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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믿고 투자할 수 있는 제약바이오를 바란다

  • 정새임
  • 2022-02-09 06:15:26

[데일리팜=정새임 기자] "바이오? 그거 사기 아니야?"

지인들과 주식 이야기를 하면 꼭 한번쯤 듣는 말이다. 제약바이오주를 바라보는 시선은 긍정보다는 부정에 가깝다.

단순히 임상 성공이냐 실패냐 문제가 아니다. 글로벌 빅파마들도 숱하게 실패하는 것이 신약 임상이다. 3상까지 진입한 신약 물질 개발을 중단하며 몇천억원을 날리기도 한다.

우리나라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부정적인 사실을 적시에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다는 지적을 많이 받았다. 자세한 임상 데이터를 명시하지 않아 투자자에게 혼란을 줬다. 개발이 잘 안되거나 심지어 중단돼도 이 사실을 그대로 알리기보다 임상이 길어진다고 말하기 일쑤였다.

이번주부터 코스닥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공시 기준이 강화된다. 그간 두루뭉술하게 적시됐던 임상 결과나 기술이전 계약 내용을 구체적으로 적시해 신뢰도를 높인다는 이유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임상시험과 기술이전 계약 부분이다.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포괄공시 가이드라인 개정안을 살펴보면 제약바이오 기업이 임상시험 종료가 아닌 임상 결과 보고서를 기준으로 공시하도록 했다. 단순히 임상을 시작하거나 종료했다는 소식에도 주가가 크게 움직이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제약바이오 기업은 임상수탁기관(CRO)으로부터 결과 보고서를 받으면, 1차평가변수 통계값(P값)과 통계적 유의성 여부를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한다.

기술이전 계약 공시를 할 때도 보다 자세한 정보를 적도록 했다. 특히 계약 상대방의 국적, 설립일자, 최근 매출액 등 정보를 기술할 것을 요구했다. 계약상대방에 대한 정보를 구체화해 '묻지마 투자'를 방지하겠다는 의도다.

포괄공시 개정안으로 일부 상장기업들의 '부실 공시'가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에도 한 바이오 기업이 임상 3상 톱라인 결과를 홈페이지만 발표하고 공시를 뒤늦게 해 투자자에게 혼란을 준 적이 있다. 홈페이지 공지사항에는 구체적인 데이터값이 없었고, 이마저도 접속자가 몰려 서버가 다운돼 내용을 파악할 수 없었다. 공시는 장 마감 후인 저녁 6시 이후에야 이뤄졌다.

물론 이러한 포괄공시도 한계가 있다. 코스피 상장사에게는 적용되지 않고, 불성실공시 벌점을 받을 수는 있지만 가이드라인이 강제 사항은 아니다. 빡빡한 공시 대신 보도자료 등을 통해 회사 주가를 띄우려는 모습도 심심찮게 보인다. 결국 제약바이오 업계의 자발적인 자정 노력이 절실하다.

긍정적인 점은 최근 몇 년간 일련의 경험을 통해 업계가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기적으로 IR을 실시해 개발 경과를 보고하거나 임상 중단·지연 등을 스스로 발표하는 사례가 늘었다. 비록 단기적으로 주가가 하락해도 기업에 대한 신뢰도는 높아지는 셈이다. 투자자 역시 묻지마 투자보다는 치료제 시장과 임상 데이터, 개발 단계 등을 꼼꼼하게 따지며 시장 이해도를 크게 높였다. 이러한 변화가 업계 문화로 정착돼 믿고 투자할 수 있는 산업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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