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지자체의 절박함과 약국의 고민
- 강혜경
- 2021-04-08 15:5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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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8일 0시 기준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는 700명으로 지난 1월 7일 869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91일 만에 최다 기록이다.
정부는 내주부터 적용할 '사회적 거리두기'와 전국 5인 이상 모임금지 등 방역조치 조정안을 오늘(9일) 발표할 예정이다.
특히 소규모 모임 등을 통한 확산세가 늘어나자 지자체가 약국과 병의원에 SOS를 보내고 있다. 확진자 동선 가운데 약국과 병의원이 포함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곳을 활용해 유증상자를 조기에 발견하겠다는 것이다.
경남 진주시가 가장 먼저 시행한 '해열진통제 구매자 검사관리 시스템'이 확진자 발견에 효과를 보이자 전국 지자체 역시 이를 벤치마킹해 해열진통제를 구매하거나 처방받은 이들에 대해 '24시간' 또는 '48시간' 내에 진단검사를 받도록 하는 행정명령을 발령하고 있다. 강원도와 전라북도 역시 같은 내용의 행정명령을 4월 각각 발령했다.
진주시는 해열진통제 구매자 검사관리시스템이 집단감염예방 모범 방역사례로 평가됐다고 밝혔고, 정세균 국무총리 역시 진단검사 안내를 받은 사람에 대해 이를 의무화하는 명령이 지역사회 감염전파 차단에 효과적인 대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시는 병원 360곳과 의원 2414곳, 약국 1571곳, 구·군보건소 16곳 등 총 4361곳에, 광주시는 병의원 1036곳과 약국 677곳에 코로나 검사를 안내하는 포스터를 배부키로 했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지사나 군수 등이 직접 약국과 병의원 등을 방문해 직접적으로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 충북 부지사와 도청 팀장급 이상 공무원들은 점검반을 구성해 병의원과 약국 914곳을 직접 방문해 협조를 당부했다.
이미 공적마스크 시국에서 길게 늘어선 마스크 구매 행렬객들을 일일이 응대했던 약국은 국가 재난 상황 속에서의 공적 역할 수행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 다만 약국의 희생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것은 아닌지, 과연 이같은 상황 속에서 정부가 90%를 지원하는 비접촉 체온계를 신청해 받아도 될지에 대해서는 확신이 서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지자체가 해열진통제 구매자를 수기명부로 작성케 하자, 한 약국에서는 소비자가 '약도 내 마음대로 못 사느냐, 다시는 이 약국에 오지 않겠다'고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는 설명이다. '백신접종 후 타이레놀을 복용하라'는 정부 지침에 약국은 타이레놀 수급에 애를 먹기도 했다.
취지에는 공감하나 '안전지대 일 수 없는' 약국에서 근무하고 있는 약사들의 불안도 커져만 가고 있다. 공적인 기능 수행 속에서 아슬아슬한 외줄타기로 하고 있다는 게 약국의 얘기다.
한 약국 약사는 "코로나 이후 개인적인 삶이 사라진 약사로서의 삶만 살고 있다. 문화생활은 커녕 1년 넘게 외식 조차 해본 적이 없다. 언제까지 이래야 할지 모르는 상황 속에서 마스크를 판매하고 이제는 증상자를 걸러내야 하는 임무까지 주어지고 있다"며 "특히 아이에게 가장 미안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약사도 "비접촉 체온계가 약사들의 노고를 대신하는 대체품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특히 체온계로 고열 환자를 걸러내는 역할까지 약국이 맡아야 하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한다"며 "AZ접종이 보류되고 개국약사들 역시 백신을 맞지 않은 상황에서 개인 약사들의 말 못할 고민 중 하나일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 확진환자가 방문한 서울지역 약국은 7일 기준 3425곳이다. 하지만 일부 지자체는 동선 등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실제 5000곳(중복 포함)을 넘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4차 대유행 기로 앞에서 '방역 긴장감을 높여야 한다'는 얘기와 땜질식 지원, 땜질식 방역이 아닌 전반적인 대책이 절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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