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기 거친 인바디 30년…차기철 회장 "전성시대 이제부터"
- 황병우 기자
- 2026-09-28 06:27:42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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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원·군대 등으로 체성분 분석 수요 확대…해외 시장 직접 개척
- 국내서 제품·마케팅 검증…AI 활용한 환자 관리 서비스 구상
- 젊은 인재에 해외 사업 맡겨…다음 성장 이끌 경영자 육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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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황병우 기자]"인바디는 아직 전성시대가 오지 않았다."
차기철 인바디 회장은 지난 30년을 체성분 분석 기술을 다듬고 해외 시장에 뿌리를 내려온 성장기로 돌아봤다. 그는 기업이 충분히 자리를 잡기에는 아직 짧은 시간이라며, 체성분 분석기의 활용처 확대와 해외 시장 개척에서 앞으로의 성장 여력을 찾았다.
데일리팜은 차기철 회장을 만나 인바디의 지난 30년과 앞으로의 성장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해외 시장 직접 개척…국내는 제품·사업 검증 무대

차 회장이 밝힌 인바디 창업 초기에는 제품을 만들어 생계를 이어가는 일이 우선이었다. 연구소 경험은 있었지만 사업은 낯설었던 그는 서울의 작은 건물 지하에서 출발했다. 기기 한 대를 팔기 위해 한의원을 거듭 찾아가기도 했다.
차 회장은 "그때는 사업을 어떻게 하는지 몰랐고, 기계를 잘 만들 수 있다는 생각뿐이었다"며 "회사 비전이나 시장 규모보다 어떻게든 먹고살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고 돌아봤다.
이제 그의 고민은 커진 회사를 어떻게 이끌지로 옮겨갔다. 현재의 성장 흐름이 이어진다면 매출 5000억원, 이후 1조원까지 가능할지를 고민한다는 그는 회사 규모에 걸맞은 경영 역량을 갖추는 데 관심이 커졌다고 했다.
성장의 근거로는 고객군의 변화를 꼽았다. 초창기 스포츠센터 중심이었던 수요가 다변화하면서 최근에는 병원 매출이 가장 빠르게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에서는 군대에 이어 경찰·소방 등으로도 활용처가 넓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차 회장은 "시장이 있고 우리가 들어가 몇 퍼센트를 차지하는 것이 아니라, 들어가서 그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라며 "우리의 노력에 따라 결정된다"고 강조했다.
국가별 잠재력을 평가할 때도 기존 시장 규모보다 현지에서 사업을 키워낼 역량에 무게를 뒀다. 말레이시아에 법인을 설립한 뒤 매출을 확대한 경험을 대표적인 사례로 제시했다.
초기 매출이 적었던 국가에서도 현지 사업을 어떻게 이끄느냐에 따라 성장 가능성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인도네시아와 태국에서도 사업을 키우고 있다며, 아직 매출이 적은 국가에도 개척할 여지가 크다고 봤다.
국내 시장에는 해외 진출을 위한 검증 무대라는 의미를 부여했다. 제품을 먼저 출시해 안정성을 확인하고, 마케팅 전략도 국내 반응을 살핀 뒤 여건이 유사한 국가에 적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국내에서 마케팅 전략을 펼쳐 잘 먹혀들면 유사한 나라에 옮기는 일을 많이 한다"며 "국내 시장을 그런 실험을 하는 장소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비만치료제 분야에서는 여러 제약사로부터 협업 제안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특정 기업과의 협력이 다른 기업과의 관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어떤 입장을 취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체성분 분석 완성도 높이고 AI로 활용 확대
제품 전략에서는 체성분 분석기의 완성도를 높이는 일을 우선순위로 꼽았다. 새로운 분야를 추가하기보다 본업의 기술을 다듬고 시장을 넓힐 여지가 충분하다고 봤다.
차 회장은 "아직 인바디가 완벽한 제품이 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더 완벽한 제품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시장을 넓혀가려 한다"고 밝혔다.
브랜드 운영에도 같은 원칙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체성분 분석기로 알려진 인바디라는 이름을 혈압계 등에도 붙이자 소비자들이 혼란을 겪었다는 것이다. 이름 자체가 장기적인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보고 다른 제품은 별도 사업으로 운영하는 방향을 택했다.
인공지능(AI) 활용 방향으로는 체성분 측정 결과에 기반한 환자·고령자 관리를 제시했다. 원격으로 대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측정 결과를 함께 살피면 상태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인바디 같은 측정 장치가 있어 결과를 함께 보면서 이야기해야 훨씬 더 신뢰도가 높아진다"며 "환자 모니터링에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AI가 일상 관리의 상당 부분을 맡고 의사가 필요한 부분에 개입하는 방식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아직 준비 단계로, 구현이 쉽지 않다는 점도 덧붙였다. 축적한 데이터 역시 단순 판매보다 환자 관리에 활용할 AI 애플리케이션으로 연결하는 데 관심을 보였다.
직원을 경영자로…다음 성장 이끌 사람에 투자
해외에서 시장을 개척할 인재 육성에도 무게를 뒀다. 제품을 이해하는 데서 나아가 현지에서 문제를 찾고 사업을 이끌 경영자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차 회장은 "직원들을 다 CEO처럼 만들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그런 경영자를 만들기 위해 여러 실험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형화된 업무에서 AI의 역할이 커질수록 스스로 판단하고 새로운 일을 해내는 역량이 중요해질 것으로 봤다. 젊은 직원에게 일찍 과제를 맡기고 해외에서 직접 문제를 풀도록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마이스터고 등에서 채용한 인재를 교육해 해외에 보내거나 전문 엔지니어로 육성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재를 판단하는 기준으로는 스스로 해보고 싶은 일을 찾고 성과로 연결한 경험을 들었다. 가능성을 보인 직원에게는 나이가 어려도 중요한 역할을 맡긴다고 했다. 말레이시아에서 사업을 일군 뒤 뉴욕에서 일하는 직원을 사례로 들며, 이런 경험이 역량과 성장 가능성을 달라지게 한다고 평가했다.
사람을 키우고 회사를 다듬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도 짚었다. 다음 세대에도 체성분 분석 분야에서 쌓은 이름과 제품 경쟁력을 이어가길 바랐다.
차 회장은 "30년은 회사가 가다듬어지기에 부족한 시기"라며 "전 세계인이 알아주고 최고의 제품을 만드는 회사로 계속 만들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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