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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무균제제 GMP 강화' 방관할 때 아니다

[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정부가 오는 12월 무균완제의약품의 GMP 기준을 강화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무균제제 공장장들과 만난 자리에서 ‘의약품 제조·품질관리에 관한 규정’의 시행과 관련해 “12월 시행에 유예는 없다”고 못박았다.

이 규정에 따라 무균제제를 생산하는 공장은 ▲무균의약품 제조를 위한 체계적인 오염관리전략 수립·이행 의무 추가 ▲첨단바이오의약품 개별 제조·품질관리기준(GMP) 마련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적합판정 대상 세부제형, 판정 절차·방법 세부사항 명확화 등을 시행해야 한다.

식약처는 지난 2014년 의약품실사상호협력기구(PIC/S) 가입과 함께 이 조치의 시행을 준비했다. 국제적인 수준에 맞춰 무균제제의 GMP 기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게 식약처의 입장이다.

이를 위해 제약업계에 충분한 시간을 줬다. 지난 2023년 관련 규정을 개정하면서 무균 완제의약품 공장은 고시 개정 후 2년, 무균 원료의약품 공장은 3년 동안 노후 설비를 교체하라고 요구했다. 일부 조항에 대해선 추가 유예기간까지 주어졌다.

그러나 새 규정 적용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노후 설비를 교체하지 않겠다는 제약사가 늘고 있다. 무균제제의 생산을 중단하는 대신, 위탁제조 공장으로 생산라인을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노후 설비 교체를 위해 공장에 따라 수십억에서 수백억원의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여기까지만 보면 무균제제 공장들이 설비 교체 비용을 아끼기 위해 생산 중단을 고민하는 것처럼 보인다. 또한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는 점에서 지난 2년간 손을 놓고 있다가 규정 강화 시점이 임박하자 생산 중단을 결정한 것처럼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무균제제 공장의 이야기는 그렇지 않다. 노후 설비 교체와 무관하게 무균제제 자체의 생산성이 너무도 떨어진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지나치게 낮은 약가로 인해 수익이 거의 나지 않는 상황에서 많게는 수백억원의 비용까지 추가 투입해야 한다고 하니, 이참에 생산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런 이유로 제약업계는 식약처와의 지난 몇 차례 간담회에선 시설 투자비용 지원과 약가 구조 개선을 요청했다. 그러나 식약처는 충분한 유예기간을 제공한 만큼 투자비용 지원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무균제제 약가에 대한 논의도 진전이 없는 상태다.

이대로 연말이 되면 무균제제의 공급난이 심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이미 올해 들어서만 22건의 주사제 공급 중단·부족이 보고된 상태다. 현재 생산 중단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무균제제 공장들은 10여곳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연말 제품 공급을 중단할 경우 대규모 공급난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국제적인 수준에 맞춰 GMP를 강화해야 한다는 정책 방향에 공감한다. 그러나 이에 앞서 낮은 생산성이란 근본적인 문제를 먼저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식약처는 무균제제 공장들의 요구를 ‘준비 부족’으로 묵살해선 안 된다. 지나치게 낮은 약가와 이로 인한 낮은 생산성이란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아무리 긴 유예기간을 준다한들 무균제제 공장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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