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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0원에 팔라고?"...일부 약국 키트판매 보이콧 움직임

  • 강혜경·정흥준
  • 2022-02-15 09:51:50
  • "이 가격에 1시간 소분 못해"…경찰 단속까지 '역풍으로'
  • GS25·CU 등 편의점은 판매 개시…1차로 20개씩, 내일부턴 20개+α

[데일리팜=약국경제팀] 정부가 약국 등에 공급하는 코로나 키트 물량을 제한하고 개당 가격까지 6000원으로 제한하면서 약국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아예 벌크형 제품을 취급하지 않겠다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15일부터 약국에 공급되는 수량이 최대 150개에서 50개로 줄어든 데다 최고 가격제, 경찰 단속 예고까지 더해지면서 약국들의 혼란과 불만이 가중됐다는 설명이다. 특히 판매가가 6000원으로 결정되면서 자칫 부가세와 소득세 등 공적마스크 때와 동일하게 세금 폭탄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50개 가지고 입씨름? "안 팔고 말겠다"= 특히 나홀로 약국들의 반발이 거세다. 인력이 충분한 약국의 경우 소분 등에 인력을 투입할 수 있지만, 나홀로 약국들의 경우 키트 취급 자체가 부담일 수밖에 없다.

A약국은 "휴일 약국을 열면서 소분 키트를 판매해 봤는데, 포장 하는 데는 1시간이 걸리지만 판매는 30분도 안 돼 끝났다"며 "20~25개입을 소분하는 데 30분이 걸린다. 약국당 40~50개가 들어오면 온전히 1시간 가량을 소분에 할애해야 하는데 10만원의 마진을 남기고자 스트레스를 감내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A약국은 정부 지침을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12일 급작스럽게 '내일부터 소분된 키트를 구입할 수 있다'고 언론을 통해 홍보하고, 명확한 지침조차 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A약국은 "이미 8000원에 키트를 판매했는데, 5개씩 구매해 간 소비자들에게 약국은 무엇이 되겠느냐"며 "어렵사리 쌓아온 소비자 신뢰를 단돈 1만원에 무너트린 셈이다. 당장 차액을 돌려줘야 하는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B약국은 아예 SNS공지를 통해 키트 취급 중단을 공식화했다. 재고 문의 등으로 약국 업무가 마비되는 데다 소분, 설명서 출력, 소비자 응대에 노동력과 시간이 지나치게 많이 소요된다는 이유에서다. C약국은 6000원 정책을 수용할 수 없다며 종전처럼 8000원으로 판매가를 유지해 나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D약국은 "2개입 물량이 남아 있어 우선 재고 물량을 소진하고, 앞으로도 2개입 제품에 대해서만 사입할 계획"이라며 "벌크형 제품은 취급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E약국은 "8000원으로 찍어둔 가격표를 6000원으로 수정해야 하는데, 이렇게까지 키트를 취급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며 "마진까지 줄어들다 보니 공적 마스크때처럼 세금 부담만 지게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마스크로 인해 건강이 악화된 약사들이 많다 보니 단톡방 에서도 키트 소분을 놓고 보이콧에 대한 얘기들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지역약사회 임원도 "호흡기전담클리닉의 경우 신속항원검사료로 수가까지 받지만, 약국엔 보상은 커녕 준공무원을 대하듯 하는 데 대한 회원들의 반발이 적지 않다"며 "일부 약사회의 경우 '8000원 판매'에 대한 지침까지 내렸었는데, 결국 이같은 지침이 무산되면서 약국들 역시 혼란을 겪는 모습"이라고 토로했다.

◆"조달청 공급가, 약국과 큰 차이...재고별로도 가격 제각각"=조달청에서 자가검사키트를 선별진료소와 학교, 군부대 등으로 공급한 가격이 알려지면서, 약국 공급가에도 오해를 불러왔다.

하지만 약국 공급가는 최저가도 조달청 공급가와 비교해 150% 이상 높고, 최대 200%까지 차이가 난다.

조달청 공급가가 기사와 지역 카페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은 약국에서 높은 마진을 책정한 것으로 오해했다.

서울 F약국은 "약국에 들어온 가격은 업체별로 다르고, 시기별로도 편차가 있다. 크게는 개당 가격이 1000원 이상 차이 난다"면서 "조달청에서 2420원으로 공급했다는 내용이 기사로 알려지면서 모든 약국이 폭리를 취하는 것처럼 됐다"고 토로했다.

F약국은 "재고별로 공급가가 다르면 판매가도 적정 수준에서 약국이 정해야 하는데, 왜 나라에서 일정 가격으로 판매를 하라고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판매할 때 미리 환불은 안된다고 적어놨지만 그래도 환불은 들어올 거다. 어제는 8000원 받고 오늘 6000원 받는다고 하면 얼마나 억울하겠냐"고 했다.

규모와 지역에 따라 약국별로도 키트 공급가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약사들은 지정가 판매에 혼란을 겪고 있다.

서울 G약국은 "편의점이야 이제 소분 유통을 시작하니까 동일한 가격으로 판매가 가능하지만, 약국은 수시 달라지는 공급가로 물건을 받았다. 편의점과 약국을 같이 묶어서 가격을 정해버리니까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G약국은 "판매가랑 별반 다르지 않은 가격으로 공급받았던 약국에서는 소분해서 팔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반품 불가로 받은 상품들인데 이걸 6천원에 팔라고 하니 팔짝 뛸 노릇이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편의점 오늘부터 판매, 개별 점포서 소분= 편의점들 역시 오늘부터 판매에 돌입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당초 예정됐던 CU와 GS25이외에도 미니스톱과 세븐일레븐, 스토리웨이, 이마트24, 씨스페이스 등 7개 편의점 체인이 모두 키트를 취급·판매하게 된다.

먼저 물량을 확보한 CU와 GS25부터 공급이 시작되고, 이외 편의점들 역시 일주일 이내에 취급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GS25 관계자는 "어제 발주를 받아 오늘 오전부터 일부 점포의 경우 판매를 시작했다"며 "제주도를 제외한 1만5500여개 점포에서 오늘부터 판매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GS25의 경우 편의점 별로 유통된 최대 물량은 20개로, 개별 점포에서 소분이 이뤄진다. 이 관계자는 "1박스 안에 비닐과 스티커 등 포장에 필요한 재료들이 들어 있어 1개씩 점포에서 소분하고, 최대 5개까지 판매토록 지침을 정했다"고 말했다.

CU 관계자도 "CU의 경우 기존에 취급했던 휴마시스 이외에 래피젠 키트를 같이 소분해 판매하게 된다. 초기 단계인 만큼 발주량이 많지 않지만 향후 물량을 더 풀 계획"이라며 "소분은 개별 점포에서 하게 되고, CU의 멤버십 앱인 포켓CU 상품찾기 기능을 통해 판매점별 재고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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