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자별 맞춤전략이 금연성공의 노하우"
- 안경진
- 2017-11-06 06: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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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 뉴질랜드 금연정책자문 헤이든 맥로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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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공단의 병·의원#금연치료지원사업이 시행된지 3년차가 되어간다. 금연치료사업 프로그램 이수율이 증가하는 추세고, #챔픽스 등 금연치료제 처방률이 급등하는 등 사회적 공감대도 높아지고 있다.

뉴질랜드는 이 같은 고민에 빠진 우리나라에게 좋은 표본이다. 20년 전 금연가이드라인을 제정할 만큼 적극적인 금연정책을 펼쳐온 뉴질랜드는 전체 금연정책 예산의 50% 이상을 약제비 지원에 투입한다고 알려졌다. 지역금연지원서비스는 물론 금연전화, 온라인상담서비스 등 국가 차원에서 운영되는 프로그램도 풍성하다.
의료진 대상의 가이드라인에는 금연권유에 방해가 되는 요소와 상황별 금연권유 방법, 질문예시가 담긴 프로토콜 등이 포함돼 금연상담의 시뮬레이션을 가능케 한다.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흡연자의 금연의지나 동반질환, 주위환경 등 개별적인 특성을 고려하라는 것.
데일리팜은 뉴질랜드 금연가이드라인의 주저자로서 영국과 뉴질랜드의 금연정책 자문을 맡아온 헤이든 맥로비(Hayden McRobbie) 교수(영국 런던 퀸메리대학)를 만났다. 금연가이드라인 제정작업에 한창인 우리나라에는 어떤 시도가 가능할지, 맥로비 교수의 금연상담 노하우에 귀를 기울여보자.
- 한국은 의료기관 참여형 금연치료지원사업이 시행된지 3년가량 됐다. 의료진 대상의 온라인 금연치료 교육이 도입됐고, 환자의 치료비용, 진료상담수가 지원 등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궁금하다.
큰 틀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담뱃값 인상이나 금연치료지원정책 모두 금연을 위해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그것만으론 부족하다. 효과적인 금연정책을 위한 요소로 'Tension(긴장도)-Trigger(계기)-Treatment(치료)의 3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 번째 Tension은 담뱃값을 올리고 금연구역을 확대하는등 담배를 피우기에 불편한 환경을 조성해, 흡연자들로 하여금 금연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도록 만드는 방식이 긴장도를 높인다는 의미다. 두 번째로 담뱃값이 오르거나 의사가 금연을 권유하는 자체가 금연행동을 유발하는 방아쇠, Trigger 역할을 할 수 있다. 세 번째 Treatment는 흡연자가 금연을 시도할 때 효과적으로 금연할 수 있게 지원하는 과정에 해당한다. 한국도 이 3T가 어우러진다면 향후 흡연율을 빠르게 낮출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 뉴질랜드는 금연가이드라인이 1999년에 제정됐다고 들었다. 이토록 금연정책이 빠르게 시행될 수 있었던 배경이 있나?
현재 뉴질랜드의 평균 흡연율은 15% 정도로 추산된다. 그런데 원주민과 같은 특정집단에선 흡연율이 약 45%로 높게 나타나기도 한다. 이처럼 특정집단 내 흡연율이 높았던 점이 정부정책을 마련하는 데 결정적 계기가 됐다. 흡연율이 높은 집단의 흡연율과 질환, 사망 위험을 낮추자는 분위기가 형성된 가운데 ASH(Action on Smoking and Health) 등 시민사회단체와 국립심장협회(Heart Foundation NZ), 뉴질랜드암학회(Cancer Society NZ) 등 의료단체의 영향이 컸다. 특히 의료계는 가격인상이나 담뱃갑 디자인, 금연환경 조성과 같이 더 나은 금연정책환경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냈다.
- 금연 관련 연구분야에 오랜 기간 몸담아 오시지 않았나. 최근 금연치료의 주목할 만한 특성이 있다면?
17년 전과 비교하면 변화가 많다. 과거에는 금연을 돕는 행동요법 외에 패치, 껌, 스프레이 등 니코틴 대체제를 통해 금연을 유도하는 방법이 유일했다. 2001년 오랜 공백 끝에 부프로피온이 런칭했을 때 클리닉 수요가 상당히 높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만큼 흡연자와 의료진들의 요구가 높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2006년 챔픽스가 등장한 이후로는 신약개발보단 기존 치료제들을 활용하는 방식에 관한 연구가 주를 이룬다.
예를 들어 챔픽스는 단번에 금연하는 방식 말고도 단계적으로 줄여가는 감연에 활용될 수 있다. 금연하려는 생각은 있지만 즉각 끊을 자신이 없는 흡연자들에게 12주동안 서서히 흡연량을 줄이도록 한다거나 흡연자 본인에게 4주 이내 금연하는 날을 선택하도록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꼭 약물치료가 아니라도 근무시간이나 일상생활 중 문자나 어플리케이션, 웹사이트 같은 기술적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 뉴질랜드 가이드라인에는 이 같은 금연치료 방식의 변화가 어떻게 반영됐나?
뉴질랜드 가이드라인은 1999년 초판이 나온 뒤 여러 차례 개정됐다. 1999년 버전에선 흡연자가 얼마나금연할 준비가 되어있는지, 금연의지를 확인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2005년 버전 부턴 병원을 방문한 모든 흡연자에게 흡연 상태를 물어보고(Ask), 금연에 관해 짧게 권유하고(Brief adviece) 근거에 기반에 조언하라(Cessation support)는 'ABC 모델'이 소개된다. 2014년 버전은 흡연자가 금연을 시도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주고 적극 제안하는 형태로 의료진의 역할이 변화됐다.
- 금연을 돕는 의료진의 역할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하면 될까? 가이드라인의 실용성도 높아진 듯 하다.
그렇다. 일선 의료진들의 역할이 지속적으로 중요해지고 있다. 뉴질랜드 정부는 금연에 관한 보건목표(health target)를 설정하고 흡연에 의한 질병으로 입원한 환자의 95%에게 간략하나마 금연권유 및 치료를 시행했다는 내용을 문서화 하도록 의료기관들에 권고한다. 최근에는 흡연자들이 장기적으로 금연을 유지할 수 있게 지원하는 방향으로 금연정책의 초점이 바뀌고 있다. 흡연율이 눈에 띄게 감소할 수 있었던 건 이러한 금연정책 덕분이다. 물론 원주민이나 정신질환, 만성질환을 동반한 환자 등 여전히 흡연율이 높은 일부 집단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대개 흡연율이 높은 집단은 사회경제적으로 어려운 환경에 처한 경우가 많다.
최신 가이드라인은 1차 의료기관 등 현장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6페이지의 짧은 분량으로 간소화 한 점이 특징적이다. 가이드라인 내에는 금연권유, 지원과 관련된 알고리즘을 제시함으로써 실제 흡연자에게 금연을 권유하는 기본 절차를 소개하고 있다.
- 흡연자 특성에 따른 금연전략을 구체적으로 소개한다면?
금연치료 과정에선 개별 환자가 처한 환경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 가령 배우자가 함께 흡연을 한다면 가족 내 흡연자가 없는 경우보다 훨씬 금연하기 어렵다. 또한 정신질환을 동반한 흡연자는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금단증상을 견디기 어려워하는 경향을 보이므로 집중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장기적으로 금연을 유지하면 스트레스도 덜 받고 우울이나 불안감도 낮아지는 효과가 있지만 금연을 시작한 직후에는 금단증상으로 인해 우울, 불안, 스트레스 등이 극심해진다고 느끼므로 이를 잘 견딜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의료진의 역할이다. 이미 흡연은 많은 사람들에게 일상생활 속 스트레스 대응방안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에 몸에 덜 해로운 방식으로 스트레스를 잘 관리할 수 있게 상담기술을 발휘해야 한다.
- 가장 효과적인 금연방법은 무엇인가?
상담요법과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것이다. 수차례에 걸친 상담과 약물치료를 병행하면 본인의 의지로만 금연하는 데 비해 장기적인 금연유지 가능성이 4배이상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나와있다. 다만 환자가 처한 개인적인 환경을 이해하고, 적절한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의료진이 금연상담을 할 때는 5가지 전략을 따르는 게 유용하다. 첫째 환자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둘째 치료과정에서 일산화탄소검사를 활용하는 것이다. 금연 시 즉각적으로 눈에 보이는 변화를 확인하기란 쉽지 않은데, 금연 전후의 일산화탄소 검사 결과를 보여주면 환자의 체감도가 크다. 세 번째는 환자에게 정확한 치료정보와 보조옵션을 함께 제공하는것이다. 금연치료 보조옵션이 금단증상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지만 지나치게 드라마틱한 효과를 기대하지 않도록 현실적인 기대치를 제공해야 한다. 넷째 딱 한모금이 금연의지를 무너뜨릴 수 있으므로 결심한 이후로는 한모금도 피우지 않도록 주지시키고, 마지막 다섯번째로는 환자가 금연에 적극적으로 임할 수 있도록 의료진이 적극적으로 상담하는 것이 중요하다.
- 뉴질랜드 금연가이드라인의 약물치료 부분을 살펴보면 항우울제'노트립틸린'이 포함된 점이 한국과 가장 큰 차이인듯 하다.
금연치료 적응증을 가진 항우울제는 부프로피온과 노트립틸린 두 가지다. 노트립틸린은 뉴질랜드와 태국에서 1차치료제로 권고되지만 선호되는 약은 아니다. 대부분의 국가에선 부작용 우려로 인해 2차치료제로 권고되고 있다.
- 말씀하신 것처럼 이상반응 우려 때문에 금연치료 시 약물치료를 꺼리는 흡연자들이 여전히 많은 걸로 알고 있다.
그렇다. 챔픽스 역시 EAGLES 연구를 통해 신경정신과적 이상반응이 약 자체보단 다른 요소에 영향을 받은 결과일 수 있음을 확인하게 되어 라벨 업데이트가 이뤄졌는데, 일각에선 여전히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 일선 현장의 의료진들이 이러한 연구 결과를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소통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흡연자들 중에서도 금연치료의 부작용에 대해 걱정하는 경우가 있던데, 어떠한 치료 부작용보다 심각한 문제는 흡연 자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 최근 금연연구 동향은 어떤가? 뉴질랜드 금연 가이드라인도 개정 계획이 있는지 궁금하다.
뉴질랜드는 새로운 정보가 나올 때 마다 가이드라인을 업데이트하는 것이 목표로, 머지 않아 개정될 것이다. 개인적으론 시티신(Cytisine)이란 약물 관련 연구에 참여하고 있는데, 챔픽스처럼 α4β2 수용체에 부분적으로 작용하는 약물이다. 금연보조제에 대한 연구도 다수 진행 중이며, 최근에는 전자담배에 관한 연구가 주목받고 있다. 현재는 잘 설계된 임상이 2개밖에 없기 때문에 전자담배가 금연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 많은 연구가 필요할 것 같다.
- 한국에서 금연 가이드라인을 준비하고 있는 의료진들에게 조언한다면?
의료진들조차 100 페이지가 넘는 가이드라인은 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뉴질랜드 가이드라인처럼 금연상담 방법을 체계화하고 간단하게 정리함으로써 실용성을 갖추는 게 가장 중요하다. 원내에서 간략하게 상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병원을 방문하는 모든 환자들에게 금연을 권유할 수 있게 하는 제도적 지원도 필요하다. 다만 한국의 문화적 특징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서구에서 성공한 가이드라인이라도 한국의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채 그대로 도입하면 위험요소가 있을 수 있다. 지나치게 많은 비용, 시간을 들이기 보단 새로운 근거가 확보됐을 때 쉽게 반영할 수 있는 유연성도 갖추길 당부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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