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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제약바이오 주주들의 이유 있는 항의

  • 지용준
  • 2022-02-16 06:15:31

[데일리팜=지용준 기자] “저희도 주가 하락을 막기 위해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식시장 전체의 분위기가 좋지 못합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일반 주주와의 통화에서 한 바이오 기업 IR 담당자의 푸념이다.

올 들어 주식시장 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4일 기준 KRX헬스케어 지수는 3029.27로 지난 1월3일에 비해 19.59% 감소했다. 같은기간 기업들의 시가총액은 약 42조원이 증발했다. KRX헬스케어는 한국거래소가 선정한 주요 제약·바이오주 93개의 주가 추이를 산출하는 지수다.

주가 하락으로 주주들이 나서서 기업에 항의하는 일이 잦아졌다. 바이오기업 IR담당자는 “주주들의 항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며 “일부 커뮤니티에선 대주주에 대한 인신공격도 종종 보인다”고 귀띔했다.

이 뿐 아니라 한 바이오기업의 개인투자자들은 주가가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상황에서 임상 진행 현황 등 충분한 진척이 없자 집단으로 대주주에 반기를 든 상황에도 직면했다. 한 바이오 기업과 개미 투자자들 간의 경영권 분쟁이 주된 예시다.

주주들의 항의는 이유가 있다. 기업들이 희망 만으로 투자를 부추겼다는 것이다.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너도나도 치료제·백신 개발 선언했다. 당시 코로나19와 조금이라도 관련있으면 기업의 주가는 끝없이 올라갔다.

주가가 오르면서 기업들은 수혜를 볼 수 있었다. 주가 상승에 따라 증자나 회사채 발행이 용이해져 자금 조달이 쉬워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19 백신 등장, 임상 환자모집 지연 등 대내외적 요인으로 현재까지 국내에서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을 완주한 기업은 단 한 곳 뿐이다. 투자만 받았을 뿐 실속이 없던 셈이다. 물론 모든 기업들이 일부러 주가를 띄우기 위해 개발하지도 못할 치료제를 만들겠다고 선언한 것은 아니다. 기업들 중에는 지금도 최선을 다해 치료제 개발을 완주하려고 노력하는 기업도 있다.

제약·바이오 몇몇 기업들은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 일반적으로 자사주 매입은 기업의 호재로 여겨진다. 종근당은 지난 10일 총 100억원 규모 자사주를 사들인다고 밝혔다. HK이노엔은 지난 10일 총 242억원 규모의 주식을 매입하겠다고 했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도 각각 1000억원, 500억원 씩 총 1500억원어치의 자사주를 매입한다고 지난달 10일 발표했다.

하지만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자사주 매입발표와 상관없이 주가는 힘을 못 받고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달 10일 자사주 매입 발표에도 주가가 꾸준히 하락했다. 셀트리온의 15일 종가는 15만3500원으로 지난달 10일보다 19.7% 하락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도 같은 기간 20.5% 감소했다. 자사주 매입 발표를 기준으로 HK이노엔과 종근당도 각각 5.9%, 3.6% 감소했다.

주가는 현재 투자자들의 입장을 대변한다. 이제는 정말로 투자자들에게 제약·바이오 업종이 신뢰를 잃은 게 아닐까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차라리 신뢰를 잃는 것보다 회사에 미련이 있는 투자자들에게 비난이라도 받는 상황이 오히려 좋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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