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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누구를 위한 처방전 전송 시스템인가

  • 김지은
  • 2020-10-07 11:36:16

[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최근 대형 병원들이 앞 다퉈 전자처방시스템 도입을 시도하거나 도입하고 있다. 수년 전 키오스크 도입이 대형 병원 문전약국들의 화두였다면, 이제는 환자가 스마트폰을 통해 전송하거나 담아갈 수 있는 전자처방 시스템이 새로운 아젠다로 떠오르고 있다.

사실 전자처방 시스템은 해묵은 논제 중 하나다. 이미 3년 전 정부 차원에서 온라인 전자문서 규제혁신 방안이 추진되면서 ‘종이 없는 처방전’ 사업 일환으로 전자처방전 관련 논의가 급물살을 탄 바 있다. 과기부와 인터넷진흥원은 업체를 선정해 특정 대형 병원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추진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범사업 종료 후에도 정부의 별다른 움직임은 없었고, 급기야 대한약사회가 나서 전자처방전 약국 전송 서비스 사업 추진에 나서려했지만 이 역시 회원 약사들의 반발에 부딪혀 좌초되고 말았다.

그 사이 관련 시스템을 개발, 준비해 왔던 민간 업체들은 개별 병원들과 물밑에서 활발히 접촉하고 있다. 최근 1~2년 사이 특정 민간 업체와 대형 병원 간 업무협약이나 계약을 통해 전자처방전 도입을 추진하는 사례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모바일 어플, QR코드 등 도입 방식은 다양하지만 결과적으로 병원 입장에서는 관련 업체들의 제안을 마다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관련 업체에서 시스템 개발, 운영 등을 맡아 진행하는 현 방식의 전자처방 시스템의 경우 병원은 환자의 예약부터 처방전 접수, 발행까지 별도의 수고나 비용 없이 가능해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제의 주체인 약국들의 상황은 달라 보인다. 키오스크로 시작해 전자처방전까지 지속적으로 제기되 온 병원, 특정 약국 간 담합이나 일명 노쇼(No Show), 과도하게 높게 책정된 처방전 건당 수수료까지 어느 하나 해결된 문제가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처방전 1건당 160원에서 200원까지 책정돼 있는 것으로 알려진 전자처방전 수수료는 일선 약국들 입장에서는 부담일 수 있다. 더불어 초기에 관련 시스템 설치비용 역시 약국의 몫이다.

이 마저도 지역 약사회나 일선 약국들의 반발에 부딪혀 시작 전부터 좌절되거나 삐걱거리는 경우가 적지 않고, 이미 도입한 병의원들도 환자의 이용률이 현저히 낮아 인근 약국들조차 시스템 자쳉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는게 현실이다.

관련 업체들이 존재하는 하고 병원의 수요가 지속되는 한 전자처방전 난립은 지속될수 밖에 없어 보인다.

시범사업까지 진행하며 종이 없는 처방전을 추진했던 정부는 시장 논리에만 얽매일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요양기관인 병원, 약국도, 이용하는 환자도, 또 관련 업체들도 만족할 만한 시스템 도입을 고려해봐야 할 것이다. 더 이상의 실효성도 신뢰성도 담보할 수 없는 전자처방 시스템의 난립은 병원도 관련 업체도, 약국도 환자도, 누구에도 득이 될 것이 없는 상황을 연출할 뿐이란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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