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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 경영 막내린 고려제약…91세 창업주 단독체제 '과도기'

  • 차지현 기자
  • 2026-10-06 12: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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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상훈 대표, 취임 21년 만에 사임…박해룡 회장 홀로 경영
  • 리베이트 1심 징역 3년·항소심 진행…최대주주·사내이사 지위 유지
  • 향후 경영구도 주목…CSO 중심 영업 재편·준법경영 정착도 시험대

[데일리팜=차지현 기자] 고려제약의 2세 대표체제가 21년 만에 막을 내렸다. 오너 2세 박상훈 사장이 41억원대 불법 리베이트 사건으로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지 4개월 만에 대표직에서 물러나면서다. 91세 창업주 박해룡 회장이 단독으로 회사를 이끌게 되면서 향후 고려제약의 경영구도 변화에 관심이 모인다.

리베이트 1심 징역 3년…21년 2세 대표체제 중단

6일 제약 업계에 따르면 고려제약은 최근 박해룡·박상훈 각자대표 체제에서 박해룡 단독대표 체제로 변경됐다. 박 사장의 사임에 따른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박 사장은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사내이사직은 유지한다.

박 사장은 창업주 박해룡 회장의 장남으로 1998년 고려제약에 입사해 전무와 부사장을 거쳐 2005년 5월 대표이사에 올랐다. 이후 부친과 각자대표로 회사를 이끌었고 2009년에는 부친으로부터 지분을 증여받아 최대주주에 오르며 소유권 승계까지 마쳤다. 올 6월 말 기준 박 사장은 고려제약 지분 38.8%(427만3330주)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21년간 이어진 2세 대표체제가 중단된 배경에는 박 사장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가 자리한다. 박 사장은 고려제약 임직원과 함께 2017년 1월부터 2024년 9월까지 회사 자금 41억6000여만원을 빼돌려 병원과 의사에게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처방 등을 대가로 현금과 물품을 제공하거나 골프 접대 등에 회사 자금을 사용한 혐의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회사 자금이 장기간 조직적으로 리베이트 재원으로 활용됐다고 봤다.

1심 법원은 지난 6월 박 사장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박 사장이 단순히 대표이사로서 관리 책임을 진 데 그치지 않고 임직원의 리베이트 제공을 지시하거나 승인하는 방식으로 범행 전반을 주도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수사에 협조하고 개인적으로 범죄수익을 취득하지 않은 점, 회사 손해 회복을 위해 10억원을 입금한 점 등을 양형에 반영해 법정구속하지는 않았다.

박 사장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으며 지난달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서 형량이 무겁다는 취지의 양형부당을 주장했다.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1심 선고 약 4개월 만에 박 사장이 대표직을 내려놓으면서 고려제약은 2005년 이후 처음으로 박해룡 회장 단독대표 체제로 돌아가게 된 것이다.

91세 창업주 다시 경영 전면에…2세 복귀 여부가 변수

박 사장 사임으로 고려제약은 20년 넘게 이어진 2세 중심 경영에 공백이 생기게 됐다. 박 사장이 대표직에서 물러나면서 당분간 고려제약은 박 회장 중심으로 운영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1935년생인 박 회장은 올해 91세다. 고령 창업주가 다시 경영 전면에 나선 만큼 향후 경영체제를 언제, 어떤 방식으로 재정비할지를 두고 고민이 불가피해졌다는 평가다.

물론 이번 박 사장 사임을 2세 경영의 완전한 퇴진으로 보기는 어렵다. 박 사장은 대표직에서 물러났지만 지분 38.8%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데다 사내이사직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경영 일선에서는 한발 물러났지만 소유권과 이사회 내 지위에는 변화가 없는 셈이다.

향후 경영구도를 가를 변수는 박 사장의 사법 리스크와 대표직 복귀 여부가 될 전망이다.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인 만큼 재판 결과에 따라 박 사장이 다시 대표이사로 복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반대로 사법 리스크가 장기화할 경우 현재 단독대표 체제를 유지하거나 새로운 경영진을 선임하는 방안 등이 거론될 수 있다.

대표체제 재정비와 함께 리베이트 사건 이후 영업·준법체계를 안정시키는 것도 과제다. 고려제약은 최근 자체 영업조직을 축소하고 의약품 판매대행업체(CSO) 활용을 늘리고 있다. 영업직은 2022년 말 118명에서 지난해 말 77명, 올 상반기 67명까지 감소했다. 반면 올 상반기 지급수수료는 44억원으로 전년 동기 29억원보다 52.5% 증가했다.

실적은 영업조직 재편 과정에서 나타난 부진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고려제약 매출은 2023년 814억원에서 2024년 730억원, 지난해 625억원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80억원에서 91억원, 69억원으로 줄었다. 올 상반기에는 매출 3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38억원으로 25.9% 늘면서 반등했다. 영업이익률도 10.9%에서 12.4%로 1.5%포인트 상승했다.

그러나 과거 영업·세무 이슈에서 비롯된 부담이 여전히 남아 있다. 고려제약은 올 상반기 세무조사에 따른 법인세 등 추징액 58억원을 반영하면서 43억원의 세전이익에도 2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본업의 실적 회복과 별개로 리베이트 사건 이후 준법경영 체계를 정착시키고 과거 리스크를 수습해야 한다는 얘기다. 결국 경영체제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실적 회복과 준법경영 정착을 이뤄내는 것이 고려제약의 당면 과제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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