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감기약 품절 원인, 공급 부족만은 아니다
- 김지은
- 2022-03-30 17:4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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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앞에 닥친 감기약 품절의 근본 원인은 절대적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에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하루 30만~40만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고, 재택치료 대상자가 170만명을 넘어간 상황에서 의약품 공급량이 수요를 따라가기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장에선 생산 부족 이외 의약품 품절을 가중시키는 또 다른 원인이 있다고 지적한다. 한시적으로 허용된 비대면 진료와 재택치료 아래서 무분별한 처방으로 낭비되는 의약품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현행 재택치료 대상자는 자가격리 기간이 7일로 지정돼 있고, 무상으로 처방의약품이 투약되고 있다. 이들 환자에 자가격리 일수를 초과해 치료 약을 처방하는 병·의원이 적지 않지만, 이에 대해 누구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 제한이나 제재 역시 전무하다.
더욱이 비대면 진료, 약 배송 어플 사용이 활발해지면서 한 환자가 여러 병·의원에서 처방을 받아 같은 약을 수차례 조제받는 사례도 적지 않다. 결국 같은 환자가 불필요하게 중복 조제를 받고 있지만, 이 역시 제한은 없다.
약사들은 이런 상황이 곧 현장에서 진짜 약이 필요한 환자에게 약을 투약하지 못하는 상황을 유발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나아가 중복 투약으로 인한 부작용, 오용 등의 문제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한다.
하지만 정부는 이 같은 상황에 대해선 눈을 감은 듯 하다. 연일 감기약 생산 제약사를 찾아가 생산을 독려하고 위로할 뿐이다.
정부는 특정 의약품의 씨가 말라가는 현 시점에서 경증 재택치료 대상자에 대한 처방 일수 제한이나 환자의 중복 처방· 투약 방지, 대체조제 사전 동의· 사후통보 한시적 간소화 등을 약사사회의 단순 주장으로만 인식해서는 안될 것이다.
적어도 국민이 약을 조제받지 못해 길을 헤매는 상황만은 막아야 하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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