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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대체조제 활성화 본격 논의해야[데일리팜=이혜경 기자] 대체조제 활성화를 위한 군불이 지펴졌다. 지난 7~8일과 13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대체조제 활성화가 연일 이슈였다. 올해만큼 대체조제 활성화를 위해 국회에서 관심을 가진건 2015년 이후 오랜만이다. 이는 더불어민주당 서영석 의원이 대체조제 후 사후통보를 처방의사 또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할 수 있도록 하는 '약사법 개정안'을 대표발의를 한 이유도 크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공고에 따라 약사는 의사가 처방한 의약품보다 더 저렴한 '식약처장이 생물학적동등성이 있다고 인정한 품목 또는 생물학적동등성시험의 비교대상이 된 생동대조약'으로 대체조제를 할 수 있다. 이때 약사는 약가차액의 30%를 사용장려비용으로 받는 '저가약 대체조제 장려금' 제도도 시행 중이다. 하지만, 2016년부터 2020년 8월까지 5년 간 대체조제율 평균은 0.26% 수준으로 전체 23억건이 넘는 청구건수 중 603만건에서 대체조제가 이뤄졌다. 이는 정부가 저가약 대체조제 활성화를 위해 인센티브 제도까지 시행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실효성 없는 정책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5년간 저가약 대체조제로 약값을 66억4579만원을 아꼈다. 약사에 지급된 인센티브를 제외해도 46억원 이상의 건강보험 재정을 아낄 수 있었다. 매년 약품비가 증가하면서 지난해 19조3211억원을 약품비로 썼다. 대체조제 활성화가 되면 건강보험 진료비에서 차지하는 약품비를 어느 정도 잡아낼 수 있다. 하지만 생동성시험 제네릭과 오리지널의 효능·효과, 부작용을 지적하면서 의사들은 대체조제를 반대하고 있다. 해묵은 논쟁이다. 식약처는 제네릭도 오리지널과 동일 활성 성분, 제형 등을 가지고 있어 믿도 복용할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국민들의 마음에 와닿지 않는 부분도 문제다. 때문에 박능후 복지부장관은 국감장에서 "대체조제가 생동성이 입증된 약을 조제하는 것으로 환자 입장에서도 약품 사용에 문제가 없다. 의약사 불신 문제도 있지만 국민도 대체약에 신뢰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답한바 있다. 국회는 약사법 개정안을 발의했고, 심평원은 DUR 시스템을 활용해 대체조제 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다고 했다. 복지부도 대체조제 사후통보 시스템 개선 의지를 드러냈다. 판은 깔아졌다. 정부는 의·약사 협의를 위한 공론의 장을 만들고, 제네릭을 믿고 복용할 수 있도록 국민 신뢰 형성에 본격적으로 나서야 할 때다.2020-10-19 12:34:21이혜경 -
[기자의 눈] 자체 심사한다는 식약처, 불신부터 해소를[데일리팜=이탁순 기자] 이의경 식약처장이 지난 1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앞으로는 8대 국가 의약품집 근거로 안전성·유효성 심사를 면제하는 규정을 삭제하겠다고 밝혔다. 이 처장은 "내부에서도 자체적으로 전문성을 갖고 평가하는게 맞다는 의견"이라면서 "현재 규정 삭제 고시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의약품뿐만 아니라 일반의약품의 면제 규정도 삭제하겠다는 것이다. 식약처는 그동안 미국,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독일, 스위스, 캐나다 의약품집에 수록돼 있거나 해당국가 사용실적이 있는 의약품은 안전성·유효성 심사를 면제해왔다. 허가뿐만 아니라 갱신 때도 해당 8국의 사용근거가 심사 통과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이탈리아에서 사용되고 있는 뇌기능개선제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가 효능 논란에 휩싸이자 선진 8국 사용실적이 있다고 해서 허가·갱신을 쉽게 내주는 데에 문제제기가 있었다. 감사원도 지난 8월 감사 결과를 통해 해당 면제 규정을 삭제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식약처의 이번 조치는 그 연장선상의 판단으로 보인다. 예상대로 제약업계는 반발하고 있다. 특히 일반약 허가가 더 어려워져 시장이 더 침체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무엇보다 식약처의 자체적 심사능력에 대해 불신이 가득하다. 국감에서 제기된 리아백스, 아토마 등 국산약의 허가가 부실했다는 의혹도 식약처 심사능력에 의심을 갖게 한다. 백종헌 국민의힘 의원은 "식약처가 내부고발이 없으면 조작과 허위자료를 자체적으로 확인하기 어렵다"면서 "심사관 1명이 연간 1500만 페이지를 검토하는 허가시스템에 전면적 개편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식약처는 선진국 근거에 기대지 않고 자체 심사를 할 수 있다는 신뢰감부터 줘야 한다. 따라서 이번 리아백스, 아토마 의혹도 어물쩡 넘어가지 말고, 철저하게 내부 조사해 심사 부실은 없었는지 따져봐야 한다. 문제가 있다면 이를 계기로 심사 시스템 개선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2020-10-16 16:07:26이탁순 -
[기자의 눈] 백신 콜드체인과 유통 시스템[데일리팜=정새임 기자] 독감 백신 상온 노출 사태로 유통을 담당했던 신성약품에 비난의 화살이 쏟아진다. 신성약품 스스로도 유통 과정에서의 잘못을 인정하고 보건당국의 처분을 달게 받겠다고 했다. 그간 합성의약품이나 일반의약품을 주로 다뤄온 의약품 유통업계는 콜드체인에 대한 인식이 그리 높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니 상온에 두지 말아야 할 백신을 아무 보존 장치가 없는 종이박스에 담아 몇 시간이나 바깥에 두고도 별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한 것이다. 신성약품만 처벌되면 끝일까. 이번 사태는 생물학적 제제에 대한 콜드체인 미비가 보여준 단면에 불과하다. 코로나19로 냉장·냉동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코로나 백신을 유통하기 위해 콜드체인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부각된 상황이다. 그간 체계적인 콜드체인 시스템을 갖춰놓지 않았던 국내 의약품 유통업계 전체가 직면한 위기이기도 하다. 공적 마스크 유통을 정할 당시 일반 유통업계도 논의선상에 올랐다고 한다. 보건정책인 데다 약국 네트워크 등을 고려해 최종적으로 공적 마스크 유통은 의약품 유통업계에 맡겨졌지만 코로나 백신은 상황이 다르다. 종류에 상관없이 종이박스에 넣고 옮기면 그만인 마스크와 달리 코로나 백신은 냉장 혹은 냉동 보관이 필수다. 특히 모더나나 화이자가 개발 중인 mRNA 백신은 영하 20도, 낮게는 영하 70도 보관을 유지해야 한다고 알려졌다. 재조합 단백질 방식의 노바백스 백신은 2~8도 냉장보관이 필요하다. 냉장 보관해야 할 백신이 영하로 떨어지면 이물질이 생기는 등 문제가 발생하므로 제조사마다 기준 온도를 분리해 보관하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코로나 백신은 병원 네트워크보다 공장에서 일선 병원까지 전 운송 과정에서 기준 온도를 철저히 지켜 전달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한 요소로 고려된다. 특히 외국에서 생산된 경우 육로뿐 아니라 항공 운송 과정도 체크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 과연 현 의약품 유통업계의 역량이 코로나 백신도 운송할 수준에 미칠 수 있을까? 지금 현실을 보자면 고개가 저어진다. 최근 코로나 백신을 둘러싼 세미나, 콘퍼런스만 봐도 일반 물류 회사가 도드라진다. 페덱스 코리아는 지난달 열린 바이오 플러스에서 깐깐한 콜드체인 시스템을 강조했다. 페덱스 코리아는 현장 실사를 통해 차량진입높이 제한, 하역장 유무, 심지어는 지게차 유무까지 파악해 상온 노출을 최소화한다고 했다. 육상 운송 시에는 이중안전장치로 혹시나 온도 조절에 실패할 때를 대비하며, 24시간 모니터링으로 실시간 온도를 파악한다. 항공 운송 시에는 프리미엄 화물로 식별돼 의약품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하며, 갑작스러운 운항 변경에 대한 대비책도 마련한다. 일반 물류 업계가 콜드체인을 장착해 의약품 산업으로 손을 뻗고 있는데도 의약품 유통 업계는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다. 생물학적 제제 비중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데 유통업계의 변화는 느리고 미미하다. 지금까지 하던 대로 온도 조절 가능한 차 몇 대, 창고 몇 개를 갖추는 정도로는 국제적 시스템을 따라가는 대형 물류 업체들을 절대 넘어설 수 없다. 향후 의약품 유통 업계가 역량이 부족해 더 이상 바이오 의약품을 운송할 수 없게 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으로 전가될 소지도 크다. 이번 백신 유통 위기로 말미암아 새로운 유통 철학과 시스템 법적화 정비를 서둘러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2020-10-14 06:11:38정새임 -
[기자의 눈] NGS 패널검사, 유전자 구성 확대 필요[데일리팜=어윤호 기자] HER2, ALK, EGFR. 그동안 항암제 관련 기사를 눈여겨 본 사람들이라면 익숙한 단어일 것이다. 환자가 어떤 유전자 변이가 있는 지에 따라 환자에게 맞는 효과적인 치료제가 달라지기 때문에, 유전자를 타깃으로 한 치료제들이 지속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특히 이와 같은 치료 환경 변화는 항암제에서 두드러진다. 이러한 정밀의료 시대에 발 맞춰, 지난 2016년 정부에서는 정밀의료를 통해 개인 맞춤의료를 실현하고, 미래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리고 2017년 3월, 정밀의료구축의 일환으로 차세대 염기서열분석(NGS, Next Generation Sequencing)에 기반한 유전자 검사법에 대해 건강보험 적용을 시작했다. 고형암 10종, 혈액암 6종, 유전질환 3종 환자를 대상으로 50%의 본인부담률을 적용한 선별 급여 형태였다. 이후 항암 치료 환경의 변화에 맞추어, 2019년 5월부터는 NGS에 기반한 유전자 검사법의 대상이 일부 암에서 전체 고형암으로 확대됐고, 본인부담률도 변경됐다. 차세대 염기서열분석법, 즉 NGS란 유전체를 무수히 많은 조각으로 나눈 뒤 염기서열을 조합해 유전체를 해독하는 분석방법이다. 기존의 단일 유전자 검사과 달리 수십에서 수백개의 유전자를 하나의 패널로 구성하여 유전자를 분석하기 때문에, 다수의 단일 유전자 검사 대비 유전자 분석에 걸리는 시간 및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있다. 여러 유전체자 검사를 한 번에 할 수 있기 때문에 손쉬운 반면, 당연한 얘기일 수 있지만 환자의 효과적인 치료 결과를 얻기 위해 최신의 연구를 반영해 NGS 기반 패널검사의 필수유전자를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NGS 기반 패널 검사에 대해 건강보험 적용을 받기 위해서는 급여 대상 필수유전자를 꼭 포함해야 하니, 그 중요성은 더할 나위가 없다. 그런데 이 필수유전자에 대해서는 지난 4년 간 재검토가 진행된 적이 없다. 반면 그 동안 수 많은 치료제들이 개발되고 국내 허가를 획득했다. 특히 RET 치료제나 MET 치료제와 같이 새로운 유전자를 타깃으로 한 혁신적인 치료제들도 등장을 했다. 식약처도 정밀의료 기반 신약의 신속한 허가를 위한 법령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밀의료의 목표 중 하나는 환자들의 개인 별 맞춤 치료 실현이다. 맞춤 치료를 위해서는 최신 연구를 적용할 수 있는 검사가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환자 치료를 위해 꼭 필요한 필수유전자의 확대가 필요한 것은 아닌지 다시 한번 검토하고, NGS 기반 패널검사의 개선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때다.2020-10-12 06:10:00어윤호 -
[기자의 눈] 누구를 위한 처방전 전송 시스템인가[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최근 대형 병원들이 앞 다퉈 전자처방시스템 도입을 시도하거나 도입하고 있다. 수년 전 키오스크 도입이 대형 병원 문전약국들의 화두였다면, 이제는 환자가 스마트폰을 통해 전송하거나 담아갈 수 있는 전자처방 시스템이 새로운 아젠다로 떠오르고 있다. 사실 전자처방 시스템은 해묵은 논제 중 하나다. 이미 3년 전 정부 차원에서 온라인 전자문서 규제혁신 방안이 추진되면서 ‘종이 없는 처방전’ 사업 일환으로 전자처방전 관련 논의가 급물살을 탄 바 있다. 과기부와 인터넷진흥원은 업체를 선정해 특정 대형 병원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추진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범사업 종료 후에도 정부의 별다른 움직임은 없었고, 급기야 대한약사회가 나서 전자처방전 약국 전송 서비스 사업 추진에 나서려했지만 이 역시 회원 약사들의 반발에 부딪혀 좌초되고 말았다. 그 사이 관련 시스템을 개발, 준비해 왔던 민간 업체들은 개별 병원들과 물밑에서 활발히 접촉하고 있다. 최근 1~2년 사이 특정 민간 업체와 대형 병원 간 업무협약이나 계약을 통해 전자처방전 도입을 추진하는 사례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모바일 어플, QR코드 등 도입 방식은 다양하지만 결과적으로 병원 입장에서는 관련 업체들의 제안을 마다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관련 업체에서 시스템 개발, 운영 등을 맡아 진행하는 현 방식의 전자처방 시스템의 경우 병원은 환자의 예약부터 처방전 접수, 발행까지 별도의 수고나 비용 없이 가능해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제의 주체인 약국들의 상황은 달라 보인다. 키오스크로 시작해 전자처방전까지 지속적으로 제기되 온 병원, 특정 약국 간 담합이나 일명 노쇼(No Show), 과도하게 높게 책정된 처방전 건당 수수료까지 어느 하나 해결된 문제가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처방전 1건당 160원에서 200원까지 책정돼 있는 것으로 알려진 전자처방전 수수료는 일선 약국들 입장에서는 부담일 수 있다. 더불어 초기에 관련 시스템 설치비용 역시 약국의 몫이다. 이 마저도 지역 약사회나 일선 약국들의 반발에 부딪혀 시작 전부터 좌절되거나 삐걱거리는 경우가 적지 않고, 이미 도입한 병의원들도 환자의 이용률이 현저히 낮아 인근 약국들조차 시스템 자쳉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는게 현실이다. 관련 업체들이 존재하는 하고 병원의 수요가 지속되는 한 전자처방전 난립은 지속될수 밖에 없어 보인다. 시범사업까지 진행하며 종이 없는 처방전을 추진했던 정부는 시장 논리에만 얽매일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요양기관인 병원, 약국도, 이용하는 환자도, 또 관련 업체들도 만족할 만한 시스템 도입을 고려해봐야 할 것이다. 더 이상의 실효성도 신뢰성도 담보할 수 없는 전자처방 시스템의 난립은 병원도 관련 업체도, 약국도 환자도, 누구에도 득이 될 것이 없는 상황을 연출할 뿐이란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2020-10-07 11:36:16김지은 -
[기자의 눈] 전문약 낱알반품 개선책 찾아야[데일리팜=정흥준 기자] 전문약의 낱알반품 문제는 약국가의 고질적 병폐로 별다른 개선없이 되풀이되고 있다. 제약사와 유통업체, 약국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공적 중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약사들은 병의원에서 원통 그대로 처방이 나오지 않는데다, 잦은 처방 변경 등으로 인해 낱알 재고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또한 약국의 선택과 변심으로 발생하는 불용재고가 아니기 때문에 약국의 재고 부담은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고가약일수록 약국이 감당해야 하는 금액은 늘어나고, 낱알반품을 주장하는 약사들의 목소리도 함께 커진다. 약국뿐만 아니라 유통업체들도 낱알반품은 처치곤란이다. 일부 유통업체는 제약사가 받지 않은 낱알들을 약국으로부터 받아 창고에 쌓아놓고 있고, 그 규모만 수십억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작년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정한 제약사와 유통업체 간 ‘표준대리점계약서’에서도 낱알반품 문제는 제외됐다. 결국 도매상 또는 약국이 낱알 재고에 대한 부담을 나누거나, 또는 미루면서 서로의 부담을 해소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특히 상당수의 외국계 제약사들은 낱알반품 불가를 회사 방침으로 하고 있어 지역 약사들의 원성은 계속되는 중이다. 약사들은 국내 처방조제 특수성을 고려해 해외 제약사들도 낱알 반품을 허용하거나, 또는 소포장 생산을 늘려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더욱이 급여를 받고 있는 전문약이라면 기회비용으로써 반품과 소포장 등의 문제를 감당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전문약은 공공재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는 대한약사회와 지역 약사회도 제약사의 반품 협조와 소포장 생산에 대한 요구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제약사 입장에서도 낱알을 포함한 모든 반품을 떠안기엔 부담이 될 수밖에 없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소포장 생산도 공정 증설에 부딪혀 사실상 개선이 이뤄지는 경우는 드물다. 제약사와 도매업체, 약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게 모범적인 답안이겠지만, 복잡한 이해관계와 입장차로 인해 협의점을 찾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정부가 나서서 반품 강제화 등을 관여할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의 공적 중재가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지역 약사회가 반품 비협조사를 공개하며 제약사를 압박하고, 제약사는 회사방침을 이유로 반품불가를 고수하고, 눈치껏 반품을 받는 유통업체의 현재 방식이 계속된다면 십년 뒤에도 낱알반품 문제는 개선없이 되풀이되고 있을 것이다.2020-10-04 15:24:13정흥준 -
[기자의 눈] 외면할 수 없는 '니콜라 사태'[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실체가 없는 기대감만으로 돈이 몰렸다. 돈이 돈을 낳는다고 했던가. 주식가치는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이윽고 민낯이 드러났다. 주가는 곤두박질 쳤고, 투자자들은 절망에 빠졌다. 미국의 수소트럭 업체 '니콜라'에 대한 이야기다. 한때 '제2의 테슬라'로 불리며 투자자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지만, 뚜껑을 열고보니 논란만 남은 상황이다. 이들이 공개했던 주행영상은 차량이 스스로 달린 게 아니라, 어처구니없게도 언덕에서 굴렸던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창업주인 트레버 밀튼 회장은 사기 논란에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미 법무부와 금융당국은 사기혐의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니콜라의 주가를 끌어올렸던 동력은 기대감이었다. 제2의 테슬라가 될 것이란 기대감에 투자자들은 잠시 눈이 멀었다. 기업의 실체를 보지 않고 테슬라와의 공통점에만 집중했다. 미국을 대표하는 자동차회사인 GM마저 20억 달러를 투자할 정도로, 니콜라는 그럴듯한 말만 쏟아냈다. 바다 건너 니콜라 사태는 한국의 제약바이오 주식시장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실체가 없는 기대감은 언젠가 민낯이 드러나는 순간 와르르 무너질 것이란 교훈이다. 많은 제약사가 코로나19 치료제·백신을 개발하겠다며 나섰다. 물론 대부분은 각자 계획에 맞춰 연구개발이 한창이다. 그러나 실체가 확실치 않은 곳도 분명히 있다. 개발에 나서겠다는 소식 이후 별다른 소식이 전해지지 않는다. 임상시험을 위한 환자모집조차 완료되지 않았다. 몇몇 언론이 회사의 개발 능력과 의지에 의심을 보내기 시작했다. 금융당국은 투자경고를 반복하고 있다. 그럼에도 주가는 끝을 모르고 치솟는다. 민낯이 드러날 시간이 가까워지고 있다. 뚜껑이 열린 후 확인될 제약사들의 실체가 테슬라일지 니콜라일지는 아직 모른다. 다만 실체가 없는 기대감만으로 꿈을 매수하기엔 너무도 불확실성이 크다는 것만은 명백하다. 코로나19라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필요한 것은 냉정함이다.2020-09-28 06:10:00김진구 -
[기자의 눈] 공공야간약국, 약사 희생만으로 어렵다[데일리팜=김민건 기자] 지난 16일 서울시 산하 20개 자치구에서 공공야간약국 31곳이 운영을 시작했다. 공공야간약국은 밤 10시부터 새벽 1시까지 문을 연다. 23개 약국은 365일 영업한다. 약 10억원 예산이 책정된 이 사업은 대부분 약국이 문을 닫은 야간시간과 공휴일에 문을 여는 약국을 지정함으로써 긴급히 의약품이 필요한 시민 불편을 줄이는데 목적이 있다. 시민들은 응급실 이외 의료기관 이용이 어려운 상황에서 해열진통소염제, 감기·호흡기·소화기·피부비뇨생식기약, 안과, 이비인후과, 연고류, 기타외용제, 구충제, 임시진단시약, 마스크 등 일반약을 구매할 수 있고 약사로부터 상담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의료서비스 접근성을 높인다는 정책 취지와 달리 시행 주체인 서울시는 뒷짐을 진 모양새다. 시행 일주일이 넘도록 야간약국 관련한 보도자료 하나 나오지 않았다. 많은 시민들은 이런 제도가 있는지조차 모르는 상황이다. 공공야간약국에 참여 중인 약사들은 "홍보가 너무 안 된 것 같다"고 지적한다. 특히 대로변이나 유흥가가 아닌 일반 주택가 골목에 위치한 공공야간약국에서 이러한 목소리가 더 크다. 한 약사는 "심야약국을 인터넷에 검색해도 어디에 있는지 나오는 게 전혀 없다"며 "서울시가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운영하다간 의미없는 일이 될 수 있다"며 홍보 부족을 지적했다. 약사는 시행 첫날 약국에 들린 손님은 단 2명이었으며 이마저도 지나가다 온 경우였다고 했다. 다른 약사도 같은 지적을 했다. 이 약사는 "시행 전날 공공야간약국을 하라는 얘기를 들어 당황했다"며 "그 이전까지 공식적으로 들은 얘기는 전혀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은 사람들은 어떻게든 찾아서 한두명씩 오긴 하지만 이 외에는 제도 자체가 있는 걸 모른다"고 했다. 오히려 마포구가 별도로 보도자료를 배포해 제도 알리미를 자처했다. 유동구 마포구청장은 "병원 방문이 여의치 않은 늦은 시간 야간약국을 이용해 건강관리에 소홀히 하지 말아달라"며 주민수요와 호응을 보고 홍보와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서울시는 공공야간약국 취재 과정에도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공공야간약국은 평소 이용하던 의료기관이 문을 닫았을 때 거리가 멀더라도 찾아서 가는 개념의 약국이다. 의사직능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들지 않을 수 없다. 공공야간약국 활성화를 위해선 서울시의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 많은 시민에게 알려져야 공공야간약국이 제대로 활용될 수 있다. 공공야간약국 참여 약사 중 상당수는 임시 입간판 설치 등 지원과 인터넷으로 쉽게 검색하는 홍보 방안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약사 혼자 밤늦은 시간까지 약국 문을 열고 있으려면 안전상 문제뿐만 아니라 고단함과의 싸움도 견뎌야 한다. 약사 희생만으로 서울시민 모두를 위한 정책이 성공하기는 어렵다.2020-09-23 15:37:59김민건 -
[기자의 눈] KRPIA 이사회, 효율적 내국인 비중은[데일리팜=어윤호 기자] 주요 다국적제약사의 외국인 대표이사 교체가 확정되면서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 이사회 구성에도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떠나는 사람은 2명, 아비 벤쇼산(49) 한국MSD 사장과 줄리엔 샘슨(43) 한국GSK 사장이다. 이중 아비 벤쇼산 대표는 KRPIA의 회장이며 줄리엔 샘슨 대표는 부회장이다. 관전포인트는 내국인 비중의 확대 여부다. 우선 아비 벤쇼산 회장의 남은 임기가 올해까지라는 점을 감안하면 KRPIA는 임시로 회장직 대행을 선임할 가능성이 높다. 즐리엔 샘슨 사장을 제외한 나머지 2명의 부회장이 배경은(50)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 대표와 오동욱(51) 한국화이자 대표이기 때문에 회장 대행은 이들 사장 중 1인이 맡게될 가능성이 높다. 이와 함께 내국인 7명, 외국인 6명으로 구성됐던 이사장단(BOD, Board of director) 내 국적 비중도 바뀔 가능성이 있다. 신약 공급이 주를 이루는 다국적제약사의 특성상, 약가제도 유관 부처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만큼 한국인이 회장을 맡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목소리는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더욱이 현재 다국적사들의 파이프라인은 고가약 쪽에 무게가 실리면서 해당 의약품들의 등재를 위한 대정부 소통 능력이 강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보건복지부 유관 부서에서도 한국인 수장을 선호하는 경향도 있다. 아비 벤쇼산 회장 역시 이동수(58) 전 화이자 대표, 김진호(70) 전 GSK 회장, 김옥연 전 대표 등을 거쳐 2011년 이후 7년만에 선임된 외국인 인사이기도 했다. 내국인 지배력의 상승이 무조건 옳은 것은 아니다. 다만 KRPIA 입장에서 지금이 그어느때보다 중요한 시기임엔 틀림이 없다. 단순히 약가 사수를 넘어, 합리적이고 영리한 판단으로 보건당국과 합의점을 찾아내 '환자 접근성 개선'이라는 대전제에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이사장단 운영을 기대해 본다.2020-09-21 06:01:25어윤호 -
[기자의 눈] '룬샷'에 담긴 신약개발의 교훈[데일리팜=안경진 기자] 빌 게이츠가 '가방에 넣어다니며 읽는 책'으로 흥행을 일으킨 '룬샷'을 뒤늦게 읽었다. '룬샷'의 저자는 스탠퍼드대학에서 물리학박사 학위를 받고 '신타제약'을 설립한 사피 바칼(Safi Bahcall)이다. 저자는 '룬샷'을 "주창자가 종종 '미친 자' 취급을 받는, 많은 이들이 무시하는 아이디어"라고 정의한다. 이 같은 '미친' 아이디어가 기업의 혁신과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는 공식을 풀어내는데, 물리학자답게 '상전이'와 '상분리', '동적균형' 같은 물리학적 개념을 동원했다. 바이오텍을 설립하고 10여 년간 최고경영자로 근무하면서 과학적 원리를 접목해보니 기업운영과 크게 다르지 않더라는 지론이다. 책에서는 '많으면 달라진다'는 물리학의 기본 개념을 들어 '스타트업'과 '대기업'의 차이를 설명한다. 규모에 따라 조직의 성격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에 '구조'를 적절하게 설계해야만 '동적 평형' 즉, 조직 내 균형과 소통을 유지할 수 있다고 역설하고 있다. 여기에서 유념해야 할 사항은 조직 규모가 커지고 안정될수록 '룬샷'을 퇴짜놓는 경향이 강해진다는 점이다. 즉, 당장은 바보같아 보일지 모르는 혁신적 아이디어를 잘 키워내려면 이를 마음껏 탐색할 수 있는 그룹과 안정적 운영을 필요로 하는 그룹을 별개로 구성하는 편이 효율적이라는 논리를 폈다. 갑작스럽게 책 얘기를 늘어놓는 이유는 저자가 말하는 '룬샷' 육성 법칙이 신약개발 과정과 무척이나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인류생명을 구하는 신약 역시 개발 초기 단계에는 종종 '룬샷', 소위 미친 아이디어 취급을 받기 십상이다. 이상지질혈증 치료제의 대명사로 평가받는 스타틴의 상업화 과정은 이 같은 현실적 장벽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스타틴의 기원은 일본 대형 제약사 산쿄에 근무하던 연구자 엔도 아키라가 곡물창고에서 발견한 청록색 곰팡이였다. 하지만 엔도 아키라가 발견한 약물은 정작 부작용 위험 때문에 외면을 받았고, 미국의 대형제약사 MSD에게 공로가 돌아갔다. 엔도에게 아이디어를 얻은 MSD는 수십개의 임상시험을 가동한 끝에 1987년 최초의 스타틴 '메바코'를 출시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스타틴 계열 후속약물을 기반으로 가장 성공한 글로벌 제약사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오늘날 국내 수많은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혁신신약'을 개발하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흥미로운 건 '룬샷'의 법칙이 신약개발에 접목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유형이 사내에서 개발하던 신약 파이프라인을 자회사로 넘겨 연구개발(R&D)에 집중하도록 하는 스핀오프(spin-off)다. 유한양행은 지난 2016년 일찌감치 미국 소렌토와 합작투자회사 이뮨온시아를 설립했다. 항암 신약개발 사업을 전략적으로 추진한다는 취지에서다. SK케미칼은 신약 개발부서를 스핀오프해 티움바이오를 세웠다. 일동홀딩스는 지난해 신약개발 전문 기업 아이디언스를 설립하고 일동제약이 개발하던 항암신약 파이프라인을 양도했다. 대웅제약은 지난 5월 설립한 아이엔테라퓨틱스에 이온채널 신약개발 플랫폼과 비마약성 진통제, 난청치료제, 뇌질환 치료제를 양도하면서 별도 법인으로 분리했다. 전통과 자본력을 갖춘 제약사들이 잠재력을 갖춘 후보물질의 중도 이탈을 막기 위해 '상분리'와 같은 개념을 적용하고 있는 셈이다. 책에서 말하는 법칙이 반드시 정답은 아닐지 모른다. 다만 국내 기업들이 혁신과 성장을 향해 고군분투하고 있음은 반가운 일이다. 이 같은 노력이 결실로 이어질 수 있길 응원한다.2020-09-18 06:10:05안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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