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룬샷'에 담긴 신약개발의 교훈
- 안경진
- 2020-09-18 06: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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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룬샷'을 "주창자가 종종 '미친 자' 취급을 받는, 많은 이들이 무시하는 아이디어"라고 정의한다. 이 같은 '미친' 아이디어가 기업의 혁신과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는 공식을 풀어내는데, 물리학자답게 '상전이'와 '상분리', '동적균형' 같은 물리학적 개념을 동원했다. 바이오텍을 설립하고 10여 년간 최고경영자로 근무하면서 과학적 원리를 접목해보니 기업운영과 크게 다르지 않더라는 지론이다.
책에서는 '많으면 달라진다'는 물리학의 기본 개념을 들어 '스타트업'과 '대기업'의 차이를 설명한다. 규모에 따라 조직의 성격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에 '구조'를 적절하게 설계해야만 '동적 평형' 즉, 조직 내 균형과 소통을 유지할 수 있다고 역설하고 있다. 여기에서 유념해야 할 사항은 조직 규모가 커지고 안정될수록 '룬샷'을 퇴짜놓는 경향이 강해진다는 점이다. 즉, 당장은 바보같아 보일지 모르는 혁신적 아이디어를 잘 키워내려면 이를 마음껏 탐색할 수 있는 그룹과 안정적 운영을 필요로 하는 그룹을 별개로 구성하는 편이 효율적이라는 논리를 폈다.
갑작스럽게 책 얘기를 늘어놓는 이유는 저자가 말하는 '룬샷' 육성 법칙이 신약개발 과정과 무척이나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인류생명을 구하는 신약 역시 개발 초기 단계에는 종종 '룬샷', 소위 미친 아이디어 취급을 받기 십상이다.
이상지질혈증 치료제의 대명사로 평가받는 스타틴의 상업화 과정은 이 같은 현실적 장벽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스타틴의 기원은 일본 대형 제약사 산쿄에 근무하던 연구자 엔도 아키라가 곡물창고에서 발견한 청록색 곰팡이였다. 하지만 엔도 아키라가 발견한 약물은 정작 부작용 위험 때문에 외면을 받았고, 미국의 대형제약사 MSD에게 공로가 돌아갔다. 엔도에게 아이디어를 얻은 MSD는 수십개의 임상시험을 가동한 끝에 1987년 최초의 스타틴 '메바코'를 출시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스타틴 계열 후속약물을 기반으로 가장 성공한 글로벌 제약사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오늘날 국내 수많은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혁신신약'을 개발하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흥미로운 건 '룬샷'의 법칙이 신약개발에 접목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유형이 사내에서 개발하던 신약 파이프라인을 자회사로 넘겨 연구개발(R&D)에 집중하도록 하는 스핀오프(spin-off)다.
유한양행은 지난 2016년 일찌감치 미국 소렌토와 합작투자회사 이뮨온시아를 설립했다. 항암 신약개발 사업을 전략적으로 추진한다는 취지에서다. SK케미칼은 신약 개발부서를 스핀오프해 티움바이오를 세웠다. 일동홀딩스는 지난해 신약개발 전문 기업 아이디언스를 설립하고 일동제약이 개발하던 항암신약 파이프라인을 양도했다. 대웅제약은 지난 5월 설립한 아이엔테라퓨틱스에 이온채널 신약개발 플랫폼과 비마약성 진통제, 난청치료제, 뇌질환 치료제를 양도하면서 별도 법인으로 분리했다.
전통과 자본력을 갖춘 제약사들이 잠재력을 갖춘 후보물질의 중도 이탈을 막기 위해 '상분리'와 같은 개념을 적용하고 있는 셈이다. 책에서 말하는 법칙이 반드시 정답은 아닐지 모른다. 다만 국내 기업들이 혁신과 성장을 향해 고군분투하고 있음은 반가운 일이다. 이 같은 노력이 결실로 이어질 수 있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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