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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마스크 약국 공급사, 지오영 이어 백제약품 추가[데일리팜=정혜진 기자] 약국에 마스크를 공급하는 공적판매처에 백제약품이 추가됐다. 이로써 약국이 마스크를 공급받을 수 있는 도매업체는 지오영 컨소시엄과 백제약품, 두 곳이 됐다.27일 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마스크 판매처·기관 지정'을 공고했다.지오영 컨소시엄에 백제약품이 추가되면서 도매업계 1,2위를 차지하는 대형업체 두 곳이 전국 약국에 하루 240만장의 마스크를 공급하게 된다. 의료기관 공급을 위한 판매처는 기존 4곳에서 ▲대한병원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가 추가돼 총 7곳이 됐다. 기존 4곳의 판매처는 ▲대한의사협회 ▲메디탑 ▲유한킴벌리 ▲케이엠헬스케어 등이다.이번 조치는 '마스크 및 손소독제 긴급수급조정조치'에 따른 것으로, 27일 오후2시30분부터 적용된다.2020-02-27 16:07:47정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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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배송도 안되는데"...의약품 유통업계 속앓이일부 택배회사 중에는 택배기사의 비대면배송을 공식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데일리팜=정혜진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병원과 약국과 같은 요양기관 뿐 아니라 도매업체의 피로감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직접 병의원에 방문해야 하는 의약품 배송기사들은 전염병 감염·확산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돼 육체적·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위험한 수준이라고 입을 모은다.코로나19가 대구지역 확진자 폭증으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면서 사회 전반에 '코로나 공포'가 극에 달했다. 대형 행사의 연기와 취소는 물론, 일상적인 모임와 약속, 여행 취소도 속출하고 있다.의약품 유통업계는 긴장감이 더욱 커지는 양상이다. 요양기관에 의약품 공급을 중단할 수 없는데다, 배송에 차질이 생기면 바로 거래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염려에 전염병 확산을 방지할 획기적인 대안이 없어서다.현재 대부분 병의원은 신종코로나 감염 가능성에 최근 모든 병의원 방문자의 체온을 재고 이상이 없는 방문자만 출입을 허용하고 있다. 도매업체 배송기사도 예외가 아니다. 배송기사 입장에서는 평소보다 요양기관 한 곳 방문에 걸리는 시간과 절차가 복잡해진 셈이다.이중에서도 약국 배송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배송기사들은 확진자가 다녀가 폐쇄조치가 내려진 약국도 방문해야 하는 등 시름이 깊다. 도매업체들은 거래처 중 확진자 방문 약국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돼 배송기사가 이 약국을 방문해야할지 고심한 경험들이 있다고 말한다.얼마 전 서울의 한 도매업체는 확진자 방문으로 인해 2주 간 영업이 정지된 약국이 의약품 반품을 요청해 골머리를 앓았다. 확진자와 접촉한 약사가 직접 약국에 나와 배송기사들에게 약을 가져가라고 연락해왔기 때문이다. 결국 이 도매업체는 방문을 포기하고 차후 반품을 받겠다며 상황을 모면했다.이렇게 배송기사들의 감염·확산 우려는 코로나사태 초기부터 지적돼왔지만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 크게 달라진 게 없다. 그도 그럴 것이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 외에는 배송기사 안전을 위한 뾰족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최근에는 마스크 품귀현상이 장기화되면서 도매업체도 마스크 구하기에 애를 먹고 있다. 도매업체들 대다수가 약국에 보낼 마스크는커녕 자체 배송기사들이 착용할 마스크도 없다고 푸념을 한다.한 도매업체 배송기사는 "배송기사 보호를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요즘은 마스크를 쓰지 않고 약국에 가는 것 자체가 큰 실례가 된다"며 "겨우겨우 구해 간신히 그날 쓸 마스크를 구하고 있지만, 여분이 없어 늘 불안하다"고 토로했다.동일한 위험성을 가진 제약사 영업사원들은 대다수 재택근무에 들어갔지만, 배송기사에게 재택근무는 불가능하다. 또 일반 택배회사들은 감염, 전파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비대면 배송을 시행하고 있지만, 의약품은 특성 상 배송기사가 약사에게 직접 약을 전달하고 세금계산서에 확인도장을 받아야 한다.한 약국 관계자는 "적게는 하루 한두 번에서 많게는 다섯 번 이상 배송이 온다"며 "약사법 규정도 그렇고 약은 받는 즉시 품목과 수량을 확인해 오류가 없는지 확인하기 때문에 배송기사가 약사나 직원을 만나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이밖에 확진자가 방문했던 약국이나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위험지역 약국들까지 구분 없이 방문해야 하는 배송기사들의 심리적 공포도 무시하지 못할 수준이다. 기사들은 위험지역에 배송을 갔다 혹여나 감염된지 모른 채 가족과 친구들과 접촉하는 건 아닌지 전전긍긍하는 마음으로 배송업무를 지속하고 있다.도매업체 차원에서는 의약품 배송차량 방역이 필요한지, 확진자 방문 약국이 의약품 반품을 신청하면 어떤 기준으로 처리해야 할지도 고민이다. 무엇보다 배송기사나 직원을 통해 코로나19가 확산될 경우 도매업체 본사 폐쇄가 불가피하다. 본사 사무실 전체 방역과 폐쇄, 관계자들 자가격리와 접촉 가능성이 있는 약국도 폐쇄될 위험이 있다. 본사 여러 곳에 손세정제를 비치하고 사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지만 불안감은 여전하다.한 도매업체 관계자는 "도매업체도 코로나19 초기부터 약국의 마스크와 손세정제 주문요청과 위생용품 확보, 가격 분쟁 등으로 여느때보다 어려운 상황"이라며 "정부의 마스크 공급이 시작되면, 일선에서 배송을 하는 기사들이 약국을 둘러싼 더 많은 갈등과 문제에 봉착할 것"이라고 염려했다.2020-02-27 12:15:43정혜진 -
온라인 디테일·SNS 소통...제약사들, 재택영업 '진땀'[데일리팜=정혜진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제약사의 대면 영업활동이 위축되면서 온라인을 통한 대체영업활동이 증가하고 있다. 회사에서 제공한 학술자료부터 자체 제작한 가벼운 볼거리까지, 병의원 의사들과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제약사 담당자들의 노력이 빛나고 있다.그러나 이러한 현상 뒤에는 영업사원에게 있어 재택근무 중에도 당월 목표를 채워야 한다는 압박감, 회사에 영업활동을 증명해야 하는 애환도 숨어있다.최근 제약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면서 제약사 담당자와 병의원 의사의 만남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현재 대부분의 병의원은 감염병 전파를 우려해 제약사 담당자들의 출입을 금하고 있다. 의원급 의사들의 모임인 대한개원의협의회는 지난 20일 영업사원 방문 자제를 요청하는 공문을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에 발송했다.병의원이 나서서 제약사 담당자 출입을 금지하면서 영업담당자의 재택근무를 선택하는 제약사도 눈에 띄게 늘어나는 추세다.암젠코리아, 한국화이자제약, 한국노바티스, 한국MSD, 한국로슈 등 다수의 다국적제약사가 먼저 재택근무에 돌입했다. 국내제약사 중에는 LG화학, GC녹십자, CJ헬스케어, 제일약품, 동화약품, 한미약품 등도 잇따라 전체 또는 일부 영업사원의 재택근무에 들어갔다.정부가 감염병위기단계를 '심각'으로 격상하고 유치원과 각급 학교 개학을 연기한 24일을 기점으로 전보다 많은 제약사가 재택근무로 돌아섰다. 이와 별도로 25일에는 서울 용산에 위치한 LS용산타워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건물 전체가 폐쇄돼 이 건물에 입점한 GSK와 한국얀센, 한국존슨앤드존슨 등이 일제히 재택근무에 들어가기도 했다.이렇듯 담당 의사와 직접 대면할 경로가 막히자 제약사 담당자들은 온라인을 통한 영업활동에 눈을 돌리고 있다.가장 쉬운 방법은 회사가 제공한 학술자료와 데이터를 담당 의사에게 카톡이나 문자로 전달하는 것이다.일부 제약사들은 이번 사태가 있기 전부터 의료인에게 자사제품의 학술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을 개발·운영해왔다. 한미약품의 의료전문 포털사이트인 HMP, JW신약이 최근 개발한 '스마트 e-카탈로그' 등이 그 예다. 영업사원들은 전공과 별로 의사가 관심 가질만 한 제품 디테일을 담은 링크를 발송해 손쉽게 제품 정보를 전할 수 있다.한층 나아간 영업사원들은 내근과 재택근무 시간에 자체적으로 제작한 영상이나 콘텐츠로 의사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일부 담당자는 꼭 학술정보가 아니더라도 기분 전환을 위한 재미있는 영상, 짧은 유머 등을 활용해 의사들과 관계 유지에 나서고 있다.한 제약사 영업 담당자는 "영업직은 집에서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 의원에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거나 필요한 게 없는지 확인하는 정도"라며 "의사들과 SNS로 소통하는 시간이 크게 늘어난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또 다른 제약사 관계자는 "대면이 어려우니 자택이나 사무실에서 카톡으로 안부를 묻는 간단한 메시지부터 재미있는 영상이나 학술정보, 자신이 제작한 콘텐츠 등을 의사들에게 다양하게 발송하는 추세"라며 "이중에도 재밌는 영상을 잘 만드는 담당자가 의사들에게도 반응이 좋다"고 분위기를 전했다.외근직을 내근으로 전환한 회사 중 영업직을 대상으로 내부 교육을 실시하는 사례도 많다. 이중에는 관련제품 교육으로 시간을 다 채울 수 없어 팀별 영상 제작을 권장하고, 담당자들은 이렇게 만들어진 영상을 의원 판촉에 활용하기도 한다.이러한 대체 영업은 영업사원이 대면 금지 조건 아래 의사에게 자신과 제약사의 존재를 각인시키고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다. 이 뒤에는 재택근무를 결정하고도 영업사원의 월 영업목표와 약국 수금할당량을 평소처럼 유지하는 회사 방침이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대체 영업의 순기능과 함께 역기능도 거론되고 있다. 영업이 집중되는 의사 중 일부는 늘어난 카톡 영업을 공해로 여겨 되레 반감을 표시하기 때문이다. 영업담당자들 사이에선 무거운 학술정보보다 가볍고 기분좋은 메시지가 더 효과적이더라는 노하우도 공유되고 있다.한 제약사 영업사원은 "재택근무는 결정됐지만 목표는 그대로다. 집에서 근무를 한다고 해도 마음이 편하지 않으니 전화든 카톡으로든 처방이 유지되도록 애쓸 수 밖에 없다"며 "카톡이나 전화는 기록이 남으니, 차후 관리자에게 해당 시간에 일을 했다는 걸 증명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2020-02-27 12:15:22정혜진 -
"코로나 공포에 실적압박까지"...영업사원의 비애[데일리팜=김진구 기자] "당연히 불안하죠. 그렇지만 어쩌겠어요. 회사에선 방문을 자제하라지만, 이달 목표를 맞추려면 별 수 없습니다."한 국내 제약사의 OTC사업부에서 영업사원으로 5년째 근무 중인 조성근(35·가명) 대리가 말했다. 경기도 모 지역의 약국 90여 곳이 그의 담당이다. 그의 동의를 얻어 25일 하루 동행취재를 했다.◆지역 첫 확진자 발생…약국도 영업사원도 대혼란동행취재 하루 전인 24일 오전, 마침 이 도시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2명 나왔다. 코로나 사태가 터지고 이 지역에서 발생한 첫 확진 사례다.,조씨와 신시가지로 나섰다. 거리엔 사람이 없었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는 적막감을 더했다. 이따금 지나가는 사람은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평소보다 사람이 눈에 띄게 적다고 조씨는 설명했다.전국 코로나19 확진자는 1000명을 돌파헸다. 조씨와 함께 방문한 경기 모 지역의 경우 신규로 2명의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자료 질병관리본부, 2월 25일 오후 4시 기준) 그와 함께 방문한 약국에선 묘한 경계심이 느껴졌다. 약국을 홀로 지키던 약사는 문이 열리자마자 마스크를 착용했다. 조씨가 인사를 건넸다. 둘은 구면이었다. 안부인사는 첫 확진자 소식으로 대체됐다. 약사는 "확진자가 방문한 의원과 약국이 문을 닫았다더라"고 전했다.두 번째 약국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약사는 우려 섞인 목소리로 "확진자가 우리 약국을 방문했다고 생각하면 눈앞이 캄캄하다"며 "지금은 괜찮지만 우리 지역에 감염이 확산될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마침 환자가 들어왔다. 마스크가 있냐고 쉰 목소리로 물었다. 약사는 익숙한 듯 없다고 답했다. 환자가 떠난 뒤 약사는 같은 질문을 조씨에게 했다. 조씨 역시 없다고 했다. 대화는 길지 않았다. 약사도 조씨도 불필요한 대화는 최대한 줄이려는 것처럼 보였다.조씨는 "영업사원들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라며 "언제 내가 감염이 되고, 또 언제 다른 누군가에게 감염을 시킬지 몰라 걱정스럽다"고 말했다.◆'휴업안내' 붙은 확진자 방문 약국확진자가 방문했다던 약국을 찾았다. 조씨의 담당 약국이기도 했다. 24일 확진자 발생 후 방역은 마무리된 상태로 보였다. 근처를 지나는 사람은 없었다. 약국 문에는 '휴업안내'가 붙어 있었다.안내문에는 '월요일 오전 의심환자(이후 확진자로 판명)가 다녀갔다. 안전을 위해 수요일(26일) 검사결과가 확인될 때까지 영업을 중단키로 했다'고 적혀 있었다.확진자가 다녀간 약국의 문에 이틀간 영업을 중단한다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질병관리본부와 각 지자체 발표를 종합하면 25일 오후 3시 기준 전국에 코로나 확진자가 방문한 약국은 103곳 내외다.확진자 방문이 확인된 약국은 기본적으로 방역을 진행한다. 여기에 밀접접촉 여부에 따라 자가격리·휴무 등의 조치가 뒤따른다. 방역 후 다음날까지는 운영이 불가능하다. 권고사항이지만, 지자체가 강력히 유도한다.◆평소보다 최대 10곳 더 많이 방문…"월말 대금결제 때문"이날 오전 조씨가 방문한 약국은 24곳이었다. 오전·오후 각 12곳을 방문했다. 평소보다 오히려 많았다는 것이 조씨의 설명이다. 그는 "평소 오전·오후 각각 7~10곳 정도 방문한다"고 설명했다.정부는 지난 23일 위기경보 단계를 '심각'으로 격상했다. 그럼에도 조씨가 약국 방문을 늘린 이유는 무엇일까.이날 조씨가 방문한 약국은 총 24곳이었다. 거의 모든 약국에서 마스크가 품절됐음을 알리고 있었다. 그러나 많은 환자가 이런 안내에도 약국에서 마스크를 찾았다. 월말 수급시기와 겹쳤기 때문이다. 대부분 제약사는 월말이 되면 각 약국에 공급한 의약품 대금을 결제한다. 대금 결제(수금)는 꽤 민감하면서도 까다로운 작업이기 때문에 영업사원의 직접 방문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조씨는 자신에게 온 문자메시지 2통을 보여줬다. '코로나 확산 우려로 이번 주 방문과 결제가 어렵겠다'는 내용이었다. 수신일은 24일이었다. 지역에서 확진자가 나오자마자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조씨와 이동 중에 비슷한 메시지가 한 통 더 도착했다. '꼭 이번 주에 결제를 해야겠느냐'는 뉘앙스였다. 결국 그는 발길을 돌려야 했다. 지역 확진자 발생과는 별개로 방문 자제를 요청한 곳이 하나 더 있다고 했다. 그의 담당 90여곳 중 최소 4곳에서 수금이 불가능해진 것이다.그는 "하필 수금을 하는 주가 시작되자마자 지역에서 확진자가 나와 혼란이 커졌다"며 "4곳은 결제금액이 크지 않지만, 만약 결제액이 큰 약국에서 (결제가) 어렵다고 하면 이달 목표를 채우기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회사선 '방문자제' 권고…현장선 "실적 맞추려면 별 수 있나"조씨의 회사에서 공식적으로 영업직에 내린 조치는 '방문을 가급적 자제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조씨는 이날 평소보다 더 많은 약국의 문을 두드려야 했다.표면적으론 '수금시기와 겹쳤기 때문'이지만,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실적에 대한 압박'이다.영업사원에겐 판매실적만큼 수금실적이 중요하다는 것이 조씨의 설명이다. 신규거래처를 확보하고 판매량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월말 수금을 얼마나 하느냐에 각 영업사원마다 주어진 목표치가 있다.코로나 사태 전후 조씨의 일과. 오히려 전보다 약국방문 횟수가 늘었다. 수금시기가 맞물린 탓이 있지만, 진짜 이유는 실적압박 때문이라고 조씨는 하소연했다. 문제는 이번 사태가 전국규모로 확산되고 있음에도 대부분 회사에선 예전과 같은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또, 이번 사태를 기회로도 보는 일부 제약사도 있다. 다른 곳의 방문이 줄었을 테니, 이 틈에 적극 방문해 신규거래처를 확보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조씨는 답답한지 잠시 마스크를 풀고 하소연했다.그는 "걱정이 왜 안 되겠느냐"며 "그러나 수금실적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영업사원 입장에선 회사 권고가 별 의미가 없다. 나를 포함한 대부분 영업사원은 이번 주 더욱 많은 약국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조씨의 경우 이달 수금을 할 수 없는 약국이 이미 4곳에 이른다. 여기에 각 약국의 매출감소도 걱정이다. 약국가에선 이번 사태로 인해 환자가 20~40% 감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 판매량도 이와 비례해 줄었을 거란 추측이 가능하다.수금할 수 있는 약국의 수가 줄고, 각 약국의 판매량도 줄었다. 그럼에도 실적에 대한 압박은 예전과 같다. 조씨를 비롯한 일선 영업사원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거래처 방문을 늘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재택근무 지침 내려온 회사 직원, 오늘도 출근했더라"영업사원들 사이에서 '실적목표 하향조정' 같은 실질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되는 배경이다. '불필요한 방문 자제'나 '전 영업지점 재택근무'로는 영업사원을 완전히 보호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실제 모든 영업사원에 재택근무 지침을 내린 제약사라도 사정은 별반 다르진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조씨는 "한 제약사는 오늘부터 모든 영업사원에게 재택근무 지침을 내렸다. 그러나 우리 지역 직원은 출근했다"며 "이와 별개로 실적을 압박하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그는 "회사가 실적목표를 조금만 줄였으면, 혹은 실적평가를 미뤄줬으면 한다"며 "그래야 영업사원은 물론 약국과 회사까지 모두의 부담이 줄어들 것이다. 모쪼록 소탐대실하는 상황이 없었으면 한다"고 조언했다.다행히 몇몇 제약사에선 일선 영업사원의 실적목표를 줄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사태가 마무리될 때까지 실적평가를 미루기로 결정한 제약사도 있다는 전언이다.그러나 이는 극소수다. 나머지 대부분은 압박의 강도가 예전과 같다. 조씨 회사도 그중 하나다. 마지막 약국의 방문을 마친 뒤 조씨는 말했다. 그의 표정은 담담했다."내일도 24~25곳 정도를 방문하려고 합니다. 얼마나 더 많은 곳에서 방문을 자제해달라고 할지 모르니, 그 전에 수금을 해야 실적을 채울 수 있으니까요. 당장은 코로나보다 실적압박이 무섭네요."2020-02-27 06:20:17김진구 -
식약처는 왜 마스크 약국 유통 '지오영'에 맡겼나[데일리팜=정혜진 기자] 지오영이 정부가 지정한 공적판매처 중 약국을 전담하는 유일한 유통업체로 지정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식약처는 25일 '마스크 및 손소독제 긴급수급조정조치 일부개정 고시'를 발표했다. 내용은 26일부터 국내 생산 마스크의 절반을 ▲우정사업본부 ▲농협중앙회 및 하나로마트 ▲공영홈쇼핑 및 중소기업유통센터 ▲기타 식약처장이 정하는 판매처‧기관 등을 통해 공급한다 등이다.이중 의료기관 공급 판매처는 ▲대한의사협회 ▲메디탑 ▲유한킴벌리 ▲케이엠헬스케어 등이지만, 약국 공급 판매처는 '지오영 컨소시엄' 한 곳이다. 전국 2만여개 약국이 지오영을 통해서만 정부 관리 마스크를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도매업계는 다소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의료기관 공급 판매처를 보면, 수술용 마스크와 같은 특수 의약외품은 사기업이 나눠 공급하지만 의료기관에 들어가는 일반 마스크는 사단법인인 의사협회가 담당한다. 반면 소비자에게 판매될 마스크를 약국에 공급하는 도매업체는 협회나 다수 유통업체가 아닌 개인 기업인 지오영이 전담했기 때문이다.식약처가 발표한 마스크 공적판매처 정부 발표에는 '지오영 컨소시엄'으로 표시됐지만 지오영 한 업체가 선정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를 두고 유통업계 안팎에서는 '한국의약품유통협회가 아닌 지오영인 이유가 뭐냐'는 의구심과 '한 업체가 마스크 유통을 독점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일기도 했다.이를 두고 식약처가 다수의 유통업체를 통한 유통도 충분히 고려한 후 내린 결정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렇다면 식약처는 왜 지오영 한 업체에게 정부 관할 마스크의 50%나 되는 물량을 맡긴 것일까?가장 큰 이유는 업계 1위 기업으로 한 도매업체 만으로 전국 약국 유통의 대부분을 감당할 수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지오영의 직거래 약국은 1만4000여개다. 전국 약국을 2만 개로 잡았을 때, 70%의 약국에 마스크를 일괄 유통할 수 있는 규모다.아울러 이번 정책이 발표되기 전 대한약사회와 식약처가 공조해 전국 약국에 마스크를 유통한 업체가 지오영이라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17일 대한약사회는 식약처, 제약사, 대형도매상과 조율을 거쳐 약 151만장의 마스크를 약국에 공급했는데, 이중 86만장을 지오영이 담당했다. 나머지 분량은 제약사와 의약외품 업체들이 분담했다.식약처는 약국 마스크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는 상황을 인지한 후 지오영을 통해 사태 파악과 마스크 공급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식약처는 약국의 마스크 공급에 대해서는 생산 공장과 가격, 유통망 등에 대해 지오영이 가장 많은 정보를 갖고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식약처가 다수 업체를 선정하지 않은 큰 이유는 효과적으로 유통 경로를 추적하기 위해서다. 유통업체가 많아져 마스크가 분산되면 매점매석이나 폭리와 같은 부작용이 반복될 우려가 있다. 어렵게 확보한 마스크가 온전히 약국에 유통되기 위해서는 한 전담업체가 관리, 유통하는 방식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판단에서다.실제로 식약처는 마스크 유통 논의 단계에서 여러 업체가 마스크를 유통하면 약국이 아닌 다른 경로로 마스크가 유출될 가능성이 크고, 가격질서 유지도 쉽지 않다는 문제점을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에 대해 식약처 관계자는 "지오영이 업계 1위여서 전국적 배송망을 갖추고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할 거란 점이 가장 큰 이유"라며 "'지오영 컨소시엄'이기에, 지오영 단독 유통이 아닌 지오영과 여러 업체들의 공동 유통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하지만 지오영 직거래 약국이 1만4000여개라는 점을 감안하면 지오영 혼자 전국 약국유통을 감당하기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정부 발표가 난 26일 종일 지오영과 식약처 등에 '지오영 직거래가 없으면 마스크를 받지 못하는 것이냐'는 약국 문의가 쇄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 모든 약국이 지오영과 거래하기 보다, 복수 업체가 나설 가능성이 크다.지오영 조선혜 회장은 "전국 모든 약국이 문제 없이 마스크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며 세부 사항은 결정되는 대로 약국에 안내하겠다고 밝혔다.식약처 관계자는 "원래 계획대로라면 공적판매처 마스크 공급은 다음주부터 진행되겠지만, 국민 불안이 높고 사안이 시급하다는 판단에 26일부터 일부 물량이라도 공적판매처가 판매하도록 담당 부서가 최선을 다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2020-02-27 06:15:08정혜진 -
SK 기술수출 '수노시' 미국 데뷔전 매출 45억원수노시 제품사진 [데일리팜=안경진 기자] SK바이오팜이 개발한 수면장애신약 '수노시'가 미국 진출 첫해 45억원의 매출을 벌어들였다.25일(현지시각) 재즈파마슈티컬즈(Jazz Pharmaceuticals)의 실적발표에 따르면 '수노시(솔리암페톨)'는 지난해 371만4000달러(약 4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작년 7월 미국 발매에 나선 뒤 5개월동안 발생한 수익이다. 3분기 98만7000달러에서 4분기 매출은 272만7000달러로 3배가량 늘었다.수노시는 SK바이오팜이 지난 2011년 미국 소재 바이오벤처 에어리얼바이오파마(Aerial Biopharma)에 기술수출한 솔리암페톨의 미국 상품명이다. 재즈는 2014년 에어리얼바이오파마로부터 솔리암페톨을 미국, 유럽 등 나머지 국가에서 개발, 제조, 상업화하는 권한을 넘겨받았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주요 12개국 판권은 SK바이오팜 소유다.재즈는 지난해 3월 기면증 또는 폐쇄성수면무호흡증(OSA)을 동반한 성인 환자의 각성상태를 개선하고, 과도한 주간졸림증(EDS)을 완화하는 용도로 미국식품의약국(FDA) 판매허가를 받았다. 같은 해 6월 미국 마약단속국(DEA)으로부터 '수노시' 발매 일정을 확정받고, 7월 둘째주부터 수노시 75mg과 150mg 2가지 제형을 미국 시장에 선보였다. 수노시의 도매가격(WAC)은 한달 기준 660달러(약 78만원)로 알려졌다.수노시의 분기별 미국매출(단위: 천달러, 자료: 재즈)SK바이오팜은 수노시 기술이전 계약 이후 8년 여만에 상업화에 성공하면서 첫 매출이 발생하했다. SK바이오팜은 수노시 매출액에 따라 재즈로부터 판매 마일스톤과 일정 비율의 로열티를 취득하게 된다. 재즈는 수노시 관련 기술료와 로열티를 에어리얼과 SK바이오팜에 나눠 지급하는데, 구체적인 비율은 공개되지 않았다.수노시는 올해부터 유럽 시장에도 출사표를 던진다. 재즈는 올해 1월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동일 적응증에 대해 수노시의 판매허가를 받았다. 올해 중반 독일을 시작으로 내년 초까지 영국, 프랑스 등 유럽 주요 국가에 수노시를 순차적으로 발매한다는 계획을 공식화했다. SK바이오팜 입장에선 올해부터 미국과 유럽에서 수노시로 인한 수익이 발생하는 셈이다. 재즈 경영진은 유럽 매출 추가발생분을 반영하면서 올해 수노시의 예상매출은 3000만~5000만달러로 제시했다.재즈의 브루스 코자드(Bruce Cozadd) 최고경영자(CEO)는 "수노시 등 신제품 발매 성과로 지난해 호실적을 달성했다. 올해는 독일을 시작으로 유럽 주요 국가에서 수노시를 선보일 계획이다"라며 "연내 주요우울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수노시의 주간졸림증 개선효과를 평가하는 3상임상에도 착수하겠다"라고 말했다.2020-02-26 12:15:18안경진 -
대웅 보툴리눔제제 '주보' 북미 진출 첫해 매출 425억주보 제품사진[데일리팜=안경진 기자] 대웅제약이 개발한 보툴리눔독소제제 '나보타'가 북미 시장 진출 첫 해 425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대웅제약의 파트너사 에볼루스는 25일(현지시각) 콘퍼런스콜을 열어 지난해 3490만달러(약 425억원)의 글로벌 매출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보툴리눔독소제제 '주보(Jeuveau)'의 미국 매출 3420만달러(약 416억원)와 미국 이외 지역 매출 70만달러(약 9억원)를 합산한 액수다.발표에 따르면 주보의 작년 4분기 글로벌 매출액은 1950만달러로 직전분기 대비 48% 성장했다. 미국 매출이 1880만달러로 직전분기보다 42.4% 올랐고, 캐나다 매출도 첫 반영됐다.주보는 대웅제약이 지난 2014년 국내에 출시한 보툴리눔독소제제 '나보타'의 미국 제품명이다. 에볼루스는 나보타의 북미, 유럽 판권을 보유한다. 에볼루스는 지난해 2월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미간주름 적응증에 대한 '주보'의 판매허가를 획득하고, 5월 15일 현지 판매에 나섰다. 작년 10월부터는 현지 파트너사인 클라리온 메디컬(Clarion Medical)을 통해 캐나다에서 '누시바(나보타의 캐나다 제품명)' 판매를 시작했다. 지난해 4분기 미국 이외 매출로 잡힌 70만달러가 캐나다 발매 첫 분기 매출인 셈이다.주보의 북미지역 분기매출 추이(단위: 백만달러, 자료: 에볼루스) 이날 콘퍼런스콜에 참석한 에볼루스 경영진은 어플리케이션에 등록된 구매계정이 작년 2분기 350여 개에서 4분기 3500여 개까지 급증했다고 소개했다. 올해는 미국 전역에서 디지털 캠페인을 진행하고, 보다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공급하는 등 보다 강력한 영업마케팅 전략을 펼치면서 시장침투를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데이빗 모아타제디(David Moatazedi) 에볼루스 최고경영자(CEO)는 "주보가 발매 첫해 빠르게 미국 미용성형시장에 침투하면서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독점적인 디지털플랫폼을 갖추고 밀레니엄세대를 집중 공략하는 전략이 적중했다"라며 "발매 2년 이내 북미 지역 미용성형시장 점유율 2위에 오를 것으로 확신한다"라고 말했다.2020-02-26 07:08:32안경진 -
코로나 여파 침체된 영업활동...제약, 올해 실적 먹구름국내외 코로나19 확진자 현황(단위: 명, 자료: 질병관리본부)[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제약사들이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벌써부터 올해 실적을 고심하는 처지에 놓였다. 감염을 우려해 국민들이 의료기관 방문을 꺼려하는데다 의료진을 대상으로 하는 영업활동도 사실상 중단되면서 실적에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다는 우려다.25일 유비스트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원외 처방금액은 1조2545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4.4% 줄었다. 전월보다 4.6% 감소했다. 최근 1월 처방액은 매년 5% 이상 성장률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인 현상이다.지난해 1월 처방실적은 2018년 1월과 비교하면 8.5% 증가했다. 2018년 1월 처방액은 전년보다 18.2% 늘었다. 2016년과 2017년 1월 처방금액은 전년동기보다 각각 5.4%, 7.6% 확대됐다.월별 원외 처방금액 추이(단위: 억원, 자료: 유비스트) 코로나19가 외래 처방규모 감소에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지난달 20일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본격적으로 신종 감염병에 대한 경계가 높아졌다. 이후 환자들이 의료기관 방문을 꺼려하는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처방의약품 판매가 위축된 것으로 분석된다.외래 처방을 통해 꾸준히 많이 팔리는 대형 의약품의 처방금액이 동반 하락세를 나타냈다.처방금액 1위를 기록 중인 화이자의 고지혈증치료제 '리피토'는 지난달 처방액 155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10.6% 감소했다. 대웅바이오의 뇌기능개선제 '글리아타민'은 6.1% 줄었다.고혈압치료제 '트윈스타', 항혈전제 '플라빅스', 고지혈증치료제 '크레스토', B형간염치료제 '비리어드', 고혈압복합제 '엑스포지'와 '아모잘탄' 등 꾸준한 상승세를 나타냈던 대형 의약품들이 대거 지난달 처방액이 전년동기보다 줄었다.아스트라제네카의 항암제 '타그리소'의 지난달 원외 처방액이 전년보다 45.7% 늘었는데, 가급적 원내 입원을 피하고 처방받아 가정에서 복용한 환자 비중이 확대된 것으로 추정된다.2020년 1월 주요 의약품 원외 처방금액(단위: 억원, %, 자료: 유비스트) 제약사들은 이달 실적은 더욱 부진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지난 19일부터 갑작스럽게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상황은 더욱 나빠졌다. 대구 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빠른 속도로 확산하면서 25일 기준 확진자는 900명을 넘어섰다. 지난 23일 정부는 코로나19 위기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했다. 정부가 심각 단계를 발령한 것은 2009년 신종플루 사태 이후 11년 만이다.중증 질환이나 만성질환자를 제외한 경증질환 환자들은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의료기관 방문을 꺼릴 수 밖에 없다. 환자수 감소는 의약품 매출 하락으로 이어진다.제약사들의 영업활동도 사실상 ‘개점휴업’이다. 지난달 말 다국적제약사들을 중심으로 채택한 영업사원 재택근무가 확산되는 추세다. 한미약품, LG화학, 녹십자, 한미약품, CJ헬스케어, 동아에스티, 동화약품 등은 회사 차원에서 영업사원들의 의료기관 방문을 금지한 상태다.한 의료기관에서는 제약사 영업사원의 출입을 제한했다. 하루에 수십곳의 요양기관을 드나드는 업무 특성상 영업사원들은 코로나19 감염 위험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영업사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될 경우 강력한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만약 제약사 영업사원 중 확진자가 나올 경우 소속 기업은 바이러스 확산을 조장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영업사원의 의료기관 방문을 허용하면서 코로나19 감염 위험에 노출시켰을 뿐더러 요양기관의 피해를 초래했다는 비판도 제기될 수 있다. 대한개원의협의회는 지난 20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등에 영업사원 방문 자제를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하기도 했다.제품설명회와 같은 판촉 행사도 줄줄이 취소되는 추세다. 제약사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감염을 우려로 사전에 예정된 의·약사 대상 좌담회나 설명회를 취소할 수 밖에 없다”라고 토로했다. 사실상 대면 영업활동이 중단된 셈이다.코로나19로 마스크나 일부 일반의약품의 반짝 수혜를 기대하는 제약사도 있지만 대다수 업체들의 주력 사업이 전문의약품이라는 점에서 공통적으로 매출 타격을 고민해야 하는 처지다.영업활동 중단은 제네릭 의존도가 높은 국내제약사들에 손실이 클 수 밖에 없다. 제품력이 똑같은 제네릭 의약품의 판매는 영업력에 좌우된다는 이유에서다. 대체 약물이 없는 혁신신약 또는 제네릭이 없는 신약은 영업활동 중단으로 매출에 타격을 입을 가능성은 희박하다.제약사 입장에선 지난해 4분기 불순물 여파로 극심한 실적 부진을 겪은 터라 올해 초 실적 부진은 더욱 뼈아픈 상황이다.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9월말 항궤양제 ‘라니티딘’ 성분 전 제품의 판매를 금지했다. 발암가능물질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 초과 검출을 이유로 사실상 시장 퇴출을 결정했다. 라니티딘 성분 제품을 보유한 제약사들은 판매금지와 회수·폐기에 따른 손실이 불가피했다. 녹십자, 제일약품, JW중외제약, 일동제약 등은 지난해 4분기 적자를 기록했다.제약사 한 관계자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사실상 판촉활동이 전면 중단돼 적잖은 실적 타격이 불가피한 실정이다”라면서 “처방약 매출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통적인 영업활동 이외에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 마련에 고민이 크다”라고 말했다.2020-02-26 06:20:05천승현 -
'특효약' 가장한 식·의약품, 알고보니 '불법혼합물'[데일리팜=노병철 기자] 해외직구·SNS를 통해 유통되는 일부 식·의약품에서 인체에 유해한 불법혼입성분이 검출돼 구매 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식약처 위해사범중앙조사단의 최근 10년 간 식품·의약품·건기식 부정물질 성분 검사 의뢰는 3787건으로 불법 수입제조·해외직구·임의조제가 대부분을 차지했다.유형별로는 여성용 다이어트제품과 남성 갱년기 건기식에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된 항우울제와 발기분전치료에 사용되는 실데나필·타다나필 성분을 첨가하거나, 한의사·약사가 비방이라는 명목 하에 한약에 고혈압치료에 사용되는 발사르탄제제 등을 넣어 불법 조제·판매 하는 등 다양했다.위해사범중앙조사단의 수사 사례를 보면, 지난 2016년 다이어트 건기식을 해외 직구로 대량 구매해 국내에 판매한 주부가 적발됐다. 이 제품에는 우울증 치료 전문의약품 성분인 플루옥세틴이 다량 함유됐다. 이 성분은 호르몬과 뇌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복용 시 반드시 의사의 처방이 필요함은 물론 어지러움, 두통, 식욕저하, 불안, 성기능 장애, 자살충동 등의 부작용을 보일 수 있다.2014년에는 일부 홍국쌀 식이보충제에서 고지혈증 치료제인 로바스타틴이 검출돼 회수 조치됐다. 로바스타틴은 장기 복용 시 당뇨병을 유발할 수 있으며, 임산부가 복용할 경우 선천성기형이 있을 수 있다.2012년에는 심신안정 한약 상명탕에 고혈압치료제 성분 발사르탄과 올메살탄을 첨가해 면접특효약으로 판매한 약사가 적발되기도 했다. 이 약사는 취업준비생과 수험생 등에게 해당 한약을 면접 울렁증 특효약처럼 광고해 판매해 오다 식약처에 덜미가 잡혔다. 발사르탄과 올메살탄은 부작용으로 기절, 기침, 저혈압, 신부전, 심장마비 및 신장 손상 등을 일으킬 수 있다.2년 전에는 전문의약품과 숯가루를 섞은 가짜 한약을 제조·판매한 한의사가 적발, 12년간 36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기는 사건도 있었다. 이 한의사는 중국서 메트포르민 등 당뇨성분 원료의약품을 불법 수입해 환제 형태로 공급했다. 글리벤클라마이드와 메트포르민은 부작용으로 저혈당 쇼크, 소화불량, 빈혈, 체중증가, 부종 등을 유발할 수 있다.2017년과 지난해에는 국내 미허가 낙태약 미프진을 불법 판매한 유통업자가 처벌을 받는 일도 있었다. 미프진에 포함된 미페프리스톤·프로스타글란딘은 항프로게스테론으로 프로게스테론의 효과를 차단시켜 자궁수축 일으켜 임신을 차단하는 작용을 한다. 과다 복용 시 메스꺼움, 구토, 설사, 현기증 등을 일으키며, 심한 경우 하혈/자궁파열 등의 부작용을 유발 할 수 있다.식약처 위해사범중앙조사단 관계자는 "해외 직구를 통해 온라인으로 판매되는 일부 식·의약품은 제조소와 약효가 검증되지 않거나 불법첨가물이 함유됐을 위험성이 높다. 특히 기저 질환이 있는 사람의 경우 의약사와 상의 후 약물을 복용하고, 구입 전 GMP 인증 마크를 확인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며 "허위과장 광고에 현혹돼 제품을 구입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2020-02-26 06:13:25노병철 -
비만약 시장 10년만에 1천억 돌파...'삭센다' 일냈다삭센다 제품사진[데일리팜=안경진 기자] '강남주사', '살 빼는 주사'로 입소문을 타면서 인기몰이를 했던 '삭센다'가 지난해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을 평정했다. 발매 3분기만에 매출 1위에 오른 뒤 점유율이 전체 시장의 3분의 1 가까이 치솟으면서 독주체제를 굳혔다. 삭센다의 기세에 전체 시장 규모도 시부트라민 퇴출 이후 10년만에 1000억원대를 회복했다.25일 의약품 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지난해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는 1342억원으로 전년대비 38.6% 늘었다. 식욕억제제 '시부트라민' 성분 의약품이 심혈관계 안전성 문제로 퇴출되기 직전인 2009년 이후 10년 만에 연매출 1000억원 고지를 넘었다.지난 2018년 3월 발매된 노보노디스크의 '삭센다'가 시장을 평정하면서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 성장 기폭제로 작용했다. 지난해 삭센다의 매출은 426억원으로 전년대비 465.9% 늘었다. 2위 '디에타민'보다 5배가량 많은 매출을 기록했다.연도별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단위: 억원, 자료: 아이큐비아) 삭센다(성분명 리라글루타이드 3.0mg)는 GLP-1(Glucagon-Like Peptide 1) 유사체로 허가받은 세계 최초의 비만치료제다. 음식물 섭취에 따라 체내 분비되는 GLP-1 호르몬은 뇌의 시상하부에 전달되어 배고픔을 줄이고, 포만감을 증가시켜 식욕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삭센다는 인체의 GLP-1과 동일한 기전으로 작용해 식욕을 억제하고, 체중을 감소시킨다.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처방되는 '빅토자'(성분명 리라글루타이드 1.8mg)와 성분이 동일하지만 용법, 용량이 다르다.삭센다는 지난 2018년 3분기 17억원의 매출로 존재감을 알린 데 이어 4분기 56억원의 매출로 전체 1위에 올랐다. 당시 국내 비만 치료제 시장 점유율 20%를 넘어섰다삭센다는 2019년 1분기 분기매출 100억원을 돌파한 이후 매 분기 100억원 내외의 매출을 유지 중이다. 작년 3분기 점유율은 33.7%까지 치솟았다. 삭센다의 지난해 4분기 점유율은 32.7%로 전분기 보다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시장에서 압도적인 영향력을 나타냈다. 삭센다를 제외하고 연매출 100억원 이상의 비만치료제는 없다.삭센다에 이어 매출 2위에 오른 대웅제약의 '디에타민'은 지난해 전년대비 6.2% 오른 95억원의 매출을 냈다. 최근 암발생 위험 증가 사유로 시장퇴출 수순을 밟게 된 일동제약의 '벨빅' 매출은 85억원으로 전년보다 13.8% 내려앉았다.휴온스의 '휴터민'(62억원), 알보젠코리아의 '푸링'(53억원) 등은 국내 비만치료제 매출 상위 5위안에 들었지만 시장점유율이 5%에도 미치지 못했다. 한때 비만치료제 시장 기대주로 관심을 모았던 광동제약 '콘트라브'의 지난해 매출은 37억원에 그쳤다. 전년대비 11.9% 감소했다.국내 비만치료제 주요 품목의 연매출과 증감률(단위: 억원, %, 자료: 아이큐비아) 업계에서는 삭센다가 주사제라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나타내는 배경으로 동일한 성분의 당뇨병 치료제 '빅토자'가 일찌감치 장기 안전성을 확보했다는 점을 지목한다. 빅토자는 제2형 당뇨병 환자 9000여 명이 참여한 LEADER 연구에서 심혈관계 사망과 비치명적 심근경색, 뇌졸중 발생 위험을 위약 대비 13% 낮춘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관련 내용이 미국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 제품 라벨에도 반영된 상태다. 벨빅 퇴출을 계기로 삭센다 선호현상에 더욱 힘이 실리리란 전망이 제기된다.다만 삭센다 열풍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투여돼야 할 약물이 조금 더 날씬해지고 싶은 20~30대 젊은 여성들에게 주사되거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에서 약물의 기전이나 정확한 용량, 부작용도 모른 채 거래되는 등 오남용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국내 비만치료제 주요 품목의 분기별 매출 추이(단위: 억원, 자료: 아이큐비아) 가톨릭의대 김성래 교수(부천성모병원 내분비내과)는 최근 대한당뇨병학회지(J Korean Diabetes 2019;20:63-66)에 게재된 사설을 통해 삭센다 열풍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김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비만 치료가 비만 여부와 관계없이 미용상의 목적으로 잘못 진행되는 경우가 너무 많다. 환자가 원한다고 아무 확인이나 설명 없이 처방하거나 불법 광고행위가 이뤄지는 일부 행태는 매우 우려스렵다"라며 "GLP-1 유도체인 삭센다가 비만치료에서 장기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된 주사제긴 하지만 올바른 치료대상에서 적절한 식사, 운동, 행동치료와 함께 투여돼야 할 것이다"라는 견해를 밝혔다.2020-02-25 12:20:02안경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