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약부터 항암·호르몬제까지…복약지도 핵심은
- 노병철
- 2017-07-10 06: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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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작용리포트] 2017 상반기 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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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동안 부작용 리포트는 전문의약품과 일반약 그리고 건기식 등을 망라해 총 10건이 보도됐습니다. 이중에서 오늘은 항암제와 호르몬제 복용 시 주의점과 감기약의 알러지 증상, 식전/식후 복용 약물의 종류와 올바른 복약지도 포인트에 대해 다시한번 짚어 보겠습니다.
항암·호르몬제 조제 시 유의사항 A to Z
[기자] 최기형성 약물 조제 시 약사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나요?
[엄 약사] 최기형성 약물은 임산부는 복용금지인 약물입니다. 그러나 임산부가 아닌 사람은 복용해도 이상이 없습니다. 대표적인 약물은 각종 호르몬제와 혈압약인 ACEI, ARB, 고지혈증약인 스타틴, 여드름 약인 이소트레티노인, 전립선비대증이나 탈모약으로 쓰는 피나스테리드 등입니다. 물론 항암제도 포함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약물을 조제하는 과정에서 임신할 가능성이 있거나 임신 중이 약사님들의 건강에 어떠한 문제를 줄 수 있는가’입니다. 그리고 이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있는지에 대해 부산 오거리 약국 황은경 박사님께서 구체적인 위험 내용과 추천 가이드라인을 조사하여 공동으로 부작용리포트를 만들어 보자고 제안 하셨습니다. 지금 이 글은 황은경 약사님과 함께 조사한 리포트입니다.
일단 최기형성 약물이지만 혈압약인 ACEI, ARB와 고지혈증약인 스타틴은 조제하는 약사의 건강에 별다른 위협을 주지 않습니다. 피부접촉이나 호흡기접촉으로 인한 걱정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여약사님들께서 주로 우려를 표하는 약물은 전립선비대증이나 탈모약으로 쓰이는 피나스테리드 입니다. 피나스테리드는 PTP포장으로 되어있는데 PTP포장을 까서 조제를 해도 되는지 여부입니다. 이 부분은 일단 FDA 공식 제품설명서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기자] 위험 약물 조제에 대한 미국 실무 가이드라인이 있습니까?
[엄 약사] 미국에는 약국 안전 위원회(Pharmacy Safety Committee)가 있고 약국 조제 실무 가이드라인(Pharmacy Preparation and Dispensing Guidelines)이 있습니다. 위험약물 리스트(Hazardous Medication List)가 정비되어 있으며 위험 등급에 따라 Administration Category 1, Administration Category 2로 나누고 있습니다. 카테고리 1은 주로 경구 투여 약물이나 외용제입니다. 카테고리 2는 주로 주사제이고 항암제 등이 해당사항입니다.
또한 미국약전인 USP 800에도 Hazardous Drugs—-Handling in Healthcare Settings, PF 40(3)이라는 항목이 있습니다. 그 외 각종 보건기관에서도 관련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피나스테리드는 카테고리 1으로 분류가 되어 있습니다. 카테고리 1은 니트릴 장갑(Nitrile Exam Gloves)을 착용하고 조제하거나 PTP를 까지 말고 자르거나 갈지 말라고 명시한 품목입니다. 니트릴 장갑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생산이 되지 않고 있는 품목이며 인공 고무로 만들어진 장갑이고 알레르기 방지를 위해 라텍스나 단백질이 함유되지 않고 화학약품에 대한 내성이 높은 장갑입니다. 참고로 항암제 같은 카테고리 2 조제에 쓰는 장갑은 케모 장갑(Chemo Gloves)인데 화학물질에 대한 방어기능이 더 강하고 불순물 분말이 없는 장갑입니다.
조제 실무 가이드라인에 의하면 피나스테리드 조제 시 임신할 가능성이 높은 여약사님이나 임신 중인 여약사님이 자르거나 가루 조제를 하면 안 됩니다. 또한 가능하면 PTP를 까서 조제해 주지 않습니다. Pharmacy Safety Committee 카테고리 1은 PTP를 까지 않는 조제법이 원칙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약리학적 기전 상으로 볼 때 남자 약사님이나 임신할 가능성이 전혀 없는 여약사님은 상관이 없습니다.
여드름약인 이소트레티노인(로아큐탄)도 마찬가지입니다. 최기형성이 있어서 임산부 복용 금지이고 임신가능성이 있는 여약사님은 PTP그대로 조제해 주셔야 합니다.
한국에서도 법적으로 보호 받을 수 있는 공식적인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서 약사의 안전을 보장할 필요가 있습니다. 업무수행으로 인한 기형아 출산을 방지하기 위함입니다.
[기자] 임신중인 여약사님이 조심해야할 약물은 무엇이 있습니까?
[엄 약사] 미국 약학계에서 권위 있는 언론 매체인 PHARMACIST’S LETTER에서 2012년 Drugs with Handling Concerns Due to Reproductive Risk라는 보고서를 발표하였습니다. 임신 중인 여약사님이 약국에서 조제 시 직업적 위험성입니다.
일부 항바이러스제(시도포비어, 엔테카비어, 간시클로버, 발간시클로버, 리바비린)는 원래의 포장 그대로 주거나 약포지에 조제 시에는 케모 장갑을 착용해야 합니다.
일부 면역억제제(아자티오프린, 에베로리무스, 마이코펜톨레이트)는 마스크, 보호 가운, 장갑 없이 자르거나 가루로 조제하면 안 됩니다.
폐동맥 고혈압 치료제인 암브리센탄, 보센탄은 자르거나 가루로 조제하면 안 되고 장갑 없이 만지면 안 됩니다.
전립선 비대증약인 두타스테리드도 PTP포장을 뜯어서 맨손으로 만지면 안 됩니다. 만약 캡슐이 살짝 세는데 맨손에 닿았다면 즉시 비누를 이용하여 손을 씻어주어야 합니다.
이 보고서에서는 피나스테리드는 자르거나 가루로 조제하지 않아야 하지만 알약자체는 필름코팅이 되어 있기 때문에 'normal handling' 정도는 괜찮다 라고 하고 있습니다.
외용제인 테스토스테론겔은 그 겔을 바른 남성의 피부 부위와도 접촉되어서는 안 됩니다. 테스토스테론 겔은 보통 남성의 허벅지에 바르는데 바지를 입은 남성과는 접촉이 가능하고 남성이 허벅지를 비누를 이용해서 깨끗이 씻으면 허벅지에 여성의 피부가 접촉되어도 안전 합니다.
참고로 어린아이도 안 됩니다. 아빠가 허벅지에 테스토스테론겔을 바르고 반바지를 입었는데 반바지를 입은 아이가 아빠의 다리 위에 앉으면 테스토스테론이 어린아이의 피부로 흡수되어 심각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임신 중이거나 임신 가능성이 있는 여자 약사는 당연히 조제과정에서 테스토스테론겔이 약사의 피부에 닿으면 안 됩니다.
임산부 금기 약물로 분류되는 혈압약인 ACEI, ARB와 고지혈증약인 스타틴, 위장약인 미소프로스톨, 여성호르몬제인 에스트로겐은 알약이 피부에 접촉되어도 안전한 것으로 간주되지만 비누를 이용하여 자주 손을 씻으라고 충고가 되고 있습니다.
식전·식후에 복용해야 하는 약물의 종류
[기자] 식전, 식후복용으로 흡수율이 달라지는 원인은 무엇입니까?
[엄 약사] 1. 위산에 불안정한 약이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보통 위장에서 소장으로 빠르게 보내주는 편이 좋습니다. 빈속에 복용이죠. 이소니아지드(결핵약), phenoxymethylpenicillin이 이런 케이스입니다. 그리고 위산에 불안정 하지만, 빈속은 pH2이고 빨리 내려가고 식후는 pH4이고 시간 오래 끌어서 분해될 확률이 높지만 막상 큰 차이는 없어서 식전이 더 좋은데 식후도 크게 문제는 없더라. 하는 약물이 아지스로마이신, 록시스로마이신, 암피실린, 에리스로마이신 같은 항생제입니다.
2. 음식중의 칼슘 같은 미네랄이나 탄닌 같은 식물의 성분 때문에 흡착이 되어서 흡수율이 감소되는 약이 있습니다. 이런 약은 식전 30~60분에 먹어야 하죠. 골다공증약인 비스포스포네이트, 항생제인 시프로플록사신, 노르플록사신, 페니실라민이 그렇습니다.
강심제인 디고신 같은 경우는 음식 중의 섬유소와 결합을 해서 흡수율이 줄어듭니다. 섬유소가 있는 음식을 먹을 때는 식전 30분이 추천됩니다.
3. 위장의 pH에 의해 흡수율이 달라지는 약이 있습니다. 무좀약인 이트라코나졸 같은 경우는 정제나 캅셀제는 식후에 흡수율이 좋고요. 시럽제는 식전이 좋습니다. 제형에 따라서도 식전, 식후가 달라지는 케이스입니다.
4. 음식중의 지방이나 식후에 분비되는 담즙산 때문에 흡수가 촉진 되는 약이 있습니다. 이런 약은 식후 30분이 추천됩니다. 보통 약 자체가 지용성이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데요. 여드름약인 아시트레틴, 이소트레티노인, 뇌전증약인 카바마제핀, 항생제 그리세오풀빈, 말라리아약인 할로판트린, 메플로퀸, 에이즈약인 사퀴나비어, 면역억제제인 타크로리무스가 이런 약입니다.
[기자] 식전에 복용해야 하는 약들은 무엇입니까?
[엄 약사] 골다공증 약인 알렌드로네이트 같은 약은 흡수율이 가장 좋은 빈속에 복용해도 흡수율 자체가 1% 밖에 안 됩니다. 워낙 흡수율이 적은 약인데 음식이나 다른 약에 흡착되어 더욱 흡수가 안 되는 케이스입니다. 반드시 아침 식전 30~1시간에 복용 합니다.
고혈압 약인 펠로디핀은 위장 안에서 다 분해됩니다. 위내 배출시간이 관건이고요. 빨리 소장으로 보내주어야 합니다. 빈속에 복용해도 흡수율이 20% 밖에 안 됩니다. 그러나 소량의 음식이나 지방, 탄수화물이 적은 음식과는 실제 흡수율이 큰 차이가 없으므로 이런 음식과는 식후에 복용해도 됩니다.
고혈압약 캡토프릴은 물속에서 불안정 합니다. 식전 1시간에 복용해서 위내 배출을 아주 빠르게 통과하여 소장에서 재빨리 흡수시키는 쪽이 흡수율이 좋습니다.
고혈압약 아테놀올을 원래 흡수율이 50%인데 음식이 여기서 흡수율을 약 10% 더 감소시킵니다. 음식으로 10%정도 흡수율 차이가 나는데, 식전이 더 좋습니다. 하지만 큰 수치는 아니라서 그렇게 식전, 식후에 민감한 약은 아닙니다.
위장약인 에소메프라졸, 란소프라졸은 음식으로 흡수율이 50% 감소하므로 식전 1시간에 복용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갑상선약인 씬지로이드는 음식중의 철분, 섬유소, 콩과 흡착을 하므로 식전 30~1시간에 복용합니다.
알레르기약인 로라타딘은 식후에 복용하면 약효가 나타나기 시작하는 시간이 1시간 지연되고 전체 흡수량은 40% 증가합니다. 그러나 최대 혈중농도는 변화가 없고 어차피 매일 하루 1번 복용하는 약이므로 약효 발현 시간이 크게 의미가 없으므로 식전이나 식후나 별 상관없습니다. 다만 빠른 약효를 원할 때는 식전에서 약효가 빠릅니다.
식전에 먹어서 식후 혈당 상승을 막는 당뇨약인 레파글리니드(노보넘), 나테글리나이드(파스틱), 글리피지드(다이그린)는 식후에 먹으면 흡수 속도가 40분이나 지연이 됩니다. 그럼 식후에 혈당 상승을 막는 시간이 40분이나 지연이 되겠죠. 이 약은 그래서 식전 30분에 복용해야만 빠르게 식후 혈당을 잡을 수 있습니다. 참고로 글리메피리드(아마릴)은 식후에 먹어도 상관 없습니다.
당뇨병성 말초신경염에 쓰이고 인슐린을 도와 혈당을 내리는데 도움이 되는 치옥타시드 HR정의 경우에도 식전 30분에 복용합니다. 항산화작용을 가지고 있고 신경세포 보호 기능이 있는데 속방출제제로서 빠르게 흡수되어야 효과가 좋습니다. 위내 배출시간이 제일 빠른 아침 공복이 좋고요. 만약 음식과 함께 복용하면 음식 중의 칼슘, 마그네슘과 같은 미네랄에 의해 결합되어 효과가 없어집니다.
구충제인 알벤다졸은 식후에 먹으면 흡수율이 5배나 증가합니다. 빈속에 복용 하면 흡수율이 5%도 안 되는 약물이고요. 한마디로 빈속에 복용하면 흡수가 안 되고 식후에 복용하면 흡수가 잘 되는 약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구충제를 복용하는 목적은 흡수하지 말고 그냥 장에 있는 회충, 요충, 십이지장충, 편충만 제거하고 나가라 아닙니까? 따라서 구충제로 먹을 때는 빈속에 복용하고 전신 감염 등으로 전신 흡수가 목적일 때는 식후에 복용 합니다.
B형간염약인 엔테카르비어(바라쿠르드)는 원래 흡수율이 100%입니다. 음식으로 흡수율이 50%나 감소하는데 B형 간염에 있어서 50%는 매우 큰 수치입니다. 따라서 반드시 빈속에 복용해야 합니다.
수면제인 졸피뎀은 식사 후 먹으면 최대 혈중농도에 도달하는 시간이 1.4시간에서 2.2시간으로 지연되고 최고 혈중 농도가 25% 감소하고 전체 흡수율은 15% 감소합니다. 한마디로 식사 후 먹으면 효과도 늦게 나타나고 효과 자체도 떨어집니다. 원래 졸피뎀 수면제 자기직전에 먹지 않습니까? 그런데 잘 때쯤에 음식 먹고 졸피뎀 먹으면 효과 떨어집니다.
결핵약인 이소니아지드, 리팜핀은 식사 1시간 전에 복용하는데 식후와 식전 흡수율은 20%정도 차이 납니다.
위장약인 라니티딘은 음식으로 인한 흡수율 차이가 없습니다. 그런데 식전 30분에 복용하는 약입니다. 왜일까요? 바로 식사로 인한 속쓰림 까지 막아주기 위해서입니다. 어떤 사람은 식후에 속이 불편하고 속이 쓰리며 더부룩한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증상을 가진 사람에게 요 증상까지 막아주려면 식전 30분에 복용하게 되는 것입니다. 라니티딘은 복용 후 30분 만에 약효가 나타나기 시작하거든요. 식후에 속이 안 쓰린 사람은 라니티딘을 식후에 복용해도 상관없습니다.
감기약 복용과 알러지증상 대처는 이렇게
[기자] 해열, 진통제를 먹기 전 주의해야 할 사람이나 부작용은?
[엄 약사] 감기약에 흔히 처방되는 해열진통제는 타이레놀과 같은 약인 아세트아미노펜, 부루펜으로 알고계시는 이부프로펜, 덱시부프로펜이 있고 잘토프로펜, 록소프로펜 등도 많이 쓰입니다.
감기약 먹을 때 술 먹지 말라고 하는 이유는 해열진통제와 콧물약 때문입니다. 아세트아미노펜을 먹고 술을 먹으면 간 손상이 증가하고 이부프로펜 같은 약을 먹고 술을 먹으면 위장출혈 등의 위험이 높아집니다.
아세트아미노펜을 제외한 해열진통제는 다양한 약과 상호작용이 있고 혈압약, 당뇨약과도 문제가 있습니다. 몸살약으로 인해 혈압이 약간 증가하거나 저혈당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아세트아미노펜을 많이 쓰기도 합니다. 그러나 아세트아미노펜으로 목감기나 몸살이 제대로 통제되지 않을 때는 당연히 상호작용이 있는 다른 성분을 씁니다.
혈압약이나 당뇨약을 타 가시는 분들이 이렇게 이야기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왜? 혈압당뇨약을 한달치만 처방해 주는 거냐?’ 혈압, 당뇨가 현재 잘 조절이 되고 있다고 하더라도 감기약 때문에 수치가 변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주기적으로 병원에 와서 확인을 해보는 편이 좋습니다. NSAIDs 계열의 해열진통제는 감기뿐 아니라 근육통이나 각종 통증 약에도 들어가는데 혈압, 당뇨와 전혀 상관없는 다른 약 복용으로 인해 혈압, 당 수치가 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변하지 않는 경우가 더 많으니 혈압, 당뇨약을 드시는 분들이 지나친 걱정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의사, 약사의 관찰이 필요할 뿐입니다.
[기자] 콧물약을 먹기 전 주의해야 할 사람이나 부작용은?
[엄 약사] 콧물이나 비염, 알레르기에 항히스타민제가 처방되는데 클로르페니라민, 세티리진, 베포타스틴, 아젤라스틴 같은 약이 이런 약입니다. 주요 부작용은 졸음입니다. 각 약마다 졸릴 수 있는 강도가 다르기 때문에 안 졸린 약으로 처방해달라고 하면 항히스타민제 선택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약국에서 조제를 할 때 따로 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콧물이 괜찮거나 졸리거나 장거리 운전을 하면 먹지 말라고 복약지도 하기도 하고 의사가 그렇게 지시하라고 처방하기도 합니다.
졸릴 수 있는 약과 덜 졸린 약은 복용법과 약효 차이가 존재 할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좀 더 졸린 약이 콧물이나 알레르기에 더 효과적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약의 선택에 일률적인 기준으로 뭐가 더 좋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어떤 환자들은 ‘여기에서 수면제가 무엇이냐?’, ‘감기약 먹고 푹 자라고 일부러 수면제 같이 처방하는 거냐?’ 라고 묻기도 합니다. 수면제를 처방할 의도가 아니고 콧물약 부작용이 약간 졸린 겁니다. 졸음 부작용은 학생들에게 공부 방해, 운전을 하는 사람에게 운전 주의, 애주가에게 술 주의, 노인들에게 보행주의를 요구 합니다. 여기서 보행주의를 눈여겨보셔야 합니다. 어떤 어르신은 ‘졸리면 자면 된다.’ 라고 말씀을 하시지만 걸어 다닐 때 넘어짐을 특히 주의 하셔야 합니다. 특히 평소에 걸음걸이가 불안정하신 분들이 유념해야 합니다.
항히스타민제 1번 부작용이 졸음 이라면 2번 부작용은 항콜린부작용입니다. 항콜린부작용이란 쉽게 ‘마르는’ 부작용입니다. 입이 건조해지고, 코가 건조해지고, 가래가 진득해 지고, 소변이 잘 안 나오고, 변비가 생길 수 있습니다. 더불어 안압이 증가하거나 천식이 안 좋아지거나 복시 같은 시야이상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소아과 병원에서 보호자에게 이렇게 말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이가 콧물이 안 나고 코막힘이 심해지면 콧물약인 세티리진 시럽을 빼고 먹이세요.’ 콧물 시럽이 부작용으로 코를 마르게 하여 오히려 코막힘이 심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항콜린부작용이 이렇게 콧물과 코막힘 사이의 상관관계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항콜린부작용은 기존에 특정 질환을 가지고 계셨던 분들에게 특히 주의를 요합니다. 전립선비대증이 있거나 천식이 심한 사람들, 녹내장이 있는 사람들은 증상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합니다. 더불어 이러한 질환을 가지고 계신 분들은 감기약을 사 먹을 때 의사, 약사에게 미리 이야기를 해 주어야합니다.
[기자] 코막힘약을 먹기 전 주의해야 할 사람이나 부작용은?
[엄 약사] 코막힘약은 흔히 페닐에핀에프린과 슈도에페드린이 있습니다. 페닐에핀에프린은 교감신경중 알파만 자극하고 슈도에페드린은 알파와 베타를 자극합니다. 이로 인한 부작용 차이가 존재하고 약효의 차이가 존재 합니다. 처방약으로 많이 쓰이는 슈도에페드린은 심장박동 증가 같은 부작용이 좀 더 있고 기관지확장 같은 약효가 추가로 있습니다. 마약제조의 원료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일반약으로 약국에서 살 때는 약사들이 많은 양을 팔지 않습니다.
이런 약을 먹을 때 주의해야할 사람이 있는데요. 현재 혈압이 높거나 당 조절이 잘 안 되고 있거나 전립선 비대증이 있거나 녹내장이 있는 경우입니다.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으니 잘 관찰하여 신중하게 복용해야 합니다.
슈도에페드린은 잠을 잘 안 오게 하거나 초조하고 신경질적이게 만들 수 있는데요. 흔하진 않지만 아이가 어릴수록, 특히 만2세 미만의 소아에게 이런 부작용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물론 이런 부작용에 민감한 아이가 있고 전혀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는 아이가 있습니다. 성인에게 나타날 수도 있긴 한데 저용량에서 거의 안 나타나고 고용량에서 발생 빈도가 있습니다. 반대로 슈도에페드린으로 졸음이 느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기자] 기침약을 먹기 전 주의해야 할 사람이나 부작용은?
[엄 약사] 기침약은 흔히 코푸시럽이나 코대원정 같은 진해제와 독소필린, 테오브로민, 포르모테롤, 페노테롤, 톨부테롤 같은 기관지확장제가 많이 처방됩니다.
코푸시럽으로 변비가 생긴다는 사람, 입이 마른다는 사람, 맛이 없다는 사람, 졸리다는 사람 등 다양한 부작용을 호소합니다. 사실 약국에서 자주 듣는 말이고요. 약국에서 부작용보고 프로그램으로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에 보고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코푸, 코대원포르테 시럽 등은 기침, 가래, 알레르기, 가래를 묽게 만드는 4가지 성분이 혼합된 약이기 때문에 앞에 언급한 항콜린부작용이 있습니다. 변비, 입마름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항콜린부작용이 거의 없는 다른 시럽제로 변경하여 처방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코푸시럽이 다른 기침시럽보다 효과가 좋은 경우가 많아서 잘 쓰입니다.
맛이 없다는 부작용에 대해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이 약이 무설탕 시럽이라는 점입니다. 당뇨환자의 경우 기침, 가래 시럽으로 인해 혈당이 올라 갈 수 있습니다. 혈당상승 부작용을 없애고자 설탕을 넣지 않았으니 이점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코푸시럽은 대부분 졸리다기 보다는 ‘멍’ 한 느낌을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민감한 사람의 경우에는 졸리기도 합니다.
기침을 많이 하는 성인에게 자주 처방되는 약으로 독소필린이나 테오브로민 있는데, 이 약은 커피를 주의하셔야 합니다. 카페인과 유사한 약물이기 때문에 기침약을 먹는 도중에 커피를 먹으면 잠이 안 오거나 심장이 두근거릴 수 있습니다. 불면의 경우에는 아침 커피는 상관없는데 오후 커피가 문제가 됩니다. 기침약을 먹을 때 커피를 먹지 않는 편이 좋은 약이 있다는 점을 알아두셔야 합니다.
소아과에서 기침에 많이 쓰는 기관지확장제인 포르모테롤, 페노테롤, 톨부테롤은 교감신경 흥분작용이 있습니다. 정상용량에서는 상관없는데 기침이 심해서 약이 세게 들어가면 손 떨림이나 심장 두근거림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애가 부들부들 떨거나 잠을 안자고 흥분한 것처럼 보이면 독감이나 감기 증상 자체가 이렇게 만들 수도 있지만 조제된 기침약이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감기에 걸렸을 때 물을 많이 마시면 좋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셨을 겁니다.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감기자체에 물이 좋고요. 감기약 때문에 물이 좋습니다. 콧물약이나 기침약 때문에 생기는 항콜린부작용이 ‘마르게’ 하는 부작용이기 때문에 수분을 보충해주면 부작용이 경감됩니다.
[클로징멘트] 네, 지금까지 의약품 부작용과 복약지도 리포트 2017 상반기 결산이었습니다. 올 상반기에도 이 프로그램을 사랑해 주신 시청자 여러분과 출연진 약사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 더 알차고 다양한 소식 준비해서 다음 시간에 찾아뵙겠습니다. 시청해 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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