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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비급여 조사, 의료계 반대 아쉬운 이유[데일리팜=이혜경 기자] 의원급 의료기관까지 포함한 비급여 진료비용 조사 개시를 앞두고 의료계 반발이 극에 치닿고 있다. 각개전투로 대응하던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치과협회가 공조 대응 의사를 밝히면서 제대로 된 비급여 진료비용 조사가 진행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매년 4월 1일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공개하던 비급여 진료비용은 의료법 개정을 통해 지난 2010년부터 시행한 '비급여 진료비용 고지'가 정착한 제도다. 제도 도입 처음에는 비급여 진료비와 제증명수수료를 스스로 공개토록 했지만, 국민들이 활용하기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일면서 심평원이 의료기관이 홈페이지에 고지한 비급여 비용을 직접 조사하기 시작했다. 2013년 43개 상급종합병원을 대상으로 MRI, 치과임플란트 등 37개 항목으로 시작한 조사는 지난해 4월 1일, 병원급 이상 전체 의료기관의 비급여 564항목으로 확대됐다. 매년 조금씩 비급여 조사 대상과 항목을 확대해 현재에 이른 제도가 순탄한 과정만 거친 것은 아니다. 의료기관 자율에 맡겼던 비급여 고지를 의료법 개정 등을 조사 항목에 대한 진료비 자료 제출이 의무화 되면서 의료계와 갈등은 피할 수 없는 존재였다. 지난 2015년 복지부장관이 의료기관별 비급여 진료비용과 제증명 수수료를 조사·분석해 결과를 공개하고, 적정 금액기준을 고시할 수 있도록 하는 의료법 개정안이 발의됐을 때, 의료계는 반대했다. 가장 큰 이유는 환자의 상태나 치료방식, 경과 등에 따라 의료기관별로 진료비용이 다를 수 있는 상황에서 단순 가격 비교식의 자료 공개는 국민들의 불신만 초래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난 2018년 진행된 '비급여 진료비용 공개 효과분석 및 제도 개선방안 연구'를 보면 공개 전후로 비급여 항목별 가격의 변화가 있었는데, 감소 항목이 많고 전체 평균이 하락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물론 비급여 진료비용 조사 기관인 심평원이 위탁 수행한 연구 결과로, 가격 변화를 순수한 정보공개 정책 효과로 단정 지을 순 없다. 하지만 이 같은 연구 결과는 비급여 가격관리를 위해 공개대상 비급여 항목수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데 힘을 실어줬다. 그동안 병원급 의료기관에만 국한됐던 비급여 진료비용 조사가 올해부터 의원급 의료기관으로 확대되자, 또 다시 제도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의료계와 치과계는 헌법소원을 비롯해 제도 반대 서명운동 및 의견서 제출 등 적극적으로 의견을 표출하고 있다. 하지만, 반대 의견이 지난 2015년 주장과 비슷해 아쉬움을 남는다. 정부는 제도를 시행하면서 매년 조사항목과 기관을 확대해 왔다. 시행 기간이 정해지지 않았었지, 의원급 까지의 조사 확대는 불보듯 뻔한 결과였다. 만약 이를 반대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었다면 지난 10년 간 시행된 비급여 진료비용이 실효성이 없다는 객관적인 결과나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 등을 함께 내놓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이유다.2021-04-21 17:05:20이혜경 -
[기자의 눈] 제네릭 난립과 정부 규제 엇박자[데일리팜=안경진 기자] "우리는 문제를 푸는데 있어 가능한 최대한 사회의 자연발생적 힘을 이용하고, 가능한 최소한의 강제력에 의존해야 한다. " 1974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오스트리아 출신 경제학자 프리드리히 하이에크(Friedrich Hayek)는 1944년에 발간한 '노예의 길'에서 이 같이 주장했다. 하이에크는 공정한 경쟁을 벌일 수 있는 '균등한 기회 보장'에 주목한다. 기회가 아닌 결과나 조건의 평등을 추구할 경우, 시장의 질서를 왜곡하게 된다는 지론이다. 정부의 역할도 가격 메커니즘을 활용하면서 시장 질서에 부응하는 법적인 틀을 제도화하는 수준으로 최소화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하이에크는 '신자유주의'의 상징처럼 간주되는 사상가다. 비약일지 모르나, 지난주 기획기사를 준비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제네릭사업 현황을 들여다보다 보니 새삼 하이에크의 지론이 떠올랐다. 아이러니하게도 정부가 규제정책을 꺼내들 때마다 제네릭 허가가 급증하는 기현상이 펼쳐지지 않았나. 제네릭 허가건수는 2011년 11월 공동생동 규제 이후 급증세를 나타냈다. 위탁생동을 통해 제네릭을 허가받으면 비용과 시간을 단축하면서도 높은 약가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제약기업들의 구미를 당긴 것으로 평가된다. 2012년 4월 '계단형 약가제도' 폐지도 제네릭시장을 과열시킨 요인 중 하나다. 제네릭 발매가 늦어질수록 약가가 낮아지던 '계단형 약가제도'가 폐지되자, 제네릭업체들은 특허만료된지 오래 지난 시장도 적극적으로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한때 국내 제약사들을 먹여살리던 제네릭의약품은 갈수록 천덕꾸러기가 되어가는 분위기다. 2018년 7월 불순물 발사르탄 파동이 불거지자 정부는 제네릭 난립을 근본 원인으로 지목하고, 새로운 약가제도 개편안을 내놨다. 작년 7월부터 허가받는 제네릭의약품은 생동성시험 직접 수행과 등록 원료의약품 사용을 모두 충족해야만 현행 특허만료 전 오리지널의약품 대비 53.55% 상한가를 받을 수 있다는 골자다. 1가지 요건이 충족되지 않을 때마다 상한가는 15%씩 내려간다. 급여등재 시기가 늦을 수록 상한가가 낮아지는 계단형 약가제도가 8년만에 부활한 셈이다. 최고가 요건을 모두 충족하더라도 특정 성분 시장에 제네릭이 20개 이상 등재될 경우, 신규 등재되는 품목의 상항가는 기존 최저가의 85%까지만 가능하다. 오는 2022년부턴 위탁 제네릭에 면제됐던 허가용 제품 의무생산이 다시 시행된다. 식약처는 위탁 제네릭을 우선판매품목허가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이 같은 규제강화 움직임에 제네릭 허가건수는 또다시 치솟았다. 제약사들은 개편제도 적용에 앞서 최대한 많은 제네릭의약품을 허가받는 데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동일 성분 시장에서 20번째 이내 제네릭으로 허가받으려는 위수탁업체들의 동향도 포착된다. 10년 넘게 큰 수확없이 정부와 제약기업들의 눈치싸움만 반복되는 형국이다. 제약바이오산업은 정부의 지원 및 규제와 분리할 수 없는 산업이다. 엄밀히 정부의 개입을 최소화하라는 신자유주의와는 맞지 않을지 모른다. 그런데 정부가 제네릭 난립을 억제하겠다는 명분에 치우쳐 제네릭의 순기능을 간과하고 있는 건 아닌지 묻고 싶다. 제네릭은 식약처로부터 원개발 의약품과 동등함을 받아 정식 허가받은 의약품이다. 제네릭 허가건수가 많다는 현상 자체를 난립이라고 규정할 수 있을까. 정부가 힘을 쏟아야 할 건 허가건수 규제가 아닌, 품질관리다.2021-04-19 06:10:36안경진 -
[기자의눈] 노바백스 백신 허가전 도입 논란 '실소'[데일리팜=이탁순 기자] 정부가 지난 12일 SK바이오사이언스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노바백스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빠르면 6월 완제품 공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 발표가 나오자 해외에서 아직 허가받지 않은 노바백신 백신을 도입한다는 논란이 터졌다. 급기야 보수 야당을 중심으로 '국민을 임상 마루타로 사용한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논란이 계속되자 정부는 발표 다음날 노바백스 백신의 허가 전 도입을 검토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 논란을 기사로 접하고 실소가 터졌다. 전혀 쓸모없는 이야기로 논란이 됐다는 게 믿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해외 개발 백신을 우리나라가 먼저 도입한다? 가능한 이야기가 아니다. 해외 개발 의약품을 우리 보건당국 승인 하에 먼저 사용한 사례가 없거니와 현실적으로도 그렇게 될 수 없다. 모든 약은 식약처의 승인을 받아야 판매가 가능하다. 백신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식약처는 이제까지 수입 신약의 허가신청 시 수출국의 제조 및 판매증명서를 첨부하도록 했다. 수출국의 승인사례를 참고하고자 한 것이다. 지난 4월초 식약처는 백신 등 생물학적제제에 한해 허가신청 시 수출국 승인 실적을 첨부하지 않도록 규정을 개정했다. 식약처도 독립적 심사가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규정만 보면 해외 승인 전력 없이도 국내 허가가 가능해지긴 했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일단 노바백스같은 해외 개발 업체가 미국이나 유럽 등 대형시장을 놔두고, 국내에 먼저 허가신청을 할 가능성이 없다. 기술을 이전한 SK바이오사이언스도 노바백스가 진행한 임상시험 자료가 있어야 허가가 가능하다. 해외 승인 신청에 앞서 기술이전한 타국 회사에 임상시험 결과를 공유하진 않는다. 물론 정식 허가 절차 말고 특례수입을 거칠 수도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백신 중 유일하게 특례수입이 인정된 화이자 백신의 특례수입 근거는 미국이나 유럽 등 해외 승인 사례였다. 노바백스 백신이 해외 승인 전 국내 도입이 가능하려면, 노바백스가 시장규모가 작은 한국 시장을 우선시하고, 보건당국이나 전문가들이 해외 승인사례도 참고 않고, 도입에 찬성해야 한다. 이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 보건당국은 보수적이다. 안전성이나 유효성이 불활실한 경우, 모험을 하지 않는다. 가장 안전한 방법은 해외 사례, 특히 FDA나 EMA를 참고하는 것이다. 화이자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도 그렇고, 앞으로 도입될 백신도 그럴 것이다. 이번 논란을 접하면서 정부 백신도입 성패에 대해 언론이나 정치권이 너무 매몰돼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어차피 우리기술로 백신 개발이 안 된 상황에서 해외기업에 끌려 다닐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빅파마가 많은 일본 역시 자사 개발 백신이 없어 우리나라와 똑같은 상황에 처해 있다. 도입시기, 수급 문제 전반이 불확실하고, 변수가 많다. 이를 놓고 정책 성공이냐 아니냐를 따지는건 무의미해 보인다. 정부도 성과 차원에서 '가능하다'고만 말할 게 아니라, 현재 상황을 솔직히 이야기하고, 국민에게 인내심을 요구해야 한다. 언론 역시 정부의 백신 도입 정책을 까내리기보다 왜 우리는 제때 백신을 못 만들었는지, 부실한 국내 제약산업을 돌아 볼 때다.2021-04-16 15:03:47이탁순 -
[기자의 눈] 씨젠의 매월 실적 공시 '세가지 의미'[데일리팜=이석준 기자] 씨젠이 올해부터 매월 실적 공시를 내고 있다. 통상 실적 공시가 3개월마다 이뤄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회사는 예상대로 '주주와의 소통 강화'를 위해서라고 답변했다. 씨젠의 매월 실적 공시에는 회사의 표면적 답변 외에도 세 가지 의미가 있다고 본다. 먼저 씨젠의 지위 상승이다. 씨젠은 어느덧 제약바이오주를 대표하는 기업이 됐다. 코로나19 확산에 주력사업 진단기기 부문이 호조를 보이면서 시가총액이 5조원에 육박하는 회사로 성장했다. 이는 코스닥 기업 중 3위에 위치한다. 실적도 마찬가지다. 씨젠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6762억원으로 전년(224억원) 대비 30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1220억→1조1252억원)은 9배 이상, 순이익(267억→5031억원)은 18배 이상 늘었다. 한때는 이름도 생소했던 씨젠의 반란이다. 외형이 커지고 몸값이 뛴 만큼 주주와의 소통, 즉 책임 경영도 중요해졌다. 씨젠의 매월 실적 공시 도입은 지위 상승만큼 책임경영을 선도하려는 기업 의지가 반영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두번째는 실적 자신감이다. 씨젠은 1월 1270억원, 2월 996억원, 3월 1285억원 매출을 올렸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어닝서프라이즈 실적으로 기저효과 등이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매월 전년동월대비 증감율을 공개하며 사업의 진행 경과를 알렸다. 실적 자신감에 대한 표현으로 읽힌다. 지난해 반짝 성과가 아닌 매월 안정적인 실적을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실제 회사는 지난해 실적 발표에서 "코로나19 종식 여부와 관계 없이 약 150종에 달하는 분자진단 시약을 사용할 고객들을 전 세계적으로 확보했다. 이를 고려할때 올해도 전년대비 매출 증가를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세번째는 신뢰 회복이다. 씨젠은 지난 3월 사업보고서 거짓 기재로 과징금(25억원)을 맞았다. 금융위는 씨젠이 2011~2019년 실제 주문량을 초과하는 과도한 물량의 제품을 대리점으로 임의 반출하고 이를 전부 매출로 인식해 매출액 등을 과대 또는 과소 계상했다고 지적했다. 회계처리기준위반은 기업 신뢰도에 부정적이다. 특히 시가총액 최상위 업체 씨젠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 매월 실적 공시는 회계처리기준위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어느정도 해소할 이벤트가 될 수 있다. 주주와 경영 성과를 투명하고 빠르게 공개한다는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업 예측가능성 부문에서도 높은 점수를 살 수 있다. 씨젠의 매월 실적 공시는 업계에서 이례적이다. 다만 숨은 의미를 따져보면 씨젠이 얻는 효과는 일석삼조일 수 있다.2021-04-14 06:08:47이석준 -
[기자의 눈] 갈길 먼 고가백신 자주권과 대책[데일리팜=정새임 기자] 자궁경부암 백신 가다실9, 그리고 로타바이러스 백신 로타텍과 로타릭스. 필수 접종으로 여겨지는 백신이지만 소비자 접근성은 도리어 떨어지고 있다. 외국계 제약사들이 일제히 가격을 인상하면서다. 가다실9와 로타텍은 이달부터 공급가가 각각 15%, 17%씩 올랐다. 로타릭스도 다음달부터 약 12% 비싸진다. 공급가가 올라가면 소비자 접종가도 따라가는 게 수순. 벌써 일부 병원에서는 선결제를 한 소비자에게 추가 비용을 요구하고 있다. 이미 가다실9는 45~60만원 선으로 부담이 상당했던 백신이다. 2016년부터 만 12세 여성 청소년을 대상으로 자궁경부암 백신 무료 접종을 실시하고 있지만, 2003년 이전 출생자와 남성은 대상이 아니어서 본인 부담으로 백신을 맞아야 한다. 신생아에게 로타바이러스 백신을 맞춰야 하는 부모 역시 부담을 느끼긴 마찬가지다. 공급가 인상을 이유로 4월부터 대다수 병원들이 접종가를 높이면서 부모가 내야 할 비용이 평균 5~6만원 늘어났다. 로타바이러스 백신은 신생아가 맞춰야 할 필수 백신으로 여겨지지만, 국내에서는 국가예방접종(NIP) 사업에 포함되지 않아 무조건 비급여로 접종해야 한다. 자궁경부암이나 로타바이러스 백신의 가격장벽이 점점 높아지니 소비자 불만이 터져나올 수밖에 없다. 오죽하면 가다실9의 경우 가격 인상을 반대하는 국민청원까지 등장했을 정도다. 자궁경부암 백신은 여성뿐 아니라 남성도 맞아야 할 백신이라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 제조사인 한국MSD도 조세호, 유병재 등 남성 개그맨을 광고모델로 쓰며 남성 접종 필요성을 알렸다. 60만원이 넘는 비용을 내라면서 남성 접종률이 높아지길 바라는건 어불성설이다. 안타깝게도 제약사가 비급여 품목의 가격을 올리는걸 제재할 근거는 없다. 다만 국민보건 관점에서 국가가 나설 수 있는 부분은 NIP 확대 그리고 백신 국산화 지원이다. 전자는 직접적으로 국민 부담 비용을 줄이는 것으로 가장 확실한 방법이지만 재정 부담이 크다. 또 전자는 투입된 재정이 오롯이 외국 기업에 들어가므로 내수에서 선순환하지 못한다는 문제가 있다. 후자는 국산 백신 상용화를 지원함으로써 공급을 늘려 가격 인하를 유도하는 간접적인 방식이다. 물론 시장에서 가격 인하 효과가 얼마나 있을지 예측하기 힘들지만, 국산 백신이 탄생하면 수급과 관리가 한결 안정적이다. 이는 국산 백신 자급률을 높여 '백신 주권'을 확보하겠다는 정부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 현재로서 자궁경부암 백신, 로타바이러스 백신 모두 다국적 제약사 제품 뿐이므로 가격이 오르거나 품절이 생겨도 대처할 방법이 없다. 하루빨리 국산 백신이 등장해 국민 건강권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2021-04-12 06:10:01정새임 -
[기자의 눈] 지자체의 절박함과 약국의 고민[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최근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일 700명대를 보이며 '4차 대유행'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8일 0시 기준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는 700명으로 지난 1월 7일 869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91일 만에 최다 기록이다. 정부는 내주부터 적용할 '사회적 거리두기'와 전국 5인 이상 모임금지 등 방역조치 조정안을 오늘(9일) 발표할 예정이다. 특히 소규모 모임 등을 통한 확산세가 늘어나자 지자체가 약국과 병의원에 SOS를 보내고 있다. 확진자 동선 가운데 약국과 병의원이 포함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곳을 활용해 유증상자를 조기에 발견하겠다는 것이다. 경남 진주시가 가장 먼저 시행한 '해열진통제 구매자 검사관리 시스템'이 확진자 발견에 효과를 보이자 전국 지자체 역시 이를 벤치마킹해 해열진통제를 구매하거나 처방받은 이들에 대해 '24시간' 또는 '48시간' 내에 진단검사를 받도록 하는 행정명령을 발령하고 있다. 강원도와 전라북도 역시 같은 내용의 행정명령을 4월 각각 발령했다. 진주시는 해열진통제 구매자 검사관리시스템이 집단감염예방 모범 방역사례로 평가됐다고 밝혔고, 정세균 국무총리 역시 진단검사 안내를 받은 사람에 대해 이를 의무화하는 명령이 지역사회 감염전파 차단에 효과적인 대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시는 병원 360곳과 의원 2414곳, 약국 1571곳, 구·군보건소 16곳 등 총 4361곳에, 광주시는 병의원 1036곳과 약국 677곳에 코로나 검사를 안내하는 포스터를 배부키로 했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지사나 군수 등이 직접 약국과 병의원 등을 방문해 직접적으로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 충북 부지사와 도청 팀장급 이상 공무원들은 점검반을 구성해 병의원과 약국 914곳을 직접 방문해 협조를 당부했다. 이미 공적마스크 시국에서 길게 늘어선 마스크 구매 행렬객들을 일일이 응대했던 약국은 국가 재난 상황 속에서의 공적 역할 수행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 다만 약국의 희생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것은 아닌지, 과연 이같은 상황 속에서 정부가 90%를 지원하는 비접촉 체온계를 신청해 받아도 될지에 대해서는 확신이 서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지자체가 해열진통제 구매자를 수기명부로 작성케 하자, 한 약국에서는 소비자가 '약도 내 마음대로 못 사느냐, 다시는 이 약국에 오지 않겠다'고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는 설명이다. '백신접종 후 타이레놀을 복용하라'는 정부 지침에 약국은 타이레놀 수급에 애를 먹기도 했다. 취지에는 공감하나 '안전지대 일 수 없는' 약국에서 근무하고 있는 약사들의 불안도 커져만 가고 있다. 공적인 기능 수행 속에서 아슬아슬한 외줄타기로 하고 있다는 게 약국의 얘기다. 한 약국 약사는 "코로나 이후 개인적인 삶이 사라진 약사로서의 삶만 살고 있다. 문화생활은 커녕 1년 넘게 외식 조차 해본 적이 없다. 언제까지 이래야 할지 모르는 상황 속에서 마스크를 판매하고 이제는 증상자를 걸러내야 하는 임무까지 주어지고 있다"며 "특히 아이에게 가장 미안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약사도 "비접촉 체온계가 약사들의 노고를 대신하는 대체품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특히 체온계로 고열 환자를 걸러내는 역할까지 약국이 맡아야 하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한다"며 "AZ접종이 보류되고 개국약사들 역시 백신을 맞지 않은 상황에서 개인 약사들의 말 못할 고민 중 하나일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 확진환자가 방문한 서울지역 약국은 7일 기준 3425곳이다. 하지만 일부 지자체는 동선 등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실제 5000곳(중복 포함)을 넘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4차 대유행 기로 앞에서 '방역 긴장감을 높여야 한다'는 얘기와 땜질식 지원, 땜질식 방역이 아닌 전반적인 대책이 절실해 보인다.2021-04-08 15:55:14강혜경 -
[기자의 눈] 난매, 소매업자와 전문직의 갈림길[데일리팜=정흥준 기자] 대형약국의 도넘은 난매 행위로 지역 약국들이 발칵 뒤집혔다. 면대 의혹부터 사입가 수준의 초저가 공세까지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인근 약국들은 이미 초토화됐다. 지역 약사들은 상생을 위해 수차례 소통을 시도했지만 "대형약국의 입장을 이해해달라"는 말에 번번히 부딪혔다. 결국 서울시약사회는 공단에 기업형 면대 정황에 대한 조사 의뢰를 하며 대응에 나섰고, 어제(6일) 저녁엔 서울 24개 분회장들이 모여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에 이르렀다. 서울에서만 3개구에서 관련 약국들이 문제에 연루돼있고, 또다른 지역으로 약국을 확대해나갈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일부 약사 커뮤니티에서는 다음 약국 개설 지역이 기정 사실화돼 알려질 정도로 약사들이 느끼는 우려감은 크다. 그동안 없었던 문제처럼 왜 유난이냐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이번 논란은 자본에 의한 약국 판매 질서의 붕괴가 일부 난매 지역에만 한정되지 않는다는 경고의 메시지를 준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난매로 인한 잡음이 상대적으로 없었던 노원구였기 때문에 "앞으론 어디라도 가능하고, 다음엔 우리 동네가 될 수도 있다"는 불안을 약사들에게 심어주고 있는 것이다. 약국 입지의 수급 불균형, 코로나로 인한 처방의 불안정, 매년 배출되는 신규 약사 등을 감안하면 이같은 대형약국들이 지역 곳곳에 우후죽순 늘어나지 않으리란 보장도 하기 힘들다. 또한 이는 지역 약사회가 우려하는 법인약국의 빌미가 될 수도 있다. 지역 약국들이 십수년간 환자들과 쌓아왔던 신뢰가 가격과 함께 무너지는 건 순간이다. "그동안의 복약상담은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오로지 가격에만 매몰되는 서비스로 약국들이 하향평준화될 것"이라는 약사들의 말도 모두 현실이 될 수 있다. 작년 홍남기 부총리가 약사와 편의점 주인을 비교하면서 약사들의 공분을 샀다. 정부가 보건의료인으로서 약사를 인식하지 않고 있다는 게 드러났다는 이유였다. 당시 코로나 방역에 기여했던 약국의 역할, 공공심야약국과 방문약료 등으로 사회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약사들에 대한 평가절하라는 실망감이 컸다. 하지만 약사들의 공든 탑이 안에서부터 무너지고 있는 건 아닌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보건의료전문가와 소매업자의 갈림길에서 결국 소매업자의 길을 선택하는 약사들이 더 많아질 때 직능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는 훨씬 더 냉정할 것이다.2021-04-06 20:09:14정흥준 -
[기자의 눈] 코리아 패싱에 관한 CEO들의 답변[데일리팜=어윤호 기자] "본사로부터 코리아 패싱에 대한 압박을 받아 보신적이 있습니까?" 다국적제약 CEO 인터뷰를 진행하게 되면 꼭 던져보는 질문이다. 사람마다, 회사마다 답변은 물론 다르다. 다만 공통적으로 묻어 나오는 감정은 '부담'이다. 아직까지 '신약=다국적사'라는 등식이 성립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 약가가 낮아, 이대로는 우리회사가 약을 안 팔 것이다"라는 말은 내뱉기 어렵다. 해당 주장을 하기 위해서는 환자라는 계층을 내려 놓아야 한다. 부담과 함께 풍겨지는 또 하나의 뉘앙스는 '위기감'이다. 인터뷰를 진행한 다수의 CEO가 "아직까지 우리회사는 코리아 패싱이 현실화 된 적 없다"고 말하면서도 "향후 중국, 미국 등 영향이 분명히 미칠 수 있다"고 덧붙인다. '약이 좋아져서 사람을 더 오래 살게 할 수 있다'는 단순한 명제는 지금, 너무나 풀기 어려운 문제가 돼 버렸다. 정부, 제약회사, 의사, 환자, 국민 모두 이슈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효능은 뛰어나지만 수억원의 가격이 책정되는, 사람의 건강과 직결되는 특수한 '재화'들이 줄을 서서 우리 사회로의 진입을 기다리고 있다. 각 회사의 약가(MA, Market Access) 담당자도 있겠지만, CEO들은 진정한 본사와의 접점이다. 그들 개인의 생각, 혹은 사상 조차도 분명 한국의 신약 도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참조하기 좋지만 시장이 작은 우리나라의 딜레마는 짊어져야 할 짐이다. 시민단체 눈치보기는 여전하지만 정부가 위험분담계약제(RSA, Risk Sharing Agreement) 확대의 첫발을 뗀 것도 고무적이지만 잔존하는 갈증을 위한, 패싱 최소화를 위한 움직임은 지속돼야 할 것이다. 게다가 우리나라 약가를 미국이 고려할 수 있다는 압박까지 더해지고 있는 요즘이다. 그럼에도 바라고 당부하게 되는 것은 '약'이라는 재화에 대한 책임감이다. 제도개선 과정의 중간에, 본사 설득의 논의 과정에 '우리회사의 약을 우리나라에 가져오는 일'을 하는 이들에게 수반됐으면 하는 가치이다. 코리아 패싱은 절대 한국에서의 급여 등재가 편해지기 위한 명분이 돼서는 안 된다. 어떤 제약사 본사가 조금의 마이너스 요소 감지 만으로 패싱을 결정하는 지, 다국적사 한국법인 경영진이 제도 개선을 주장하는 한편 본사 설득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지 우리는 지켜 볼 것이다.2021-04-05 06:13:32어윤호 -
[기자의눈] 심야약국 예산, 약사역할 빛내려면[데일리팜=이정환 기자] 정부가 조만간 공공심야약국 예산을 편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아직 세부안이 나온 것은 아니나, 대한약사회 연구용역 브리핑을 토대로 사업에 소요되는 예산 뼈대를 세워 상반기 내 대외 공개할 것이란 기대다. 지금껏 공공심야약국 관련 예산이 약사회와 국회 보건복지위 노력에도 번번히 무산됐다는 측면에서 이번 정부 주도 공공심야약국 예산사업 청신호는 마른 땅에 봄비같은 존재다. 실제 지난해 11월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최혜영 의원 등이 복지부를 향해 74억원 규모 공공심야약국 예산 반영을 강하게 촉구했지만 끝내 복지위 문턱을 넘지 못했다. 공공심야약국이 정부 주도 사업으로 진화하는 것은 단순히 복지부 예산이 투입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심야시간대 국민 의약품 접근성 취약 문제를 약국과 약사가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중앙정부가 인식하는 것으로, 약사역할의 강화·확대란 실효성을 띈다. 지금껏 지자체가 조례제·개정으로 개별운영중인 심야약국과 시너지를 내며 약사 존재감을 대내외 강화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도 보인다. 더욱이 대한의사협회를 중심으로 한 의료계가 공공심야약국 정부정책화를 편법 임의조제 양산 등을 논리로 강경하게 반대중이란 점에서 심야약국 정부예산 반영은 의미가 한층 크다. 특히 공공심야약국은 약사사회 반발이 큰 화상투약기나 영리·법인약국 필요성을 반증 할 실재적이고 통계적인 정성·정량 데이터를 양산할 수 있는 제도다. 이제 남은 것은 약사의 심야시간대 전문성과 공헌이다. 공공심야약국은 말 그대로 약사가 사회 공공재이자 공적기반(SOC)으로서 역할을 도맡겠다는 의지가 일정부분 담긴 정책이다. 공공심야약국은 기본적으로 운영약사의 체력적·심리적 희생을 내포하고 있다. 정부예산 지원이란 권한 만큼의 약사 책임·의무도 커진다는 얘기다. 심야약국 정부사업화 이후 실효성을 보이지 못하거나 운영부실 등 논란이 불거질 경우 되레 약사 존재감과 명예를 실추시킬 수 있는 단초로 작용할 우려도 있다. 약사는 의약품 전문가다. 지역 주민들이 새벽시간 갑작스런 통증이나 상해로 긴급히 약이 필요할 때, 언제든 공공심야약국을 찾아 약사의 복약상담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된다면 약사를 향한 신뢰감과 안도감이 커질 수 밖에 없다. 편의점 상비약과 차원이 다른 복약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는 국민 신뢰 확보는 약사가 해내야 할 숙제다. 심야약국 운영으로 밤을 잊은 약사들의 헌신·전문성이 정부 예산사업으로 한층 빛을 발할 수 있길 기대한다.2021-04-02 17:43:57이정환 -
[기자의 눈] 재택근무 1년, 선택의 시간이 다가온다[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코로나가 일상으로 파고든 지 1년여가 지났다. 제약업계도 큰 변화를 맞이했다. 그중에서도 재택근무는 코로나가 몰고 온 가장 큰 변화로 평가된다. 반강제로 도입하긴 했지만, 코로나 사태 초기 재택근무의 시행을 앞두고 우왕좌왕 했던 모습은 이제 없다. 내근직은 재택근무가, 영업직은 현장출근이 익숙해진 지 오래다. 적응의 시간이 끝난 지금 재택근무의 긍정적인 효과도 서서히 드러나는 중이다. 한 외국계제약사 팀장급 직원은 "초반에 어수선한 면이 있긴 했지만, 업무 생산성은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 크게 향상됐다"며 "오히려 이젠 코로나 종식 이후가 걱정"이라고 말했다. 물론 반론도 있다. 또 다른 제약사의 팀장급 직원은 "일에는 관성이라는 게 있기 때문에 당분간은 높은 업무효율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론 재택근무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창의성이나 협업의 측면에서 한계가 명확하다"고 말했다. 둘 다 옳은 말이다. 회사와 팀의 분위기는 어떤지, 무슨 일을 하는지, 회사 내에서의 위치는 어떠한지에 따라 재택근무에 대한 평가는 나뉠 수밖에 없다. 평소 업무습관이나 회사와의 거리, 심지어는 자녀의 유무 등 개인적인 사정도 평가에 개입된다. 정답이 없는 문제다. 한국에 앞서 코로나 종식에 대비하는 미국의 사례가 흥미롭다. 최근 미국 주요기업의 CEO들은 코로나 종식 이후 재택근무를 이어갈지를 두고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는 “나는 재택근무의 장점을 단 하나도 찾을 수 없다”고 혹평했다. 팀 쿡 애플 CEO는 “재택근무 성과가 인상적”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그밖에 다른 많은 기업이 각자의 논리대로 재택근무의 장단점을 따지는 중이다. 우리도 슬슬 코로나 이후를 고민해야 한다. 백신 접종이 시작된 뒤로 코로나 사태의 종식은 가시권에 들어왔다. 정부는 집단면역 형성 시기를 11월로 예상하고 있다. 내년 초중반쯤이면 전 국민을 옭아맸던 코로나 사태가 드디어 종지부를 찍을 것으로 전망된다. 제약사들에게 주어진 선택의 시간도 다가오고 있다. 코로나 이후 일상이 된 재택근무를 지속할지, 아니면 예전으로 돌아갈지 결정해야 한다. 재택근무의 시작은 선택과 거리가 멀었다. 제약사들은 코로나 확산 이후 울며 겨자 먹기로 재택근무에 뛰어들어야 했다. 그러나 재택근무의 끝은 얼마든지 선택할 수 있다. 어느 쪽을 선택하든 빠르고 과감한 결단을 필요로 한다. 재택근무 도입 초기와 같은 혼란이 반복돼선 안 된다. 만약 일부라도 재택근무를 존속하는 쪽을 선택한다면 탄탄한 준비가 필수다. 단순히 지침에서 끝나선 곤란하다. 원격근무 시스템을 갖추고 조직문화와 인사평가 제도를 완전히 뜯어고쳐야 한다. '필수인력만 출근하라'는 식의 주먹구구 재택근무 지침은 한계가 명확하다.2021-03-31 06:14:14김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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