색과 피치색, 푸른색, 흰색의 적절한 조화는 물론 환자들을 배려한 테이블과 진열장, 상담 공간까지 약사가 직접 디자인에 참여하고 배치했다. 따뜻한 색과 잔잔한 명상음악, 곳곳에 배치된 글귀와 소품들은 약국에 머무는 시간만이라도 환자가 편안한 마음으로 휴식했으면 하는 유 약사의 배려다. "예쁜 것을 보면 저절로 눈과 마음이 즐거워지잖아요. 약국 앞을 지나가던 사람이 잠깐이라도 우리 약국을 보고 기분이 좋았으면 했죠. 특히 약국을 자주 찾는 주민이나 환자가 약국에 있는 시간만이라도 사랑받고 있다는 마음이 생겼으면 하고요." ◆"진짜 약 주는 약사 되고 싶어"…약사명상가로 사는 법 독특한 인테리어와 더불어 이 약국이 사랑받는 이유는 또 있다. 바로 유 약사의 특별한 이력. 유 약사는 10여년 전 잘되던 약국을 과감히 접고 명상가의 길에 접어들었다. 좁은 약국 안에서 모든 것을 혼자 감당해야 하는 약국 생활은 그에게 공황장애라는 마음의 병을 가져왔다. 자신의 마음부터 치유하고자 우연히 찾아간 명상원에서 그는 새로운 길을 찾았고 10여년 간 명상가이자 명상교육강사로 활발히 활동했다. 그 분야에서 인정받아 대학과 기업체 강의는 물론 다수 방송에 출연하고 지난해에는 책도 출간했다. 하지만 마음 한켠에는 약사로서 목마름이 항상 존재했다. "예전엔 마음의 스트레스도 있었지만 환자에게 약을 주면서 가끔은 내가 오히려 독을 주고 있는건 아닌가 하는 고민에 빠지기도 했어요. 그래서 항상 진짜 환자의 몸과 마음을 함께 치유할 수 있는, 약사인 나와 환자가 모두 만족하고 행복할 수 있는 그런 약국을 해보고 싶었어요." 개국 6개월이 채 안됐고 인근에 산부인과만 있어 아직 만족할만한 매출은 나오지 않고 있다. 하지만 유 약사는 개의치 않는다. 그의 꿈에 한발씩 다가서고 있기 때문이다. 인근 주민들에게 '사랑받는 약국'은 이미 사랑방으로 인식되고 있다. 약국이 존재만으로도 동네 분위기를 살린다며 고마워하는 주민이 있는가 하면 벌써부터 단골 고객만도 여럿이다. 그도 그럴것이 처방전 한장 들고온 환자에게 복약상담은 물론 식이요법, 생활습관, 환자에 맞는 명상법까지 일러주는 유 약사에게 환자는 빠져들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잘 먹으면 약이 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독이 될 수도 있는 게 약이에요. 그만큼 환자가 약을 제대로 먹고 효과가 좋을 수 있도록 다양한 지식과 정보를 전달해야 하는 게 약사의 역할이고요. 명상가로 연구한 것이 환자들에게 몸은 물론 마음을 치유하는데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제게는 행복 중 하나에요." ◆매주 목요일 저녁 문닫은 이 약국 안에선? 유 약사는 약국을 운영하는 지금도 주 1~2회 명상 강의를 다니고 있다. 여전히 방송 프로그램은 물론 기업체·군 부대·프로 스포츠 구단·지방자치단체 등에서 강의 요청이 끊이지 않지만 당분간은 약국 업무에 집중하려 하고 있다. 그런 마음에 시작한 것이 약국 안에서 진행하는 명상 강의다. 약국을 떠나지 않으면서도 그가 하고 싶은 명상 강의를 마음껏 하고자 하는 생각에서다. 매주 목요일 저녁 7시 30분부터 유 약사는 약국에서 명상교실을 운영한다. 지역 주민은 물론 유 약사의 지인, 단골 환자 등이 약국을 찾아와 명상 교육에 참여하고 있다. 약국이 어느 정도 자리 잡히면 지역 주민들을 위해 약국 안에서 임산부를 위한 태교명상교실을 운영하며 봉사할 계획도 갖고 있다. "명상은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고 신체의 자기치유력을 높여 줘요. 약사로서 제가 조제해 환자에게 건네는 약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몸속에 있는 '진짜 약'인 명상 역시 중요하다는 거죠. 예전 암 캠프에서 강의할 때 수많은 약사 환자들을 만나서 놀란 경험이 있어요. 우리 약사님들부터 마음의 행복을 찾고 환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었으면 합니다."2015-01-12 12:24:59김지은 -
"환자에게 건강에너지를 주고싶어요""암환자, 비만환자를 위한 운동강의를 병원에서 진행했죠. 앞으로 기회가 되면 더 다양한 곳에서 환자들을 위한 건강체조, 생활운동 방법을 재능기부하고 싶어요." 병원 내 건강한 에너지 전도사. 순천향대서울병원 홍보대사인 보디빌더 김주형 씨의 이야기다. 보디빌더이자 트레이너인 김 씨는 지난 8월 홍보대사로 위촉된 이후, 건강한 에너지 전도사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순천향대서울병원 교수진은 용산구보건소에 정기적으로 특강을 나가고 있는데, 김 씨가 오고나서는 교수들의 이론 강의와 김 씨의 운동 강의가 병행해서 이뤄지면서 시너지 효과를 보고 있다. 병원 안에서 '암 환자를 위한 웨이트 특강', '비만 정복하기' 등의 다양한 특강을 진행하거나, 나눔과 행복 행사 및 용산가족공원 건강체조, 송년의 밤 행사 등을 열면서 다양하게 재능기부 하고 있다. 지난 11월 진행된 '순천향대병원 협력병·의원의 밤' 행사에서는 김 씨가 소속된 휘트니스팀 '팀어벤져스' 선수들이 김 씨와 함께 'Beauty and the Beast(미녀와 야수)'를 콘셉트로 바디 퍼포먼스를 꾸미면서 화제가 된 바 있다. 당시 김 씨는 'The power of love' 연주에 맞춰 개인포즈로 좌중을 압도했다. 김 씨는 지난 8월 피트니스 세계대회 WBC(World Body Classic) 헤비급 챔피언 타이틀을 거머쥔 보디빌더다. 수많은 연예인이나 유명인사가 병원 홍보대사로 임명된 소식은 많이 접하지만, 보디빌더 병원 홍보대사는 김 씨가 처음이다. "저는 처음, 최초라는 말을 좋아해요. 휘트니스 계통의 인물이 대학병원 홍보대사로 위촉된 것은 처음이라고 알고 있어요. 역할이 주어졌다는 것만으로 감사하게 생각하죠." '최초'라는 단어를 좋아하는 김 씨는 국내에서 '처음' 열린 세계대회 WBC에서 '첫' 헤비급 챔피언이 됐다. 이 대회에는 김 씨의 병원 홍보대사 임명에 가장 큰 역할을 한 순천향대서울병원 홍보팀 이상엽 씨가 함께 출전했다. 휘트니스FM 교대점 마스터트레이너이자, 순천향대서울병원 근처 J헬스클럽에서 프리랜서 트레이너로 활동하고 있는 김 씨는 이 씨의 운동 선생님이기도 하다. "이상엽 씨를 만나기 전까지 순천향대병원이라고 하면 어머니께서 수술과 치료를 받으신 병원이라는 이미지가 다였죠. 바디프로필 촬영을 목표로 운동을 배우기 시작한 이상엽 씨와 함께 WBC를 출전하다보니 관계가 깊어지게 됐죠." 병원 홍보대사는 무보수다. 순전히 재능기부 형태로 일을 하게 되는데, 김 씨는 이 마저도 "행복하다"고 말한다. "병원에서 건강한 에너지 전도가 필요하다고 하면, 주저 없이 달려가 도울 거예요. 제가 할 수 있는 재능이 건강한 모습으로 건강한 에너지와 기운을 전달하는 것인데, 그걸로 도움을 줄 수 있다는게 뿌듯해요."2015-01-12 06:14:45이혜경 -
"2년 더 배운 약사들, 힘은 분명하다"2005년 6월 17일 의사협회 임원들은 약대 6년제 공청회장에 난입해 단상을 점거하고 약대 6년제 도입을 결사반대 했다. 약사들은 2년 더 배워 훌륭한 약사를 배출하자는 데 왜 의사들이 반대를 하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당시 원희목 대한약사회장은 간이식 수술 차 병원에 입원해 있었다. 가장 중요한 시기인데 병원에 있어야 한다는 자신이 너무 원망스러웠다. 의협의 공청회장 점거 농성 이후 정확하게 10일 만인 6월27일 원희목 회장은 대한약사회관에 출근을 했다. 간이식 수술을 한 만큼 면역력 떨어졌으니 요양을 하는 게 좋다는 의료진의 만류를 뒤로하고 마스크를 쓴 채 회무에 복귀했다. 결국 2005년 8월19일 교육인적자원부는 2009년부터 약대 수업연한을 6년으로 연장하는 내용의 2+4학제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약대 6년제 도입 확정 이후 10년만인 2015년 2월 첫 6년제 약사들이 배출된다. 우여곡절 끝에 도입된 약대 6년제의 산파역할을 했던 원희목 전 대한약사회장을 만나봤다. 직원이 600명이나 되는 거대조직인 보건복지정보개발원의 제2대 원장으로 재임 중인 원 전 회장은 약대 6년제 대한 기자 질문에 만감이 교차하는 듯 거침없이 대답을 이어나갔다. - 6년제 약사들이 올해 처음 배출된다.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약대 학제개편이 사회갈등으로 비화돼 고생을 많이 했다. 교수, 학생, 약사회, 민초약사들이 한 목소리를 냈다. 약사들이 한데 뭉쳤기 때문에 학제개편이 이뤄졌다. 약대 6년제로 동분서주할 때인 2005년 2월 1일 간암 판정을 받았다. 3개월 시한부 인생이었다. 그 후 자포자기 심정으로 국립암센터에서 추가 검진을 받았다. 전이성 말기 암이 아닌 혈관종으로 인한 암으로 확인됐고 결국 처남의 간을 이식 받았다. 간이식 차 병원에 있을 때 의료계의 거센 저항이 진행됐다. 6년제 확정의 가장 중요한 시기였다. 생사가 교차하는 순간 그렇게 6년제는 확정됐다. - 6년제를 흔히 약계 숙원사업이라고 했다. 6년제 약사 배출의 의미는 무엇인가? 약사사회에는 크게 4가지 변곡점이 있었다. 1989년 전국민의료보험, 1993년 한약분쟁, 2000년 의약분업, 그리고 약대 6년제가 그 것이다. 먼저 한약분쟁으로 한약사 제도가 만들어지는 등 큰 변화와 시련이 있었다. 그러나 한약관련 제도 변화과정에서 의약분업을 추진한다는 내용 이 부칙으로 포함됐다. 이 부칙이 2000년 분업 도입의 단초가 됐다. 의약분업으로 약사들의 전문성이 더 필요했다. 의약이 상호견제를 하려면 약사들의 약에 대한 전문성이 필연적으로 따라 붙었다. 결론은 약대 6년제였다. 분업 도입 초기 의사들이 약사들을 한 수 아래로 깔보는 경향이 있었다. 보건의료시스템에서 의약이 파트너가 되기 위해 6년제가 필요했다. 당시 의사들만 빼놓고 6년제에 다 찬성했다. 2년을 더 배운다는 데 반대하는 게 말이 안됐다. 분업이 있었기 때문에 6년제 도입에 대한 사회 여론도 형성됐다. 한약분쟁, 의약분업, 6년제는 연관성이 있다. - 6년제 약사들의 진로가 교수는 물론 제약, 약국, 병원 초미의 관심사다. 6년제 약사 배출이 약사사회에 모멘텀이 될 수 있다. 6년제 약사 후배들이 사회적 역할을 다할 수 있게 선배들이 도와야 한다. 원년 졸업생의 역할이 무척 중요하다고 본다. 약사는 신약개발, 연구, 병원, 개국 등 진출할 수 있는 분야가 다른 보건의료 직능에 비해 넓다. 영역확장도 가능하다. 약사들의 진로가 약국진출에 편중되는 게 사실이다. 6년제 약사가 배출돼도 약국 편중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일단 제약사도 6년제 약사의 처우개선을 고민해야 한다. 일할 수 있는 여건이 필요하다. 신약개발의 화룡정점은 바로 약사다. 약사사회 전체의 노력이 필요하다. - 6년제 예비약사들을 만나본적이 있나? 어떤 느낌인가? 6년제 후배들을 만나보니 마인드가 있더라.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어렵게 입학한 후배들이다. 철이 들었다고 보면된다. 직능에 대한 고민이 깊더라. 결국 선배약사들이 끌어줘야 한다. 약사 직능 업그레이드의 미래가 그들 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4년제 약사와 6년제 약사간 괴리감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기우다. 시간이 경과되기는 했지만 한의사와 치과의사도 4년제에서 6년제로 전환됐다. 4년제 한의사, 6년제 한의사로 나눠 이야기하지 않는다. 선배가 먼저 6년제 약사들을 인정하고 받아 줘야 한다. 선배가 인정해야 6년제 약사를 축으로 한 변화의 추동력이 생긴다. 선배가 없는 신설약대의 경우 지역약사회와 융화하려는 노력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6년제 약사들은 4년제 선배약사가 필요하다. 우리가 지원군이 돼야 한다. - 6년제 약사들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나 2년을 더 배웠다. 2년이라는 시간은 가볍지 않다. 약국이라는 곳이 변화가 더딘 곳 중 하나다. 6년제 약사들이 선제적 변화를 주도해 줬으면 좋겠다. 그들에게는 약국기능과 업무를 재정립해야 하는 사명감이 있다. 약에 대한 전문가는 이제 기본이다. 여기에 헬스커뮤니케이터 역할이 추가돼야 한다. 바로 약사는 건강조언자라는 점이다. 신뢰받는 건강전문가가 되면 의약품 외에 건강기능식품 등 모든 건강관련 제품을 접목할 수 있다. 약에 대한 전문가+건강조언자가 6년제 약사들이다. 여기에 신약개발의 첨병이 됐으면 좋겠다. 신약개발은 물론 제약산업 육성의 핵심 인력이 됐으면 한다. 원년 졸업생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2015-01-05 12:24:58강신국 -
"보완대체의료, 깊게 성찰해 볼 시점"기형적 수가구조 개선필요..."직역갈등 국민입장서 봐야" "의·약사 여러분이 걱정없이 국민 건강증진이라는 본연의 임무에만 충실할 수 있도록 국회차원에서 제도개선에 더욱 힘쓰겠습니다." 김춘진(62·치과의사)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이 의·약사 등 보건의료분야 독자들에게 전한 신년인사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7월, 6년만에 보건복지위원회에 돌아왔다. 그것도 위원장이라는 중책을 맡아 '금의환향'했다. 그는 치과의사 출신이면서 초선이었던 17대 국회 때 보건복지위에서 활동했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보건의료 분야 현안에 대한 이해가 높다. 또 남다른 소신으로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보건의료 분야에서 가장 시급히 개선해야 할 과제로 직역갈등과 함께 모순적인 보험수가-국민의료비 구조 문제를 꼽았다. 의사들은 저수가로 인해 비급여에 열중하게 되고, 이로 인해 건강보험 보장성은 후퇴하는 데도 국민의료비는 계속 증가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했다. 또 건강보험 보장성과 급여기준은 '사람을 위한 정책', '사람을 위한 치료' 중심으로 만들어져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정부의 '규제기요틴'에 포함돼 논란으로 부상하고 있는 유사의료행위와 관련해서도 소신을 감추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좋은 치료방법이 소멸되면 국가적 낭비다. 보완대체의료는 고령화시대에서 보다 전문화된 질 좋은 서비스를 원하는 국민 다수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당장 제도화 논의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시대의 흐름으로 언젠가는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 위원장과 국회 전문기자협의회 소속 기자들과 일문일답이다. -오랜만에 보건복지위에, 그것도 위원장으로 복귀했다. 소회 한 말씀. = 17대 국회 이후 농림해양수산위원회를 거쳐 6년 만에 보건복지위원회에 돌아왔다. 감회가 새롭다. 중책을 맡아 책임감도 느낀다. 초심으로 돌아가 민생이 최우선이라는 확고한 원칙 아래 우리 상임위가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맡은 바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위원회 운영과 관련 남다른 소신이 있는 것 같던데. = 17대 때만해도 보건복지위 국정감사는 밤 11시가 넘어야 끝나는 게 일반적이었다. 크리스마스 이브 날 밤 12시를 넘겨 법안심사소위가 계속 이어졌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런데 돌아와서 보니 지금은 다소 일찍 끝나는 쪽으로 문화가 바뀌었더라. 개인적으로 국회는 가능한 오래 회의를 이어가면서 크고 작은 이슈를 계속 지적하고 개선하도록 촉구하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 위원장이 된 이후 상임위 운영방향도 그렇게 잡게 됐다. -후반기 상임위 구성 당시 복수 법안소위 설치논의가 한창이었다. 법안소위를 복수화하거나 여의치 않으면 매달 정례화 할 생각은 없는 지. = 제19대 하반기 보건복지위 주요 운영방향 중 하나로 '생산적인 보건복지위'를 제시한 바 있다. 보건복지 분야는 국민의 일상과 밀접해있기 때문에 상임위의 생산성이 낮을 경우 그 피해가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가게 된다. 또 국회의 본질은 입법에서 비롯되는 만큼 법안소위를 복수화 해 상임위 생산성을 높이는 방안을 위원장으로서 제시하기도 했다. 안타깝게도 여·야 입장 차이로 인해 성사되지는 못했지만 법안소위 복수화 필요성에 적극 공감한다. 사실 17대 때는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이 복수소위를 제안했고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여야 간 합의가 안되면 성사되기 어려운 일이다. 한마디 덧붙이고 싶은 말은 현재 보건복지위에 밀려있는 법률안이 1000개가 넘는 데 국회가 팽개치고 있다는 지적이 있는 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법안이 국회에 제출되면 쟁점법안 여부를 상정 전에 먼저 스크리닝하게 된다. 여야가 협의해 쟁점이 없거나 정리된 법률안은 상정해 신속히 처리하지만 그렇지 않은 법률안은 상정이 지연되기 마련이다. (이런 일련의 과정이 모두 법률안 심사인 점을 고려하면) 단순히 상정하지 않았거나 법안소위에서 다루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국회가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없는 것이다. -보건의료 분야 중 가장 시급히 개선돼야 할 과제를 꼽는다면. = 직역갈등으로 국민을 위해 필요한 합리적인 정책조차 도입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또 의료계는 현 보험수가에 만족하지 못한다. 그래서 비급여 영역이 팽창하게 되고, 그만큼 보장성은 축소될 수 밖에 없는 데 이런 상황에서도 국민의료비는 급증한다. 이런 게 가장 큰 문제다. -직역갈등을 언급했는데, 정책 현안마다 직역 간 갈등요소가 산재해 있는 게 사실이다. 해법은 없을까. = 직역갈등이 첨예하다보니 때로는 불필요한 직역다툼으로 국민들 뿐 만 아니라 직역 스스로도 피해를 보기도 한다. 이런 문제는 국민에게 쟁점을 알리고 이해를 구하는 편이 올바른 보건의료 정책 방향을 세우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 -저수가 문제도 언급했다. 병원계 행사에 참석해 "좋은 환경에서 경영 걱정 없이 좋은 진료로 국민에게 봉사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고 언급한 적도 있다. 저수가 문제 어떻게 보나. = 비현실적인 의료 수가 문제로 의료계가 힘들어 하고 있다는 점 잘 알고 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의료 행위의 보수(보상)가 낮다 보니 병원들이 소위 '돈 되는' 비급여(비보험) 진료를 통해 손실을 메우거나 짧은 시간동안 많은 환자를 보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의료계 인재들 또한 낮은 수가를 피해 특정 과로 편중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조금 전에 언급했듯이 비급여 진료가 늘면서 국민의료비 부담만 증가하는 등 국민들도 피해를 본다. 의료서비스의 질 보장과 장기적 재정상황을 고려해 사회적 합의를 통해 올릴 것은 올려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진료 수가만으로도 병원 운영이 가능할 수 있도록 기형적으로 책정된 의료 수가는 현실화돼야 한다. 덧붙이면 우리나라 보건의료 체계에서 가장 비효율적인 부분 중 하나는 의료기관 규모별로 기능과 역할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의료기관 간 상호경쟁에서 인력, 시설, 장비 등이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대형병원에 환자가 집중되고 1차 의료기관과 중소병원의 기능이 약화되고 있다. 질병의 경중과 관계없이 수도권의 대형병원으로 환자가 집중돼 중소병원과 의원들의 심각한 경영난과 도산이 우려된다. 미국, 영국, 독일 등에서는 일차의료 공급자(주치의)들이 지역단위에서 의료관리자로 제 역할을 한다. 우리도 1차 진료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또 병원급 의료기관은 경증 및 중증도 환자 입원 위주로, 상급종합병원은 3차 의료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의료기관별 역할을 분화해야 한다. -보험수가만큼이나 보장성과 급여기준 개선도 필요해 보인다. = 암환자 경우를 보자. 우선은 치료해서 낫는 게 1차적 목표지만 환자들의 삶의 질도 매우 중요하다. 제 아픈 개인사인데, 중3 때 세상을 떠난 제 딸의 치료과정을 보면서 '살리는' 치료가 아닌 '죽이는' 치료라고 생각했다. 백혈구 수치가 계속 떨어지고 있는데도 건강보험 급여기준 때문에 특정 증상이 나타나야 처치할 수 있다는 설명만 반복하더라. 치료과정에서 복부에 가스가 차는 데도 복어처럼 부풀어야 치료해 줄 수 있다고도 했다. 미안하게도 제 딸은 고통스럽게 치료받다가 세상을 떠났다. 17대 때 국회에 입성해 제가 암에 대한 획기적인 지원법률을 만든 것도 그런 경험에서 나온 것이었다. '사람을 위한 정책', '사람을 위한 치료'를 중심으로 제도가 만들어지고 현실에 맞게 따라와야 한다. -조금 다른 시각의 환자에 관한 이야기다. '예강이법'이라고 했다가 최근에는 '신해철법'이라고 한다. 의료분쟁 조정절차 자동개시 입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민주주의는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해야 한다. 합목적성만 갖고는 안된다. 추구하는 절차까지 인정받아야 한다는 얘기다. 의료분쟁조정법도 이해당사자들이 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충분히 대화하고 소통해서 풀어나가야 한다. 이해관계만 갖고 따지는 건 지식인들이 할 일이 아니다. 우선적으로 환자를 생각해서 환자입장에서 어떤 게 이로운 제도인 지 판단하고, 그 제도를 시행하면 무슨 부작용이 있을 지 충분히 검토하면서 가는 게 맞다고 본다. 그러려면 이해관계자들을 이해시키고 설득해야 한다. 모든 일은 시간이 필요하다. -기후변화와 건강 간 상관관계에 주목하고 국가적 차원의 노력과 국제공조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최근에는 보건의료기본법개정안에 이런 내용을 담기도 했는 데, 기후변화에 대응해 우리사회는 무엇을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 홍수, 폭염, 물 부족, 기근, 전염병 등 기후변화로 인해 초래되는 문제들은 인류의 건강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이미 세계 곳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질병과 자연재해로 직·간접적 피해를 입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런 피해는 앞으로 더 크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보건 분야에 대한 우리나라의 기후변화 대응전략은 부족한 실정이다. 연구 성과 또한 미비하다. 서둘러 기후변화가 건강 및 보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를 정부가 진행하고 이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정책수립에 나서야 한다. -불편할 수 있는 질문하나 더 드리겠다. 유사의료행위 입법논란인데, 카이로프랙틱, 문신사 양성화 등 유사의료행위 제도화를 위한 입법노력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소신 한 말씀. = 17대 국회 이후 유사의료행위 관련 법안을 대표 발의해온 게 사실이다. 19대에도 문신사법과 보완대체의료진흥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저도 치과의사이지만 현행 의료법은 의료행위에 대한 명확한 정의조차 없이 의료행위를 면허를 가진 의료인만 할 수 있도록 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민의 다양한 보건의료 수요만큼 관련 서비스가 전문화 되지 못한 측면이 없지 않다. 가령 문신을 보자. 일단 유사의료행위라고 보는 것 자체가 논란이다. 일단 차치하고 보더라도 의과대학이나 의학전문대학원을 나와서 의사면허를 취득해야만 문신을 할 수 있다고 한다면 전 세계가 웃을 일 아닌가? 사실 전세계적으로 의사만 문신을 할 수 있도록 제한하는 나라는 한국 뿐이다. 미용실에서 문신이 성행하는 데 걸리면 범법자가 되고 안걸리면 그만인 게 우리 현실이다. 이렇게 숨어서 하는 범법자를 양산하는 것보다 문신사가 할 수 있는 문신 크기를 제한하고, 미성년자가 시술받지 못하도록 하는 등 규제를 통해 합법화하는 게 낫다는 게 제 소신이다. 솔직히 의사 중에 문신하려고 의사가 된 사람은 없지 않나. 의사들의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요구되는 부분이다. 보완대체의료 문제도 이제 깊이 성찰해 볼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병원의 절반이 요양병원으로 채워지고 있다. 만성질환 관리도 국가적 문제로 대두된다. 하지만 의료인들은 여전히 급성기 질병이 중심이던 시대에 만들어진 제도와 법률 틀 안에 있다. (제가 보기에) 보완대체의료는 고령화시대, 보다 전문화된 질 좋은 서비스를 원하는 국민 다수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좋은 치료방법이 소멸되면 국가적 낭비다. 미국 국립보건원도 보완대체의료센터를 만들어 적극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지금 당장 제도화 논의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시대의 흐름으로 언젠가는 그렇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새해 의·약사에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 다사다난했던 2014년 한 해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들고자 앞장서 노력해 준 의·약사 분들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을미년 새해에는 의·약사 분들이 걱정 없이 국민 건강 증진이라는 본연의 임무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국회에서 제도 개선에 더욱 힘써 나갈 것을 약속한다.2015-01-05 06:00:59최은택 -
"연구소, 공장 없지만 난 제약 CEO"그의 경력은 독특하다. 약대를 졸업했고, 술 한잔 하러 선배가 일하는 제약회사에 들렀다가, 얼떨결에 선배 양복을 빌려 입고 즉시 면접을 본 후 덜컥 취업해 버렸다. 그 회사를 거쳐 화이자에 합병된 파미탈리아 칼로엘바 한국지사에 10년 가량 일하다 돌연 파마시아 캐나다지사로 가버렸다. 명성을 얻은 그는 와이어스 미국 글로벌 본사에 스카웃 돼 그다지 큰 성과를 내지 못하던 항생제를 일약 글로벌 블록버스터로 키워냈다. 성균관대 제약산업 특성화 대학원 노용환 초빙교수의 사연이 그랬다. 2009년부터 그는 국내 제약회사 근무자들이 대부분인 강의실에서 제약산업 글로벌 마케팅을 강의하고 있다. 그는 또 CEO다. 명함엔 오비타트 바이오파마 대표라고 또렷이 적혀있다. 제조시설이 있는 것도, 연구실이 있는 것도 아니다. '선배의 양복'처럼 필요하면 빌려 쓸 뿐이다. 이름하여 버추얼 제약회사다. 그의 자산은 아이디어와 아이디어에 기반한 신약후보 물질과 전세계적으로 구축된 네트워크가 다다. 글로벌 마케팅을 경험한 그를 만나 가치중심의 신약개발과 글로벌 진출, 버추얼 제약회사 이야기를 들어봤다. 작년 12월 초 데일리팜 회의실에서 만났다. ▶ 버추얼 제약회사가 궁금합니다. "미국에선 일반화 되어 있는 기업의 한 형태에요. 의약품산업은 지식산업이고 그렇기 때문에 아웃소싱이 모두 가능하다는 전제에서 출발합니다. 연구실도, 생산시설도 필요없으니 고정비용이 덜 들죠. 전통적인 회사와 다른 개념입니다. 중요한 것은 시장 상황을 파고드는 아이디어죠." ▶ 그게 제약회사로서 작동할 수 있나요? "버출얼 회사에서 제일 중요한 건 네트워크 연결 능력입니다. 신약개발 과정에서 필수적인 합성이나, CRO, 생산시설 등 관계자를 움직일 수 있어야 하니까요. 버추얼회사는 초기 개발단계에서 투자자금의 효율적인 사용과 글로벌 신약개발에 필수적인 다양한 분야의 글로벌 인재, 최첨단 연구시설을 최고의 CRO를 통해 필요한 경우만 활용함으로써 고정비용을 줄일 수 있죠." ▶ 오비다트 바이오파마란 회사를 하시는데, 조직은 어떻게 구성돼 있죠? "만든지 1년정도 됩니다. 한국에 2명과 미국에 2명 총 4명이 각자의 역할을 맡아 프로젝트를 진척시켜나가고 있습니다. 미국 보스턴, 뉴저지, 캘리포니아에 있는 전문가들과 협업 하고 있습니다." ▶ 핵심 프로젝트가 있나요? "물론이죠. 바로 비만치료 물질입니다. 연세대에서 후보물질에 관한 기술을 이전받았고, 그 물질로 동물실험도 거쳤어요. 처음엔 GCP 기준에 맞춰 대장균으로 후보물질을 만들었고, 이젠 상업화를 위해 단백질을 합성하는데까지 갔습니다." ▶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시죠. "2013년 11월 혁신적인 고도비만 치료제 개발을 위해 오비타트 바이오팜를 설립했어요. 기존 비만치료제들은 대개 중추신경계에 작용해 식욕을 억제시키거나 장에서 지방의 흡수를 억제 시키는 등 에너지흡수억제를 통해 체중을 감소시키는 기전이에요. 이에 비해 우리는 국소 지방세포에 선택적으로 작용해 에너지대사를 증가시킴으로써 체중감소를 유도하는 새 기전의 비만치료약물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5조에서 10조 매출을 보고 야심차게 개발하고 있어요." ▶ 투자자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우리는 2014년 11월 10일부터 13일까지 영국 옥스포드대학에서 열린 '캐빈디쉬 글로벌 헬스 임팩트포럼'에 'Breakthrough Therapy for Severe Obesity'라는 제목으로 고도비만치료제 개발 계획과 비전을 발표해 전문가 및 투자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참고로 캐빈디쉬 글로벌은 전 세계 150 개국 이상 세계적인 거부가족들과 재단의 재산관리인들로 이뤄진 피어 투 피어(peer to peer) 공동체 모임이죠." ▶ 대한민국 환경에서 버추얼 회사의 역할이 있을까요? "우리나라의 경우 글로벌시장에서 가능성이 크고 우수한 후보물질이나 질병의 새로운 타깃 나름 많이 연구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글로벌 상업화죠. 이런 연구 결과물이 특허출원까지는 매우 활발하지만 경비가 많이 들어 특허등록이나 특허의 유지 면에서는 실망스럽게 마무리 되는게 현실이죠. 결국 사업화되려면 학계의 연구결과와 산업체 혹은 벤처투자자들이 투자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필요 요건 사이의 갭이 메워져야 합니다. 연구비지원 또는 펀딩 생태계가 필요한 이유죠. 버추얼회사가 갭을 메우는데 역할을 하리라 봅니다." ▶ 잠깐 쉬어가시죠. 제약산업과 인연, 어떻게 맺으셨죠? "1983년 말 ROTC로 군복무 마치고 진로를 고심하던 중 보령제약에 근무하던 대학 선배와 술 한잔 하려고 놀러 갔어요. 그랬다가 선배 양복 빌려 입고 김승호 회장님과 임원들을 만나 인터뷰하고 입사하기로 결정했어요. 보사부(현 복지부), 보건원을 출입하며 의약품허가와 변경업무를 했어요." ▶ 보령제약 근무 등 국내서 10년 간 일하시다 1993년 홀연 캐나다로 이민 가셨네요. "네, 그렇게 됐어요. 파마시아 캐나다 지사에 입사 한 후 임상연구분야와 마케팅 PM을 역임했어요." ▶ 외국 회사에서 활약이 국내 약업계에 회자됩니다. "마케팅 PM 당시 제품 연령이 15년 이상돼 매출이 감소하던 달라신씨?(성분명 클린디마이신)을 치과 감염증에 리포지셔닝해 1년 반만에 매출을 2배 성장시켜 회사 매출 1위 품목으로 만들었어요." ▶ 잘 나가실 때 또 이직하셨어요. "1998년 미국 와이어스 글로벌마케팅부서에 아시아 항생제 사업담당 PM으로 이직했어요. 글로벌 10대 제약회사였던 와이어스 미국 본사에서 항생제 사업 분야의 세계 사업담당 책임자로 재직하며 회사를 주사항생제 분야에서 최고 매출을 올리는 회사로 성장시키는데 리더십을 발휘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 어떻게 했는데요? "글로벌 매출 2얼불이던 타조신(Piperacillin/Tazobactam)을 10년에 걸쳐 12억불로 성장시켰어요. 항생제 사업부 총 책임자로 P&L 관리를 하며 100명의 연구개발, 의학부, 마케팅, 허가, 특허 전략, 생산 및 물류 전략, 재무팀을 지휘했죠. 특허 만료 이후를 대비한 새 제형과 표시사항 변경, 100 개국에서 등록과 출시로 미국시장을 포함한 세계 주요시장에서 제네릭으로 인한 매출감소를 방지하기도 했죠. 최근 화이자 보고서에 따르면 이로인해 거둔 추가 세계 매출이 50억불 이상 부가가치를 창출했다고 나오더군요. 지금도 뿌듯합니다." ▶ 성균관대 제약산업특성화 대학원에서 마케팅 강의, 어떻게 되신거죠? "제가 약대를 졸업했어요. 국내와 글로벌시장에서 했던 경험과 지식을 후배들과 나눌 수 있는 기회여서 보람됩니다. 저는 언제나 R&D는 허가가 아니라 글로벌시장에서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둬야한다고 강조합니다." ▶ 최근 국내 제약회사들의 화두는 단연 신약개발과 글로벌 진출입니다. 신약개발의 길, 어디에 있을까요? "신약개발의 궁극적 목표 어디에 둬야할까요? 단언컨대 상업적 성공입니다. 바이오 제약산업이 신성장동력으로 성공하려면 글로벌 시장에서 허가를 받고 상용화에 성공해야 합니다. 그래서 부가가치가 높은 글로벌 신약개발을 할 때는 투자와 정책의 뚜렷한 최우선 목표가 있어야 합니다." ▶ 글로벌 신약, 좋습니다. 가보지 않은 길을 국내 제약산업은 두려워 합니다. "그렇습니다. 미국 FDA에서 허가를 받은 신약의 25% 만이 상업화에 성공한다는 보고서가 있어요. 나머지 75%는 개발비 회수도 어려운 거죠. 신약개발은 막바로 성공 혹은 대박이라는 등식이 성립하지 않는 겁니다. 선진 거대 시장에서 신약 하나 판매허가를 받는데 드는 비용이 10년 이상 1조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옵니다. 문제는 비용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죠. 그러나 이건 확실합니다. FDA 허가가 글로벌 시장에서 상업적 성공을 담보 하지 못한다는 사실이죠. 마케팅적 접근이 필요한 거죠." ▶ 실망스러운 결과네요. 그렇다면 이 숙명의 도전 어떻게 해결해야 하죠? "신약개발이 글로벌시장에서 상업적 성공을 거두려면 5개의 허들을 넘어야만 합니다. 상업화에 실패하는 주요 원인은 시장에서 의미 있는 차별화에 실패하기 때문입니다." ▶ 5가지 허들과 해법은 뭔가요. "성공적인 판매를 위한 허가등록과 생산이 필요합니다. 그 나라의 처방집 등재, 약가등재 및 치료 가이드라인에 포함되는 것은 필수죠. 처방자는 물론 사용자 확보와 확대를 통한 매출 증가가 요구되고요, 계속해 새 국가로 진출하는 한편 새 적응증 추가 필요하죠. 사용량을 증가시킬 방법들이죠. 끝으로 경쟁제품과 특허만료에 따른 제네릭으로 인한 매출 및 가격하락을 염두에 둬야합니다. 허가가 끝이라면 오죽 좋겠습니까." ▶ FDA 허가도 쉽지 않은 마당에 갑자기 더 아득해 집니다. "잘 압니다. 하지만 우리의 실력은 꽤 괜찮습니다. FDA 허가를 목전에 둔 제품들도 있잖아요. 다만 허가 그 넘어 지점도 보자고 하는 말입니다. 신약개발의 상업적 성공은 개발초기부터, 신제품 도입기, 성장기, 쇠퇴기의 전주기를 통해 관리되어야 하거든요. 그래야 신약개발의 진정한 보람을 찾을 수 있으니까요." ▶신약개발과 관련해 세계 메이저 플레이어들의 주목할 만한 움직임이 있나요? "우리들의 고민과 다르지 않습니다. 글로벌 제약기업들도 인구고령화와 이머징 시장의 경제발전으로 인한 의약품의 사용량 증가를 기회로 봅니다. 반면 신약연구개발비 중 특히 임상 3상 단계의 비용 증가 등 연구개발의 생산성저하, 세계 각국의 의료비 와 약제비 절감을 위한 각종 정책 및 규제를 위험요소로 봅니다. 이런 요인들 사이에서 새 길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무엇이 변하고 있나요? "글로벌 제약사들은 허가를 위한 '연구중심'에서 성공적인 글로벌 상용화를 위한 '가치중심의 신약개발' 로 연구개발과 투자의 패러다임을 전환했어요. 빠르게 증가하는 신약개발 비용과 시간을 줄이고 성공적인 글로벌 상용화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거죠." ▶ 가치중심의 연구개발, 확 안들어 옵니다. "가치중심의 신약개발은 허가를 받기위해 필요한 안전성과 유효성 자료의 획득을 주목적으로 하는 연구개발과 함께 허가 후 사용 확대에 필요한 경제성 및 가치 에 관한 다양한 니즈를 초기연구기획 단계부터 반영해 글로벌상용화의 확률을 높이려는 전략입니다." ▶ 어떻게 한다는 거죠? "Innovation과 Maximizing Value를 동시 추구하기 위해 내부 R&D와 Open Innovation 통해 초기 후보물질 다량 확보하는 것으로 출발합니다. 다음으로 비교적 경비가 저렴하고 기간이 짧은 임상 1, 2 단계에서 과감하고 높은 개발 중단율을 보이는데요, 임상 2상에서 안전성, 효과 및 용량뿐만 아니라 가치를 결정하는(차별화)데 필요한 자료를 확보한 후 임상 3상으로 갈거냐, 말거냐 판단(Go/No-Go Decision)을 합니다. 결국 임상 3상에서 허가와 상업화 성공 가능성 높이는데 목표가 있는 겁니다. 소수의 성공 가능성이 높은 후보물질만 3상으로 진입시킵니다. 된다싶은 물질에 과감하고 집중적인 투자를 해 글로벌시장에서 상용화 성공을 높이려는 전략이죠. 그래야 특허보호기간 안에 가치를 극대화시킬 수 있으니까요. 적응증과 시장 확대, 상업화 속도가 다 고려사항이에요." ▶ 좀 노골적으로 여쭤보죠. 돈이 되는 글로벌 신약개발 전략, 어때야 합니까. "현재의 눈으로 미래를 보면 안됩니다. 미래 시장에서(허가 후~10년 정도) 경쟁력 있고 차별화될 수 있는 신약후보물질을 발굴해 투자해야 합니다. 또 규모가 크고 언멧니즈(Unmet needs)가 많은 시장을 선택하거나 경비가 적게 들고 개발기간이 짧은 틈새(Niche) 또는 희귀약품 개발 전략을 고려해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허가 후 상업화 시점의 경쟁과 시장 상황은 중요합니다. 미래의 시장 상황은 현재와 매우 다르다는 것을 반드시 전제해야 합니다." ▶세계 의약품 시장을 볼 때 대한민국은 2% 밖에 안됩니다. 국내 제약사들이 2%를 벗어나려 몸부림치는데, 어떤 전략이 좋을까요. "선진시장에서 성공이 필수적이죠. 미국, 유럽, 일본이 여전히 전 세계시장의 85% 이상 점유합니다. BRICs를 포함한 이머징 마켓의 성장속도가 선진국보다 빠르긴 해도 아직은 선진시장에 비해 규모가 작죠. 이건 현실이에요. 국내 제약사가 20여개 국산신약을 개발했으나 대부분 국내용이거나 일부 신흥시장에서 허가를 득한 정도에요. 글로벌시장에서 성공하려면 글로컬리제이션(Glocalization)을 이해하고 이를 실행해야 합니다." ▶ 글로칼리제이션, 어떻게 실행하나요. "회사의 조직, 문화 및 의사결정과정이 변화해야 합니다. 글로벌 전략은 통일성을 유지하면서도 계획의 실행은 각국의 시장 상황에 따라 실행해야 하죠. 국내시장서 성공한 방식이 다른 시장에서도 그대로 통한다는 믿음은 글로벌시장 진출에 실패하는 가장 위험한 요인입니다." ▶ 사례가 있을까요. "유럽에서 허가를 취득한 바이오시밀러는 왜 판매가 저조할까요. 최근 국내사들의 성공적인 신약 라이센싱 아웃, 유럽시장에서 세계 최초의 바이오시밀러 허가 및 판매계약, 미국에서 성공적인 개량신약의 허가획득 소식이 들려옵니다. 그러나 실제로 상업적 성공을 거두지는 못하고 있어요." ▶왜죠? "파트너 선정과 계회 수립 때 바이오시밀러나 개량신약의 경우 제네릭과 달리 약국에서 대체조제가 불가하므로 가격이 브랜드제품보다 저렴한 장점에도 의사의 처방없이 판매가 불가능한거죠. 현지 파트너들이 주로 제네릭을 취급하는 회사거나 의사들로부터 신규 처방을 끌어낼 수 있는 마케팅 역량이 달리거나 혹은 영업조직이 없거나 매우 약한 듯 보입니다. 이들 회사들이 신규로 판매망을 만들기 위해 많은 경비가 소요돼 본래 예상했던 이익 목표를 달성 할 수 없게 되거나 신규 투자 여력이 없어 판매가 저조한 것으로 보입니다." ▶ 동어반복 같지만 다시 여쭤볼게요. 국산 글로벌 신약 개발이 성공으로 이어지지 못한 원인은 무엇으로 파악하시나요. "지금까지 국내기업의 글로벌시장 진출은 거의 개발초기 글로벌사에 라이센싱 아웃 하는 전략이었죠. 대우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주요 제약사들이 라이센싱아웃 한 후 글로벌 제약사와 협력을 통해 개발하던 주요 5대 신약 후보물질이 모두 개발 중단됐습니다. 원인이 뭘까요? 임상시험 과정에서 부작용 발견도 있고, 외국 파트너사가 M&A 등으로 개발 중단도 있습니다. 특히 국내 제약사들 대부분 저분자 화합물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임상 과정에서 높은 실패 위험성은 피할 수 없는 과정이에요. 합성신약의 높은 개발 경쟁으로 인한 시장성과 물질 특성에 따라 개발 우선순위에서 변동이 잦아요. 유사한 파이프라인이 많다는 거죠." ▶제네릭은 어떤가요. "국산 제네릭이 거대 선진시장에 진출하려면 GMP허가가 필수죠. 제네릭 성공 요소가 뭡니까. 개발의 속도, 가격경쟁력, 생산시설이 각국의 GMP기준에 따라 허가 받아야 하는 겁니다. 국산 제네릭은 미국이나 유럽의 GMP 규정에 따라 허가 받지 않아 이들 국가에서 판매 할 수 없어 부가가치 창출에 미흡합니다." ▶ 그러면 이야기를 되돌려 가치중심의 신약개발 이야기 좀 더 해보죠. "제 아무리 과학적으로 우수한 후보물질이라도 미래시장에서 미래의 경쟁제품과 차별화 되고 적정한 가격을 받는데 확신이 없다면 후보물질은 과감히 개발을 중단하는 게 맞습니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신약연구개발의 초기 연구기획, 프로젝트 선정, 및 중간점검 단계부터 과학자와 임상의사가 중심인 연구개발팀과 마케팅팀을 포함한 다기능 상용화 팀과 긴밀한 협업 및 융화를 요구하는 새로운 시스템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라이센싱아웃에 성공하기 위해 R&D 역량뿐만 아니라 글로벌 전략 마케팅 역량도 돈이 되는 신약개발의 필수요소죠." ▶국내 제약사들의 라이센싱 아웃에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말씀인가요? "국내 제약사들은 라이센싱아웃 이후에도 글로벌회사가 개발에 따른 모든 책임과 경비를 부담한다고 안심할 게 아닙니다. 큰 회사에 라이센싱하면 그곳이 만들어주는 게 결코 아닙니다. 적극적으로 전략적 대화관계를, 특히 끊임없이 순현재가치(NPV)로 따져보며 상업화 성공가능성을 타진하고 지속적으로 각 단계별 우선순위 선정에서 자사 품목이 낙오되지 않도록 관리해야만 합니다. 그러려면 글로벌 상용화팀 같은 곳을 만들어 글로벌제약사의 상용화팀과 협업 또는 전략적 대화를 해야 합니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 이런 말을 했다. 국내 제약기업들은 통상 자신만의 성공 방식, 다시말해 성공 DNA를 갖고 있는데, 이를 세계 어디서나 적용하려는 경향이 짙다는 것이다. 그래서 진출대상국의 다이내믹을 이해하지 못해 많은 수업료를 치르고 있다고 그는 관측했다. 그는 "내가 뭘 잘 모르는지 모르면서 내방식대로 하는게 제일 위험한 글로벌 전략"이라며 진출 대상국을 면밀하게 분석하는 게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2015-01-01 06:14:59조광연 -
"거센 반대론 뚫고 심야공공약국 도입"찬성 48명, 반대 33명. 지난 24일 열린 경기도의회 임시회에서 의결된 경기도 공공보건의료에 과한 조례안에 대한 표결 결과다. 조례안에는 공공심야약국의 설치와 예산지원 근거가 담겨 있다. 새누리당측 도의원들이 반대 당론을 정하는 등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결국 조례안이 통과됐다. 새정치민주연합 김경자 도의원(약사)의 첫 조례안 발의가 결실을 본 순간이었다. 조례안 통과로 대구, 제주에 이어 경기도에도 공공심야약국 운영이 내년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김경자 도의원은 29일 기자들과 만나 공공심야약국의 의미와 향후 계획에 대해 소개했다. - 조례안이 힘들게 통과됐다. 새누리당에서 조례안에 반대 당론을 정하면서 고비를 맞았다. 그러나 심야시간에도 약사에 의해 의약품이 취급, 판매돼야 한다는 점에서 공감대를 얻은 것 같다. 특히 일부 도의원들이에게 약사는 기득권을 가진 집단으로 인식돼 왜 예산을 투입해야 하는지 설명해야 할 때 어려움이 있었다. 여소야대 구조가 큰 힘을 발휘했다고 본다. - 공공심야약국 조례안을 발의한 이유는 무엇인가 대한약사회와 홍보이사와 공공심야약국TF 활동을 했었다. 편의점에서 안전상비약이 판매되지만 안전성 간과되고 있다. 결국 공공심야약국이 운영되면 약사를 통한 의약품 취급, 유통이 가능해진다. 도민들에게도 이득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조례안 발의 과정에서 고민도 많았다. 심야시간 약국을 하려면 약사들의 삶의 질이 저하된다. 일반인은 약사들의 어려움을 이해하지 못한다. 결국 재정지원 부분에서 고민이 많았다. 약국간 형평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었다. -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공공심야약국이 추진되나 약국 44곳 지정이나 월 150만원 지원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조례안 심사과정에서 제시된 비용추계서에 나온 수치다. 일단 시범사업부터 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경기도청이 경기도약사회에 공공심야약국 사업 위탁을 주는 방식이 유력하다. - 경기도약사회의 역할이 중요해 보인다. 최소 노력으로 최대한의 성과를 내려면 민관합동 사업이 가장 좋다고 본다. 관이 주도하면 방만운영으로 흐를 가능성이 있다. 일단 경기도약사회가 도청과 가장 이상적인 공공심야약국 운영 방안을 찾을 것으로 생각한다. 심야약국 근무약사 고용과 약국 선정이 쟁점이 되지 않을까 싶다.2014-12-30 06:00:59강신국 -
"10조원 글로벌 신약 하나라도…""블록버스터 탄생위해 실질 지원책 마련이 할일" 제약기업에서 몸 담았던 생명과학분야 전문가가 복지부 보건산업진흥과장에 임용됐다. 문경덕(49) 과장이 그 주인공. 문 과장은 갈증이 많았다. 공부하러 미국으로 건너갔던 2000년 이전이나 십수년이 지난 지금이나 국내 제약기업은 크게 변한 게 없어 보였다. 정부 과제 심사 심사위원으로 참여할 때는 연구자와 기업 간 '간극(갭)'이 너무 크다는 걸 느끼곤 했다. '뭔가 바뀔 필요가 있다.' 문 과장이 개방형 직위 공모에 선뜻 응하게 된 배경이다. 정부는 한미FTA를 계기로 그동안 제약산업 지원정책과 청사진을 수차례 발표해 왔다. 현 전략은 'PAMA 2020'. 문 과장은 "모두 열심히 하고 있는 것은 잘 안다. 정부 발표는 큰 그림으로 바람직한 목표라고 생각한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실질적으로 공헌할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재직하는 동안 글로벌 제약기업이 단 한 곳이라도, 글로벌 매출이 10조원이 넘는 블록버스터 신약이 단 하나라도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그는 이런 일에 자신의 노력이 단 '1%의 기여'라도 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다음은 문 과장과 일문일답 -출근은 언제부터 했나 12월 10일이다. 이제 보름이 막 지났다. -공직에 나서는 결정이 쉽지만은 않았을 것 같다 막상 크게 고민하지는 않았다. 한화케미컬에서도 신약 파트장으로 일하면서 주로 전략을 세우고 추진하는 역할을 했다. 업무내용이나 방식은 차이가 있겠지만 친화력 측면에서 충분히 호환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계기가 있었나 평소 뭔가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1998년 미국에 갔다가 2007년에 돌아왔는 데 2000년 이전이나 지금이나 국내 제약산업은 구조 또는 질적인 측면에서 크게 발전이 없었던 것 같다. 정부 연구과제 심사를 해봐도 제약산업과 '갭'이 커 보였다. 그 분들은 제품화 가능성보다 논문을 쓰는 게 더 중요할 수 있으니까. 그동안 경험과 노하우를 가지고 제가 제약산업 발전에 '단 1%라도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 감히(?) 생각해 봤다. -생명과학전문가다. 이력을 간단히 소개한다면 카이스트에서 석사(생명과학) 학위를 받고 엘지화학 연구소에 입사했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퍼듀대학교에서 박사학위(약용화학 및 분자약리학)를 취득한 뒤, 미 국립보건원(NIH)에서 4년간 일했다. 주로 독성면역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귀국해서는 2007년부터 최근까지 한화케미칼 바이오연구소에서 일했다. 바이오시밀러 항체개발, 신약항체 연구 및 비임상연구 등이 주 업무였다. -보건산업진흥과 업무내용은 제약, 의료기기, 화장품 등 헬스케어산업 전반을 다 다룬다. 3개 분야마다 많은 기업들이 있다. 모두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혁신형제약기업 지정 및 육성지원, 첨단의료복합단지 지원관리 등도 업무에 포함돼 있다. 한중 FTA 중 복지부가 담당해야 할 일 중 일부분도 담당하게 된다. -임용기간은 기본 3년에 2년까지 연장 가능하니까 실적이 있으면 5년정도 일할 것으로 본다. -재임기간 중 목표가 있다면 기본적으로 기업이 잘 될 수 있도록 돕는 게 제 일이라고 생각한다. '파마2020'으로 정부가 목표를 정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실질적인 방안을 마련하는 게 목표다. 거창할 지 모르겠지만 글로벌 제약기업을 1개라도 만드는 것, 글로벌 시장에서 10조원 이상 매출을 올리는 블록버스터 신약을 하나라도 창출시키는 게 목표다. 그런 일이 가능하도록 실질적인 지원책을 마련하는 게 제 일이자 저의 기여라고 생각한다. -제약기업에 당부하고 싶은 게 있다면 제 일은 정부와 제약기업에 가교역할을 할 것이다. 산업에 부탁드리고 싶은 점은 매사 과학적 근거에 입각해서 전략을 세우고 접근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 다국적 기업이 관심을 가질 만한 일, 그러니까 그런 분야에 대한 연구개발과 투자가 활발히 이뤄졌으면 좋겠다. 이를 위해서는 해외동향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글로벌 시장과 우리 기업의 '갭'을 알고, 좁혀 나가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이런 것이 쌓이고 또 쌓이면 5년 뒤 뭔가 변화가 생기지 않겠나.2014-12-29 06:14:59최은택 -
"췌장암은 단지 시작일 뿐, 빅파마와 어깨 견주겠다"김상재 카엘젬백스 대표이사 우리나라에서 항암신약이 나왔다. 그것도 '췌장암' 영역에서다. 췌장암은 암 진단 후 5년 동안 생존할 수 있는 비율이 모든 암의 종류 중 가장 낮은 난치성 질환으로 한번 나빠지면 다시 회복되지 않는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질환이다. 표적항암제가 잇따라 출시되고 있지만 췌장암 영역에서 약물치료는 아직까지 기본적인 항암화학요법이 전부다. 노바티스, 길리어드 등 세계 유수 빅파마들이 췌장암신약에 달려들고 있지만 아직 고무적인 상황은 아니다. 믿기지 않는 성과이니 만큼, 췌장암 치료백신 '리아백스(GV1001) 개발사인 바이오벤처 카엘젬백스를 향한 의구심도 적지 않았다. 특히 유럽에서 진행된 3상 연구 결과가 실패 판정을 받으면서 이 회사의 주가는 폭락하기도 했다. 이후 카엘젬백스는 전체 췌장암이 아닌, 체내 면역작용 관여물질 '이오탁신'의 수치가 놓은 췌장암 환자로 타깃을 변경, 생존기간을 유의미하게 연장시키는데 성공, 이를 기반으로 식약처 허가를 획득했다. 얼마전에는 2014년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도 받았다. 노르웨이의 한 업체 인수로부터 시작된 이 국내 바이오벤처 기업의 행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데일리팜이 김상재 대표이사를 만나, 카엘젬백스에 대해 알아 봤다. -구체적으로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의 카엘젬백스 형태를 띠게 됐나? 카엘젬백스는 젬백스&카엘의 바이오 사업 전문 특화를 위해 설립됐으며 2008년 노르웨이의 항암백신 개발전문회사 Gemvax As를 인수함으로 'GV1001'을 확보하게 됐다. 'GV1001'은 다양한 암 질환에 적용 가능한 보편적인 항암치료제로 지난 2000년부터 10여개가 넘는 임상 시험(1상 2상 3상)을 영국, 노르웨이, 스웨덴, 벨기에, 덴마크, 프랑스, 아일랜드, 이탈리아, 네덜란드, 폴란드 등 국가에서 진행해 왔다. 국내 항암제 중 시판 전 1000명이 넘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한 항암제는 GV1001뿐이라고 자부한다. 카엘젬백스는 항암제를 비롯, 펩타이드 기반의 항염증제 개발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미래 성장 동력을 높일 수 있는 420개 이상의 특허를 전세계 30개국에 걸쳐 보유하고 있다. -회사만이 갖고 있는 연구개발(R&D)의 특장점이 있다면? 카엘젬백스는 개방형 혁신전략(Open Innovation)을 추구하고 있다. 현재까지 20개가 넘는 국내외 주요 병원 및 연구기관과 연계를 통해 30여개의 과제를 진행했다. 영국 리버풀의과대학, 미국UCLA, 에모리대학, 프로비던스 포트랜드병원 암센터, 스웨덴의 카롤린스카, 일본 아베종양내과 등 해외 연구네트워크를 통한 R&D 역량강화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GV1001'에 대한 다양한 적응증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 본래 후보물질 단계에서 가장 좋은 효능을 보인 분야는 췌장암이 아니었다. 워낙에 해당 영역에 대한 치료제 필요성이 높았고 당시 연구를 지원한 영국 정부도 이를 원했던 부분이 있었다. 특히 비소세표폐암 영역에서는 상당한 기대감을 받았다.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비소세포폐암, 흑색종은 현재 각각 2b상, 2상을 계획 중에 있다. 또한 일본에서는 아베종양내과와 수지상세포 항암백신으로 2b상을 진행 중에 있다. 항암백신 이외에 전립선비대증과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을 추진하고 있으며 전립선비대증의 경우 전임상 연구에서 전립선비대증 치료효과를 규명하고 12월 식약처에 2상을 위한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을 완료한 상태다. -'GV1001'의 글로벌 진출 계획은 어떻게 되는가? 미국, 유럽을 포함한 세계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카엘젬백스는 '리아백스'가 췌장암 치료제시장에서 블록버스터가 될 것이라고 판단한다. 우선적으로 미국과 유럽 시장 진출은 리아백스주의 품목허가 신청을 시작으로 진행될 것이다. 국내 식약처에 리아백스주의 품목허가를 신청한 것과 동일한 방식으로 신청할 수 있게끔 전문업체에 컨설팅을 받을 계획이다. 리아백스주는 2006년 미국 FDA(식품의약국)와 유럽 EMA(유럽의약품청)에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된 바 있어 허가를 위한 제반 작업을 진행하는데 용이할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 일본 및 한국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들의 의료수준은 국내보다 낮은 수준이라서 별도의 까다로운 규정이 없으면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품목허가를 진행 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가 의약품실사상호협력기구인 PIC/S 가입이 승인돼 해외 수출을 위한 제반 작업이 훨씬 수월해 질 것으로 예상이 된다. 현재 각 국가들의 관련 규정을 검토하고 있다. -회사의 전체 R&D 비중(매출대비)과 연구소, 연구 인력에 대해 설명을 부탁한다. 카엘젬백스 연구소는 2008년에 설립됐으며 연구인력 중 석박사 등 고급인력이 15명, 이 중 PI급 인력은 8명으로 연구 인력의 규모와 질이 매우 높다. PI급 인력은 기초연구, 신후보물질 발굴, 임상 등에 참여하고 있다. 연구소는 Connect&Development와 Open Collaboration을 통한 개방형 R&D 혁신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으며 국내 대학연구기관 및 해외 연구기관에 연구지원과 협력 연구을 통해 기초연구의 질 향상과 다수의 SCI급 논문을 발표했다. 5개 분야에서 420여개 특허 등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카엘젬백스의 최근 3개년 간 연구개발비는 연평균 약 70억원에 달한다. 국내 매출 1000억원 이하 제약기업의 연구개발투자 현황(2012~2013년)은 최대 32억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상당한 수치라 자부한다. -우리나라 제약업계는 어떤 모습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그러기 위해서는 어떤 점을 보안해야 한다고 보는지? 신약 개발은 시간적으로나 금전적으로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한 사업으로, 2008년 FDA 자료에 따르면 바이오 신약 하나를 개발하는 데 평균 약 12억 달러가 소요된다. 글로벌 빅파마 로슈는 2007년 한 해에만 8조원 이상을 신약개발에 투자했다. 그러나 국내 대형 제약사들은 이 금액의 아주 일부만 신약 개발에 사용하고 있으며 지난해 국내 제약사들의 매출 성장률 둔화로 이마저도 투자 규모가 축소됐다. 특히 항암제 신약을 개발하는 데에는 약 15년 간의 장시간이 필요하다. 투입되는 비용은 막대한데 결과가 나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되다보니 단기적인 성과에 일희일비하는 분위기가 만연하고 있다. 단기간 성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복제약 위주의 정책보다는 세계시장에 통할 수 있는 신약 개발에 매진해야 하며 바이오벤쳐나 산학기관들의 협력을 통한 개방형 R&D 혁신 시스템을 추구해야 제약시장의 발전을 생각할 수 있다고 본다. -정부에 바라는 점은 없나? 창조경제 확산을 위해 바이오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정부의 계획은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바이오벤처 기업들의 신약 개발 연구가 실직적인 상용화 단계로까지 이어지려면 정부의 보다 직접적인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러한 지원들이 너무 많은 기업들에 분산되기 보다는 잠재력 있는 기술과 특허를 가진 기업을 발굴해서 집중 지원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특히 자금력이나 시장 신뢰도에 있어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있는 바이오벤처 기업들의 경우는 이와 같은 시장 분위기와 막대한 투자 규모에 대한 부담으로 인해 기술력과 연구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약 연구를 최종 승인으로까지 이어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소규모 바이오 기업들은 학계 연구진들과 협력해 신약 개발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거대 제약사들보다 더 내실 있는 포트폴리오를 갖추는 경우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신약개발의 고비용 고부담 특성 때문에 다국적제약사들이 신약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실정이다. 바이오벤처 기업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2014-12-22 06:15:00어윤호
오늘의 TOP 10
- 1제네릭 기준 43%로 설정되면 위탁 제네릭 약가 24% ↓
- 2"진짜 조제됐나?"...대체조제 간소화에 CSO 자료증빙 강화
- 3서울 강서·동대문·중랑 창고형약국들, 오픈 '줄지연'
- 4혁신형기업 약가 인하율 차등 적용…'다등재 품목' 예외
- 5한미그룹, 새 전문경영인체제 가동…대주주 갈등 수면 아래로
- 6"약국 의약품 보유·재고 현황, 플랫폼에 공유 가능한가"
- 7제주도에 문연 창고형 약국들 매출 부진에 '고전'
- 8의료취약지, 비대면 진료·약 배송으로 의료 공백 메운다
- 9식약처 의약품안전국장-신준수, 바이오생약국장-안영진
- 10"약국서 약 덜 줬다"…장기처방, 약국-환자 분쟁 불씨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