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약가개편 두 축인데 수급안정 특례는 반쪽
- 정흥준 기자
- 2026-09-17 06: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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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정흥준 기자] 정부가 이번 약가제도 개편에서 내세운 핵심 가치는 혁신과 수급안정이다. 준혁신형과 수급안정 선도기업이라는 새로운 지위를 신설해 약가 특례를 주는 것도 두 핵심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다.
개발 품목이 아니라 회사의 지위에 보상을 주는 방식이기 때문에 그 기저에는 “수익을 보장해줄테니 그 재원을 R&D와 공급 안정 기여에 쓰라”는 의미가 깔려있다.
보상의 선순환이라는 의도까지 동일하지만, 정작 적용되는 특례에는 일관성이 없다는 아쉬움이 있다.
혁신형과 준혁신형 제약기업은 신규 등재 약제의 산정 우대뿐 아니라 기등재 재평가에서도 3~4년 유예기간이라는 별도 특혜를 받는다. 기업이 R&D에 투자한 성과를 신규 품목에 국한하지 않고 기존 품목의 약가 조정에도 인정하겠다는 취지다.
반면 수급안정 선도기업은 신규 제네릭 산정에서 우대를 받을 수 있지만, 기등재 재평가에서는 기업 지위에 따른 별도 혜택이 없다.
수급안정 선도기업은 퇴장방지의약품의 품목 수나 청구액 비중이 전체 품목·청구액의 20%를 차지해야 선정될 수 있다. 혁신형과 준혁신형이 R&D 투자와 이를 둘러싼 인프라, 신약 개발 가능성으로 지정이 이뤄진다면, 수급안정 선도기업은 현재의 기여도가 확인돼야 선정될 수 있다는 뜻이다.
바꿔 말하면 확인된 수급안정 기여도에는 기등재 재평가 특례가 적용되지 않고, 연구 투자와 개발 가능성을 평가한 결과에는 특례가 적용되는 것이다.
혁신형, 준혁신형과 달리 수급안정 선도기업은 매년 명단이 달라진다는 점에서 특례 적용이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최대 10년에 걸쳐 진행되는 약가인하 과정에서 매년 달라지는 기업의 지위를 반영하기 어렵고 자칫 혼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2년 주기 신규 인증, 3년 지위 유지라는 혁신형 인증 제도와는 안정성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결과적으로 혁신형과 준혁신형은 지위 변경 시 약가 변동 장치를 마련하고, 수급안정 기업은 기간 특례를 주지 않기로 했다.
정부는 이번 개편을 통해 제네릭의 무분별한 진입을 줄이고 등재 관리를 강화한다. 새로운 품목의 진입을 관리할수록 이미 시장에 남아 필요한 의약품을 생산하는 기업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진다.
그런 점에서 수급안정 선도기업의 기등재 의약품 재평가까지 배려하는 장치가 함께 설계됐다면 이번 개편의 완성도가 한층 더 높아졌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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