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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같은 큰형…신장이식으로 마음의 빚 덜었죠""25년간 가족을 위해 헌신한 큰 형에게 저의 신장을 이식해 줄 수 있어서 뿌듯합니다. 다시 건강한 큰 형의 모습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하니 이루 말할 수 없이 기쁩니다." 지난 8월29일 신부전증 말기인 큰 형에게 신장이식을 한 온라인팜 유종안(37) 제주도 지역 셀장의 사연이 감동을 주고 있다. 유 셀장은 큰 형을 위해 5시간 대수술 끝에 신장 하나를 떼어줬다. 아내의 반대도 있었지만, 스무살부터 배를 타며 가장 노릇을 해온 큰 형을 저버릴 수 없었다. 무엇보다 기관장인 큰 형이 투석 때문에 20년 넘게 타온 배에서 내려 생활하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큰 형은 그에게 아버지 같은 존재였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아버지가 불의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면서 그때부터 큰 형은 아버지 역할을 대신했다. 스무살 때부터 아버지와 함께 배를 탔던 경험을 살려 선원 생활을 시작한 큰 형은 지금까지 25년 동안 묵묵히 가정을 이끌어 왔지만 지난해 병원으로부터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들었다. 신부전증 말기 판정을 받은 것이다. 힘겨운 혈액투석 치료가 시작됐다. 늘 가족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었던 큰 형이 힘든 혈액투석 치료를 받는 모습을 지켜보며 가슴 아파하던 유 셀장은 형에게 신장이식을 해 주기로 맘먹었다. "큰형은 막내인 저를 유독 귀여워하고, 다정다감하게 잘 살펴줬어요. 고등학교 때 아버지 돌아가시고, 그때부터 배를 탔는데, 저에겐 거의 영웅이나 다름 없죠. 그런 형이 배도 못타고, 육지에 내려와 힘겨운 혈액투석 치료를 하는걸 보고 너무 안타까웠어요. 신장 하나 없어도 건강하게 지낼 수 있으니까 제 신장 하나쯤은 떼어줘도 괜찮다고 생각했죠." 아내와 어린 두 아들을 생각하면 망설여지기도 했지만 지금까지 가족들을 위해 애쓴 큰 형을 저버릴 순 없었다. 신장이식 과정이 순탄치도 않았다. 유 셀장은 어렵사리 아내를 설득한 끝에 동의를 구했지만 문제는 큰 형과 유종안 셀장의 혈액형이 다르다는 점이었다. 혈액형이 일치하지 않는 장기를 이식하는 경우 심각한 거부반응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혈장치환술 등 수술 전 준비 과정이 매우 복잡하고 혈액형 적합 신장이식에 비해 실패 확률도 높다. 더구나 100kg 넘는 유 셀장의 체중은 당뇨 등 부작용 위험이 있었다. 유 셀장은 지난 6월 신장이식 수술을 결정하고, 두달여 동안 10kg 넘게 감량했다. 수술이 끝나고 몸무게를 재보니 약 15kg이 빠져있었다. 유 셀장은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도와주셨는지, 다행히도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났다"며 "이번 수술을 계기로 평소에 소홀했던 몸 관리도 열심히 하고, 건강의 소중함을 잊지 않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생활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록 한쪽 신장은 없어졌지만, 그의 목소리에는 긍정감이 가득했다. "여덟살 연상인 형은 바다에서만 생활하다 보니 결혼을 늦게 했어요. 그리고 지난 4월에 조카가 생겼는데, 빨리 건강 회복해서 조카랑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그게 제 유일한 희망이에요."2017-09-14 06:15:54이탁순 -
"25년 컨슈머 노하우, 이제 '신신' 후배에게 줘야죠"'컨슈머헬스'. 이제는 제약업계에서 보편화 된 개념이지만 몇년 전만 해도 사용이 쉬운 단어는 아니었다. 의약품이라는 재화와 그를 둘러싼 이해관계에서 비롯되는 특이구조가 '컨슈머(Comsumer, 소비자)' 이미지를 암묵적으로 부인해 왔기 때문이다. 2017년 현재, 상황은 변했다. 미디어, SNS를 타고 공유되는 수많은 정보 속에는 어느덧 의약품도 자리를 잡았다. 일반의약품(OTC, Over-the-Counter)을 담당하는 제약회사의 부서들은 너무나 당연하게 '컨슈머헬스케어' 간판을 달고 있다. 소비자의 '알 권리'가 어느덧 의약품을 정조준하고 있는 것이다. 누군가가 원하건 원치않건, 국내 공급되지 않는 진통제나 소화제를 해외 루트를 통해 직접구매하는 시대는 이미 도래했다. 이같은 의미에서 파스명가 신신제약의 OTC 마케팅을 총괄하는 김상경(50) 상무는 현시대의 전문가라 할 수 있다. 약 25년간, 유명 다국적 회사들에서 근무한 그는 질레트, 레킷벤키져, 마텔 등에서 전형적인 소비재 경험을 쌓고 화이자에 입사, '센트룸'의 성공을 이끌었다. 소비자와 약사, 모두를 이해하는데 최적의 커리어를 갖춘 셈이다. 데일리팜이 얼마전 국내사 신신제약에 새 둥지를 튼 김상경 상무를 만나 봤다. -그동안 어디서 무슨 일 하셨죠? 1992년 질레트에서 파카와 워터맨이 포함된 질레트 필기류 사업부를 총괄했었다. 이후 레킷벤키져의 옥시 합병 이전, 가정 세정제 시장 진입을 위한 사업 전략을 수립했고 장난감산업 1위 업체인 마텔에서 바비, 핫휠 등의 마케팅을 담당했다. 제약 경력의 기반이된 화이자에는 2007년에 입사했는데, 2010년 '센트룸실버'를 성공적으로 론칭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무엇보다 기존 센트룸의 매출에 영향을 주지 않고 브랜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데 주력했었다. 2015년 화이자 퇴사 후 휴식기를 가졌고 올해 신신제약에 합류하게 됐다. -대부분 외자사에서 근무했었다. 전통적인 국내 업체 신신제약을 선택한 이유가 있었나. 사실 쉬는기간 내내 다시 일을 하게 된다면 국내사로 가고 싶다는 생각을 줄곧 했었다. 글로벌사의 선진 시스템과 영업 및 마케팅 전략 수립 과정을 경험하면서 쌓은 노하우를 통해 국내 산업의 발전에 미약하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 신신이라는 회사에 초점을 두자면 워낙, 첩부제(파스) 영역에서 독자적인 역량을 갖추고 있지만 이외 OTC 파이프라인은 상대적으로 주목을 못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얼마든지 성장의 기회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고 비즈니스에 흥미가 생겼다. -외자사와 국내사, 실제 근무하면서 상당한 차이를 느낄 것같다. 그렇다. 무엇이든 장단이 있다. 외자사가 좋은 점도 많지만 지나치게 보고체계가 까다로운 점도 있다. 사소한 것 하나도 본사의 확인이 필요하기 때문에 일의 진행에 있어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 제품 하나를 출시하더라도 페이퍼워크가 상당한 편이고 본사의 가이드라인 역시 너무 엄격한 면이 있다. 반면 신신에 와서 보니, R&D센터가 바로 옆에 있더라. 적극적으로 의견을 타진하고 이를 반영하는 과정이 수월해서 좋다. 사실 전형적인 오너 회사이기 때문에 수직적인 조직문화에 대한 우려가 있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임원 12명 중 내가 가장 나이가 어리고 혼자 여성이라, 첫 임원회의 때 긴장도 많이했다. 그러나 모두 원활한 사고방식으로 대해 주셔서 놀랐고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무엇보다 외자사는 직원 수명이 짧지만 국내사는 오래오래 일할 수 있지 않은가(웃음). -현재 주력하고 있는 제품이 있는가. 앞서 언급했듯이, 첩부제 이외 품목을 살려보고 싶다. 지금은 얼마전 출시한 거품소독약 '아무로스프레이'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아무로스프레이는 상처부위에 손대지 않고 뿌리는 제품으로 거품이 상처 부위에 착 달라붙어 소독해주는 신개념 소독약이다. 거품이 상처 부위 이물질을 위로 끌어올린다. 우리나라에서 소독약의 개념은 '빨간약'에서 발전이 없는 상황이다. 기존에 올드한 이미지 자체를 바꾸기 위해 '팬시함'에도 많이 신경을 썼다. 이같은 메세지를 적극적으로 어필했고 1차 공급물량이 조기 매진될 듯 하다. 여기에는 신신의 탄탄한 영업력도 한몫했다. -신신제약에서 이루고 싶은 건 무엇인가. 쉬는 동안 코칭리더십 교육을 받고 2016년에 Korea Professional Coach 자격증을 취득했다. 코칭리더십은 코치가 피코치인(코치받는 사람)의 파트너가 되어 상호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이루어 피코치인(coachee)으로 하여금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해결해가며 발전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개념이다. 신신에서 단순히 실적만 올리는 것이 아니라, 팀원들에게 내가 가진 것을 나눠주고 싶다. 조금은 침체된 부하직원의 잠재력을 찾아주고 그로 인해 업무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도록 도우미 역할을 수행할 생각이다. 나 자신, 개인의 발전에 집중할 때는 이제 지난 것 같다. 직원들이 성장하고, 그로 인해 회사가 발전할 수 있다면 신신에서 성취할 수 있는 최선의 결과가 될 것이라고 본다.2017-09-14 06:14:59어윤호 -
"부릉부릉~건보공단 빨래차 곧 현장 출동합니다""11월부터 건강보험공단 이동빨래차가 원주지역을 돕니다." 건보공단 사회공헌활동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김창열(48) 경영지원실 차장은 최근 데일리팜과 인터뷰에서 올해 가장 기대하는 봉사활동으로 '빨래'를 꼽았다. 이동빨래차 제작 예산만 1억5000만원. 건보공단은 이르면 11월부터 배수시설을 갖춘 2.5톤 트럭에 세탁기를 싣고 원주지역을 누빈다. 일명 '빨래봉사단'의 활동이 시작되는 것이다. 빨래봉사단의 활약은 올 여름 돋보였다. 지난해 1월 원주 혁신도시로 이전을 완료한 건보공단은 원주 지역을 위해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는데, 수해지역에 빨래봉사단이 출동한 것이다. 김 차장은 "32명이 빨래봉사단을 만들어서 집마다 돌며 빨래를 해주고 왔다. 반응이 좋았다"며 "봉사 도중 이불빨래를 단 한번도 하지 않은 어르신들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이동검진차량과 같이 이동빨래차를 제작해 본격적으로 빨래봉사단을 출범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빨래봉사단 만큼 인기 있는 특수봉사단이 있는데, 바로 도배봉사단이다. 특수봉사단에는 매달 모이는 봉사기금의 10% 정도가 지속적으로 지급되면서 봉사를 위한 자격증 취득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김 차장은 "이동빨래차가 완성되면 빨래봉사단, 도배봉사단이 함께 팀을 꾸려 봉사활동을 나가게 될 것"이라며 "빨래와 도배 뿐 아니라 문화봉사단 등 다양한 봉사단이 매주 원주지역 마을을 돌면서 사회공헌활동을 할 예정"이라고 했다. 건보공단은 본부 내 22개 봉사단과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대전, 경인 지역까지 현재 총 206개 단위봉사단을 운영하고 있다.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기획하고 실천할 수 있는 이유는 직원들의 자발적인 봉사기금 덕이다. 본부 뿐 아니라 전국 지사에서 직원들은 매달 월급에서 일정액을 봉사기금으로 내고 있다. 아예 원천징수된다. 가장 많을 때는 1억2000만원까지 봉사기금이 쌓였던 적도 있었다. 건보공단의 새 터전 원주 지역에서 이뤄지는 사회공헌활동은 의료봉사부터 건강드림콜서비스, 연탄배달, 집수리, 문화봉사, 1사1촌자매마을, 농산물 팔아주기 등 행태도 다양하다. 김 차장은 "나눔문화는 더 확산돼야 한다. 앞으로 원주 지역에서 연말연시 나눔축제, 수변공원 청소 격월제, 불우이웃돕기 등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2017-09-11 12:14:54이혜경 -
"중부권 의료서비스 거점, 우리가 책임진다""'의사는 환자 곁에 있어야 한다'는 슬로건을 항상 가슴에 새기고 일하고 있다. 설립자인 고 박영하 박사께서 1956년 병원의 모태가 되는 '박산부인과'를 세웠을 때부터 60년 넘게 이어온 우리는 지향점이다." 홍인표(63, 충남의대·성형외과) 을지대학교병원장은 이 말부터 꺼냈다. 두 번 연거푸 상급종합병원 지정에 도전했다가 고배를 마신만큼 각오도 남다르다. 홍 원장은 최근 전문기자협의회 소속 기자들과 만나 "지역사회 암 발생률과 사망률을 낮추기 위해 지난해 10월 암센터를 확충한데 이어 올해 4월에는 로봇센터를 강화했다. 상급종합 지정신청에는 특히 감염관리에 공을 들였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홍 원장은 지방소재 병원들의 최대 현안인 인력난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지방소재 대학병원의 가장 큰 어려움이 경력직 직원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다. 우리 병원도 중간계층이 없는 게 가장 큰 취약점이다. 대개 2~5년이면 서울이나 급여수준이 더 좋은 다른 데로 옮겨간다. 그러다보니 주요과목 전문의를 확충하는 것도 쉽지 않다. 상급종합병원 심사에서 잇따라 떨어진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홍 원장은 "병원협회 회장도 말했지만 상급종합병원 43개는 너무 적다. 이번 51곳이 신청했는데 그 정도 수준은 최소한 지정해야 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문재인케어'와 관련해서는 "취지에는 공감한다. 다만 너무 한꺼번에 하면 컨트롤이 안될 것이다. 비급여를 단번에 급여화했다가 정부에서 줄 돈이 없으면 수가를 낮추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적정수가를 약속했으니 그렇게 해줄 것이라고 믿는다. 다만 수가 현실화가 더디면 협조를 얻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다음은 홍 병원장과 일문일답 -우선 경영방침과 진료 특화 방안에 대해 한 말씀. 설립자이신 고 범석 박영하 박사께서 1956년 개원한 ‘박산부인과의원’이 을지재단의 모태다. 우리 재단의 60여 년을 이어온 키워드는 ‘의사는 환자 곁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제 생각도 같다. 그래서 최근 주5일 근무로 토요진료가 점점 줄어드는 추세이지만, 을지대학교병원은 토요 오전 진료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지역사회 암 발생률과 사망률을 낮추기 위해 지난해 10월에는 암센터, 올해 4월에는 로봇센터를 대폭 확충했다. 병원의 노력뿐만 아니라 의료진 개개인도 암에 관한 전문적인 연구와 최고 수준의 진료를 위해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상급종합병원 지정 신청한 것으로 안다. 준비는 어떻게 했나. 상급종합병원 지정 신청을 위해 가장 공 들인 게 ‘감염관리’ 부분이다. 중환자실 뿐 아니라 응급실에서도 감염질환 환자를 격리할 수 있도록 음압병실 공사가 이뤄지고 있다. 환자안전과 감염예방을 위한 병문안 문화개선을 위해 ‘병동 방문 통제 시스템’도 구축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지정된 시간 이외에는 등록된 보호자 외에는 병동을 방문할 수 없도록 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다. 사실 을지대학교병원은 과거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된 적이 있다. 최근 연거푸 두 번 탈락했지만, 의료수준은 이미 인정받았다고 생각한다. 지방소재 대학병원의 가장 큰 어려움이 경력직 직원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다. 우리 병원도 중간계층이 없는 게 가장 큰 취약점이다. 5년 이상 근무한 직원을 찾는 게 너무 힘들다. 대개 2~5년이면 서울이나 급여수준이 더 좋은 다른 데로 옮겨간다. 그러다보니 60%가 신규 직원이다. 주요과목 전문의를 확충하는 것도 쉽지 않다. 외과 등의 전공의를 채우는 것도 일이다. 상급종합병원 심사에서 잇따라 떨어진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인데, 이번엔 조건을 모두 충족했다. 부연하면 병원협회 회장도 말했지만 상급종합병원 43개는 너무 적다. 늘려야 한다. 초기에는 31곳, 33곳 등에서 시작해서 이제 43곳까지 늘었다. 이번엔 51곳이 신청했는데 그 정도 수준은 최소한 지정해야 된다고 본다. 우리가 상급종합병원이 되면 대전과 부여, 홍성 등 대전과 충남 등 중부권에 보다 양질의 진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슬라이딩 도어’는. 대전병원은 확정돼 입찰 중이다. 노원병원은 아직 결정 안됐다. -전공의 수급 활성화 차원에서 전공의 장학금 제도를 시행중인 것으로 안다. 내과에 이어 흉부외과와 신경외과 등 기피과로 확대할 계획이 있는 지. 내과 전공의 3년차가 한 명도 없을 정도였다. 그래서 지원제도를 도입한 것이다. 지난해부터 내과 레지던트 1년차에 100만원의 지원금과 석·박사 대학원 과정 전액을 장학금으로 지원하고 있다. 올해는 내과에 이어 흉부외과와 신경외과로 지원을 확대할 예정이다. 또 교육과정에 충실히 임할 수 있도록 근무스케줄 등도 배려해 전공의들이 자긍심을 갖고 임상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다양한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장학금 지원의 경우 내과, 흉부외과, 신경외과뿐만 아니라 다른 진료과에서도 요청한다면 적극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지난해 소아 응급환자 사망 사건과 관련해 권역외상센터 ‘패널티(보조금 삭감)’을 받았었다. 후속 보완조치를 잘 마련했나. 현재까지도 의료진과 유관부서 전체가 심기일전의 자세로 임하고 있다. 응급실 최초 내원 때부터 신속하고 정확한 진단과 그에 따른 최적의 치료를 수행하기 위해 외상센터 진료 지침을 보완해 나가고 있는 중이다. 또 타 기관과 환자 전원 절차에 대한 지침도 수정하고 보완해서 안전하고 신속한 환자 전원이 가능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아울러 119 상황실과 타 의료기관과 전원 관련 네트워크 시스템을 재점검하고, 외상센터 핫라인 직통번호 등 환자 전원에 필요한 정보를 공유해 응급실 내원 전 단계 환자 치료에도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우리 권역외상센터는 앞으로 환자 전원 및 진료에 조금의 부족함도 없이 만반의 준비상태를 유지해 지역을 대표하는 센터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나갈 것이다. -간호사 등의 인력난은 을지대병원도 예외가 아닌 것으로 안다. 직원 90%가 우리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다. 의사들은 외지에서 온 사람이 있지만 간호사나 행정직은 거의 대전지역 출신이다. 직원들이 우리 병원을 택한 이유는 지근거리에 있으면서 신규 개원한 병원이라는 장점 때문이었을 것이다. 우리 병원은 박영하 산부인과시절부터 적용하면 개원 60년, 을지병원으로 이름을 바꾼 뒤로 51년이 됐다. 의정부에도 새 병원을 짓는 중이다. 산부인과에서 시작했는데 지금 빚이 하나도 없다. 재단이 잘했지만 직원들도 인내하고 잘 따라줘서 가능했다. 그러다보니 복지 면에서는 좀 쳐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유명 대학병원들조차 처우가 우리보다 좋지 않았다. 그런데 정부 보조를 이것저것 받으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우리는 새 정부 공약에 맞춰 비정규직 직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복지도 개선하고 임금도 노조와 합의해서 타 병원 못지않게 상향 조정하려고 한다. -인력수급에 어려움이 없다는 의미인가. 그렇지는 않다. 지방소재 병원의 간호사, 약사 등 인력난은 사실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지방에 소재하고, 거기다 중소병원이라면 더 심각하다. 병원 차원에서 복지제도 개선이나 임금향상, 근속수당 제공, 원하는 부서 배치 등 여러 노력을 다한다. 지역 간호대학을 찾아 취업설명회를 열고 우수한 인재 채용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하지만 지역 병원에서 근무하다가도 수도권 주요병원에 합격하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나는 게 현실이다. 정부 차원에서 11월경에 ‘간호인력 수급 종합대책’을 발표할 방침인 것으로 안다. 지역병원 간호인력 현황과 이직 요인 등을 면밀히 분석해 실질적인 방안이 제시되길 기대한다. -지역 병의원과 네트워크를 잘 유지하는 것도 대학병원의 중요 역할 중 하나다. 지역 병의원과 상생노력은. 을지대학교병원은 지역사회와 지역민의 관심과 애정으로 발전한 만큼, 다양한 교육과 행사 등을 마련해 지속적으로 지역 병의원들과 소통하고 있다. 가령 감염관리 교육, 심폐소생술 교육 등을 정기적으로 실시해 지역 병의원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신생아집중치료지역센터에서는 워크숍도 진행한다. 진료협력센터의 경우 주 2회 지역 병의원들을 방문해 환자 의뢰 때 불편한 점은 없는지, 앞으로 개선해야 할 사항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등 의견을 듣는다. 신규 센터나 의료진에 대한 홍보는 물론 환자의뢰에 불편함이 없도록 진료시간표도 전달하고 있다. -'문재인케어'에 대한 의료계의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습니다. 병원 경영자로서 복지부 정책에 조언한다면. 취지에는 공감한다. 다만 너무 한꺼번에 하면 컨트롤이 안될 것이다. 특히 내년에 선택진료비가 없어지면 병원수입 5000억원이 사라진다. 당장 대안도 없다. 전문의사제도 도입이 중단됐으니까 병원 입장에서는 들어올 돈은 없는데 나갈 돈만 생기는 꼴이다. 비급여를 단번에 급여화했다가 정부에서 줄 돈이 없으면 수가를 낮추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적정수가를 약속했으니 그렇게 해줄 것이라고 믿는다. 다만 수가 현실화가 더디면 협조를 얻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2017-09-04 06:14:53최은택 -
"미국 노인전문약사(BCGP) 자격증 따고 왔어요""노인전문약사란 타이틀을 달고 이 분야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게 부담도 됩니다. 하지만 약사의 사명이잖아요. 뿌듯합니다." 분당서울대병원에서 미국 노인전문약사(BCGP. Board Certified Geriatric Pharmacist)가 또 한명 탄생했다. 최나예 약사에 이어 당당히 자격을 취득한 서예원 약사(39·서울대). 그는 국내 노인약료 분야의 선두주자다. 서 약사는 2004년 분당서울대병원 개원과 함께 사회생활을 막 시작한 신입 약사였다. 모든 게 처음이었던 시절, 2년차에 덜컥 다학제 노인의료팀에 합류하라는 이은숙 약제부장의 ‘명’을 받았다. 약제부 요청으로 병원으로부터 '노인전담약사'란 타이틀과 함께 공식적으로 자격도 인정받았다. 당시 경력이 많지 않아 전문의나 간호사 영양사 등과 업무를 한다는 게 부담도 됐지만, 모두가 처음이었던 시절인 만큼 파이팅이 넘쳤다. 무엇보다 타 직능들이 다학제 팀 안에서 약사를 없어서는 안될 팀원 중 한명으로 인정해주는 것은 당시엔 의미있는 부분이었다. "팀의료가 활성화 됐던 때도 아니어서 모든 게 어색했던 것도 사실이에요. 하지만 운좋게 분당서울대병원이 노인의료센터 설립으로 그 분야에 특화돼 있었고, 다학제 노인의료팀도 선두적으로 만들었던 만큼 많은 것을 배우고 또 경험하는 기회가 주어졌던거죠. 부담되고 힘도 들었지만 저에게는 자양분이 됐던 셈이에요." 다학제 노인의료팀에서 노인포괄평가 서식을 만들었고, 노인병용금기약물이란 개념 자체도 서 약사를 비롯한 동료 약사들에 손에서 탄생했다. 전담약사는 팀 안에서 노인환자의 기존 복용 약물 파악, 처방검토와 중재, 약물 사용 모니터링, 복약상담 등 약물 관리 업무를 비롯해 노인부적절 약물 등 노인약료에 대한 지침 개발, 노인의료 실무자 등 환자 대상 교육 등의 업무를 시행하고 있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시작된 일이었지만 그 과정들이 곧 국내 1호 노인전문약사라는 지금의 타이틀을 만들어줬다. 타이틀은 곧 서 약사에는 누구와도 바꿀 수 없는 이력을 만들어줬고, 국내 노인약료 분야에도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는 계기가 됐다. 서 약사는 병원에서 노인전담 약사로 5년 넘게 일한 이후 다른 병원들에도 관련 시스템이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병원약사회로 업무를 확대 시켰다. 2007년 병원약사회 노인약학 SIG 운영을 시작으로 현재 노인약료분과 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올해 처음 시행되는 국내 노인약료 전문약사 시험 개설에도 핵심 역할을 했다. 그가 외부에서 역할을 할 수 있었던 데는 현 병원약사회장인 이은숙 약제부장의 도움도 컸다. "노인약료는 이제 우리 병원을 넘어 다른 병원들, 약사님들도 그 필요성을 알고 함께 했으면 하는 생각이 컸어요. 그래서 병원약사회에서 교육을 진행하고 우리 병원에서 해 왔던 노하우 등을 전달하고 싶었던 거고요. 그래서 병원약사회에서도 관련 업무를 지속적으로 진행해 오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그 중요성이 더 커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어찌보면 이번 미국 노인전문약사 취득은 서 약사가 지금까지 걸어온 길에 대한 확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 수 있을 것이다. 그간 쌓아온 실무 경험과 학술적 바탕이 있어 상대적으로 시험을 치르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이번에 합격한 3명의 약사를 포함해 현재 국내에는 5명 정도의 약사가 미국 노인전문약사를 취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서 약사는 현재 자신이 시행을 주도한 국내 노인 전문약사 시험에도 응시할 계획이다. "주변에서 노인분야 전문약사란 타이틀을 달아주시고 관련 전문가를 넘어 일반인 대상 강의를 진행하면서 책임감을 넘어 약사로서 사명을 느끼고 있습니다. 앞으로 노인전문약사의 역할은 더 중요해질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제 역할을 해 나가겠습니다."2017-08-30 06:14:54김지은 -
피가되고 살이되는 맞춤형 경영데이터, 더샵이 제공빅데이터가 시장을 지배할 것이라는 시대를 살면서 약국은 빅데이터에서 한참 멀리 있어왔다. 약국의 판매 데이터를 하나로 모아 의미있는 정보를 만들 경로가 전무했다. 더샵이 약국 빅데이터 서비스에 도전한다. 더샵은 시범 적용 100개 약국 신청을 받아 이미 지난 11일 첫번째 빅데이터 분석 자료를 약국에 전송했다. 오는 11월 즈음엔 정식 서비스를 오픈해 고객 약국에 데이터를 무료로 전송할 계획이다. 어떻게 가능할까. 엠서클 전략기획팀 류상직 팀장(39), 더샵 기획팀 송범희 팀장(36)을 만났다. - 약사들 뿐 아니라 업계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언급한 대로다. 100개 약국의 경영분석 자료를 지난 11일 발송했다. 정식 오픈 전 더 좋은 서비스를 위한 '베타 테스트' 기간으로 보면 된다. 자료를 받은 약국들이 좋은 점, 개선할 점 등 피드백을 주고 있다. - 준비한 기간, 과정은 어땠나. 사실 빅데이터는 마케팅을 위한 더샵 내부 분석자료를 위해 준비했다. 그러다 온라인몰 경쟁이 치열해지고 약국에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우리가 만들어 놓은 빅데이터를 활용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사실 1년반 전부터 더샵 영업인력이 거래 약국에 상권분석 자료를 제공해왔으나, 이걸 온라인 서비스로 기획하며 '빅데이터 서비스'를 가시화한 건 지난해 말부터다. 이번에 오픈한 서비스만 놓고 보면 약 반년 가량 준비한 셈이다. - 빅데이터 서비스를 기획한, 독특한 계기가 있다고 들었다. 그렇다. 우연한 곳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지난 1월에 생태계 교란생물 뉴트리아 쓸개즙에 간 질환 치료제 '우르소데옥시콜린'(UDCA) 성분이 곰 쓸개즙보다 많이 들어 있다는 뉴스가 보도됐었다. 뉴스가 보도되면서 뉴트리아 뿐 아니라 UDCA, 웅담, 쓸개, 우루사 등 온라인에서 관련 키워드 검색량이 증가하며 최고점을 쳤다. 주목할 건 그 다음이다. 우루사 관련 검색량이 증가하자 약국의 우루사 주문량과 판매량도 함께 증가한 것이다. 두 팩트 사이에 연관성을 확신할 수는 없지만 시기적으로 정확히 일치했다. 여기에서 더샵은 '소비자 반응 키워드가 약국 매출에 영향을 미친다'->'약국이 소비자 반응 키워드를 알면 경영에 도움이 되겠다'->'약국에 소비자 트렌드, 소비자 키워드를 알려주자'라고 생각했다. 마케팅 용어로 '소비 예측 데이터'라고 하는데, 우리는 뉴트리아 사례에서 소비 예측 데이터를 약국에 알려주는 서비스로 온라인몰 사이에서 차별성을 가져가자고 결정했다. - 그 키워드와 데이터는 약국 내부의 것이 아니라 일반 소비자 트렌드다. 누구나 접근 가능한 정보 아닌가. 그렇다. 요즘은 포털 네이버에서 키워드 검색 현황을 알 수 있을 정도로 보편화됐다. 우리는 더샵 내부의 정보 뿐 아니라 이러한 소비자 트렌드, 정부가 발표하는 인구 동향 데이터, 헬스케어 데이터를 접목해 '약국이 원하는 빅데이터'를 만들 수 있다고 봤다. - 더샵의 제품 주문 데이터만으로 '빅데이터화'가 가능할 지 의문이었다. 주로 어떤 통계 자료를 활용하나. 그 자료들로 더샵이 약국에 제공하는 빅데이터는? 누구나 접근 가능한, 공개된 데이터를 많이 활용한다. 더샵은 이걸 약국에 필요한 데이터로 재가공할 뿐이다. 통계청이 발표하는 인구통계학적 분석으로 A약국 지역의 연령대, 성별, 인구 수 등을 알 수 있다. 이를 다른 지역 평균과 비교하면 ▲약국 상권 분석이 가능하다. 같은 자료에서 ▲유동인구 분석도 가능하다. 주거인구가 아니라 요일별, 시간대별로 유동인구를 분석해 약국 영업시간에 주로 그 주변을 지나는 주요 소비자 특성을 알 수 있다. 질병 분석도 가능하다. 심평원 자료를 활용해 그 연령대 국민들의 주요 질병, 병원과 약국을 이용하는 빈도 등을 알 수 있다. 약국 입장에서는 약국 반경 1km 내 병원의 종류와 갯수도 필요한 정보다. 내과에는 내과 환자들이 모이니 말이다. 이런 식으로 정부가 발표하는 자료와 상권·매출 자료, 포털 등에서 제공하는 소비자 검색 키워드, 더샵의 판매 데이터 등을 묶어 약국에 도움이 되는, 의미 있는 데이터를 만드는 것이다. - 약국이 받는 데이터는 얼마나 구체적인 것인가. 바로 공개할 수는 없지만, 받아본 약국 중 많은 도움이 된다는 의견이 들어오고 있다. 예를 들어 소아과 인근 약국이라 해도 20·30대 직장인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위치할 경우 아기 용품보다 젊은 층이 원하는 제품이 더 많이 판매된다. 약국은 주변 의원만 의식하기 쉽기에 놓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 우리 데이터에서 이런 점을 보완하고 새로운 경영 전략을 약국이 세울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다. 이미 공개된 데이터들을 활용한다는 점도 의미 있다고 본다. 사실 대부분 약국들이 이러한 정보들을 거의 활용하지 않고 있다. 정보는 물론 IT시스템에서도 한참 멀리 있는 게 사실이다. 더샵이 약국 경영과 관련된 데이터를 추려 약국이 보기 쉽게 제시한다는 점 만으로도 약국에는 큰 도움이 될 거라 예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샵 데이터를 받아든 약국이 더 적극적으로 자료를 해석해야 한다. 해석을 바탕으로 어떤 제품을 어디에 진열하고 어떻게 판매할 지는 약사가 하기 나름이다. - 결국 의미를 찾아내는 건 약국 몫이라는 뜻인가. 그렇다. 데이터 분석은 물론 데이터를 이를 어떻게 활용할 지, 얼마나 받아들일지는, 더 나아가 어떤 제품을 주문하고 진열하고 판매할 지 전적으로 약국 몫이듯 말이다. -빅데이터 서비스가 더샵의 방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듯 하다. 그렇게 볼 수 있다. 더샵은 온라인몰을 이용하지 않는 약국을 끌어들여 더 큰 파이를 만드는 데 관심이 있다. 그러기 위해 최종 목표는 '약국에 대해서라면 뭐든지 알 수 있고 볼 수 있고 가능한 곳'이 되는 것이다. 준비하고 있는 더 많은 서비스가 있다. 빅데이터 서비스는 그 과정 중 하나다.2017-08-21 12:14:59정혜진 -
"유전체학으로 길을 떠난 것은 내 운명"서정선(65) 서울대 의대 유전체의학연구소 소장은 지난 7월 3일 47년 간의 교수 생활을 마무리하는 정년 퇴임 강연을 했다. 한국바이오협회 회장과 유전체분석기업 마크로젠 회장을 맡고 있어 벤처가와 협회장으로 언론에 많이 알려져 있지만, 그는 일생을 교수와 연구자로 살아왔다. 국내 유전체학 학문을 이끌어 온 산 증인이라는 평가도 받는다. 데일리팜은 최근 서 교수를 만나 학자로서 살아온 길과 정년 퇴임에 대한 소감을 들어봤다. 서울대 의대는 연구하고 결혼하고 자식도 키워낸 내 인생. 서 교수는 공무원 임용기준 40년 6개월이란 긴 세월을 서울대 의대에서 지냈다. 그 스스로 정년 퇴임 공문을 받고서 놀랐을 정도의 시간이다. 1970년 의과대학 입학부터는 47년 6개월이 된다. "참 오래 있었구나 생각이 듭니다. 삶이라는 게 치열합니다. 경쟁도 하고, 나쁜 일과 좋은 일도 겪지만 지난 일을 돌이켜 보면 저는 복받은 거죠. '모든 날이 참 좋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 실감이 안 났는데 이렇게 퇴임을 생각하게 됩니다." 수많은 연구에 매진하면서 각광을 받기도 하고, 경쟁에 지기도 했다. 문제가 잘 풀리기도 한 반면 억울하게 놓치는 일도 많았다. 그는 이 모든 게 고맙다며 회상했다. 그동안 자신을 되돌아 볼 시간과 여유가 없었다며 "계속될 줄 알았던 모든 일들이 어느 순간 탁 끊어지고 보니 번뜩 생각이 들었다"며 다른 의미로는 고마운 순간이라고 했다. 광장, 세상에 많은 풍문이 있다. 길을 떠난 사람은 많은 운명을 만난다. 선생님과 제자들과의 만남, 결혼, 학자로서 성공과 실패, 퇴임까지 걸어온 길은 민들레 홀씨를 따라 온 '운명'이었다. 예과 시절 가장 좋아했다는 소설가 최인훈의 광장 중 "세상에 많은 풍문이 있다. 사람들은 그 풍문을 확인하기 위해서 길을 떠난다. 사람들은 길을 떠나면 운명을 만난다"는 구절을 말하며 유전체학이란 풍문을 확인하기 위해 길을 떠났고 이는 자신의 운명이라고 했다. 1970년대 의대 입학 이후 가설중심 과학으로 암 유전자 연구를 하면서 논문 등 인정을 받았다. 생화학으로 시작해 생화학분자생물학으로 DNA 연구를 이어오다 2000년대 '패러다임 쇼크'를 맞게 된다. 1999년 인간게놈 프로젝트가 나오고 가설중심에서 데이터중심 과학으로 바뀐 것이다. 유전체학은 네이팜탄이었다. 기존 연구방식과 달리 한 번 터진 불빛을 통해 데이터가 계속 나오기 시작했다. 그는 "영화로 치면 불란서 심리영화를 만들던 사람들이 미국식 블록버스터를 만들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방향이 바뀔 때는 과감하게 턴을 하는 게 중요하다. 기술의 변화는 매번 새로웠고 빨랐다. 그러나 유전체 공부는 물론, 데이터를 만드는 기계, 분석을 위한 컴퓨터와 인력이 필요했다. 분자생물학에서는 유전체학을 인간의 창의력을 죽이는 것으로 여기며 "제정신이냐"는 소리를 듣기도 했다. '실험 잘하고 리더감'이라는 평가를 받던 그가 유전체학에서는 알아보는 사람도 없이 초라해졌다. 학회에 참가해 이해하고 배우기에 급급했다. 기존의 자신을 버리고 무모하면서도 과감하게 '턴'을 했다. 그의 인생과 학자로서의 중요한 타이밍이었다. 때를 기다리자 기회는 찾아왔다. 2000년 전세계 8개국, 3000명의 과학자와 25억달러가 투입된 유전체 분석 비용은 2004년 100만불로 감소했다. 2007년 개인별 게놈연구로 개념이 바뀌자 기존 연구자들은 떨어져나가기 시작했다. 30만불로도 연구 할 수 있게 됐으며, 이때 설립한 마크로젠을 통해 서버와 서열분석기 사용이 가능해지자 유전체 연구에 속도가 붙었다. 현재 네이쳐(자매지 포함)에 게재된 논문만 12편에 이른다. 2016년 10월에는 아시아인 표준 게놈을 처음으로 만드는데 성공했다. 글로벌 수준보다 한 단계 위이며, 전세계에서 가장 정확한 게놈지도라는 평가가 나온다. GMI SNU(서울대 유전체의학연구소)는 글로벌에서 인정받고 있다. 지난 6월 고별 강연에서 그는 학생들에게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에 대한 뜻을 물으며 "거북이는 토끼와 경쟁을 한 게 아니다. 완주가 목표라면 토끼가 가든 말든 한발씩 다가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 한 것이다"며 경쟁 중심의 사회지만 경쟁만 의식하지 말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정확한 준비와 목표를 크게 잡고, 끈질기게 가면 그 자체가 성공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5년 이내에 30억개의 유전체를 분석해 의사들이 네비게이션처럼 사용할 수 있는 지도로 완성할 계획이다. 특히 공우(텅빈 소라는 의미) 생명정보재단 이사장으로서 유전체 분석을 통해 질병을 무료로 진단해주는 봉사활동에 묵묵히 나설 생각이라고 서 소장은 강조했다.2017-08-21 12:14:53김민건 -
광고회사 사표내고 서른에 자기 회사 차린 이 약사"약대생때 부터 개국이나 제약사 입사보다 창업에 관심이 많았어요. 특히 신약 등 의약품과 더불어 콘텐츠 디자인에 관심이 컸죠. 의약품과 질환 정보를 의사·약사·환자에게 효과적으로 커뮤니케이팅하기 위해 기획하고 콘텐츠로 개발하는 일이 하고 싶었고, 이런 욕구가 저를 창업자로 만든 원동력이에요." 올해로 서른살을 맞은 약사가 글로벌 헬스케어 광고회사에 사표를 내고 회사를 차렸다. 수 많은 의약품들과 잘 알려지지 않은 질환 정보를 의약사, 환자에게 알기 쉽게 전달하는 '메디컬 커뮤니케이터' 역할을 할 수 있는 회사가 없었다는 게 젊은 약사의 창업 이유. 이 약사는 급변하는 약사사회에서 살아남으려면 과거와 또 남과는 다른 약사업무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한다. 16일 데일리팜은 SO&COMPANY 공동창업자 정유리(동덕여대약대) 약사를 만나 메디컬 커뮤니케이션이 무엇인지, 약대생들이나 젊은 약사들이 어떤 미래를 그려야 할지 이야기를 들었다.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메디컬 커뮤니케이터는 미국과 영국 등 제약 선진국에서는 이미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잡았다. 국내에서는 메디컬 커뮤니케이터 업무를 일부 광고홍보대행사 등 수행중에 있다. 하지만 약사나 의사가 아닌 일반 마케터나 광고홍보 전공자들이 커뮤니케이션 업무를 대행하다보니 의학적 전문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 약사는 메디컬 커뮤니케이팅에 대해 "의약품·질환 정보와 의약사·대중을 잇는 연결고리"라고 말한다. 분초를 다투며 개발·생산되는 방대한 양의 약물정보와 최신 질환 치료동향을 일일히 접하기 어려운 의약사와 환자들에게 의학적 근거에 기반한 정확한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소통하는 일이 메디컬 커뮤니케이터의 역할인 셈이다. 정 약사는 약대 졸업 후 미래 진료를 고민하던 중 정확한 약학정보를 원하는 대중의 수요를 충족시키는 일에 짙은 흥미를 느꼈다. 정 약사는 글로벌 광고전문 대행사인 맥켄(McCann) 헬스케어 부서에 입사해 메디컬 라이터 업무를 맡아 수행했지만, 자신이 추구하는 메디컬 커뮤니케이터 직무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고 느끼고 창업을 계획했다고 떠올렸다. 그는 "맥켄 헬스케어에서 하고 있는 일과 제가 지향하는 메디컬 커뮤니케이터는 간극이 컸다. 더 학술적이고 더 창의적인 약물 콘텐츠를 생산해 의약사, 대중과 소통하고 싶었다"며 "또 주고객인 글로벌 제약사가 내게 원하는 일들을 맥켄에서 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았다. 결국 퇴사와 창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창업 후 순탄한 길만 걸었던 건 아니다. 정 약사는 메디컬 커뮤니케이터가 '니치 마켓'인 만큼 꾸준한 수요가 존재하지만, 니치 마켓을 니치 버스터로 성장시키려면 더 많은 창의적 아이디어가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정 약사는 "이제 막 2년이 지난 신생회사다. 창업은 회사를 3년만 유지해도 성공한 것이라고 하는데, 현재까지는 큰 문제없이 경영을 지속중"이라면서 "그런데도 초반 회사가 업계에 자리잡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 발생한 수익을 어떻게 관리하고 추가 수익창출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 발굴은 어떻게 할지가 만만치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내부 조직 안정 역시 스타트업 회사가 초반에 성공하기 어려운 일이다. 밖에서 보기엔 그저 재밌어 보일 수 있지만 실제 업무강도는 높은 편이고 기획이나 홍보에 들이는 정신적 노력도 상당하다"며 "특히 회사를 어떻게 발전시켜나갈지도 고민이다. 지금은 글로벌 IT기업 구글처럼 메디컬 분야 다양한 사업을 실현하는 '메디컬 엔터테인먼트'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메디컬 커뮤니케이터의 필요성에 대해 정 약사는 "앞으로 점점 더 학술적이고 의학적인 약물정보가 중요해 질 것이다. 특히 단순한 정보의 나열이 아닌 디자인 요소가 접목된 커뮤니케이션 콘텐츠가 각광받을 것"이라고 했다. 정 약사가 SO&COMPANY를 창립한 2015년 7월 당시만 해도 약물이나 질병 정보를 논문에 근거한 자료로 시인성을 높여 콘텐츠화하는 직무가 지금보다 더 생소했다. 하지만 의약품과 질환에 대한 대중 관심이 증가하면서 메디컬 커뮤니케이팅 역할이 차츰 부각되기 시작했다. 정 약사는 "의약품과 질환 인지도를 높이는 일이 메디컬 커뮤니케이터의 본질"이라며 "특히 제약사들이 자신들이 원하는 의약품 정보를 더 심도있게 다루는 딥-다이브 콘텐츠를 원하는 빈도가 늘어나면서 회사 지명도 역시 늘어났다"고 했다. 특히 정 약사는 단순히 학술적인 콘텐츠만을 만들어내는 것에서 탈피해 더 재미있고 창조적인 결과물을 얻기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정 약사는 "고객사로부터 커뮤니케이션 요청이 오면 제일 먼저 하는 것은 논문 분석이다. 제대로 된 의학적 뼈대를 세운 뒤에는 가장 효율적으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툴을 고민한다"며 "이를 위해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칸 국제 광고제에 참석하며 신선한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애쓴다. 학술과 창의적 아이디어를 결합해 커뮤니케이션 콘텐츠를 만든다"고 했다. 정 약사는 진로와 미래를 고민중인 약대생들과 젊은 약사들에게 약사직능을 진화시킬 수 있도록 쉼 없이 고민하라고 제언한다. 인공지능(AI)의 등장으로 약사가 없어질 것이란 뉴스에 수동적으로 대처하지 말고, AI를 활용하거나 약학을 기반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자신만의 일을 창의적으로 떠올려보라는 것이다. 정 약사는 "약학이 좋아 약대를 갔지만 약사면허를 따고 난 뒤에는 정작 뭘 해야할지 몰랐었다. 그냥 제약사에 입사하거나 개국약사가 돼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면 오히려 편했겠지만 좀처럼 관심이 가지 않았다"며 "차라리 놀면서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게 뭘까 고민을 했다. 그 때 접했던 것들이 디자인과 미술 관련 서적들"이라고 했다. 정 약사는 "약학과 디자인을 접목시키면 하나의 콘텐츠로 만들어 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고 이때의 아이디어가 창업의 씨앗이 됐다"며 "약대생이나 젊은 약사들도 단순히 개국이나 입사에만 치우치지 말고 약사의 길을 넓게 볼 필요가 있다. 약학 외 다른 나만의 키워드를 찾아내 시너지 효과를 내도록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2017-08-17 06:14:55이정환 -
"신약 R&D 실패는 성공을 위한 마중물, 믿어야""국내 신약개발의 역사에서 실패는 실패가 아니다." 정부의 신약 R&D 지원 초창기 때였던 2000년대 초반, '가물에 콩나듯' 했던 성과와 가치를 평가하는 데 있어서 각계의 이견은 적지 않았다. 성과물을 도출하지 못했거나 상업화에 성공하지 못한 연구와 R&D 지원은 실패로 규정해야 할까.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김현철(고려대·45) R&D단장은 "정부가 제약기업에 투자한 신약개발이 실패로 귀결됐다고 하더라도 이는 결코 '손해보는 장사'가 아니다"고 단언했다. 실패가 자산으로 축적돼 오늘날 국내 제약사들의 신약개발이 빛을 발하고 있다는 얘기다. 김 단장은 "많은 실패를 거듭할수록, 그 실패가 마중물이 돼 성공적인 신약이 탄생하는 것이고, 지난 10여년은 그 과정을 제약사들이 경험으로 축적해온 시기였다"며, 정부 투자와 성과를 긴 안목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데일리팜은 김 단장을 만나 보건복지부와 진흥원의 제약 R&D 투자의 큰 그림과 시각을 들어봤다. -정부의 신약개발 R&D 지원의 특징을 설명해 달라. 제약사 신약개발은 고비용에 비해 긴 시간, 상업화 실패에 대한 리스크를 수반한다. 수천억원 이상의 비용과 10년 이상이 소요되는 R&D에 안전판이 필요한 것이고, 정부의 역할이 여기에 있다. 개발 초기에 겪는 제약 오너들의 불안감을 정부 투자로 상쇄하기도 하는데, 그 과정에서 성공의 기미가 보이면 민간 투자가 확산되면서 신약이 시장에 나오게 되는 것이다. 이제 4차 산업혁명으로 정부 정책도 이에 부합하게 될 것이다. 다만 복지부는 산업 혹은 경제적 논리의 잣대로만 기업을 지원할 순 없고, 다양한 이슈들을 판단해 '리스크 쉐어링' 역할을 할 것이다. 예를 들면 개발이 필요한 희귀질환 약제이지만 기업의 입장에서 R&D에 적극 뛰어들 수 없는 신약개발은 정부 투자로 산업 발전과 접근성을 동시에 도모할 수 있다. -최근 가시화 성과, 어떤 것을 꼽을 수 있나. 최근 몇년 새 정부가 투자한 제약 R&D 부문 중 가장 두드러진 성과는 골관절 유전자치료제인 코오롱생명과학 '인보사케이주'와 한미약품의 대규모 라이선스 기술수출일 것이다. 한미약품의 경우 1상 임상시험 돌입까지 무려 12년이나 걸렸고, 인보사는 최근 품목허가까지 19년이 걸렸다. 경험과 개발 노하우를 많이 갖고 있는 다국적사들이 통상 R&D부터 허가 취득까지 평균 12년이 소요되는 것과 비교하면 오랜 시간이 걸린 셈이다. 즉, 그간 역량이 뒷받침 되지 못한 국내 제약사들이 긴 시간에 걸쳐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시쳇말로 '맨땅에 헤딩'한 결과다. 한미약품의 성과가 나오기 전인 2015년 이전만 해도 제약 R&D를 바라보는 주변의 시각은 '투자해도 나오는 게 없고, 나와봤자 매출이 별로'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다가 한미가 물꼬를 트면서 최근 인보사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우리 제약 R&D가 외국계 다국적 제약사들에 비해 '+α'가 더 소요된 건 경험 축적의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서울대 이정동 교수가 말한 '축적의 시간'을 빗대어 말하자면 우리 제약은 무수한 실패를 경험해 축적해야 하는 시간이 필요했고, 그 시각에서 R&D 투자 성과를 바라봐야 한다고 본다. -그런 시각에서 정부의 R&D 투자를 재평가 해보자면. 앞서 말했듯 정부의 제약 R&D 투자의 성과가 최근 들어 조금씩 빛을 보이기 시작한 것을 되짚어 보자. 한미나 코오롱의 성과를 위해 정부 투자가 이뤄진 게 2000년대 초중반이다. 이것이 정부 투자로 성과를 독려하고 실패와 경험, 그에 따른 지식을 축적한 결과물이라면, 정부의 R&D 투자는 보다 긴 정책적 안목을 갖고 진행돼야 한다는 걸 방증한다. 물론 경쟁약물 신규진입이 빨라지는 상황에서 개발 기간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단축될 것이다. 2015년 이후 혁신신약의 개발 기간이 약 100개월, 즉 10년 미만이라는 통계도 나온 바 있다. -신약 특허에 대한 시각은 어떤가. 초기 단계 R&D는 지적재산권이 나와야만 진행이 가능하다. 문제는 신약개발이 지적재산(Intellectual property, IP)을 기반으로 하고 있음에도 특허가 제대로 유지되지 못하는 허점이 있다는 데 있다. 예를 들어 특정 타깃의 약물 개발을 할 때 보다 촘촘하게 IP를 내고 방어할 기전을 염두하는 것이 필요한 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종종 있다. 심지어 특허 청구항이 한 개뿐인 경우도 있었다. 이러한 전략 부재가 '보틀넥(bottleneck)'이 되는 것이다. -제약 R&D와 정부 방향성을 이야기 해 달라. 오랜 시간에 걸친 R&D가 실패로 귀결될 순 있다. 그렇지만 실패를 자산삼아 마침내 결과를 내는 건, 결국 실패가 '손해보는 장사'가 아니란 것을 의미한다. 많은 실패가 뒷받침 돼야 성공을 할 수 있고, 이것이 자산이 된다고 볼 때 실패는 모두 다 실패가 아니다. 지금의 가치를 미뤄볼 때 '마중물'이란 얘기다. 정부 또한 단순히 성공과 실패를 보고 투자하는 건 아니다. 제약산업을 둘러싸고 보다 길고 넓게 보는 안목이 필요하다.2017-08-14 06:14:59김정주 -
"초고령 시대 한국형 노인약료 교범 만들고 싶었다""노인약료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약물 부작용과 상호작용, 주의사항입니다. 이 분야에 대한 약사들의 관심은 뜨겁지만 현재까지 전문적이고 보편적인 교재가 많지 않아 출판을 결심하게 됐습니다." 군포시 편한약국 엄준철 약사가 최근 펴낸 전문서적 '노인약료 핵심정리'의 총집필기간은 17년에 달한다. 2001년부터 아마존을 통해 해외 직구로 사들인 미국, 영국 약물치료학 교재만 30여권이다. 내과, 정신과 등의 처방을 받아 조제하면서 쌓은 지식과, 데일리팜 부작용리포트를 통한 자료정리도 저술에 큰 도움을 줬다. "약물에 대한 학술적 지식은 교재와 논문을 참고하면 되지만 사회/제도적 측면에서 노인 환자를 관리하는 과정은 외국과 한국이 다르기 때문에 선진국 사례를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었습니다. 이 부분은 앞으로 한국형 노인전문약사 제도를 정립하는 과정에서 정부조직과 약사회가 함께 만들어가야 할 문제라고 봅니다." 심평원 자료에 의하면 전체 약품비 중 노인 소비 비율은 36.8%다. 노인 90.4%가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으며, 2가지 이상의 질병을 가지고 있는 경우는 72.2%다. 한 논문에 의하면 부적절한 노인 약물 처방 비율은 42.7%에 이른다. 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에 대비하려면 단순 처방조제가 아닌 환자중심 약료가 이루어져야 한다. 어떤 약이 어떠한 부작용 우려가 있는지 현재 환자가 복용하는 전체 약물을 보고 파악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러한 정보를 알려주는 책이 바로 '노인약료 핵심정리'다. -'노인약료학'을 왜 출간한 거죠? 약사 연수교육 등의 강의를 나가면 강의내용을 책으로 출판해 달라고 요청하는 분들이 좀 있었습니다. 출판사에서도 책을 써달라고 하셨고요. 제가 기존에 강의하던 내용이 부작용과 상호작용 중심의 복약지도, DUR 상세 학술, 부작용 상세 학술, 만성질환약료 등이고 노인약료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의약품에 대한 부작용, 상호작용, 주의사항이기 때문에 노인약료 교재를 출판하게 되었습니다. 노인약료에 대한 약사님들의 관심은 뜨겁지만 현재까지 전문적이고 보편적인 교재가 없었습니다. 한국 의사들은 2000년대 초반부터 각종 논문을 통해 노인의료에 대한 연구 자료를 발표하였고 미국, 캐나다, 유럽 등의 선진국에서는 이미 노인약료교재가 출판되어 있으며 노인전문약사 시험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국도 대한약사회와 서울시약사회를 중심으로 노인전문약사 제도를 도입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서울시약사회와 성남시약사회에서는 노인약료 전문가과정 강의를 진행한 바가 있습니다. -에비던스를 필요로 하는 책을 내려면 어려운 점이 적지 않았을 텐데요. 본격적인 집필기간은 약 1년 정도지만 관련 자료와 경력은 17년 정도 누적되었습니다. 2001년부터 아마존을 통해 해외 직구로 사들인 미국, 영국 약물치료학 등의 교재가 30여권 되고요. 2003년도부터 내과, 정신과 등의 처방을 받아 조제하면서 쌓인 지식들이 출판에 도움이 되었고 2014년 5월부터 데일리팜 부작용리포트를 연재하면서 누적된 부작용에 관한 학술적 내용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어려웠던 점은 사회학적인 노인약료 부분입니다. 약물 자체에 대한 학술적 지식은 선진국 교재와 논문들을 참고하면 되지만 사회적, 제도적 측면에서 노인 환자를 관리하는 과정은 외국과 한국이 다르기 때문에 선진국 사례를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었습니다. 이 부분은 앞으로 한국형 노인전문약사 제도를 정립하는 과정에서 정부조직과 약사회가 함께 만들어가야 할 문제라고 봅니다. -약사들은 왜 노인약료에 관심을 가져야 하죠? 노인약료는 부작용 관리에서 출발합니다. 4차 산업이나 인공지능 로봇에 대한 대비를 하려면 단순 처방조제가 아닌 환자중심 약료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어떤 약이 어떠한 부작용 우려가 있는지 현재 환자가 복용하는 전체 약물을 보고 파악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러한 정보를 알려주는 책이 ‘노인약료 핵심정리’입니다. 심사평가원 자료에 의하면 전체 약품비 중 노인이 소비하는 비율은 36.8%입니다. 노인의 90.4%가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으며 2가지 이상의 질병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72.2%입니다. 대한약국회지 논문에 의하면 노인에게 부적절한 약물 처방 비율이 42.7%나 되었습니다. 무엇이 부적절한지 학술지식을 보강해야 합니다. -과문한 탓이겠지만 노인약료의 개념과 정의가 확 안와 닿습니다. 노인은 다중질환을 가지고 있고 때로는 부적절한 약물을 복용합니다. 약물 부작용으로 인해 새로운 증상이 나타나면 이 증상을 완화시키기 위해 또 다른 약을 처방받곤 합니다. 이렇게 약이 약을 부르는 현상을 연쇄처방(Prescribing cascade)이라고 합니다. 노인들은 보통 5가지 이상의 약을 먹곤 합니다. 한 병원에서 이렇게 처방 받기도 하고 여러 병원에서 처방받기도 합니다. 약을 많이 먹는 경우를 다약제복용(Polypharmacy)이라고 하고요. 다약제복용을 하면 부작용도 증가하고 상호작용도 증가 합니다. 물론 노인이라는 생리적 특성 자체 때문으로도 부작용이 증가합니다. 같은 질환도 일반성인과 노인성 질환이 약간 다르기도 하고요. 이러한 현상을 포괄적이고 통합적으로 학습하며 개별 질병과 약물 특성에 따라서 어떻게 달라지는지 정리한 학문이 노인약료입니다. -노인약료학의 특징은 뭔가요. 노인약료 책은 한국 최초의 출판물입니다. 기존 출판물이 없었습니다. 다만 외국의 경우에는 약 10여개의 노인약료 교재가 있고 노인약료를 공부하기위해 미국 일부 약대에서는 졸업 후 2년 과정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기도 합니다. 노인약료 핵심정리는 현존하는 외국 교재와 다양한 논문, 미국 노인약료 대학원 커리큘럼과 미국 노인약료 시험문제를 분석하여 복잡한 내용은 생략하고 꼭 필요한 주요 내용만 뽑아서 알기 쉽게 정리한 책입니다. 미국약사회에서 발행한 정규 노인약료 교재보다 더 알찬 내용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노인약료학 어떤 내용으로 되어 있나요. 노인약료 핵심정리 파트1에는 노인약료가 무엇인지 통합적인 설명이 담겨 있습니다. 기본적인 개념과 대표적인 예가 제시되어 있고 미국 노인약료 시험에 대한 설명과 샘플문제, 외국 노인환자 관리과정을 수록하였습니다. 약물 사용 관점에서 노인의 생리적 특징과 노인증후군 설명이 있고 노인약료의 근간이 되는 Beers criteria, STOPP/START 상세 설명 및 주요 약물 부작용 설명을 포괄적으로 정리하였습니다. 파트2는 각 질환별 노인약료입니다. 노인에게 흔한 대표적 74가지 만성질환을 복약지도 시 알아야할 질환의 특징, 대표 처방약물, 각 약물의 임상적 특징, 알아야 할 대표 부작용, 상호작용, 주의사항 등을 엄선하여 정리하였습니다. 일반 성인의 임상 약물학 교재로 구입 하셔도 매우 좋습니다. 보너스인 부록으로 약물상호작용을 기초부터 다시 설명하고 DUR 병용금기 해설을 추가하였으며 약물 유전학도 담았습니다. 총 394페이지 분량입니다. -미국, 영국 등 선진국의 노인약료와 우리나라 노인약료의 차이점, 어떻게 다른가요. 선진국의 노인약료는 역사와 전통이 있고 제도적으로도 잘 정비되어 있습니다. 노인전문약사를 따로 채용하는 경우도 많고요. 월급도 더 주고 있습니다. 노인약료 시행으로 인해 사회적 의료비 지출도 감소하고 노인환자들이 보다 적절하게 약물을 복용합니다. 우리나라는 아직 생소한 학문이고 이제 시작단계입니다. -노인약료와 관련해 전문약사 시험은 어떻게 이뤄져 있나요. 한국은 아직 노인전문약사 시험이 없으므로 미국 노인약료 전문약사 시험을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1997년에 처음 만들어졌고 국가로부터 정식 자격증을 부여받습니다. 총 150문제로 이루어져 있고 노화에 대한 생리학적, 사회적 문제와 노인의 병태생리, 약물치료, 관찰, 복약지도, 문서보고 등의 문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응시자격은 약사면허증을 소지하고 관련 분야에 일정기간 경력이 있는 사람으로 제한되어 있습니다. -출간을 준비 중인 개국약사분들 적지 않은데, 혹시 팁을 주실 수 있나요? 개인적으로 시중에 약학 관련서적이 선진국에 비해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여러 약사님들께서 출판을 많이 해 주시면 한국 약학이 더 발전할 것으로 생각 됩니다. 출판을 준비 중인 개국약사님들께서는 보다 적극적으로 집필을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앞으로 출판 계획 더 있나요? 특별한 계획은 없습니다. 지금까지 하던 대로 데일리팜 등을 통해 약사 전문성강화를 위한 복약지도나 의약품 주의사항에 관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공유할 생각입니다.2017-08-01 12:15:00노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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