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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약 흉내 내는 식품 기만광고, 이대로 둘건가[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최근 몇 년 사이 건강식품 시장을 관통한 키워드를 꼽자면 ‘알부민’이 빠지지 않는다. 본래 알부민은 간경변, 저알부민혈증 등 특정 질환에서 사용하는 혈청 알부민 주사제를 떠올리게 하는 의약품 용어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시장에서는 알부민을 전면에 내세운 일반 식품들이 쏟아졌고, 일부 제품은 의약품의 효능을 연상시키는 광고로 소비자의 인식을 교묘히 파고들었다. 전문가들과 언론은 “식품이 의약품의 치료 이미지를 차용하고 있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지적했지만 당국의 대응은 늦었다. 논란이 한참 확산된 뒤에야 부당광고 가능성에 대한 경고와 업계 자정 요청이 이어졌을 뿐이다. 그 사이 알부민 열풍은 전국적인 단백질 마케팅으로 번졌고, 소비자 상당수는 여전히 식품과 의약품의 경계를 혼동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흐름이 특정 성분 하나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최근 비만치료제 열풍을 틈탄 또 다른 형태의 유사 광고가 등장하고 있다. 시장에서 화제가 된 비만치료제 ‘위고비’나 ‘마운자로’를 연상시키는 이름을 내세운 제품들이 유통되는가 하면 특정 당뇨병 치료제를 떠올리게 하는 명칭을 사용하는 식품도 확인되고 있다는 것이다. 소비자의 관심이 쏠린 의약품 이름이나 질환 키워드를 교묘히 차용해 제품 이미지를 포장하는 방식이다. 국회에서도 이미 유사 명칭 문제는 여러 차례 제기된 바 있다. 의약품과 식품, 의약외품 간 경계가 소비자에게 명확히 전달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실제 시장에는 의약품을 연상시키는 이름이나 포장을 가진 제품 사례가 적지 않다. 이름만 보면 의약품인지, 식품인지 쉽게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약사회 역시 최근 이 같은 상황에 우려를 나타냈다. 의약품과 명칭이나 외형이 유사한 일반 식품이 늘어나면서 소비자가 이를 혼동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단순한 선택의 혼선에 그치지 않는다. 치료 시기를 놓치거나 의약품을 대신할 수 있다는 잘못된 기대가 형성될 경우, 국민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약사회는 정부에 ▲의약품과 매우 유사한 명칭 사용에 대한 사전 심사 및 제한 기준 마련 ▲의약품을 연상시키는 포장·디자인 규제 기준 신설 ▲오인 방지를 위한 구분 표시 및 경고 문구 의무 강화 ▲질병 치료를 연상시키는 광고 및 온라인 홍보 점검 강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다행히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도 관련 제도 정비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처방의약품과 유사한 명칭 사용을 제한하기 위해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시행령’과 관련 고시 개정을 검토 중이라는 것이다. 늦었지만 필요한 움직임이다. 다만 중요한 것은 제도 마련의 속도보다 실효성이다. 알부민 사례에서 보듯 논란이 커진 뒤 뒤늦게 대응하는 방식으로는 시장의 마케팅 속도를 따라가기 어렵다. 의약품 이미지를 차용한 식품 광고는 단순한 과장 마케팅이 아니다. 소비자의 질병 인식과 치료 선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건강 안전의 문제다. ‘알부민’에서 시작된 논란이 이제는 '위고프로', ‘마운정’과 같은 이름의 제품으로 이어지고 있다. 또 다른 유사 광고가 등장하기 전에, 제도와 관리가 먼저 따라가야 할 이유다.2026-03-06 06:00:39김지은 기자 -
[기자의 눈] 권영희 회장 취임 1년, 공약 이행도는?[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제41대 대한약사회 권영희 호가 출범한 지 오는 11일이면 꼬박 1년이 된다. '대한약사회 최초 여성 리더'라는 데 대한 관심은 물론 '끝장 권영희'를 몸소 실천해 보이고자 한 지난 1년의 활동은 자칭을 넘어 그가 끝장 권영희인 이유를 납득케 한다. 특히 지난달 26일 대한약사회 제72회 정기 대의원총회에서 나온 여당 대표와 국회의원, 정부 측의 발언은 여느 때보다 고무적이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약사는 약국에서, 한약사는 한약국에서, 국회의원은 국회에서 제대로 일을 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다. 법을 어기는, 법을 위반한 상태로 운영되는 약국은 근절돼야 함이 마땅하다"며 "약사법 개정안이 보건복지위에서 올라오는 즉시 법사위에서 신속하게 처리해 주시기 바란다"고 축사했다. 분회 총회마다, 지부 총회마다 한약사 문제와 창고형 약국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염원에 대한 응답으로도 풀이된다. 지난해 6월 소비자가 직접 카트를 끌고 다니며 약을 쇼핑하고 쓸어 담는 형태의 창고형 약국이 등장하면서 직전 집행부에서는 존재하지 않았던 '창고형 약국'이 새로운 숙제로 떨어졌다. 이전 집행부에서는 한약사 문제 해결에 총력을 기울이면 됐지만 2025년 새로운 형태의 약국이 샛별처럼 등장하면서 미투 형태의 창고형·마트형 약국들이 전국적으로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30년 넘게 이어져 온 해묵은 과제에 새로운 과제까지 더해진 셈이다. 문제는 약사회에 주어진 과제가 한약사와 창고형 두 가지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이 임기 1년을 맞은 대한약사회장, 지부장 선거 공식홍보물 공약사항을 정리해 대의원들에게 배포, 공약을 책임있게 이행해 줄 것을 집행부에 당부했다. 공약으로 제시된 내용들을 보면 ▲한약사 불법 행위 근절 및 교차고용 금지 ▲면대약국·불법개설 약국 등 편법 차단 ▲의약품 품절 사태 대응 ▲성분명 처방 및 대체조제 활성화 ▲약가인하 및 불용재고약 반품 원활화 ▲비대면 진료 플랫폼 저지 ▲편의점약·온라인 불법 판매 근절 ▲약국 경영 환경 개선 ▲회원 민원 해결 및 지원 ▲자율 정화, 과도한 감시 완화 ▲병원약사 인력기준 강화 및 수가 인상 ▲전문약사 제도 및 교육 ▲지역사회 연계 ▲사회공헌사업 확대 ▲교육 품질 및 콘텐츠 확대 ▲청년약사·동호회·회원 소통 확대 ▲약사 권익 강화 ▲약사 미래를 위한 제도 개선 등이 담겼다. 약국 수가 3.3% 인상, 대체조제 사후통보 간소화 법안 통과, 공직약사 면허수당 100% 인상, 공적 전자처방전 법제화 등 해낸 일도 많지만 '해야 할 일'이 더 많은 것도 사실이다. 특히 대형 자본이 결탁된 창고형 약국, 창고형 약국+헬스앤뷰티스토어(H&B숍) 같은 부분에 대한 뾰족한 대책이 현재로서 없고, 약사회무에 대한 개인 약사들의 관심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는 것도 자명한 사실이다. 이제 남은 시간은 2년이다. 취임사에서 권 회장은 "약사회는 위기와 시련이 닥쳐올 때마다 집단지성으로 외부 도전에 당당히 맞섰다. 행동하고 실천하고 빠르고 강한 약사회로 회원의 숙원을 풀어내고 약사주권을 되찾기 위해 신명을 다 바치겠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3년을 이어가겠다"면서 "사즉생의 마음으로 강력한 목소리로 약사 전문성을 인식시키고 약사 직역을 확대, 사회적 위상을 확립시키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썩어 없어지는 '밀알'이 돼 우리가 죽어야 약사가 산다'는 각오로 최선을 다하겠다는 게 그의 약속이었다. 1년을 맞아 권영희 호의 버킷 리스트는 얼마나 이뤄졌는지, 또 얼마나 이룰 수 있을지에 대한 현실적인 중간 점검과 대책 마련이 요구되는 때다.2026-03-05 06:00:40강혜경 기자 -
[기자의 눈] 9년차 다제약물관리, 시범사업 꼬리표 떼야[데일리팜=정흥준 기자]지난 2018년 ‘올바른 약물이용 지원사업’으로 시작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다제약물관리사업이 올해로 9년차를 맞이했다. 여전히 시범사업 꼬리표를 달고 있는 다제약물관리사업의 본사업 전환을 위해 정부 결단이 필요한 때다. 올해 돌봄통합지원법 시행에 따라 정부는 거주지 중심의 의료, 돌봄서비스를 활성화해야 하는 시점이다. 제도권 밖을 서성이고 있는 다제약물관리사업을 품어야 할 골든타임이라는 얘기다. 정부가 돌봄통합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고령의 국민들은 입원 또는 잦은 외래로 다제약물을 복용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재가 완결형 통합지원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그보다 앞선 단계에서부터 제대로된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 즉, 의료기관을 이용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고령 환자에게 발생한(또는 발생할) 문제를 최소화해야 재가 서비스의 완성도도 올라간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다제약물관리 병원모형에 대한 우선적인 본사업 전환이 필요하다. 지난 2020년부터 참여 기관과 대상 환자를 지속적으로 늘리며, 의사·약사·간호사 등의 다학제 협업을 안착시켜 왔다. 입퇴원과 외래모형으로 나눠 다제약물관리가 이뤄지기 때문에 의료 서비스 이용 후 거주지로 돌아가는 환자들의 관리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일차적으로 관리가 이뤄진 고령환자들에 대한 돌봄통합 지원이라면 각 지자체는 상대적으로 수월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진다. 병원모형과 지역사회모형이 자연스럽게 연계되는 구조를 안착시킬 수도 있다. 다제약물관리사업의 효과는 지난 9년 동안 충분히 증명해왔다. 부작용 발생 위험 감소뿐만 아니라 비용절감에 대한 연구 결과들도 나와있다. 환자의 재입원이나 추가 외래 등의 발생을 줄였을 때의 재정적 이익을 고려하면 본사업화에 들어가는 예산은 크지 않을 것이다. 특히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가능성이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다제약물관리 강화는 불필요한 지출을 막는 안전 장치가 될 수 있다. 지금처럼 참여기관을 꾸준히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본사업화를 통해 전국 단위 서비스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시범사업은 말 그대로 필요한 사업의 효과를 검증하고, 시행착오를 줄이는 데 목적이 있다. 지난 9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검증 절차를 거쳐왔기 때문에 이제는 병원모형부터 시작해 차례대로 보험재정을 투입하는 본사업 전환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2026-03-04 06:00:42정흥준 기자 -
[기자의 눈] 창고형 약국 대책 공론화가 필요하다[데일리팜=이정환 기자] 창고형 약국이 전국 각지에서 개설되며 전 사회적 관심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반면 관련 규제가 담긴 입법·행정은 수면 밑바닥으로 가라앉은 상태다. 보건복지부는 창고형 약국이 지금처럼 별다른 규제나 관리·감독 없이 우후죽순 문을 열면 국민의 일반의약품 오남용에 따른 부작용 문제가 증가할 수 있다며 표시·광고·홍보 규제를 약속했지만, 입법예고가 종료된 약사법 시행규칙은 진척없이 머물러 있다. 국회 역시 창고형 약국 규제 법안을 다수 발의했지만, 여야 정쟁으로 소관 상임위인 보건복지위원회가 제대로 된 법안심사 기능을 하지 못한 채 멈춰 섰다. 광고·홍보 규제를 비롯해 개설 규모 사전 심의제 도입, 영업시간 제한, 의무(강제) 휴업일 지정, 지역협력 계획서 제출 등이 국회에서 잠자고 있는 창고형 약국 관련 입법이다. 행정·입법이 동시에 지연되면서 창고형 약국을 놓고 정부 부처와 국회, 약사 등 유관직능, 의약품 소비자들의 규제 방향성, 공존 가능성에 대한 의견이 한 자리에 모여 갑론을박 할 기회도 박탈당하게 됐다. 창고형 약국을 국민 의약품 건강을 위협하는 기형적 약국으로 지명해 비판해야 할지, 약국이 진화하게 될 미래 모습 중 하나로 정립해야 할지 머리를 맞댈 공론의 장이 마련되지 않고 있는 셈이다. 복지부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약사법이 규정하는 약사 역할·의무와 환자·소비자의 안전한 의약품 복약 환경 구축, 국민 건강을 보장한 소비자 의약품 편익 보전, 새로운 약국 산업 모델에 대한 미래 청사진 마련이란 의제 논의를 위해 각계 의견이 부딪히며 협의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약국 홍보와 의약품 판매고 향상을 위해 객관적인 근거 없이 절대적인 표현을 쓰게 허용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함께 고민하고, 창고형 약국에서 자칫 기계적으로 소비되면서 늘어날 수 있는 약물 부작용·오남용 위험을 합리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대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얘기다. 단순히 표시·광고에 대한 억지력 강화나 평수 등 규모를 제한하는 방식을 탈피하고 소비자들이 무지성으로 약국·의약품 과장 광고에 휩쓸릴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방편으로 약사 1인당 복약지도 가능 인원을 산출하는 등 부작용 최소화에 애써야 한다. 필연적으로 이상반응과 부작용이 뒤따르는 의약품이 일반 공산품과 동등한 수준으로 아무 장벽없이 소비자 노출되는 문제를 어떻게 핸들링할 것인지를 공론화하고 함께 고민하는 자리가 국회 토론회 등을 통해 마련되길 기대한다. 이를 통해 규제당국이 창고형 약국 운영 가이드라인 제정 등 적극 행정에 나설 기반이 마련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직접 이해당사자인 약사 직능 역시 창고형 약국 관리 기준, 약사 복약지도 인원 확보 필요성 등에 대한 전문가 견해를 정립해 행정당국에 선제적으로 제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멈춰 선 정부 행정과 국회 입법에만 책임을 물을 순 없는 일이다.2026-03-03 06:00:40이정환 기자 -
[기자의 눈] 약가 인하발 일자리 충격, 정부는 계산했나[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약가인하를 둘러싼 논의가 막바지 조율 국면에 들어섰다. 정은경 장관은 지난 2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제약업계와의 협의를 통해 개편안을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약가 조정 기준 재검토 가능성을 언급하며, 신약개발 기업 우대와 필수의약품 생산 역량 유지라는 목표도 함께 제시했다. 정부가 ‘균형점’을 찾겠다고 한 지금, 정작 그 균형의 한 축인 고용 문제는 충분히 계산되고 있는지 되묻게 된다. 약가 정책은 단순한 가격 조정이 아니라 산업 구조와 고용 기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변수이기 때문이다. 제약바이오산업은 일반 제조업과는 다른 특성을 지닌다. 연구개발 인력, 임상·허가 인력, 품질관리 인력, 생산 인력, 영업·마케팅 인력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하나의 품목이 시장에 안착하기까지 장기간 투자와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 이런 구조는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산업연구원(KIET)의 2025년 상반기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제약산업의 고용유발계수는 4.11명이다. 의약품 10억원을 생산하는 데 직·간접적으로 필요한 피고용인 수가 4.11명이라는 의미다. 제조업 평균 3.69명을 상회한다. 고위기술 산업으로 묶여 있는 반도체(1.56명), 디스플레이(3.24명), 컴퓨터(2.35명), 통신기기(2.55명), 전지(2.28명), 항공(2.79명)보다 높고, 가전(4.20명), 정밀기기(4.43명)과 유사한 고용 파급력을 보인다. 제조업 내 고위기술 산업군 가운데서도 의약품 산업의 고용 창출 효과가 적지 않다는 의미다. 취업유발계수 역시 비슷한 흐름이다. 제약산업의 취업유발계수는 5.35명으로 제조업 평균 4.85명보다 높다. 마찬가지로 반도체(1.86명), 디스플레이(3.89명), 컴퓨터(2.96명), 통신기기(3.29명), 전지(2.82명), 항공(3.08명)과 비교해 높은 수준이다. 제약산업의 고용·취업 파급력이 평균 이상이라는 점을 통계가 보여준다. 이런 산업에서 가격은 곧 투자와 고용 여력으로 연결된다. 그러나 반복적·일괄적 약가인하가 이뤄질 경우 매출 단가 하락은 곧바로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수익성 악화는 곧 고용 조정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생산과 투자가 위축되면 신규 채용 축소, 연구개발 인력 확충 지연, 간접고용 조정으로 연결될 여지도 적지 않다. 실제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이 같은 의약품 산업의 고용유발계수를 토대로, 정부가 약가인하를 개편안대로 강행할 경우 최대 1만4143명의 인력 감축이 예상된다는 계산 결과를 내놓으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약가 인하가 단순한 수익성 문제를 넘어, 상당한 규모의 고용 감소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정부가 약가인하를 강행한다면 단기적인 재정 절감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고용유발 효과가 평균 이상인 산업에서 생산과 투자가 위축될 경우 노동시장에 미치는 파급은 결코 가볍지 않다. 단기 재정 절감 효과만을 기준으로 정책을 평가한다면, 산업 고용 기반 약화라는 또 다른 부담을 간과할 가능성이 있다. 약가 정책은 필요하다. 그러나 ‘얼마를 인하할 것인가’라는 단기 계산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정책은 나무를 보는 데 그칠 수 있다. 고용과 투자, 산업 경쟁력이라는 숲까지 함께 바라보는 균형이 전제돼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절감된 재정 이상의 사회적 비용을 떠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2026-02-27 06:00:36김진구 기자 -
[기자의 눈] 좀비 바이오 퇴출, 기업·투자자도 변해야 한다[데일리팜=차지현 기자] 금융당국이 오는 7월부터 주가 1000원 미만 '동전주'를 시장에서 퇴출하겠다는 초강수를 뒀다. 시가총액 기준 상향, 기술특례상장 기업의 상장 후 업종 변경에 대한 심사 강화에 이은 연속 조치다. 당국은 상장 문턱은 낮추되 퇴출은 쉽게 이뤄지는 다산다사(多産多死) 구조를 제도화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투자자가 신뢰할 수 있는 시장 환경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그동안 코스닥 시장 특히 바이오 섹터는 상장은 많고 퇴출은 드문 기형적 구조를 유지해왔다. 신약개발은 원래 오래 걸린다는 논리, 임상 하나만 성공하면 대박이라는 기대감이 부실 기업의 생명 연장 장치가 됐다. 성과 없이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발행으로 연명하며 주주들에게 희망 고문을 일삼는 이른바 좀비 바이오텍이 시장의 신뢰를 갉아먹었다. 주가가 1000원 미만으로 내려갔다는 것은 단순히 숫자가 낮다는 의미를 넘어선다. 장기간 실적 부진과 자금조달 부담, 파이프라인 지연 등이 누적되며 시장의 신뢰가 사실상 붕괴됐다는 신호에 가깝다. 물론 일시적 급락이나 수급 요인도 존재하지만 상당수 종목의 경우 수년간 구조적 하락을 반복해온 결과라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 이런 점에서 당국의 구조전환 의지는 늦었지만 매우 시의적절하다. 이번 사태를 두고 소액주주들의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워낙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바이오 종목이 많다 보니 불안이 커지는 것도 사실이다. 임상 지연이나 기술수출 협상 차질 등으로 일시적 자금난을 겪는 기업이 동전주라는 낙인과 함께 구조적으로 밀려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 임상 일정이 한 차례만 어긋나도 주가가 급락하고 자금조달 부담이 겹치며 악순환에 빠지는 사례는 적지 않다. 그러나 냉정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지점이 있다. 상장은 면허가 아니라 자격이다. 한 번 시장에 입성했다고 해서 영구적으로 머물 권리를 부여받는 구조가 아니라는 얘기다. 일시적 충격과 구조적 부실은 구분돼야 하지만 수년간 실질 성과 없이 자금조달에 의존해온 기업까지 동일선상에서 보호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임상은 시간이 걸리지만 그 과정에서도 재무 관리와 공시 투명성, 경영 책임은 기본 요건이다. '유망하지만 잠시 어려운 기업'과 '지속가능성이 의심되는 기업'을 구분하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으면 시장은 오히려 더 큰 불확실성에 빠진다. 퇴출이 작동하지 않는 구조는 단기적으로는 안도감을 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더 많은 투자자를 위험에 노출시킬 가능성이 크다. 결국 핵심은 퇴출 여부 자체가 아니라 어떤 기업이 시장에 남을 자격을 갖췄는가에 대한 냉정한 판단이다. 이번 조치는 아프지만 필요한 일이다. 구조 전환에는 통증이 따른다. 일부 종목은 급격한 조정을 겪을 것이고 그 과정에서 손실을 확정해야 하는 투자자도 나올 것이다. 그러나 퇴출이 작동하지 않는 시장이 더 큰 왜곡을 낳는다는 사실을 우리는 이미 수차례 경험해왔다. 성과 없는 기업이 자본을 계속 흡수하면 결국 업종 전체가 저평가되고 그 피해는 결국 성실하게 성과를 내는 기업까지 떠안게 된다. 지금의 조치는 충격을 동반하겠지만 시장의 기준을 명확히 세우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피할 수 없는 선택에 가깝다. 물론 퇴출 이후에도 재진입의 통로는 열려 있어야 한다. 일정 요건을 충족하고 재무 구조를 개선하며 사업 지속 가능성을 입증한 기업이라면 다시 시장의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 시장에서 한 차례 탈락했다고 해서 기술력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엄격한 퇴출과 동시에 명확한 복귀 기준을 제시한다면 제도는 단순한 처벌이 아니라 시장 규율을 세우는 장치로 기능할 수 있다. 또 하나 분명한 사실은 투자자 역시 변해야 한다는 점이다. 바이오 투자는 고위험·고변동성 영역이다. 임상 단계, 자금 소진 속도, 전환사채 조건, 최대주주 지분 구조 등을 읽어내지 못한 채 가격 흐름만 보고 접근하는 방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상장 유지가 보장되지 않는 구조가 된 만큼 기업의 본질을 따져보는 '공부'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됐다. 시장이 성숙하려면 기업의 책임과 함께 투자자의 학습도 병행돼야 한다.2026-02-25 06:00:38차지현 기자 -
[기자의 눈] 상수가 된 디지털헬스–제약 협업[데일리팜=황병우 기자]디지털헬스와 제약사의 협업은 이제 새로운 시도라기보다 상수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지난 23일 열린 대웅제약의 디지털 헬스케어 비전 간담회 현장을 보면 협업 자체는 더 이상 질문의 대상이 아니었다. 어떤 파트너와 어디까지 확장할 것인가가 주요 화두로 자리했다. 협업이 늘었다기보다 협업이 산업의 기본 전제가 된 분위기다. 이 같은 변화는 디지털헬스 산업이 개념 검증(PoC) 즉 가능성을 타진하는 단계를 지나 사업과 구조의 단계로 넘어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제약사 입장에서는 기존 사업에 시너지가 날 수 있는 비즈니스 영역을 넓히고 디지털헬스 기업 역시 병원과 의료진을 설득하는 데 제약사의 역할이 필요해졌다. 서로의 필요가 맞물리며 협업은 선택이 아닌 기본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 결국 '기술이 정말 작동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표준 인프라로 안착시킬 것인가'라는 본질적인 고민으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산업 전반에서도 비슷한 신호가 감지된다. 단일 솔루션보다는 플랫폼 그리고 개별 기술보다는 연동과 통합이 강조되고 있다. 심전도나 활력징후에 머물던 모니터링은 혈당·혈압·기록 관리로 확장되고 병원 안에서 축적된 데이터는 병원 밖 관리까지 염두에 두기 시작했다. 디지털헬스가 더 이상 보조 기술이 아니라 진료 흐름의 일부로 편입되는 과정이다. 이 같은 배경 속에서 대웅제약은 간담회 자리에서 개별적으로 흩어져 있던 '점'을 '선'으로 연결해 결국 병원과 가정을 잇는 24시간 모니터링이라는 '면'으로 완성시키는 비전을 제시했다. 업계가 주목하는 지점은 이 협업이 단순한 기술 전시를 넘어 실질적인 실적으로 증명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해 파트너사인 씨어스테크놀로지의 매출은 큰 폭으로 성장했다. 제약사의 강력한 영업·마케팅 네트워크가 스타트업의 혁신 기술과 만났을 때 발생하는 시너지가 더 이상 가설이 아님을 숫자로 입증한 것이다. 대웅제약이 제시한 10만 병상 공급과 연 매출 3000억 원이라는 목표가 허투루 들리지 않는 이유다. 하지만 협업이 '공식'으로 자리 잡을수록 해결해야 할 과제의 무게도 무거워진다.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의료 현장에서의 책임 경계는 더욱 복잡해지기 때문이다. 기술이 많아질수록 의료 현장에서 체감해야 할 변화도 커진다. 여러 솔루션이 하나의 플랫폼으로 묶일 때 편의성은 높아지지만 문제 발생 시 책임의 경계는 더 복잡해진다. 데이터를 둘러싼 인식 차이도 산업 차원의 숙제다. 이미 의료 데이터 활용에 대해서는 꾸준한 논의가 이뤄져 왔지만 여전히 지속적인 허들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향후 어떻게 활용 범위를 넓힐 것인지에 대한 논의 역시 과제로 남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지털헬스–제약 협업이 공식으로 자리 잡았다는 사실은 산업이 한 단계 성숙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 디지털 헬스케어와 제약사의 동행은 선택이 아닌 필수처럼 자리 잡아 가고 있다. 물음표가 가득했던 디지털헬스 분야는 현장에 녹아들며 느낌표로 변모 중이다. 이제 산업은 단순한 협업을 넘어 골든 스탠다드를 만들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올랐다.2026-02-24 06:00:42황병우 기자 -
[기자의 눈] 장기·다상병 처방 관행화, 이대로 둘건가[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코로나19라는 특수 상황 속에서 확대된 장기처방은 당시로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의료기관 방문을 최소화하고 감염 위험을 낮추기 위한 조치였다는 점에서 사회적 공감대도 분명했다. 문제는 그 ‘한시적 확대’가 별다른 점검 없이 관행으로 굳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역 약사들은 의료대란 국면을 거치며 장기처방이 더욱 확산됐고, 이후 조정 없이 유지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최근에는 한 처방전에 여러 질환 약이 함께 기재되거나, 종합병원에서 여러 진료과 처방이 동시에 발행되는 이른바 다상병 처방도 늘어나는 추세다. 겉으로 보면 환자 편의가 높아진 듯 보인다. 그러나 현장에서 제기되는 문제의식은 단순하지 않다. 환자는 고정된 존재가 아니다. 혈압과 혈당, 신장 기능은 시간에 따라 변하고, 그에 맞춰 약물도 조정돼야 한다. 6개월, 9개월, 1년 단위로 처방이 고정될 경우 그 사이의 상태 변화가 적절히 반영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은 남는다. 의약품 역시 유효기간과 보관 환경의 영향을 받는 만큼, 장기간 보유 과정에서의 안전성 문제도 간과하기 어렵다. 복약 순응도 측면에서도 마냥 긍정적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중간에 부작용이 발생하거나 병증이 달라질 경우 이미 조제된 약은 폐기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환자 안전 문제이자, 보험 재정 문제로도 이어진다. 장기처방과 다상병 처방이 오히려 약제비 증가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이 때문이다. 처방 변경, 잔여 의약품 폐기, 특정 품목 수급 불안정 등 파생 문제는 단순히 ‘방문 횟수 감소’라는 명분만으로 설명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방 행태 전반에 대한 제도적 점검은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국회 차원의 문제 제기에도 정부는 명확한 기준이나 관리 방향을 제시하지 못한 상황이다. 약국 현장에서는 또 다른 불균형도 제기된다. 현행 조제 수가는 91일을 기준으로 묶여 있어 처방일수가 늘어나도 보상 구조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장기처방이 늘어난 약국일수록 업무 부담과 비용은 증가하지만 조제료는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구조다. 다상병 처방의 경우에도 조제 난이도와 약물 상호작용 검토 범위는 확대되지만 수가 산정 방식은 이를 세밀하게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문제의 핵심은 균형이다. 환자 편의, 의료 접근성, 재정 효율성, 약물 안전성이라는 요소가 조화를 이뤄야 하지만 현재의 처방 구조가 그 균형 위에 서 있는 지에 대한 점검은 부족하다. 장기처방은 필요할 때 유용한 제도다. 그러나 예외적 상황에서 확대된 조치가 관행으로 굳어질 경우 그에 상응하는 관리 기준과 보상 체계, 안전장치 역시 함께 논의돼야 한다. 처방의 길이가 늘어난 만큼, 책임의 범위도 함께 넓어져야 한다. 이제는 편의의 논리를 넘어 환자 안전과 제도 지속 가능성이라는 본질적 질문을 던질 시점이다.2026-02-19 06:00:42김지은 기자 -
[기자의 눈] MZ 약사들의 신상신고 기피, 단순 세태일까?[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약사회 신상신고를 꺼리는 젊은 세대가 늘면서 분회 총회 주요 안건 중 하나가 '낮아지는 신상신고율'이었다. 대한약사회 정관에 따라 면허를 취득한 약사가 분회에 입회하면 지부를 경유해 대한약사회로 관련 정보와 편성 예산 등이 상달되는 방식인데, 첫 번째 관문인 분회 신상신고율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회무에 대한 무관심이 커지고 분회비를 납부하지 않는 회원이 늘어나면서 지역 약사회 운영에도 경고등이 커지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신상신고를 하지 않는 회원이 5명 이내였다면, 지금은 20명이 넘는다. 미신고가 더 많은 지역의 경우 4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한 분회 핵심 관계자의 말처럼, 일부 분회에서는 신규 회원 및 미신고 회원이 증가할 것을 고려해 예산을 감액해 책정하기도 했다. 이같은 현상은 신상신고비가 전체 예산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지부, 대한약사회에까지 줄줄이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나아가 약사회의 결속과 존폐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부분이다. 이익단체이자 직능단체로서의 약사회 입지가 줄어드는 것도 당연한 수순이다. 물론 신상신고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젊은 약사들의 입장도 이해는 된다. 6년을 공부해 이제 갓 사회로 나온 약사들이 마주하는 창고형 약국이라는 이슈와 대형자본 유입, 한약사 문제는 기성 세대 약사들이 느끼는 문제를 넘어 더욱 심각한 아젠다다. 이 때문에 일부 젊은 층에서는 수억에서 수십억원에 달하는 권리금과 월세를 감내할 바에야 창고형 약국을 하는 게 낫지 않느냐는 자조섞인 얘기까지 나왔다. 단순 세태로 넘어갈 문제라기에는 수 년 내 약업환경이 크게 변화하고, 지금의 위원회·반회·총회 문화도 사라지지 않을까 싶다. 세대와 입장은 각각 다르지만 약사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각자도생보다는 상생 방안을 찾아야 한다. 지속적으로 언급되는 방안 중 하나가 약사회를 거쳐 면허를 사용하도록 하는 변호사회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변호사법 제13조에는 '변호사가 사무소를 설치하거나 이전할 때는 대한변호사협회에 신고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으며, 대한변호사협회 회칙 제8장(등록과 신고)에도 '개업, 휴업, 소속 변경, 사무소 이전 등 변호사의 주요 활동은 협회를 통해 신고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중앙회를 통한 개업 신고는 법률상 의무이며 변호사 자격 유지 및 직무 수행을 위한 필수 절차인 셈이다. 변호사 뿐만 아니라 공인회계사, 세무사, 관세사, 변리사, 노무사 등 역시 중앙회 등록 없이는 개업 자체가 불가하도록 돼 있다. 자율규제 중심의 직역과 국가 직접 감독 직역인 '의사, 약사' 등이 각기 다른 절차를 갖추고 있지만, 최근에 와서는 확연히 다른 결과를 만들어 내고 있다. 회비가 아깝지 않은 속 시원한 회무, 어떠한 외압에도 하나되는 끈끈함, 전문직으로 갖춰야 할 윤리의식 이러한 조건이 여느 때보다 필요해 보인다.2026-02-13 06:00:36강혜경 기자 -
[기자의 눈] 약가제도 개편 누구를 위한 속도전인가[데일리팜=정흥준 기자]산업계와 시민단체는 약가제도 개편 유예를 외치고 있지만, 정부는 침묵으로 강행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건정심 의결이 임박해오는 가운데에도 제도 개편에 대한 효과와 현실성에 대한 의문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개편 방안이 아직 설익은 상태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대로는 건강보험 재정 절감도 어렵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정부는 목표 달성을 위해서라도 숨을 고르는 여유를 가질 필요가 있다. 사회적 논의기구를 마련하자는 목소리가 잇달아 나온다. 제약 산업계와 한국노총에 이어 경실련 등 시민단체까지 나서 소통 없는 정책 강행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제네릭 약가인하와 관련해서는 산업 기반 약화와 고용 불안 등의 후폭풍을 예상하고 있다. 이대로 제도 개편이 이뤄지면 제약사들은 연구 개발 투자 확대보다는 긴축 운영에 들어갈 가능성을 더 높게 점치고 있다. 또 희귀질환 치료 접근성 강화 정책은 보험 재정과 사후 관리 방안에 대한 질문과 대책 요구가 이어지는 중이다. 최근 경실련, 건약, 중증질환연합회 등이 우려 목소리를 낸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고가 신약 등재 문턱이 낮아지면서 늘어나게 될 건보 재정에 대한 관리 방안이 마련돼 있냐는 지적이다. 제네릭 약가 인하로 절감된 재원이 고스란히 들어갈 경우, 제도 개편에 따른 약제비 절감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워진다. 복지부는 국내 제약산업의 구조 개편, 글로벌 진출 동력 등을 제도 개편에 따른 기대 목표로 얘기하고 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하게 산업 불균형을 야기하고 불안한 성장 기반을 악화시키는 방향으로 흘러갈 수도 있다. 현장의 우려들을 돌다리처럼 두드려보고 건너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제네릭 산업에 대한 체질 개선, 희귀질환 치료 접근성 강화에 대한 명분에 대해서는 누구도 토를 달기 어렵다. 다만, 정책은 선의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특히 복지부는 제네릭 품목수를 거듭 강조하면서 구조 개편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왜 이렇게 서둘러야만 하는가”라는 현장의 질문에 단순한 수치 나열이 아닌 체질 개선 전략에 대해 얘기를 나눌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지난 10일 제약바이오협회는 개편 유예를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하며, 정부에 제도 개편에 따른 영향평가 등을 제시했다. 또 시민단체는 제네릭 약가개편 영향에 대한 후속 기자회견을 예고하고 있다. 산업계와 시민단체, 노동계가 모두 위기감을 표출하고 있는 만큼 정부는 부작용을 최소화할 방법을 함께 소통해야 한다.2026-02-12 06:00:39정흥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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