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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환 "큰 시련 겪으며 다시한번 회원 생각했다"

  • 정혜진
  • 2018-10-31 20:46:29
  • "분노와 갈등, 화해와 용서로 승화...현실성 있는 공약 제시"

가장 조심스러운 인터뷰였다. 김종환 출마자는 '소송'과 '징계'라는, 쉽지 않은 의제의 중심에 서있었고 그만큼 출마 대열에 늦게 합류했다.

김종환 출마자(58, 성균관대)는 쉽지 않은 인터뷰를 맞아 '질문이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회원들에게 한 번은, 진솔하게 상황을 설명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말에 마음을 다잡은 듯 했다.

서울시약사회 회장실에서 만난 김 출마자는 긴장감이 역력한 표정으로 기자를 맞았지만, 이야기를 풀어가며 점차 온화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인터뷰가 진행되면서 점차 속내를 드러내고 농담을 건네는 여유도 찾았다. 주변인들이 '낯을 가리는 사람'이라고 팁을 준 이유가 이해됐다.

그런 김 출마자의 모든 답변은 '회원'으로 귀결됐다. 지난 일요일 완주한 마라톤을 자주 언급했는데, 8년 만에 다시 뛴 마라톤에서 각오와 마음을 다잡고 인생을 배웠다고 했다. 먼저 출발한다고 우승을 담보할 수 없는 마라톤처럼, 그는 출발은 가장 늦었지만 마라톤을 달리듯 꾸준하게 회원을 향해 뛰겠다고 강조했다.

김종환 대한약사회장 선거 출마자
-출마도, 인터뷰도 쉽지 않은 결정이라 들었다.

주변에서 많이 도와주셨다. 선거 뿐 아니라 전체 회무를 되돌아보니 그렇다. 그 도움에 출마를 결심했다. 다른 후보처럼 축하받는 출마 결심이라 하긴 어렵다. 그러나 주변의 도움과 내가 걸어온 6년 서울시약 회장 회무로 평가를 받아보겠다는 의지로 이 자리에 섰다.

-출마까지, 남들은 겪지 않은 고비를 여러번 넘겼다.

저번주 일요일에 춘천마라톤에 나갔다. 42.195km를 4시간39분만에 완주했다. 마라톤 과정도 시련의 연속이다. 정말 힘들었지만 이 모든 시련이, 나를 큰 사람으로 만들기 위한 시련이라 생각하게 됐다. 결국 모든 것이 내 탓이고, 내가 지고 가야 할 몫이다.

시련의 결과가 좌절이 아닌, 극복을 통한 성숙이 돼야 한다.

-피선거권 박탈 관련 소송에 대해 설명해달라.

6년 전 일이고, 내가 윤리위에 제소된 그날 바로 사무국에서 피선거권 2년 박탈이라는 말이 들렸다. 당시는 조찬휘 대한약사회장도 회관 건립기금 1억원과 연수교육비 논란으로 약사회 전체가 혼란스러웠다.

제보가 있었다고 들었고 즉시 징계가 결정되는 듯 하여, 타협이나 협상은 있을 수 없었다. 법적 해결밖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결과는 모두가 알고 있는 그대로다.

-소송 결과에 충격 받지는 않았나.

충격이었다. 9월 20일은 내 인생에서도 큰 전환점이 된 날이다. 뒤돌아보니, 내가 그동안 회원들에게 넘치는 사랑을 받았다. 영광스러운 일인데, 그 영광을 겸손하게 가져가지 못했다. 내가 부족했다. 마라톤 풀코스를 뛰며 곱씹고 곱씹었다. 남은 건 성찰과 반성이었다.

마라톤을 신청할 당시 나는 민초로 돌아갈 생각도 하던 때였다. 최근 나를 둘러싼 일련의 과정이, 또한 내가 희생양이 되고 만신창이가 된 사건이 역설적으로 우리 약사사회의 선거 문화 개선에 크게 기여하게 됐다.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나를 다스리는 것이 유일한 길이었다.

-그 과정을 겪으며, 전에 없이 새롭게 다진 각오나 깨달음이 있나.

있다. 회장 자리는 나 개인의 자리가 아니라는 점이다. 회무를 하려는 다른 이에게도 '이건 나나 당신의 자리가 아니라 회원의 자리다'라고 말했다. 회원이 아닌 나, 개인을 보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회는 망가진다.

약사회를 회원에게 돌려준다, 회원이 낸 회비 이상의 가치를 돌려줘야 한다는 각오를 더 다졌다. 안타까운 건 이런 내 철학과 행보를 단시간에 알릴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선거규정이 아주 엄격해지지 않았나. 하지만 이것 역시 내가 가져가야 할 내 상황이다. 한정된 시간 동안 최선을 다해 회원을 만나고 알리겠다.

-무엇을 가장 많이 알리고 싶나.

내가 이룬 회무의 내용이다. 6년에 대한 회무다. 나에게 회무를 잘 못 한 점을 지적한다면 반성하겠지만, 회무에 대한 평가 없이 최근 일어난 사건만을 가지고 나를 평가한다면 그건 이해할 수 없다.

3년 전 선거도 문제없이 치른 나다. 6년 전 선거를 가지고 이제 와 여론몰이로 나를 매도했다. 분노가 일었다. 하지만 용서하기로 했다.

논란을 일으킨 것을 회원들에게 사과드린다. 다만 당시 상황을 모든 회원이 알길 바란다. 내 잘못은 대한약사회장 선거 행보가 늦은 것뿐이다.

-현재 김대업 출마자와의 단일화 논의 중인 것으로 안다.

사실이다. 그러나 '단일화' 역시 회원 입장에서는 적절치 않은 단어다. 두 후보끼리의 합의가 아니라, 회무 평가를 통한 회원의 선택이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

나는 서울시약 6년을 통해 다른 여느 회무 기간의 12년, 24년 치 성과를 냈다고 자부한다. 인지도만으로 단일화를 논의하는 건 합리적이지 않다.

-6년 회무에 대한 자신감이 대단하다.

다른 기간과 비교하는 건 외람되나, 그만큼 자신 있다. 말로만이 아닌, 행동과 실천을 통해 결과물을 만들어 보였다. 정책, 교육, 홍보는 물론 서울시와의 관계도 자신할 수 있다.

더 알리고 싶은 게 많다. 그런데 선거규정을 살피니 알릴 방법이 없다. 홍보물 발송도, 문자나 SNS도 금지다. 회원들이 나를 검증하고 살펴볼 방법이 없는 것이 안타깝다.

2018 건강서울페스티벌 현장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김종환 출마자.
-회무 성과를 강조한 홍보물이나 특별한 정책 공약을 아직 접하지 못했다. 공약이 궁금하다.

현직에서 회원들과 일을 해본 터라, 함부로 공약을 정해 남발하기 조심스럽다. 진정 필요한 것, 실현 가능한 것을 내놓고 회원 선택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대체조제 사후통보 폐지, 편법적인 약국 개설 방어, 약가인하에 따른 약국 피해 최소화, 장기품절 의약품 문제 등은 약속할 수 있다.

서울시약 회무를 하며 느낀 점들이다. 서울 단위에서 대관이 부족해 안타까웠다. 대한약사회 단계의 대관과 정책력이면 가능하다. 모두 에비던스가 있고 근거와 논리가 정립된 문제들이다.

그리고 4차산업혁명 시대, 기계가 약사를 대신할 수 없도록 역량을 키우고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다각도의 방안도 준비하고 있다. 회무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곧 결과물이 가능한 공약을 발표하겠다.

-평소에 '회원이 주인'이라는 말을 많이 인용했다.

총 9년 회무의 결과이자 내가 겪은 시련을 통한 깨달음이다. 회무에 뛰어들기 전에 마라톤 풀코스를 몇 번 뛰었다. 회무하는 7~8년 동안 뛰지 못하다, 이번에 다시 뛰었는데 겸손하지 못했던 전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 들었다.

28km 지점이 많이 힘들었고, 38km 지점을 넘어갈 때 발이 천근만근이었다. 마인드컨트롤이 되지 않았으면 완주는 못했을 것이다. 뛰면서 생각했다. '이렇게 가면 되겠구나.' 마라톤 뿐만 아니라 선거도, 회무도 힘들지만 이렇게 가면 되겠구나 싶었다. 그러기 위한 명분은 회원뿐이라는 생각이다.

-대한약사회장이 김종환이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나는 지금까지 우리 임원들이 함께 일하고 힘을 합쳐 성과를 내왔다. 회무 동력의 기반은 회원이다. 회원 중에는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 너무너무 많다. 그 인력풀이 하나의 목표 아래 공감대를 갖고 팀을 이루면 뭐든지 할 수 있다.

그런데 내가 '김종환이어야 한다'고 말하는 건 너무 외람되지 않나. '김종환이 뭘 하겠으니 뽑아달라'는 말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다만 일련의 사태를 통해 나는 용서와 화해, 통합과 화해를 보여주었다고 믿는다. 그런 당사자가 회원을 이끌어 갈 수 있는 적임자 아닐까. 갈등은 인제 그만 종식하자. 약사 사회는 이제 갈등을 화해와 용서로 승화시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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